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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처음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사실상 ‘비핵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면서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지형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기존 6자회담 체계의 복원까지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에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참여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곧 미중에 전하겠다고 밝힌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키가 될 듯하다.○ 푸틴 “힘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개입 공식화 김 위원장은 이날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통해 5시간가량 푸틴 대통령과 비핵화 등 현안들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연회에서 “지역의 평화 안전 보장을 위한 문제들 그리고 공동의 국제적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조-러(북-러)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권 후 첫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 압박을 피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쥘 모멘텀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 속담에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게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를 통해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러 공조 방향은 이후 열린 푸틴 대통령의 단독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 논의할 땐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 이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보장 메커니즘은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있어선 다자 안보 협력 체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혔던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다자협상’ 구상에 직접 호응한 것이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중재자’를 요청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 측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와 다른 정상들에게 알릴 것을 희망했다”면서 “내일(2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얘기할 것이고 미국 행정부에도 오늘 회담 결과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 ‘6자회담’은 북의 또 다른 판 흔들기 김 위원장이 이날 직접 비핵화 다자논의 해법 구상을 푸틴 대통령에게 밝혔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핵화 판도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강한 의지가 섞였을 수도 있다. 다자논의가 되면 비핵화 협상 타결에 시간이 걸려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김 위원장도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강조하며 ‘톱다운식 해결’을 선호해 왔다. 게다가 6자회담은 2005년 ‘9·19공동성명’과 후속 합의들을 도출하기도 했지만, 결국 핵시설 검증 및 시찰 방법에 대한 관계국들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협상 프로세스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에 미국이 ‘빅딜’ 기조를 두 달 가까이 유지하자 북-러 정상회담, 6자회담 카드를 흔들며 틈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담에 대해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압박하는 워싱턴에 은근한 한 방을 먹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회담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국내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hic@donga.com / 이지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처음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사실상 ‘비핵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면서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지형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그 방식으로 기존 6자 회담 체제의 복원까지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미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에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여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곧 미중에 전하겠다고 밝힌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키가 될 듯 하다. ● 푸틴, “힘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며 개입 공식화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 확대회담을 통해 5시간 가량 푸틴 대통령과 비핵화 등 현안들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연회에서 “지역의 평화 안전 보장을 위한 문제들 그리고 공동의 국제적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조러(북러)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고 밝혔다. 집권 후 첫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 압박을 피하면서 비핵화 논의의 또 다른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보겠다는 것. 이에 푸틴 대통령은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하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를 통해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러 공조 방향은 이후 열린 푸틴 대통령의 단독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됐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행정부에서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보장 체제가 얼마나 실질적이고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서 논의를 할 땐 6자 회담 체계가 가동 돼야 한다. 이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한국과 미국의 보장 매커니즘은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 북한에 있어선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6자 회담은 2005년 북한 비핵화 원칙·목표를 담은 ‘9·19 공동성명’과 관련 후속 합의들을 도출하기도 했지만, 북미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검증·시찰 방법을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실패로 끝난 협상 프로세스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중재자’를 요청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 측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와 다른 정상들에게 알릴 것을 희망했다”면서 “내일(2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얘기할 것이고 미국 행정부에도 오늘 회담 결과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12일 시정 연설에서 한국 정부에 대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 하지 말라”고 했던 김 위원장이 중재자 바통을 푸틴 대통령에게 넘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6자 회담’은 북의 또 다른 판 흔들기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다자논의 해법 구상을 푸틴 대통령에게 밝혔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핵화 판도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의지가 섞였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다자논의가 되면 비핵화 협상 타결이 시간이 결려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김 위원장도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강조하며 ‘톱다운식 해결’을 선호해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미국의 ‘빅딜’ 기조를 두 달 가까이 유지하자 북-러 정상회담, 6자 회담 카드를 흔들며 틈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 회견 전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핵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현재의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블라디보스토크=황인찬 기자 hic@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북한이 통일전선부장을 김영철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 책임자 교체에 나선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북한이 북-미 협상을 맡았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교체를 요구한 가운데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물어 문책한 것. 북한이 대미·대남 라인을 외무성과 통전부로 각각 분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미 협상 라인 외무성으로 옮기나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24일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김영철에서 장금철로 교체됐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1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새로 선출된 국무위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4일 러시아로 떠나는 김 위원장의 수행단과 환송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김영철과 함께 하노이 회담을 담당했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박철 전 주유엔 북한 대표부 참사도 문책을 당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영철은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직위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이른바 ‘스파이 채널’의 핵심 축이었던 김영철이 통전부장 역할을 넘겨준 것은 사실상 실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영변 핵시설 폐기+α’ 요구에 김 위원장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회담이 결렬된 가장 큰 책임은 김영철 등 강경파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대미(對美) 메시지를 주도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영전한 가운데 상급자였던 김영철이 실각하면서 북한이 대미협상은 외무성, 대남협상은 통전부로 분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영철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 교체를 요구하기 전인 이달 중순경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전후해 천안함 사건 등을 주도한 군부 출신 강경파인 김영철의 교체를 물밑에서 요구해왔다. ○ “장금철 남북 교류 잘 아는 인물” 장금철은 50대 후반∼60대 초반으로 남북 민간교류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대남통으로 알려졌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당시 북측 실무요원, 2006년 4월 남북 장관급 회담에는 보장성원으로 참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에서 활동하며 남북관계를 오래 담당했다”며 “대남 업무에 있어선 장금철이 경력이 훨씬 풍부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남 라인의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군 출신이나 정통 정보라인으로 활동한 핵심 인물이 아닌 민간 교류를 담당했던 인물을 부장에 발탁한 건 대남 창구에 힘을 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문병기 기자}

지난해부터 비핵화 협상을 실무 조율해 온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사진)이 최근 해임되고 대남통으로 알려진 장금철 통전부 부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등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밝혔다. 김영철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고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직후 통전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문책 인사라는 것. 정보위 한 관계자는 “김영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러 정상회담 환송 행사에도 빠진 것을 감안했을 때 북한의 비핵화 관련 라인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김영철이 대남, 대미 라인을 맡아왔다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대미 라인을 맡고, 장금철이 대남 라인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 다만 김영철은 통전부장 외에 맡고 있던 노동당 부위원장과 국무위원회 위원 등 다른 직책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은 60세 전후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업무를 주로 해왔다. 북한 매체들은 10일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장금철이 노동당 부장에 임명됐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직접 보선(후보 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위원으로 선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박성진 psjin@donga.com·이지훈 기자}

지난해부터 비핵화 협상을 실무 조율해 온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해임되고 대남통으로 알려진 장금철 통전부 부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전격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등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밝혔다. 김영철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의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고 11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직후 통전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문책 인사라는 것. 정보위 한 관계자는 “김영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러 정상회담 환송 행사에서도 빠진 것을 감안했을 때 북한의 비핵화 관련 라인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김영철이 대남, 대미라인을 맡아왔다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대미 라인을 맡고, 장금철이 대남 라임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 다만 김영철은 통전부장 외에 맡고 있던 노동당 부위원장과 국무위원회 위원 등 다른 직책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은 50대 후반으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업무를 주로 해왔다. 북한 매체들은 10일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장금철이 노동당 부장에 임명됐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직접 보선(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위원으로 선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에 탑승한 수행단 규모는 23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인민회의 후 김 위원장의 첫 해외 일정에 동행할 참모진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5일 개최될 회담에는 북한의 외교 수장인 리수용 당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배석할 가능성이 높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실세로 떠올랐지만 북-미 관계에 특화된 인물인 만큼 이번 수행에는 빠지거나 동행하더라도 회담에선 제외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까지 내각총리를 지내고 경제정책을 총괄한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오수용 경제부장이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행정통’ 김평해 간부부장도 수행에 나섰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북한 지도자는 러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군(軍) 협력을 위해 인민무력상을 동행했으나 현재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러 양국의 군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있어 블라디보스토크 합류 여부는 미지수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 26일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 대상 중 러시아 발레단의 공연을 볼 수 있는 마린스키 연해주관이 포함된 만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동행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동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수행단 규모가 230명이지만 대부분 경호 인력일 것”이라며 “모스크바 방문도 아니고 체류 일정도 짧기 때문에 핵심 멤버만 다녀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한국은 협상안을 만들어 중재할 게 아니라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갖고 협상장에 나오게끔 제재 압박을 가해야 한다. 촉진자의 역할은 그래야 한다.”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차관은 “핵 포기는 북한에 ‘나쁜 선택’이지만 핵을 포기하지 않는 게 ‘더 나쁜 선택’이라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2397호)이 2017년 말 채택됐으니 대북 제재 전선에 구멍이 발생하지 않으면 통치자금이 바닥나 내년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력은 임계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는 북-미 간 협상 기회를 만드는 데에 주력하되 물샐틈없는 한미 공조를 유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끔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북핵 문제에 있어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이 아닌 우리 안보의 시각으로 판단하는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아서 위협이 중단됐다고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우리 안보와는 아무 상관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의 안보 태세를 튼튼히 유지하고 방위력 증강 계획도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전후 열릴 북-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에 대한 비자 갱신 등을 통한 체류 연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1월부터 북한 근로자의 비자를 3년 이상 연장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의 1월 4차 방중(訪中) 이후부터 생겨난 현상으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을 통해 미국 주도의 제재에 구멍을 내겠다는 것이어서 워싱턴의 반응이 주목된다. 지난달 훈춘(琿春), 옌지(延吉) 등 북-중 접경지대를 둘러본 대북 소식통은 21일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파견 나온 북한 인력들이 철수하는 분위기였는데 김 위원장이 올 1월 중국을 다녀간 이후 북한 근로자들이 3년 더 일할 수 있게 비자를 연장해주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옌지의 한 호텔에 일하는 북한 근로자 20, 30명도 최근 비자 3년 연장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 근로자를 돌려보내라던 당국에서 ‘비자를 연장해줘도 좋다’는 방침이 내려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회원국들에 파견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올해 말까지 모두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직후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2397호)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이들의 수입 중 상당수는 평양으로 송금돼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유엔은 보고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는 전체의 88%가량을 차지한다. 김 위원장은 이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이르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6월경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평양으로 초대해 북-중 협력을 강화하는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에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6월 평양을 방문한다면 두 정상은 5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한편 김 위원장의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경호 총책임자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등 선발대가 21일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한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 내 시설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앞두고 정부가 남북 공동행사를 준비해왔지만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해 공동행사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통일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북한과 다양한 공동행사를 추진해왔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가 추진했던 ‘4·27 평화 마라톤’(남한 도라산→북한 개성공설운동장) 행사는 북측이 먼저 제안했으나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하노이 회담 이전만 해도 공동행사 개최와 관련해 북한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후 북한이 묵묵부답이어서 언제 열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 ‘먼, 길(the long road)’도 북한 측이 참여하지 않은 채 27일 오후 7시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린다. 지난해 판문점 선언 당시 남북 두 정상이 처음 마주한 군사분계선과 도보다리 등 판문점 내 5곳에 특별무대 공간을 마련해 공연과 미술작품 전시, 영상 상영 등이 전개될 예정이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사실상 국가수반에 오른 뒤 보여주는 대미 압박 메시지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 기간에는 자제하던 공개 군사 행보에 잇따라 나선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다며 비핵화 카운터파트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였다”며 “앞으로도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부터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며 비핵화 대화를 이어간 만큼,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 나오기 어려운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 시간) 북한의 폼페이오 국무장관 협상 배제 요구에 대해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17일 국방과학원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 지도했다. 김 위원장이 인민군이 개발한 신형 무기 시험을 직접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16일)에도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 부대를 불시에 찾아 전투기 비행 훈련을 지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격 시험을 지켜본 뒤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면서 “우리 식의 무기 체계 개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전했다. 미 정찰위성은 이날 평안남도 남포 일대에서 진행된 발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무기가 대전차용 로켓이나 미사일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학술대회에서 “정부는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과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넘어 ‘한반도 운명 주인론’을 내세운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학술대회 축사에서 “어느덧 판문점선언 이후 1년이 지나 다시 봄이 왔다. 여전히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장애도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남북 공동 번영의 미래는 평화가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공고하게 정착시켜 평화가 경제가 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축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대북 접촉 방안과 관련해 “여러 차원에서 모색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실무 차원의 고위급회담은 아직 추진되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지금은 큰 틀에서, 일종의 정상 차원에서 하고 있다. (정상회담 논의 진행 후) 자연스럽게 실무적인 문제를 논의할 순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 소식통은 “8년 만에 열리는 러-북 정상회담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푸틴 대통령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에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11년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시베리아 부랴트공화국 수도 울란우데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과 회담한 이후 8년 만이라고 소개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캠퍼스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 스포츠센터에 기술적 이유로 17~30일 문을 닫는다는 설명문이 붙었다”고 전했다. 일본 후지TV 계열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 부장이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역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며 정상회담 준비의 가능성을 전했다. 교도통신은 북한 경비대가 23일 고려항공 임시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김 위원장의 경호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러시아에 대북제재 적용 완화 및 경제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파견돼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복귀를 늦춰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2일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며 ‘회담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북한 관영 매체 노동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국무위원장 재추대’를 축하하며 “러시아는 북한과 양자·지역 현안들과 관련해 공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7, 18일 이틀간 러시아를 방문한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의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16일 “비건 대표가 17일과 1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당국자들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향후 북-러 양자 협력은 물론이고 북중러 3각 연대가 강화되면 미국의 ‘최대 압박’ 기류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직접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경기도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10억 원 상당의 밀가루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승인 결정을 내렸다. 통일부는 경기도가 신청한 묘목과 밀가루 대북지원 물품의 반출을 각각 15일과 16일 잇따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약 10억 원 상당의 어린이 급식용 밀가루와 5억 원 상당의 미세먼지 저감용 묘목(3∼5년생 주목)을 민간단체를 통해 북측에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묘목과 밀가루는 모두 중국에서 구매해 북-중 국경을 통해 육로로 운송된다. 경기도는 민간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와 협약을 맺고 이 단체의 이름으로 물품을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규모 있게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새롭게 결정된 것은 없다. (2017년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한 집행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대표자’에 이어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새로운 호칭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부터 나흘간 진행된 ‘슈퍼위크’를 통해 ‘김정은 2기’ 권력 체제를 재편한 김 위원장이 국가수반 지위를 최종적으로 완성해 유일지도체제를 확고하게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보도한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기존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불렀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로 불렀으나 최초로 국가와 군대를 합쳐 이르는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호칭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된 김정은이 인민군의 최고영도자에서 국가의 최고사령관으로 격상돼 국가수반 지위가 최종적으로 완성된 것”이라며 “인민군을 초월한 전반적인 국가의 최고사령관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된 이후 첫 정상외교 행보로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연말을 시한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한 가운데 사회주의 우방국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북-러 협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북-러)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에 관해 얘기해 왔다”면서 “회담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것을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푸틴 대통령이 26, 2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참석에 앞서 24일 전후로 북-러 접경 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은 최근 들어 회담 임박 정황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된 김 위원장에게 12일 축전을 보내 “러시아는 북한과 양자·지역 현안들과 관련해 공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맞아 개편된 ‘김정은 2기’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지도부와 함께 김일성, 김정일 입상에 ‘숭고한 경의’를 표하고 헌화한 뒤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돌아봤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대규모 열병식이나 북한군 관련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한미 정상을 동시에 겨눈 메시지를 대거 쏟아냈다. 미국엔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비치면서도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보인 태도는 곤란하다고 경고했고, 문재인 대통령에겐 북-미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그만두라고 했다. 대화는 계속하되 그 내용과 시점은 김 위원장 자신이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대화 재개의 문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 얻긴 분명 힘들 것”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좋은 관계를 재차 확인하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 대신 정상회담 재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내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더 이상 제재 해제 요구에 목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민생 관련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5개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약점은 제재’라는 프레임이 실패했다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만 25차례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을 겨냥해선 “지난번(하노이)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도 남겼다. 하노이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직접 영변 핵시설 폐기를 약속했던 제안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는 기대하지 말라는 신호로도 읽힌다. 이는 김 위원장의 ‘입’으로 부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앞서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최 부상은 지난달 1일 하노이 결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영변) 핵 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본 역사가 없다. 영변 핵 폐기를 해도 유엔 제재 해제는 안 된다고 하니 이 계산법이 어디에 기초한 것인지 혼돈이 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며 대화 시한도 내걸었다. 연말까지 대화 창구는 열어뒀지만 미국이 북한을 설득할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 겨냥 “중재자 말고 당사자 역할 하라”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선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돼라”고 말했다. 아울러 “진실로 북남(남북) 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의향이라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도 했다. 사실상 북한과의 입장 통일을 주문한 한미 ‘갈라치기’ 전략이다. 남북 선언을 이행하라고 수차례 강조한 것도 결국 ‘굿 이너프 딜’ 같은 중재안을 들고 북-미 사이를 오가는 문 대통령에게 날린 경고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속도 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으며 북남 합의 이행을 대북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책동한다”면서 “(한국은) 그 어떤 난관과 장애가 가로놓여도 민족의 총의가 집약된 북남 선언들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철저히 이행해 나가려는 입장과 자세부터 바로 가지라”고 했다. 이번 시정연설로 한미를 동시에 공략한 김 위원장은 14일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라는 새로운 칭호를 얻고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이 됐음을 알렸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일성광장에서 13일 개최된 ‘국무위원장 재추대 경축 중앙군중대회’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되신 대정치사변을 맞이하여”라고 언급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지훈 기자}

“하노이 같은 수뇌(정상)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중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의욕 상실’ 발언은 공교롭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하노이 결렬 직후인 지난달 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과 일치한다. 최선희는 당시 간담회 도중 “위원장 동지께서 이런 조미 거래에 대해 좀 의욕을 잃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비핵화 문제와 대미 관계에 있어서는 최선희가 누구보다 김 위원장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북-미 관계만큼은 최선희가 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체제 특성상 부하들이 김정은 말은 수시로 인용하지만 거꾸로 김정은이 부하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의욕이라는 단어까지 일치하는 것을 보면 최선희가 김정은의 정치적 호흡을 읽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선희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외무성 부상에서 제1부상으로 승진한 것은 물론이고 국무위원회 위원, 외교위원회 위원으로도 발탁됐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의 전략 노선을 정하는 10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5번 직접 언급했다. 김일성 항일유격대 시절부터 전해 내려온 ‘자력갱생론’을 다시 끄집어내면서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그러면서 “제재로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한 적대세력에게 타격을 줘야 한다”고 한 뒤 당의 핵심인 정치국 위원들을 절반가량 교체하면서 고위 간부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김 위원장은 1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집권 2기 구성을 마치고 대미 장기전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상무위원들 물리고 혼자 단상에 노동신문은 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 내용을 소개하며 “(김 위원장이) 변천된 국제적 환경과 날로 첨예화되는 현 정세에 대해 밝히면서 최근에 진행된 조-미 수뇌(북-미 정상)회담의 기본 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해 밝혔다”고 11일 전했다. 2월 28일 하노이 합의가 결렬된 지 42일 만에 당원들에게 북-미 회담을 설명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밝힌 것. 북한 매체는 전원회의 내용을 전하며 자력갱생을 총 28번 언급했고, 이 가운데 25번은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는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총돌격전, 총결사전을 과감히 벌이는 것이 4차 전원회의의 기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자력갱생은 ‘존립의 기초’ ‘영원한 생명선’ ‘확고부동한 정치노선’으로도 포장됐다. 실천 방안으론 △통일적 지도 강화 및 실리 보장 △효율을 높이는 경제 사업 조직 진행 △절약 투쟁 강화 등을 꼽았다. 뚜렷한 제재 돌파구를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시스템 정비 및 효율성 향상 강조에 그친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 같다”고 했다. ○ ‘당 브레인’ 정치국 절반 물갈이 김 위원장은 회의를 주재하며 붉어진 얼굴로 주먹을 쥐고 손가락질을 하는 등 참석자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또 주석단에 혼자 앉았다. 지난해 4월 20일 열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조직지도부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 상무위원 3명과 함께 앉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면서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 첫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대미, 대남, 대내 정책을 조직·지도하는 당의 핵심 정치국의 절반을 물갈이했다. 상무위원을 제외한 25명 가운데 위원 7명, 후보위원 6명 등 총 13명이 교체된 것이다. 새 위원에는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장,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김수길 총정치국장, 태형철 김일성종합대 총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등이 발탁됐다. 후보위원에는 김 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하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비롯해 김덕훈·리룡남 내각부총리, 박정남 강원도 당 위원장, 리히용 함경북도 당 위원장, 조춘룡 당 중앙위 위원장 등 6명이 편입됐다. 물러나는 인사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제 정책을 지휘하던 박봉주 내각총리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이동했다. 후임에는 이날 정치국 위원 가운데 가장 먼저 호명된 김재룡 당 위원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덕훈 내각부총리 승진 가능성도 나온다. 하노이 이후 ‘김정은의 대미 스피커’ 역할을 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지난해 공연단을 이끌고 평창을 찾았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은 나란히 중앙위 위원에 발탁됐다. 현송월은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최선희는 후보위원도 거치지 않고 위원이 됐다. 2017년까지 군수공업부장을 맡으며 핵·미사일 개발을 관장했던 리만건은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올라섰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대미 라인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분석했다.황인찬 hic@donga.com·이지훈·한기재 기자}

하노이 결렬 이후 문책 가능성이 거론되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사진)이 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을 비난하던 리용호 외무상도 이날 회의에서 김영철 다음 순서에 자리해 당분간 북한의 ‘대미 협상라인’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개최 사실을 보도했다. 참석자 명단을 일일이 호명하진 않았지만 이날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부장을 비롯해 리 외무상 등 북한의 대미 협상을 주도했던 간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장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된 데 이어 정치국 확대회의에도 참석해 ‘형식상 지위’에는 부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병석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고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선거를 통해 공식적으로 대의원에 선출된 김 제1부부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11일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가직 간부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박봉주 내각총리의 재신임 여부가 이목을 끌고 있다. 연일 경제 행보를 하는 박 내각총리가 재신임되면 2016년 5월 노동당 7차 대회에서 채택한 ‘경제집중 노선’을 관철하겠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 10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박 내각총리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등 함경북도 경제 현장을 시찰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서훈 국가정보원장(사진)이 북-미 협상을 실무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동을 추진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노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류로 한국이 제공한 대북 정보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한미 간 정보 공조에 이상 기류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서 원장은 지난달 중순 트럼프 행정부와 정보당국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회동을 추진했지만 폼페이오 장관 측이 일정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불발됐다는 것.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각각 지난달 29, 31일 미국을 연쇄 방문해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갖는 등 외교안보 라인이 대미(對美) 접촉을 위해 총출동했다. 서 원장과 트럼프 행정부 초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은 ‘스파이라인’으로 불린 정보 채널을 형성하며 1,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남북미 3각 채널의 핵심이었다. 그만큼 필요하면 서로 만날 수 있는 사이. 서 원장은 올 1월에도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기 직전 미국을 찾아 사전 조율 작업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만 해도 서 원장이 사전 약속을 하지 않고 워싱턴에 가도 폼페이오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전하는 대북 정보를 100% 믿기는 어렵다는 기류가 워싱턴에 형성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사이의 간극을 확인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서 원장 등을 통해 전달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메시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는 것. 서 원장은 지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대북특사로 두 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다.한기재 record@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