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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환경이 격변하면서 유통 규제는 승자 없는 게임이 됐다. 대형마트도, 전통시장도, 국내 소비자도 실익을 얻지 못하게 됐다.”(최창희 클랙스턴파트너스 파트너) 동아일보와 채널A가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새 정부 출범과 유통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제27회 동아모닝포럼에서는 유통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날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산업 환경에서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과 중소·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유통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소매산업 생태계가 와해되고 스마트폰,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뉴커머스’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입지와 상품구색이 유통의 경쟁력이었다면 이젠 고객경험 확대가 관건이 됐다”며 “유통업이 온라인, 물류, 콘텐츠 등 다른 산업과 융합되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유통산업의 주축은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2년 연속 10%대로 성장했지만 이 기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김시우 삼정회계법인 상무이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오프라인 수요가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온·오프라인(O2O) 하이브리드 전략, 신시장 발굴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유통 시장은 새 판이 깔렸지만 시대착오적 규제로 대형마트는 물론 전통시장 등 모든 오프라인 사업자의 발전이 막혔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창희 클랙스턴파트너스 파트너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최종 목표가 소비자 보호와 국민경제 이바지에 있다”며 “규제 중심의 조정정책뿐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돕는 경쟁정책, 공동 성장을 이끄는 진흥정책이 균형 있게 가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관계를 ‘적’이 아닌 ‘파트너’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정책 방향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토론 좌장을 맡은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 규제는 상인이든, 대기업이든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만큼 소비자 편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소비자들은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화체험과 의료·미용 등 생활서비스까지 한 번에 누린다”고 강조했다. 송유경 중소기업중앙회 유통산업위원장은 중소상공인에 대한 세심한 지원을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훈련된 선수와 제대로 된 신발조차 없는 선수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 ‘영리법인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전체 기업 수의 0.3%인 대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57%를 차지했다.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유통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면서도 중소·소상공인이 낙오되지 않게 자생력을 강화하는 유통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현대백화점그룹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 산림청, 사단법인 생명의숲과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식’(사진)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탄소중립의 숲은 일상생활과 산업활동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고자 조성하는 숲으로 산림청이 민간기업과 공동 추진한다. 이날 기념식에는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과 최병암 산림청장, 허상만 생명의숲 이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숲은 16.5ha(약 5만 평) 규모로 2027년까지 나무 3만여 그루가 식재된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은 “이번 숲 조성을 비롯해 앞으로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탄소중립 경영으로 미래 세대에 희망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 홍대는 국내 팝아티스트 ‘미미’의 작품 3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찍어 올리기 좋은 대형 캐릭터 설치물부터 회화, 믹스미디어까지 다양한 작품을 로비에서 선보인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개방형 전시다. 관람료는 무료다. 23일 오후 5시에 방문하면 작가와 만나 이야기도 나눠 볼 수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MZ세대 고객을 겨냥해 통통 튀는 루키(신진) 작가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호텔이 미술 갤러리로 변신하고 있다. 미술품, 전시회에 열광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고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호텔들은 예술 작품을 내거는 것은 기본이고 인근 미술관과 연계한 패키지를 내놓거나 작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호텔 고객=미술 향유층=MZ세대’ 공식호텔들은 유명 미술관과 직접 제휴를 맺기도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더플라자호텔은 MZ세대 ‘핫플’로 꼽히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호텔 정문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산책 30분이면 닿는 거리다. 더플라자호텔은 이들 미술관이 호텔과 가깝다는 점을 활용해 이들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2인 초대권과 미술관 에코백, 호텔 한정판 키링 등 굿즈까지 주는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는 최근 호텔업계 핵심 고객층과 ‘미술 향유층’이 MZ세대로 수렴되는 데에 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 관광객 예약이 급감하자 2030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이 그 자리를 채웠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년 새 객실은 물론 식음료, 스파 등 부대시설까지 이용 연령대가 낮아졌다”며 “전시회가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한 소재가 되고 젊은층의 미술품 관심도가 높아지게 됐다”고 했다. 호텔들의 이런 아트마케팅은 젊은 고객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더플라자호텔의 국립현대미술관 패키지는 현재 호텔에서 판매되는 10여 개 패키지 상품 중 판매량 상위 3개 안에 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과거 투숙객 80%가 비즈니스 고객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2030 고객이 70%나 된다”며 “젊은 고객 비중이 높은 만큼 미술관 연계 패키지에 대한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갤러리 같은 호텔로 ‘우아함’ 강조갤러리·아트페어 오픈런 등 아트테크에 대한 MZ세대 관심도가 높아지자 호텔은 작품 판매 공간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서울옥션이 운영하는 ‘프린트 베이커리’와 함께 호텔에서 컬렉션 전시·판매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연 5∼6회 장흥 가나아트센터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전시장 옆 아트숍에서는 인테리어 소품, 식기 등 아트 상품도 판매한다. 비스타 워커힐은 이전에 젊은층이 많이 찾은 W호텔이었던 만큼, 그랜드 워커힐 서울과 비교할 때 20∼40대 고객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했다. 워커힐 관계자는 “MZ세대 미술품 수집가들이 좋아할 만한 작가, 작품들 위주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아트마케팅은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장점도 있다. 아트마케팅의 ‘원조’ 격인 백화점들은 과거 전 세계적인 작품을 외부 조형물로 설치하거나 VIP 전용 라운지에 전시하면서 럭셔리 이미지를 구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술품을 관람하고 구매하는 행위가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이란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호텔 브랜드를 더욱 고급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며 “작가나 갤러리 섭외 비용도 다른 마케팅 수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호텔업계에 아트(art) 마케팅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호텔 핵심 고객이자 미술품, 전시회에 열광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고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호텔 고객=미술 향유층=MZ세대’ 공식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 홍대는 국내 팝아티스트 ‘미미’의 작품 3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찍어 올리기 좋은 대형 캐릭터 설치물부터 회화, 믹스미디어까지 다양한 작품을 로비에서 선보인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개방형 전시다. 관람료는 무료다. 23일 오후 5시에 방문하면 작가와 만나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다. 유명 미술관과 직접 제휴를 맺기도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플라자 호텔은 MZ세대 핫플이자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경우 호텔 정문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도착하고, 서울관은 산책 30분이면 닿는 거리다. 객실 숙박은 물론 전시 2인 초대권과 미술관 에코백, 호텔 한정판 키링 등 굿즈까지 준다. 이는 호텔업계 핵심 고객층과 ‘미술 향유층’이 MZ세대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 예약이 급감한 대신 2030대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이 그 자리를 채웠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년 새 객실은 물론 식음료, 스파 등 부대시설까지 이용 연령대가 어려졌다”며 “전시회가 ‘인스타그래머블’한 소재가 되고 젊은층의 미술품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수요층이 일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MZ세대 고객을 겨냥해 통통 튀는 루키 작가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실제 아트마케팅은 젊은 고객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플라자호텔의 국립현대미술관 패키지는 현재 호텔에서 판매되는 10여 개 패키지 상품 중 판매량 상위 3개 안에 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과거 투숙객 80%가 비즈니스 고객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2030대 고객이 70%를 차지한다”며 “젊은 고객 비중이 높은 만큼 미술관 연계 패키지에 대한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작품구매 공간까지 갖추며 호텔 ‘우아함’ 강조갤러리·아트페어 오픈런 등 아트테크에 대한 MZ세대 관심도가 높아지자 호텔은 작품 판매 공간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서울옥션이 운영하는 ‘프린트 베이커리’와 협력해 부지 내 아트 컬렉션 전시·판매 공간을 운영 중이다. 연 5~6회 장흥 가나아트센터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전시장 옆 아트샵에서는 인테리어 소품, 식기 등 아트 상품도 판매한다. 워커힐 관계자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과 비교할 때 20~40대 고객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 MZ세대 미술품 수집가들이 좋아할 만한 작가, 작품들 위주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아트마케팅은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장점도 있다. 아트마케팅의 ‘원조’ 격인 백화점들은 과거 전 세계적인 작품을 외부 조형물로 설치하거나 VIP 전용 라운지에 전시함으로써 럭셔리 이미지를 차별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술품을 관람하고 구매하는 행위가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이란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호텔 브랜드를 더욱 고급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며 “작가나 갤러리를 섭외하는 비용도 다른 마케팅 수단대비 저렴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한샘이 ‘리빙 테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기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15일 한샘은 서울 여의도에서 국내외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연초 최대주주가 IMM프라이빗에쿼티로 변경된 후 선보인 첫 청사진이다. 이날 김진태 대표는 “전통적인 제조·유통업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리빙 테크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2026년까지 전사 매출 4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샘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5개 중점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존 오프라인 역량에 정보통신기술(IT)을 더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시한다. 고객 상담부터 설계, 시공, 사후 서비스(AS)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 플랫폼화한다. 고객 편의를 높이는 데도 집중한다. 현재 10~15일 소요되는 리모델링 시공 기간은 2024년까지 최대 5일로 단축한다. 시공시간을 줄이면서도 마감 품질은 높일 수 있도록 공법 개선, 시공 표준화를 단행한다.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마케팅, 고객 상담, 소비자보호 조직을 통합한 ‘CX(고객경험) 혁신본부’도 신설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 조직과 시스템은 효율화한다. 기존 리모델링 사업부와 부엌·욕실 사업부는 통합했다. 생산 품질과 비용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쟁력 높은 공급업체와 제품을 발굴해 공급망도 효율화한다. 한샘 관계자는 “향후 해외진출, 스마트홈, M&A 등 신사업을 적극 발굴해 홈인테리어 분야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시몬스 침대가 프리미엄 침대·매트리스 수요를 공략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시몬스 침대는 지난해 매출 3054억 원을 냈다고 14일 밝혔다. 전년보다 12% 성장한 수준으로 2019년 매출 2000억 원을 올린 지 2년 만에 매출 3000억 원대를 넘겼다.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1억8000만 원대로 3년 전(6000만 원대)과 비교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임직원 규모 역시 확대됐다. 지난 연말 기준 임직원 수는 643명으로 전년(522명)보다 23%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은 치열해진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에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시몬스는 지난해 자체 유통매장 ‘시몬스 맨션’ 21개를 기존 노후화한 가구거리 대신 대형 가전매장과 수입차 전시장 등이 몰린 대형 상권에 개점했다. 김성준 시몬스 전략기획부문장은 “오랜 기간 축적한 수면연구와 고도화된 자체 생산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급화한 수요를 사로잡았다”며 “생산부터 구매, 설치까지 고객이 수준 높은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롯데 계열의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이 12일 샤넬, 디올 등 명품 화장품을 쇼핑할 수 있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처음 선보였다.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자 기존 오프라인 백화점의 강점을 끌어다 쓰며 온·오프라인을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 롯데, 뷰티 전문관으로 온라인 승부수롯데온은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열고 명품 브랜드 81개 등 뷰티 브랜드 3600여 개를 한곳에 입점시켰다. 롯데온에서 무료 샘플을 신청하고 전국 30여 곳의 백화점을 방문하면 샘플도 수령하고 뷰티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백화점 점포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와 근무자 700∼800명을 기반으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것이다.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 백화점으로 방문할 수 있게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2015년부터 단품 단위의 데이터를 관리해온 만큼 개인 맞춤형 뷰티 서비스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2023년까지 거래액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던 롯데온은 이번 온앤더뷰티로 반격을 꾀하기 위해 조직 구조를 개편했다. 지난해 11월 롯데온은 뷰티팀을 따로 신설하고 유저테스팅(UT) 조직 등을 확대했다. 향후 2∼3년간 전문관 서비스를 강화하며 고객 설문, 심층 조사 등으로 고객 요구 사항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 백화점 역량 기반 이커머스 ‘뷰티 전쟁’ 참전롯데가 이커머스 강화를 위한 첫 승부수로 뷰티를 택한 것은 최근 화장품이 이커머스 업계의 킬러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판매마진과 교차구매율(다른 품목까지 한번에 구매하는 비율)이 높아 수익성이 좋다”며 “종합몰과 전문몰 모두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기존 프리미엄 패션 전문관으로 운영하던 ‘C.에비뉴’를 명품 뷰티 브랜드로 확장했고, 패션플랫폼 카카오스타일은 이달 뷰티 전문관을 신설했다. SSG닷컴, 무신사, 마켓컬리 등도 뷰티 품목을 꾸준히 강화 중이다. 그동안 명품 뷰티 브랜드는 이커머스 입점을 꺼려 왔었다. 하지만 이커머스가 기존에 신뢰관계를 쌓아온 백화점을 끼고 있을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신세계백화점과 협력하는 SSG닷컴은 2020년 4월 선보인 뷰티 전문관에서 명품 브랜드 150여 개를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뷰티도 명품 브랜드 유치가 관건”이라며 “브랜드관이 없는 일반 종합몰은 ‘급이 떨어진다’며 입점을 꺼린다”고 말했다. 롯데는 뷰티 전문관이 신선식품, 패션 등 다른 상품군에 대한 낙수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추대식 롯데온 백화점·뷰티부문장은 “온앤더뷰티를 시작으로 올해 라이프스타일 전문 온라인몰로 대대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또 다른 버티컬 상품군인 패션, 리빙 등 전문관을 하반기에 단계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1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폐점을 1시간 앞둔 시각에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하 식당가는 빈 테이블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디저트 매장 앞엔 포장 주문을 기다리는 줄이 7, 8명 늘어섰다. 백화점 매장의 한 직원은 “주말을 틈타 남산이나 고궁으로 꽃구경 온 김에 쇼핑하러 온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와 애비뉴엘 월드타워점은 매장마다 인파로 북적였다. 식당가 대기 예약 시스템에는 점포별로 100∼150팀의 대기가 걸려 있었고, 예약 인원이 꽉 차 더 이상 예약을 안 받는 식당도 적지 않았다. 롯데월드타워 관계자는 “석촌호수 벚꽃 등을 즐기러 온 고객들이 매장을 많이 찾았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날씨까지 따뜻해지면서 지난 주말 백화점 매출이 1년 전보다 최고 20% 늘어나는 등 소비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완화된 거리 두기가 실시된 첫 주말, 백화점과 쇼핑몰은 인파가 넘쳤고 외식이나 야외활동 관련 상품 수요도 일제히 급증했다. 비(非)대면 확산으로 위축됐던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리오프닝(경제 재개)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 봄나들이·리오프닝 기대에 폭발한 소비심리11일 백화점 3사에 따르면 지난 주말(8∼10일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이 20%가량 늘며 직전 주 주말(10%)보다 증가율이 가팔라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장 직원은 “서울 벚꽃 명소나 교외 아웃렛이 아닌데도 주말 방문객 수가 전주보다 2배 가까이로 많아졌다”고 전했다. 야외활동과 관련된 상품군 매출이 크게 늘었다. 유아동 동반 가족 고객의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백화점업계 유아동 상품군 매출은 30∼40% 급증했다. 골프, 캠핑 등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골프(60%), 아웃도어(50%)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외식 수요도 높아지며 식음료(30%) 매출도 함께 늘었다. 화장품이나 패션 매출도 늘었다.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같은 기간 30%, 여성패션은 2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남녀패션 매출 증가율이 20%대로 명품(9%), 생활(11%) 등을 뛰어넘었다. 현대백화점은 주얼리 매출이 30%대로 증가했다. 교외 아웃렛으로도 수요가 몰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가족 단위 나들이 고객이 많은 교외형 아웃렛 매출이 30%가량 증가했다. ○ 모임 잦아지며 숙취해소제·미용 용품 다시 인기모임과 회식 재개로 술, 미용 용품 판매가 다시 늘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거리 두기 완화 첫 주(4∼10일) 오피스 및 유흥가 상권 숙취해소음료 매출은 직전 주보다 34% 증가했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6명에서 8명으로 완화된 지난달 21일부터 일주일간 매출이 전주 대비 25% 증가한 것보다 더 가파르다. 외출과 모임이 늘며 피부 관리를 위한 뷰티기기 수요도 증가세다. GS샵에 따르면 지난달 자사 온라인몰 내 피부·헤어 관리기기 검색량은 올해 1월보다 250%가량 급증했다. 손지유 GS샵 뷰티팀 MD는 “마스크를 쓰는 동안 가려졌던 피부 관리에 나서며 홈 뷰티·관리기기를 찾는 고객 수요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2년 넘게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터져 나온 만큼 이 같은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분기(4∼6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99로 1분기(1∼3월·96)보다 높아졌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오프라인으로 발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이 올 봄여름 남성 패션 키워드로 ‘워크(W.O.R.K)’를 꼽았다. 작업복을 뜻하는 워크웨어(Workwear), 가벼운 외출에 적합한 원마일웨어(One-mile Wear), 릴랙스 포멀(Relax-formal), 편안한 신발(Kicks)의 첫 글자에서 따온 키워드다. W컨셉은 패션 키워드 분석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한 달여간 남성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편안함과 격식을 모두 갖춘 실용적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컨셉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업무 방식 덕에 실용적인 남성 패션이 트렌드”라고 말했다. 우선 편안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남성 의류가 인기다. 흔히 ‘작업복 스타일’로 알려진 워크웨어는 방수, 수납공간 등 실용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짧은 재킷을 뜻하는 블루종(보머 재킷)과 벨트가 달린 사파리 재킷이 대표적이다.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며 원마일웨어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W컨셉에 따르면 스웨트셔츠(맨투맨), 스웨트팬츠 매출이 4배가량 급증했다. 최근에는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업무로 인해 캐주얼과 정장의 절충 단계인 ‘릴랙스 포멀’ 스타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셔츠, 슬랙스 차림에도 잘 어울리는 칼라 니트와 카디건 등의 판매가 늘어난 것. 특히 릴랙스 포멀을 콘셉트로 앞세운 상위 3개 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안한 신발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며 ‘리커버리 슈즈’ 등 기능성을 갖춘 제품도 인기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CJ제일제당이 국내 최대 규모 식품 스마트공장에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한다.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 친환경 에너지 공급시설을 구축한다고 10일 밝혔다. 약 3만9600m²(1만2000평) 규모이며 나무를 숯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팀을 에너지로 전환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대체한다. 공급시설은 내년 착공해 2025년 가동될 예정이다. CJ블로썸캠퍼스는 국내 최대 규모 식품 스마트공장으로 햇반 등 가정간편식 제품을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하게 된다. 본격 가동 시 CJ블로썸캠퍼스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연간 4만4000t을 감축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CJ제일제당 국내사업장 17곳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10% 수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탄소 감축은 물론이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LNG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사업을 주관하는 아크홀딩스, 산림조합중앙회(연료 공급), CJ대한통운 건설부문(시공) 등 8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림자원순환형 그린뉴딜 에너지 공급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7일 체결했다. 김근영 CJ제일제당 식품생산지원실장은 “CJ블로썸캠퍼스를 포함한 전국 모든 사업장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설 운영 과정에서 고용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호텔신라가 제주관광공사와 ‘안심으로 더 맛있는 제주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업무 협약식에는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과 하주호 호텔신라 부사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식당주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호텔신라는 제주 지역 영세 식당들에 조리법·서비스 교육을 지원하고 인테리어도 개선해 준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 음식과 문화를 알릴 방법도 함께 모색한다. 하 부사장은 “제주 관광 만족도를 높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적극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SPC그룹이 농협중앙회와 함께 전남 무안군 양파 농가를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양파 식자재 소비가 급감하며 타격을 입은 농가를 돕기 위함이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를 통해 무안 양파를 활용한 ‘양파치즈브레드’ 등 빵 신제품 6종을 출시한다. 농협은 전국 농협은행을 통해 취약계층과 방역활동 봉사자들에게 양파빵을 기부할 예정이다. 앞서 SPC그룹은 2012년부터 영천 미니사과, 강진 파프리카 등 지역 농가와 협업한 제품을 만들어 왔다. 지난해 6월 출시했던 무안양파빵 4종은 600만 개 이상 판매되기도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편의점들이 7일부터 자가진단키트 가격을 기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일제히 인하한다. 편의점 GS25는 점포에서 판매 중인 자가진단키트 6종의 가격을 인하한다고 6일 밝혔다. SD바이오센서, 래피젠, 휴마시스 등 3종류의 경우 1개입은 기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2개입은 기존 1만2000원에서 1만 원으로 인하된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제품 3종(1개입 기준) 가격을 5000원으로 조정한다. CU는 오상헬스케어, 웰스바이오 등 6종 가격을 1000원가량 인하한다. 정부는 2월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하자 가격 안정을 위해 판매가(1개입)를 6000원으로 제한했다. 최근 자가진단키트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5일부터 가격 제한 조치를 해제했지만, 편의점과 약국 등 시중 가격은 6000원으로 유지되면서 소비자 비판이 커진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편의점들이 7일부터 자가진단키트 가격을 기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일제히 인하한다. 편의점 GS25는 점포에서 판매 중인 자가진단키트 6종 가격을 인하한다고 6일 밝혔다. SD바이오센서, 래피젠, 휴마시스 등 3종류를 1개입은 기존 6000원에서 5000원으로, 2개입은 기존 1만2000원에서 1만 원으로 인하된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제품 3종(1개입 기준) 가격을 5000원으로 조정한다. CU는 오상헬스케어, 웰스바이오 등 자가진단키트 6종 가격을 1000원가량 인하한다. 정부는 2월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하자 가격 안정을 위해 판매가(1개입)를 6000원으로 제한했다. 최근 자가진단키트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5일부터 가격 제한 조치를 해제했지만, 편의점과 약국 등 시중 가격은 6000원으로 유지되면서 소비자 비판이 커진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인 크림과 ‘해외 짝퉁 티셔츠 공방’을 벌이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관련 상품 판매 중단과 명품 검수 강화 조치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 위주로 급속도로 커진 명품과 리셀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짝퉁 논란으로 옮겨 붙었고 네이버의 승리로 일단락된 셈이다. 이번 논란으로 해외 브랜드 ‘산파’ 역할을 했던 온라인 플랫폼 전반의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신사는 5일 가품 유통 방지를 위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해외 브랜드와 공식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최종 가품 판정을 받은 에센셜 티셔츠처럼 제3자를 통한 제품 조달을 지양하고 해당 브랜드에서 직접 상품을 조달하는 방식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브랜드가 아닌 해외 부티크(도매업체) 등 제3자로부터 상품을 조달할 경우 기존 3단계 검수 과정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문제가 된 에센셜 티셔츠는 미국 럭셔리 스트리트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세컨드 브랜드 제품으로 무신사가 올 1월 12만 원에 판매했다. 이 옷을 구입한 고객이 크림을 통해 되팔기에 나섰는데 크림이 검수한 후 가품으로 판별하면서 두 업체 간의 진실 공방이 시작됐다. 1일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이 양사에 공식적으로 가품 확인을 해주고서야 3개월간의 논란이 일단락됐다. 무신사는 구매액 200% 환불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 논란은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뇌관이 ‘가품 리스크’임을 재확인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명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최근 1∼2년 사이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이 급성장했다. 자체 감정팀을 두거나 전문 감정원에 의뢰하는 등 정품 인증 서비스와 200% 보상제도 등을 마련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킨 전략이 주효했다.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정품 보증 제품을 사려는 이들이 늘면서 무신사 같은 기존 패션 플랫폼도 해외 럭셔리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무신사는 고급 브랜드를 취급하는 ‘부티크’ 스토어를 지난해 6월 오픈했고 20대가 좋아하는 신흥 브랜드 등을 대거 유치해 반년 만에 입점 업체를 100여 개로 늘렸다. 무신사는 수입 시 △거래 업체 평판 확인 △수입 서류 확인 △명품감정원 샘플 검수 등 3단계 검수를 철저히 함을 내세웠다. 하지만 공식 유통사(‘팍선’)를 통한 수입품에서 가품이 나오면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소비자들의 불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무신사가 1일 ‘가품 안내’ 공지 글에서 에센셜 티셔츠에 대해 자사 판매 제품 외에 다른 플랫폼의 정품 검수 제품과 다른 공식 유통사 ‘쎈스’ 제품 등 6개 역시 모두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가품 논란은 다른 명품 플랫폼으로도 튀고 있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는 “이제 정품은 누굴 믿고 사나” “다시 백화점 가야겠다”는 글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명품 브랜드와 직거래가 힘든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중간 수입업체를 통해 제품을 구입하면 유통구조가 복잡해 검증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감정업체들 역시 주로 기성 브랜드를 다루고 있어 신흥 브랜드의 경우 참고할 데이터가 부족하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해외 부티크 등을 통해 병행 수입하는 플랫폼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악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 씨(37)는 1일부터 다시 시행된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제도가 달갑지 않다. 카페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손님에게는 일일이 매장 컵 이용을 안내하지만 “금방 나가겠다”며 일회용 컵에 담아 달라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테이크아웃 한다고 해놓고는 앉아서 안 나가는 손님까지 통제할 도리가 없다”며 “일단 과태료 부과는 유예됐지만 애초부터 융통성이 없는 정책이라 언제 다시 시행될지 벌써 걱정”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제도가 이달부터 다시 시행됐지만, 제도 시행 직전 과태료 부과가 무기한 유예되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2018년 8월 한 차례 시행됐던 제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한시적으로 시행이 유예됐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친환경 용기 사용’ 원점 복귀에 제동을 걸며 상황이 급변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제도 재개 나흘 전인 지난달 28일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일회용 컵 규제를 유예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환경부는 30일 일회용품 사용은 금지하되 과태료 처분은 하지 않는 계도 기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제도는 시행하되 계도 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반쪽짜리 지침’이어서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와 인수위는 각각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라고만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정부 지침이 모호한 데다 시행되어도 현장에서 일일이 챙길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중구의 한 커피숍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 회복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환경보호를 이유로 소상공인들부터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어차피 단속도 없고 잠깐 앉았다 갈 거라는 손님들에게까지 가서 시시콜콜 말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각 매장별로,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각각인 일회용 컵 사용 기준에 소비자 혼란도 커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 사장은 “정부 방침을 지키려 해도 계도 기간이 아니냐고 따지는 손님들과의 실랑이로 힘들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단속 없는 반쪽 규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찍부터 자발적으로 규제를 준수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매장들 사이 역(逆)차별 문제가 생긴다”고 반발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라는 불투명한 시기를 둘 게 아니라 정확한 시행 지침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준비와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규제만 만들어 놓고 계도 기간에 대한 홍보도, 어떤 대응책이 있는지 안내나 독려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자영업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친다면서도 다소 기계적으로 준비해 현장 혼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 씨(37)는 1일부터 다시 시행된 일회용컵 사용금지 제도가 달갑지 않다. 카페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손님에게는 일일이 매장 컵 이용을 안내하지만 “금방 나가겠다”며 일회용컵에 담아달라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테이크아웃 한다고 해놓고는 앉아서 안나가는 손님까지 통제할 도리가 없다”며 “일단 과태료 부과는 유예됐지만 애초부터 융통성이 없는 정책이라 언제 다시 시행될지 벌써 걱정”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제도가 이달부터 다시 시행됐지만, 제도 시행 직전 과태료 부과가 무기한 유예되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는 2018년 8월 한차례 시행됐던 제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한시적으로 시행이 유예됐다가 이번에 재개됐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친환경 용기사용’ 원점복귀에 제동을 걸며 상황이 급변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제도 재개 나흘전인 지난달 28일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일회용 컵 규제를 유예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환경부는 30일 일회용품 사용은 금지하되 과태료 처분은 하지 않는 계도 기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제도는 시행하되 계도 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반쪽짜리 지침’이어서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와 인수위는 각각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라고만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정부 지침이 모호한데다 시행되어도 현장에서 일일이 챙길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중구의 한 커피숍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 회복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환경보호를 이유로 소상공인들부터 부담을 져야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어차피 단속도 없고 잠깐 앉았다 갈 거라는 손님들에게까지 가서 시시콜콜 말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개별 매장 별로, 지방자치단체 별로 제각각인 일회용컵 사용 기준에 소비자 혼란도 커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 사장은 “정부 방침을 지키려 해도 계도 기간이 아니냐고 따지는 손님들과의 실랑이로 힘들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단속 없는 반쪽 규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찍부터 자발적으로 규제를 준수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매장들 사이 역(逆)차별 문제가 생긴다”고 반발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라는 불투명한 시기를 둘게 아니라 정확한 시행 지침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준비와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규제만 만들어놓고 계도기간에 대한 홍보나 어떤 대응책이 있는지 안내나 독려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자영업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친다면서도 다소 기계적으로 준비해 현장 혼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

대학생 정모 씨(23)는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이는 씰)을 수집하느라 최근 포켓몬빵을 8개나 샀다. 하지만 빵이 처치 곤란이었다. 고민하던 그는 ‘포켓몬빵 안 질리고 여러 개 먹는 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발견하고 빵으로 브런치를 만들어 먹었다. 빵을 반으로 갈라 치즈와 소스를 넣고 와플기계에 넣어 요리했다. 그는 “빵을 모두 버리기엔 환경오염도 걱정되고 양심의 가책도 생겼다”고 했다. 최근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MZ세대 수집욕을 자극하며 인기가 높아지며 ‘요즘 애들’의 신(新)윤리 소비가 화제다. 띠부씰만 챙기고 빵은 버린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빵 요리법을 서로 알려주고 중고 플랫폼에서 빵을 무료 나눔하며 ‘책임 소비’에 나서고 있다. 1일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다시 판매된 지 한 달여 만에 800만 개가 팔려나갔다. 대형마트 개점 시간에 맞춘 ‘오픈런(개점 시간에 맞춰서 뛰어 들어가 물건 구매)’까지 이어졌다. 띠부씰 교환·리셀에 따른 중고거래도 활발해졌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4~20일) ‘포켓몬’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약 8만7000건으로 포켓몬빵이 재출시 된 주(2월 21일~27일)의 29배로 급증했다. 이처럼 띠부씰 수집 열풍이 고조되며 빵이 남아도는 경우도 늘었지만 그냥 버리지 않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빵만 꺼내 따로 밀봉한 뒤 ‘무나(무료나눔)’하는 풍경이 생겨났다. 상당수 편의점에서 포켓몬빵 품절 사태가 빚어진 뒤 포켓몬빵을 구하러 편의점에 들락날락하는 행위가 편의점에 ‘민폐’라는 지적이 나오자 ‘장보기 순회’를 하는 이들도 생겼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최상이 씨(27)는 편의점에 가서 포켓몬빵이 없어도 라면, 햄, 양파 등 라볶이 재료를 하나씩 사서 나왔다. 그는 “빵이 없으면 다른 거라도 사는 게 매너 소비”라고 했다. 다량 구매한 빵을 다양한 레시피로 즐기고 인증하는 것도 유행이다. 온라인에는 딸기크림빵 속에 생딸기와 바나나, 아이스크림을 넣어 먹거나 치즈케이크빵을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는 등 질리지 않고 먹는 다양한 후기가 넘친다. 포켓몬빵 신풍속도에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고 이를 SNS에서 확산시키는 MZ세대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자신의 소비가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탐구한다”며 “빵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을 찾고 또 SNS에 공유함으로써 나 자신과 타인에게 훌륭한 소비자임을 보여주는 것도 즐긴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31일부터 소아(만 5∼11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부모들은 “부작용이 더 걱정”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어서 접종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이 서울시내 병원 7곳을 돌아봤지만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방문한 소아는 찾을 수 없었다. 8세 딸과 서울 용산구 소아과를 찾은 주모 씨(34)는 “아이가 목이 아프다고 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왔다. 백신 접종 후 제가 아팠던 경험이 있어 딸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고 싶진 않다”고 했다. 더구나 소아 상당수는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A 씨(43)는 “같은 반 23명 중 아들을 포함해 이미 12명이 확진됐다. 집단면역 상태가 됐는지 이제 확진자도 잘 안 나온다. 백신을 맞힐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만 5∼11세 누적 확진 비율은 46.7%에 달한다. 방역당국도 이미 확진된 아이들 중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하곤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정부 발표도 저조한 접종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접종 간격이 8주이다 보니 빨라야 5월 말 2차 접종까지 마치게 되는데 이때는 확산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 소아 백신을 대량 주문한 병원은 난감한 표정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유통기한은 제조 후 9개월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소아과 관계자는 “문의도 없고 부모들의 관심도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31일 0시 기준으로 5∼11세 코로나19 백신 예약률은 1.5%(4만7761명)에 불과하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정부가 4일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현행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식당·카페 영업시간은 오후 11시에서 밤 12시까지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사망자와 위중증 등 주요 지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3월 사망자는 8000명을 넘어서며 역사상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질병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0명-밤 12시까지 영업’ 유력 정부는 31일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열고 4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을 논의했다.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10명까지 늘리고,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도 밤 12시까지 확대하는 안을 유력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정안은 4일부터 2주간 적용될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요청한 ‘영업시간 완전 해제’는 2주 뒤 다음 거리 두기 조정 때 논의하기로 했다. 다중이용시설과 유흥시설의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면 유행 상황이 의료체계 관리 역량을 벗어나는 수준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31일 국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32만743명. 한 주 전인 지난달 24일(39만5532명)보다는 7만 명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30만 명 넘는 하루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14명 늘어난 1315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추세선을 보면 (신규 확진자) 감소가 분명하지만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보다 더 많은 목숨 앗아간 코로나19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월 누적 코로나19 사망자는 8172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특정 사망 원인으로 8000명 넘는 사람이 한꺼번에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1월 ‘암’으로 7290명이 숨졌던 게 기존 월간 최다 사망 기록이다. 최악의 기상재해로 꼽혔던 1994년 폭염(3384명 사망)이나 1936년 ‘태풍 3693호’(1232명 사망·실종) 등 자연재해로 분석 대상을 넓혀도 올 3월 코로나19 사망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8172명’도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확진 전에 숨지거나, 병상 부족 탓에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비코로나 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30일 전국에서 총 3만8190건의 화장이 이뤄졌다. 2019∼2021년 3월 평균(2만3074건)보다 1만5116건이나 많다. 코로나19 확진 사망자를 제외해도 예년보다 7000명 정도가 더 많이 숨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 절차를 둘러싼 혼란은 극에 달했다. 오동나무관과 국화 등 장례용품은 곳곳에서 품귀를 빚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1135개 장례시설을 대상으로 시신 안치실 내부 온도(4도 이하) 등 장례시설 운영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회는 이날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22만2000명분을 4월 초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확보한 120만4000명분의 일부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