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울산경제자유구역(UFEZ)이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이끌 중심축으로 도약하고 있다. 울산시가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원전해체 지구, 부유식풍력지구와 연계해 울산경제자유구역을 울산의 미래 먹거리 전초기지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 9곳이 운영 중이며, 울산은 지난해 6월 지정됐다. UFEZ는 수소산업거점지구, 일렉드로겐오토밸리, R&D(연구개발) 비즈니스밸리 등 3개 지구 4.7km²다. 전체의 약 87%가 개발을 완료했고, 나머지는 2023년까지 개발 예정이다. UFEZ에는 2030년까지 총 1조1704억 원을 들여 수소에너지 등 신산업과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을 연계하는 전진기지로 개발된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2030년 기준 생산 유발효과 12조4385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조9036억 원, 취업 유발효과는 7만6712명으로 추산된다. 개발을 총괄할 울산경제자유구역청도 올 1월 울산시청 인근에 개청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타 지역 경제자유구역과 차별화를 위해 구역 확대를 추진한다. 동북아 오일가스허브지구, 원전해체지구(에너지융합산단 일원), 부유식풍력지구(강양·우봉 산단 유력) 등을 추가로 편입해 사업 분야를 다각화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올 연말까지 사업 타당성 등을 분석해 정부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동북아 오일·가스허브지구는 현재도 정부가 2조5771억 원을 들여 2450배럴 규모의 가스와 석유 저장시설을 구축해 국제석유거래를 주도하는 국책사업이 진행 중이다. 원전해체지구는 원전해체연구소를 부산과 공동유치하면서 울산을 세계 5대 원전해체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부유식 풍력지구는 에너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주기를 담당하는 집적화 단지 조성이 목표다. 연계 교통망도 강화한다. 1000억 원을 들여 R&D비즈니스밸리와 KTX 울산역세권을 잇는 길이 5km, 폭 20m 도로를 2028년까지 개통해 물류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입주기업의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 입주기업을 선정해 규제특례와 시제품 제작, 전문가 자문,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하는 혁신생태계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울산의 혁신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타깃기업으로 선정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끌어 내기위해 온택트(Ontact) 투자유치활동을 활성화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올 6월에는 K-뉴딜 이니셔티브, 한국-EU 그린 커넥션, 세계경제자유구역협회 연례회의에도 참가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울산경제자유구역청 개청 5개월 만에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스엠랩으로부터 투자유치를 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1215억 원을 들여 울주군 하이테크밸리산단에 공장을 짓는다. 조영신 울산경제자유구역청장은 “울산의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경제 선도도시, 동북아 에너지 중심도시로 거듭나도록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견인차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일-학습병행 사업’을 한층 강화한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일-학습병행 사업은 독일과 스위스 등 기술 강국의 도제(徒弟) 제도인 ‘일터 기반 학습’을 국내 여건에 맞게 설계한 것이다. ‘학습 근로자’가 기업에 채용돼 교육기관과 기업에서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배우는 현장 중심의 교육훈련 제도다. 이 사업은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능력개발 방법으로 평가받아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대한민국 정부혁신 사례 10선에 뽑히기도 했다. 2014년 도입 이후 올 6월까지 1만7000 개 기업과 약 11만 명의 근로자가 참여했다. 학습 근로자는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 조기에 취업해 회사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익힐 수 있다. 일반 근로자와 동등한 지위와 대우를 받는다. 회사도 재교육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 환영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실태조사 결과 일-학습병행을 실시한 사업주 92.3%가 재참여를 희망했다. 공단은 이 사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고등학교 단계에서 일-학습병행(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을 강화하고 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특성화고 2, 3학년생이 ‘학습 근로자’로 기업에 채용돼 전문대와 폴리텍대학 등 교육기관에서 실무와 이론을 동시에 배우도록 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훈련 제도다. 공단은 지난해 시범 도입한 ‘잡마켓’(Job Market)도 전국 도제(특성화) 고교에 확대 적용해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잡마켓은 도제 학생이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장기간 근무하도록 참여 단계부터 적성과 진로에 맞는 기업을 찾아주는 제도. 기업 인사담당자나 대표(CEO)가 기업에 대한 사전설명회를 열고 학생은 자기소개 영상을 사전에 공유해 정보를 교환한다. 학생은 다양한 방식의 화상 면접을 보고 기업 견학을 하는 등 채용 전 사전 체험도 확대하는 방법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시범사업에서 149개 기업에 303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 공단은 이달부터 전국 도제 학교로 사업을 확대했다. 경북생활과학고 A 군(18)은 “잡마켓 설명회에 참여한 후 일-학습병행 현장훈련을 통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기업에서 일과 배움을 함께 경험하면서 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여상 B 양(18)은 “잡마켓을 통해 면접 준비, 회사 예절 등 기본 소양을 사전에 익힐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며 “회사가 잘 하는 점은 인정해주고 부족한 점을 계속 채울 수 있게 지도해줘 발전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어수봉 공단 이사장은 “많은 고교생들이 전문 분야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해 숙련기술자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경남 김해 롯데워터파크가 안전한 방역으로 여름 관광객을 맞는다. 롯데워터파크는 남태평양 화산섬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광이 특징. 총 면적은 축구장 17개에 해당하는 12만2776m²다. 롯데워터파크의 가장 큰 자랑은 국내에서 가장 큰 파도풀인 ‘자이언트 웨이브’. 폭 120m, 길이 135m에 이르는 파도풀에서는 최대 2.4 높이의 파도가 덮쳐오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토렌트리버’도 1.2m 높이의 강한 파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살을 튜브를 타고 온 몸으로 즐길 수 있다. 높이 21m, 길이 170m에 달하는 부메랑 모양을 한 슬라이드인 ‘자이언트 부메랑고’도 6인승 튜브를 타고 빠르게 올라갔다 하강하는 코스가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수로를 따라 급류타기를 하는 ‘래프팅 슬라이드’와 대형 깔때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토네이도 슬라이드’도 스릴 넘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389m 길이로 공중에서 워터파크를 한 눈에 내려보며 즐길 수 있는 ‘짚라인’도 인기다. 실내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면적의 실내 파도풀인 ‘티키 웨이브’와 종합 물놀이 시설 ‘티키 아쿠아 플렉스’ 등 16개의 다양한 물놀이 시설이 있다. 9월까지 야간 파도풀 서핑과 다양한 난이도의 서핑을 할 수 있는 ‘와일드 서핑’도 운영된다. 8월 주말에는 지역 가수들의 버스킹 공연이 마련된다. 롯데워터파크는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입장객 체온 측정과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용인원을 최대 30% 수준까지 축소 운영해 충분한 거리두기에 방수 마스크도 무료로 지급한다. 안전관리 전담 직원이 수시로 입장객의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이용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슬라이드 탑승을 마칠 때마다 튜브를 소독하고, 모든 풀장과 스파 수질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여과기와 자동 살균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 할인혜택도 있다. 최홍훈 대표는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여름을 나도록 시설관리와 방역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이르면 19일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4명까지만 허용하는 조치가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 실시된다. 수도권 중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비수도권에서도 ‘오후 6시 이후 3인 금지’를 실시할 가능성도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비수도권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4명까지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논의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제안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다. 현재 수도권은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돼 모임 인원이 4명(오후 6시 이후 2명)까지 가능하다. 비수도권은 1, 2단계가 적용돼 모임 허용 인원이 4∼8명이다. 중대본의 제안에 광주 울산 강원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 7개 시도가 동의했다. 해당 지역에선 이르면 19일부터 모임 허용 인원이 4명으로 줄어든다. 대전 세종 충북 부산(오후 6시 이후)은 이미 4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대구 경북 충남은 검토 중이다. 김 총리는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 비수도권에서도 오후 6시 이후에는 모임 인원을 추가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8일 비수도권 모임 제한에 대한 최종 결정 내용을 발표한다. 그만큼 비수도권의 확산세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36명. 이 중 비수도권 확진자가 379명(24.7%)이었다. 여전히 수도권 확진자가 많지만 이달 들어 비수도권 확진자의 증가율은 수도권보다 3배로 높았다. 최근 전주 대비 확진자 수 증가율이 서울은 22.5%였지만 경남 317.6%, 광주 270.6% 등 비수도권은 대부분 급증했다. 이는 여행과 원정 유흥 등 휴가철 ‘풍선 효과’의 영향이다. 실제 평일인 13일 수도권의 이동량은 11%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9%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주말이 매우 중대한 기로가 됐다”며 “‘짧고 굵은’ 4단계를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관광객 몰리며 곳곳 비상… 충청 생활치료센터 남은 병상 8개뿐 정부가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의 사적 모임 인원을 4명까지로 제한하려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주민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감염병이 퍼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이미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확진자 증가 속도는 최근 비수도권이 수도권을 추월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는 소상공인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안한 ‘5인 금지’에 동의했다.○ 강원은 최다 확진, 부산은 유흥시설 ‘셧다운’ 아직 7월 중순이지만 여행객들이 유명 관광지로 몰리면서 전국 곳곳에서 비상이 걸렸다. 동해안을 낀 강원은 16일 오후 9시 기준 4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올해 들어 하루 확진자로 가장 많다. 이 중 73.5%인 36명이 강릉(22명), 동해(7명), 삼척(3명) 등 동해안을 낀 지자체에서 나왔다. 동해안 82개 해수욕장은 이날 동시에 문을 열었다. 강원 속초시의 한 주점은 입구에 ‘당분간 외부 관광객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부산은 19일부터 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과 노래연습장 등의 운영을 중단한다. 지금까지는 오후 10시까지 운영이 가능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하루 관광객 3만5000여 명이 찾는 제주는 7월 들어 18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최근 일주일에 100명이 발생했다. 여기에 절반 가까운 확진자가 휴가철 여행객 등 타 지역 거주민이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민 이동량이 늘고 있다.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분석한 13일 비수도권 이동량은 1510만 건으로 일주일 전인 6일(1385만 건)보다 약 9% 늘어났다. 반면 12일부터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된 수도권의 이동량은 13일 1646만 건으로 1주 전(1849만 건)보다 11% 줄었다. 비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비수도권의 최근 일주일(10∼16일) 일평균 확진자 수는 356명으로, 한 주 전(183명)의 2배에 가까운 94.7%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확진자 수가 32.8%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다. 지역별로는 경남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이곳은 하루 15.4명이 확진되던 것이 최근 64.4명으로 늘어났다. 한 주 만에 4배 이상으로 증가(317.6% 증가)한 것이다. 광주(하루 평균 4.9명→18.0명)나 대구(10.3명→35.3명)도 한 주 새 확진자가 3배 이상으로 늘고 있다. 전체 확진자 수는 수도권에 비해 적어도 증가 속도는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비수도권 곳곳서 생활치료센터 ‘포화’ 비수도권의 생활치료센터 병상 포화 속도가 빠른 점도 우려스럽다. 충청권 생활치료센터는 16일 0시 기준으로 168명 정원에 160명이 들어와 이제 8명만 더 입소할 수 있다. 사실상 포화다. 경북권과 경남권도 병상 가동률이 각각 85.0%와 77.6%에 달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오는 서울(78.3%)과 비슷하거나 높다. 서울 경기 인천 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 그동안 생활치료센터를 꾸준히 확충했다. 서울은 19곳, 경기는 10곳의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충청과 경북은 단 1곳, 경남은 2곳뿐이다. 이 때문에 갑자기 환자가 늘어날 경우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더 빨리 병상 부족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방역당국은 “(인도발) 델타 변이가 곧 전체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해 3차 유행 때보다 현재 유행의 규모가 더 크고, 변이 요인이 있어 방역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해외 백신 접종 완료자의 국내 격리 면제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창원=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12일 오후 6시경 경남 함안군 칠원읍 광려천. 초등학생 7명이 무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하천 제방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던 회사원 이동근 씨(46)의 눈에는 물속에서 장난을 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여간 위험해 보이는 게 아니었다. 그 순간 “살려주세요”라는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이 씨는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곧장 물가로 뛰어갔다.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 중 3명이 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나머지 아이들은 어찌 할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이 씨는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바닥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수심이 깊었다. 12년간 취미로 수영을 한 이 씨지만 순간 당황했다. 아이들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는 30m. 한시가 급했다. 아이 셋을 한 번에 구해 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먼저 물가에서 가까운 A 군(8)과 B 군(9)부터 차례로 구해냈다. 체력이 떨어져 기진맥진했지만 마지막 남은 C 군(12)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의식을 잃은 듯 보였다. 이 씨는 초조했다. 온 힘을 다해 C 군이 있는 곳까지 헤엄을 쳤다. 몸이 축 늘어져 있는 아이를 구조해 얇은 물가로 데리고 나오던 중 힘을 다한 이 씨는 쓰러졌다. 순간 ‘이러다 잘못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부인과 산책을 하던 정호식 씨(65)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정 씨는 119구조대에 신고부터 했다. 그러고는 이 씨를 도와 아이의 상체를 잡아끌고 물 밖으로 나왔다. C 군은 힘겹게 의식을 되찾았다. 정 씨가 119구조대와 통화하며 빠르게 기도를 확보한 덕분이었다. 두 사람이 아이 3명을 구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남짓이었다. 구조된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씨는 병원 치료를 권했지만 1시간 정도 현장에서 몸을 추스른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 씨는 “상황이 많이 위급해 보였고 집에 있는 애들 생각도 났다. 아이들이 모두 무사하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함안=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경남 의령군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탑승자 2명이 숨졌다. 13일 경남경찰청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3시 9분경 의령군 지정면 성당리 성당교회 인근 밭에 경비행기가 추락했다. 사고로 경비행기에 불이 붙었고 마을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가 20분 만에 진화했지만 탑승자 2명 모두 숨졌다. 사망자는 함안의 한 민간항공사인 소속 기장 오 모 씨(53)와 부기장 홍 모 씨(44)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난 경비행기는 2008년 미국에서 생산된 경량 항공기 CH701 기종이다. 오 씨 등은 비행 훈련을 위해 오후 3시 8분경 함안 법수면 경비행장에서 이륙한지 1분 만에 변을 당했다. 이륙 지점과 추락 지점이 직선거리로 2㎞ 정도에 불과했다. 사고로 인한 민가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행기가 땅에 추락하면서 충격으로 불이 난 것 같다”며 “정확한 추락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의령=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다음 달부터 음식점도 시간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인원수 제한도 없어지는데 실내보다 안전한 야외 공간에서의 음식 섭취 금지는 왜 안 풀어주는 거죠?” 다음 달 부산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김모 씨(32)는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방침에도 관광 명소인 부산 민락수변공원에서 음주 취식이 금지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인원과 시간제한 규정이 있는 수도권을 벗어나 친구들과 부산에 가기로 했는데 가장 고대했던 민락수변공원 방문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관할 지자체인 수영구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방역수칙을 강화하면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공원 내 음주나 취식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비수도권 식당 및 유흥시설의 영업시간과 인원수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등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을 시행하면서 야외 취식 금지 등 세부 지침은 지자체가 정하도록 했다. 부산 수영구는 유명 관광지인 민락수변공원에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음주나 취식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18일부터 시행했다. 1차 계도 후에도 위반 행위를 지속하면 1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전망과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한 민락수변공원은 방문객들이 주변 횟집에서 생선회 등을 포장해 와 즐기는 전국적인 명소다. 구가 동시간대 이용객 수를 2000명으로 제한했는데 주말에는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수영구는 “민락수변공원은 총 길이가 500m에 불과한데 7, 8월 성수기에 수천 명이 밀집할 경우 감염에 취약할 수 있어 엄격한 방역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방역 규제가 덜한 곳을 찾아 수도권 관광객들이 몰려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시민과 노점상, 관광객들은 “정부의 완화 기조와 달리 일부 지자체가 강화된 방역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민 김모 씨(40)는 “다른 건 다 풀어주면서 야외 취식만 계속 규제하는 것은 기준이 모호한 것 같다”고 했다. 부산시감염병관리단 부단장을 지낸 손현진 동아대 의대 교수는 “방문객들이 인근 유흥업소 등 실내로 몰리면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 등 다른 지자체들도 정부의 방역 완화 방침과 달리 야간 음주 취식 금지 등 강화된 방역수칙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시는 4일부터 지역 명소인 태화강국가정원 내 야간 음주 취식을 금지하고 어기면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한다. 식당 운영시간 제한으로 1차를 마친 시민들이 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벌이는 사례가 많아 시행한 조치다. 울산시는 이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 청계천의 경우도 청계광장부터 동대문 방향 8km 구간의 음주 취식 자제 방침이 계속 유지된다.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는 “청계천 음주는 조례상 원래 금지된다. 오후 10시 후 음주에 대해선 지속적인 계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야외에서 음주 취식을 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는데 정부가 방역 기준을 개편하면서 이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야 각 지자체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김화영 run@donga.com·최창환 기자}

“모임 잡고 여행 계획”, 거리두기 풀리자 시민들 들썩들썩공원-대학가 등 인파 늘어 생기 “해마다 여름이면 대학 동창 네 가족이 여행을 갔는데 지난해는 못 갔거든요. 올해도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이젠 백신도 꽤 맞았고, 모임 제한인원도 좀 풀려 같이 여행 계획을 잡아보기로 했어요. 오늘도 몇 명이 모이기로 했어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만난 교사 A 씨(38)는 전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 발표가 무척 반갑다고 했다. A 씨의 친구 모임은 자녀들까지 모두 11명. 그간 코로나19 탓에 여행은커녕 모이기도 어려웠지만 이젠 가능해졌다. 성인 8명 가운데 5명이 백신을 맞아, 전부 다 모여도 6명만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A 씨는 “물론 마스크도 계속 써야 할 테고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인근.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최근 부쩍 모여드는 어르신들이 늘어난 이곳에서도 정부 개편안은 최대 관심사였다. 인사를 건네자마자 대뜸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전화기 뒤에 부착된 ‘2차 접종 완료’ 스티커를 자랑스레 흔들어 보였다. “우린 다 모여도 0명이야, 0명”이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왕년에 좌중을 휘어잡던 춤꾼이란 말이지. 그런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1년 넘게 무도장을 밟아보지 못했어. 이제 출입 제한도 풀리고 시간도 늘어난다며? 다 같이 음악에 맞춰 시원하게 스텝 밟으면 소원이 없겠어.”(김모 씨·83) 적막했던 대학가도 다소 분위기가 되살아난 듯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만난 최모 씨(20)는 “초중고교는 2학기 전면 등교한다고 들었는데, 대학도 대면 수업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1, 2학년들은 대학 생활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다음 달도 여전히 방학이지만 왠지 기대가 커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줌맥 끝, 호텔파티” “3대3 미팅 잡자”… 열흘후 ‘일상 컴백’ 기대 “올해 2월 졸업한 동기들이랑 제대로 졸업파티를 못 했어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모이기조차 힘들었는데 다음 달 호텔방을 빌리기로 했어요. 한 번밖에 없는 대학 졸업인데 이제라도 조촐하게 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강아담 씨(23)는 20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이 발표되자마자 친구들과 서둘러 서울에 있는 한 호텔을 예약했다. 날짜는 다음 달 초 주말. 대학 내내 단짝이던 친구 5명이 다 함께 모이는 건 1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강 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매달 정기모임도 ‘줌맥’(줌 화상회의 켜놓고 집에서 맥주 마시기)으로만 했다. 드디어 친구들과 ‘완전체’로 모인다니 너무 기대가 크다”며 기뻐했다.○ “1년 못 뵌 어머니 모시고 바다 가고파”정부의 방역수칙 완화 발표에 시민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특히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완화에 대한 관심이 컸다. 미뤄뒀던 가족, 친지 모임을 갖겠다는 꿈에 부풀었다. 이미 백신을 맞은 시민들은 정부 발표에 한층 고무된 모습이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주부 최모 씨(60)는 “당장 달이 바뀌면 1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정어머니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거세지자 어머니가 먼저 ‘애들 위험하다’며 못 오게 하셨어요. 속으로 손자들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괜히 불안해 찾아뵙질 못했죠. 이젠 어머니도, 가족 몇몇도 백신을 맞았으니 어머니가 가보고 싶어하신 바닷가 가서 좋아하시는 해산물 사드리고 싶어요.” 올해 3월 전역한 대학생 이모 씨(23)는 다음 달 제일 해보고 싶은 일로 ‘3 대 3 미팅’을 꼽았다.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끼리 “제대하면 옛날 선배들처럼 꼭 단체 미팅을 해보자”고 했는데 방역수칙 탓에 엄두를 못 냈다. 이 씨는 “이젠 서울에서도 밤 12시까지 술집 등이 문을 여니 눈치 안 보고 신나게 놀 생각”이라고 했다. 초중고교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에 대해 크게 반색했다. 길어진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은 물론이고 학업 성적에 대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초교 5학년 딸이 있는 박모 씨(44)는 “원격수업이 ‘뉴 노멀’이라지만 역시 학생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게 제일 좋은 교육”이라며 “당장 7월부터 전면 등교를 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하지만 1년 넘게 불규칙적으로 학교를 오갔던 학생들은 전면 등교가 꽤나 부담스러운 눈치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3과 선생님들만 백신을 맞는데 왜 다른 학년까지 무리해서 등교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는 찬성 반응이 대다수였다. ○ 벌써부터 ‘다음 달 6인 이하 가능’ 홍보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에 차질을 빚어왔던 음식점 등은 벌써부터 다음 달이 기다려진다. 21일 서울 시내를 돌아보니 ‘7월 1일부터는 6인 이하 모임 가능’이란 안내 글을 게시한 업소가 여럿 눈에 띄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맞춰 할인행사를 열겠다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문화예술 업계도 오랜만에 생기가 돌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정부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발 빠르게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하는 업체가 많다”고 귀띔했다. 발길이 뚝 끊겼던 영화관이나 공연장도 기대가 크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영화계 최대 성수기이자 대형 신작이 쏟아지는 ‘7말8초’를 앞두고 거리 두기가 다소 풀려 그나마 다행”이라며 “영화관 수익의 상당 부분은 팝콘 등 음식 판매에서 나온다. 이런 부분도 완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수현 newsoo@donga.com·김화영·오승준 기자 / 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재희·최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