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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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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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강서 韓보다 호주 피하고 싶다” 中감독 말에 기성용 대표팀 소집…

    축구 대표팀 유니폼에는 투혼(鬪魂)이란 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번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그 투혼이 한국축구를 잠에서 깨워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8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애슬레틱 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뒤 “호주 경기에서 보여준 정신력이나 적극성, 투지를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7일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 A조 마지막경기에서 이정협의 결승골로 호주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호주전 승리는 대표팀에 단순한 1승의 의미를 넘어서 우승으로 가는 원동력인 투혼을 가져다 줬다. 중앙 수비수로 나온 곽태휘(알 힐랄)와 부상으로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나오지 못했던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호주전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곽태휘는 호통에 가까울 정도로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의 움직임을 독려했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온 몸을 던져 골문을 지켰고, 전반 32분 이정협(상주)은 몸을 던진 쇄도로 결승골을 잡아냈다. 전반 28분 박주호(마인츠)는 공중 볼을 다투다가 상대 공격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그라운드 위를 굴렀고, 구자철(마인츠)은 후반 초반 상대 수비수에게 밀려 넘어지며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그라운드 밖으로 실려 나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제부터 정신력의 싸움으로 봐야 한다. 호주전에서 보여 준 투지라면 좋은 결과가 기대 된다”고 말했다. 호주에게도 이날 패배는 1패 이상의 충격을 줬다. 6년 만에 처음으로 홈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3만여 명의 홈 관중 앞에서 패배 위기에 몰리자 호주는 스타팅에서 뺐던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과 매튜 레키(잉골슈타트), 로비 크루즈(레버쿠젠) 등 주전 공격수 3인방을 후반전에 모두 투입했다. 하지만 되살아난 한국의 투혼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경기 중계를 하며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대표팀의 변화에는 중국 감독의 말도 자극제가 됐다. 알랭 페랭 중국 감독은 조별 예선리그에서 2연승을 거둔 14일 “8강에서 한국보다는 호주를 더 피하고 싶다”고 말해 한국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18일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호주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따로 회의를 소집했다. 악화된 여론 등을 설명하며 본때를 보여주자고 했다. ‘우리는 더 잃을 게 없을 정도가 됐다’는 말까지 꺼내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투혼은 위기 때마다 한국 축구를 구해냈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이임생은 벨기에전에서 ‘붕대 투혼’을 발휘하며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코뼈가 부러진 김태영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스페인과의 8강, 독일과의 4강에 나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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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깨 무거운 손흥민 “한솥밥 동료도 울린다”

    한솥밥을 먹었는데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손흥민(23)과 호주의 로비 크루즈(27) 얘기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소속인 둘은 17일 오후 6시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 A조 마지막 경기의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 졸전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을 투입할 것은 확실하다.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호주전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현재 대표팀 공격수 중 ‘믿을 맨’은 손흥민밖에 없기 때문이다. 쿠웨이트전이 끝난 뒤 “우리는 이제 우승후보가 아니다”고 말하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강력한 우승 후보 호주를 잡으면 충분히 정상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맞서 2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간단하게 2승을 챙긴 엔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감독은 “다른 선수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전에서 ‘빅리거’ 크루즈를 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득실에서 한국에 5골이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호주지만 한국에 패할 경우 조 2위로 내려앉아 8강에서 B조 1위와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크루즈는 소속 팀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주전 경쟁을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손흥민이 앞서 있다. 올 시즌 손흥민은 리그와 컵 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17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린 반면 크루즈는 7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는 크루즈가 더 잘나가고 있다. 크루즈는 13일 열린 오만과의 2차전 때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어 4-0 완승에 한몫했다. 최전방 공격수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과 오른쪽 공격수 매슈 레키(24·잉골슈타트)가 상대를 흔들어준 덕분에 크루즈는 한결 쉽게 골 사냥에 나설 수 있었다. 반면 10일 오만과의 1차전에 출전했던 손흥민은 상대 수비라인을 흔드는 역할에 치중하느라 골을 넣지는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골을 넣어야 한국 축구가 산다. 손흥민으로선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골까지 넣어야 할 상황이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C조 이란-UAE도 8강 확정 한편 15일 벌어진 아시안컵 예선 C조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바레인을 2-1로, 이란이 카타르를 1-0으로 물리치고 각각 2연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란과 UAE는 19일 조 1위를 놓고 다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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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아이스 샷!” 겨울에도… 스포츠 즐기는 사람들

    여름에 타는 서핑. 녹색 그린에서 즐기는 골프. 그런데 서핑을 위해 겨울 바다를 찾고, 골프를 치기 위해 하얀 설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이색 스포츠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니아들이다. 이들에게 추위는 아무런 장애가 안 된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등 전문 선수들이 하는 겨울올림픽 스포츠를 즐기거나, 동호인이 아닌 반려견과 함께 겨울 산속을 누비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추운 겨울을 특별하게 보내는 사람들이다. 새해 두 번째 해가 떠오른 2일 강원 양양군 기사문해수욕장. 슈트를 입고 후드를 두른 10여 명의 사람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전국에 한파가 몰아쳐 이날 강원도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었다. 오후 2시 양양의 기온은 0도였지만 세찬 바닷바람에 기사문해수욕장의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낮았다. 파도에 올라타려다 실패하기를 여러 차례. 간신히 몇 초 동안 보드 위에 올라 파도를 타는 듯했지만 이내 바닷속으로 고꾸라졌다. 그렇게 파도와 줄다리기를 한 지 2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하나둘씩 해변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파도타기라고 하면 하와이나 호주의 골드코스트부터 떠올려진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그곳의 바다 위에서 젊은 남녀들이 보드 위에 올라타 묘기에 가까운 질주를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서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 대신 겨울에는 눈과 얼음 위에서 하는 스포츠가 단연 인기다. 매년 겨울 스키장과 스케이트장은 스키나 보드,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하지만 최근에는 추위와 맞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어도 어깨가 한껏 움츠러드는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서핑을 하는 사람들도 그들 중 하나다.  ▼ 겨울바다 위 서핑… “파도 많아 좋고, 사람 적어 좋고” ▼계절을 뛰어넘는다 패션디자이너 오애리 씨(28)는 요즘 겨울 서핑에 빠져 있다. 2007년 일본 여행 중에 서핑을 즐기는 친구들을 만나 처음 서핑을 알게 됐고, 2012년 12월부터 양양을 찾아 서핑을 배우기 시작했다.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찾고 싶어서였다. 시간만 나면 서울에서 양양으로 달려가 서핑을 즐기는 오 씨는 “서핑은 자연과의 싸움이다. 파도 위에 오른다는 게 쉽지 않다. 내 맘대로 되지 않아 더 끌린다”며 “이젠 서핑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파도가 좋은 양양은 겨울 서핑의 메카다. 여름엔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으로 제주도 중문이나 부산 해운대가 서핑하기에 좋은 장소지만 겨울엔 동북쪽에서 내려오는 해류로 양양 일대의 파도가 가장 좋다. 특히 겨울에는 바람이 육지에서 바다로 불어 파도의 질이 더 좋아진다. 7년 전부터 양양에서 ‘블루코스트’란 서핑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형섭 사장(45)은 “최근 서핑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서핑 때문에 양양 근처로 이사 온 사람이 최근 2년 새 1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서핑업계에 따르면 서핑을 경험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약 5만 명이며 이 중 매주 서핑을 즐기는 사람은 1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3년 5월부터 서핑을 즐기고 있는 정규진 씨(34·패션디자이너)는 “사실 서핑은 365일 할 수 있는 스포츠다. 오히려 겨울엔 파도도 좋고 사람도 없어 맘껏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신 슈트를 입고 부츠에 장갑, 후드를 두르고 서핑을 하면 겨울에도 전혀 춥지 않다. 스노보드나 스키를 탈 때 느끼는 추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 정 사장의 말이다. 겨울 서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보드 구입까지 포함해 100만∼200만 원이 든다. 장비는 최소 5년 정도 쓸 수 있다. 초보자도 2시간가량 교육을 받으면 혼자 바다에 들어갈 수 있다. 겨울 서퍼들은 보통 자신들을 ‘미쳤다’고 말한다. 박수진 씨(33·온라인기획)는 2013년 여름 서핑을 시작하며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이제 주말만 되면 바다로 떠난다. 겨울에도 서핑을 안 하면 좀이 쑤셔 일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오애리 씨는 “서핑을 하다 보면 세상이 보인다. 요즘 세상에 쉽게 되는 게 없지 않나. 편안하게 맘먹고 파도를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 서핑을 하면서 사회생활에도 여유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반려견과 함께 달린다 설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손님이 있다. 썰매를 끄는 개들이다. 때로는 인명 구조에 투입되기도 하고, 상금을 건 개 썰매 대회에서 주인공과 함께 우승을 향해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한 번쯤 “나도 개 썰매를 타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개 썰매는 눈이 많이 내리는 캐나다와 미국, 러시아, 북유럽 등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교통수단으로 사용되던 개 썰매가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겨울올림픽과 1952년 오슬로 겨울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개 썰매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직은 1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매년 2월 경주 대회도 열린다. 겨울뿐 아니라 봄가을에는 바퀴를 단 썰매를 모는 대회가 열리고 있다. 홍현철 씨(50)는 1995년 회사 일로 러시아에 파견을 갔다가 우연히 개 썰매를 한 번 타 본 뒤 개 썰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2년 뒤 귀국하자마자 개를 사들여 개 썰매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다. 홍 씨는 “귀국해서 개 썰매를 직접 몰기 위해 러시아에서 타는 방법과 개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지에 대해 어깨너머로 배웠다”고 말했다. 개 썰매에 적합한 품종으로는 일반적으로 시베리안허스키, 알래스칸 맬러뮤트 등이 꼽힌다. 하지만 가정에서 키우는 일반적인 개도 썰매를 끌게 만들 수 있다. 홍 씨는 “체중이 20kg 이상이면 썰매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썰매를 타고 500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데 개 한 마리면 된다. 중요한 것은 훈련이다. 개가 어릴 때부터 썰매를 끌고 주인의 구령에 맞춰 방향 전환과 속도를 조절하는 훈련을 시켜야만 한다. 특히 개가 목줄에 익숙해지기 전에 먼저 하네스(마구)와 친해지도록 해야 한다. 홍 씨는 “목줄을 경험한 개들은 썰매 등 무엇인가를 끌고 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개 썰매는 마차를 모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마차는 채찍 등을 이용해 말의 속도 조절과 방향 전환을 한다. 개 썰매는 주인의 구령만으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홍 씨는 “구령으로 개와 교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1년 이상 훈련을 통해 주인과 교감을 쌓으면 그때부터 썰매를 끄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때 개 썰매를 모는 주인의 체력은 필수다. 개와 함께 뛰고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만 개 썰매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들이 몇 번 얼굴을 익힌 사람이면 누구나 탈 수 있다. 홍 씨는 “가족들은 물론이고 지인들도 내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 본 적이 있다. 주인만 탈 수 있다면 교통수단으로 이용될 수 없다. 보통 개들이 친화력이 좋기 때문에 얼굴을 익히면 다른 사람도 쉽게 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썰매를 구하는 곳과 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썰매는 수입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제작 단가는 100만 원 정도이지만 경주용 썰매는 4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홍 씨는 “도시에서 살다가 3년 전 전남 곡성으로 귀농했다. 귀농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가 개 썰매를 실컷 타보고 싶어서다”며 웃었다. 홍 씨는 개 썰매를 타기 좋은 곳으로 눈 쌓인 강변길이나 둔치를 추천했다. 개 썰매의 매력은 무엇보다 개와 교감을 통해 느끼는 쾌감이다. 홍 씨는 “내 구령에 맞춰 4마리의 개가 이쪽저쪽 방향을 틀어 질주할 때 느끼는 쾌감이 짜릿하다. 개들과 한 몸이 된다는 느낌이다. 손짓과 구령만으로 개와 교감을 느낀다는 것은 정말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 눈밭 위 스노골프… “코스 짧고 홀인원 확률도 높아” ▼나는 체험이 좋다 눈 위에서도 골프를 친다. 많은 열혈 골퍼들이 겨울에도 골프를 즐긴다. 비수기인 겨울에는 그린피 인하 등 각종 이벤트를 여는 골프장이 많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칠 수 있다. 하지만 겨울 골프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딱딱하게 얼어붙은 땅을 때리다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낮은 기온에 찬 바람까지 부는 날에는 야외에서 꼬박 4시간을 버티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되기도 한다. ‘스노골프’라는 게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잊고 싶었던 기억 한 토막이 되살아났다. 몇 해 전 겨울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친구들과 겨울 골프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1번홀 티샷 직후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함박눈이었다. 문제는 우리 조에 ‘한국 골퍼’들만 있었다는 것. 무모하게도 만장일치로 “고(GO)”를 외쳤다. 4번홀쯤 되자 모든 사람이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간다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친 공을 찾을 수 없었다. 흰 눈 속에 파묻히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6번홀에서 마침내 일이 터졌다. 내리막길에서 카트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빙글빙글 돌며 내려온 것이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더이상의 진행은 무리였다. 결국 지프가 코스까지 들어와 우리 일행을 구출(?)해야 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스노골프’는 ‘겨울 골프’와는 차원이 다르다. 말 그대로 눈 위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게 스노골프다. 이색 겨울 스포츠로 유럽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가평군의 ‘아난티 클럽, 서울’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스노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골프장은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도전적인 홀이 많은 잣나무 코스(9홀)에서 3년째 스노골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8일 스노골프를 경험하기 위해 이 골프장을 찾았다. 클럽하우스는 스노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이미 북적이고 있었다. 준비물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추위를 막기 위해 옷을 더 두툼하게 입어야 했고, 골프화 대신 등산화를 신어야 했다. 또 흰 공보다는 눈에 잘 띄는 컬러 볼을 사용하는 게 필요했다. 1번홀(파5·327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했다. 공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혹시 잃어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캐디 외에 낙구 지점 부근에 공의 위치를 봐주는 또 한 명의 직원이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골퍼들이 잔디밭을 걸으며 마음의 안정과 함께 자유로움을 느낀다. 스노골프에서는 발밑에서 뽀드득뽀드득 하는 소리를 들으며 코스를 걸을 수 있다. 마치 눈 속 트레킹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잔디밭에서의 샷과 눈밭에서의 샷은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거리가 줄기 때문에 코스 길이 역시 보통 때보다는 짧게 만들었다. 샷을 할 때마다 공중으로 떠오른 눈가루가 햇빛 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숨은 공 찾기 역시 색다른 재미다. 보통 골프에 페어웨이와 러프가 있듯이 스노골프 역시 잘 친 공인지 아닌지에 따라 차별을 뒀다. 페어웨이는 단단하게 다지고 얼린 눈으로 만들어져 공이 눈 속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런(run)도 있고, 공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이에 비해 러프 지역에서는 두껍게 쌓인 눈 속으로 공이 깊숙이 들어가고 만다. 갯벌에서 숨구멍을 보고 조개를 잡듯 눈 속에 푹 파인 구멍을 손으로 헤집어 공을 찾아야 한다. 5번홀을 마치면 그늘집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골프장은 스카치위스키 ‘발렌타인’ 등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 코리아와 업무 제휴를 맺고 있는데 그늘집에서는 발렌타인 위스키를 넣은 핫초코와 유자차가 인기다. 호호 불며 한 잔을 다 마시면 눈과 얼음 속에서 굳어졌던 몸이 다시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 골프장의 스노골프는 9홀이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2번 홀(파3·115야드)에서 홀인원을 하면 발렌타인 17년산 한 병을 준다. 스노골프의 그린은 대개 벙커 위에 만들어져 있고, 벙커의 형태대로 깔때기 모양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홀인원 확률이 높은 편이다. 이 골프장 박준용 차장은 “작년에 꽤 많은 골퍼들이 홀인원을 해 상품을 타 갔다”고 말했다. 7번홀(파4)에서는 임의로 그려놓은 티샷존에 공을 떨어뜨린 골퍼에게 발렌타인 로고 공을 증정한다.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치고는 비용도 크게 부담스러운 편은 아니다. 주중, 주말 모두 10만 원이며 여기에는 9홀 그린피와 카트비, 점심 식사 이용권, 음료 이용권, 컬러 볼 3개 등이 포함된다. 캐디 피 6만 원은 별도다. 올해 스노골프는 이달 말까지만 운영되는데 이 기간에 매일 스코어 1, 2위를 차지한 골퍼들에게는 29일 ‘발렌타인 스노골프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준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1000만 원 상당의 발렌타인 40년산 1병을 증정한다. 여기선 나도 올림픽 선수 이현수 군(19·군포 수리고)은 중학생 때인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김호준(25·CJ)을 보고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출전한 김호준이 너무 멋있었단다. 바로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수평 곡예비행’이다.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원통형 슬로프를 지그재그로 내려오며 점프, 회전 등의 기술을 펼친다. 겨울올림픽 종목이지만 일반인들이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해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군은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 하프파이프에 매료됐고 요즘 강원도 성우리조트(웰리힐리파크)에서 지내고 있다. 하프파이프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리조트를 한 달 동안 빌려 매일 즐기고 있다. 하프파이프 슬로프를 개장하고 있는 곳은 성우리조트와 대명비발디파크밖에 없다. 120m 정도 되는 슬로프에서 묘기를 펼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군은 “솔직히 부상 위험이 높지만 하늘로 뛰어오르며 멋진 기술을 성공하면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큰 기술 3, 4개와 잔기술 4, 5개를 펼칠 수 있는데 하루 종일 기술 연마에 빠지다 보면 금세 해가 넘어간다. 요즘 성우리조트에는 하루 30∼40명이 하프파이프를 즐긴다. 선수 출신 강사가 많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다. 다만 워낙 어렵고 부상 위험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고 3인 이 군은 중학생 때부터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즐기면서 대학도 스포츠계열에 지원해 정시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빗자루질’로 유명한 컬링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컬링은 쉽게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겨울올림픽, 겨울아시아경기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기는 쉽지만 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장은 서울 태릉컬링장, 경북 의성컬링장 등 단 두 군데에 불과하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해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컬링은 2012년 세계여자선수권대회 4강 신화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의 대표팀 선전으로 종목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대표팀의 활약에 동호인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컬링연맹 양재봉 전무이사는 “수백 명에 불과하던 동호인이 이제는 1300명 정도로 늘었다. 이들이 모여 리그 대회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컬링의 매력에 빠져 컬링 동호회에 가입한 박승배 씨(31)는 “처음에 빙판 위에서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어렵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초보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가의 장비도 필요 없다. 브러시와 신발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이마저도 컬링장에서 빌릴 수 있다. 4, 5명이 함께 팀을 이루는 스포츠다 보니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에도 적합하다. 보통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남녀 성비는 7 대 3 정도다. 박 씨는 “소치 올림픽 뒤 컬링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두 번 체험하다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꾸준히 나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밝혔다. 컬링의 매력은 몸과 머리를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씨는 “컬링이 무슨 운동이 되느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운동량이 꽤 된다. 몸의 균형감도 좋아진다. 특히 머리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대표팀과 실업팀이 컬링장을 함께 쓰는 관계로 동호인들은 보통 주말에 두 시간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다. 그래도 한 달에 4, 5번씩 훈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양양=양종구 yjongk@donga.com·가평=이헌재 / 김동욱 기자}

    •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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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 “최고의 팀 목표… 팬 사로잡겠다”

    “최고의 팀이 되려고 호주에 왔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의 표정은 비장했다. 그는 10일 오후 2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A조 1차전을 앞두고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켜보는 팬들을 사로잡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부담스러운 아시안컵이다. 지난해 9월 사령탑에 오른 그는 아직 변화의 틀을 잡기도 전에 아시안컵이란 큰 무대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을 포함해 국내 팬들은 한국축구의 재도약을 위해 아시안컵 우승을 원하고 있다.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우승. 쉽지 않은 과제를 안은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다. 부상 선수도 없고 선수들의 사기도 높다. 오만전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23·레버쿠젠)의 활용법을 묻는 질문에 “축구는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러 여기에 온 게 아니라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 왔다”며 팀워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55년간 우승을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부담은 전혀 없다. 다시 도전해야 할 때다. 모든 선수가 우승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함께 4강 후보로 거론되는 지난 대회 우승국 일본과 이란 감독도 고민이 많다.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도 통산 5번째 우승에 대한 열망이 높다. 일본은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멕시코 출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영입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 2연패를 지휘해야 할 아기레 감독은 2010∼2011시즌 스페인 레알 사라고사 감독 시절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이란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2011년부터 대표팀을 맡고 있지만 이란축구협회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개최국 호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막전에서 쿠웨이트를 4-1로 꺾으며 안방에서의 첫 우승을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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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세 김병지 신화, 1년 더

    김병지(45·사진)가 전설을 계속 쓴다. 전남 드래곤즈는 9일 자유계약선수(FA) 김병지와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김병지는 K리그 클래식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2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로 프로에 데뷔해 23년간 현역으로 뛰고 있다. 지난해까지 K리그 역대 최다인 679경기에 출전하며 최고령 출전 나이 기록을 44세 7개월 14일로 고쳤다. 체력 소모가 비교적 적은 포지션이지만 순발력과 민첩성을 요구하는 골키퍼로서 아직 20, 30대 현역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주전 자리를 이운재(올림픽팀 코치)에게 내줘 ‘4강 신화’의 주역은 되지 못했지만 프로 선수로는 2012년 은퇴한 이운재를 능가하고 있다. 통산 700경기에 21경기를 남겨둔 김병지는 “누군가는 달성해야 하는 기록이다. 그래야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후배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꼭 700경기 출전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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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팀이 되려고 왔다”…슈틸리케, 아시안컵 호주 출사표

    “최고의 팀이 되려고 호주에 왔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비장했다. 그는 10일 오후 2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A조 1차전을 앞두고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켜보는 팬들을 사로잡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부담스런 아시안컵이다. 지난해 9월 사령탑에 오른 그는 아직 변화의 틀을 잡기도 전에 아시안컵이란 큰 무대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을 포함해 국내 팬들은 한국축구의 재도약을 위해 아시안컵 우승을 원하고 있다.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우승. 쉽지 않은 과제를 안은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다. 부상 선수도 없고 선수들의 사기도 높다. 오만 전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23·레버쿠젠)의 활용법을 묻는 질문에 “축구는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러 여기 온 게 아니라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 왔다”며 팀워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55년간 우승 못했다는 사실에 부담은 전혀 없다. 다시 도전해야 할 때다. 모든 선수가 우승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함께 4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지난대회 우승국 일본과 이란 감독도 고민이 많다.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도 통산 5번째 우승에 대한 열망이 높다. 일본도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멕시코 출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영입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 2연패를 지휘해야 할 아기레 감독은 2010~2011 시즌 스페인 레알 사라고사 감독 시절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아 곤혹스런 상황이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이란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2011년부터 대표팀을 맡고 있지만 이란축구협회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개최국 호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안방에서 여유 있게 첫 우승을 준비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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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우승상금 384억원, 아시안컵은 0원

    한국이 55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아시안컵의 상금은 얼마나 될까. 아시안컵은 상금 자체가 없다. 참가만 해도 ‘돈방석’에 앉는 월드컵과는 다르다.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900만 달러(약 99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때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950만 달러(약 104억 원)를 챙겼다. 월드컵에서는 성적이 좋을수록 배당금이 뛴다. 남아공 월드컵과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과 독일은 각각 3100만 달러(약 340억 원), 3500만 달러(약 384억 원)를 거머쥐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아시안컵 배당금을 아예 책정하지 않고 있다. 우승 팀에는 트로피와 컨페더레이션스컵(각 대륙 우승팀이 참가하는 대회) 출전권만 주어진다. FIFA가 후원사와 방송 중계권을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엄청난 데 비해 AFC는 그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AFC는 주수입원인 중계권료를 아시안컵만 따로 받지 않고 월드컵 예선 및 올림픽 예선과 묶어서 판다. KBS와 MBC, SBS 등 3사 코리아풀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계약한 금액은 2100만 달러(약 230억 원)다. 하지만 AFC도 출전국에 항공과 숙박, 현지 이동차량은 제공한다. 반면 ‘축구의 대륙’ 유럽은 배당금이 어마어마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본선에 출전하는 팀에 800만 유로(약 103억 원)를 준다. 우승 상금은 750만 유로(약 97억 원)다. 조별리그에서 승리할 때도 100만 유로(약 13억 원)를 준다. 유로2012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총 2300만 유로(약 297억 원)를 벌었다. 유로가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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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짝 누구죠?…슈틸리케호 핵심 기성용 ‘중원 파트너’ 관심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4일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모의고사에서 2-0으로 이겼지만 중원이 허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원을 책임지는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소속팀 일정으로 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기성용은 한국의 중원 사령관으로 경기를 조율한다. 10일 오후 2시(한국 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A조 리그 1차전엔 기성용이 출전할 수 있어 한국은 한층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기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다시 시작된다. 기성용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것.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쓴다. ‘2’에 해당하는 두 명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수비도 하고 패스로 공격의 맥을 풀어주기도 한다. 호흡을 맞출 파트너의 활약에 따라 그의 플레이는 달라질 수 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한국영(25·카타르 SC)과 박주호(28·마인츠), 이명주(25·알아인 FC) 가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기성용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한국영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다. 한국영이 수비에 치중하면 기성용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한국영은 안정적이면서도 저돌적인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 준다. 왼쪽 윙백이면서 미드필더로도 활약이 가능한 박주호는 왼쪽 공격수 손흥민(23·레버쿠젠)과의 콤비 플레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 날개로 자주 나서는 손흥민은 주로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간다. 이때 박주호가 손흥민이 비운 왼쪽 공간을 채우며 지원사격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를 왼쪽 수비수와 미드필더 중 어디에 배치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박주호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면 왼쪽 수비수로는 김진수(23·호펜하임)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진수는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다소 불안해 보이는 게 흠이다. 이명주는 공격 본능을 갖춘 미드필더다. 패스가 좋고 공간 침투 능력이 뛰어나다. 기성용과 함께 선다면 세밀한 패싱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미드필더가 자꾸 전진할 경우에는 수비 라인과 공간이 벌어져 미드필드에서의 압박 플레이가 실패할 수 있다. 이렇게 중원을 내주게 되면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이 상대 팀에 따라 이들 3명을 잘 활용할 것이다. 호주같이 파워가 넘치고 수비보다는 공격적으로 나오는 팀이라면 한국영을 내세워 수비를 강화하는 게 좋고, 오만 쿠웨이트 등 약체를 상대로는 박주호나 이명주를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도 생각이 비슷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국내 리그를 마친 선수와 시즌 중에 온 해외파 선수 등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고르지 않아 첫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오만전에서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만은 8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로 한국(69위)에 뒤졌다. 오만의 최고 스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골키퍼 알리 알합시(34·위건)다. 아시아 골키퍼로서 유럽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스타로 오만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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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국제마라톤의 영웅, 에루페가 온다

    2시간5분37초. 2012년 3월 18일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한국 마라톤의 새 장을 연 기록이 수립됐다. 국내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처음 나온 2시간5분대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국내 개최 대회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케냐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6·사진)가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3월 15일 열리는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대회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각오다. 에루페에게 이번 레이스는 불명예를 씻을 기회이기도 하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말라리아 예방 접종 주사를 맞은 상태에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불시 도핑테스트를 받아 양성반응이 나오는 바람에 2013년 초 2년 출전 정지를 당했다.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IAAF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2년간 그는 케냐 엘도레트 초원을 달리며 ‘칼’을 갈았다. 케냐를 오가며 에루페를 지도하고 있는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53)는 “현지 코치 말로는 에루페의 현재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한다. 3년 전 세운 개인 최고 기록이자 대회 기록을 깨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에루페에게 동아마라톤은 ‘꿈의 무대’였다. 2011년 초 케냐 몸바사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12분47초로 우승한 에루페는 그해 10월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면서 동아마라톤과 인연을 맺었다. 생애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2시간9분23초로 우승했다. 에루페는 이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우승했고,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다시 2시간6분46초로 정상에 올랐다. 한편 서울국제마라톤 사무국은 2015 서울국제마라톤 참가를 신청하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최신 갤럭시탭 1대, 경주현대호텔 숙박권 2장,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전’ 입장권 50장(1인 2장)을 제공하는 경품 이벤트를 하고 있다. 동아마라톤 홈페이지(marathon.donga.com)와 모바일 앱을 참고하면 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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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대표팀 “감독-선수 인터뷰는 없다”

    북한의 폐쇄성이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도 드러났다. 북한축구대표팀은 6일 호주 시드니에 트레이닝캠프를 차린 뒤 ‘인터뷰 불가’ 방침을 선언했다. 현지 신문인 ‘더 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북한대표팀 관계자는 호주 언론에 “(선수와 감독) 인터뷰는 안 된다. 향후에도 인터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언론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호주를 꺾고 본선에 오른 북한 축구에 관심이 많다. 북한이 호주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그 이후 처음이다. 북한 대표팀 미디어담당관 이강홍 씨는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축구를 즐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이 축구를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 팬클럽이나 축구를 즐기는 것이다. 우리는 조국을 대표해서 뛴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우리의 목표는 4강이다. 어려운 조에 속했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 본선을 목표로 한다면 강팀을 만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우즈베키스탄(74위), 중국(97위), 사우디아라비아(102위)에 한참 뒤지는 150위다. 한편 일본은 멕시코 출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 연루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2010∼2011시즌 스페인 레알 사라고사 감독 시절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스페인법원으로부터 1월 중 소환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 언론은 일본축구협회가 아기레 감독 없이 대회를 치르는 경우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라크,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과 D조에서 예선전을 치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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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문장 ‘승-진 전쟁’

    단 한 번의 낙점으로 영영 밀릴 수 있다. 골키퍼는 주요 대회를 앞두고 한 번 주전으로 결정되면 잘 바뀌지 않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운재(42·올림픽팀 골키퍼 코치)와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의 경쟁에서 이운재가 낙점된 뒤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대표팀 주전을 꿰찼듯 골키퍼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골키퍼 코치였던 김현태 FC서울 스카우트 팀장은 “골키퍼는 골문도 잘 막아야 하지만 수비수들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수비수들이 불안해하면 절대 주전이 될 수 없다. 그래서 한 번 결정되면 쉽게 안 바뀐다”고 말했다. 9일 호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김승규(25·울산 현대)와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벌이는 수문장 주전 경쟁이 ‘2002년의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폴란드와의 조별 예선 1차전 전날에야 이운재는 한국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최종 낙점됐다. 이번에도 대회 개막 때까지 누가 주전이 될지 모르는 형국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0 승) 때 김진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진현은 골과 다름없는 상대 오버헤드킥을 막아내는 등 선방했지만 후반엔 김승규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둘을 놓고 아직도 저울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용병술이었다.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는 정성룡(30·수원 삼성)은 출전하지 않았다. 슈틸리케호에선 김진현이 이날 경기를 포함해 5차례 평가전 중 3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며 골키퍼 경쟁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김진현은 큰 대회 경험은 없지만 193cm의 큰 키에도 민첩성과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한몫한 김승규는 월드컵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다. 45세의 나이에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김병지는 “경쟁은 언제 어디서나 있는 법이다. 나를 위한 팀은 없고 팀 속에 동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당시 김병지는 경기 때 하프라인까지 나가는 등 다소 튀는 플레이를 펼쳐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았던 이운재는 “나는 그저 죽도록 열심히 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대표팀의 치열한 골키퍼 경쟁에 대해 “내가 나설 자리는 아니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운재는 “결국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규냐 김진현이냐. 10일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1차전에 누가 수문장으로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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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규? 김진현? 주전 골키퍼 경쟁에 2002년 추억이…

    단 한번의 낙점으로 영영 밀릴 수 있다. 골키퍼는 주요 대회를 앞두고 한 번 주전으로 결정되면 잘 바뀌지 않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운재(42·올림픽팀 골키퍼 코치)와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의 경쟁에서 이운재가 낙점 된 뒤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대표팀 주전을 꿰찼듯 골키퍼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골키퍼 코치였던 김현태 FC서울 스카우트 팀장은 “골키퍼는 골문도 잘 막아야 하지만 수비수들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수비수들이 불안해하면 절대 주전이 될 수 없다. 그래서 한번 결정되면 쉽게 안 바뀐다”고 말했다. 9일 호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김승규(25·울산 현대)와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벌이는 수문장 주전 경쟁이 ‘2002년의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2002년한일 월드컵 당시 폴란드와의 조별 예선 1차전 전날에야 이운재는 한국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최종 낙점됐다. 이번에도 대회 개막 때까지 누가 주전이 될지 모르는 형국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0 승) 때 김진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진현은 골과 다름없는 상대 오버헤드킥을 막아내는 등 선방했지만 후반엔 김승규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둘을 놓고 아직도 저울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용병술이었다.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는 정성룡(30·수원 삼성)은 출전하지 않았다. 슈틸리케호에선 김진현이 이날 경기를 포함해 5차례 평가전 중 3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며 골키퍼 경쟁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김진현은 큰 대회 경험은 없지만 193cm의 큰 키에도 민첩성과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28년만의 금메달 획득에 한몫한 김승규는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다. 45세의 나이에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김병지는 “경쟁은 언제 어디서나 있는 법이다. 나를 위한 팀은 없고 팀 속에 동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당시 김병지는 경기 때 하프라인까지 나가는 등 다소 튀는 플레이를 펼쳐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았던 이운재는 “나는 그저 죽도록 열심히 한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대표팀의 치열한 골키퍼 경쟁에 대해 “내가 나설 자리는 아니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운재는 “결국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규냐 김진현이냐. 10일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1차전에 누가 수문장으로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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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의 공격실험… 해법을 보았다

    ‘슈틸리케호’가 공격 활로를 찾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비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상주)의 골로 2-0으로 이겼다.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열린 최종 모의고사. 슈틸리케 감독은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레버쿠젠)을 왼쪽 날개로 투입하며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했다. 빠른 몸놀림으로 좌우는 물론이고 중앙까지 오가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손흥민은 전반 16분 강력한 왼발 슈팅을 터뜨렸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으로 골을 잡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손흥민은 프리킥과 코너킥도 전담했다. 결국 후반 22분 손흥민은 프리킥으로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한 포지션에 얽매이는 것보다 자유롭게 오갈 때 더 파괴력이 있다. 이날 플레이도 자신감이 넘쳤다. 다만 좀 더 세밀하게 골을 잡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미드필드와 공격수 중에선 유일하게 추가 시간을 포함해 90분 이상 뛰었다. 구차절(마인츠) 등은 후반 들어 교체됐지만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교체됐다. 현지의 대표팀 관계자는 “소속팀 리그 일정으로 늦게 합류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출전하지 않아 중앙 플레이가 잘되지 않았다. 그나마 측면 공간 침투가 좋은 손흥민을 뺄 수 없었다. 또 리그 휴식기를 일찍 맞아 대표팀에 빨리 합류한 손흥민에게 경기 감각을 키워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협이란 깜짝 카드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정협은 경기 종료 약 20분을 남기고 투입돼 후반 추가 시간에 골을 터뜨려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데뷔 골을 기록했다. 전형적인 최전방 타깃형 골잡이인 이정협은 골문 오른쪽에서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찔러준 볼을 골문 앞에서 추가골로 연결해 슈틸리케 감독의 얼굴을 밝게 했다. 이정협이 원톱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하지만 수비 라인은 여전히 불안했다. 김진수(호펜하임)와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주영(서울), 김창수의 포백 라인은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습에 자주 뚫리는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에 패스 난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에는 패스가 좋아지면서 평소와 같은 즐거운 축구를 회복했다”고 말했다.18년만에 호주교민에게 ‘V 선물’ 한국은 1997년 호주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뒤 18년 만에 호주 교민들에게 승리를 선물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5승 7무 5패로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10일 오후 2시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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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보다 가족” 美로 가는 축구스타들

    한국의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 그리고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로비 킨(LA 갤럭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거나 마감할 축구 스타들이다. 이 명단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35)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4일 제라드가 LA 갤럭시와 600만 달러(약 66억 원)에 계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축구스타들이 미국을 선수 생활 종착지로 선호하는 것은 ‘가족과의 생활’이 가장 큰 이유다. 제라드는 “아내와 세 딸의 행복이 먼저다. 가족들이 내가 리버풀을 떠난다는 소식에 다소 충격을 받았지만 가족의 행복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리버풀에선 주전으로 뛸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결국 영국에선 축구 외의 삶은 생각할 수 없지만 리그 자체가 유럽에 비해 느슨한 미국에선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가족과 오붓한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인 것이다. 은퇴 후의 진로 개척을 위한 이유도 있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사인 스포츠마케팅업체 지쎈의 김동국 사장은 “이영표는 구단 운영 등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MLS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11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팀은 이영표에게 백지수표까지 내밀면서 유혹했지만 이영표는 돈보다는 가족과 개인의 미래를 위해 캐나다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선택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전 감독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출한 뒤 가족과 개인의 공부를 위해 MLS LA 갤럭시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제라드는 MLS 시장에도 관심이 컸다는 후문이다. 리그 자체 수준은 유럽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거대 자본을 이용해 잉글랜드 명문 팀들을 소유하며 베컴 등 유럽의 유명 스타를 영입해 시장을 무섭게 키워가는 MLS에서 미래를 찾겠다는 것이다. 리버풀 구단주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을 소유하고 있는 존 헨리다. EPL과 MLS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셈이다. 마지막 유니폼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서 벗었지만 베컴도 LA 갤럭시에서 6년을 뛰며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킨도 2011년 EPL 토트넘을 떠나 MLS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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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 같은 대들보로” 손흥민… “황선홍처럼 골 넣어줘” 이정협

    ‘제2의 차붐’ 손흥민(23·레버쿠젠)이 박지성(34·은퇴)의 대를 잇는 한국 축구의 유망주임을 다시 한 번 입증받았다.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손흥민은 1일 두 가지 기쁜 소식을 들었다. 먼저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2015년을 빛낼 유망주 16명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독일에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안긴 마리오 괴체(23·뮌헨) 등이 있는 명단에 포함되면서 예비 월드스타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손흥민은 또 ‘박지성의 등번호’로 유명한 7번을 계속 달게 돼 기쁨을 더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안컵 등번호 7번을 손흥민에게 줬다. 등번호는 선수들의 의견을 들은 뒤 감독이 최종 결정한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7번을 선호해 레버쿠젠에서도 7번을 달고 뛴다. 7번은 한국 축구의 기둥이었던 박지성이 오랫동안 달았던 번호로 대표팀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번호다. 박지성 은퇴 후 김보경(26·카디프 시티)이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까지 7번을 달며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비교되면서 오히려 심적 부담이 가중돼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7번이 ‘독’이 된 김보경은 이번 ‘슈틸리케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낙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1월 중동 방문 평가전 때부터 손흥민에게 7번을 달게 했다. 손흥민을 사실상 ‘박지성의 후계자’로 평가한 것이다. 손흥민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진출한 박지성 같은 역할을 해달라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이다. 손흥민은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9번을 달았었다.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등번호 2∼5번은 수비수, 6∼8번은 미드필더, 9∼11번은 공격수가 단다. 골키퍼는 1번이나 21번이 많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의 2002년 등번호 20번은 한때 수비수의 대명사가 됐다. 이동국(전북 현대)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20번을 단 적도 있지만 ‘영원한 리베로’ 홍 감독의 후광 효과로 주로 수비수가 달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선 중앙 수비수로 떠오른 장현수(24·광저우 푸리)가 20번을 차지했다. ‘황새’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2002년에 달면서 최전방 공격수의 대명사가 된 18번은 이번에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새롭게 합류한 이정협(24·상주 상무)에게 돌아갔다. 황 감독이 2002년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리며 4강 신화의 첫발을 떼게 만들었듯 확실한 골잡이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공격수 박주영(30·알 샤밥)의 10번은 남태희(24·레크위야 SC)의 등에 걸리게 됐다. 한편 가짜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맡아 슈틸리케호의 공격 전술에 활력을 불어넣을 공격수 조영철(26·카타르SC)은 9번을 받았다. 중동 킬러 이근호(30·알자이시)는 11번을 유지했다. 대표팀 단골인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27·볼턴),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26·마인츠)은 각각 16번, 17번, 13번을 지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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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톱은 싫어 ‘손’ 사래, 왜?

    2015 호주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의 뜨거운 감자는 손흥민(22·레버쿠젠·사진)이다.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1골을 터뜨리고 있는 손흥민을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활용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소속 팀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공개적으로 “난 측면이 좋다”며 슈틸리케 감독의 뜻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싫다면 안 시킨다”며 한발 물러났다. 소속 팀에서 골잡이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손흥민이 국가대표 감독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원톱 중앙 공격수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로 나서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그 이유를 역할론에서 찾았다. 한 위원은 “원톱 중앙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의 임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측면 공격수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외곽에서 중앙으로 공간을 침투해 가는 역할을 하는 반면 중앙 공격수는 상대 수비진 중앙에서 자리를 잡고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스스로 골을 노리거나 동료 선수의 다음 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한다. 손흥민은 이 부분에 대한 훈련이 덜 돼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보다 전력이 뒤처지는 대부분의 아시안컵 참가팀들은 한국전에서 집중수비 전략을 쓸 텐데 이 경우 최전방 공격수가 심한 몸싸움을 피할 수 없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손흥민은 183cm의 키로 작은 편은 아니지만 체격은 아직 상대적으로 왜소한 편인 데다 몸싸움에도 익숙하지 않다. 이유를 플레이 스타일에서 찾는 의견도 있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은 포지션에 얽매이는 것보다 자유롭게 어슬렁거리다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잡아내는 경향이 있다. 손흥민을 원톱에 고정할 경우 상대팀들이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국가대표로 발탁한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도 “손흥민은 특정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전방 공격수 출신인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손흥민이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는 아니지만 이근호(엘 자이시)와 함께 투 톱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스피드와 공간 창출 능력이 좋은 두 선수가 나란히 전방 공격수로 나서면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도 “어차피 좌우 공격수로는 이청용(볼턴)을 비롯해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 남태희(레크위야 SC) 등 자원이 많으니 골 감각이 좋은 손흥민을 원톱에 기용해 득점에 집중하게 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 최종 리허설로 다음 달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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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2002’ 초상권 팔아 신영록 등에 1억원 쾌척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자신들의 초상권을 이용해 번 돈 1억 원을 축구 발전을 위해 쾌척했다. 홍명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등 ‘팀 2002’ 멤버 23명은 29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한OB축구회와 한국축구인노동조합에 각각 3000만 원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신영록과 이재호에게 각각 2000만 원을 전달했다. 신영록은 프로축구 제주에서 뛰던 2011년 5월 K리그 경기 도중 심장 이상으로 쓰러져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 이재호 역시 고려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7년 대학연맹전에서 뇌진탕으로 쓰러진 뒤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신영록은 “현재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다시 축구를 하고 싶다. 이렇게 많은 분이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팀 2002 멤버들은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의 ‘2002 전설 프로젝트’에 초상권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후원금을 받고 있다. 넥슨은 2002 한일 월드컵 스타들의 모습을 캐릭터로 활용했다. 팀 2002 대표인 홍 감독은 “우리가 온라인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게 돼 넥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멤버 모두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축구 발전을 위해 쓰고 싶다고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홍 감독을 비롯해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 윤정환 울산 감독, 이민성 전남 코치, 최태욱 울산 스카우트, 김병지 전남 골키퍼 등 2002년 당시 멤버들이 참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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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송치 2건뿐… 변죽만 울린 ‘스포츠 4대악’ 수사

    문화체육관광부가 10개월 동안 실시한 ‘스포츠 4대악 걷어내기’가 몸통은 건드리지 못하고 겉핥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체부는 올해 초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성)폭력 △입시비리 △조직 사유화를 스포츠계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4대악’으로 규정하고, 2월 초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설치한 데 이어 5월부터는 합동수사반을 운영해왔다. 문체부가 2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발표한 중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합동수사반은 그동안 총 269건의 신고를 받아 118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이 중 비리 사실이 확인된 것은 29건(검찰 송치 2건, 검찰 수사의뢰 2건, 감사결과 처분 25건)에 불과했다. 조사 완료된 다른 89건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처리됐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151건은 신고 내용이 터무니없는 등 조사할 만한 대상이 되지 못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조사 결과 대한택견연맹 이모 전 회장 등이 대회 운영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 13억 원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회장은 비자금을 자녀 유학자금과 생활비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됐다. 일부 종목에서는 국가대표 감독이 전지훈련 숙박비와 식비를 부풀려 10억 원의 공금을 횡령한 뒤 내연녀를 통해 자금세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횡령 및 불법적 자금 세탁액은 36억 원대에 이르렀다. 또 전국 중고연맹전에서 상대팀 고교 지도자들에게 기권, 져주기 등을 청탁해 자신의 아들이 우승하도록 하고 이듬해 그 실적을 이용해 아들을 대학에 입학시킨 모 대학 유도부 감독도 적발됐다. 그러나 체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회계장부 등을 둘러싼 표면상의 비리만 건드려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대한승마협회에 대해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59)가 자신의 딸을 국가대표로 선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그동안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에는 승마 비리와 관련된 신고가 10건 접수됐지만 이날 발표된 조사결과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었다. 대한승마협회 외에도 특정 인사가 부당한 방법으로 체육단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러한 ‘숨은 권력’을 둘러싼 비리는 파헤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스포츠행정 전문가는 “정치의 꼬리 자르기와 비슷하다. 어느 조직이나 실세는 살아남고 실무 담당자들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또 조사결과를 휴일을 택해 기습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서도 언론의 관심을 피하려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종 문체부 2차관은 “수사 인원이 부족했고 뒤늦게 올 5월에야 합동수사반을 만들어 한계가 있었다”며 “새해부터는 경찰청 내부에 스포츠비리전담수사반을 만들어 꾸준하게 스포츠 비리 척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앞으로 비리를 저지르는 체육단체에 대해서는 국가보조금을 전액 삭감하고 입시비리가 적발된 고교와 대학의 운동부에 대해서는 신입생 선발을 제한하기로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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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짐칸서 12시간… 저 완전 죽을 뻔했어요, 멍멍”

    솔직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두 아줌마가 불쑥 비닐하우스를 찾아와 엄마 젖을 빨고 있는 나를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내가 귀엽다느니 힘이 좋다느니 하면서 예뻐해 줬다. 모습은 다르지만 새로운 아빠와 엄마가 생겼고 누나도 둘이나 생겼다. 또 언젠가 이상하게 큰 물체를 타고 오랫동안 어디로 간 기억이 있다.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였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가족과도 자주 떨어졌다 만났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벌써 내 나이가 만으로 13세가 넘었다. 사람으로 치면 약 100세란다. 내 이름은 토토다. 시추와 몰티즈의 혼종 개다. 외교관인 아빠(신창식·62)와 엄마(김은숙·61)를 만나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엄마는 이모에게 부탁해 날 2001년 4월 13일 고교 3학년인 둘째 누나(신강하·31)의 생일 선물로 분양받았다고 했다. 내 나이 막 1개월이 되던 때였다고 했다. 강하 누나가 어렸을 때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살았던 추억에 늘 강아지와 함께 살고 싶다고 했단다. 말라위의 큰 집에서 개와 고양이는 물론이고 사슴, 양까지 키우며 살았던 기억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가 고민하다 대학입시로 고생하는 누나 옆으로 날 데려왔다는 것이다. 토토란 이름은 내가 똘똘하고 똑똑해서 지었단다. ‘똘똘아’ ‘똑똑아’로 부르다 토토가 됐다는 것이다. 영문도 모르고 난 엄마와 다섯 형제와 떨어져 새로운 식구들과 살아야 했다. 내 본능은 가족 중에 누가 힘이 가장 세느냐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바로 나왔다. 엄마가 가장 영향력이 컸다. 보통 아빠들이 힘이 센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아니다. 우리 견공 세계에서도 비슷하다. 난 바로 엄마에게 달라붙었다. 엄마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녔다. 그렇다고 엄마만 쫓아다닐 순 없다. 엄마가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뭐라도 하나 더 얻어먹을 수 있다. 아빠는 조건 없이 날 좋아했다. 내가 큰 소리로 짖으며 시끄럽게 뛰어다녀도 상관없었다. 누워있는 아빠 배와 얼굴에 올라타도 나를 좋아해줬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지만 늘 나를 사랑해준다. 술 냄새가 싫지만 난 언제나 아빠를 즐겁게 맞아줬다. 그런 나를 언제나 끌어안고 쪽쪽 빨아줬다. 날 강하 누나 때문에 데리고 왔다고 했는데 실제론 산하 누나와 더 많은 시간을 가졌다. 강하 누나는 고3이었고 산하 누나는 대학생이라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았다. 산하 누나는 공부를 힘들어했다.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집에 와서 날 꼭 껴안고 오랫동안 있곤 했다. 강하 누나는 나와 막내 경쟁을 하는 듯 늘 나를 약 올렸다. 과자라도 생기면 그냥 주면 될 텐데 꼭 줄 듯 말 듯하다 건네줬다. 맛있게 먹기는 하지만 자존심이 좀 상한다. 그렇지만 이런 강하 누나가 싫진 않았다. 날 안아 줄 때면 나에 대한 사랑이 어떤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1년여가 지났을까 한일 월드컵으로 온 세상이 빨간 물결로 가득했던 2002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나는 태어나서 처음 ‘지옥’을 경험했다. 아빠가 에콰도르 키토로 발령받아 함께 가는데 온갖 주사를 다 맞아야 했다. 비행기 객실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가지 못하고 조그만 케이지에 갇혀 12시간 동안 짐칸에서 버텨야 했다. 엄마 아빠는 없지, 비행기 소리는 크지. 경유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엄마 아빠를 만날 때 내 몰골은 형편없었다. 남자로 태어나 힘 좀 쓴다고 생각했는데 눈물 콧물에 오줌까지 지렸으니. 로스앤젤레스에서 목욕을 하고서야 에콰도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이번엔 케이지 속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편안하게 갔다. 여기서 내가 어떻게 해외여행에 나갈 수 있었는지를 알아봤다. 비행기를 탈 때에는 성인 1명에 애완동물 한 마리만 데려갈 수 있다. 비행 가능 동물은 개와 고양이 새 딱 세 종류다. 애완동물과 함께 여행하려면 첫째,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항공사에 연락해 운송 승인을 받아야 한다. 둘째, 여행할 국가의 동물 반입 규정을 확인한 뒤 검역 관련 서류를 준비한다. 셋째, 잠금 장치가 있고 바닥이 밀폐된 케이지를 준비한다. 애완동물은 케이지 안에서만 여행할 수 있다. 기내에 반입해 함께 여행하려면 케이지의 무게는 5kg, 길이는 115cm 미만이어야 한다. 위탁 수하물로 부칠 경우는 32kg 미만의 견고한 케이지가 필요하다. 넷째, 공항에서 애완동물 수속을 하면서 미리 준비한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 및 건강진단서를 제출해 검역 증명서를 발급받는다. 마지막으로 애완동물 관련 별도의 추가 수하물 요금을 낸다. 그러고 탑승하면 된다. 아빠는 나와 함께 가기 위해 이 모든 일을 했다. 키토에서는 엄마와 보낸 시간이 많았다. 아빠는 외교관이라 늘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 저녁 늦게 들어왔다. 엄마는 소녀 시절 꿈꾸었던 안데스 산맥의 잉카문명 탐방에 열심이었다. 언제나 나와 함께했다. 천식을 앓았던 엄마는 안데스의 고원을 나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얼굴도 밝아지고 건강도 좋아졌다. 난 적도 아래 고원인 키토의 햇볕이 좋았다. 집에서도 자리를 옮겨 다니며 햇볕을 즐겼다. 2년이 지났을까. 엄마 아빠를 따라 공항에 갔다. 저 멀리서 산하 강하 누나가 보였다. 잽싸게 달려가 누나들 품에 안겼다. 나중에 엄마는 내가 출입 제한구역을 쏜살같이 지나가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보고 싶은 누나들이 눈에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흥분해 달려갔다. 두 누나와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두 누나는 공부하러 서울로 돌아갔다. 하지만 산하 누나가 다시 와 몇 개월 머물며 내 옆에서 공부했다. 공부가 안 되면 나를 꼭 안아줬는데 “내 머리를 네 머리에 대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머리가 맑아진다”고 했다. 특히 목욕을 끝내고 나온 나를 껴안으면 “재충전이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나도 누나가 안아주면 좋았다. 포근하고 냄새도 좋고. 그래서 누가 “누나”라고 하면 귀가 번쩍 뜨인다. 늘 보고 싶어서다. 엄만 내가 말 안 들으면 “누나 왔다”는 거짓말로 날 현혹하곤 했다. 난 누나 소리만 들어도 좋았다. 2005년 아빠가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으로 발령이 났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아빠가 엉엉 울고 있었다. 나 때문이었다. 내 혈청 검사를 6개월 전에 미리 받아 이탈리아에 신고해야 하는데 인사 발령이 난 뒤 하려고 하니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빠가 이리저리 뛰어다녀 결국 함께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이번엔 나 혼자 갔지만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엄마와 바티칸 뒷동네 숲 속을 거닌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06년엔 아프리카 수단의 하르툼에 갔다. 청나일 강변에 살았는데 섭씨 50도가 넘게 올라가는 더위가 싫었다. 너무 더워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모기장 놀이를 한 기억이 많다. 밤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엄마가 마련해준 하얀 모기장이었는데 돌돌 말면서 노는 게 재밌었다. 2008년 일본 센다이(仙臺)로 갈 땐 한국에 들러 두 달 동안 동물병원에서 지내야 했다. 일본 검역이 까다로웠는데 엄마 아빤 먼저 가야 했고 산하 강하 누나는 기숙사에 있어서 날 돌볼 수가 없었다. 외로웠지만 산하 누나가 자주 와서 산책을 시켜줘 버틸 수 있었다. 일본에서 2011년 2월 말 돌아왔다. 아빤 잔무를 처리하느라 3월 초 돌아왔다. 그러고 며칠 안 된 3월 11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로 우리가 살던 센다이에 바닷물이 넘쳐 쑥대밭이 됐다. 엄마는 “하늘이 도왔다”고 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영영 못 돌아올 뻔했다. 참 운이 좋았다. 엄마가 나와 함께한 4대륙 경험담을 책으로 썼단다. 제목이 ‘토토, 오늘도 고마워’다. 내 존재로 아빠 엄마 그리고 두 누나 모두가 행복했단다. 사실 내가 우리 엄마 아빠 누나들에게 고맙다. 언제나 날 사랑으로 대해줬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았다. 나같이 10년 가까이 4개 대륙을 누비며 즐겁게 산 개가 어디 있겠나. “엄마, 내가 더 고마워.”   ▼ “어린아이들, 애견과 함께 있을때 혈압-심박수 안정적” ▼‘애완견 키우기’의 득과 실중학교 2학년 A 군(경기 파주시)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인 2010년 정서 불안으로 약 6개월간 심리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심리상담사가 강아지를 키우라는 조언에 따라 몰티즈를 입양해 4년 넘게 키우고 있다. A 군은 현재 밝고 명랑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 인기도 좋다. 개를 키우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영국에서는 50% 이상의 가정에 반려동물이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나날이 애완동물, 특히 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과학적 연구에서 애견과 함께 사는 사람은 건강상의 문제로 의사를 찾는 일이 별로 없다고 나온다. 애견과의 산책이 필수적이라 심혈관계 질환이 현저하게 줄었다. 특히 개는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한 연구에서는 친근한 개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해 휴식 상태와 큰 소리로 책을 읽을 때 아이들의 혈압과 심박수를 측정했는데 결과는 개가 있는 경우 혈압이 현저히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사람이 속상하거나 불안하면 신체는 ‘도피 또는 투쟁’의 반응을 보인다. 이 기전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혈압, 심박수 및 호흡수를 증가시키고 호르몬 변화를 일으킨다. 친숙한 동물과 함께 있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얘기다. 개는 아이에게 사회발달과 감정기술도 향상시킨다. 개는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인다. 이에 따라 특히 아이가 속상해하거나 부모의 눈 밖에 났거나 학교에서 문제가 있을 때 애견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자신의 문제를 애완동물에게 말한다. 개는 가족의 일원으로 간주되고 가정 내 사회적 작용을 더욱 촉진시킨다. 부모 모두 일을 하는 가정에서 아이가 집에 혼자 있을 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아동심리학자인 보리스 레빈슨은 우연히 자신의 애완견을 보고 심리적 상해를 입은 아동이 호의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동물매개치료의 창립자가 됐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 적대적이고 말이 없던 아이가 개와 함께 놀면서 바뀌었다. 반려동물은 아이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사회접촉을 주었고 이를 통해 아이가 걱정과 근심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애견이 아이와 사회의 중립적인 매개체가 되는 셈이다. 애완동물은 노인의 상실감 치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직업이나 배우자의 상실은 노인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인들의 사별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기른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우울증을 적게 겪었다. 이태영 반딧불 동물병원(경기 고양시 일산) 원장은 “수의사는 치료에만 집중해 인간과 동물의 사회성에 대해선 잘 모른다. 다만, 애견과 함께 동물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마치 가족이 아픈 것처럼 걱정하고 슬퍼한다. 개를 한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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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 고민 해결? “깜짝 발탁 있을수도”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숨은 자원’ 발굴 차원에서 실시한 국내파와 아시아파의 제주도 전지훈련이 21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경기장에서 열린 불우이웃돕기 자선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한다. 관심의 초점은 최전방 중앙 공격수. 그동안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던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클래식이 끝난 뒤 더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이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이번 훈련이 중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강수일(포항 스틸러스)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정협(상주 상무)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등 프로팀의 공격수와 정기운(광운대) 왕건명(단국대) 등 대학팀의 골잡이들을 훈련에 합류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 중 “깜짝 발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치들의 지휘 속에 청룡팀과 백호팀으로 나뉘어 치른 이날 경기는 2-2로 끝났지만 공격 자원의 ‘잠룡’들을 볼 수 있었다. 청룡팀으로 나선 강수일은 후반 18분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아 골은 넣지 못했지만 재빠른 2선 침투 후 반대편으로 찔러주는 칼날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뜨린 백호팀의 이정협은 이종호의 슈팅이 수비를 맞고 흐르는 것을 끝까지 쫓아가 머리로 받아 넣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전반 41분 백호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이재성(전북 현대)은 오른쪽에서 찔러주는 한교원(전북)의 패스를 골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며 받아 넣는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과시했다. 백호팀의 자책골에 이어 후반 22분 청룡팀의 동점골을 넣은 정기운의 골 감각도 좋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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