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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송곡고 교무부장 기영 대우건설 상무보 모친상·이재일 씨(목사) 장모상=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5시 40분 02-3010-2231}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는 알아도, 제2연평해전은 잘 몰랐어요. 군인 아저씨가 우리 바다를 힘들게 지킨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꼭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강소희 양(16·경남 김해시)은 7월 영화 ‘연평해전’을 보다가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바다에서 스러진 여섯 용사의 사연을 보며 울었고,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 울었다. 영화를 본 뒤 강 양은 제2연평해전을 기억할 방법을 고민하다 ‘제2연평해전 기억 팔찌’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고무밴드 팔찌에 ‘Battle of Yeonpyeong 20020629’라는 글귀를 새기기로 했다. 숫자는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날이다. 강 양은 8월 용돈 20만 원으로 기억 팔찌 200개를 주문했고 스마트폰 앱 번개장터를 통해 120개를 판매했다. 친구와 함께 ‘2002년 6월 29일 연평해전 결코 잊지 맙시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쓴 쪽지도 함께 넣어 보냈다. 강 양은 지난달 이렇게 모인 수익금 37만4000원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에 기탁했다.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는 감사의 뜻으로 12일 강 양과 가족들을 부대로 초청했고, 수익금으로는 작은 화분을 사서 ‘소희나무’로 명명해 장병들의 생활관에서 키우기로 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북한을 대표하는 문화사절 성격의 모란봉악단이 전격적으로 베이징 공연을 취소한 것은 정상적인 국가 사이에선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단순한 문화공연이 아니라 북-중 간 ‘대형 외교활동’으로 인식돼 큰 관심을 불러 모았기에 그 충격도 더 컸다.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가 가져올 외교적 파장을 잘 알고 있는 북-중 양국은 막판까지 막후협상을 벌였지만 파국을 막지 못했다. 공연장으로 예정되어 있던 베이징(北京) 국가대극원을 기자가 찾은 때는 12일 오전 9시. 남문 쪽 주차장에는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대형 버스 2, 3대가 주차돼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공연이 예정대로 준비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오경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갑자기 서우두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베이징이 발칵 뒤집혔다. 이날 낮 12시 55분 출발 예정이던 고려항공 JS152편은 단원들을 태우기 위해 공항에서 계속 대기하다 오후 4시 7분에야 이륙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단원들을 공항으로 철수시키고 이륙하는 비행기까지 3시간 남짓 잡아놓으면서 양측이 끝까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단원들이 베이징을 떠난 지 20여 분이 흐른 오후 4시 반경에야 국가대극원 측은 공연 취소 공고를 인터넷에 올렸다. 초청 티켓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때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자로부터 표를 얻었거나 암표를 산 시민들은 오후 6시경 국가대극원에 왔다가 취소 사실을 알고 허탈해했다. 이번 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외교 리더십에도 상처가 생겼다. 그래서인지 북한 대표단을 초청한 시 주석의 측근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막판까지 북한 측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썼다. 실제로 단원들이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시간인 12일 오후 이들이 투숙했던 호텔에는 중국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왕자루이(王家瑞·66) 전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드나드는 것이 목격됐다. 지 대사는 오후 8시 반경에야 전용차를 타고 호텔을 나갔으며 오후 10시 10분 베이징 기차역을 출발한 공훈합창단원들을 전송했다.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쑹 부장이 주도한 이번 공연은 북-중 관계를 종전의 혈맹에서 정상국가 관계로 조정하기 위한 ‘시진핑 대북 외교’의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결국 무산되면서 양국 관계 냉각은 물론이고 시 주석의 외교 리더십까지 구겨졌다. 북한의 돌연한 변화의 원인은 10일 나온 김정은의 ‘수소폭탄’ 발언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이에 따른 중국 고위층의 ‘공연 참관 보이콧’이 가장 설득력 있는 해석으로 평가된다. 김정은의 발언은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및 북한 핵개발 반대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이에 중국이 공연 참관단의 격을 낮췄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서 공연 취소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시 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총리 혹은 10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서열 5위의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 적어도 25명으로 구성된 정치국원 중 일부의 공연 참관을 줄곧 원했다. 중국은 한때 정치국원급의 참관을 받아들였으나 김정은의 수소폭탄 발언이 나온 이후 ‘부부장급(차관급)’ 참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김정은 찬양 일색의 공연 내용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중국이 내용 변경을 요구하자 북한이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공연 형식에는 합의했으나 세세한 내용까지는 미처 조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김정은을 띄우기 위해 3대 세습 정당화 등을 중심으로 내용을 짰으나 중국 정부가 거부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 대사와 최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이 평양에 이를 보고했고 전격 철수 지시가 내려왔다는 설명이다. 올해 10월 류윈산의 방북으로 해빙 무드에 들어갔던 북-중 관계는 상당 기간 냉각이 불가피해졌다.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경험한 중국이 북한을 더더욱 믿지 못하는 상황이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연을 수시간 남겨놓고 공연단을 전격 철수시킨 북한의 행동은 외교적 결례를 떠나 몐쯔(面子·체면)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微博)에 김정은을 비하하는 표현과 공연 취소 비난 글을 올리고 있다. 북-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자 진위를 알 수 없는 주장도 난무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13일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주화운동뉴스센터를 인용해 “중국이 북한에 대해 석유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음을 전달하고 중국군 신속대응 부대 2000명을 국경에 긴급 증파했다”며 “이에 김정은이 격노해 베이징에서 12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모란봉악단 공연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중대한 도발’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이런 제재 조치를 북한에 통보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교도통신도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우경임 기자}

“요즘 추운 날씨에 잠을 통 못 잤는데 덕분에 따뜻하게 자겠구먼.” “바람 새는 창문도 고쳐드려야 하는데….” 이경섭 씨(78)는 9일 강원 홍천군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소속 박삼영 중사(31)의 손을 잡은 채 한참 동안 놓지 않았다. 자비로 보일러를 수리해준 박 중사가 고마워서다. 6년간 100회 이상 어려운 이웃들의 보일러를 손수 고쳐준 박 중사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3일 육군에 따르면 4남매를 둔 ‘슈퍼맨 아빠’로 불리는 박 중사는 틈날 때마다 부대 인근 어려운 이웃들의 보일러를 무료로 고쳐줬다. 전등 교체, 웃풍 방지 비닐막 설치, 전기시설 정비 등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중사의 선행은 6년 전 아버지가 보일러 수리비가 많이 들었다며 “추운 겨울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보일러도 못 고치겠더라”고 한 말을 들은 뒤 시작됐다. 알고 보니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보일러 수리 서비스를 받으면 공임비, 출장비를 견적보다 비싸게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 중사는 전기자격증, 보일러관리자격증을 소지하고 입대 전 보일러 설비업체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봉사에 나서게 됐다. 박 중사의 선행은 홍천군 화촌면사무소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부대로 알려왔다고 한다. 그는 “부대 인근 이웃들이라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면 큰 보람”이라고 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지난해 11월 22일 이화영 씨(60)는 베트남·몽골 유학생과 함께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이노베이션 박물관과 경기 화성시 융건릉·용주사를 다녀왔다. 한국의 첨단 산업시설과 문화유산을 함께 소개하기 위한 시니어공공외교단의 활동이었다. 이튿날 베트남 유학생으로부터 ‘부모처럼 돌봐줘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 씨는 “나라를 넘어 마음이 전해졌다는 사실에 기쁨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와 나라를 위한 봉사라는 생각에 공공외교에 애착이 생겼고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외교전의 최전방에 직업 외교관이 활동하고 있다면, 측면과 후방에는 공공외교단이 불철주야 국익을 지키기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이 씨를 포함해 최하경(71) 홍칠선(69) 김현수(59·여) 박준봉(61) 조일연 씨(61) 등 6명의 시니어공공외교단을 만났다. 외교부가 2013년부터 운영해 온 시니어공공외교단은 기업 주재원, 공무원, 교수, 의사, 요리 연구가 등 다양한 전직을 가진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흔히 외교 하면 외국에 나가 벌이는 활동을 떠올리는데 시니어공공외교단은 철저히 국내활동에 매진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1400만 명을 넘어선 만큼 제 발로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매력을 알리는 활동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능숙한 외국어 구사하며 한국의 매력 알려 이 씨는 수년간 한국씨티은행 해외지점에서 근무하면서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한국이 소프트파워를 키우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돼야 하는데 대사관이 벌이는 공식 외교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조흥은행장 직무대행을 지낸 홍칠선 씨는 은행에 재직하는 동안 중앙아시아 고려인, 중국 옌볜 조선족 등 재외동포에 대한 장학금제도를 운영했다. 홍 씨는 “재외동포를 만나 보니 교포 3세쯤 되면 한국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안타까웠다. 이들에게 한국을 정확히 알리고 싶어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직접 우리 문화유산을 공부했다”고 공공외교단 지원 동기를 밝혔다. 오랜 외국생활 경험을 되살려 공공외교에 나서기도 한다. 최하경 씨는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등에서 17년 이상 해외근무를 했다. 50개국 이상 다니던 경험과 외국어 실력을 살려 아리랑 같은 우리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최 씨는 “아리랑 콘서트를 열면 외국인들이 흥얼흥얼 따라 부른다.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소리”라고 말했다. 원래 충주성심학교 특수교육 교사였던 조일연 씨는 한국 최초 농아인 야구부인 성심야구부를 탄생시켰다. 은퇴 이후 스리랑카 초등교육국 사무관으로 파견을 가서 교장으로 일했던 노하우를 150쪽짜리 ‘매뉴얼’로 만들었다. 경희대 치과대학장을 지낸 박준봉 씨는 올해 시니어공공외교단에 합류해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두 차례 의료봉사를 했다. 한국 의료 수준은 이제 베풀 수 있을 만큼 높아졌다. 박 씨는 “1970, 80년대 국내서 반나절 치과 진료를 하면 치아를 반 바가지 정도 뽑을 정도로 구강 상태가 안 좋았다. 요즘 네팔 동티모르 라오스 베트남 등 해외로 치과 진료를 다니면 당시 한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국 홍보가 공공외교 아니다 그렇다면 공공외교란 무엇일까. 시니어공공외교단은 50여 개 활동을 꾸준히 해보니, 한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일방적 홍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깨달았다고 한다. 공공외교는 상호소통이 중요하다는 것. “10월 7일 성균관대에서 한글날 기념 ‘한국학 학술제’에서 중국 멕시코 스웨덴 등 7개국 유학생이 한국 고전부터 케이팝까지 한국 문화에 대해 발표했는데 한국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높더라고요. 한국이 그만큼 다른 나라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을지 의문이 들었죠. 공공외교는 우리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는 것입니다.”(홍칠선) “한국에서 함께 사는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요즘 걸맞은 시민 의식, 인권 의식이 있는지 점검해 봐야죠. 예를 들어 몽골에서 온 유학생에게 ‘말 타고 학교 가느냐’고 묻는 건 실례예요. 모멸감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한류에 매력을 느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요. 한국 사람이 선진국 사람에게 친절하고, 개발도상국 사람에게 불친절하지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면 좋겠어요.”(이화영) 공공외교 콘텐츠도 풍부해져야 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한국 문화와 한국 역사를 비타민 먹이듯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의 ‘성장의 경험’이 새로운 공공외교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한국을 알린다고 하면 한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데 치중하죠. 이보다는 우리 의료 사회복지 특수교육 등 우리가 앞서 나가는 분야를 새로운 공공외교 콘텐츠로 활용해야 합니다.(조일연) “선진국보다는 한국을 롤모델로 삼으려는 개도국에서 공공외교를 확대할 필요가 있어요. 일본에서 공부한 미얀마 공무원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자국의 의대생들을 교육받게 하고 싶다며 방법을 물어보더라고요. 왜 한국이냐 했더니 한국의 속도, 근면, 친절 등 일본과는 다른 장점이 있대요.”(박준봉) 외국에 사는 외국인이 아닌 한국에 사는 외국인에 대한 공공외교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1400만 명을 넘어섰다. 굳이 외국에 나가 많은 예산을 쓰지 않고도 한국의 매력을 알릴 기회가 많아졌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그 나라 엘리트예요. 이들을 지한파, 친한파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4년 공공외교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가나 공무원이 외교부로 돌아가 한국 교회가 학교를 짓는 데 행정적인 도움을 준 적도 있어요.”(이화영) “주한 외국기자, 파워 블로거와 남한산성을 같이 걷고, 점심 먹고 하루를 같이 보냈는데 외로웠는지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이들의 시각이 곧 세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되므로 이런 공공외교가 중요하죠.”(김현수) “아직도 외국에는 한국과 북한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삼성이 일본 회사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아요. 주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이해시키는 것 정말 중요한 활동입니다. 주한 기업 주재원, 기자, 블로거 등이 한국을 잘못 알면 잘못된 지식이 전파되거든요.”(최하경)외국인이 반하는 한국의 매력은? 시니어공공외교 활동을 하면서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갈수록 커졌다. 스스로 알지 못했던 한국의 매력이 외국인의 시각에서 재발견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매력으로 ‘한국 사람’을 꼽아요.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기 때문이라나. 맛있는 한국 음식도 한국 사람이 만드니까요.”(최하경) “한국의 대중교통, 인터넷, 건강보험이 부럽다고 해요. 세계에서 서울만큼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가 없어요. 밤늦게 버스나 전철로 이동할 수 있고 인터넷 접속도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데 대해 놀라더라고요.”(김현수) 이들은 지금이 공공외교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시기라고 말했다. “스리랑카에 ‘코리안 드림’이 있어요. 한국으로 파견될 근로자 8000명을 뽑는 데 몇백만 명이 몰려 도시가 마비될 정도예요. 교류가 없는 볼리비아에도 한류가 대단하고요. 케이팝 등 한류에 열광하는 외국인이 많은 지금이 공공외교를 하기에 대단히 유리한 시점이라고 봐요. (조일연) “맞습니다. 외국 연예인 간담회를 하는데 한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하더라고요. 꼭 개도국에서 온 연예인만 모인 것도 아니었는데요. 예전에 우리에겐 미국이 ‘기회의 땅’이었는데…. 깜짝 놀랐죠.”(김현수) “중동이나 중앙아시아에서 본 한국은 단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룬, 기적을 일궈낸 나라예요. 3년 전 우즈베키스탄에 수교 20주년 공연을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공연장 문을 닫아야 했죠. 한국의 위상이 한참 올라가는 지금 브랜드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속적 관리가 안 되면 한류 등이 단명할 것이라고 봐요.”(홍칠선) 현재 시니어공공외교단 2기 37명이 활동 중이다. 안혜정 외교부 문화교류협력과장은 “시니어들은 이미 전문성과 경험이 축적된 데다 열정도 대단하다”며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지난달 9일 한미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 참여차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방문했다. CSIS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위해 기자들이 안내받은 회의실은 일본인 기부자의 이름을 딴 방이었다. 이곳에서 한일 관계, 한미 관계에 대한 토론이 오갔고 미국 싱크탱크로부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어렵다’ ‘한국이 중국에 경도돼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등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었다. 일본 공공외교의 힘을 새삼 확인한 순간이었다. 공공외교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 결국에는 국제사회에서 우리 영향력을 높이려는 활동이다. 군사, 경제 같은 ‘하드파워’ 대신 문화, 예술 같은 ‘소프트파워’를 발휘하는 외교. 다르게 표현하면 착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개인뿐 아니라 대학, 언론, 비정기구(NGO)를 대상으로 한다. 1965년 미국 전직 외교관인 터프츠대 에드먼드 걸리온 교수가 ‘에드워드 머로 공공외교센터’를 설립하면서 공공외교란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냉전 구조 아래서 상대 국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여론을 움직이려는 정책을 의미했다. 1990년대 들어 냉전이 종식되면서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감소하다가 2001년 9·11테러 등 종교·지역 분쟁이 늘면서 다시 공공외교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확산, 통신수단 혁명으로 ‘피플 파워’가 중요해진 것도 배경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공공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2010년을 ‘공공외교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178개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현지에 맞는 맞춤형 공공외교 사업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각국 오피니언 리더, 차세대 지도자 등을 대상으로 ‘한국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고 청년공공외교단 시니어공공외교단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공외교 사업도 있다. 외교부는 올해 안에 ‘공공외교 활성화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공외교 사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공공외교 예산은 올해보다 10억 원이 늘어난 143억 원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8년 7개월 만에 이뤄진 오랜만의 만남에 ‘탐색전’은 길었다. 남북은 11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산적했던 현안들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고 서로의 생각을 하나씩 확인했다. 오전 10시 40분에 시작된 회담은 30분 만에 전체회의를 마무리한 데 이어 이날 밤 두 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마친 뒤 12일 오전 10시 반 회담을 다시 재개하기로 했다. 우리 대표단과 취재진은 개성 송악프라자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최우선 의제로 삼은 우리 정부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하는 북한의 줄다리기가 계속됐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쉽게 합의할 의제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의견 차가 크다 보니 서울과 평양의 훈령을 기다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박근혜 정부의 첫 남북 당국 간 정례회담은 이처럼 시작부터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수석대표 접촉은 오후 6시 3분에서 7시 15분, 오후 9시 40분에서 오후 9시 55분까지 두 차례 진행됐다.○ 반갑게 인사 건넸지만 팽팽한 신경전 지속 전날 개성에 미리 도착했던 북측 대표단은 이날 회담장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1층 로비에 나와 남측 대표단을 맞이했다. 북측 대표 중 한 명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은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로 직접 마중을 나왔다. 오전 10시 40분 전체회의는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며 시작했지만 팽팽한 신경전이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백범 김구 선생이 애송한 한시 ‘야설(野雪)’의 한 구절을 언급했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황 차관은 “들판에 눈이 내리면 길을 걸을 때 갈지자로 걷지 말고 서로 잘 걸어가라는 의미를 담은 시”라면서 “처음 길을 걸어갈 때 온전하게 잘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이에 전종수 북측 수석대표는 “본격적인 남북관계를 푸는 회담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우리가 장벽을 허물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 나가자”고 ‘성과’에 무게를 뒀다. 정부는 회담 의제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가장 먼저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회담의 성과에 따라 생사 확인→서신 교환→정례화→상봉자 수 확대→고향 방문 등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남측 이산가족 대 북측 금강산 관광의 간극 북한은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열린 사전 실무접촉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요 의제로 꺼낸 뒤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의 필요성을 갖고 있지만 명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2011년 공표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문제, 신변 안전 보장 및 재발 방지 약속이 우선돼야 한다”며 “속도를 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남북 차관급 회담 대응 전략을 막판까지 점검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선 2차 차관급 회담 날짜를 확정하고 각각 의제를 다룰 실무 분과(운영)위원회 개최 합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호응한다면 금강산 면회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시작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단계별로 풀어가는 해법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8·25 고위급 합의에 따른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독일 차량인 폴크스바겐 ‘제타’와 벤츠 ‘E230’, 북한제 ‘휘파람’을 타고 개성공단에 등장했다. 회담장에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생산한 ‘봉학샘물’(500mL)이 제공됐다.우경임 woohaha@donga.com·정성택 기자 /개성=공동취재단}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모 씨(27)가 일본 경시청 조사에서 일시적으로 혐의를 인정했다가 부인하는 등 오락가락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전 씨가 전날 조사에서는 ‘두 차례 신사를 찾았으며 23일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으나 10일 오전 조사에서는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일본 경시청 조사 결과 전 씨가 야스쿠니신사 남문 화장실에 들른 것은 사실상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화장실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와 전 씨가 묵었던 호텔에서 채취한 DNA가 일치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전 씨가 첫 일본 방문이었음에도 2박 3일 동안 신사 주변만 돌아다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심스러운 행적을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전 씨가 일본에 머문 지난달 21∼23일 폭발물 부품을 구입한 행적을 쫓고 있지만 일본에서 판매점 등에 들른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전 씨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을 한국에서 가져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배경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에 직접 일본인 수사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부품을 산 흔적이 나오거나 거주지 등에서 관련 물품이 발견되면 유력 증거가 된다. 또 일본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화약이 담겼던 20cm가량의 금속 파이프 4개를 폭발물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감정도 진행하고 있다. 전 씨의 휴대전화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전 씨는 현지에서 선임된 국선 변호인과 접견하면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전 씨의) 신원과 얼굴 사진, 이름이 공개되는 등(의 행태)에 대해 오늘 아침 외교채널로 일본 측에 공식 항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신문들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10일자 조간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일본 경찰과 이동하는 전 씨의 얼굴을 선명히 드러나게 실었다. 산케이신문은 10일자 조간 1면과 3면, 27면 등 3개 면에 걸쳐 관련 뉴스를 보도했으며 일부 TV 방송 해설자는 “전 씨가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재입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악의적인 코멘트를 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고위 언론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국민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우경임 기자}
지난 달 23일 일본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모 씨(27)가 일본 경시청 조사에서 일시적으로 혐의를 인정했다가 부인하는 등 오락가락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전 씨가 전날 조사에서는 ‘두 차례 신사를 찾았으며 23일 폭발물을 설치했다’ 진술했으나 10일 오전 조사에서는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일본 경시청 조사 결과 전 씨가 야스쿠니 신사 남문 화장실에 들른 것은 사실상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화장실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와 전 씨가 묵었던 호텔에서 채취한 DNA가 일치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전 씨가 첫 일본 방문이었음에도 2박3일 동안 신사 주변만 돌아다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심스러운 행적을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전 씨가 일본에 머문 지난 달 21~23일 폭발물 부품을 구입한 행적을 쫓고 있지만 아직 단서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은 “부품구입 행적을 찾기위해 한국에 직접 일본인 수사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부품을 산 흔적이 나오거나 거주지 등에서 관련 물품이 발견되면 유력한 증거가 된다. 일본 경찰은 또 현장에서 발견된 화약이 담겼던 20cm 가량의 금속 파이프 4개를 폭발물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감정도 진행하고 있다. 파이프가 폭발물로 인정되고 전 씨와의 연관성이 드러나면 ‘폭박물단속벌칙’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전씨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만 조사를 받고 있다. 전 씨의 휴대전화도 압수되어 분석에 착수된 상태이다. 한편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전 씨의) 신원과 얼굴 사진, 이름이 공개되는 등(의 행태)에 대해 오늘 아침 외교채널로 일본 측에 공식 항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신문들은 10일자 조간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일본 경찰과 이동하는 전씨의 얼굴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실었다. 특히 산케이신문은 10일자 조간 1면과 3면, 27면 등 3개면에 걸쳐 관련 뉴스를 보도했으며 일부 TV 방송 해설자들은 “전 씨가 재입국한 것은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했을 가능성”이라는 악의적인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고위 언론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씨의 얼굴과 신원을 공개한데 대해서도 일본의 한 메이저신문 사건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일본에서는 경찰이 용의자 체포라는 공권력 행사 단계에서도 얼굴과 주소를 공개하며 언론들도 주요 사건의 경우 보도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특별히 얼굴 사진을 제공한 것은 전혀 없으므로 미디어 종사자가 멋대로 한 것이 아니겠냐”며 “정부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지난해 5월 교육부 공무원 A 씨(52·6급)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예술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초중고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예산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대학에 설치된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단에 친인척을 연구원으로 허위 등록해 연구비를 가로채고, 뇌물을 받은 혐의였다. A 씨의 금품수수 및 횡령액은 무려 1억 원이 넘었다. 이런 부패 사건이 감점요인으로 반영되면서 교육부 청렴도는 지난해보다 0.46점이 하락했고 올해 최하위 등급(5등급)을 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617개 기관을 대상으로 8∼11월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부처 가운데 청렴도 평가 최하위 기관은 교육부 보건복지부, 최상위 기관은 통계청 새만금개발청이었다. 공공기관 청렴도는 절대평가와 함께 비슷한 크기의 기관끼리 묶어 상대평가를 병행하고 있다. 기관이 크면 부패 사건도 늘어나는 통계적 오류를 보정하기 위해서다. 복지부는 2000명 이상 기관 중에 가장 낮은 점수(6.88점)로 4등급을 받았다. 교육부는 2000명 미만 기관에서 가장 낮은 점수(6.89점)로 5등급을 받았다. 1년 내내 국방 비리로 지탄받은 방위사업청이나 수년째 최하위권에서 맴돌던 검찰청 국세청보다도 낮은 점수였다. 곽형석 부패방지국장은 “부패 사건 발생으로 감점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복지부는 올해 6월까지 1년간 부패 행위로 징계를 받은 건수가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부는 금품수수나 횡령 등 부패 행위 금액이 약 1억40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곽 국장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역사 교과서 논란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민원인이 평가한 외부청렴도(7.63점)에 비해 직원이 직접 평가한 내부청렴도(7.09점)가 오히려 낮은 독특한 현상이 나타났다. 메르스 홍역을 겪고 난 뒤 기관 내부에서 부정적인 응답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교육부는 내부청렴도(7.94점)가 외부청렴도(7점)보다 높고 차이도 컸다.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정책고객 평가(6.01점) 역시 중앙부처 가운데 가장 낮았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8일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지연과 관련해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통령의 국회 비판은 최근 한 달 새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 국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회냐”며 “국회가 명분과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채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 되어 청년들의 희망을 볼모로 잡고 있는 동안 우리 청년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말로는 일자리 창출을 외치면서도 행동은 정반대로 노동개혁 입법을 무산시킨다면 국민의 열망은 실망과 분노가 되어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박 대통령은 “선거에만 신경 쓰는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이 선거에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테러방지법 미처리로 테러에 대한 피해를 봤을 때 국민은 국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노동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정조준했다. 박 대통령은 “낡은 노동시장 구조를 고집하며 개혁을 거부하는 것은 청년들과 나라의 미래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많은 국가가 위기가 눈앞에 닥친 후에야 혹독한 대가를 치르면서 개혁에 나서거나,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다 개혁의 시기를 놓쳐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봐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438일째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비롯해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안, 북한인권법은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 5개 법안은 연내에 처리하길 촉구했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련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일자리를 위해서는 의료서비스 분야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제 와서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자고 하면서 법 통과를 안 시키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참여정부 당시 추진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다르다”며 “당시에는 병원부대사업을 허용하되 환자 진료와 관계없는 것만 해당된 반면 지금은 의약품, 의료기기 등 사실상 병원 영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우경임 기자}
A 씨는 2013년 5월 아동복지시설 원장이 보조금 2200만 원을 빼돌린 사실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아이들 식비 등 생활비로 쓰여야 할 돈이었다. 권익위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되면서 A 씨는 400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권익위는 2013∼2015년 3년간 부패신고자 83명에게 보상금 29억5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7일 밝혔다. 부패신고를 통해 국고로 환수한 금액은 438억 원에 이른다. 부패행위 유형별로 보상금 지급 건수를 보면 A 씨처럼 ‘보조금 횡령 또는 허위 청구’가 53건으로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이 같은 보조금 비리는 연구개발(R&D), 농수축산, 보건·복지, 고용 등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 전반에서 나타나 보조금 누수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공공기관 예산의 횡령 및 부당 사용’ 14건(16.9%), ‘공공기관 발주 사업 등 계약불이행’ 8건(9.6%) 순이었다. 부패행위 분야별 보상금을 보면 산업자원 분야가 15억6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교통 분야가 7억5000만 원, 보건·복지 분야가 2억20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패신고 기관별로는 지방자치단체가 33건(39.8%)으로 중앙행정기관(22건·26.5%)보다 많았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황부기 통일부 차관이 11일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로 나설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또는 10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남북이 동시에 대표단 명단을 교환한다”고 6일 밝혔다. 차관급으로 격(格)을 맞춘다면 북한 수석대표로는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나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실무접촉에서 우리 정부는 황 차관이 수석대표가 될 것임을 이미 북측에 설명했다. 황 차관은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연락지원부장과 교류협력국장 등을 역임했고 2005년부터 3년간 개성공단 내 남북경제협력사무소장으로 일했다. 하지만 2013년 6월처럼 격(格)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지난달 26일 실무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해 2월 차관급 남북 고위급 접촉 때 원동연 통전부 부부장이 나왔다”고 설명하자 북한 대표는 “그럼 (그때처럼) 대통령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나올 거냐”고 맞받아쳤다고 한다. 북한이 이번에도 청와대 인사를 고집한다면 외교부 출신인 조태용 대통령국가안보실 1차장이나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 등이 수석대표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남북관계가 안 좋은데 복합농촌단지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신입 탈북민 공무원) “민간단체나 국제기구가 간접 지원하는 등 상당히 진척이 됐습니다.”(선배 공무원) “북한에서 나무를 다 베껴 먹어서 산림 조성이 중요합니다.”(신입) “1970년대 한국도 민둥산이었지만 산림녹화에 성공했습니다.”(선배)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탈북민 신입 공무원 기본교육시간의 대화 내용이다. 통일부는 최근 북한이탈주민 5명을 일반직 7급(2명)을 포함한 정규직 공무원으로 공개 채용했다. 5명 채용에 104명이 몰릴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만큼 교육에 임하는 자세도 남달랐다. 2005년 한국에 들어온 이경희 씨(42·9급)는 가정을 꾸리고, 돈을 벌어 남은 가족까지 데려온 ‘똑순이’ 주부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다 이번에 ‘정식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이 씨는 북한에서는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는데 한국에서는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북한에선) 유치원부터 세뇌 교육을 받는 데다 먹고살기 바빠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고 살았어요. 한국에 와서야 ‘나라는 인간이 있구나, 소중한 존재구나’라는 걸 처음 깨달았죠.” 이 씨는 공무원이 돼 자아실현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사이버대에 진학해 심리학도 공부했다. 방금철 씨(30·9급)는 2002년 8월 18일 북한어선을 타고 서해로 귀순한 ‘보트피플’ 중 한 명이다. 당시 고교생이던 방 씨는 한국 정착 13년 만에 공무원이 됐다. 인천기능대를 졸업하고 자동차공업사 등에서 일하다 이번에 운전 9급으로 채용됐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자격증을 따는 데 집중했다. 이번 합격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뛸 듯이 기뻐했다. “북한에서는 모든 정보가 차단돼 먹고사는 일 외에는 관심을 갖지 못했어요. 직접 통일정책을 만들진 않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요. 통일부에서 일하게 돼 감회가 남다릅니다.” 이 씨는 앞으로 경기 안성시 제1하나원에서 근무하게 된다. 그는 “탈북민이 2만8000명이 넘었는데, 이는 새로운 이산가족이 2만8000가족 생겼다는 뜻”이라며 “통일 이후 이들의 아픔을 달랠 수 있도록 탈북민 정책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방 씨는 “다른 부처에도 탈북민이 확대 채용될 수 있도록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3, 4일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북한군 제4차 포병대회에 참석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이 수행했고 해임설이 제기됐던 박정천 부총참모장 겸 화력지휘국장도 등장했다. 포병대회는 인민군의 각급 포병부대,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 지휘관, 정치 일꾼들과 군사학교 일꾼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다. 김정은은 포병대회 연설에서 “포병에 대하여 잘 모르면 현대 작전과 전투를 원만히 조직·지휘할 수 없다”며 “포병부대 훈련에서 형식주의, 고정 격식화, 멋따기(멋 부리기)는 최대의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포무장 장비들을 현대화하기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시킬 것”을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의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졸업논문이 포병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활용에 관련한 것이었고, 집권 이후 전략군사령부를 신설했을 정도로 포병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 5일자 1면 포병대회 사진에는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8월 우리 군의 포격 대응 사실을 뒤늦게 보고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던 박정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천은 이날 주석단 맨 앞줄, 김정은의 오른쪽 네 번째 자리에 앉았다. 박정천은 2013년 4월 상장(별 3개)으로 진급하며 실세로 부상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후 중장→상장→소장(별 1개)으로 진급과 강등을 반복하고 있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위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뒀다.” 감사원은 30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성과 분석’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최종 감사 결과는 ‘정치 감사’ 논란을 의식한 듯 7월 발표 때와 강조점이 사뭇 달랐다. 7월 중간발표에서는 “원래 목적인 자원 확보는 미미하고 추가 투자비를 부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어 국민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며 사업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차이가 났다. 감사원은 지금까지 해외 자원 개발을 위해 169개 사업에 35조8000억 원이 투자됐지만 앞으로 사업을 계속하려면 48개 사업에 46조6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조 조정으로 사업의 옥석(玉石)을 가려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 선언한 전 사무총장이 진두지휘 감사원은 이날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감사로 인해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위축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감사 결과와 배치 △사업 특성상 초기 실적만 평가한 것은 무리라는 지난 중간발표에서 제기됐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피감기관과 지난 정부 관계자의 ‘정치 감사’라는 반발을 의식한 해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사업 평가 모델을 만든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이번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성과 분석 감사는 최근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영호 전 사무총장이 진두지휘했다. 김 전 사무총장과 해당 국장은 직접 호주와 캐나다, 칠레, 카자흐스탄 등 8개국을 찾아 해외 자원 개발 감사에 나섰다. 사무총장이 외국으로 실지 감사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다. 그리고 김 전 총장이 감사위원으로 옮기기 사흘 전인 7월 14일 중간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보통 감사 결과는 감사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친 다음에야 발표되므로 중간발표는 이례적이었다. 감사원은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감사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 감사’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당시 이명박 정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출마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 온 김 전 총장이 ‘친이(친이명박)’계를 공격할 만한 명분을 준 셈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비스트·다나 일부 사업 정리될 듯 한국석유공사 등 3개 공사는 모두 169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종료된 사업을 제외하고 99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사업 규모가 큰 사업을 대상으로 전략 가치와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자산 평가 모델’을 적용했더니 10여 개 사업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이들 사업에 추가 투입해야 하는 비용은 약 1조 원이다. 캐나다 하비스트 사업이나 영국 다나 유전 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일부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3개 공사가 앞으로 5년 동안 24조500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 가운데 7조9000억 원을 차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이들 공사가 자체 추정한 3조4000억 원의 2.3배가 넘는 수치다. 한편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자원 개발은 수익성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부채 감소 등 자산 합리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한 해외 자원 개발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의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재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오후 출국했다. 30일 오전(현지 시간) 프랑스가 주최하는 COP21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5박 7일간 프랑스, 체코 순방 일정을 소화한다. 박 대통령은 147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COP21 정상회의에서 10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신기후체제 출범을 지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경험과 함께 개도국 지원 방안을 밝힌다.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는 196개국은 이미 논의한 파리 합의문(Paris Agreement) 초안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법적 구속력 △개도국에 대한 재정 지원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 도출을 시도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역점 사업으로 삼고 있는 신기후체제가 1997년 도쿄의정서 이후 18년 만에 출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각국 정상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행위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협력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이 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만남에서 일본군 위안부 해법을 논의할지도 관심사다. 다음 달 1일에는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특별 연설을 한다.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과의 별도 면담과 오찬도 예정돼 있다. 이어 체코 프라하로 이동해 한-체코 정상회담을 비롯한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진행한다. 다음 달 3일에는 첫 한-비세그라드(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중유럽 4개국 지역협력체) 정상회의를 한다. 박 대통령은 비세그라드 회원국과의 양자 회담을 한 뒤 5일 귀국한다.우경임 woohaha@donga.com·조숭호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25일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한 후원금 1억 원을 아시아녹화기구(www.greenasia.or.kr)에 전달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수원 서울사무소에서 임직원 1만1000명이 모은 1억 원을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에게 전달했다. 1억 원으로는 묘목 3만3000그루(임직원 1인당 3그루)를 살 수 있다. 고 위원장은 감사의 뜻으로 직접 쓴 책 ‘국정은 소통이더라’를 조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 책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산림녹화를 추진했던 경험이 담겨 있다. 아시아녹화기구는 동북아 사막화 방지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14년 3월 민간 주도형 산관학 국제 협력기구로 창립돼 ‘한반도녹화계획(Green Korea Project)’을 추진 중이며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기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ARS 060-707-1700으로 전화(통화당 3000원 기부)하거나 계좌 이체(우리은행 1005-002-728921·예금주 기후변화센터 아시아녹화기구)를 하면 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6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북한 수석대표로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확정됐다. 남측 수석대표는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이다. 남북은 24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당국회담 실무접촉에 나설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우리 대표단은 김 본부장과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국무총리실 국장 등 3명이고 북한 대표단은 황 부장과 김명철, 김철영 등 3명이다. 북한은 예상과 달리 2013년 6월 당국회담 실무접촉 수석대표인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 대신 황 부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웠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황 부장은 민간교류 업무를 주로 담당해 온 ‘실무형’ 인물”이라며 “금강산 관광 재개,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 등을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이 폐암으로 투병하다 24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신 전 원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3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이어 대검 중앙수사부장, 광주고검 검사장 등 검찰 요직을 거쳐 1993년 김영삼 정부 초기 법무부 차관에 올랐다. 국가정보원 1, 2차장에 이어 김대중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을 지냈다. 2001년 3월부터 노무현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2년 1개월 동안 최장기 국정원장을 지냈다. 그러나 신 전 원장은 2005년 국정원이 정치인 언론인 등 각계 인사 1800여 명의 휴대전화를 불법 감청했던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구속됐다. 당시 국회 정보위에서 “세계 어느 정보기관도 휴대전화 도청 기술은 없다”며 부인했지만 2006년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신 전 원장은 2009년 무소속으로 전주 완산갑 재선거에 도전해 제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수희 씨(73)와 아들 혁 루크앤폴 대표이사, 딸 수연 수정 수아 씨, 사위 김인집 씨(의사), 서민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7시. 02-3010-2631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