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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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미술38%
연극20%
문학/출판13%
칼럼7%
인사일반7%
언론3%
문화 일반3%
사고3%
사회일반3%
사건·범죄3%
  • 20억명 쓰는 메신저 ‘와츠앱’, 2시간 먹통 …원인은?

    최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전 세계 이용자가 20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채팅앱 ‘와츠앱’이 25일(현지 시간) 먹통이 됐다가 약 2시간 만에 복구됐다. 와츠앱 측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국내외 채팅앱의 안전성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와츠앱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3시 경(한국 시간 25일 오후 5시) 갑자기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이날 오전 5시 경 복구됐다. 인터넷 서비스 중단을 모니터링하는 ‘다운디텍터’는 이로 인해 영국 6만8000명, 싱가포르 1만9000명,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만5000명이 각각 “와츠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와츠앱이 많이 쓰이는 인도, 브라질 등에서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도 ‘#와츠앱중단(#Whatsappdown)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수십 만 건 이상 올라왔다. 다만 메타 한국지사 측은 “한국 쪽 피해는 접수된 상황이 없다”고 밝혔다. 와츠앱 측은 서비스 복구 후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만 했다. 명확한 사고 원인 및 재발 방지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메타가 보유한 서비스들은 종종 서비스 장애로 사용자에게 큰 불편을 안겼다. 지난해 10월에는 와츠앱을 포함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의 작동이 약 5시간 동안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에 기반한 가상화폐, 원유 거래 등이 중단돼 당시 많은 이용자들이 상당한 재산 손실을 입었다. 2019년에도 페이스북 서비스가 약 24시간 멈춘 적이 있다. 미국 사이버안보기업 ‘ESET’의 잭 무어 고문은 로이터통신에 “메타는 전 세계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어서 짧은 서비스 장애만 발생해도 세계 수많은 지역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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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국적 스파이 13명 기소…“반체제 인사 송환 ‘여우사냥’ 가담”

    미국 법무부는 시진핑 3기 정부 출범 직후인 2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활동해온 중국 정보기관 요원 등 중국 국적 스파이 1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에 체류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를 본국으로 송환하거나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미국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도록 뇌물 로비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중국 정부가 미국 내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방해하고 사법 체계를 해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 법무부가 기소한 13명은 3건의 범죄에 연루됐다. 이 중 7명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와 범죄 도피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여우 사냥 작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반체제 인사나 그의 가족을 상대로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며 협박하거나 감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4명은 미국에서 중국 정부를 위해 활동할 첩보요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7명 가운데 3명은 중국 국가안전부(MSS) 소속이다. 13명 중 2명은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기소될 상황에 놓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사법당국 관계자 A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7년부터 알고 지낸 A 씨를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6만1000달러(약 8800만 원) 상당 뇌물을 주고 수사 정보를 빼냈다. 하지만 A 씨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던 인물로, 중국 요원들에게 가짜 정보를 건넸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화웨이는 HSBC 등 은행에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과의 거래를 숨긴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2020년에 미국 기업들의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지식재산권을 훔치려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리사 모나코 법무차관은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국가 정보당국과 맺고 있는 연결 고리가 드러났다”며 “특히 중국 IT기업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다루는지 여부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 정부는 수많은 사건에서 미국의 경제 안보와 인권을 해치고 민주주의, 법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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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환장’ 받은 트럼프 “대선 출마해야 할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의 지지자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지난해 1월 6일 미 의회에 난입한 사태와 관련해 소환 통보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맞섰다.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미국을 안전하고 성공적이며 영광스러운 국가로 만들기 위해 내가 그 일(대선)을 다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의 지지 연설을 위해 이곳을 찾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나는 대선을 두 번 나갔고 두 번 이겼다”며 “2016년 대선보다 2020년 대선 때 수백만 표를 더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현장에 모인 공화당 지지자들은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쳤다.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중간선거 이전에 대선 재도전 여부를 발표하는 것을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판단은 아니지만 재선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해 2020년에 이어 2024년 대선에서 두 사람의 재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하원의 ‘1·6 의회 난입 사태 특별위원회’는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 소환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사태를 조사해 온 이 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막기 위해 의회 난입을 단행한 지지층을 선동한 여러 증거를 수집했다며 소환장을 발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조사가 자신의 대선 재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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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가 다시 해야할지도”…차기 대선 출마 의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지난해 1월 6일 미 의회에 난입한 사태와 관련해 소환 통보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맞섰다.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미국을 안전하고 성공적이며 영광스러운 국가로 만들기 위해 내가 그 일(대선)을 다시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다음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의 지지 연설을 위해 이 곳을 찾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나는 대선을 두 번 나갔고 두 번 이겼다”며 “2016년 대선보다 2020년 대선 때 수백 만 표를 더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현장에 모인 공화당 지지자들은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쳤다.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중간선거 이전에 대선 재도전 여부를 발표하는 것을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MSNBC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판단은 아니지만 재선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해 2020년에 이어 2024년 대선에서 두 사람의 재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하원의 ‘1·6 의회 난입 사태 특별위원회’는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 소환을 결정했다 발표했다. 당시 사태를 조사해 온 이 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막기 위해 의회 난입을 단행한 지지층을 선동한 여러 증거를 수집했다며 소환장을 발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조사가 자신의 대선 재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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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의 아픔, 예술로 달랬다는 브래드 피트의 작품[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오늘은 한국에서도 얼마 전까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곤 했던 ‘연예인 예술가’에 관한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가 음악가 닉 케이브, 조각가 토마스 하우즈아고와 함께 그룹전을 핀란드 미술관에서 열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전시를 하게 되었는지, 또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다음은 영국 런던에서 반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에 기후 위기 시위대가 토마토 수프를 끼얹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소식입니다. 기후 위기 대응 단체는 “현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환경에서 이번처럼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브래드 피트는 안젤리나 졸리와 이혼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것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대로 작품 속에는 총알이 날아다니는 집, 머리를 좁은 틈에 끼워넣고 있는 사람, 서로 총을 겨눈 인물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많은 연예인 예술가들은 셀러브리티로서 말못할 내면을 작품으로 털어놓곤 합니다.●지난주 금요일인 10월 14일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기후 위기 시위대가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하인즈 토마토 캔 수프를 끼얹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다행히 그림은 유리 액자에 끼워져 있어 손상되지 않았는데요. 이들 단체는 영국 정부의 화석연료 신규 허가와 생산 중단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런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총 맞은 집 작품으로 만든 브래드 피트● ‘남성미 아이콘’의 자아성찰관계에서 나의 잘못을 돌아봤다: 브래드 피트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갈등과 좌절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 작품은 집 모양으로 만든 실리콘에 총을 쏘아서 만든 것이죠. 이를 비롯한 작품에 대해 피트는 “타인과 관계에서 내가 잘못한 것들을 돌아봤다”며 “스스로에게 잔혹할 정도로 솔직해지고, 이를 통해 나의 실수와 부족함으로 상처주었을 사람들에게 솔직해지려고 했다”고 말합니다. 안젤리나 졸리와의 이혼 과정에서 미디어를 통해 흘러 나온 두 사람의 갈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죠. 자기를 내려놓고 성찰하는 과정을 예술을 통해 밟아나갔다는 이야기로도 들립니다.중년의 위기: 위 작품도 피트가 겪었을 개인적인 상황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누군가와 큰 갈등을 겪었고, 총을 겨눌만큼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서로 받았던 거겠죠? 오래 전부터 할리우드에서 ‘남자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그가 이렇게 겸손하게 자기를 내려놓고 내보이는 모습에서.. 피트가 세간에서 흔히 일컫는 ‘중년의 위기’라는 것을 겪는걸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약점을 보일 수 없었던” 남자: 이에 관해 피트는 인터뷰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캐릭터가 되어야만 했다. 모든 것을 안으로 삼키고, 모든 것을 다할 수 있어야 했으며 약점을 보여선 안됐다. 내 아버지가 그랬고, 윗세대 배우들이 그랬다. 근데 그거 정말 피곤하고 지친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될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상관없다. 난 여기서 안전함을 느낀다.”● 아픔을 웃어 넘길 수 있게 해준 친구들전시제목 ‘WE’로 뭉친 세 남자: 피트의 작품은 영국 출신 현대미술가 토마스 하우즈아고, 음악가 닉 케이브의 작품과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토마스 하우즈아고는 가고시안 갤러리 소속의 작가로, 미술관 전시는 201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인데요. 핀란드 제2도시 탐페레(Tampere)의 사라 힐덴 미술관의 기획으로, ‘WE’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습니다.위 사진을 보면 세 사람의 다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데요. 하우즈아고는 청바지를 입고 맨발로 편안하게, 피트는 점프수트에 중절모로 장난스럽게, 그리고 케이브는 정장에 커피잔을 들고 앉아 있죠. 케이브가 섬세하고 까다로운 예술가 역할이라면 그 반대에 피트가 있고 두 사람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우즈아고가 했던 것 아닐까? 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ㅎ6년 전 연말 파티에서 처음 만난 피트와 하우즈아고: 피트는 6년 전 연말 파티에서 하우즈아고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서로의 아픔을 털어 놓으며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이후 하우즈아고의 작업실을 틈만 나면 찾아가 각자의 내면에 대해 이야기했고요. 1990년대부터 알고 지냈던 케이브를 데려온 것도 피트입니다. 피트는 이 때 이혼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고, 하우즈아고의 작업실에서 도자기를 만들어보며 마음을 치유했다고 말합니다.셀러브리티 예술가의 작품…어떻게 봐야할까?자기를 표현하는 ‘예술 행위’는 인간의 본능: 피트의 작품을 보고 ‘어 생각보다 괜찮네?’라고 느끼셨나요? 저 역시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부분이 재밌었습니다. 스크린 속의 멋진 브래드 피트가 평소엔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 하면서요. 피트 말고도 밥 딜런, 데이빗 보위 같은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시각 예술을 통해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자아를 드러내곤 한답니다.한국에서도 솔비, 송민호, 조영남 등 예술 활동을 하는 유명인들이 많죠. 저는 이런 유명인들이 예술 행위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꼭 예술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아도 말이죠.예술 행위를 넘어선 ‘예술’이냐는 또 다른 문제: 다만 그들의 작품이 ‘유명인이라서’ 주목을 받고 시작한다는 점은 항상 경계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밥 딜런이나 데이빗 보위의 작품도 ‘본업’의 유명세를 넘어서진 못하고 있는데요. 사실 많은 본업 예술가들은 작품 세계의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 평생을 쏟아 붓습니다.이 같은 노력을, 원래 본업이 아니었던 분야에서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겠죠. (화가가 갑자기 음악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감각이 있기에 좋은 음악을 할 수는 있겠지만, 뛰어난 음악을 하기 위해선 평균을 훨씬 넘는 노력이 필요할테니까요.)본업 예술가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브래드 피트의 전시는 이벤트적 성격이 강해보였습니다. 토마스 하우즈아고의 핀란드 미술전에, 친구들이 함께 힘을 북돋아주는 느낌이랄까요? 진지하게 작가로 데뷔한다기보다는, ‘이런 작업도 하네~’라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정도로 말이죠. 이에 반해 일부 유명인 예술가들이 ‘수상 경력’이나 ‘학업’을 강조하며, 자신의 예술성을 성급하게 입증하려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사실 예술가의 작품 세계는 살아온 삶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세상을 보는 비전을 통해 평생 단단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지 상을 받거나 학력을 딴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런 것 없이도 나를 표현하는 예술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인데, 굳이 ‘나도 예술가들이랑 다르지 않아’라고 억지로 끼워맞춰야하나? 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최근 일부 ‘셀럽 예술가’들이 정말 예술을 사랑한다면, 자신의 예술 행위를 넘어 어렵게 작업을 해 나가고 있는 본업 예술가에 대한 존중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반 고흐 작품에 수프 끼얹은 기후 위기 시위대어쩌면 영국 내셔널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일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토마토 수프로 뒤덮였습니다. 그림 아래에는 벽에 손을 붙인 사람들이 ‘JUST STOP OIL’이라고 적힌 셔츠를 입고 시위를 하고 있네요. 미술관 속 명화에 접착제로 손을 붙여 눈길을 끌던 기후 위기 시위대들에 이번엔 더 과감한 항의에 나섰습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 알리고자 했다고흐의 해바라기 6점 중 1점: 시위대가 토마토 수프를 끼얹은 그림은 1888~1889년 반 고흐가 그렸던 해바라기 작품 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6점 중 하나라고 합니다. 남부 프랑스의 뜨거운 태양과 고흐의 치열한 삶을 담고 있는 듯한 해바라기는 그의 대표작이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림이죠.그림 보존보다 지구 보존이 더 급하다!: 이 그림 아래에 접착제로 손을 붙인 활동가 2명은 깜짝 놀란 관객들을 향해 ‘사람들과 지구를 구하는 게 급한데, 그림이 더 걱정됩니까?’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확산되었는데요. 이 활동가들이 속한 단체 ‘JUST STOP OIL’ 대변인은 “기후 변화 이슈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그랬다”고 말했습니다.유리 액자 되어있어 그림은 손상 없어 : 미술관 측은 그림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이후 발표했습니다. 또 활동가들은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다만 ‘JUST STOP OIL’ 대변인은 활동가들이 사전에 그림에 유리 액자가 끼워져있는지, 수프를 끼얹어도 손상을 입지 않을 지 미리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향후 수 주간 이런 시위 더 있을 것: 그리고 ‘JUST STOP OIL’을 후원하는 미국의 ‘기후위기재단’은 이같은 형태의 시위가 향후 수 주간 여러 국가에서 더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기후위기재단 대변인은 “기후 운동을 8년 동안 하면서 이번 반 고흐 시위만큼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적이 없었다. 기후 위기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미디어 환경을 뚫고 나가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이제는 정말로 깨어나 기후 위기가 현실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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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美육군 장군 탄생… 시글, 준장 승진

    한국계 마이클 시글 미국 육군 병참학교(QMS) 교장(사진)이 최근 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현지 시간) QMS와 미주한인위원회(CKA)에 따르면 시글 준장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고 미 상원 인준을 거쳐 장성으로 승진했다. CKA는 “시글 준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 현역으로는 유일한 미군 장성이 됐다”고 밝혔다. QMS 홈페이지 약력에 따르면 시글 준장은 스탠퍼드대와 조지타운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군에 입대해 3차례 주한미군 2사단에서 근무했다. 1999년 2월 주한미군 2사단 전차훈련장에서 타고 있던 헬기가 추락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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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기말 도시의 삐뚤어진 욕망, 치부를 드러내다[영감 한 스푼]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에서 오스트리아 작가 에곤 실레(1890∼1918) 작품을 보려는 관객이 몰렸었죠. 저도 사람들 틈에 끼어 작품을 감상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유명한 에곤 실레가 그린 것이 아니라면 이 그림들을 예술로 볼 사람은 얼마나 될까?” 너무 삐딱한 생각인가요? 그래도 상상을 더 전개해 보겠습니다. 한국의 이름 모를 누군가가 그렸다고 한다면, ‘이 작가 변태 아니야?’라는 반응도 분명히 나왔겠죠. 그런 의견이 모이면 선정성 논란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실레는 왜 그렇게 적나라한 누드를 그렸을까요? 그 누드는 왜 시대를 보여주는 좋은 예술로 인정받는 것일까요? 답을 찾기 위해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나보겠습니다.지금 봐도 노골적인 실레의 누드 은밀한 공간에 있는 듯 과감한 포즈, 관객을 똑바로 쳐다보는 눈빛, 그리고 빨갛게 칠해진 성기. 실레의 작품은 21세기 서울에서 봐도 과감하고 노골적입니다. 과거 오스트리아에서도 실레의 작품을 인정한 것은 일부 예술가들뿐이었습니다. 실레는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 주민들 때문에 집을 옮겨 다니기도 했고요. 1912년에는 ‘공공 부도덕’ 혐의로 감옥에서 24일을 보냅니다. 동네 아이들이 드나드는 작업실에 음란한 그림을 걸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당시 사회가 그의 작품에서 예술성을 봤다면 그를 감옥에 가두진 않았겠죠. 실레가 비난을 무릅쓰고 누드를 그린 개인적 이유는 주류 아카데미 예술에 저항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실레는 그림을 잘 그렸지만 아카데미의 엄격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방황하던 그를 반아카데미파였던 구스타프 클림트가 알아봐 주었습니다. 용기를 얻은 실레는 자신의 감각에 깊이 다가오는 것들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아카데미에서는 예술이라 여기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누드였습니다.분열 직전의 세기말 도시, 빈 그러나 아카데미에 대한 저항이라는 이유만으로 실레의 누드가 설명되진 않습니다. 이번엔 19세기 말∼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으로 시야를 넓혀 보겠습니다. 오스트리아제국은 신성로마제국부터 이어온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는 ‘구 왕정체제’의 본산이었죠. 그러나 1848년 유럽 곳곳에서 체제를 뒤엎는 혁명이 일어나 제국 내 다양한 민족들이 반기를 들기 시작합니다. 분열 위기에 처한 제국은 헝가리와 손잡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세우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제국은 무너지게 됩니다. 역사학자 필리프 블롬은 분열 직전의 제국에서 빈은 욕망이 넘쳐나는 ‘유럽의 라스베이거스’였다고 표현합니다. 1910년 빈은 인구 200만 명으로 세계 6위 규모의 대도시였습니다. 빠르게 산업화된 제국의 화려한 도시에 부와 명예를 좇아 온갖 지역에서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 결과는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때 빈에는 도시화의 문제인 ‘노숙자’가 등장했고, 판자촌 같은 열악한 주거시설은 물론이고 지하 하수구에 사는 ‘두더지 인간’도 나타나죠. 귀족을 따라 하는 부르주아들과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온갖 질병으로 죽어 나가는 도시. 이렇게 반대되는 것들이 공존하는 시한폭탄 같은 사회는 산업화 이후 인류가 처음으로 마주한 풍경이었습니다. 실레의 불안한 자화상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 빈에서 20세기 지성사를 흔든 중요한 책도 나옵니다. 바로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입니다.비엔나커피의 달콤한 크림 같은 욕망 당시 빈은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제시한 바를 증명이라도 하듯 성적 욕망이 분출되는 도시였습니다. 1904년경 빈의 성매매 종사자는 3만∼5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또 1850년대부터 카메라의 발명으로 포르노 사진이 유행합니다. 성매매 산업과 포르노가 성적 욕망을 돈으로 착취했다면, 실레는 이 욕망을 인간의 한 속성으로 기록합니다. 도시의 화려함에 가렸던 치부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욕망은 빈으로 몰려든 서로 다른 수많은 사람을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프로이트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성욕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이해한 것처럼 말이죠. 빈에서 만들어진 아인슈페너(비엔나커피)도 그런 도시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쓰디쓴 커피를 하얀 크림으로 덮듯, 세기말 도시의 쓴맛을 달콤한 욕망으로 이겨내려 했기 때문이죠. 비록 그 단맛을 과하게 탐닉해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지라도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실레의 아버지도 성병으로 사망했죠. 우리가 실레의 그림을 예술로 보는 이유. 그것이 우리를 1900년대 빈으로 데려가, 모순 속에 살면서 좌절하며 욕망에 탐닉했던 사람들의 불안함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비뚤어진 욕망이 폭력적으로 흘러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을 환멸에 빠지게 만들 것임을 예견했을지도 모릅니다. 실레의 누드에서 이런 감정, 여러분도 느끼셨나요?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발송됩니다. QR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먼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국제부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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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곤 실레는 왜 누드를 그렸을까?[영감 한 스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부터 한 달에 한 번, 20세기 현대미술을 돌아보는 시리즈 ‘영감한스푼 클래식‘을 발송해드립니다.난해하고 불편하게 여겨지는 현대미술은 알고보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사회나 역사와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치기와 기상천외한 태도로 생겨난 것 같은 현대미술도, 자세히 뜯어보면 그렇게 생겨나게 된 이유와 맥락이 있답니다.‘영감한스푼 클래식’은 현대미술 작품들이 왜 그런 방식으로 생겨나게 되었는지, 시대와 역사적 맥락에서 작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예술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원인 모를 천재성에 의한 것이 아닌, 삶을 아주 깊고 섬세하게 살아낸 노력의 결과물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런 맥락에서 오늘 만나 볼 예술가는 ‘에곤 실레’입니다. 에곤 실레는 왜 그렇게 적나라한 누드를 그려야만 했을까요? 그리고 그 누드가 왜 시대를 보여주는 좋은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과거의 오스트리아 빈으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 에곤 실레의 적나라한 누드와 세기말 도시 빈(비엔나)의 욕망● 오스트리아 출신 예술가 에곤 실레는 자화상은 물론 모델의 초상화에서 과감한 포즈를 취하거나, 성기를 강조하는 등의 표현이 보이는 적나라한 누드를 그렸다. 이러한 누드화는 당시 관객들을 불편하게 했고, 심지어 이런 그림 때문에 처벌을 받기도 했다.● 실레가 이런 그림을 그리고도 예술가로 인정받는 것은 19세기 말 가장 화려했던 도시 빈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당시 빈은 도시 개발로 급격히 인구가 늘어 다양한 민족과 출신의 사람들이 몰려 사는 곳이었다. 그런데도 정치 체제는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이었다.●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을 변화하는 시대에서 제국이라는 구심점으로 모으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유일한 공통분모는 '욕망'이었다. 그래서 세기말 빈에서는 인간의 무의식과 욕망을 탐구한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저서 '꿈의 해석'을 비롯한 뛰어난 연구와 예술이 쏟아졌다.지금봐도 적나라한 에곤 실레의 누드 얼마 전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에서 에곤 실레 작품을 보기 위해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관객이 몰렸었죠. 저도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서 작품을 감상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이 작품들에서 ‘유명한 에곤 실레가 그렸다’는 인식을 뺀다면, 지금 이 부스를 채운 많은 사람들 중에 이 그림들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조금 짖궂은 생각인가요. 그래도 상상을 더 전개해보겠습니다. 만약 이름 모를 어떤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면, ‘너무 야하다’, ‘머릿 속에 무슨 생각이 든거냐’, 혹은 ‘작가가 변태 아니야?’라고 화가 날 사람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서 종종 불거지는 ‘선정성 논란’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반응은 실레가 살았던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에서도 낯설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실레는 1911년 빈을 떠나 고향 크루마우(Krumau)로 연인과 함께 이주합니다. 그런데 이곳 지역 사람들은 실레의 보헤미안 스타일의 생활 방식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그는 결국 다른 지역인 노이렝바흐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1912년 4월, 실레는 ‘공공 부도덕’(public immorality) 혐의로 감옥에서 24일을 보내게 됩니다. 그의 작업실에는 동네 소년, 소녀들이 놀이터처럼 자주 드나들었는데,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음란한 그림을 걸어 놓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만약 당시 사람들이 실레 작품을 예술성이 있다고 느꼈다면, 그를 체포하거나 감옥에 가두진 않았겠지요.그러면 실레는 왜 이런 비난을 무릅쓰고 누드를 그려야만 했던 걸까요?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당시 주류였던 아카데미 예술에 저항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실레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렸지만, 예민하고 섬세한 그의 성정은 아카데미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방황하던 시기 실레는 당시 아카데미 밖에서 다른 형태의 예술을 선보이는 그룹, ‘빈 분리파’를 이끌게 되는 구스타프 클림트를 만나게 됩니다.그의 그림을 좋아하고 존경했던 실레는 조심스럽게 클림트에게 ‘나의 드로잉과 당신의 것을 교환해줄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이 때 클림트는 “너의 드로잉이 훨씬 좋은데 뭐하러 그러느냐”며 실레를 격려하고 자신의 드로잉을 준 것은 물론 실레의 작품도 구매해줍니다.클림트의 격려에 용기를 얻은 실레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그림이 아니라, 나의 감각에 깊이 다가오는 것들을 표현하는 길을 더듬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아카데미에서 절대 예술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누드였습니다.분열 직전의 세기말 도시, 빈‘아카데미와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라는 것만으로, 실레가 누드를 그린 이유가 다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19세기 말~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으로 시야를 넓혀 보겠습니다. 이 때 오스트리아는 수백년의 역사를 지닌 합스부르크 왕가와 헝가리 왕국이 공동으로 통치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해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국은 금방이라도 산산조각 날 듯한 시한폭탄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모양새였답니다.우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라는 기이한 이름에서부터 분열의 느낌이 풍겨옵니다. 원래 오스트리아 제국은 신성로마제국부터 이어온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는 ‘구 왕정체제’의 본산이었죠. 그러나 1848년 파리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체제를 뒤엎는 혁명이 일어나고, 오스트리아 제국에서도 수많은 민족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납니다. 그리고 1866년, 프로이센과 전쟁에서 패한 뒤 분열 위기에 처한 오스트리아 제국은 인구 비율이 높았던 헝가리와 손을 잡고 ‘이중 제국’을 세웁니다.이 제국은 임시방편에 불과했습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에서 시작된 ‘개인’과 ‘자유’의 움직임이 억눌렸다가 1848년에 다시 한 번 터졌듯, 시대의 흐름은 왕이나 황제가 통치하는 제국을 이미 낡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었죠. 다만 오랜 시간의 통치 경험이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정치력을 발휘해 잠시나마 체제의 생명력을 연장한 것 뿐이었습니다.그럼 이 때 실레가 살고 있던 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역사학자 필립 블롬은 이 때 빈이 허영심과 욕망이 넘쳐나는 ‘유럽의 라스베이거스’였다고 표현합니다. 1910년 빈은 인구 200만 명으로 세계 6위 규모의 대도시였습니다. 빠르게 산업화된 제국에서 유대인을 중심으로 자본이 축적됐고, 이 화려한 도시로 부와 명예를 쫓아 온갖 지역에서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빈으로 몰려들었습니다.그렇게 사람이 몰린 결과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미국의 역사학자 칼 쇼르스케는 빈에서도 노른자땅인 순환도로 ‘링슈트라세’내 중심부의 부르주아들이 귀족을 따라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건축을 통해 지적합니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욕망하며 달려가는 가운데, ‘링슈트라세’ 안은 화려했을지언정 밖의 삶은 열악했습니다.이 때 빈에는 도시화의 문제인 ‘노숙자’가 등장합니다. 당시 기자였던 에밀 클라거와 사진가 헤르만 드라베는 링슈트라세 밖의 슬럼가에서, 특히 도시 아래 하수구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합니다. 슬럼가에 대해서는 “13평 남짓한 집에 침대 4개가 놓여있고 그곳에서 성인 7명과 아이 1명이 살았다. 벽에는 1m 높이까지 곰팡이가 껴있고 수도 시설이 없었으며, 지붕은 심각한 수리가 필요했다. 이런 곳에서 각종 질병이 퍼져나갔다”고 쓰여 있습니다. 아름다운 도시 빈의 치부를 드러낸 이들의 취재를 당국은 금지합니다. 귀족을 흉내내는 부르주아가 가득한 화려한 도시. 그러나 온갖 다른 출신의 사람들이 몰려와 질병으로 죽어 나가는 열악한 도시. 반짝이는 것과 더러운 것, 가장 오래된 제국과 그것을 벗어나려는 사람들, 이렇게 반대되는 것들이 한 데 공존하는 시한폭탄같은 사회는 산업화 이후 인류가 마주하게 된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실레의 불안한 자화상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모순적인 도시의 광경에서 실레뿐 아니라 20세기의 가장 흥미로운 것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 구스타프 말러, 아놀드 쇤베르크도 이 때 빈을 거쳐갔습니다. 또 20세기 지성사를 흔든 중요한 책이 발간됐죠. 바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입니다.비엔나 커피의 달콤한 크림같은 욕망이 때 빈은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제시한 바를 증명이라도 하듯, 성적 욕망이 분출하는 도시였습니다.한 연구에 따르면 1904년 빈에서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은 3만 명, 많게는 5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빈의 인구가 150~200만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또 1874년 빈 당국이 성매매 종사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건강 검사 증명을 요구했을 때 기사를 보면 이 여성들 대부분은 부수입이 필요한 공장 노동자였다고 합니다. 이 무렵 빈의 홍등가에 사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쓴 엘즈 예루살렘의 소설 ‘붉은 집’이 1932년 발간돼 유럽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합니다.또 1850년대에는 카메라의 발명으로 포르노그래픽이 유행했습니다. 여성들을 선정적으로 담은 사진들은 성매매 업소에서 고객들에게 보여지는 용도로 주로 사용됐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런 사진을 찍어서 광고를 할 경우, 사진가와 모델 모두 징역을 살았다고 합니다. 1851년 사진 수천 장을 갖고 있던 한 사진가가 실제로 3개월 형을 선고받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빈에 살고 있던 실레도 이런 도시의 암흑을 모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매매 산업과 포르노가 성적 욕망을 돈으로 착취했다면, 실레는 이 욕망을 인간의 한 속성으로 기록합니다. 도시의 화려함에 가렸던 치부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욕망은 모순적인 것이 섞인 불안한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요소였습니다. 프로이트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성욕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이해한 것처럼 말이죠. 빈에서 만들어진 아인슈패너 커피도 그런 도시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쓰디쓴 커피를 하얀 크림으로 덮듯, 세기말 도시의 쓴 맛을 달콤한 욕망으로 이겨내려 했기 때문이죠. 비록 그 단 맛을 과하게 탐닉해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지라도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실레의 아버지도 성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우리가 실레의 그림을 예술로 보는 이유. 그것이 우리를 1900년대 빈으로 데려가, 모순 속에 살면서 좌절하며 욕망에 탐닉했던 사람들의 불안함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쩌면 이 비뚤어진 욕망이 폭력적으로 흘러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전 유럽을 환멸에 빠지게 만든 것까지 말이죠. 실레의 누드에서 이런 감정, 여러분도 느끼셨나요?“내가 나 자신을 볼 때, 내가 원하는 것뿐 아니라 내 안에 일어나는 것, 내가 볼 수 있는 것, 그 범위가 무엇이고 나는 어떤 수수께끼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내 자신에서 지금까지 무엇을 인식했고, 더 큰 세계에서 그것이 얼마만큼의 비중인지도.나 자신이 점점 증발하고 에너지를 내뿜는 것이 보인다. 내 안의 별빛의 떨림은 더 빠르고, 똑바르고, 단순해지며 세계를 꿰뚫어 보고자 한다. 그것을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내 안에서 빛나는 것들을 만든다.“- 1911년, 에곤 실레가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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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이슬람혁명후 경제난-양극화… 의문사 분노, 정권퇴진 번져[글로벌 포커스]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이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학생과 노동자, 중산층으로 번지고 있다. 시위대의 분노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향하고 있어 이슬람공화국이 1979년 건국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경찰에 체포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가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의문사했다. 이후 한 달째 이란 전역에서는 거센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시위대는 과거 반정부 시위 때와 달리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3), 보수 성직자 출신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62) 등 지도부 퇴진을 정면으로 촉구하고 있다.1920년대 당시 이란을 통치하던 팔레비 왕조는 근대화를 이유로 여성의 히잡 착용을 오히려 금했다. 이후 1979년 이슬람혁명이 발발하기 전까지 테헤란은 ‘중동의 파리’로 불릴 만큼 서구화한 도시로 유명했다. 당시 어디에서든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맨다리를 드러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43년 만에 히잡이 정권 퇴진 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특정인의 의문사에 대한 분노를 넘어 혁명 후 ‘신성(神聖)’의 이름으로 행해진 각종 독재와 억압, 만성화한 경제난과 양극화, 부와 권력을 세습해온 소수 혁명 세력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이란 ‘히잡 시위’ 확산, 왜 비밀리에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2002년 알려진 후 이란은 계속된 서방의 강도 높은 제재로 20년간 사실상 세계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외됐다. 정상 교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생필품 품귀가 만성화했으며 경제 발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정제시설 부족, 보수 지연 등으로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에서 기름이 부족한 웃지 못할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낙후된 경제 및 의료체계의 한계를 만천하에 노출했다. 14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55만 명, 14만 명을 넘어섰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2%에 달하고 수년째 10%대를 넘어선 만성적 실업난으로 서민 생활고가 극심한데도 당국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고 실탄과 최루탄을 난사하며 무력으로 시위를 탄압하자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이제 시위대의 분노는 33년째 집권 중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향하고 있다. 혁명을 통해 2500여 년간 유지됐던 페르시아 군주제를 무너뜨린 초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는 1989년 사망 때까지 10년간 권좌에 있었다. 이를 물려받은 하메네이는 호메이니보다 3배 이상 긴 33년째 집권 중일 뿐 아니라 80대 고령임에도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 와중에 하메네이 측이 그의 젊은 시절 제자인 라이시 대통령이나 하메네이가 총애하는 차남 모즈타바(53)를 후계자로 내세우려는 속내를 심심찮게 드러내자 시위대가 더 분노하고 있다.○ 역대 반정부 시위 중 최고 격렬혁명 후 지금껏 이란에서는 수차례 반정부 집회가 발생했다. 1999년 당국이 진보성향 신문 ‘살람’이 기밀문서 유출, 여론 선동 등을 했다며 강제 폐간시키자 테헤란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당시 곳곳의 대학생과 젊은 진보 지식인은 언론 자유를 촉구하며 동참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가 두터웠던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당시 대통령이 침묵을 통해 사실상 시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위 동력이 약화됐다.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최고 실세조직 혁명수비대와 보수 이슬람 세력은 시위대를 탄압했고 시위는 1주일 만에 막을 내렸다. 2009년 6월에는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으로 반정부 시위가 발발했다. 이란은 4년 임기의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지만 후보 선정, 투표 과정 등에서부터 최고지도자 등 이슬람 보수 세력이 깊숙하게 관여해 사실상 공정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은 과거 미국 뉴욕에서 “미국이 비밀리에 9·11테러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펼 정도로 반미 성향이 강한 인물이었다. 보수파는 지지했지만 국내외 비판이 적지 않던 그가 개혁파 지도자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하자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진보 지식인과 젊은층이 반발했다. 시위대가 무사비 후보의 상징색인 녹색을 차용한 플래카드 등을 사용해 ‘녹색운동’이란 이름이 붙었다. 당시 시위대는 테헤란을 비롯한 곳곳에서 “내 표는 어디에” 구호를 외치며 부정선거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당국의 무력 진압을 이기진 못했다. 다음 해 2월까지 이어진 시위 기간 중 최소 100명이 숨지고 4000여 명이 구금됐다. 2019년 11월에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당국이 전격적으로 가스 보조금 지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이후 가스값이 300% 가까이 급등하자 민생고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발했다. 당시 대통령은 국민에게 고른 지지를 받던 개혁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었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민심이 돌아섰다. 천연가스가 풍부한 남서부 후제스탄에서 시작된 시위가 전국 곳곳으로 퍼지자 당국은 발포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당시 최소 304명이 사망하고 7000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미니 의문사가 촉발한 올해 반정부 시위는 언론 자유, 부정선거, 경제 등 특정 의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 지도부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간 반정부 시위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10대, 남성, 중산층, 에너지업계 노동자 등 사회 거의 모든 계층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는 “과거 반정부 시위는 특수 계급 혹은 특수 지역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크고 작은 시위를 경험했던 다양한 계층이 결집했다”며 43년간 누적된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역대 반정부 시위 중 가장 격렬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난 속 양극화 극심시위대가 특히 분노하는 지점은 오랜 제재로 경제 발전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도 양극화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8525.8달러(약 1193만 원)였지만 2020년에는 3분의 1 수준인 2756.7달러(약 386만 원)로 크게 줄었다. 이란의 노사관계 단체 ‘이슬람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60%의 이란인은 가계 평균 수입의 50% 이하를 버는 ‘상대적 빈곤’에 처해 있다. 또 그중 절반은 기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절대 빈곤’ 상태다. 반면 2020년 기준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부유한 개인의 수는 한 해 전보다 21.6% 늘었다. 세계 평균(6.3%)을 3배 이상 웃돌았다. 8700만 국민 대다수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소수 부자들은 이와 무관하게 꾸준히 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소득 상위 10%는 국민총소득(GNI)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하위 10%는 불과 2%만 갖고 있다. 특히 혁명 원로의 후손으로 이란판 최고 금수저로 꼽히는 ‘아가자데’의 행태는 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들은 최고급 자동차와 장신구, 음주와 향락이 난무하는 호화 파티를 즐기는 데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연일 부를 과시하고 있다. 호메이니의 증손녀 아테페는 2018년 영국 런던에서 3800달러짜리 돌체&가바나 가방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사에드 톨루이 전 혁명수비대 장군의 아들 라술은 딸의 생일 파티를 위해 애완용 호랑이를 동원하고 캐딜락을 몰았다. 아마드 소바니 전 베네수엘라 주재 이란대사의 아들 사샤는 세계 각지에서 반라의 여자들을 대동하고 파티를 즐겼다. 이란계 미국 작가 아자데 모아베니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부유층 거주지인 테헤란 북부 여성의 상당수는 히잡을 쓰지 않는다”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가방을 멘 여자들이 최고급 식당을 드나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히잡 착용을 느슨하게 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전통복장 단속이 주 업무인 ‘도덕 경찰’에 끌려간 아미니와 달리 경제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 거주지에서는 도덕 경찰 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양극화의 정점에 권력 세습 시도가 있다.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는 공식적으로는 맡은 직책이 없다. 그러나 부친이 33년간 최고지도자로 군림하는 동안 금융자산 통제권, 군 보안조직 인사권 등을 속속 손에 넣고 막후 권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등은 특히 그가 혁명수비대 산하 육군 조직 ‘바시지 민병대’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부친의 신뢰가 두터워 ‘하메네이의 문지기’로 불린다고 전했다. 바시지 민병대는 1999년 학생 시위, 2009년 녹색운동 등 주요 반정부 시위 때 시위대를 탄압하는 데 앞장섰다. 강경파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2005년 대선에서 첫 집권에 성공했을 때도 모즈타바가 아마디네자드를 강하게 지지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여성 인권 억압하는 현 대통령지난해 8월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은 젊은 시절 하메네이로부터 신학을 배웠다. 공식 직책이 없고 세습 비판이 불가피한 모즈타바보다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메네이도 호메이니가 사망했을 때 대통령 자리에 있다가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1988년 이후 검찰총장 자격으로 반체제 인사 수천 명의 숙청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테헤란의 도살자’란 별명을 얻었고 미국의 제재 명단에도 올랐다. 그는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숨지자 장례식장에서 하메네이 옆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암살 공격을 승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복수도 다짐했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한 후 첫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을 믿지 않는다며 서방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이란 또한 핵합의 복원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강경파다. 그런 그가 민심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집권 1년을 맞은 올 8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최대 1년간 각종 권리를 박탈한다는 법령에 서명했다. 히잡 착용 단속을 위한 최신 안면인식 기술도 도입할 뜻을 밝혔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라이시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복심’이며 둘은 사실상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며 “경제난으로 흉흉한 분위기에 공권력에 의한 의문사까지 발생하니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저명 언론인 또한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당국이 시민을 체포하고 총탄을 발사할 때마다 스스로의 발에도 총을 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현 반정부 시위가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통치 방식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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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동맹’ 벨라루스, 대테러 작전체제 도입…우크라 전쟁 전선 확대 가능성

    러시아와 연합군을 구성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태세를 보였던 벨라루스가 대테러 작전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14일(현지 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보안기관과 수차례 회의를 거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대테러 작전체제를 선포했다”며 “이웃 국가들이 벨라루스 영토를 장악하기 위해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벨라루스가 사실상 참전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벨라루스는 그간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자국을 공격하려는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에도 마케이 외무장관은 “우리 군과 특수기관은 이웃 국가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췄다”며 “(대테러 작전체제) 조치는 벨라루스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같은 주장이 벨라루스가 참전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벨라루스는 표면적으로는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11일 러시아와 연합군 구성을 발표했을 때도 벨라루스 국방부는 “연합군은 방어 임무를 위한 것이며, 현 조치들은 국경 근처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처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도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영토에 집결했지만, 벨라루스군은 투입되지 않았다. CNN은 벨라루스가 참전할 경우 현역 군인 규모가 4만5000명 수준으로 병력면에서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새로운 전선이 생겨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채텀하우스 선임연구원 케이르 자일즈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지역에 벨라루스로 통하는 새로운 통로가 생기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르키우 재탈환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병합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주 수반 볼로디미르 살도는 “매일 헤르손 지역 모든 도시가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며 “헤르손 주민들이 러시아 연방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 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주내 5개 지역을 탈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뒤에 나왔다. 서방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다음주면 헤르손주 드니프로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크렘린 대변인이자 반(反) 푸틴 정치 분석가인 스타니슬라프 벨코프스키는 텔레그렘에 “러시아가 주민 대피를 시키는 것은 결정적인 전투를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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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립자는 어떤 작품을 소장했을까?[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를 빌 게이츠와 함께 창업했던 폴 앨런을 아시나요? 미국 워싱턴의 명문 사립학교인 레이크사이드스쿨에서 빌 게이츠를 만나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지만 1982년 호지킨병(혈액암의 일종)에 걸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입니다. 그 후에는 스포츠, 음악, 우주,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며 사업가로 영향력을 발휘했는데요. 2018년 세상을 떠난 그의 예술 컬렉션이 자선 경매에 나왔는데, ‘500년 미술사를 담았다‘라고 할 정도로 화려합니다. 같이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또 독일 미술가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뮌헨 미술관에서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며 공개서한을 통해 항의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드립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 억만장자는 왜 예술 작품을 모았을까?…경매에서 공개되는 폴 앨런 컬렉션: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수십조대 재산을 갖고 있었던 자산가 폴 앨런의 컬렉션이 11월 크리스티 자선 경매에 공개됩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포츠 구단주, 자선 사업가 등의 직업을 가졌던 그는 어떤 작품을 모았을까요? 그리고 그 작품들은 억만장자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있을까요?.◆ “나치 프로파간다 예술 철거하라!” 바젤리츠의 요구:독일 출신의 현대미술가이자 뛰어난 조형 감각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인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뮌헨의 공립 미술관에 걸려 있는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품을 철거하라고 요구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젤리츠는 이 작품이 '나치 프로파간다 예술'이라며 미술관에 걸려 있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비판했고, 미술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모네, 고흐, 세잔 … 베이컨, 호크니까지…!○ 미술사 교과서 같은 컬렉션500년 미술 역사가 담긴 컬렉션: 이번 경매에는 폴 앨런이 소장했던 작품 중 약 150여 점이 출품됩니다. 크리스티는 최근 이 작품 중 일부를 공개했는데요.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는 17세기 플레미시 화가 얀 브뤼헐의 ‘오감’이 있었습니다. 보티첼리의 작품도 있다고 하는데 이번엔 공개되지 않았네요. 그리고 고흐, 모네 등 인상파는 물론 클림트의 풍경화와 최근까지는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도 있습니다.60년 만에 빛 본 고흐 풍경화: 위 사진 속 고흐의 풍경화는 1888년 아를에서 그려진 것인데요. 고흐가 그린 과수원 풍경화 14점 중 5점을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 한 점이라고 합니다. 최근 60년 동안 수장고에서 나온 적이 거의 없던 작품입니다.아델 블로흐 바우어가 갖고 있던 클림트의 작품: 구스타프 클림트를 좋아하신다면, 아델 블로흐 바우어의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스트리아 사교계의 유명 인사이자, 클림트가 초상을 두 번이나 그렸던 여인인데요. 위 그림은 클림트의 첫 개인전에 출품됐던 풍경화이자, 아델이 소장하고 있었던 그림입니다. 앨런은 이 그림을 200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받았습니다.기술자로서 ‘점묘파’에 끌렸다: 독특하게도 앨런의 컬렉션에 보기 드문 조르주 쇠라의 작품도 있었습니다. 쇠라는 색채가 눈에 보이는 방식을 광학적으로 분석해, ‘점묘파’ 스타일의 그림을 시도한 화가죠. 앨런은 생전에 “어떤 요소를 바이트나 점, 숫자와 같은 단위로 분해한다는 점이 끌린다”라며 인상파에 관심이 간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가장 비싼 작품은? 단연 세잔현대미술을 연 화가, 세잔: 지금까지 공개된 작품 중에서 추정가가 가장 높은 작품은 세잔의 ‘세인트 빅투아르 산’입니다. 물론 경매에 가봐야 실제 가격을 알겠지만, 경매사에서 추정한 가격은 1억2000만 달러(약 1700억 원)네요. 클림트, 쇠라, 고흐 작품보다도 이 작은 그림의 가치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세잔이 ‘현대미술을 연 화가’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전체 가치 100억 달러 컬렉션: 앨런의 소장품이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은 8월에 알려졌는데요. 경매사에서는 ‘개인 소장품 중 최고 가치를 지닌 컬렉션’이 될 거라고 평가했고, 그만큼 블록버스터급 작품이 많아서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억만장자는 왜 예술 작품을 모았을까?‘정석’ 느낌 물씬 나는 컬렉션: 아무래도 이 컬렉션을 보면 한국인으로서 ‘이건희 컬렉션’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폴 앨런 역시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MS에 몸담았었고, 앵글로색슨 특유의 사업가 정신을 체화한 사람인 것 같아, ‘한국의 대표적 기업가’ 이건희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이건희 컬렉션을 보면 물론 개인적인 취향에 의한 컬렉션도 있지만, 미술사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을 정석대로 모았다는 느낌이 저는 들었는데요. 폴 앨런 역시 르네상스 - 인상파 - 미국 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돋보입니다. 물론 이런 교과서적인 컬렉션은 자본이라는 총알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긴 하죠. (동시대가 아닌 이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상태에서 작품을 소장해야 하니까요.)어떻게 컬렉션을 시작했을까?: 1980년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을 방문한 앨런은 이곳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과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접하고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또 ‘드림웍스’의 설립자 데이비드 게펜이 수집을 하는 것을 보고 “와, 그림을 집에서 볼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고 수집을 시작했다고 합니다.물론…투자 목적도 많았다: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정석적인 컬렉션. 사적인 취향이 드러나지 않는 컬렉션을 보면 투자의 목적도 많이 고려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앨런은 마크 로스코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을 구매하고 수년 뒤 두배 넘는 가격에 팔기도 했답니다. 사업가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죠.억만장자들은 왜 작품을 모을까?: 문화자본, 후원, 투자, 자산관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 최근 미술시장 전문가인 조지나 애덤은 ‘사립 미술관의 끝 없는 성장’이라는 책에서 억만장자들이 작품을 모으고 미술관을 세우는 경향이 ‘아웃사이더’에서 ‘인사이더’가 되기 위한, ‘자수성가형’ 부자들에게 더 두드러진다고 설명합니다. 그 예로 브리타니의 평범한 집안에서 성공한 프랑수아 피노, 그리고 중국의 ‘롱뮤지엄’을 만든 리이취안(택시 운전사에서 사업가로 성공)을 듭니다. 그리고 런던 V&A 미술관의 전신인 월러스 컬렉션을 남긴 19세기 리처드 월러스 역시 ‘서자’ 신분이었다고 지적하는데요. 폴 앨런은 혹시 MS의 ‘그림자’로 남게 되면서 이 많은 컬렉션을 모은 것일까요? 🤔“나치 프로파간다 예술 철거하라!” 바젤리츠의 요구지난번 소개해드린 안젤름 키퍼,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함께 독일 출신으로 현대미술을 이끄는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독일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10월 4일 바젤리츠가 뮌헨 현대미술관(피나코텍 데어 모데르네)에 공개적으로 편지를 보내 전시 중인 작품을 철거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인데요. 유럽에서 손꼽히는 큰 컬렉션을 가진 뮌헨 현대미술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 히틀러가 사랑했던 작품이 버젓이 미술관에예술가 꿈꿨던 독재자…좋은 작품도 내가 정한다!: 히틀러가 예술가가 되기를 꿈꿨다가 좌절을 맛보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 후 나치당을 이끌고 독재자가 된 그는 자신의 입맛대로 ‘좋은 예술’과 ‘퇴폐 미술’을 구분했고, ‘퇴폐 미술’은 압수하거나 파괴까지 했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퇴폐 미술에는 칸딘스키를 비롯한 지금은 미술사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들이 포함됐었죠.히틀러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 그리고 그런 히틀러의 취향에 딱 맞는 그림이 바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아돌프 지글러의 ‘제4원소’였습니다. 이 그림을 구매해 자신의 집무실에 걸기까지 했던 히틀러는, 지글러를 고위직에 앉혀 퇴폐 미술을 탄압하는 일까지 맡겼죠. 그런데 이 작품이 뮌헨 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전에 최근 전시되기 시작했습니다.바젤리츠 “나치 프로파간다 예술이 전시되다니 끔찍” : 바젤리츠는 미술관에 보낸 편지에서 “예술적으로 뛰어나지도 않은, 나치 프로파간다 예술이 전시될 수 있다니 끔찍하다”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동독 출신으로 7살 때까지 나치를 경험했던 그는 거꾸로 뒤집힌 그림에 현대사를 비유하며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습니다.○ 고민에 빠진 미술관나치 예술에 대해 열린 대화를 이끌고자 했다: 미술관 큐레이터는 다시 언론을 통해 공개한 서한에서 “전시에 대한 비판은 환영한다”라는 것을 전제로, 나치 예술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열린 대화를 끌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독일 문화부 장관은 “훌륭한 예술가인 바젤리츠가 발언한 것의 무게감을 느낀다”라며 미술관과 소통을 연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좋은 예술을 선보인 예술가의 권위를 인정하면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이어가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민감해지는 문제, 검열: 예술에서도 최근 이런 ‘검열’의 문제가 해결이 쉽지 않은 이슈로 떠오르고 있긴 합니다. 이를테면 과거 시대 작가들의 여성 문제를 비판하며 전시 자체를 반대하는 일도 있고요, 비리를 저지른 사업가로부터 후원받지 말라는 요구를 미술관이 받기도 합니다. 다만 나치 예술을 인정하고 미술관에 전시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라고 볼 수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미술관은 ‘만약 우리의 시도가 적절하지 못했다면 작품을 철거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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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 오바마, 내달 신간 출간… 美 6개 도시서 북투어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58·사진)이 다음 달 15일 새 책 ‘우리가 지닌 빛’(The Light We Carry·사진)을 출간하고 책 홍보 투어를 시작한다. 6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살면서 불확실한 상황을 헤쳐 나갈 때 깨달은 것과 방법론을 담았다”며 “북(book) 투어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 개인적 경험과 거기서 얻은 교훈을 나누고자 한다. 정말 기대된다”고 밝혔다.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전작인 자전적 에세이집 ‘비커밍’에 이어 이 책에서도 엄마 딸 아내 친구이자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의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는 변화와 고난을 이겨낸 방법론에 더 집중한다. 미셸 여사는 책 서문에서 “인생에서 불안한 상황을 극복하며 자존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정직한 나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으로 타인과 연결될 수 있고, 밝은 빛을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빛은 점점 퍼져나가며 한 사회를 밝힌다”며 “이것이 우리가 지닌 빛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미셸 여사는 워싱턴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독자를 만날 계획이다. 각 ‘북 토크쇼’는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엘런 디제너러스, 데이비드 레터먼, 코넌 오브라이언 같은 유명 인사들이 진행을 맡는다. 2018년 펴낸 ‘비커밍’은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나 대통령 부인이 되기까지 여정을 담은 에세이집으로 세계 50개 언어로 번역돼 1700만 부가 팔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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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생일날… 전쟁범죄-인권침해 기록자들에게 노벨평화상

    《올해 노벨평화상은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인접국 벨라루스의 인권, 반전(反戰), 반(反)독재 운동을 벌이는 활동가와 시민단체에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70번째 생일인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고, 러시아군 전쟁범죄를 기록하며, 친(親)푸틴 성향 벨라루스 대통령 폭정에 맞선 단체와 인사가 수상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푸틴에 대한 응답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외신은 “노벨위원회가 푸틴을 꾸짖었다”고 전했다.》노벨평화상, ‘反푸틴’ 러-우크라-벨라루스 인권단체-운동가 공동수상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전쟁과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에 진력한 벨라루스 인권활동가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시민단체가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2022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권력을 비판하고 기본적 시민권을 증진시켰다”고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2억7000만 원)가 주어진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올해는 유럽에 특이하게 전쟁이 일어나 핵무기 위협, 식량 부족 등으로 평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와중에 수상자를 선정했다”며 전쟁 중인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인접국 벨라루스에서 수상자를 선정한 의미를 강조했다. 문학연구자였던 비알리아츠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영구 집권을 허용하는 개헌에 반대하며 1996년 시민단체 ‘비아스나(봄)’를 설립했다. 독재에 항거하다 투옥된 정치범과 그 가족을 지원하던 비아스나는 정치범 고문 실상을 알리면서 인권단체로 발전했다. 비알리아츠키는 2011년에 이어 2020년 반(反)정권 시위를 벌이다 붙잡혀 재판 없이 구금돼 투옥 중이다. 그는 투옥이나 구금 중 노벨 평화상을 받은 네 번째 인물이다. 노벨위원회는 “그가 수상하러 올 수 있게 석방되길 바란다”고 했다. 메모리알은 옛 소련 핵물리학자이자 인권운동가로 1975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 주도로 1987년 생긴 러시아 최초 인권단체다. 모스크바 법원은 2014년 메모리알이 ‘해외 지원을 받는 단체’ 관련 규정을 어겼다며 강제 해산시켰다. 당시 법정에서 검사가 “공공의 위협”이라고 지칭하자 방청객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얀 라친스키 메모리알 이사회 의장은 “러시아에서 말할 수 없이 고통받는 동료들에 대한 인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07년 인권 변호사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설립한 CCL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반군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에서 자행된 전쟁범죄를 알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러시아군 전쟁범죄 수집, 규명에 힘쓰고 있다. 마트비추크 CCL 대표는 페이스북에 “유엔과 회원국은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과 서방은 이번 수상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케네스 로스 국장은 이날 트위터에 “푸틴의 70번째 생일날 푸틴이 폐쇄시킨 러시아 인권단체, 그의 전쟁범죄를 기록하는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푸틴과 친한 루카셴코가 감옥에 가둔 벨라루스 인권운동가에게 상이 주어졌다”고 올렸다. 반면 키릴 카바노프 러시아 대통령실 인권위원회 위원은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노벨 평화상은 오랫동안 정치화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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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 오바마, 내달 새책 ‘우리가 지닌 빛’ 출간…홍보 투어 예정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58·사진)이 다음달 15일 새 책 ‘우리가 지닌 빛’(The Light We Carry·사진)을 출간하고 책 홍보 투어를 시작한다. 6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살면서 불확실한 상황을 헤쳐 나갈 때 깨달은 것과 방법론을 담았다”며 “북(book) 투어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 개인적 경험과 거기서 얻은 교훈을 나누고자 한다. 정말 기대된다”고 밝혔다.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전작인 자전적 에세이집 ‘비커밍’에 이어 이 책에서도 엄마 딸 아내 친구이자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의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는 변화와 고난을 이겨낸 방법론에 더 집중한다. 미셸 여사는 책 서문에서 “인생에서 불안한 상황을 극복하며 자존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정직한 나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으로 타인과 연결될 수 있고, 밝은 빛을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빛은 점점 퍼져나가며 한 사회를 밝힌다”며 “이것이 우리가 지닌 빛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미셸 여사는 워싱턴DC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독자를 만날 계획이다. 각 ‘북 토크쇼’는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엘렌 디제너러스, 데이비드 레터맨, 코난 오브라이언 같은 유명 인사들이 진행을 맡는다. 2018년 펴낸 ‘비커밍’은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나 영부인이 되기까지 여정을 담은 에세이집으로 세계 50개 언어로 번역돼 1700만 부가 팔렸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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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존 9월 물가 10% 상승… 사상 첫 두 자릿수 기록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0%(속보치)를 기록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8월 물가 상승률은 9.1%였다. 3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10.0%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견인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40.8% 올랐고 식료품 주류 담배 등 소비재가 11.6%, 공산품 5.6%, 서비스 가격도 4.3% 상승했다. 유로존 국가 절반 이상이 두 자릿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라트비아(22.4%) 에스토니아(24.2%) 리투아니아(22.5%) 등 발트3국은 모두 20%대였다. 에너지 가격 보조금 정책을 도입한 프랑스가 6.2%로 가장 낮았다. 기록적인 물가 상승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27일 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확률이 크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ECB는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고 지난달에는 0.75%포인트 인상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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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강제 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서 다시 제출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한인들이 강제 동원돼 노역했던 사도(佐渡)광산을 202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3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잠정 추천서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나가오카 문부과학상은 유네스코와 협의해서 필요한 사항을 보완한 뒤 내년 2월 1일 전까지 정식 추천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가 올 2월 추천서를 제출하자 7월 유네스코는 자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불충분 판정을 내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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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절대 절대 절대 러 병합 인정 안해”… 추가 제재 예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주장한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남태평양 도서(島嶼)국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절대, 절대, 절대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절대(never)’라는 표현을 3번 연속 사용할 정도로 주민투표 불법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병합 시도를 도운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의 행위는 현대 국제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다. 다른 나라 영토를 무력이나 위협으로 병합하는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쓸모없는 주민투표로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며 “(병합 주장에 대한) 우리 대응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훈련 및 장비 지원을 위해 유럽 주둔 크리스토퍼 캐볼리 사령관이 지휘하는 새 사령부를 독일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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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러 점령지 병합, 절대 인정안해”…UN “국제법 위반”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주장한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남태평양 도서(島嶼)국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절대, 절대, 절대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절대(never)’라는 표현을 3번 연속 사용할 정도로 주민투표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완전한 가짜이며 그 결과 역시 조작”이라면서 “미국은 절대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거듭 힘줘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의 병합 시도를 도운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고 절대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 영토를 무력이나 위협으로 병합하는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쓸모없는 주민투표로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며 “(병합 주장에 대한) 우리 대응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훈련 및 장비 지원을 위해 군 고위 장성이 지휘하는 새 사령부를 독일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몇 년간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유럽에 주둔한 미군 최고위 장성 크리스토퍼 캐볼리 사령관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이 같은 계획을 제출했으며 몇 주 내로 오스틴 장관이 확정할 예정이다. 미 육군 유럽사령부가 있는 독일 비스바덴에 설치될 새 사령부는 캐볼리 사령관이 지휘하며 약 300명이 배치될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최근 4차례 발생한 발트해 가스관 폭발 및 가스 누출 사고를 “국제적 테러 행위”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겨냥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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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재추진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한인들이 강제 동원돼 노역했던 사도(佐渡)광산을 202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3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잠정 추천서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나가오카 문부과학상은 유네스코와 협의해서 필요한 사항을 보완한 뒤 내년 2월 1일 전까지 정식 추천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가 올 2월 추천서를 제출하자 7월 유네스코는 자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불충분 판정을 내렸다. 사도광산의 내년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불발되자 일본 정부는 2024년 등재를 목표로 추천서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가오카 문부과학상은 이날 “잠정 추천서에는 유네스코가 7월 지적한 사도광산 유적 니시미카와 사금산 수로 관련 내용을 보완했다”며 “내년 심사를 거쳐 202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리 철 아연 같은 전쟁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도광산에 한인을 최대 2300명 동원해 강제 노역을 시켰다. 하지만 2월 제출한 사도광산 추천서에는 강제 동원을 언급하지 않기 위해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논란을 빚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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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금융 해킹’ 세계 1위… 종합 사이버 역량은 14위”

    북한 사이버 금융 역량이 전 세계 1위라는 조사가 나왔다. 암호화폐 탈취와 금융기관 사이버 공격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8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가 발표한 ‘국가별 사이버 역량 지표(NCPI) 2022’ 사이버 금융 분야에서 북한은 50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중국 베트남 이란 순이었다. 한국 미국 등은 0점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는 해외 금융기관 정보통신 기반시설을 공격하거나 해킹으로 정보를 빼내는 활동 등을 수행할수록 점수가 높다. 벨퍼센터와 미국 정부가 2020년부터 측정하는 NCPI는 세계 각국 사이버 방어력과 공격력, 인터넷 정보 통제력, 해외 정보 수집 능력, 상업 영역 등의 분야별 점수를 낸 뒤 종합 순위를 매긴다. 북한은 종합 평가에서는 14위, 한국은 7위였다. 1위는 미국이었고 중국 러시아 영국 호주 네덜란드 순이었다. NCPI 2022를 작성한 줄리아 부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사이버 공격 능력 때문에 금융 영역 순위는 높았지만 모든 지수를 종합하면 사이버 강국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사이버 역량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보다 한쪽에 치우친 기형적 성장을 하고 있다고 RFA는 진단했다. 미 랜드연구소 수 김 정책분석관은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와 해킹 정보 수집, 정부 및 기업 활동 방해 같은 불법 활동을 추구한다”면서 “이런 활동으로 인한 수익금은 무기 개발과 정권 금고로 흘러가기 때문에 면밀한 감시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4월 북한군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역대 최대 규모인 5억4000만 달러(약 75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가로채는 등 암호화폐 해킹 탈취를 계속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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