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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벌금 60억8800만 위안(약 1조958억 원)을 부과했다. 중국 정부가 특정 기업에 부과한 벌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중앙(CC)TV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퀄컴에 대해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을 배척하고 제한하는 독점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런 결정을 내렸다. 발개위는 행정처벌 결정서에서 “퀄컴이 중국에서 불공정하게 고가의 특허사용료를 챙기고 꼭 필요하지 않은 특허권도 끼워 팔았다”고 설명했다. 발개위는 2013년 11월부터 퀄컴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발개위가 부과한 벌금은 퀄컴이 2013년 중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액 761억 위안(약 13조6980억 원)의 8%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반독점법 혐의가 확인될 경우 매출액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금으로 물릴 수 있다. 발개위는 퀄컴에 위법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번에 지적된 잘못을 개선하라는 시정 명령도 함께 내렸다. 퀄컴은 앞으로 기존 휴대전화 가격 대신 해당 가격의 65%를 기준으로 중국 내 특허료를 산정해야 한다. 퀄컴은 성명을 통해 “중국 발개위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공정위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퀄컴에 과도한 특허사용료 및 제조업체들에 대한 독점 행위와 관련해 공식 질의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또 중국 발개위와도 퀄컴 조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퀄컴의 독과점 이슈는 중국과 한국이 동일할 것”이라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및 반도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14일부터 총수 일가 지분이 특정 비율(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적용되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4일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신규 내부 거래에는 이미 제동이 걸렸다. 14일부터는 기존 내부 거래도 규제 대상이 된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총수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 간 거래(B2B)’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실적을 끌어올린 뒤 상장시켜 승계 자금을 마련해 왔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그러나 ‘비정상적 거래’ 등 모호한 기준이 많아 해당 기업들은 규제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1, 2위 그룹은 이미 ‘탈출’ 1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던 10대 그룹 51개 계열사 중 지분 정리 등을 통해 대상에서 벗어난 곳은 3개 그룹 8개사다. 삼성그룹에서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삼성에버랜드, 삼성석유화학, 가치네트 등 3개사만 규제 대상에 올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세 자녀가 지분 42.19%를 가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는 2013년 하반기(7∼12월) 건물관리사업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에스원으로 양도했다.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은 삼성웰스토리로 분사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지분 33.17%를 보유한 삼성석유화학은 지난해 8월 삼성종합화학에 흡수 합병시킨 뒤 ‘빅딜’을 통해 한화에 넘기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인 정보서비스업체 가치네트는 지난해 말 청산됐다. 3개사 모두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까지 12개 계열사가 규제 리스트에 올랐지만 현재는 8개사로 줄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6일 현대글로비스 주식 13.39%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지분을 29.99%로 낮췄다. 현대차그룹은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정 회장 부자 지분 35.06%)를 지난해 4월 현대엔지니어링과,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위스코(정 부회장 지분 57.87%)는 지난해 11월 현대위아와 각각 합병시켰다.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의 기업공개(IPO)가 연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정 회장의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40%)과 정 부회장(10%)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거나 신주 발행을 통해 총수 일가 지분을 30% 미만으로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 걸린 시스템통합(SI)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중에는 SI 업체들이 특히 눈에 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상당 부분은 그룹 계열사들에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리(CRM)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주는 데서 나온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32.92%)과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10.50%),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0.01%)이 지분 43.43%를 가진 SK C&C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SK C&C는 2013년 내부 거래 규모가 8941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49.5%였다. SK그룹 관계자는 “SK C&C는 내부 거래 비중이 높긴 하지만 보안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GS그룹 역시 18개 규제 대상 계열사 중 GSITM이 가장 골칫거리다. GS가(家) 4세들을 포함한 총수 일가 지분이 93.34%에 이르는 이 회사는 2013년 매출액 2116억 원 중 내부거래 금액이 1301억 원(61.5%)이다. 한화그룹에서도 규제 대상 6곳 가운데 한화S&C의 내부 거래 규모가 가장 크다. 이 회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특히 한화S&C의 내부 거래 비중은 2012년 46.3%에서 2013년에는 54.7%로 오히려 높아졌다. ○ 비정상적 거래 기준 모호 개정 법에 따라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판단된 기업 오너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수혜 기업은 과징금을 최근 3개 연도 평균 매출액의 최대 5%까지 내야 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내부 거래의 ‘부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총수에게 부당 이익을 준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정상적인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7% 이상 차)으로 거래하거나 △총수 지배 회사가 직접 수행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다. 또 사업 능력, 재무 상태, 신용도, 기술력, 가격 등에 대한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연간 200억 원 또는 국내 매출액의 12% 이상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도 포함됐다. 여기에서 ‘정상적인 조건’, ‘상당한 이익’, ‘합리적 고려’ 등의 정의가 법에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다. ‘7% 이상 차가 나는 조건’에 대한 의미도 불명확하다. 재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거래라 해도 회사마다 사업마다 계약 조건이나 단가가 달라 부당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만에 하나 정부에 밉보일 경우 부당 내부 거래로 꼬투리를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일부 기업이 선제적으로 지분 정리부터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국내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창봉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감 몰아주기 관련 법안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규제”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대기업들이 총수 일가 지분이 높다는 이유로 사업상 제약을 받는다면 국가로서도 큰 손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법이 다소 추상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판례가 축적되면 구체화될 것”이라며 “조만간 심사 지침을 만들어 구체화하겠다”고 해명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창덕·김지현 기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5일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초청한 국내 석·박사과정 학생 300여 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이런 인사를 건넸다. 한 그룹의 총수가 직원도 아닌 학생들에게 한껏 몸을 낮추는 것은 흔한 광경이 아니다. LG그룹은 2012년부터 매년 1분기(1∼3월)에 LG 테크노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좋은 인재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구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구 회장은 매년 이 행사를 통해 미래의 인재들과 직접 교감을 나누고 있다. 그가 ‘사람’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구 회장은 행사장에서 만난 동아일보 기자에게 “불황이라고 해서 채용을 줄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안 된다. 어렵다고 사람 안 뽑으면 안 된다”고 했던 그의 ‘인재 철학’은 변함이 없었다. 구 회장의 발언이 더욱 무겁게 들리는 이유는 재계에서 대대적인 감원 한파가 불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원 30%를 집으로 돌려보낸 데 이어 지난달부터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채용시장까지 급격히 냉각시켰다. 다수 기업이 올 상반기(1∼6월) 대졸공채 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마다 고유의 경영 방식이 있다. 투자든 채용이든 각 기업의 여건에 맞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감원 카드’부터 꺼내드는 기업에 대해선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대치인 9.0%까지 치솟은 상황이 아닌가. 6년 전처럼 구 회장의 한마디가 채용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길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채용공고만 손꼽아 기다려온 취업준비생에겐 그런 바람이 더욱 클 터다. 기업으로서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의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로 지금 입사 15∼17년 차 ‘허리 라인’이 부족해진 현상을 떠올린다면 채용 감축이 결코 남는 장사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54세 남성, 전략기획 또는 기술직.’ 국내 대기업 임원들의 평균(지난해 9월 말 기준)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기업 평가 회사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공기업 제외) 상근 임원 9479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이들이 근무하는 회사는 금융감독원에 지난해 3분기(7∼9월)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소속 281개 계열사다. 30대 그룹 중에는 분기 보고서 제출 기업이 없는 부영그룹만 제외됐다. 국내 30대 그룹 임원들의 직급별·직무별 비중 및 평균 연령 등을 모두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EO스코어는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올 1월 임원 인사를 단행한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10개 그룹 신규 임원 623명에 대한 조사도 병행했다. 대기업에서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삼성그룹은 전체 직원 22만 명 중 임원이 2000여 명(0.9%) 수준이다. SK그룹도 8만 명 중 720여 명(0.9%)으로 삼성과 비율이 비슷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1만 명 중 500여 명(0.5%), LG그룹은 13만3000명 중 800여 명(0.6%)으로 비율이 더 낮다(국내 사업장 기준). 임원 승진은 그야말로 ‘바늘구멍 뚫기’인 셈이다. 직장인들의 ‘꿈’으로 여겨지는 대기업 임원은 어떤 사람일까. 본보가 CEO스코어 자료를 토대로 ‘임원의 세계’에 대한 단면을 하나씩 벗겨 봤다. ▼ 입사 뒤 20년 이상 걸려… 57%가 전략-기술 파트 출신 ▼직장인, ‘별’이 될 확률 0.9%여전히 단단한 유리 천장 지난해 9월 말 기준 30대 그룹 임원 중에는 남성이 9294명(98%)으로 압도적이다. 여성 임원은 185명으로 2%에 불과하다. 여성들이 겪고 있는 ‘유리 천장’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곳은 유통업체가 많은 현대백화점그룹(8.0%) 신세계그룹(7.2%) CJ그룹(6.2%) 등이다. 현대중공업 LS 대우조선해양 대림 에쓰오일 대우건설 동국제강 영풍 등 8개 그룹은 여성 임원이 단 1명도 없다. 4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은 현대자동차(0.8%) SK(1.7%) LG(1.7%) 모두 평균치를 밑돌았지만 삼성(2.6%)만 유일하게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라”고 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1993년)을 전후로 삼성그룹 내에서 여성 인재들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제도들이 잇달아 도입됐기 때문이다. 2011년 김정미 제일모직 상무를 시작으로 1993년 봄에 입사한 대졸 여성 공채 1기들의 임원 승진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임원 정기 인사 때도 신임 임원 243명(분기 보고서 제출 기업 기준) 가운데 12명(4.9%)이 여성이었다. 같은 달 현대차그룹 인사에서는 이소영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과 이정원 현대캐피탈 디자인랩실장이 임원 첫 단계인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인사를 낸 삼성 현대차 LG 현대중공업 GS 한화 신세계 LS 대림 코오롱 등 10개 그룹에서 신규 선임된 임원은 623명이다. 이 중 여성은 20명으로 3.2%에 불과했다.전략기획, 기술 전공이 가장 많아 직무별로 나눴을 때 가장 많은 임원을 배출한 부문은 전략기획이다. 30대 그룹 임원 중 이 부문에서 일하는 임원은 전체 9479명 중 2808명(29.6%)이었다. 다음으로 임원이 많은 곳은 기술(엔지니어) 파트로 2579명(27.2%)이나 됐다. 영업·마케팅(1107명), 연구개발(R&D·1010명)이 뒤를 이었다. 기술 및 R&D 인력이 전체 임원의 40%가 넘는 셈이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주로 조선이나 건설을 주력 계열사로 둔 곳이 기술 전공 임원이 많았다. 현대중공업그룹(66.1%)과 대우건설(56.9%)이 대표적이다. R&D 임원 비율은 삼성그룹(19.1%)과 LG그룹(18.4%)이 가장 높았다. LS그룹과 GS그룹은 재무통 임원 비율이 각각 9.3%, 7.0%로 30대 그룹 평균인 3.3%의 2배를 넘었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도 기술 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인사를 한 10개 그룹 임원 승진자(신규 임원 제외) 453명 중 기술 부문이 149명(32.9%)으로 가장 많았다. 전략기획이 101명(22.3%)으로 두 번째였다. R&D 인력도 52명(11.5%)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몽구 회장이 항상 ‘품질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선 올해 임원 승진자(신규 선임 포함)의 43.6%가 R&D 및 기술 인력이었다.임원의 세계는 ‘정글’ ‘인재’에 목마른 기업들은 외부 인력을 파격적인 대우로 스카우트하거나 뛰어난 성과를 낸 30대나 40대 초반 직원을 임원으로 전격 발탁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만 33세인 프리나브 미스트리 상무와 만 39세인 데이브 다스 상무에게 ‘30대 별’의 영광을 안겼다. 구광모 상무(LG), 정기선 상무(현대중공업), 김동관 상무(한화) 등 30대 나이의 오너 가(家) 3, 4세들도 이번 인사에서 임원이 됐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보면 30대 그룹 중에는 SK GS 한진 LS 현대 OCI 미래에셋 등 7개 그룹에 30대 임원 9명이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20년 이상 한 우물을 파야 임원이 될 수 있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단계를 하나씩 밟는 동안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임원들의 나이는 대부분 50대에 몰려 있다. 30대 그룹 임원 중 50대는 7256명으로 전체의 76.5%를 차지한다. 40대와 60대가 각각 1228명(13.0%), 986명(10.4%)이다. 식음료 업체 임원 A 씨는 1990년에 입사해 23년 만인 2013년 말 상무가 됐다. 고생의 결실은 달콤했다. 연봉은 직전 해의 2배로 올랐다. 개인 사무 공간도 따로 생겼다. 각종 행사장에는 본인의 이름표가 붙은 좌석이 생겼다. 차량과 관련한 모든 비용도 회사가 지원한다. 그렇다고 임원이 과연 직장 생활의 꽃이기만 할까. 대부분의 임원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사’ 또는 ‘상무’라는 직함을 받아드는 순간 계약직 신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한번 삐끗하면 언제든 회사를 나가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책임이 늘어나면서 업무도 폭증한다. A 씨는 “부장 때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주말에 나왔지만 임원이 되고부터는 밀린 업무를 보기 위해 수시로 나온다”며 “임원의 경우 평가가 회사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훨씬 압박감이 크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임원 B 씨는 “그토록 갈망하던 임원인데 3개월 정도 지나니까 붕 뜬 기분이 모두 사라졌다”며 “실적 부담 때문에 책임의 범위도 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부장까지는 안전한 차를 타고 사파리 관광을 하는 것이라면 임원이 되면 진정한 정글에 들어서는 셈”이라는 말도 나온다. 30대 그룹 전체 임원의 평균 나이는 54.3세다. 그룹 임원들의 평균 나이는 미래에셋이 49.4세로 유일하게 50세 아래다. CJ가 두 번째로 젊은 51.8세다. 대우조선해양(58.1세) 동부(57.4세) 포스코(57.3세)는 임원의 평균 연령이 가장 많은 기업들로 조사됐다.감원 한파에 떠는 임원들 “지난해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내서 임원 승진을 한 여러분은 정말 능력 있는 인재들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임 임원 만찬 행사에 참석해 이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지난해 12월 승진한 신임 임원 240여 명은 4박 5일간의 ‘빡빡한’ 교육 일정을 마친 뒤 부부 동반으로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이 부회장이 상무로 승진했던 2003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았을 정도로 삼성으로선 중요한 행사다. 이 부회장의 말에서처럼 올해 삼성 신임 임원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새롭게 임원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 2013년 331명에서 지난해에는 253명으로 무려 78명(23.6%)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예년에도 “임원이 되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했지만 지난해는 그 구멍이 훨씬 좁았던 셈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퇴직자에 비해 승진자가 적어 전체 임원도 100여 명(약 5%) 줄어들었다.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 신임 임원 C 씨는 “내가 승진하는 만큼 누군가는 나간다는 얘기”라며 “올해는 승진을 축하받는 자리보다는 떠나는 상무들을 위한 송별회 자리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들이라고 사정이 다를 리 없다. SK그룹도 임원이 올해 15∼20명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지난해 봄 대규모 감원과 함께 시행한 조직 개편으로 전국 지점장 자리가 대폭 줄어 올해 상무보 수십 명이 회사를 떠났다. 재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 기업은 가장 먼저 임원들부터 줄이게 돼 있다”며 “임원들은 높은 연봉과 각종 복지 혜택을 받지만 신분이 불안한 ‘동전의 양면’ 위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뛰다보면 임원 되는 것… 임원을 목표로 삼으면 지쳐 ▼송현주 삼성전자 상무“오전 6시반 출근… 가전디자인 총괄, ‘점심 간담회’로 후배들과 소통”2013년 12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출근 시간이었다. 오전 6시 반이면 책상에 앉는 게 일상이 됐다.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1시간 반가량이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개인 업무 시간이다. 밀린 e메일 답변도 하고 최신 디자인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각종 자료도 뒤적인다. 물론 이 시간마저도 다른 파트 임원들과의 업무협의에 할애해야 하는 날이 적잖다. 오전 8시부터 그는 시간의 노예가 된다. 그가 필요해 잡은 일정보다 그를 필요로 해서 잡힌 일정이 더 많아서다. 사무실은 서울이지만 회의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 경기 수원을 오가기도 한다. 인터뷰는 2일 오후 5시에 잡혀 있었다. 정각에 맞춰 도착한 그는 “막 회의를 마치고 오느라 머리 손질도 제대로 못했다”며 머쓱해했다. 송현주 삼성전자 상무(46)는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그룹을 총괄하는 그룹장이다. KAIST에서 산업미술학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93년 봄 특채로 삼성에 입사했다. 삼성그룹의 첫 대졸 여성 공채 입사자들과 동기다. 송 상무는 “1993년을 기점으로 여성을 배려하고 성장시키는 여러 제도들이 생겼다”며 “제가 임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라고 말했다. 송 상무가 이끌고 있는 디자인그룹에는 60명이 소속돼 있다. 3일 미디어설명회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공개한 전자동세탁기 ‘액티브워시’와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AX7000’ 등이 모두 이 그룹에서 디자인한 제품들이다. 그룹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이기에 그의 고민은 늘 후배들을 향해 있다. 틈날 때마다 그룹 구성원 서너 명씩 짝을 지어 점심을 함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를 ‘점심 간담회’라 부른다. “요즘 직장 문화가 저녁에 회식하는 걸 즐기진 않잖아요. 그래서 점심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교류를 하는 거예요. 편한 시간을 가지려고 일부러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핫’한 식당을 찾지만 저도 모르게 업무 얘기만 하다 오는 경우도 많죠.” 송 상무가 생각하는 임원으로서의 리더십은 ‘같이 고민하고 같이 뛰는 것’이다. 실제 20년 전에는 ‘관리형 임원’이 주류였다면 지금은 ‘실무형 임원’이 더 많아졌단다. 송 상무는 “삼성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만큼 제품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회사가 임원들에게도 현장 업무를 놓지 말 것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했다. 임원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혜택은 휴대전화와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비용을 회사가 지불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송 상무는 “임원들에겐 24시간 동안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가 필수적이다”며 “거의 매일 한 차례 수원을 다녀오는데 운전하는 동안 전화로 업무지시를 내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신입사원 채용 때 면접을 보는 것’과 ‘양각을 넣어 좀 더 고급스러워진 명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송 상무는 마지막으로 “임원은 신분이 계약직이다 보니 단기 성과를 좇을 가능성이 크지만 사원이든 임원이든 가장 큰 덕목은 멀리 보고 뚝심 있게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률 현대자동차 상무▼“직장생활 31년 중 24년 현장근무… 휴대전화엔 부하직원 343명 빼곡”“술요? 잘 못 먹습니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현대자동차 남부지역본부에서 만난 김종률 본부장(55·상무)은 ‘영업직원들을 관리하려면 술이 꼭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본부장은 “(술을 잘 먹기 위한) 약까지 먹어봤지만 조직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술 먹는 자리였다. 그러나 체육대회에서 343명에 이르는 직원 모두와 술 반잔씩이라도 먹다 보니 직원들도 진정성을 알아줬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동작구에서 주로 영업을 하는 남부지역본부는 현대차가 국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최전선이다. 지난달 수입 승용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18%가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정도로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만 놓고 보면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30%대에 이른다. 직원들을 독려하면서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김 본부장의 야전사령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는 회사의 비전과 판매목표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직원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지점을 방문할 때 미리 인사카드를 보면서 직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운다”라며 “이름이 비슷하다거나 고향이 같다거나, 하나라도 공통점을 찾아서 먼저 말을 건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직원들과 소통이 이뤄지면 서로 비전을 공유하면서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직원들이 리더를 따르는 것은 리더가 잘났거나 ‘당근과 채찍’을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본부장은 휴대전화에 남부지역본부 소속 모든 직원(343명)의 이름과 연락처, 사진, 세세한 특징까지 기록해 수시로 확인을 한다. 기계공학과 출신인 김 본부장은 1983년 현대차 연구소로 입사했다. 하지만 부산에 있는 부모, 가족들과 생활하기 위해 영업직에 지원했다. 연구직을 박차고 영업현장으로 오면서 직장생활 31년 중 24년을 본사 조직이 아닌 현장에서 근무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동기들 상당수는 회사를 떠났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2010년 1월 기업의 ‘별’인 임원을 달았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임 임원 부부들을 초청해 격려하면서 부인에게 스카프를 선물했다. 김 본부장은 “현장을 누볐던 제가 임원이 됐을 때가 저와 아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물질적인 보상도 뒤따랐다. 연봉은 세전 기준으로 직원 시절보다 배로 뛰었다. 현장 업무가 많은 지역본부장이란 보직 덕분에 운전사가 딸린 자동차도 탈 수 있었다. 현대차는 보통 부사장급이 돼야 운전사가 있는 자동차가 제공된다. 김 본부장은 “임원을 달고 간 첫 해외 출장에서 비즈니스클래스 좌석과 혼자 호텔 방 하나를 배정 받고는 임원이 됐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웃었다. 임원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한참을 망설였다. “인생지사 새옹지마입니다. 임원이 목표가 아니라 성실히 최선을 다하면 그 결과로 임원도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김창덕 drake007@donga.com·김호경·황태호·정세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한화의 삼성테크윈 및 삼성탈레스 주식매매 신청 건을 승인하고 한화와 삼성 양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국가 안보와 관련이 깊은 방위산업체가 인수합병(M&A)을 할 때는 산업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개사 모두 기존의 방위산업체인데다 주식매매로 주인이 바뀌더라도 생산시설, 생산능력, 보안요건 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업부의 승인으로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빅딜’을 위한 정부 승인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만 남게 됐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사진)이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됐다. 이로써 허 회장은 고 최종현 SK 명예회장(1993∼1998년) 이후 처음으로 세 차례 연속 전경련 회장 직을 맡게 됐다. 전경련은 5일 “허 회장의 임기가 10일 만료됨에 따라 지난달 초부터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해 회장단을 포함한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10일 정기총회에서 허 회장을 제35대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임기는 2017년 2월까지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제33대 전경련 회장에 선출된 데 이어 2013년 한 차례 연임한 바 있다. 허 회장은 그동안 전경련 회장을 또다시 연임하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정적 의견을 밝혀 왔다. 그러나 재계에서 허 회장을 대체할 만한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재추대로 결론이 났다. 재계에서는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증세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만큼 전경련이 활동 폭을 더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 회장이 최근 4년간 전경련을 무난하게 이끌어왔지만 앞으로는 재계를 대표해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10일 총회에서는 전경련 차기 회장단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회장단은 허 회장을 포함해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사퇴하면서 생긴 공석을 누가 메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경련은 2013년 회장단 가입 기준을 30대 그룹에서 50대 그룹으로 확대했다. 이후 이중근 부영 회장, 이수영 OCI 회장, 장형진 영풍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을 부회장 영입 대상에 올렸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단 인원이 21명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 들어올 분이 없으면 19명으로 갈 수도, 들어올 분이 많으면 21명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5일 “불황이라고 해서 채용을 줄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호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 행사 직후 본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LG 테크노 콘퍼런스는 LG그룹이 국내 이공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1분기(1∼3월)에 개최하는 비전 설명회다. 올해는 국내 대학 석·박사 과정 재학생 300여 명을 초청했다. 그는 “올해 경영여건은 엔저(엔화가치 약세)도 그렇고, 참 안 좋은 것 같다”면서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새로운 인재 채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그해 11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으면 안 된다”며 “그래야 나중에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본보 보도를 통해 구 회장의 메시지가 재계 전반으로 퍼지자 금융위기로 급속히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숨통이 트였다. LG그룹은 이듬해 3월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당초 계획 (3000명)보다 1000명 늘어난 4000명으로 발표했다. ▼ “엔저 등 여건 안좋지만 R&D투자 확대” ▼현재 국내 주요 그룹들은 “경영환경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면서 채용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재계 1위 삼성그룹마저 최근 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청년실업 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구 회장의 ‘사람 중심’ 경영 철학이 이번에도 청년 채용에 온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LG 테크노 콘퍼런스 역시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구 회장은 2011년 말 LG인재개발대회에서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 하는 것과 같이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구 회장은 이날 학생 전원과 악수를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구 회장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을 만들려면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고 R&D 인재들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여러분이 LG에 오시면 LG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곡에 대규모 융복합 R&D 단지를 만들고 있는데 그곳에 최상의 시설을 갖춰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사가 끝날 때쯤 기자에게 “이공계 R&D 인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오늘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우리 회사에 다 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나타냈다.황태호 taeho@donga.com·김창덕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됐다. 허 회장은 이로써 고 최종현 SK명예회장(1993~1998년) 이후 처음으로 세 차례 연속 전경련 회장 직을 맡게 됐다. 전경련은 5일 “허 회장의 임기가 10일 만료됨에 따라 지난달 초부터 차기 회장 추대를 위해 회장단을 포함한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10일 정기총회에서 허 회장을 제35대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임기는 2017년 2월까지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제33대 전경련 회장에 선출된 데 이어 2013년 한 차례 연임한 바 있다. 허 회장은 그동안 전경련 회장을 또 다시 연임하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정적 의견을 밝혀 왔다. 그러나 재계에서 허 회장을 대체할 만한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재추대로 결론이 났다. 재계에서는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증세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만큼 전경련이 보다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 회장이 최근 4년간 전경련을 무난하게 이끌어왔지만 앞으로는 재계를 대표해 조금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10일 총회에서는 전경련 차기 회장단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현재 회장단은 허 회장을 포함해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사퇴하면서 생긴 공석을 누가 메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경련은 2013년 말 회장단 가입 기준을 30대 그룹에서 50대 그룹으로 확대했다. 이후 이중근 부영 회장, 이수영 OCI 회장, 장형진 영풍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을 부회장 영입 대상에 올랐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단 인원이 21명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 들어올 분이 없으면 19명으로 갈 수도, 들어올 분이 많으면 21명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국내 30대 그룹 절반 이상이 지금 경제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장기 경제 불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돌파구마저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4일 발표한 ‘2015년 투자·경영환경 조사’에서 ‘최근 경영환경 및 시장 여건이 2008년과 비교해 어떤 수준인가’라는 질문에 응답 그룹 29곳 중 9곳(31.1%)은 ‘훨씬 나쁜 수준’, 7곳(24.1%)은 ‘조금 나쁜 수준’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55.2%가 금융위기 당시보다 최근의 상황이 더 어렵다고 진단한 것이다. ‘조금 나은 수준’(7곳)과 ‘훨씬 나은 수준’(1곳)을 합친 비중이 27.6%에 머문 것과 대조된다. 》 ○ 대내외 악재를 극복할 재료가 없어 현재 대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해외시장 경쟁 심화’(10곳·34.5%)였다. 엔화가치 약세를 무기로 수출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국내 업체들에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고 중국 업체들도 나날이 추격의 고삐를 죄어오고 있다.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까지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4분기(10∼12월) 시장점유율 19.6%로 애플과 거의 동률을 이뤘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는 애플과 현지 업체 샤오미(小米)에 뒤진 3위로 내려앉았다.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조차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기업들은 또 경영상 어려움의 배경으로 ‘내수 부진’(6곳·20.7%), ‘채산성 악화’(5곳·17.2%) 등을 많이 꼽았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불황을 함께 겪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기존 시장과 산업이 한계에 부딪혔지만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것이 현재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보다는 ‘경영 내실화’ 이번 조사에 응답한 29개 그룹 중 “올해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를 중점 추진전략으로 삼겠다”고 밝힌 곳이 17곳(58.6%)이나 됐다. ‘연구개발(R&D) 투자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은 8곳(27.5%)에 그쳤다. 올해 예상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29곳 중 12곳(41.4%)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 대비 확대’와 ‘전년 대비 축소’는 각각 10곳(34.5%), 7곳(24.1%)이었다. 다만 전체 응답기업 중 절반 이상(58.6%)은 ‘국내외 경기회복 여부’가 투자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다른 변수로는 유가 및 원자재가와 자금 확보 등이 많이 꼽혔다. 기업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내수경기 활성화’(11곳·37.9%)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투자 관련 규제 완화와 세제지원 확대 등이 우선 필요하다고 답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 그룹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못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기회복 속도를 더욱 더디게 만들 수도 있다”며 “국내 경제가 조속히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업, 정부, 노동자 등 모든 경제주체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황태호 기자}

LG생활건강은 지난달 화장품 원료 특허 7건을 충북 음성군에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엠에이치투)이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들 특허는 주름 개선 및 미백 효과가 입증된 특수 소재 제조용이었지만 용해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화장품으로 개발하지 못했다. 엠에이치투는 임직원이 7명뿐이지만 뛰어난 바이오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LG생활건강에서 제공받은 특허와 자사 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화장품 원료 개발을 자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엠에이치투의 제품 개발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시장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LG그룹과 충북도가 힘을 합쳐 4일 개소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규모 특허 개방으로 엠에이치투 같은 중소·벤처기업을 ‘스타 강소기업’으로 키워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향후 3년간 총 1조6000억 원을 투자해 충북을 ‘뷰티’ ‘바이오’ ‘제로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동력 메카로 키워낸다는 게 목표다.○ 특허 지원으로 중소·벤처 육성 LG그룹은 LG전자 LG생활건강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8개 계열사가 보유한 특허 2만7396건을 완전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3058건은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16개 정부 출연연구기관들도 특허 1565건을 공개한다.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특허 부담 때문에 신제품 개발을 주저하던 중소·벤처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충북혁신센터에는 이들 특허를 관리할 ‘IP(지식재산) 서포트존’이 개설된다. IP 서포트존에는 전체 특허가 데이터베이스(DB)화돼 있어 각 중소·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허 제공은 이미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충북 옥천군에 있는 나라엠텍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팩 케이스 기술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전력저장장치(ESS) 및 전기자동차 부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유닛 반사판과 관련한 특허 10건을 충북 청주시에 있는 광학코팅기업 세일하이텍에 조건 없이 지원했다. 경기 파주시에 있는 아이엠텍과 안산시에 있는 에이엘에스도 각각 LG전자와 LG이노텍으로부터 50건 안팎의 특허를 제공받아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특허 등 IP 중심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특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지역 특화산업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 분야에서 스타 중소기업을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 겨냥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 LG그룹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재계에서도 관심사였다. 삼성그룹(대구·경북)과 SK그룹(대전)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를 혁신센터 콘셉트로 잡았다. 현대자동차그룹(광주)은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을, 효성그룹(전북)은 탄소라는 ‘신소재’를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LG그룹 역시 계열사들의 특기와 충북의 특징을 충분히 살렸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뷰티 산업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선다. 충북은 LG생활건강 등 100여 개 화장품 업체가 밀집해 전국 화장품 생산량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을 타깃으로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또 혁신센터 내에 ‘화장품 평가랩’을 설치하고 중소기업이 개발한 화장품 원료의 유효성 및 안정성 검증도 지원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전현직 바이오 전문인력으로 ‘바이오 멘토단’을 구성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충북지역 바이오산업 활성화에도 발 벗고 나선다. 특히 이 분야의 기술역량을 축적한 LG생명과학이 오송단지 내 신약개발센터 등과 연결해 중소·벤처기업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로에너지 분야도 주요 지원 대상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충북 진천군에 ‘제로에너지 하우스 실증단지’를 조성한다. 이 단지에는 신재생에너지와 고효율 단열재 등을 활용해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한 아파트와 주택 등 100여 채가 들어선다. LG는 여기에 태양광 모듈, ESS,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고효율 창호 및 단열재, 에너지 관리시스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같은 기간 애플과 샤오미(小米)에 뒤진 3위를 차지한데 이어 중저가 시장에서 잇달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가 시장점유율 22%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로 2위였다. 현지 업체인 카본 모바일과 라바가 뒤를 이었다. 캐널리스 조사에서 인도 현지 업체가 자국 시장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는 지난해 2분기(4~6월) 마이크로맥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2160만 대 규모로 전년보다 90%나 성장했다. 출하량으로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다. 인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 가격대는 6000~1만2000루피(10만7000원~21만4000원)로 전체의 41%를 차지한다. 6000 루피 이하 제품의 비중도 23%나 된다. 루샤브 도시 캐널리스 연구원은 “마이크로맥스가 복수의 지방 언어를 지원하는 ‘유나이트 폰’ 등을 개발하며 경쟁사들 보다 빠르게 제품을 개선하는 모습을 제시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타이젠 운영체제(OS) 기반 ‘Z1’을 10만 원 미만 가격에 출시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LG전자의 ‘울트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 출품된 TV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제품’으로 꼽혔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리뷰 전문매체 ‘사운드 앤드 비전’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0∼26일 CES 출품작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제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TV 부문에 투표한 응답자 829명 중 338명(40.8%)이 LG전자의 ‘울트라 OLED TV’를 선택했다. 올해 CES에서는 화면의 명암비를 최적화하는 ‘HRD TV’와 ‘울트라 HD 블루레이’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디스플레이들이 대거 출품됐지만, 소비자 10명 중 4명이 OLED TV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사운드 앤드 비전은 “LG의 새로운 4K OLED 라인업이 이번 CES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울트라 OLED TV’는 CES 마지막 날인 9일(현지 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엔가젯’으로부터 TV 부문 ‘최고 제품상’을 받기도 했다. 엔가젯의 리처드 롤러 시니어 에디터는 “이번 전시회에는 강력한 액정표시장치(LCD) TV들이 몰려왔지만, 웹OS 2.0으로 무장한 ‘아트 슬림 OLED’야말로 우리가 원했던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77인치, 65인치 크기의 울트라 OLED TV를 선보였다. 올해 CES에는 55인치형 모델을 새롭게 추가했다. 크기뿐만 아니라 가변형, 곡면, 평면 등 다양한 형태의 라인업을 강화해 OLED TV 대중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OLED TV에 대한 국제적인 호평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CES 주관사인 전미가전협회(CEA)는 이미 지난해 11월 LG전자의 ‘가변형 OLED TV’(모델명 77EG9900) ‘곡면 OLED TV’(모델명 65EG9600), ‘평면 OLED TV’(모델명 55EF9500) 등 3개 모델에 대해 ‘CES 2015 혁신상’을 안겨줬다. LG전자가 공개한 2015년형 OLED TV는 부품과 회로 부분의 부피를 줄여 기존 모델보다 더 얇고 가벼워진 ‘아트 슬림’ 디자인을 적용했다. 세계적인 음향기기 회사인 ‘하만 카돈’과의 협업을 통해 ‘울트라 서라운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투명 스탠드를 적용해 화면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몰입감을 극대화했고 평상시에 보이지 않는 후면까지도 매끄럽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LG전자가 가장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화질이다. 울트라 OLED TV는 어두운 영역부터 밝은 영역까지 세밀하고 풍성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고 응답속도가 기존 LCD TV 대비 1000배 이상 빨라 잔상이 거의 없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인규 LG전자 TV/모니터 사업부장(전무)은 “OLED TV는 기존 화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과거에 경험할 수 없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며 “확대된 라인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올해 OLED TV 시장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새해 첫날 국산 담뱃값 인상 이후 상대적으로 가격을 덜 올린 외국산에 밀려 국산 KT&G의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국산 담배가 외국산에 밀린 것은 필립모리스의 ‘말버러’가 외국산 담배로서 1986년 첫 판매를 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1일 A편의점이 지난달(1월 1∼29일) 매출 기준으로 담배 제조사별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KT&G는 43.2%에 그쳤다. 이어 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저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이 각각 24.4%, 23.4%, 9.0%였다. 외국산 담배의 점유율을 합치면 총 56.8%로 KT&G보다 13.6%포인트 앞선다. 판매량 기준으로도 KT&G의 점유율 하락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판매수량 기준 KT&G의 점유율은 38.3%, 외국산은 61.7%였다. 필립모리스, BAT, JTI의 비중은 각각 21.1%, 29.8%, 10.8%였다. 업계는 이번 점유율 역전 현상에 대해 외국 업체의 ‘꼼수 가격 마케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BAT코리아는 1월 15일부터 ‘보그 시리즈’를 갑당 3500원에 내놨다. 기존 가격보다 1200원 오른 것이지만 국산 담배가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이나 뛴 것에 비해 인상 폭이 적었다. BAT코리아는 보그 가격을 이달 4일부터 다시 4300원으로 올려 판매할 예정이어서 싸게 팔아 인지도와 점유율을 높인 뒤 가격을 올려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필립모리스도 주력 제품인 ‘말버러’와 ‘팔리아멘트’ 값을 1월 1일 2700원에서 4700원으로 올렸다가 1월 19일부터는 4500원으로 낮춰 팔기 시작했다. 한편 국산 담배 판매가 줄어들었다고 세금이 덜 걷혔다고 보기는 힘들다. 담배에는 담배소비세(1007원)와 건강증진부담금(841원) 등을 포함한 고정 세금 약 2909원이 담뱃값과 상관없이 매겨진다. 유일하게 담뱃값에 따라 변하는 부가가치세는 4500원인 KT&G의 ‘더 원’에는 409원이 붙지만, 3500원인 BAT ‘보그’는 91원이 적은 318원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1월에 팔린 담배 중 상당수는 지난해 나온 제품으로 지난해 기준 세금이 매겨진 것”이라며 “담뱃세 중 고정 세금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싼 담배가 많이 팔렸다고 해도 세수에는 크게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염희진 salthj@donga.com·김창덕 기자}

LG전자가 30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커브드폰인 ‘G플렉스2’를 선보였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김창덕기자 drake007@donga.com}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SK그룹 분위기는 침울하다.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들이 집단 부진에 빠진 데다 31일이면 구속 수감된 지 2년이 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등 SK하이닉스를 제외한 14개 상장계열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97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5조5000억 원보다 15.8%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이들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2조832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3246억 원)보다 37.3% 줄었다. 14개 계열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SK하이닉스 한 회사의 영업이익(3조4423억 원)의 6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특히 다음 달 5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에만 4000억∼5000억 원의 적자를 내 연간으로도 37년 만에 적자전환이 확실시된다. 올해도 이렇다할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총수가 없는 동안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미뤄지면서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기회를 모두 놓친 게 결정적이다. SK E&S와 SK텔레콤은 2013년 각각 STX에너지와 ADT캡스 인수를 검토하다 백지화했다. SK해운과 SK에너지도 같은 해 각각 STX팬오션과 호주 석유유통기업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의 본입찰 참가를 포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최대치 성과인센티브(OPI)를 받는다. 2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달 30일 전 그룹 계열사별로 사업부 실적에 따른 OPI가 지급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사업 부문별로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OPI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방어의 일등공신이었던 반도체총괄 부문은 최대치인 50%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실적을 거둔 메모리사업부는 물론이고 적자를 낸 시스템LSI사업부도 동일한 OPI를 받는다. 다만 부품(DS) 부문 내 발광다이오드(LED)사업부는 12% 정도의 OPI가 책정됐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무선사업부는 올해 OPI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최대치인 50%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경영진이 최근 급격히 떨어진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이런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성과인센티브는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익이 아니라 ‘EVA(Economic Add Value)’가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TV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도 30%대의 OPI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등 적자를 낸 계열사 직원들에게는 OPI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윤호일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부소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6월 초 남극 킹조지 섬 세종과학기지에서였다. 2003년 12월 전재규 대원이 고무보트 전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반년쯤 지났을 때였다. 당시 세종기지 월동대장이 윤 부소장이었다. 기지에 도착한 지 몇 시간이 지나서야 사고에 관한 질문을 어렵사리 꺼낼 수 있었다. 대원들이 겪었던 사흘간의 사투에 대해 그는 힘겹게 설명을 이어갔다. 대원 15명 중 8명이 차디찬 남극 바다에 빠졌다. 1명은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고개를 든 채 애써 삼키던 남자의 눈물이 아직도 생생하다. 후배를 떠나보낸 선배의 자책감과 위기에 빠진 기지를 정상화해야 했던 리더로서의 고민이 얼마나 컸을까. 윤 부소장과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지난해 12월 17일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에 강연자로 초청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극한의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위기 시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 강연해 달라”고 부탁해 왔다고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상에 누워 있는 데다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 실적마저 꺾이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인 삼성으로선 맞춤형 강연이었다. 전화기로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은 뒤 이내 ‘위기’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윤 부소장은 위기 속 리더십이란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지금이 위기”라고 흔히 말할 수 있지만 지금이 최악의 상황임을 인정하는 건 어렵다는 것이다. “위기의 본질은 한 번 조직 속에 들어오면 절대 내가 원하는 시점에 나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 위기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면 반드시 내게 다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위기가 감지되는 순간 리더는 ‘지금이 최악’이라는 생각으로 전략을 짜야 합니다.” 얼음바다에서 조난을 당한 대원들에게 “곧 구조대가 갈 것이다”란 말로 희망을 심어주기보다는 “최악의 경우 3일간은 스스로 버텨야 한다. 하지만 넌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오너가의 잘못을 감추려다 오히려 일을 키운 한 기업의 사례도 곁들였다. 위기를 직시하지 못하고 가볍게 생각한 대가는 그만큼 혹독하다는 설명과 함께. 윤 부소장은 이렇게도 말했다. “위기에 필요한 리더십은 대단한 게 아닙니다. 원칙과 기본입니다. 남극에서 이를 버리면 대원들의 목숨이 위험하죠.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한국경제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 많이 들린다. 엔화 약세를 표방한 아베노믹스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유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화학업계에선 ‘곡소리’가 난다. 1월이 거의 다 지나갔는데도 올해 경영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곳이 많다.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 비록 경영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이 최악”이라는 윤 부소장의 ‘극한 리더십’을 한 번쯤 곱씹어 보면 어떨까.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

국내 채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탓도 있지만 정년 60세 연장, 통상임금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또 국내 제조업 설비의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필요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채용 규모 축소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연간 취업자가 45만 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013년 대비 53만3000명 늘어났다. 올해 증가 폭이 지난해보다 8만3000명(15.6%)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연구원도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45만 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을 지난해 52만 명에서 올해 35만 명으로 무려 17만 명이나 낮춰 잡았다. 지난해 증가 폭을 58만 명으로 조금 높게 잡았던 LG경제연구원도 올해는 51만 명으로 전망치를 떨어뜨렸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40만 명 수준(지난해 전망치 48만 명)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용 시장 냉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와 기업, 구직자가 새로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처럼 한국이 6∼7%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정부와 기업, 구직자는 당분간 3∼4%대 성장률이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현재와 같은 대규모 공채 대신 소규모 수시 채용 형태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의 압축 성장이 재현되지 않는 한 대기업들이 대규모 공채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신규 인력 채용보다는 수시로 경력직을 뽑는 기업이 이미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해외 시장으로 구직자와 기업 모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일자리 공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일자리 창출을 수요와 공급을 매칭시키는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일자리가 나올 수 있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김호경 whalefisher@donga.com·김창덕 기자}

“기업들이 적극적인 고용과 투자로 경제혁신과 발전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 혁신을 위해선 정부가 2단계 규제개혁부터 추진해야 한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부와 기업인들이 2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나 한목소리로 경제 개혁을 위한 ‘팀플레이’를 외쳤지만 각자 내놓은 실천방안은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정부의 ‘선(先) 투자 확대, 후(後) 경제 활성화’ 기조엔 변함이 없다. 재계도 ‘선 규제 개혁, 후 투자 확대’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이 자국(自國) 기업 살리기 정책과 적극적인 민간투자가 맞물려 경제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위기에는 공감 대한상의가 최 부총리를 초청해 이뤄진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박 회장 외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심경섭 ㈜한화 사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터라 이날 간담회에는 재계 안팎의 큰 관심이 쏠렸다. 최 부총리나 기업인들 모두 지금이 한국 경제를 다시 뛰게 할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에는 공감했다. 최 부총리는 “국내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15년간 제대로 된 구조개혁을 한 적이 없다”며 “경제혁신은 시대의 소명이자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라고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30년 성장을 내다보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해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총생산(GDP) 분기 성장률은 2013년 2분기(4∼6월)와 3분기(7∼9월)에 전년 동기 대비 1% 이상 성장했지만 그해 4분기(10∼12월)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 머물렀다. ○ 말뿐인 팀플레이 일각에서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의 획기적 기업친화정책이나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계획 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정부가 기업들에 투자 및 고용을 요청하고 기업들은 규제개선을 건의하는 판에 박힌 모습만 재연됐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여러 정책수단을 강구해 올해 3.8% 경제성장률, 고용 45만 명, 물가 2% 상승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부터 밝혔다. 또 “정부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기업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특히 새롭게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을 적극 고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경제계는 정부가 2단계 규제개혁을 적극 추진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국민 설득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또 정부에 임금체계 개편, 사업재편지원특별법 제정, 지방 투자규제 완화, 기업소득환류세제 기준 완화와 가업상속 지원제도 개선, 노동시장 구조개혁 추진 등 5대 정책과제를 건의했다. 한마디로 기업들의 노동비용 및 세금 부담을 줄여주고 사업구조 재편이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없애달라는 얘기다.○ ‘내가 먼저’가 필요한 시점 정부와 기업들이 수년째 “네가 먼저”식 핑퐁게임을 하는 사이 국내 투자 실적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투자율은 2011년 32.9%에서 2012년 20.9%, 2013년 28.8%로 매년 떨어졌다. 지난해는 1∼3분기 누적 투자율이 29.7%였지만 집계 중인 4분기 투자 실적까지 더하면 전년보다 더 하락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2013년 7월 “투자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지만 기업들의 투자 환경에 온기를 불어넣지는 못했다. 수도권 규제 등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 덩어리’들을 없애지 않은 채 ‘투자 독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투자나 고용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1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경제가)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안 된다”고 당부한 사실이 알려진 뒤 재계에선 ‘위기 속 고용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적도 있다. 전광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석좌교수는 “한국 사회의 한 축인 기업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야 고용과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며 “기업으로서도 불확실성이 큰 지금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투자 적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내 기업들은 파이를 키울 생각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파이 속에서만 투자든 고용이든 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