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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이르면 다음 달 1일 발의하고, 3∼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에 나선다. 174석의 민주당 외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탄핵에 찬성하는 기류이기 때문에, 재적 과반(15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법관 탄핵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주도해 온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임 판사에 대해선 법원도 판결을 통해 ‘재판독립을 침해한 반헌법행위자’로 공인했다”며 “재판독립을 침해한 사람을 헌법재판에 회부하는 것은 국회의 헌법상 의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공동발의에 참여할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맞춰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것은 이런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라는 뜻”이라며 “당론으로 안 해도 충분히 탄핵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관 탄핵을 촉구해 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6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오후까지 각 의원실로 탄핵 찬반 입장을 밝히라는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한 ‘길들이기 탄핵’이라면 감당하기 힘든 국민적 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월 15일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 종료를 앞두고 당정이 29일 신년 첫 비공개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 사항 등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과 위원들,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 처벌 수준을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향후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했던 기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정은 공매도 연장 여부 및 시점 등은 정하지 않았다. 다만 공매도 재개는 정책적 사안이기 때문에 “금융정책당국의 1차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공매도가 원래 취지대로 잘 운용되면 개인 투자자들이 걱정을 안 해도 된다”며 ‘선(先) 제도 개선’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1000만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 이탈을 우려하는 민주당 내에서는 공매도 재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정책이 민간 국제기구 관료 한마디에 왔다 갔다 한다면 우리의 경제정책 방향을 외국에서 믿을 수 있냐”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를 허용할 경우 주가가 급등락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공매도 금지 연장을 주장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이르면 다음달 1일 발의하고, 3~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에 나선다. 174석의 민주당 외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탄핵에 찬성하는 기류이기 때문에, 재적 과반(15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법관 탄핵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주도해 온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임 판사에 대해선 법원도 판결을 통해 ‘재판독립을 침해한 반헌법행위자’로 공인했다”며 “재판독립을 침해한 사람을 헌법재판에 회부하는 것은 국회의 헌법상 의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공동발의에 참여할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맞춰 탄핵소추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것은 이런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라는 뜻”이라며 “당론으로 안 해도 충분히 탄핵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관 탄핵을 촉구해 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6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오후까지 각 의원실로 탄핵 찬반 입장을 밝히라는 서면 질의서를 보냈다.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한 ‘길들이기 탄핵’이라면 감당하기 힘든 국민적 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는 29일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과 서부산의료원 건립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부산행’은 이달 21일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찾은 지 8일 만이다.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결과가 나오자 출렁이는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당 지도부가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최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설령 야당 지도부가 반대한다 해도 갈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가덕도 신공항은 선거가 아니라 전쟁 중이라도 추진돼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8명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공약을 담은 7분 프레젠테이션 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인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각각 7분간 진행한 발표 가운데 상당 시간을 부동산 정책 설명에 할애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에서 강남과 강북이라는 말을 없애겠다. 재개발 재건축은 이제 확 풀어서 집 사고 싶은 사람은 사고, 짓고 싶은 사람은 짓고, 팔고 싶은 사람은 팔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자신의 서울시장 재직 경험을 강조하며 “경험은 늙지 않는다.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주택은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하고 용산은 경제 중심지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월 15일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 종료를 앞두고 당정은 29일 오전 신년 첫 비공개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 사항 등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원장과 위원들,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 처벌수준을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지난해 말 이미 국회에서 다 통과된 만큼 향후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했던 기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정은 공매도 재개 여부 및 시점 등은 정하지 않았다. 다만 공매도 재개 문제는 정책적 사안이기 때문에, “금융정책당국의 1차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공매도가 원래 취지대로 잘 운용되면 개인 투자자들이 걱정을 안 해도 된다”며 ‘선(先) 제도개선’ 방침을 밝혔다. 정 총리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모든 회원국이 이 제도 갖고 있는 만큼 글로벌스탠더드인데 우리만 끝까지 연장할 순 없다”며 “불법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위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여권 전반에서도 공매도 제도 자체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제도 개선 없이 3월에 즉각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매도 재개에 무게를 실었던 금융위는 여권의 반발을 의식한 듯 현재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태도다. 여권에서는 6월까지 추가로 3개월 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는 방안 외에 일부 대형주부터 순차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금의 시대정신은 양극화 해소다. 이걸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우상호다.” 4월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간 중심의 재개발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야권 후보들을 향해서는 “제대로 된 계산도 안 해 보고 (공약을) 막 던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우 의원과의 인터뷰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졌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덮어 공공주택 16만 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것이고 국민이 ‘너는 더 이상 아니다’고 하면 선출직의 세계를 떠나야지. 자기 자신을 다 걸고 싸워야 한다는 소신이 있고, 그럴 때 진정성이 빛난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정책의 복안이 있다면…. “해외 사례를 보면 공공주택이 많은 도시가 가격 안정에 유리하다. 현재 8%인 서울의 공공주택을 적어도 2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시장 재선 포함) 임기 5년 동안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을 덮어 인공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공공주택 16만 호를 짓겠다.” ―야권 후보들은 민간 중심의 재건축·재개발을 약속하고 있는데…. “재건축·재개발로 서울에 70만 호를 짓겠다는 야권 후보들 공약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다. 15년 동안 재건축·재개발로 서울에 추가로 공급된 물량은 12만 호밖에 안 된다. (야권 후보들은) 바닥면적 계산도 안 해보고 (공약을) 막 던지는 거다. 분노한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비교되는 본인의 강점은…. “박 전 장관의 도시 정책은 화려하다. 하지만 도시 서민의 절절한 아픔이 배어 있지 않다. 정치의 핵심은 ‘내가 먼저 도울 대상이 누구냐’는 건데, 나는 서민과 중산층을 돕겠다.” 우 후보는 ‘서울형 임시 가정양육수당’을 도입해 자녀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도 10만∼20만 원의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의원은 “서울시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지만 서울은 여전히 동물들에게 불친절하다”며 반려동물 치료비를 서울시 차원에서 표준화하겠다고 했다.○ “4월 선거 직후 소상공인에게 100만 원 지급” ―구상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대책은….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이 필요하다. 손실은 매달 생긴다. 4월 7일 선거가 끝나면 제일 먼저 재난지원금 100만 원씩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지급하겠다.” ―코로나19 경제 지원은 항상 재정건전성이 문제인데…. “자식의 사업이 망해 가는데 아버지가 ‘우리 집은 빚을 안 지는 게 원칙이다’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지금은 (지원을) 예산 내에서만 하자는 건 너무 가혹하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모두 여권이 쉽지 않다는 관측인데…. “지난해 4·15총선 당시의 압도적인 승리와 높은 지지율이 10개월 사이에 바뀌었다. 민주당의 위기다. 그래도 민주·진보의 가치가 친서민 정책과 어우러지면 중도층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바로 시작된다. 내년 대선 전초전이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하는 선거다.” 질문에 거침없이 답하던 우 의원은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참을 침묵했다. ―이번 선거도 결국 성 비위로 인한 보궐선거인데….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은 출마하면서 송구하다고 말씀드렸고 여전히 송구한 마음이다. 정의당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많이 놀랐고 충격을 받았다. 남성 중심 문화에서 이런 일이 만연해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내가 어떤 면에서 진보적이라고 해서, 다른 모든 면에서도 진보적이지는 않다는 성찰을 가지고 사는 것이 진보가 인정받을 수 있는 자세다.” ―시장이 된 뒤 내놓을 성 비위 방지책이 있다면…. “3단계 대책을 마련했다. 시장 직속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정책이 나올 때 미리 점검하고, 내부고발시스템과 신속대응시스템을 만들겠다. 그리고 피해 사실을 호소할 때 바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와 격리하는 피해자 보호 조치를 매뉴얼화하겠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지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영업비밀과 특허 침해 등을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인 LG와 SK에 “남 좋은 일만 시킨다”며 합의를 촉구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양사 간의 화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 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양사 소송에 정부가 나설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LG와 SK가 3년째 소송을 하며 수천억 원의 소송비용을 쓰고 있다.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 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 나서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미국 정치권도 나서서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 양사 최고책임자와 연락도 해 ‘낯부끄럽지 않으냐. 국민들 걱정을 이렇게 끼쳐도 되느냐’라며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소송전은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LG는 SK가 자사 인력을 빼내면서 기술도 함께 탈취했다고 주장했고 SK는 기술 유출은 없다고 반박해 왔다. ITC는 양측 소송의 핵심 중 하나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Default Judgment) 판결을 내렸고 다음 달 10일(현지 시간)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소송전이 시작된 뒤 양측 최고경영진이 만나는 등 수차례에 걸친 합의 시도가 있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중재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만났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김 사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당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이 두 차례 만났지만 결렬됐고 그 이후 사실상 협상이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금 수준에 대한 두 회사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ITC 최종 판결을 보름 앞두고 합의를 제안함에 따라 양사 최고경영진이 조만간 만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지동섭 배터리 사업대표 명의 입장문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송구하다.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원만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며 “다만 최근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인데 논의할 만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홍석호 will@donga.com·김지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자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소급적용은 없다”는 방침을 재차 못 박았다. 정 총리는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손실보상) 제도를 잘 설계해 앞으로는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하겠다는 취지로, 소급적용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소급적용 주장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힌 것. 정 총리는 “이전에 1·2·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느냐”며 “그때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이 사실은 섞여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상 대상은 매출액이 아닌 매출 손해”라며 “국세청 등 정부가 확보한 자료를 총동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산정이 불가능하면 입법이나 시행령을 통해 손실을 추정하는 방법을 통해 적정 금액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상 시기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총리는 “일단은 제도를 잘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며 “입법이 이뤄지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총리공관에서 손실보상제를 주제로 열린 ‘목요대화’에서도 “마음 같아서야 소상공인들의 모든 손실을 산정해 보상해주고 싶지만 정부 재정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자영업에 대한 영업손실 제도화에 공감하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한국미션단장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상대적으로 자영업 비중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자영업자를 위한 더 영구적인 형태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면서도 “여러 국가의 경험상 이런 안전망 구축이 쉽지 않아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전망 구축 등 제도화가 효과가 있을지, 재정 건전성 확보가 가능한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채무비율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정준칙으로 제시한 60%선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어떻게 정의당에서조차 이런 일이….”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가 25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전격 사퇴하면서 정의당은 물론 여권과 진보 진영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그동안 정의당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기 때문에 파장도 그만큼 더 컸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에서 또다시 ‘권력형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진보 진영의 도덕성 전반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 정의당 뛰어넘어 진보 진영 전체가 휘청 정의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고 김 전 대표에 대한 직위해제와 당 징계위원회 제소를 결정했다. 당 젠더인권본부장으로 이번 사안을 조사해 온 배복주 부대표는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워낙 극비리에 조사가 이뤄진 탓에 정의당 대표단조차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전날 오후 긴급회의에서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 속에 정의당은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정의당 당원 게시판 등에는 “차라리 발전적 해체를 하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탈당 선언도 줄을 이었다. 재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1970년생인 김 전 대표는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1999년 당시 권영길 국민승리21 대표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뒤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과 정의당 선임대변인 등을 지냈다. 지난해 10월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민주당과 거리를 두며 선명성을 강화하는 ‘진보 야당’ 행보를 강화했지만 성추행으로 몰락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파문이 정의당을 뛰어넘어 진보 진영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진보가 보수와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가치는 도덕적 우위인데, 이른바 ‘범(汎)진보 진영’이라고 불리는 민주당과 정의당에서 이어진 성추문으로 그 우위마저도 잃게 됐다”며 “국민들에게 ‘진보도 별다를 바 없다’고 비춰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진보 성향 지지층은 물론이고 중도층마저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진보 세력의 윤리적 파탄을 보여주는 사태”라며 “안 전 지사 사태 이후에도 경각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오 전 시장, 박 전 시장 사태가 터진 것이고 이번 김 전 대표 사태까지 보면 한국 사회의 진보 세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4월 보선 앞두고 민주당도 긴장 또 앞선 진보 진영 성추문 때문에 4월에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번 성추문 사태가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은 그동안 민주당을 향해 “성추행 귀책사유가 있는 만큼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공세를 펴왔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치의 아주 기본적인 것이 신뢰이고 소위 말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안 된다”며 “(민주당은) 자신들의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들을 내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민주당도 이번 사태에 대한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 전 시장과 박 전 시장 파문을 간신히 딛고 4월 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었지만, 김 전 대표 파문으로 인해 진보 진영 전체의 도덕성과 성(性) 인식이 다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이번 사태가 유권자들에게 보궐선거의 귀책사유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조금씩 민주당에 너그러워지던 민심이 다시 확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박민우 기자}

지난해 10월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장. 상임위 개의와 동시에 여야 의원들이 특정 기업의 실명까지 언급하며 질타에 나섰다. “많은 기업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당한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자액은 저조하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2019년 매출액 15조 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0.00001%보다도 적은 100만 원만을 출자했다. 이는 제도의 취지를 우롱하고 조롱하는 처사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주요 대기업 경영진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면전에서 ‘자발적 참여’를 촉구하기로 했다가 “팔 비틀기”라는 지적 속에 막판 철회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때뿐만이 아니다. 20대 국회에서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며 국감 때마다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불러들이자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오죽하면 당내에서도 ‘미르재단’을 그새 잊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고도 했다. 미르재단 때는 어땠을까. 박근혜 정부가 만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낸 것과 관련해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불려나왔던 A대기업 사장은 2016년 10월 검찰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취재진에게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기업이 분담해 돈을 내는 것은 관례였다. (그것이) 사회에 부응하는 것으로 생각해 모금에 참여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다른 대기업 임원들도 뇌물 혐의를 피하기 위해 검찰 조사에서 “공익성을 가진 정부 기금에 선의로, 자발적으로 돈을 냈다”며 강제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듬해 4월 박 전 대통령을 강요 등 18개 혐의로 기소했고 최근 대법원은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을 확정지었다. 새해 벽두부터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에 재계가 또 한 번 발칵 뒤집힌 건 이런 정치권의 과거 전력 때문이다. 물론 이 대표가 처음 이 말을 꺼낸 배경에는 ‘선의’가 깔려 있었을 것이다. 이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얻는 계층, 업종이 이익을 일부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방식은 도입할 만하다”며 “일부 선진국이 도입한 이익공유제를 강제한다기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선의를 토대로 한 자발성을 강조한 것. 하지만 이틀 뒤 당내 ‘포스트 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하고, 정치인들이 한 사람씩 숟가락을 얹기 시작하면서 논의의 흐름은 빠르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TF 단장을 맡은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SK그룹을 직접 언급했다. “SK처럼 대기업이나 일부 금융 쪽에서 펀드를 구성해 중소기업 등 어려운 계층에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업 기획을 고민하고 있다”는 그의 발언에 민주당 주요 의원실마다 기류라도 파악하려는 대기업 대관 담당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그 뒤로도 일주일 내내 모호한 이익공유제를 둘러싸고 기금 조성과 부유세 신설 등 각종 방안이 여권 안팎에서 쏟아졌다. 그리고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으로 모든 것은 단박에 정리됐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속에서 오히려 돈을 버는 기업들이 출연해 기금을 만들어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했다. ‘기금 조성’을 콕 집은 대통령의 말에 민주당도 부랴부랴 따라갔다. 민주당 TF는 정부가 일부 출연하고 민간의 자발적 기부로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기금 조성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모범 사례로 소개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똑같은 방식이다. 결국 정치권력 앞에서 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기업들은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익공유제에 돈을 낼 것이다. 물론 자발적으로 말이다. 5년 전 미르재단과 4년 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그리고 그에 앞서 만들어졌던 자발성을 강조한 여러 ‘준조세’ 앞에서 자유로웠던 기업은 없었다. 하물며 입법 독주로 경제 3법까지 기어이 통과시킨 이번 집권여당의 권유를 거부할 수 있는 기업이 과연 있을까. 철저한 편 가르기 논리로 우리와 함께 가는 ‘착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구분 짓는 정권의 눈치를 안 보고 버틸 기업은 없을 것이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가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당 소속 장 의원과 당무상 면담 위해 식사 자리를 가졌다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당규에 따라 김 대표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사건 발생 3일 후인 18일 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 부대표에게 해당 사건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배 부대표는 “이후 수차례에 걸친 피해자, 가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으로 가해자인 김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정의당 측은 “피해자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일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며 “향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생시 그 누구라도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징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 왔던 정당의 대표에 의해 자행된 성추행 사건에 대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정의당 선임대변인 출신인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심상정 전 대표에 이어 당 대표에 당선됐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자영업자 손실 보상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공식 논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은 24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협의회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위한 입법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기몸살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를 두고 최근 손실보상제 등을 놓고 기재부가 여권으로부터 잇달아 압박을 받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과 청와대, 정부 실무진이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보고가 이뤄졌다”며 “실무진 간 논의 단계에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기존 법 안에 근거 조항을 넣고 정부 시행령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정청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고 기재부에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올 것을 주문했다.○ 특별법보다는 시행령에 무게 이날 참석자들은 손실 보상의 기본 원칙만 법제화하고 세부 방안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절충안’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법에는 간단하게 보상 근거만 마련하고, 어떻게 보상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방식은 기재부를 중심으로 정부 시행령을 만들면 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시행령 안에 영업정지 조치에 따른 피해액 산출 방식과 정부의 재정 여력에 따른 보상 규모 등을 규정하면 된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선 민병덕 강훈식 의원 등이 각각 보상 규모와 방식을 규정한 별도의 법을 발의했거나 발의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무등록 소상공인이나 소득신고를 누락한 자영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이처럼 특별법으로 보상을 하면 이들이 보상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독일과 주요 선진국이 일회성 재정 지원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도 특별법 제정보다는 시행령을 통한 운영 쪽으로 논의가 기울고 있는 배경이다. 앞서 이달 20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손실보상제도를)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쉽지 않다”며 무리한 법제화로 국가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재정당국 입장에서 볼 때 법에 보상 규모를 명기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란 분위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감염병 대응 정책에 따른 피해 보상의 근거를 법제화할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보상금액 등 세부 기준은 유연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부 기준까지 법으로 정하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대처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법제화 자체도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보상 근거를 법에 명시하면 포퓰리즘 시비 등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 원칙적인 보상이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원칙만 법에 명시하고 상황별로 피해 규모나 손실 크기 등을 정부가 파악해 탄력적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했다.○ “4차 유행에 앞서 제도 마련 의의” 정치권은 자영업자 손실 보상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재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상 대상이나 기준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가급적 속도를 내서 법률 근거를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급하게 만들 것도 아니다”라며 “어차피 소급 적용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코로나19 4차 유행이 불거질 경우에 대비해 법률 근거를 만드는 것인 만큼 시간에 쫓기듯 시행령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당정청 협의회에서는 ‘선거용 퍼주기’란 비판에 대한 반박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일각에서 “손실 보상 금액이 100조 원 규모에 육박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게 정부 여당 측의 입장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제 근거를 추산해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인데 벌써부터 저런 숫자가 현실적으로 나올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김지현 jhk85@donga.com·박민우 / 세종=주애진 기자}

22일 오후 6시 서울 은평구 진관동 롯데몰 안의 한 철판요리 식당. 기자가 머문 20분 동안 전체 15개의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이 식당을 운영하는 A 사장은 “거리 두기 1단계 때만 해도 하루 100만 원 정도 매출이 나왔는데 지금은 매출이 그때의 절반도 안 된다”며 “직원을 6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휴일 장사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주말에 쉬면 타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스타필드나 롯데몰 같은 복합쇼핑몰에 대해 월 2회 공휴일 휴업을 의무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쇼핑몰 입점 상인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15일과 22일 수도권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만난 상인들은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다른 소상공인을 죽이는 정책”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소비자는 “효과가 의문시되는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인들 여기서 일해 봐야”…‘탁상 입법’ 비판 “정치하는 사람들, 여기 와서 일해 봐야 해. 휴일에 가족 손님들 대상으로 겨우 장사하는 데 그걸 왜 막아?” 15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만난 아동의류매장 점주는 “평일에는 워낙 손님이 없어 놀다시피 하고 ‘빨간 날’ 겨우 매출을 메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가게는 평일 하루 매출이 20만∼30만 원인데 주말에는 그 10배인 200만∼30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다른 옷가게 주인은 “여기도 다 소상공인이고 평일 알바비도 안 나와서 점주들이 혼자 일한다”며 “20년 넘게 장사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 복합쇼핑몰 운영사들에 따르면 대기업 쇼핑몰에 입주한 가게의 70%가량은 소상공인이다. 신세계스타필드 7곳, 롯데몰 6곳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소상공인 업체는 20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쇼핑몰 입점업체의 점주와 동업자, 직원 등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평구 롯데몰의 한 가구업체 사장은 “주말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성복 매장 사장은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장사하다 보니 밥 먹다가도 전화벨이 울리면 밥숟가락 놓고 뛰어내려 온다”고 했다.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업체의 상당수는 본사와 계약을 맺고 전체 매출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수수료 점주’다. 점주의 수입이 매출과 직결돼 있다. 한 휴대전화 액세서리 매장 주인은 “영업일 하루가 아쉬운 판에 휴일에 의무휴업하면 도저히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입점 업체 직원들 “나부터 잘릴까 걱정” 의무휴업에 반대하는 건 점주뿐만이 아니다. 건강제품 판매점 직원은 “월 1회라도 휴일이 생기면 ‘워라밸’ 차원에서 좋긴 할 것”이라면서도 “주말은 안 된다. 나 같은 직원부터 잘릴 것”이라고 걱정스러워했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효과가 날지도 미지수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 점주는 “소비자들이 여기 닫는다고 전통시장으로 안 간다”며 “전통시장에는 대체할 만한 브랜드가 없어서 고스란히 백화점, 온라인쇼핑몰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결과 공휴일에 집 근처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생필품 등을 사러 전통시장에 간다는 답변은 8.3%에 불과했다. 오히려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을 방문할 때 주변 상가도 동시에 방문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복합쇼핑몰은 단순한 쇼핑시설을 넘어 문화시설로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몰을 찾은 소비자들은 여당의 복합쇼핑몰 규제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아지와 쇼핑 중이던 20대 여성은 “복합몰과 전통시장은 용도가 다른데 몰이 쉰다고 해서 시장으로 사람들이 가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30대 남성은 “법 개정을 강행하면 소비자 불편만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2월 내 처리키로 하고 법률안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7일 법안 소위를 열고 유통법 심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사지원 4g1@donga.com·황태호·김지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획재정부를 겨냥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역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법안을 만들라고 공개 지시하는 과정에서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자 강하게 경고한 것이다. 21일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대한 법적 제도개선을 공개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 총리는 “기재부 등 관계부처는 국회와 함께 지혜를 모아 법적 제도개선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날선 발언은 전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해외 같은 경우에도 (해당 제도를)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내용을 보고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정 총리는 김 차관의 발언에 대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감한 상황에서 기재부가 제동을 걸자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정 총리의 ‘부처 기강 잡기’는 지난해 4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 이어 두 번째다. 총리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부에 공직사회 레임덕 조짐을 차단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정 총리가 격노했다는 반응을 전해 듣고 직접 정 총리에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앞서 19일 기재부 등 관계 부처에 손실보상제 법제화 준비를 지시했고 당시 기재부는 이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획재정부를 겨냥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역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법안을 만들라고 공개 지시하는 과정에서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자 강하게 경고한 것이다. 21일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대한 법적 제도개선을 공개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 총리는 “기재부 등 관계부처는 국회와 함께 지혜를 모아 법적 제도개선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날선 발언은 전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해외 같은 경우에도 (해당 제도를)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며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내용을 보고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정 총리는 김 차관의 발언에 대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감한 상황에서 기재부가 제동을 걸자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정 총리의 ‘부처 기강 잡기’는 지난해 4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 이어 두 번째다. 총리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부에 공직사회 레임덕 조짐을 차단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정 총리가 격노했다는 반응을 전해 듣고 직접 정 총리에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앞서 19일 기재부 등 관계 부처에 손실보상제 법제화 준비를 지시했고 당시 기재부는 이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민간은행의 이자를 제한하거나 대출 상환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했다.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월까지인 금융권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은행 이자 유예 등을 연장하기 위해 금융권에 (유예) 대상, 범위 등을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이자 유예 등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민주당은 상황에 따라 관련 법을 제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2월 임시국회에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 등 이익공유제 관련 법의 입법도 추진하기로 했다. 강성휘 yolo@donga.com·김지현 기자}

▼ 與 ‘이익공유’ 드라이브 “소상공-자영업자 위해 은행에 이자 제한 검토” ▼ 더불어민주당이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민간은행의 이자를 제한하거나 대출 상환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했다.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월까지인 금융권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은행 이자 유예 등을 연장하기 위해 금융권에 (유예) 대상, 범위 등을 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이자 유예 등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민주당은 상황에 따라 관련 법을 제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2월 임시국회에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 등 이익공유제 관련 법의 입법도 추진하기로 했다. 강성휘 yolo@donga.com·김지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이익공유제의 범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19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민간 은행의 이자를 제한하거나 대출 상환을 일시 중단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경제’의 수혜를 본 쿠팡 등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시작된 이익공유제가 대기업의 기금 출연에 이어 은행권까지 겨냥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금융권에서 한시적으로 (소상공인 등을 위해) 은행 이자 등을 유예해주고 있는데, 이를 연말까지 그대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조치지만 경제계에서는 “민간 은행의 영업 활동을 억누르는 것”이라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금융 지원 연장에 이어 은행의 출연을 토대로 한 기금 마련까지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소병훈 의원이 발의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해당 법안에는 금융회사와 정부가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등의 신용보증과 대출을 돕는 내용이 담겼다. 홍 의장은 “현재 금융권에서 논의되는 소상공인 관련 기금이 4000억∼6000억 원 선인데, 법안을 통과시킨 뒤 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세금을 통해 양극화 해소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홍 정책위의장은 “세금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기금이 만들어지고 의미 있는 사회적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기금을) 좀 더 확대해 세금을 넣어서라도 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땐 논의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소 의원 발의 법안 외에도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공공기관사회적가치법) 등 이익공유제 관련법안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과 홍 의원이 각각 발의한 공공기관사회적가치법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 및 불균형 완화를 위해 대통령 소속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설립하고, 정부가 민간 기업과 조달 계약 등을 맺을 때 사회적 가치 실현 성과가 있는 기업을 지원하거나 우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사회적 발전 기금 설치 조항이 담긴 ‘사회적 경제 기본법’도 민주당의 입법 과제 목록에 올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승자’ 기업들이 출연해 기금을 만들어 고통받는 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익공유제를 최초로 제안한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대통령께서도 이에 대해 주목해주셨고, 당에서도 추진하는 데 큰 힘을 얻게 됐다”며 “저희 나름의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입법 사항이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여당의 이익공유제 추진이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을 의식해 “문 대통령이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로 이익공유제가 실현되는 게 좋겠다고 했고, 당도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만한 매력 있는 인센티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연일 이익공유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농어촌상생협력 기금을 모범사례로 꼽았는데 현재 실제 운영 상황을 잘 모르는 듯하다”며 “해당 기금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30%밖에 되지 않아 실패했으며 오히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혜령·전주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신 도입을 논의하려 이달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방문은 5G(5세대) 이동통신 등 삼성전자 사업 협력 논의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협상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정부와 협력해 화이자 등 백신 도입에 직접 나서 왔다. 19일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18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된다면 즉시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찾아 국가 최고위 관계자를 만나려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면담 안건에는 코로나19 협력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은 백신 물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지난해 말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UAE는 지난해 말 화이자와 시노팜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1분기(1∼3월) 내 인구 절반에게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화이자 백신을 가장 먼저 도입한 중동 국가다.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접촉할 고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UAE 채널을 통해 백신 수급을 앞당기려는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의 협상을 지원하려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중동에서 충분히 확보한 백신 물량을 한국과 공유하는 대신 진단키트 및 백신 주사기를 수출하는 협력안도 모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8일 법정구속되면서 출장은 무산됐다. 한국 정부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5600만 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지만 접종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각 다국적 제약사를 맡아 정부와의 협상을 전면 지원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 등과 접촉해 왔다. 이 부회장은 다국적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계해 제약업계 최고경영진과 인맥을 형성해왔다. 또 정부의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 협상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국내 중소 의료기기업체인 풍림파마텍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화이자에 납품하는 조건으로 3분기(7∼9월) 중 들어올 예정이었던 백신 물량 일부를 2월로 앞당겨 도입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반 주사기로 백신을 놓으면 잔량이 남아 백신이 낭비돼 화이자로서는 새로운 주사기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개발엔 수개월이 걸렸다. 삼성은 이를 포착해 주사기 업체와 이를 대량생산할 국내 금형업체를 발 빠르게 찾아 협상을 지원했다. 삼성의 지원을 받은 풍림파마텍은 한 달여 만에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을 적용한 신형 주사기 생산량을 2.5배로 늘렸다. 정부는 신형 주사기를 제공하면 화이자가 백신 20%를 추가 증산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앞세워 해당 분량 수준을 조기에 도입하는 안으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지현·서동일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조기 도입을 위해 전방위로 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정부의 ‘화이자 프로젝트’에서도 삼성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생산 기술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부와 함께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 협상에 나섰다는 것. 이 부회장이 애초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으려 했던 것도 민간 차원에서 코로나19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24일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인 풍림파마텍에 자사 설비 등 생산 전문가 30여 명을 긴급 투입했다.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을 이용해 주사효율을 20% 높인 신형 백신 주사기를 개발한 풍림파마텍에 전면적인 지원을 하고 나선 것. 풍림파마텍의 신형 주사기는 백신 한 병당 5회분까지 주사할 수 있는 기존 주사기와 달리 한 병당 6회분 이상을 주사할 수 있다. 각국의 백신 접종량이 갑자기 늘면서 전 세계적인 주사기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화이자는 신형 주사기 확보가 시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 점에 착안해 화이자에 신형 주사기를 대량 납품하는 조건으로 백신 물량 일부를 다음 달 중 국내로 조기 도입해 줄 것을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는 “풍림파마텍이란 업체도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먼저 찾아냈다”며 “이어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통해 금형 제작부터 생산 설비 확보까지 한 달 만에 마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기업엔 금형 제작이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금형 제작에만 수개월씩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따라 구미와 광주 지역의 삼성전자 협력업체 공장이 총동원돼 지난해 말 연휴 기간 4일 동안 시제품 금형 제작과 시제품 생산까지 끝냈다.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빠른 시일 안에 주사기 제조업체와 이를 대량 생산할 금형 제조업체를 찾아내자 놀랍다는 말이 돌았다”며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적극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풍림파마텍의 군산 공장에도 주사기 자동조립 설비 제작 등을 지원해 한 달 만에 기존 생산계획(월 400만 개)보다 2.5배 늘어난 월 1000만 개 이상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시켰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시제품 생산부터 양산 설비 구축까지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완비한 풍림파마텍은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사기 긴급사용승인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달 안으로 FDA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도 화이자와 막판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백신 조기 도입을 위한 국가적 총력전에 정부는 물론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민관 협력 형태로 손잡고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달 초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정부가 상생하는 방안으로 만든 화이자 프로젝트가 거의 지금 막바지 단계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백신 확보에 나서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 영향력이 있는 중동 내 네트워크를 통해 백신 협력 방안을 찾으려 했다는 것. 그는 지난해 말 재판에서 “삼성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국민 신뢰를 간과했다”며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김지현 jhk85@donga.com·김현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오히려 성적이 좋아지고 돈을 더 번 ‘코로나 승자’도 있다. 그런 기업들이 출연해 기금을 만들어 고통받는 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코로나 이익공유제’의 구체적인 방향으로 기금 조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아직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여권의 이익공유제 모델이 기금 조성 형태로 귀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과 재계에선 “기업들에 대한 또 하나의 준조세”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익공유제를 제도화해서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민간 경제계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익공유) 운동이 전개되고,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권장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이 대표가 강조한 민간의 자발적 참여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등의 원칙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 사례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조성됐던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한중 FTA 체결로 농수산업과 축산업은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제조업이나 공산품 업계에는 오히려 혜택을 보게 되는 기업도 많았다”며 “(혜택을 본) 기업들과 공공 부문이 함께 기금을 조성해 피해 입은 농어촌 지역을 돕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운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당시에도 위헌 논란에 휩싸였던 이슈다. 애초에 정부는 FTA 체결을 앞두고 중국산 농수산물 수입에 대한 농어촌의 반발을 고려해 FTA 수혜를 입게 될 산업계에 이익금 중 일부를 세금으로 걷어 농어업에 지원하는 ‘무역이득공유제’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FTA로 얻은 이익을 따로 추산하기 어려운 데다 기업들에 대한 이중 과세”라는 재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가 한발 물러서서 내놓은 방안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었다. 정부는 당시에도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며, 참여 기업에는 출연금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고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 및 동반성장지수평가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줬다. 하지만 재계에선 “무역이득공유제에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결국 똑같은 형태의 준조세”라는 반발이 이어졌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논란 속에 흥행마저 실패하면서 2017년 1월 출범 이래 현재까지 1164억 원(1월 18일 기준)이 모이는 데 그쳤다.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매년 1000억 원씩 10년간 1조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특히 민간에서는 대기업이 197억 원을, 중견기업이 20억 원을 각각 출연하면서 공기업이 기금의 약 73%인 853억 원을 부담했다. 실적이 저조하자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주요 기업 경영진을 국감 증인으로 불러 기금 출연 실적을 묻겠다고 했다가 “자발성을 앞세운 사실상의 강요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에도 결국 코로나 양극화에 따른 정부 부담을 애꿎은 기업들에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을 의식해 ‘자발적 참여’를 기본 원칙으로 강조해온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의 ‘힘 실어주기’를 반기면서도 기금 조성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이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플랫폼 기업들의 자발적인 수수료 인하 및 대기업들의 협력사와의 인센티브 공유 등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은 사례들을 모범 사례로 제시해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구상하는 방향과는 사뭇 달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익공유제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것을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 참여로 시행하길 주문했다. 우리 생각과 같다”고 했다. 당청 간 이견이 아니란 점을 강조한 것.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사례로 제시한 만큼 당시 도입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 / 세종=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