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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는 투수는 영락없는 미국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을,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홈런왕 박병호(넥센)를 연상시켰다. 지난달 28일 경기 파주시 출판도시 인근 신촌야구장. 대한항공 조종사들로 구성된 ‘대한항공 제츠’와 LG디스플레이 연수원생들이 팀원인 ‘LG디스플레이 토네이도’가 J&T 사회인야구 리그 경기를 벌였다. 정병민 대한항공 제츠 감독(45)은 “장시간 비행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야구가 최고다. 2002년 야구를 좋아하는 파일럿들이 모였는데 이젠 회원 60명 중 기장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형 스포츠클럽 대한민국 생활체육이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체력을 끌어올리는 차원을 넘어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선진국의 생활체육 시스템은 대부분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스포츠클럽에 모여 취향에 맞는 생활체육을 즐긴다. 국내에선 그동안 배드민턴 동호회와 조기축구회, 마라톤 동호회가 주축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사회인야구 리그가 크게 늘어났다. 파주 J&T 리그엔 토요일 1∼3부 리그 36개팀(각 부 12개팀), 일요일 1∼3부 리그 36개팀(각 부 12개팀) 등 총 72개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리그는 전국에 수백 개가 있다. 축구동호회도 평일 새벽과 주말을 이용해 지역별 리그를 치르고 있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동호회도 크게 활성화돼 있다.○ 힘 받는 학교 스포츠클럽 지난해 교육부가 주최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는 초중고교 1573개팀에서 1만9000여 명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10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축구 농구 배구 등 19개 종목이 열렸다. 3월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에는 19만4000여 개팀에서 42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2013년보다 참가자가 10만 명이 늘었다. 교육부가 운동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학교 스포츠클럽의 인기가 크게 치솟고 있는 것이다.○ 종합형 스포츠클럽 제각각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클럽 리그를 단일화해야 할 필요성이 최근 들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도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유도하고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생활체육회가 스포츠 시설을 확보해 다양한 세대와 계층, 종목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은퇴한 선수들로 구성된 전문가가 동호인들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국 18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2017년까지 전국 229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체부와 국체회는 축구동호회 리그와 사회인야구 리그도 시군구 리그를 만들어 종합형 스포츠클럽으로 흡수시킬 계획이다. 농구 배구 핸드볼 등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종목도 이용 시설을 확보해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용식 관동대 교수(스포츠행정)는 “현재 교육부가 하고 있는 학교 스포츠클럽도 장기적으로는 종합 스포츠클럽에 포함돼야 한다. 교육부와 국체회, 지자체로 나뉘어 있는 관리 주체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목별 경기단체가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는 투수는 영락없는 미국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을,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홈런왕 박병호(넥센)를 연상시켰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시 출판도시 인근 신촌야구장. 대한항공 조종사들로 구성된 ‘대한한공 제츠’와 LG디스플레이 연수원들이 팀원인 ‘LG디스플레이 토네이도’가 J&T 사회인야구 리그 경기를 벌였다. 정병민 대한항공 제츠 감독(45)은 “장시간 비행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데 야구가 최고다. 2002년 야구를 좋아하는 파일럿들이 모였는데 이젠 회원 60명 중 기장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형 스포츠클럽 대한민국 생활체육이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체력을 끌어 올리는 차원을 넘어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선진국의 생활체육 시스템은 대부분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동네마다 하나씩은 스포츠클럽에 모여 적성과 취향에 맞는 생활체육을 즐긴다. 국내에선 그동안 배드민턴 동호회와 조기축구회, 마라톤 동호회가 주축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야구 인기와 함께 사회인야구 리그가 크게 늘어났다. 파주 J&T 리그엔 토요일 1~3부 리그 36개 팀(각 부 12개 팀), 일요일 1~3부 리그 36개 팀(각 부 12개 팀) 등 총 76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리그는 전국에 수 백 개가 있다. 축구동호회도 평일 새벽과 주말을 이용해 지역별 리그를 치르고 있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동호회도 크게 활성화돼 있다. ●힘 받는 학교 스포츠클럽 지난해 교육부가 주최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는 초중고 1573개 팀에서 1만9000여 명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10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축구와 농구, 배구 등 19개 종목이 열렸다. 3월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에는 19만4000여 팀에서 42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2013년 보다 참가자가 10만 명이 늘었다. 교육부가 운동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학교 스포츠클럽의 인기가 크게 치솟고 있는 것이다. ●종합형 스포츠클럽 제각각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클럽 리그를 단일화해야 할 필요성이 최근 들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도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유도하고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생활체육회가 스포츠 시설을 확보해 다양한 세대와 계층, 종목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은퇴한 선수들로 구성된 전문가가 동호인들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국 18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2017년까지 전국 229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와 국체회는 축구동호회 리그와 사회인야구 리그도 시군구 리그를 만들어 종합형 스포츠클럽으로 흡수시킬 계획이다. 농구와 배구, 핸드볼 등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종목도 이용시설을 확보해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용식 관동대 교수(스포츠 행정)는 “현재 교육부가 하고 있는 학교스포츠클럽도 장기적으로는 종합 스포츠클럽에 포함돼야 한다. 교육부와 국체회, 지자체로 나뉘어져 있는 관리 주체도 효율성을 위해서는 종목별 경기단체가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이희연 씨(52)는 지난해 5월 충북 영동대의 체력증진교실을 찾은 뒤부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노환의 할머니를 간병하면서 지쳤던 몸과 마음을 이곳에서 시행하는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을 통해서 회복했다. 5월부터 7월까지 8주간 주 3일, 회당 1시간 운동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 국민의 건강한 100세 시대’를 표방하며 2012년 시작한 ‘국민체력100’은 국민들에게 과학적이고 규칙적인 스포츠 활동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개별 체력 상태를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하고 평가해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체육 복지 서비스다. 체력 수준에 따라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꾸준히 참여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 당초 노인 대상 프로그램이었지만 13세 이상의 모든 연령층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9개 센터를 추가해 전국 26개 체력인증센터에서 방문자들에게 8∼10주간 체계적인 훈련을 시킨다. 이 씨는 운동처방을 받은 뒤 왕복 오래달리기를 8회에서 24회까지 끌어올렸다. 심폐지구력은 물론이고 근력 등 전반적으로 체력이 올라갔다. 2012년 1만여 명, 2013년 5만6000여 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8만6000여 명이 체력인증센터를 찾았다. 2017년 인증센터를 68개까지 늘려 100만 명 이상을 참여시키는 게 목표다. 인증센터에서 관리하는 체력 요소는 크게 7가지다.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는 심폐지구력(심장질환, 고혈압, 뇌중풍, 만성폐질환 등 예방 및 개선)과 근력 및 근지구력(삶의 필수 체력 향상), 유연성(운동 상해 예방), 신체조성(체질량 및 체지방과 심혈관질환, 당뇨, 암 관련 위험성 판독) 등 5가지 요소를 관리한다. 또 청소년과 성인은 민첩성과 순발력을, 노인은 근기능과 평형성을 관리한다. 과정을 마치면 수준별로 국민체력인증서도 준다. 국민체력100 참여는 홈페이지(nfa.kspo.or.kr)나 체력인증센터(대표 02-410-1014)를 통해 할 수 있다. 경륜과 경정, 스포츠토토(체육진흥복권)를 통해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참가비는 무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희연 씨(52)는 지난해 5월 충북 영동대의 체력증진교실을 찾은 뒤부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노환의 할머니를 간병하면서 지쳤던 몸과 마음을 이곳에서 하는 ‘국민체력 100 프로그램’을 통해서 회복했다. 5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주 3일, 매일 1시간 운동하는 8주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 국민의 건강한 100세 시대’를 표방하며 2012년 시작한 ‘국민체력100’은 국민들에게 과학적이고 규칙적인 스포츠 활동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개별 체력 상태를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하고 평가해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체육복지 서비스다. 체력 수준에 따라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꾸준히 참여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 당초 노인 대상 프로그램이었지만 13세 이상의 모든 연령층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9개 센터를 추가해 전국 26개 체력인증센터에서 방문자들에게 8~10주간 체계적인 훈련을 시킨다. 이 씨는 운동처방을 받은 뒤 왕복 오래달리기를 8회에서 24회까지 끌어 올렸다. 심폐지구력은 물론 근력 등 전반적으로 체력이 올라갔다. 2012년 1만여 명, 2013년 5만6000여 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8만6000여 명이 체력인증센터를 찾았다. 2017년 인증센터를 68개까지 늘려 100만 명 이상을 참가시키는 게 목표다. 인증센터에서 관리하는 체력 요소는 크게 7가지다.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는 심폐지구력(심장질환, 고혈압, 뇌졸중, 만성폐질환 등 개선)과 근력 및 근지구력(삶의 필수 체력), 유연성(운동상해 예방), 신체조성(체질량/체지방, 심혈관질환, 당뇨, 암 관련 위험성 여부판독) 등 5가지 요소를 관리한다. 또 청소년과 성인은 민첩성과 순발력을, 노인은 근기능과 평형성을 관리한다. 과정을 마치면 수준별로 국민체력인증서도 준다. 국민체력100 참여는 홈페이지(nfa.kspo.or.kr)나 체력인증센터(대표센터 02-410-1014)를 통해 할 수 있다. 경륜과 경정, 스포츠토토(체육진흥복권)를 통해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참가비는 무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 대한민국에서 양궁선수로 태극마크를 달려면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대한양궁협회는 매년 국제대회를 앞두고 색다른 방식으로 대표선발전을 연다. 1차 선발전을 맑은 날 치렀다면 2차 선발전은 바람이 심한 날, 3차 선발전은 추운 날씨에 치르는 식이다. 대표선수들의 훈련도 비슷하다. 비, 바람, 더위, 추위 등 다양한 날씨에서 훈련한다. 또 관중이 많은 프로야구장을 찾아 활을 쏘기도 한다. #2.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도 양궁과 비슷하다. 종목의 특성상 언제나 넘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훈련한다. 제일 앞 선수가 넘어졌을 경우, 선수가 옆으로 치고 들어올 경우, 두 바퀴가 남았을 때, 한 바퀴가 남았을 때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뒤 그에 맞춰 훈련한다.○ 스포츠와 플랜B 한국의 양궁과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플랜B’가 잘돼 있기 때문이다. 플랜B는 원래 계획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준비해 둔 예비계획을 말한다.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는 예상하기 힘든 변수로 가득 차 있다. 분석하지 않은 상대를 갑자기 만날 수도 있고, 분석해 둔 상대라도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와 분석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날씨 등의 상황 변수도 있다. 세계적인 선수는 다양한 플랜B를 만들어 훈련 때 반복 숙달한다. 스포츠의 플랜B 훈련에는 ‘재집중 계획(refocusing plan)’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트레이닝’이 있다. 재집중 계획은 원래 계획한 기술이나 작전이 상대의 변칙플레이 등 방해 요인으로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농구경기에서 뒤지고 있는 상대 팀이 작전타임으로 경기의 흐름을 끊을 때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두는 식이다. 시뮬레이션은 연습경기 등 경기 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훈련하는 것이다. 최상급 선수는 초보 선수에 비해 플랜B가 많다.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더 많이 가정하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세운다. 바둑의 고수가 17수에서 50수 앞을 내다볼 수 있듯 세계적인 선수는 수가 많다.○ 사회와 플랜B 일상생활에서도 플랜B가 필요하다. 모든 일이 항상 예상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을 때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은 경제 상황의 변동으로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랜B를 준비해 놓았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플랜B는 사고도 막을 수 있다. 외딴곳의 수련시설에서 진행되는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한 대학생, 수학여행 길에 오른 중고교생, 억새를 지붕으로 만든 야외 바비큐 시설을 이용하는 여행객, 덮개를 씌우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차 운전자, 녹색 보행신호등만 믿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모두 위험 상황에 대처할 플랜B가 필요하다. ‘설마 사고가 나겠어?’라고 방심하다가는 예기치 못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플랜B 세우기는 멘털 기술의 하나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훌륭한 스포츠 지도자는 항상 플랜B로 선수를 무장시킨다. 당장 눈앞에 효과가 나지 않더라도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상해 훈련시킨다. 사회지도자도 플랜B를 생활화해야 한다.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위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를 시뮬레이션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근력-순발력 키우면 부상 위험도 줄어▼ 김재훈 한서대 객원교수는 2000년 ‘노인의 신체적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건강증진프로그램 주요 요인’이란 박사학위 논문에서 “체력이 좋으면 일상생활에서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운동그룹과 비운동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실시한 그는 “노인들은 유연성이 높아지면 전반적인 삶의 질도 좋아졌다. 근력과 평형감각이 좋은 노인들은 낙상 등 사고를 잘 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운동능력은 각종 안전사고를 줄여준다. 스포츠를 통해 순발력과 민첩성을 키우고 근력과 평형감각을 키우면 보행 중 교통사고 등 돌발 상황을 모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용운 경남대 교수(운동역학)는 “근력이 좋고 순발력이 있으면 위험 상황에서 좀 더 빨리 대처할 수 있다. 넘어질 상황에서도 발을 한발 먼저 내디뎌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넘어지더라도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초등생들에게 수영을 필수적으로 가르친다. 섬나라인 일본에서 수영 배우기는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한 일종의 플랜B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체활동과 건강’이란 보고서에서 “규칙적인 운동은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운동효과는 크게 10가지다. 사망률을 낮추고, 심폐질환, 암, 당뇨병, 골관절염, 골다공증, 낙상, 비만도 등을 예방하거나 낮춰준다. 정신건강에도 좋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우울증에 의한 자살과 관련해 스포츠의 효용성을 강조한다. 운동을 하면 감정과 정서, 기분 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일종의 항우울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과 노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이 분비된다는 실험 결과들이 근거다. 최근엔 신경정신과에서도 우울증 처방으로 스포츠활동을 권하고 있다. 학업 부진이나 미취업 등으로 비관하는 청소년들에게 스포츠를 생활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체력이 강하면 스트레스를 이기는 능력도 좋아지며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 신체가 건강하면 자신감이 넘쳐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적극 돕게 된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가 안전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첩경인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재훈 한서대 객원교수는 2000년 ‘노인의 신체적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건강증진프로그램 주요 요인’이란 박사학위 논문에서 “체력이 좋으면 일상생활에서 안전사고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운동 그룹과 비 운동 그룹을 나눠 실험을 실시한 그는 “노인들은 유연성이 높아지면 전반적인 삶의 질도 좋아졌다. 근력과 평형감각이 좋은 노인들은 낙상 등 사고를 잘 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운동 능력은 각종 안전사고를 줄여줄 수 있다. 스포츠를 통해 순발력과 민첩성을 키우고 근력과 평형감각을 키우면 보행 중 교통사고 등 돌발 상황을 모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용운 경남대 교수(운동역학)는 “근력이 좋고 순발력이 있으면 위험 상황에서 좀더 빨리 대처할 수 있다. 넘어질 상황에서도 발을 한발 먼저 내딛어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넘어지더라도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초등생들에게 수영을 필수적으로 가르친다. 섬나라인 일본에서 수영 배우기는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한 일종의 플랜B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체활동과 건강’이란 보고서에서 “규칙적인 운동은 관상동맥 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운동효과는 크게 10가지다. 사망률을 낮추고, 심폐 질환, 암, 당뇨병, 골관절염, 골다공증, 낙상, 비만도 등을 예방하거나 낮춰준다. 정신건강에도 좋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우울증에 의한 자살과 관련해 스포츠의 효용성을 강조한다. 운동을 하면 감정과 정서, 기분 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일종의 항우울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이 분비된다는 실험결과들이 근거다. 최근엔 신경정신과에서도 우울증 처방으로 스포츠활동을 권하고 있다. 학업 부진이나 미취업 등으로 비관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스포츠를 생활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체력이 좋으면 스트레스를 이기는 능력도 좋아지며 다른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 신체가 건강하면 자신감이 넘쳐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게 된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가 안전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첩경인 것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 대한민국에서 양궁선수로 태극마크를 달려면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대한양궁협회는 매년 국제대회를 앞두고 색다른 방식으로 대표 선발전을 연다. 1차 선발전을 맑은 날 치렀다면 2차 선발전은 바람이 심한 날, 3차 선발전은 추운 날씨에 치르는 식이다. 대표선수들의 훈련도 비슷하다. 비, 바람, 더위, 추위 등 다양한 날씨에서 훈련 한다. 또 관중이 많은 프로야구장을 찾아 활을 쏘기도 한다. #2. 쇼트트랙스케이팅 대표팀의 훈련도 양궁과 비슷하다. 종목의 특성상 언제나 넘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훈련한다. 제일 앞 선수가 넘어졌을 경우, 선수가 옆으로 치고 들어올 경우, 2바퀴가 남았을 때, 1바퀴가 남았을 때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뒤 그에 맞춰 훈련한다. ●스포츠와 플랜B 한국의 양궁과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플랜B’가 잘 돼있기 때문이다. 플랜B는 원래 계획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준비해 둔 예비계획을 말한다.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는 예상하기 힘든 변수들로 가득 차 있다. 분석하지 않은 상대를 갑자기 만날 수도 있고, 분석해 둔 상대라도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와 분석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날씨 등의 상황 변수도 있다. 세계적인 선수는 다양한 플랜B를 만들어 훈련 때 반복 숙달한다. 스포츠의 플랜B 훈련에는 ‘재집중 계획(refocusing plan)’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트레이닝’이 있다. 재집중 계획은 원래 계획한 기술이나 작전이 상대의 변칙 플레이 등 방해요인으로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농구경기에서 뒤지고 있는 상대팀이 작전타임으로 경기의 흐름을 끊을 때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두는 식이다. 시뮬레이션은 연습경기 등 경기 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훈련하는 것이다. 최상급 선수는 초보 선수에 비해 플랜B가 많다.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더 많이 가정하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세운다. 바둑의 고수가 17수에서 50수 앞을 내다볼 수 있듯 세계적인 선수는 수가 많다. ●사회와 플랜B 일상생활에서도 플랜B가 필요하다. 모든 일이 항상 예상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을 때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은 경제 상황의 변동으로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랜B를 준비해놓았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플랜B는 사고도 막을 수 있다. 외딴 곳의 수련시설에서 진행되는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한 대학생, 수학여행 길에 오른 중고생, 억새를 지붕으로 만든 야외 바비큐 시설을 이용하는 여행객, 덮개를 씌우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차 운전자, 파란색 보행신호등만 믿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모두 위험상황에 대처할 플랜B가 필요하다. ‘설마 사고가 나겠어?’ ‘괜찮아’ ‘아무 문제가 없어’라고 방심하다가는 예기치 못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플랜B 세우기는 멘탈 기술의 하나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훌륭한 스포츠 지도자는 항상 플랜B로 선수를 무장시킨다. 당장 눈앞에 효과가 나지 않더라도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상해 훈련시킨다. 사회 지도자도 플랜B를 생활화해야 한다.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위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를 시뮬레이션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경제대국 일본은 스포츠 정책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8개를 따내며 미국과 소련에 이어 세계 3위를 한 뒤 일본은 사회체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 덕분에 일본은 전국에 사회인 야구 동아리가 4000개가 넘을 정도로 사회체육 강국이 됐다. 하지만 엘리트 스포츠는 뒷걸음질쳤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4위를 한 한국에 밀려 14위를 한 뒤 계속 뒤처졌다. 위기감을 느낀 일본은 1990년대 말 사회체육을 관장하는 일본체육협회에서 일본올림픽위원회(JOC)를 분리시켜 엘리트 선수 키우기에 나섰다. 올림픽 금메달 15개 획득이란 ‘골드플랜’을 내걸고 엘리트 선수만을 위한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와 훈련소를 만들었다. 한국의 과거 체육과학연구원(현 한국스포츠개발원)과 서울 태릉선수촌을 본뜬 것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을 9위로 밀어내고 5위를 차지해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잃어버린 40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가 통합해 사회체육을 강화하는 기조를 갖췄지만 엘리트 스포츠를 등한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식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스포츠행정)는 “일본이 생활체육을 버리고 엘리트 스포츠에 집중한 게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넓어진 저변에서 올라온 엘리트 선수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강화했을 뿐이다. 엘리트 스포츠에 집중하고 생활체육 발전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체육회와 국체회가 통합되면서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을 동시에 발전시킬 여건은 됐다. 지금부터 저변을 늘리면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JOC는 최근 대기업과 손잡고 선수를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선수 시절부터 채용해 은퇴 뒤에도 정식 직원으로 일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육상과 수영 등 비인기 종목이 많다.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 배영 100m에서 우승한 이리에 료스케(24)는 의료기기 회사인 다이니치산쿄의 직원이다. 인천에서 수영 3관왕에 올라 ‘아시아의 물개’로 떠오른 하기노 고스케(21)도 도요(東洋)대를 졸업하면 기업에 입사한다. 국내에서도 과거 공기업과 은행이 비인기 종목을 의무적으로 키우던 때가 있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경제 대국 일본은 스포츠 정책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8개를 따내며 미국과 소련에 이어 세계 3위를 한 뒤 일본은 사회체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덕분에 일본은 전국에 사회인 야구 동아리가 4000개가 넘게 있을 정도로 사회체육 강국이 됐다. 하지만 엘리트스포츠는 뒷걸음질 쳤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4위를 한 한국에 밀려 14위를 한 뒤 계속 뒤처졌다. 위기감을 느낀 일본은 1990년대 말 사회체육을 관장하는 일본체육협회에서 일본올림픽위원회(JOC)를 분리시켜 엘리트선수 키우기에 나섰다. 올림픽 금메달 15개 획득이란 ‘골드플랜’을 내걸고 엘리트 선수만을 위한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와 훈련소를 만들었다. 한국의 과거 체육과학연구원(현 한국스포츠개발원)과 서울 태릉선수촌을 본 딴 것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을 9위로 밀어내며 5위를 차지,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잃어버린 40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가 통합해 사회체육을 강화하는 기조를 갖췄지만 엘리트스포츠를 등한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식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스포츠행정)는 “일본이 생활체육을 버리고 엘리트스포츠에 집중한 게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넓어진 저변에서 올라온 엘리트 선수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강화했을 뿐이다. 엘리트스포츠에 집중하고 생활체육 발전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이 박사는 “체육회와 국체회가 통합되면서 엘리트와 생활 체육을 동시에 발전시킬 여건은 됐다. 지금부터 저변을 늘리면서 엘리트선수를 육성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최근 대기업과 손을 잡고 선수를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선수 시절부터 채용해 은퇴 뒤에도 정식 직원으로 일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로 육상과 수영 등 비인기 종목이 많다.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 배영 100m에서 우승한 이리에 요스케(24)는 의료기기 회사인 다이니치산쿄의 직원이다. 인천에서 수영 3관왕에 올라 ‘아시아의 물개’로 떠오른 하기노 고스케(21)도 동양대를 졸업하면 기업에 입사한다. 국내에서도 과거 공기업과 은행이 비인기 종목을 의무적으로 키우던 때가 있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대한민국 사회가 지금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리더십이다. 대형 안전사고 때마다 항상 도마에 오르는 것은 미숙한 대응을 불러 온 리더십 부재다. 안전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는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이러한 리더십을 어떻게 키워내고 있을까. 방법은 스포츠를 통해서다. 이 나라들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토대 또한 스포츠를 통해 모든 국민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익힌 규칙이다. 》첫 근대 올림픽인 1896년 그리스 올림픽 때 미국 선수단은 12명이었다. 그들은 모두 미국 아이비리그인 하버드대(7명), 프린스턴대(4명), 컬럼비아대(1명) 학생이었다. 그중 하버드대의 제임스 B 코널리는 육상 세단뛰기에서 금메달, 높이뛰기에서 은메달, 멀리뛰기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프린스턴대의 로버트 개릿 주니어는 원반던지기와 포환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땄고 높이뛰기와 멀리뛰기에서는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아이비리그 학생들이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거둬들인 메달은 500여 개에 이른다.○ 스포츠를 즐기는 리더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스포츠광이다. 고교와 대학 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버드 로스쿨을 다닐 때는 물론이고 대통령 선거 기간에도 농구를 즐겼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였고 그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역시 예일대 야구팀 주장이었다.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은 미시간대 재학시절 미식축구 선수였고, 졸업 후에는 권투 코치와 미식축구 코치를 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도선수 출신이다. 14세 때부터 유도를 한 그는 러시아의 유도 챔피언과 삼보 챔피언을 지냈다. 2002년에는 ‘푸틴과 함께 유도를’이라는 책과 비디오를 펴내기도 했다. 서울대 교수와 서울대 박물관장을 지낸 고 이상백 선생은 대한민국의 두 번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었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 농구부 선수를 거쳐 농구부 감독까지 했다. 이후 일본 농구협회 상무이사, 일본체육협회 전무이사를 지낸 그는 1948년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총무, 1951년 대한체육회 부회장, 1964년 KOC 위원장을 역임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인 다이빙 선수 새미 리는 의학박사로 6·25전쟁 때는 군의관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기본 가르치는 스포츠 미국의 명문 사학들은 전통적으로 스포츠를 중시한다. 하버드대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학업 성적 외에도 과외활동, 품성 및 인성, 운동 능력 등 4가지 분야를 평가한다. 특히 중고교 시절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며 주장을 맡은 학생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을 스포츠를 통해 습득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브라운대와 컬럼비아대, 코넬대, 다트머스대, 프린스턴대, 예일대도 마찬가지다. 리더십과 협동심, 성실성, 사회성, 인내력 등을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학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아이비리그는 미국 동부 유명 사립대학교 간의 스포츠 교류 리그다. 1945년 8개교가 1년에 한 번씩 미식축구를 한 것이 아이비리그의 전초전이었다. 1954년 모든 스포츠로 확대되며 아이비리그가 탄생했다. 현재는 남녀 33개 종목에서 매년 8000여 명의 선수가 경기를 벌인다. 아이비리그는 선수의 능력에 따른 장학금은 절대 지급하지 않는다. 선수학생이 아닌 학생선수를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이비리그의 학생선수들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학업성취도에서 매년 괄목할 성적을 내고 있다. 아이비리그에 학생을 많이 보내는 명문 고교들도 스포츠를 필수 과목으로 정해 인성교육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 이 고교들은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단결력과 절제력, 협동심을 키우고 이기심을 자제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을 배울 것을 강조한다. 미국 대학생들은 4개 그룹 차원에서 스포츠 활동을 즐긴다. NCAA 디비전Ⅰ에 출전하는 엘리트 선수가 있고, 디비전Ⅱ에서 학교 간 친선경기에 출전하는 그룹이 있다. 다음으론 교내 경기로 과별, 학년별로 클럽 대항전이 펼쳐진다. 마지막이 캠퍼스 레크리에이션으로 단순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그룹이다. 하버드대 등 명문대는 스포츠 활동을 해야만 학교의 리딩 그룹에 낄 수 있어 대부분의 학생이 스포츠클럽에 가입해 있다. 미국 대학은 학생들이 수영과 피트니스,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체육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1960년대까지 국내에서도 공부와 스포츠가 따로 떨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국가 주도의 스포츠 육성책이 시작되면서 운동선수 학생과 공부하는 학생이 갈리게 됐다. 학교 체육시간도 줄어들어 공부하는 학생들이 스포츠를 할 시간도 줄었다. 나영일 서울대 교수(체육사)는 “어느 시대나 스포츠는 국가의 인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내려온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라는 말은 신체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스포츠를 교육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스포츠는 사회 배우는 ‘인생 축소판’… 협력-결정 과정 겪으며 리더로 성장 ▼스포츠(운동) 활동 참여는 리더십의 기본 자질을 키워준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스포츠를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이 나온다. 경기 중에는 용기를 발휘해 밀고 나가야 할 때와 과감히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서로 협력해야 할 때도 있다.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해야만 한다. 이런 게 리더십을 키워주는 기본 자질이 된다”고 말했다.○ 리더십 성공 피라미드미국 스포츠계에서 존경받는 고 존 우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농구팀 감독은 리더십의 핵심으로 꼽히는 성공 피라미드를 만들었다(그래픽 참조). 약체 UCLA 농구팀을 맡아 12년 동안 88연승, 10회의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전미대학농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그는 “농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며 “농구를 통해 사회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성공 조건은 단순하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선 평소 생활에서부터 기본을 지켜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만든 성공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 5개 블록은 근면성과 우정, 충성심, 협동심, 열정이다. 그 위 4개 블록은 자제력과 기민함, 진취성, 집념이다. 우든 감독이 강조한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들이다. 김 교수는 “15개의 성공 피라미드에서 가장 밑 두 계단의 9개 블록이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걸 잘하는 선수는 성공하고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를 통한 자존감 상승 리더십에서 자존감은 중요하다. 스스로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인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R J 손스트룀과 W P 모건은 1989년 신체 능력 향상이 자존감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모형을 개발했다. 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벤치프레스의 무게를 올리면서 운동을 시키는 실험을 통해 근육이 생기고 힘이 좋아질수록 자존감이 상승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케네스 폭스는 이 모델을 더 발전시켜 1990년 스포츠 유능감과 근력, 지구력, 외모가 신체적 자존감을 상승시켜 결국 전체적인 자존감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김경원 서원대 교수는 2003년 ‘규칙적인 운동이 신체적 자기개념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12주간 운동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운동한 그룹의 자존감 향상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다음 달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30분벽을 무너뜨릴 겁니다.”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5도쿄국제마라톤에서 2시간33분16초로 개인 최고 기록(2시간38분5초)을 갈아 치운 김보건 씨(27·하나은행 청원경찰·사진)는 첫 해외 마라톤 출전에 한껏 고무됐다. “출발부터 결승선에 들어올 때까지 도쿄 시민들의 응원이 끊이질 않았다. 초반에 다소 오버페이스를 해 잠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열렬히 응원하는 시민들이 있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지난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20대 부문 남자 우수상을 받았다. 동아마라톤사무국은 동아오츠카 후원으로 젊은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그에게 ‘포카리스웨트 영 러너’상과 함께 도쿄 마라톤 출전권을 줬다.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로 떠오른 도쿄 마라톤을 통해 건전한 마스터스 문화를 국내에 전달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대학생 때인 2012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마라톤은 이제 그에게 삶의 중요한 활력소가 됐다. 운동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는데도 2013년 첫 풀코스 도전에서 2시간53분대의 ‘서브스리’(3시간 이내 완주)를 기록할 정도로 몸에도 맞았다. 그는 3월 15일 열리는 201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다시 한 번 개인 최고기록 경신에 도전한다.도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손흥민(23·레버쿠젠)의 골 폭풍이 거세지며 ‘차붐’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의 분데스리가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15일 볼프스부르크와의 안방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터뜨렸다. 팀은 4-5로 졌지만 손흥민은 이날 해트트릭으로 리그(8골)를 포함해 한 시즌 개인 최다(종전 12골)인 14골을 기록했다. 차 감독이 1985∼1986년 레버쿠젠 시절 기록한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골(19골)에는 5골 차로 다가섰다. 최근 손흥민의 상승세를 볼 때 ‘차붐’의 기록은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8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렸다. 2경기에서 1골씩은 뽑아낸 것이다. 손흥민에게 남은 경기는 13경기. 지금의 추세라면 적어도 6골을 추가할 수 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도 기록 경신을 낙관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3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최고 공격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발판으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도약했고,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루며 성장했다. 손흥민에게는 아시안컵이 그런 도약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손흥민 경기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보기 좋다. 아직 어리고 잠재 능력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손흥민(23·레버쿠젠)의 골 폭풍이 거세지며 ‘차붐’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의 분데스리가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15일 볼프스부르크와의 안방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터트렸다. 팀은 4-5로 졌지만 손흥민은 이날 해트트릭으로 리그(8골)를 포함해 한 시즌 개인 최다(종전 12골)인 14골을 기록했다. 차 감독이 1985~1986년 레버쿠젠 시절 기록한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골(19골)에는 5골 차로 다가섰다. 최근 손흥민의 상승세를 볼 때 ‘차붐’의 기록은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8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렸다. 2경기에서 1골씩은 뽑아낸 것이다. 손흥민에게 남은 경기는 13경기. 지금의 추세라면 적어도 6골을 추가할 수 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도 기록 경신을 낙관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3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최고 공격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발판으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도약했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루며 성장했다. 손흥민에게는 아시안컵이 그런 도약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손흥민 경기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보기 좋다. 아직 어리고 잠재 능력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야, 일찍 와야지 왜 이렇게 늦게 왔냐?”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마치고 1일 소속팀 훈련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도착했을 때 최강희 전북 감독이 한교원(25)에게 던진 첫 마디였다. 한교원은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완성하려는 최 감독에게 절실한 카드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오른쪽 날개를 맡는 한교원은 빠른 스피드로 공간을 돌파해 올리는 크로스가 일품이다. 전북 공격 축구의 중요한 축이다. 아시안컵 3경기에 출전해 준우승에 힘을 보낸 한교원은 전북에서 최고 인기 선수로 떠올랐다. 대선배 이동국(36)을 포함해 동료들도 열심히 뛴 한교원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축하해줬다. 하지만 한교원은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대표팀에서 특급스타 이청용 이근호와 경쟁한 그는 이젠 특급 외국인 선수 에닝요와 경쟁해야 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격 축구를 선언한 최 감독은 에닝요를 다시 불러들여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에닝요는 K리그에서 8시즌을 뛰며 80골 64도움을 기록했다. 한교원은 아시안컵을 통해 값진 경험을 했다. 해외파 선수들과 함께 뛰며 시야가 넓어졌다. “대표팀에 가서 (차)두리 형을 보고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고, 내 지난 축구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11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훈련에서 한교원은 이동국을 쳐다봤다. 그의 올해 목표는 이동국보다 더 이타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다. 한교원은 지난 시즌 32경기에 출장해 11골 3도움을 올렸다. 최전방 공격수인 이동국은 13골 6도움을 기록했다. 한교원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내 역할인데 동국이 형보다도 도움을 적게 올려 ‘이기적인’ 선수가 됐다”며 “동국이 형보다 무조건 도움을 많이 하는 건 물론이고 올 시즌에는 10골 10도움에 도전해 보겠다”며 활짝 웃었다.유재영 elegant@donga.com·양종구 기자}

태극전사들의 인기가 자선 경매로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가 옥션 및 월드비전과 함께 진행한 2015 아시안컵 기념 축구사랑나눔경매에서 호주 아시안컵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손흥민과 기성용의 유니폼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손흥민과 기성용이 아시안컵에서 입은 유니폼은 395만5000원과 121만 원에 각각 팔렸다. 손흥민이 개인적으로 내놓은 축구화도 전체 3위인 102만 원에 낙찰됐다. 아시안컵 대표 23명의 유니폼과 개별 물품을 대상으로 한 이번 경매는 3차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경매로 얻은 2143만2000원은 월드비전을 통해 저소득층 아동 축구동아리 10곳에 보내져 낡은 축구용품을 교체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57→2.55→2.22→? 최근 3년간 프로축구 K리그 경기당 평균 득점이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수비축구’가 그라운드를 지배한 결과다. 하지만 올 시즌은 사정이 달라질 것 같다. 상위권 예상 팀들은 모두 ‘공격축구’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2011년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K리그 공격축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해를 “원래의 전북을 찾는 해”로 선언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9일 돌아온 최 감독은 “지난해 우승을 하려고 불가피하게 수비에 치중한 면이 있었다. 이젠 전북을 되찾겠다. 공격축구로 팬들을 즐겁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13년 중국으로 떠났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닝요를 다시 불러들였다. 에닝요는 2012년 전북에서 15골 13도움을 올리며 전북의 공격축구를 주도했었다. 최 감독은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측면에서 지원할 공격수 에두도 영입했다. ‘스틸타카’ 포항의 공격력 강화도 눈에 띈다. 포항은 지난 2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쇄국정책’을 썼던 흥선대원군에 빗대 황선홍 감독이 ‘황선대원군’으로 불린 이유다. 황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의 패싱 축구 ‘티키타카’를 접목해 2013년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K리그 클래식 4위에 머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놓쳤다. 올 시즌 정상 탈환을 위해 황 감독은 미드필더 안드레 모리츠(브라질)와 최전방 공격수 라자르 베셀리노비치(세르비아), 브라질 출신 공격수 티아고를 영입했다. FC 서울 최용수 감독은 8일 전지훈련에서 돌아오며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 아니다. 공격축구로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서울은 2012년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를 표방하고 정상에 오르며 공격축구를 꽃피웠다. 하지만 2013년 4위로 처지자 ‘스리백’이란 수비축구를 들고 나왔다. 지난해 3위로 ACL 티켓은 따냈지만 리그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최 감독은 “매번 우승할 순 없다. 4년 전 처음 감독대행을 할 때부터 던진 메시지를 5년째 접어드는 이제야 실천하고 싶다. 우린 성적보다는 성장을 지향하면서 시즌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위를 차지한 수원도 전북에서 공격수 카이오를 영입하고 왼쪽 측면 공격수 레오를 영입하는 등 공격력을 강화했다. 선수 시절 ‘날쌘돌이’로 불린 서정원 감독이 빠른 공격축구를 펼치기 위한 포석이다. K리그 평균득점은 2010년 2.87골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균관중도 2010년 1만1260명에서 지난해 7731명으로 줄었다. K리그 감독들의 공격축구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신태용 신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45·사진)은 “올림픽팀은 단 1%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팀을 맡았다. 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신 감독은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님이 빨리 쾌차하길 빈다”며 입을 열었다. “20년 가까이 유소년을 키워낸 전문가인데…. 나보다 더 전문가인 분이 끝까지 맡아서 결실을 맺어야 하는데…. 후배로서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프로 지도자를 마다하고 2000년부터 유소년 전임 지도자로 활약한 이 전 감독은 최근 급성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을 코치로 보좌하던 신 감독은 지난달 31일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아깝게 져 준우승한 직후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부름을 받았다. “‘태용아. 지금 이광종 감독 몸이 좋지 않다. 네가 올림픽팀을 맡아야 할 것 같다. 고민 좀 해봐라’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몰랐다”는 게 신 감독의 설명.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광종이 형이 아픈데 올림픽팀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을 해야 하고…. 얼마나 급했으면 날 불렀겠는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결심했다. 신 감독은 “무거운 짐이지만 광종이 형을 위해, 한국 축구를 위해 내가 나서야 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3월 올림픽 지역 예선이 시작되는데 현실적으로 대안이 신 감독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각오는 남달랐다.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현 성남 FC) 감독 시절 ‘신공(신나게 공격해) 축구’를 표방하고 ‘레슬링복 입기’ 등 색다른 승리 세리머니를 했던 때와는 달랐다. 신 감독은 “즐겁고 신나는 축구로 이겨서 광종이 형과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 무실점으로 2, 3골을 넣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늪 축구’라고 불리는 슈틸리케 감독의 수비축구를 계승하면서도 ‘공격축구’를 접목하겠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2010년 성남 일화를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신 감독은 3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전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카타르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나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태환(26)이 검찰의 발표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를 앞두고 국내에서 이미 ‘금지약물이 포함된 것을 알고도 주사를 맞았다’는 결론이 났으면 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박태환이 FINA 청문회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뒤 퇴장하면 바로 징계 여부가 결정된다. 보통 2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게 되어 있지만 관심이 큰 사안이어서 곧바로 통보할 가능성도 있다. 박태환 측은 검찰 수사 결과에서처럼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해 징계를 최대한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핑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에는 고의성이 없었어도 징계는 피할 수 없다.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비밀을 지켜야 했지만 관련 내용을 검찰에 알린 점을 FINA 관계자들이 곱지 않게 볼 가능성도 있다. 도핑 양성반응의 경우 보통 2년 이상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는다. 박태환이 징계 기간을 6개월 정도 줄이면 대표팀 선발전 기간 등을 감안해 내년 8월에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징계 기준이 지난해 소변을 받아간 9월 3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국가대표 규정에 따르면 약물 관련 징계를 받은 선수는 3년 동안 국가대표에 뽑힐 수 없다. FINA에서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국내 규정 때문에 국가대표로 복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여론에 따라 예외적으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태환으로서는 예외적 조항을 적용받을 수 있느냐에 다시 한 번 올림픽에 출전해 마지막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어쨌든 FINA의 징계를 받으면 박태환이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획득한 메달을 박탈당한다. 박태환은 인천에서 은메달 1개(자유형 100m)와 동메달 5개(자유형 400m, 200m,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를 획득했다. 계영 멤버들의 메달도 함께 박탈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내가 외국인이라서 다행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61·사진)은 5일 “인터넷에 뜨는 대표팀 관련 기사들을 직접 볼 수 없는 건 장점이자 다행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의 구자철, 김영권, 정성룡이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익명성의 뒤에 숨어 악성 댓글을 쏟아내는 것은 선수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 얻은 소득 가운데 하나는 이 세 명의 선수가 자신감과 명예를 회복했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언론에 대해서도 “모든 비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다만 사실에 근거하고 논리적인 보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슈틸리케 감독은 ‘워커홀릭’이자 메모광이다. 와인을 가끔 즐기지만 대회 중에는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호주 아시안컵 대회 기간에도 숙소인 호텔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과 상대할 선수들의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일일이 메모를 했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메모를 한 국내 선수들에 대해서는 머릿속에 다 입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자택이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해 휴가를 보낼 예정인 슈틸리케 감독은 쉬는 동안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골프를 치고 싶다”며 국내에서 골프를 쳤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H골프장을 간 적이 있는데 그린을 포함해 코스가 너무 어려웠다. ‘어떻게 이런 골프장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골프 스코어는 90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 달 7일 K리그가 개막하기 전에 휴가를 마치고 귀국해 3월 27일과 31일 A매치 평가전을 준비한다. 아직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다.이승건 why@donga.com·양종구 기자 }

박태환(26·사진)에게 금지약물이 포함된 네비도(NEBIDO) 주사제를 투약한 T병원 김모 원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으로 모든 책임을 박태환에게만 떠넘기고 있다. 검찰에 의해 이번 주말경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놓인 김 원장은 당초 검찰 조사에서 네비도 주사를 놓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투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병원의 안티에이징(노화방지) 프로그램을 받는 사람에게는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는다고 알려준다. 박태환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박태환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 병원장의 책임전가 김 원장이 주장한 남성호르몬 치료제에는 박태환의 도핑 검사에서 나온 테스토스테론이 주요 성분으로 반드시 포함돼 있다. 따라서 김 원장이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준섭 전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서울제이에스병원장)는 “남성호르몬은 영어로 테스토스테론이다. 의사라면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박태환은 주사를 맞기 전 김 원장에게 “나는 도핑 검사를 자주 받는다. 남성호르몬이 문제없느냐”고 분명히 말했다. 이 부분은 김 원장도 인정했다. 세계반도핑규약에 따르면 환자가 운동선수임을 의사에게 알렸을 경우 처방할 약품이 금지약물인지 확인하고 이를 환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만약 의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금지약물을 처방한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당할 수 있다.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하는 운동선수 처방 매뉴얼에도 ‘의사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접속해 약품에 대해 검색 후 처방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원장은 “박태환의 누나가 지난해 11월 병원을 찾아 ‘이 남성호르몬 정말 아무 문제없는 겁니까? 운동하는 애들 맞아도 돼요?’라고 물어 ‘전혀 문제없다. 우리 회원들도 다 맞고 운동하고 골프도 친다’고 대답해줬다”고 밝혔다. 이 병원의 회원들은 일반인이 대부분이다. 결국 노화방지와 재활 전문 병원의 전문의인 김 원장이 박태환의 치료를 일반인 치료 기준에 맞춰서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박태환도 책임은 있다 도핑 검사에 가장 민감해야 할 운동선수이면서 남성호르몬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T병원을 스스로 찾아갔다는 것에 대해 박태환도 할 말은 없다. 한 재활의학 전문의는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쓰지 않아야 하는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병원에 간 것 자체가 문제다”고 지적했다. 송 전 주치의는 “세계적인 선수라면 특정 병원에서 처방한 주사약에 대해 당연히 다른 전문가에게도 금지약물 여부를 물어봤어야 한다. 그럼 단박에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듯이 이번 사태의 더 큰 책임은 김 원장에게 있다. 따라서 김 원장의 주장대로 박태환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수영계를 포함한 체육계의 반응이다. 또 27일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 수사와는 다르게 여론재판식으로 박태환의 잘못을 일방적으로 단죄하는 것 또한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KADA의 관계자는 “지금 아무리 떠들어 봤자 오히려 박태환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FINA가 국내 언론에 나온 내용을 모두 체크하며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데 박태환에게 불리한 일방적인 주장은 ‘박태환을 죽이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