이승헌

이승헌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15

추천

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dd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북핵 앞의 중국, 달라진게 없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만나 ‘강력한 대북 제재’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제재 내용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양제츠(楊潔지) 국무위원도 만났다. 미국은 중국에 대북(對北) 원유 수출 중단,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수입 중단, 북한 항공기의 중국 운항 금지 등 강경한 제재 조치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북 제재에 키를 쥔 중국이 강력한 제재에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나타냄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 자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케리 장관은 이날 오후 왕 부장과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을 통해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의 국민과 세계 각국에 있는 동맹, 그리고 친구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특별한 능력을 믿는다”며 중국이 대북 압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왕 부장은 “제재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한반도 핵문제를 협상 궤도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한반도의 평화 안정 중에서 그 어느 것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도 이날 케리 장관을 만나 “중-미가 대립하지 않고 협력하면 세계를 위해 유익한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기보다는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한편 북한이 4차 핵실험 후 한미 양국의 민간 분야는 물론이고 군사 분야에도 수시로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6일(현지 시간) 발간한 보고서 ‘북한 사이버 작전: 전략과 대응’에서 “급변 사태가 없는 한 북한은 한미 양국에 다른 군사적 도발에 비해 저비용인 데다 직접적 보복 가능성이 작은 사이버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북한 정찰총국이 삼성을 겨냥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등 사이버 도발을 일으켰다는 본보 보도(25일자 A1·4면)에 대해 27일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윤완준 기자}

    • 2016-0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북 독자제재 걸음 빨라지는 美-日

    중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수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반대함에 따라 미국과 일본 등은 양자 제재를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역시 중국의 협조 없이는 실효성이 없어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논의는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하원이 12일 통과시킨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이르면 28일부터 심의할 예정이라고 의회 소식통들이 26일(현지 시간) 밝혔다. 상원 외교위는 이 법안 외에 상원에 계류 중인 또 다른 대북 제재 법안 2건을 병합 심의하고 이 과정에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제3국의 기관과 개인을 미 정부가 제재토록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포함시킬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하원 법안은 이 조항을 넣되 행정부에 재량권을 주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금융자산 동결 대상을 확대하고 북한 선박의 영해 진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우선 2014년 북한과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합의한 이후 완화했던 제재를 원상 복구하고 별도 추가 제재를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대북 양자 제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는 데 여전히 조심스러워하고 있어 이란 제재 식의 ‘강제적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포함된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을 압박하는 여론전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26일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에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성토와 비판이 잇따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은 사실상 국제규범으로 인정되는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케리 訪中 맞춰 ‘북핵 신경전’

    중국 외교부가 26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당일에 맞춰 “다른 사람에 대해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이러쿵저러쿵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케리 장관 등이 최근 중국의 대북 접근법을 ‘실패’로 규정하고 추가 압박을 촉구한 데 대해 오히려 6자회담 중단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역공을 가했다. 케리 장관은 26일부터 이틀간의 방중 기간 중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을 중국 측과 논의할 계획이나 난항이 예상된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관리들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발언들을 했다’는 질문에 대해 “(그런 발언은) 도리에 매우 어긋난 것이며 건설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 수호는 중국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유관 ‘각방(各邦)’이 마음을 모아 협력하고 함께 나아가야 할 문제”라며 “6자회담이 정체된 중요한 원인은 개별 당사국이 바로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서‘개별 당사국’은 미국을 지칭한 것으로 중국 정부가 ‘미국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케리 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들른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가진 25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판단력이 의문시되는 사람(김정은)의 손에 있는, 명백히 무모하고 위험한 안보 위협이며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핵실험을 통해) 증명됐다”고 밝혔다. 북핵은 중국에도 골칫거리인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악 폭설에도 사망자 0… 흑인 女시장이 일군 기적

    “드디어 이틀 만에 햇빛을 보네요.” 미국 동북부에 불어닥친 금세기 최악의 눈폭풍이 그친 직후인 24일 오전 워싱턴 시청 인근 제설 작업장. 워싱턴 최초의 흑인 여시장인 뮤리엘 바우저(44·사진)는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 나와 제설 상황을 언론에 브리핑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눈 폭풍을 이겨 낸 시민과 시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워싱턴에선 폭설의 직접적 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아직은 나오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보도했다. 바우저 시장은 2007년 시장 취임 전까지 워싱턴 시의원을 지냈다. 그는 지역 토박이답게 폭설 전부터 시 구석구석을 살폈다. 눈이 내리기 직전인 23일부터 이틀 동안 집무실에서 자며 시 산하에 특별대책본부인 ‘스노팀(snowteam)’을 두고 제설 장비를 점검했다. 펩코 등 지역 내 전기회사와 공조해 정전 취약 지역을 미리 보수했다. 그 덕분에 눈폭풍으로 워싱턴 시내엔 예상보다 적은 170여 가구만 정전됐고 곧 복구됐다. 인근 필라델피아는 물론이고 중국에서까지 제설용 염화칼슘을 미리 구입했고 400여 대의 제설 차량을 추가로 빌려 놨다. 미 동북부 지역에서 25일 오전 현재까지 최소 28명이 사망했지만 수도 워싱턴에선 한 사람도 죽지 않은 것은 그의 기민한 행정 능력 덕분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中, 북핵 저지 위해 더 할 일 있을 것”

    미국 정부가 27일 존 케리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한 대북 제재에 중국이 동참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중국에서 반대하는 핵실험을 한 것을 보면 (김정은 체제에서) 중국의 메시지가 북한에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더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의 (도발적) 활동을 차단하고 제한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에 대해서도 이번만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틀에서 협상하는 것을 원한다”면서도 “이번엔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하나로 단합할 것이며 계속 도발하면 북한엔 막다른 골목(dead-end street)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스노질라’ 습격… 中엔 ‘패왕급 한파’

    미국에는 ‘스노질라’, 중국엔 ‘패왕급’ 한파가 몰아닥쳤다. 미 동북부에는 눈 폭풍 ‘조너스’가 22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몰아쳐 주요 대도시의 기능을 일시 마비시켰다. 현지 언론은 위력적인 눈 폭풍을 ‘스노질라’(snowzilla·‘snow(눈)’와 괴수 ‘고질라’를 합친 말)라고 표현했다. 뉴욕 주를 포함해 11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교통사고 등으로 지금까지 최소 18명이 사망했다고 CNN이 24일 보도했다. 최대 8500만 명이 폭설의 영향권에 들었고, 20만 가구 이상에 동시다발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워싱턴과 그 주변엔 24일 오전 1시 현재 이틀간 최대 시속 80km의 강풍과 더불어 65cm 안팎의 눈이 쌓였다. 약 100년 만에 가장 많은 적설량이다. 워싱턴과 주변을 연결하는 지하철은 23일부터 중단됐고 덜레스 국제공항도 24일까지 이틀간 대부분 항공편이 취소됐다. 워싱턴∼인천 대한항공 직항 노선도 취소됐다. 뉴욕에도 지역에 따라 최대 70cm의 눈이 내려 맨해튼 시내는 23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일반인들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극장은 대부분 공연을 취소했다. 뉴저지 주 남단 동부 해안 케이프메이에서는 강풍으로 바닷물이 넘쳐 인근 주택가로 흘러들었다. 중국 대륙도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패왕급(覇王級)’ 한파로 얼어붙었다. 수도 베이징(北京)은 23일 1월 기온으로는 30년 만에 최저치인 영하 17도로 떨어졌다. 중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다싱안링(大興安嶺) 지역은 영하 45.4도까지 떨어졌다. 네이멍구의 어얼구나(額爾古納)는 22일 영하 49.1도였다. 관영 CCTV는 끓는 물을 공중에 뿌려 땅에 떨어지기 전에 결빙되는 장면을 내보냈다. 중국은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항공편과 고속철도 결항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24일 춘제(春節·설날) 특별운송기간(춘윈·春運)이 시작됐다. 춘제 연휴는 다음 달 7일부터 7일간이지만 춘윈은 이날부터 3월 3일까지 40일 동안이다. 이 기간 연인원 29억10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등 4개국, 美 단기 방문에도 별도 비자 받아야

    이란과 이라크, 수단, 시리아 등의 국적자는 미국에 입국하려면 관광 목적의 단기 체류를 위해서도 별도의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강화 방안을 21일(현지시간)부터 시행했다. 한국 등 38개국 국민은 관광이나 업무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기존처럼 90일까지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 방문 전에 인터넷으로 방문 신고를 하면 된다. 그러나 VWP 적용 국가 국민이더라도 이란 등 4개국 국적을 함께 가지고 있을 경우 더 이상 VWP 제도로 미국을 방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들은 VWP 제외 국가 국민과 마찬가지로 방문 목적에 따라 비자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미국에 들어갈 수 있다. 또 VWP 대상국 국민 중 2011년 3월 1일 이후 이란 등 4개국을 방문했던 사람 역시 미국을 방문하려면 별도 비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제기구나 해당국 정부,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비정부기구의 업무 때문에 이란 등 4개국을 방문했거나 취재 목적으로 방문한 언론인, 핵협상 때문에 이란을 방문한 사람은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테러범들이 VWP를 악용해 미국으로 잠입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마련된 것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24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를 버리자”…영화스타·지식인까지 낙선운동 가세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자 급기야 미국 유명 영화 스타와 진보적 지식인들이 트럼프 낙선 운동을 주도하고 나섰다. 영화 ‘양들의 침묵’의 조너선 드미 감독과 여배우 제인 폰다,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진보 사상가인 노엄 촘스키 등은 21일 시작된 ‘Stop Hate, Dump Trump’(증오를 멈추고 트럼프를 버리자) 운동에 참여키로 했다고 CNN이 전했다. 유명 극작가 이브 엔슬러, 페미니스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조디 에번스 등도 참여한 이 운동은 발족 하루만에 인터넷 웹사이트(www.stophatedumptrump.com)를 통해 2500여명의 지지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발족 취지문에서 “트럼프는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평등, 미국과 미국인의 복지에 있어 중대한 위협이라고 믿는다”며 “역사는 사람들이 증오에 가득찬 지도자들과 맞서기를 거부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지는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트럼프가 대변하는 증오와 배제의 정치에 맞서는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일 것을 약속한다”고 말해 2월 예비경선이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트럼프 불가론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모임에 참여한 극작가 이브 엔슬러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증오적이고 분열적인 말들을 쏟아내 선거의 동력을 얻고 있어 이제 미국인들이 행동에 참여해야 할 상황”이라고 낙선운동을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현상을 확산시킨 언론과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며 “언론은 트럼프의 극단주의를 마치 오락처럼 다루거나 과도하고 불공평한 정도로 방송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이를 일반화했다”고 지적했다. 조디 에번스 감독도 “언론이 트럼프의 증오를 마치 리얼리티쇼처럼 다뤘다”고 비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1-24
    • 좋아요
    • 코멘트
  • “中 응답 듣겠다” 독자 제재안 들고간 블링컨

    “모든 가능한 방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 독자적으로나, 다른 국가와 (양자 차원에서) 취할 방안도 찾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0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한국 정부와 협의를 마친 뒤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만난 뒤 “북한의 모든 무역은 사실상 중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은 어떤 나라보다 대북 영향력과 레버리지(수단)가 있다”며 “중국이 이 문제에 리더십을 보여 주길 바라며 그것이 오늘 중국을 방문해 다룰 얘기”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도쿄(東京)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서 모은 의견을 중국에 전달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동아일보 기자 등을 따로 만나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일의) 한계(limit)를 중국도 공유하고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중국에 대북 원유 제공 중단 등 무역 축소 등을 요구한 뒤 충분한 답변을 얻지 못한다면 독자적인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밝힐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에 방한했던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북한이 도발을 반복하지 않도록 독자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한미일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시로 일본 독자 제재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미국은 1∼3차 핵실험,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 소니픽처스 영화사 해킹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광범위한 독자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추가로 취할 조치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북한 입출항 및 북한 화물 선적 선박에 대한 제재 등이 거론된다. 일본은 총련 활동 중단과 대북 송금 금지라는 강력한 제재 수단을 갖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 건물이 매각돼 쫓겨날 위기에 처한 총련 도쿄 중앙본부가 계속 활동하도록 눈감아주는 등 완급을 조절해 왔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미온적으로 나오자 미국에선 대북 제재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선 “중국이 참여하지 않아도 이란을 제재했던 방식으로 북한을 압박하면 된다”는 주장도 자주 나온다. 대이란 제재 실무를 주도했던 피터 하렐 전 국무부 대테러금융제재 담당 부차관보는 19일(현지 시간) 의회 전문지 ‘더 힐’ 기고문에서 “5년간 이란에 제재를 가했던 것처럼 북한의 대외 무역과 금융 시스템 전체를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자문관을 지낸 조슈아 스탠턴 북한인권위원회 연구원은 이날 ‘위클리 스탠더드’ 기고문에서 12일 하원을 통과한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에는 북한과 거래한 제3의 기업이나 개인을 미 정부가 제재할 수 있는 ‘북한식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들어 있다. 블링컨 부장관에 이어 존 케리 국무장관이 27일 중국을 직접 방문해도 별 성과가 없으면 이런 주장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따로 만난 블링컨 부장관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논란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향후) 한국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막말男’ 손 들어준 ‘막말女’

    “가재는 게 편?” 극우 성향으로 잘 알려진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페일린 전 주지사는 19일 아이오와 주 에임스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 현장에 나타나 “공화당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트럼프를 지지한다. 그는 정치에서도 (사업에서 보여준 것처럼) 협상의 귀재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만이 불법 이민자 문제 등 미국의 주요 이슈를 솔직히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정치적 배짱(gut)을 가졌다”고 했다. 한때 ‘보수의 여전사’로 불렸던 페일린의 지지 선언으로 트럼프가 최근 자신의 지지율을 위협하는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의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는 “페일린의 지지가 아이오와 첫 예비 경선(2월 1일)을 10여 일 앞두고 있는 트럼프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일린은 2012년 연방 상원 선거에서 크루즈를 지지해 그의 당선을 도왔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내 친구인 세라 페일린의 지지를 받아 영광스럽다”고 환영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수년전부터 민간 앞세워 ‘위안부 對美 로비’

    “일본이 뿌려대는 돈의 위력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 관계자는 19일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 후 일본의 정가 로비 기류를 이렇게 전했다. 일본 정부가 수년 전부터 민간을 앞세워 워싱턴에서 펼친 전방위적인 로비전과 물량 공세는 한국 측이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는 것이다. 워싱턴에선 일본 민간단체가 주도하거나 후원한 일본 관련 세미나, 좌담회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 아사노 도요미(淺野豊美) 일본 와세다대 교수가 민간 후원을 받아 11일 워싱턴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위안부 협상과 관련해 일본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던 것은 한 사례일 뿐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호건 러벌스’ 등 워싱턴의 유명 로펌과 계약을 맺고 정관계 인사, 오피니언 리더와의 채널을 마련하면 민간 학자들이 전화, 이메일, 직접 방문 등의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접촉해 일본의 논리를 설명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물러난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도 오랫동안 이런 방식으로 일본의 로비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일본의 사사카와평화재단은 워싱턴에 지부를 두고 대미(對美) 로비전의 핵심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사사카와재단은 그를 초청해 방미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특별좌담회를 열고 이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CSIS “북핵-中 세력확장 맞서 美, 괌 군사력 증강해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중국의 군사 굴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미 의회가 워싱턴 싱크탱크에 의뢰한 보고서에서 제기됐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재균형 2025’를 발표했다. 275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미 의회의 의뢰로 펜타곤(미 국방부)의 도움을 받아 CSIS가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아태 지역에서 미군의 역할을 증대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괌 기지에 배치된 핵공격 잠수함을 4척에서 6척으로 늘리고 장거리미사일도 빨리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우방인 일본과 공동으로 빠르게 대처하는 조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 후 재점화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론에 관해 보고서는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는 가치 있는(valuable) 미사일방어 체계를 제공할 것”이라며 강력히 추천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군이 사드와 비슷한 방어 체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이런 체계를 개발하고 배치하려면 수십 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선 “비상 상황에서 미국 본토의 병력이 적절한 시간에 한반도에 도착하지 않으면 한국과 미군의 피해를 줄이지 못하고 장기간의 고비용이 들어가는 결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력과 관련해선 “북한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최대 4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탄도미사일은 700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차 북핵 실험 이후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는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이 박근혜 정부 들어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집중했다. 한중 관계에 엄청난 가치(paramount value)를 두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 증진이 당장 한미 동맹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경제와 군사적 영향력이 완만한 속도이지만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 10∼15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에 오른다면 수세기 만에 처음으로 비영어권·비서구·비민주주의 국가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이유종 기자}

    • 2016-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킹 목사의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 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18일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 마틴루서킹기념관. 자원봉사자인 흑인 여성 에이미 커티스 씨는 킹 목사의 탄생일이 기념일(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된지 30주년을 맞아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의 생애를 설명하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킹 목사가 1963년 8월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한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인종차별 철폐를 역설했지만 아직도 이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백인이 가는 식당에 흑인이 못 가는 일은 없지만 차별은 여전하다”고 했다. 2014년 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퍼거슨 사태 이후 미 전역에서 ‘흑인들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백인사회의 인종 차별은 아직도 남아 있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 베서스다에서 온 히스패닉계 케빈 에르난데스 씨는 킹 목사의 석상 옆에 새겨진 어록 ‘산더미 같은 절망에서 희망이라는 돌을 찾는다’를 보다가 “아직도 희망은 산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사는 흑인 남성 카일 스미스 씨는 “흑인 인권? 웃기지 말라고 해라. 솔직히 경찰 손에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다행이다”라며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놓고 소수 인종을 비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시애틀, 애틀랜타 등 주요 대도시에선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시위와 행사가 열렸다. 흑인 인권단체인 ‘블랙 시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잇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브리지를 30분 넘게 점거해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킹 목사의 딸인 베니스 킹 목사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에버니저 침례교회에서 열린 기념 예배에서 “요즘 미국 사회는 킹 목사의 정신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인종에 따라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미 최대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다음 달 28일)은 올해도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흑인 인권을 다룬 영화 ‘말콤 X’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백합처럼 흰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지할 수 없다. 어떻게 2년 연속 유색 인종이 후보에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배우 제이다 핑킷 스미스는 “유색 인종 나름의 영화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核제재’ 푼 다음날… 오바마, 北-이란 미사일 커넥션 정조준

    미국이 유럽연합(EU) 등과 이란의 핵개발 관련 제재를 해제한 다음 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신규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한 만큼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도와주겠지만 미사일 개발 등 도발을 이어가면 이전처럼 압박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사진)은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생중계된 대(對)국민성명에서 이란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은 여전히 중대한 차이가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규범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제재를 단행할 것이며 조금도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서방과의 핵협상을 타결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장거리 유도미사일 ‘에마드’와 탄도미사일 ‘가드로-10호’의 실험 발사를 감행했고, 유엔 안보리는 이란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결의안 1929호를 위반했다고 의결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란 공공기관과 개인 등 11곳을 신규 특별제재대상(SDN)에 포함시켰다. 아랍에미리트에 본부를 둔 ‘마부루카 무역’과 소유주인 후세인 포나그쉬밴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란이 개발하는 탄도미사일 핵심 부품인 탄소섬유 개발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란인 3명은 북한과 미사일 개발을 협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의 군수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의 임원 사예드 자바드 무사비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직원들과 협력해 미사일에 필요한 밸브 등 부품을 이란으로 운송하는 작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SHIG의 다른 임원인 세예드 미라흐마드 누신 등은 로켓 추진체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평양으로 건너가 부품 도입 계약 협상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란의 미사일 발사 직후부터 제재를 검토했지만 핵협상과 이후 검증 과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제재 부과 시점을 미뤄 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은 이란 제재 해제와 특히 장기간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인 5명의 석방 협상이 마무리되자마자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북한에 역유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란 핵 제재 해제에 반발하는 보수층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이클 매콜 하원 국토안보위원장(공화·텍사스)은 핵 제재 해제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테러범과 협상을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금 동결 해제 조치에 대해 “이란은 그 돈을 중동 안팎에서 테러를 지원하고 미국과 미국의 동맹을 반대하는 노력에 투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신규 제재 부과 조치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약속을 어기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제재가 풀렸다고 해서 미국에 대한 불신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75조원 이란 건설시장 열린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석유 매장량 4위의 자원부국이자 인구 8000만 명의 중동 내 최대 내수시장을 가진 이란이 국제무대에 전격 복귀하게 됐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서방의 고강도 경제 및 금융제재가 시작된 지 37년 만이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정치 경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 미국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이슬람국가(IS) 퇴치에 기여해 나가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수니파 걸프국가와는 중동 패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에는 새 활로가 뚫릴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중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건설, 정유, 항공 분야의 기업들에 수출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란은 가스와 정유 등 원유 관련 시설 개·보수 및 신설에 앞으로 1300억∼1450억 달러(약 157조3000억∼175조45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그동안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란에 부과했던 경제·금융제재를 16일(현지 시간) 상당 부분 해제했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이란이 핵합의안(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서방의 제재 해제 조건을 충족했음을 검증했다고 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비(非)미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이른바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원유 판매 대금 등 1000억 달러(약 122조 원) 규모의 해외 동결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원유와 각종 상품 교역에 대한 제재에서도 풀려났다.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도 외국과 자금 거래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핵합의 이행은 중대한 이정표”라며 환영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17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 “이란 핵합의 및 제재 해제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의 준거가 될 수 있다”며 협력을 당부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조은아 기자}

    • 2016-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북한, 이란처럼 변화 보여줘야”

    미국은 북한 핵문제의 이란식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협상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을 지속해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태도를 바꾼다는 기존의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은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해 제재 해제를 이끈) 이란의 방향을 고려하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다. 이란의 사례는 뭔가 변화를 보이는 나라에 대해 미국은 관여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도 이란과 북한이 다르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하기 어렵고 북한은 이란보다 국제사회와 경제적으로 덜 연결이 돼 있어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국제사회와 전방위 압박을 펴는 것이 해법이라고 강조해 왔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27일 중국을 방문해 대북 제재 동참을 적극 설득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란이 결국엔 핵개발을 할 것이라고 주장해 온 공화당은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를 비판했다. 공화당 수장(首長)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논평에서 “(제재 해제와 무관하게) 이란이 핵무장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하원의 초당파적인 다수가 처음부터 이란 핵합의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미국의 새 대통령이 핵 합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일찌감치 이란 핵합의 무효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자산동결 풀리자마자… “유럽 항공기 114대 구매”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이 경제 제재를 풀고 국제사회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국제 정치와 경제에도 상당한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우방이던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국제 정치 및 경제적인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로 가장 큰 정치적 이득을 얻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야당인 공화당과 이스라엘 등의 반대에도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이 지난해 7월 타결한 핵협상의 정당성을 확인받게 됐다. 아울러 미국은 수니파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이란에 대한 협력 요구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IS와의 전쟁에 최대 우군을 만난 만큼 이란을 국제연합군의 주축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도 북한과 전통적인 우방 관계였던 이란을 적극 포용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에게 축하 서한을 보낸 것은 이란의 핵 합의 경험을 북한에도 전파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으로 유도해 달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란 핵 합의의 성실한 이행이 국제 비확산 체제 강화와 더불어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란과 적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이 반발하면서 중동 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게 됐다. 특히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가 대이란 견제를 강화하면서 이란과 사우디의 중동 지역 내 패권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은 일단 이란의 손을 들었다. 제재 해제 후 첫 거래일인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지만 이란 증시는 상승했다. 사우디 타다울증시는 이날 5.65% 하락한 5,508.02를 나타내며 2011년 3월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테헤란증시(TEDPIX)는 제재 해제 기대감에 16일 2.11% 올랐고 제재 해제 후인 17일에도 0.86%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한층 경계하는 분위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제재 해제 결정 후 성명을 내고 “이란은 핵무기 개발과 테러 조직 지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 만큼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비판했다. 이란산 원유 추가 공급에 따른 유가 하락과 산유국 경제 불안이 세계 경제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중동 단일 국가로서는 최대인 이란의 내수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혹독한 제재 탓에 자동차, 항공기, 기반 시설 등이 낙후됐다. 그러나 이란 인구의 70%가 30대 미만이고 고졸 학력 이상 고급 노동력도 풍부해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세계은행은 2017년 이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로 예상했다. 우선 항공기와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이란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이란 제재 해제가 발표되기도 전에 이란 측에 항공기 114기를 판매키로 했다는 사실이 이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현재 100만 대 규모인 이란 자동차 시장은 150만∼20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러시아도 이란과 연간 무역액을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에서 100억 달러(약 12조1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러시아 국영 철도회사는 이란의 철도를 전철로 바꾸기로 했다. 프랑스의 토탈, 이탈리아의 ENI 등 서방 에너지 기업들도 이란 기업들과 협력 계약을 체결해 진출을 가시화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핵 보폭 넓히는 북한… “영변 경수로 가동 임박”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최근 평북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 경수로(ELWR) 가동을 위한 막바지 건설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14일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핵실험 이후인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건설하고 있는 실험용 경수로 공사가 진전돼 가동을 앞두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실험용 경수로에 냉각수를 제공하기 위한 수로(channel) 2개를 완공했으며,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압기 2개도 새로 설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북한은 실험용 경수로 인근에 변압기와 배전시설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구조물을 지었다. 38노스는 “언제 경수로가 완공돼 가동될지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실화하면 핵무기 제조를 위한 원료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과학자협회(FAS) 등은 이 실험용 경수로가 완공되면 북한은 연간 5, 6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30∼40kg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도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5MW급 흑연감속로를 간헐적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도 계속 가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지난해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원자로에서 온수가 배출되는 모습이 담긴 적이 있는데, 최근 사진에는 온수가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흑연감속로를 북한이 간헐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원심분리기 건물과 보조 건물 2개 동의 지붕에는 (주변 건물과는 달리) 눈이 쌓여 있지 않았다”며 원심분리기가 꾸준히 가동되고 있다고 추정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북핵으로 국방 핫라인 가동한적 없다”… 사드 불만표시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을 알 수 있다(疾風勁草).”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대국민 담화에서 “어렵고 힘들 때 손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을 거론하며 14일 이렇게 말했다. 한(漢)나라의 유수(劉秀)에게 끝까지 의리를 지킨 왕패(王覇)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를 인용해 ‘위기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화답한 것이다. 전날 우 대표를 만났던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기자들에게 이 말을 전하며 “한중이 긴밀히 협의하며 현재 상황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력한 대북제재를 바라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제재 항목들을 두고 선문답 수준을 넘지 못해 향후 세부 논의에 암초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야심한 시간에 전개된 한중 안보리 협의 14일 오후 9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호텔에서 검은색 세단이 빠져나갔다. 황 본부장이 타고 있었다. 황 본부장은 이미 오후 4시 30분부터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 대표와 2시간에 걸친 회담에 이어 만찬까지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유엔을 담당하는 리바오둥(李保東) 외교부 부부장을 따로 만나기 위해 다시 나섰다. 리 부부장은 안보리 대북 제재 논의에서 중국의 기조를 결정하는 실무 책임자다. 황 본부장은 1시간 20여 분 뒤 숙소로 되돌아왔다.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1시간 남짓 협의한 것이다. 본부장이 북핵, 안보리 담당자를 한자리에서 만났다면 논의의 효율을 높였겠지만 중국은 그런 모습을 원치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6자회담 대표와 안보리 담당 외교부 부부장을 따로 만난 것은 북한·북핵 문제와 제재를 분리하겠다는 중국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제재를 통한 북한 징벌에 초점을 맞춘 한미일과 달리 중국은 제재가 북한의 대화 복귀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협의 결과에 대해 “리 부부장이 ‘안보리 결의안을 시급성을 갖고 검토 중이며 결의 성안 과정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양측이 북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발표해 온도 차를 보였다. ○ ‘사드’ 압박 속 중국 체면 세워주기 박 대통령의 강력한 ‘중국 역할론’ 주문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14일 황준국-우다웨이의 회동 장소와 시간을 비밀에 부치고 두 사람의 악수 사진은 외교부가 따로 촬영해 제공할 만큼 언론의 접근을 막았다. 전날 한미일 3국 6자회담 대표가 서울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전방위 압박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대조된다. 15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에 대해서도 국방부 당국자는 “회담 내용은 중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해 온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가 한중 간에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미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존 울프스털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은 14일(현지 시간)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미일 사이에 그런 욕구가 있다면 (사드는) 핵 억지 및 미군 보호 측면에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숭호 shcho@donga.com·손효주 기자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2016-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공화당 TV토론회에서 트럼프, 크루즈 정면충돌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2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주 첫 예비경선(2월1일)을 앞두고 14일(현지시간) 개최된 TV토론에서 정면충돌했다. 둘은 한때 공화당 대선 주자 중 가장 가까운 사이였으나 크루즈가 지난해 ‘이슬람국가(IS)’ 테러 후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며 급상승하자 최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왔다. 크루즈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폭스비즈니스뉴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요즘 자신을 겨냥해 ‘출생지 논란’을 제기하는데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면 트럼프도 자격이 없다”며 역공을 폈다. 트럼프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가 캐나다와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가 2012년 캐나다 국적을 포기했다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해왔다. 크루즈는 “트럼프 주장대로라면 부모 양쪽이 모두 미국 땅에서 태어나야 한다”며 “그렇다면 나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고 트럼프 역시 자격이 없다. 모친이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변호사를 통해 (출생지 논란) 문제를 검토해봤으나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는 크루즈에게 “당신의 머리 위에는 커다란 물음표가 있다.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이 크게 소송을 걸 것”이라며 “당신이 공화당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오히려 크루즈는 트럼프가 뉴욕에서 나고 자란 것을 문제 삼았다. 오랫동안 민주당에 친화적인 뉴욕의 문화에 익숙해 공화당 대선 주자로서 보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것. 크루즈는 “트럼프가 낙태에 찬성하고 동성결혼을 옹호하며 사회적으로 진보적인 ‘뉴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는 보수주의 정신과 맞지 않으며 (뉴욕) 맨해튼에서는 보수주의자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뉴욕은 위대한 곳이며 위대한 사람들이 산다. 크루즈의 발언은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발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핵문제가 정식 토론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슬람국가(IS)’ 등에 대해서는 사회자가 질문했으나 북핵 이슈에 대해서는 아예 질문이 없었다. 다만 트럼프는 통상 등 경제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 역할론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어 자신들이 원하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며 “북한은 중국 없이 심지어 먹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1-15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