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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26일 72.4%의 찬성률로 국회를 통과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하루 만이다. ▶A6면에 관련기사 국회는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272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찬성 197표, 반대 67표, 무효 8표로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여당이 단독으로 표결에 참여했던 김영삼 정부의 황인성 총리(97.4%)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제외하고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 가운데 가장 높은 찬성률이다. 정 총리는 오후 5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출범 후 나흘 만인 2월 29일 한승수 초대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이명박 정부의 간판 사업인 4대강 사업과 한식 세계화 지원 사업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게 됐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한 총인처리시설 입찰 관련 감사요구안’과 ‘한식 세계화 지원 사업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각각 의결했다.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이틀 만에 사실상 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감사요구안을 처리한 묘한 모양새가 된 것. 감사원은 감사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감사를 마무리하고 국회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특히 4대강 사업은 2009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세 차례의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됐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3일 “2010년부터 지방자치단체나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36개의 총인처리시설 설치 사업의 평균 낙찰률이 97.5%나 된다. 담합 의혹이 있다”며 감사요구안을 제출했다. 총인처리시설 설치 사업은 조류 발생의 원인이 되는 총인의 유입을 줄이기 위해 하수처리장의 처리 시설을 보강하는 사업이다. 또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 개설비 50억 원을 당초 계획대로 사용하지 않고 49억6000만 원을 다른 용도로 변경해 사용한 의혹 등이 있다면서 지난달 31일 감사요구안을 제출했다. 한식 세계화 사업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중에 부인 김윤옥 여사가 의욕을 갖고 추진해 ‘영부인 프로젝트’로 불렸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경북 포항 출신인 이병석 국회부의장이 ‘쌍시옷’ 발음을 제대로 못해 웃음바다가 됐다. 강창희 국회의장을 대신해 이 부의장은 24번째 법률안인 ‘쌀 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안 일부 개정안’을 소개했다. 이때 ‘쌀’ 발음을 하지 못하고 거듭 ‘살’로 발음했다. 일부 의원들은 “쌀로 발음해요”라며 장난스레 호통을 쳤다. 이 부의장은 웃음보가 터져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았다가 다시 개정안을 읽으려 했지만, 연이어 웃음보가 터졌다. 의원들은 박장대소했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은 이 부의장이 “저는 죽을 때까지 두 발음(쌀과 살)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회의장은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됐다. 민동용·홍수영 기자 mindy@donga.com}

이만섭 전 국회의장(사진)이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새 정부가 ‘반쪽 출범’을 했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새 정부 출범 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 전 의장은 “반쪽 출범의 책임은 여야 모두에 있다”면서 “여당은 포용력과 협상력이 부족한 것 같다. 여당은 야당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야당은 지나치게 기싸움을 하고 있다. 절대 발목잡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에 “여당과 새 정부가 밉다고 해서 대한민국이라는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원래 새 정부가 들어서면 1년은 휴전을 하면서 잘하나, 못하나를 지켜봐야 하는데…”라며 “반대만 하면 평생 다시 정권을 못 잡는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장은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박기춘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인데 당내 강경파 때문에 그런지 자꾸 시간을 끈다. 좀더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보면서 남다른 소회를 느낀 사람들이 있다. 민주통합당엔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1961∼1979년) 중 민주화운동을 하다 투옥, 수배 등 숱한 고통을 겪은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버지 때의 일은 아버지 때로 끝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 성공하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 “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유인태 의원은 취임식에 참석했다. 유 의원은 “지난 일을 얘기해 뭐 하겠느냐. 뭐라고 그래야 할지…. 잘해 주길 바라야지”라고 했다. 그는 “잘해 주길 바라는 것은 진심”이라며 “잘못하면 우리 국민만 불쌍하잖아”라고도 했다. 1975년 유신 반대 시위를 벌이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돼 감옥에서 ‘10·26’(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을 맞았던 설훈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취임식을 지켜봤다. 그는 “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이라며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제발 잘해 줬으면 좋겠다. 야당은 차치하고라도 여당의 이야기라도 잘 들었으면 좋겠다.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유신 시절 공안기관의 눈을 피해 노동운동을 했던 이목희 의원은 “취임하는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지지율보다 낮은) 40%대 중반으로 나오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이라며 “걱정이 앞선다”라고 말했다.앞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역구인 부산 사상의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석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성공과 사상구의 발전을 함께 기원한다”라며 박 대통령의 취임을 미리 축하했다.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어서 정치권에서는 문 전 후보의 정치 활동 재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후보 측은 “사상 전통 달집태우기는 7만여 명의 지역 주민이 나오는 행사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축하하러 가야 하는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 여야, 차분한 축하 메시지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축복 속에 출범하게 된 데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축하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을) 적극 도울 것이며 필요할 때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는 별도의 축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민주적이고 여성적인 리더십에 기반을 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어렵고 힘든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퇴임할 때도 국민의 큰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이 되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원내 공동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정희 시대를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4번이나 언급된 취임사를 듣고 나니 새 시대의 미래가 그려지기보다 구시대로의 역행이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또 “취임 첫날부터 북한에 대한 대결적 인식을 내세운 취임사에서 평화통일, 조국번영의 새 시대를 향한 비전은 찾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민동용·홍수영 기자 mindy@donga.com}

25일 오후 1시 15분. 박근혜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청와대 정문을 통과했다. 부모님을 잃고 소녀가장으로 동생 두 명을 데리고 떠난 지 33년 3개월 만이다. 1979년 아버지 영정을 앞세우고 청와대를 떠날 당시 검은색 투피스 정장 차림의 그는 석고상처럼 표정이 없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날 화려한 빨간색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금의환향’했다. 그는 청와대 영빈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청운·효자동 주민대표와 대화를 하며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깊다”고 청와대 입성 소회를 밝혔다. 청와대 본관 앞에선 비서실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새 대통령을 환영했다. 꽃다발을 받은 박 대통령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이정현 정무수석비서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등 새로운 청와대 비서진과 차례로 악수하고 본관에 첫발을 디뎠다.박 대통령은 본관 2층 계단에 올라가기 전 잠시 멈칫했다. 16년이나 머문 곳이지만 대통령의 딸이 아닌 대통령으로 돌아오기까지 지나온 33년은 짧지 않은 세월이었다.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는 열두 살 때 들어와 청소년기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그는 어린 시절 살던 청와대를 두 동생들과 함께 뒹굴던 큰 잔디밭이 있는 ‘마당 넓은 집’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를 떠난 후 33년 동안 군인의 길을 걷던 남동생은 방황 끝에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가 됐고, 여동생과는 연락을 거의 끊을 정도로 사이가 벌어졌다. 청와대 생활도 그때와 많이 달라진다. 박 대통령은 5년 동안 6000여 m² 규모의 대규모 관저에서 홀로 지내게 된다. 침실도 33년 전과는 다른 곳에 있다. 과거 박 대통령의 침실은 옛 청와대 본관 2층에 있었다. 1층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대·소 접견실, 식당이 있었고, 2층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침실과 서재, 그리고 자신과 두 동생의 침실이 있었다. 지금 관저는 본관과 별도의 전통 한옥 건물이다. 옛 청와대 본관은 1993년 헐렸다.박 대통령의 25일과 26일 취임 일정은 외교 일정이 대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자연스레 퍼스트레이디 시절의 경험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는 스스로 “국빈 방문 때 퍼스트레이디를 하면서 아버지를 통역하거나 수행 차량에 함께 타서도, 밥상 대화를 통해서도 외교 훈련을 쌓았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딸을 매주 목요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안보회의에 참석시키는 등 사실상 ‘대권 조기교육’을 시켰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주인으로 맞은 청와대는 많은 시스템이 바뀐다. 지금까지 대통령 일정과 수행은 제1부속실, 영부인은 제2부속실이 담당했다. 박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이던 시절에도 제2부속실 개념의 보좌진이 있었다. 미혼인 박 대통령은 제1부속실을 일정 담당, 제2부속실을 민원 업무 담당으로 바꿨다. 1998년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가족과 다름없는 정호성 안봉근 전 비서관이 각각 제1, 2부속실 비서관을 맡게 된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은 물론이고 사적인 생활도 잘 파악하고 있어 이른바 대통령 ‘심기 관리’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대통령 곁에서 근접 경호를 하는 여성 경호 인력은 현재 10여 명에서 더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박 대통령은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저를 비운 이후 밤새 삼성동 자택의 짐을 관저로 옮기는 ‘번개 이사’를 했다. 평소 쓰던 가구와 집기를 대부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대통령에게 맞춰 화장실과 같은 소소한 곳까지 인테리어 작업에 꽤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집무실에 딸린 화장실에서는 남성용 변기를 들어내는 공사도 진행됐다고 한다.박 대통령의 올림머리 헤어스타일을 담당하던 미용사와 운전사도 청와대에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 주치의 역시 여성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연봉은 1억9225만 원이다. 연봉제 적용 대상이어서 별도의 수당 없이 매달 같은 금액을 받는다. 12개월로 나누면 월 1602만 원이다. 여기에 ‘연봉 외 급여’로 지급되는 직급보조비(월 320만 원)와 급식비(13만 원)를 더하면 매달 1930여만 원씩 연간 2억3200여만 원이 총보수로 지급된다. 동정민·민동용 기자 ditto@donga.com}

새 정부 출범을 하루 앞둔 24일에도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최대 난제인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이관 문제를 놓고 벼랑 끝 대치를 계속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25일 정부조직법을 확정짓지 못한 채 ‘개문(開門) 발차’를 했다. 새 정부가 정부조직 개편을 마치지 못하고 출범한 것은 처음이다. 여야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각종 정치 쇄신안을 내놓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지만, 올해 들어 두 달 동안 구태만 되풀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계속된 ‘네 탓’ 공방 여야는 2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데 급급했다. 새누리당이 오후 2시 긴급최고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그보다 30분 이른 오후 1시 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22일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참여한 6인 협상에 이어 원내수석부대표 협상까지 가졌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23일부터는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쟁점은 방통위가 담당하는 방송 광고, 인터넷TV(IPTV), 뉴미디어의 인허가 등의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로 이관하는 문제다. 새누리당은 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핵심이 되는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원안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방송광고 등 실질적인 규제를 담당하는 기능을 이관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 독립성을 해친다고 판단해 물러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방통위의 역할과 관련한 타협안을 제시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야당이 비보도 방송 부문을 미래부로 이관함으로써 통신과 융합해 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새누리당은 추가적으로 방통위가 독립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를 종전처럼 입법 권한을 갖는 행정기관으로 격상하되 방송정책 총괄은 미래부에 두는 것을 수용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방통위 권한을 중앙행정기관에서 일반행정위원회로 격을 낮춘 원안을 수정한 것이다. 당초 인수위 원안은 정책 기능은 모두 미래부로 넘어가고, 방통위는 미래부에서 결정한 사항을 단순히 집행하는 기능만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또 “방통위 소관 사항에 대해 미래부 장관과 공동으로 법령 제·개정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등 방송광고 판매 부문도 규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통위 귀속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대표의 제안 40분 뒤 브리핑을 갖고 “보도뿐 아니라 모든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공익성을 지켜야 한다”며 “비보도 방송 부문을 미래부로 보내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가 현재도 중앙행정기관이고, 이미 방송광고정책을 갖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나머지 제안을 일축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오히려 “쌀 관세, 자유무역협정(FTA)을 다룰 통상기구의 독립에 대한 황 대표의 답을 요구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정치 쇄신은 구호일 뿐? 이처럼 새 정부 출범을 뒷받침할 제도를 정비해야 할 2월 임시국회는 아무 소득 없이 저물어 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오히려 국회가 걸림돌이 됐다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만 해도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26일로 미뤄진 데다, 청문회를 시작조차 못한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중 일부는 낙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국무위원 진용이 제자리를 찾는 데 얼마나 많은 기간이 소요될지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여야는 1월 임시국회를 공친 상태다.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 여야와 노사정(2+3) 협의체 구성 방식을 놓고 입씨름만 벌이다 끝이 났다. 2월 임시국회가 자동 소집됐지만 1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던 ‘국회의원 겸직 금지’, ‘국회 폭력 방지’ 등의 정치 쇄신안도 물 건너갔다. ‘쪽지 예산’이 문제가 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임위 전환 문제,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제(이른바 의원연금) 폐지 등은 여전히 논의가 난망한 상태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대선 때의 정치쇄신이니 정치개혁이니 하는 구호는 말 그대로 구호가 되고 있다” “과거와 다를 바 없는 ‘불임(不姙)’ 국회”란 말들이 나온다. 민동용·길진균 기자 mindy@donga.com}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외에도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때와 마찬가지로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 측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서 참석하기가 힘들다”며 “요즘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참석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 측은 “웬만하면 참석하실 생각이었으나 감기 몸살로 외부 출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 출마 선언 후 이 여사와 권 여사를 예방했고, 7일 설 연휴를 앞두고는 당시 당선인 대변인이었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통해 선물을 보냈다. 여야 지도부는 대부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에선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하며, 민주통합당에서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문재인 의원은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 머물고 있으며 일정상 취임식 시간에 맞춰 서울에 도착하기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초청장을 받은 오병윤 원내대표,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소속 의원 6명이 참석한다. 이정희 신임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22일 밤늦게 선출된 까닭에 대통령취임준비위 측으로부터 개별 초청장을 받지는 못했다. 진보정의당에선 원외 인사인 노회찬 조준호 공동대표, 강동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고성호·민동용 기자 sungho@donga.com}
21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박지만 봐주기 구형 의혹’ 논란이 벌어졌다.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은 “정 후보자가 1998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할 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히로뽕 투약으로 기소됐지만 벌금 1000만 원만 구형했다”며 “그 전에 같은 죄로 처벌받아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박 씨에게 벌금형을 구형하는 것은 봐주기 아니냐”고 따졌다. 정 후보자가 “기억이 없다”고 하자 이 의원은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분이 (지난해 4·11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맡고 총리 후보자까지 된 것은 그 사건 덕분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까지 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조금 심한 추리다. 정말 지나친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거듭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자 정 후보자는 자료를 찾아본 뒤 “해당 사건은 제가 떠나고 난 뒤였다. 억울하다”고 했다. 확인 결과 정 후보자는 1998년 3월까지 서울지검 3차장으로 재직한 뒤 서울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 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박 씨에 대한 검찰 구형은 1998년 4월 이뤄졌다.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서울남부지청장이 서울지검 3차장의 소관 사건을 지휘한 것이 된다. 민주당에서는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헛발질을 방지할 수 있었는데…”라는 얘기가 나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노무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에 대해 21일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민주통합당과 노 전 대통령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검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며 즉각 항고하겠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이자 노무현 정부 초기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철저히 편파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수사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므로 심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10·4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고 이를 준비했던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 등 관련자의 일관되고 확고한 주장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조차 없거나 그 진술의 신빙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가히 편파 수사의 백미”라고 덧붙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전해철 의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이날 결정으로) 분명히 사실이 아닌 부분이 사실인 것처럼 비친 것은 유감이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도 논평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재단은 “대선 당시 정치적 의도에 따라 제기된 이런 허위 주장에 대해 면죄부를 주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정 의원의 주장은 당시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참여정부 인사들의 증언에 의해 사실이 아니었음이 확인된 바 있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고발했던 대상자 중 한 명인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상대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과 나를 고발한 데 대해 민주당은 충분히 해명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의 철저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문재인 전 대선후보도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사필귀정”이라며 “사법적 판단을 통해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민동용·고성호 기자 mindy@donga.com}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20일 여야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는 데 주력했다. 21일과 22일에는 변호사 시절 급여, 아들 병역 면제 등 신상 관련 의혹을 검증한다. ○ “책임총리 권한 충실히 행사할 것” 정 후보자는 책임총리의 핵심 역할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보좌, 제청권 실질 행사를 꼽았다. 그는 특히 “총리에게 부여된 헌법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을 충실히 행사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번 새 정부 내각 인사에 제청권을 행사했느냐는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의 질문에 “했다”고 답변했다. 총리에게 보장된 해임 건의권도 활용할 것이냐는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의 질문에는 “국민 눈높이와 상식에 맞춰 국정수행 능력이 없을 경우 행사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 처리가 늦어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당선인이 ‘어떻게 하면 공약을 잘 이행할까 (하는 고민으로) 잠이 잘 안 온다’고 하더라”며 “국민이 어떤 분을 선출했으면 국정운영을 맡겨 주시고 다음에 평가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제 확정이 안 된 부처 장관 인선을 강행한 것은 실정법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주시면 이런 사람(장관)에게 맡기겠다’는 선의로 해석해 달라”고 답했다. 정 후보자가 지명 후 했던 “보통사람”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후보자를 보통사람이라고 여기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하자 정 후보자는 “과거의 궤적은 보통사람이고, 지금 마인드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변호사 시절) 2년간 10억 원을 받은 후보자가 보통사람이냐”고 따지자 “10억 원은 잘못된 통계다. 6억7000만 원 정도 된다”고 답했다. “사법시험을 통과해 검사 30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했는데 보통사람은 아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다.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 “유신헌법은 반민주 조치” 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차분한 태도로 때로는 소신 있게, 때로는 어물쩍 답변했다. 정 후보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유신헌법에 대한 견해를 묻자 서슴없이 “헌법 가치를 파손시킨 반민주적 조치”라고 말했다. 5·16이 군사혁명인지, 쿠데타인지를 묻자 “교과서에 군사정변으로 기술돼 있고 저도 (그 표현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관 제청의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 ‘하자 종합 백화점’이다”라는 지적에는 “긍정적인 점도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답하거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저축은행 대량인출 사태 때 2억 원을 인출했다고 한다”고 하자 “뭐라고 답할 수가 없다”고 피해나갔다. 정 후보자는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느냐’ ‘대학 진학률이 얼마나 되느냐’ 같은 질문이나 구체적인 정책 질의에도 “인수위에서 조정하고 있다”거나 “구체적으로 알아보지 못해서…”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 “배우자는 지금도 봉사 중”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핵 보유론에 대해서는 “핵 관계 조약에 가입한 우리 입장에서는 핵 보유는 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또 “종북적인 것은 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 방안과 관련해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최대한 빨리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대검 중수부 3·4과장을 지냈다.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심각한 상황이다. 주택 지분 매입 제도 등을 활성화해 우선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리 주도로 부동산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에는 “아주 적절한 지적이다. 그것이야말로 총리가 할 일”이라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여야 합의에 따라 인사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가족을 배석할 수 있게 했으나 정 후보자의 가족인 부인 최옥자 씨(62)와 외아들 우준 씨(35)는 참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사안에 따라 후보자의 배우자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하자 정 후보자는 “집사람은 큰 장점은 없지만 봉사에는 도가 튼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봉사의 달인이라는 부인이 충분히 나오실 것 같은데…”라는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의 말에는 “아마 지금도 봉사하러 갔을 것”이라고 답해 청문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민동용·이남희 기자 mindy@donga.com}
민주통합당이 진통 끝에 5월 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정기 전당대회를 열어 임기 2년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18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새 지도부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총괄하게 됐다.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정성호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은 당초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안대로 3월 말∼4월 초 임시 전대를 개최해 내년 9월까지를 임기로 하는 지도부를 선출하려 했으나 정치혁신위원회가 임시 전대를 열되 임기를 한명숙 전 대표의 잔여 임기(내년 1월까지)로 해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진통을 겪어왔다. 두 위원회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비대위는 “새 지도부가 당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며 임기 2년을 보장하는 정기 전대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대선평가위원회가 내놓을 선거 평가, 정치혁신위가 제안한 공천혁신 방안을 차기 지도부가 책임지고 실행할 수 있도록 전대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모바일 투표 존폐 문제, 지도체제 개편 등 구체적인 전대 룰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 당무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의 결정 사항을 처리할 예정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최은경 인턴기자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4학년 }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심사소위원회는 18일 18대 대선 과정에서 야권후보 단일화를 비하하는 ‘홍어 ×’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 정수장학회 관계자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공개해 ‘도촬’(도둑촬영) 논란을 빚은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여당 단독으로 ‘공개회의에서의 경고’로 의결했다. 징계소위는 새누리당 이한구 경대수 박인숙, 민주당 노영민 김영주 박혜자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나 표결 직전 민주당 의원들이 배 의원의 경우 윤리특위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가면서 여당 단독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1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은 TV를 켰을 때 어떤 프로그램이냐를 보는 거지, 종합편성채널이냐, 케이블이냐, 지상파냐 나눠 보지 않는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은 지상파방송, 케이블방송 중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나머지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 인터넷방송(IPTV)은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나눠 맡도록 하고 있다. 배 의원은 또 “인수위 개편안에 따르면 방통위는 방송 정책 수립 권한도, 법령 제정권과 개정권도 없다. 방송광고 정책 수립은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 된다”며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원유철)는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 9명을 채택해 출석을 통보했다. 증인에는 김태정 전 검찰총장과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등이 포함됐다. 김 전 총장에게는 정 후보자가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1998년)을 수사지휘했을 때 총장으로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권 전 부장은 ‘북풍’ 사건(1997년·안기부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연루설을 퍼뜨린 사건)을 지휘한 것과 관련해 채택됐다.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해선 재검을 담당한 병무청 직원, 의사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또 경제민주화와 비정규직 문제, 검찰 개혁 등에 대한 견해와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참여연대 관계자 등 9명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4일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녹취록(일명 ‘X파일’)을 인용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인터넷 등에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서울 노원병)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한 법 규정에 따라 노 대표는 이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부산 영도)도 이날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최소 2곳에서 4월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새누리당 김근태(충남 청양-부여) 심학봉(경북 구미갑), 무소속 김형태 의원(경북 포항남-울릉)도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어 4월 재·보선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 안철수 출마할까 서울 노원병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여야의 수도권 대결이란 점에서 여론의 주목도가 높다. 새누리당에선 현재 당협위원장인 허준영 전 경찰청장, 민주통합당에선 이동섭 지역위원장, 박용진 대변인, 강현우 전 국회의장 기획총괄비서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이 진보정의당과 후보단일화를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후보가 3월 초 귀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만큼 4월 선거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그러나 안 전 후보 캠프에 있었던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후보의 재·보선 출마 시기에 대해 10월을 언급한 바 있다. ○ 김무성, “부산 영도 출마” 대법원은 노 대표에 대해 “삼성이 검사들에게 로비를 시도한 것은 노 의원의 폭로(2005년)보다 8년 전의 일로 중대한 공적인 관심 사안이라고 볼 수 없고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올린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200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앞서 X파일에서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고 이를 인터넷에 올렸다가 기소됐다. 대법원 판결 뒤 노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기회가 와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사면을 받지 않으면 선거법상 공직에 10년 동안 출마할 수 없다. 진보정의당은 15일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공석이 된 부산 영도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적인 정부가 되게 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최창봉 기자 mindy@donga.com}

민주통합당이 3월 말∼4월 초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도부 선출 방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자 후보자들이 속속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비주류 좌장 격인 김한길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친노(친노무현)-주류 측에서는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을 연대 대상으로 두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김 의원은 지난달 말 한 의원실이 대의원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비주류에서도 비토가 강하지 않다는 점과 당의 취약 지역인 대구경북 출신이란 점이 강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의원과 함께 문 전 후보의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 광주 지역 3선과 재선인 강기정 이용섭 의원, 당의 유일한 부산 지역 3선인 조경태 의원도 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486그룹은 임종석 전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정세균 의원의 선택도 주목된다. 정 의원 측 한 인사는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사람이 당권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적절한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의 경우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의 우원식 이목희 의원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재선인 유성엽 의원도 출마할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13일 모바일 투표 존치 여부 등을 논의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선에 대해 “정당인이 아닌, 정치권 밖 사람으로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응원단장’으로) 할 수 있는 걸 다했다”고 했다. 그만큼 문 후보의 패배에 허탈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를 기원했다. ‘보수적 개혁’을 통해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새 정부의 임무이자 진보가 살길이라고 본다는 취지다. 그러나 그는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인터뷰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연구실에서 1시간 45분간 진행됐다. 조 교수는 지난해 12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선 때문에 연기한 ‘묵언안거(默言安居)’에 들어갑니다. SNS 활동 및 언론 노출 일체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조 교수의 안거 이후 첫 인터뷰였다.동아일보는 조 교수를 시작으로 진보진영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하는 목소리를 릴레이로 게재한다.―‘걱정이 된다’고 했는데….“박 당선인이 (선거 때) 밝힌 정도의 복지 개혁을 실현하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본다. 보수적 복지국가가 이뤄진 다음에 또 한 번의 새로운 논쟁과 멋진 대결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 박 당선인은 보수진영에서 볼 때 혈육 같은 느낌을 준다. 이데올로기적으로도 보수의 아이콘이지 않나. 정통 보수라는 느낌이다. 이런 사람이 복지개혁을 했을 때 누가 박 당선인에게 좌빨이라고 하겠나. 그러려면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의 총체적 능력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하는데 윤창중 이동흡 김용준 인선을 보면 걱정이다. 야구로 보자면 3자 삼진 아웃이다. 1번, 2번, 3번을 최정예 선수로 내보내야 하는데 함량 미달이었다.”―박 당선인의 문제가 뭐라고 보나.“어떤 사람의 의견을 듣고 저 세 ‘타자’를 뽑았는지 여당 의원들도, 언론도 잘 모른다. 그럼 본인(만)의 데이터베이스나 수첩, 파일이 있거나, 십수 년 된 비서진의 의견만 듣는 것인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의사결정구조 자체가 어떻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 식이라고 볼 수 있다. 1970년대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원화되고 언론자유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아버지처럼 몇십 년 할 수도 없다. 자기는 5년밖에 못 한다.”―박 당선인의 리더십이 위험하다는 말로 들리는데….“그는 자기 확신과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다. 실제 자신이 치른 선거를 다 이겼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도 당원 투표에서는 이겼다. 어릴 때부터 권력의 냉혹함과 생리를 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권력을 잘 아는 ‘생래적 정치인’이다. 이게 역으로 ‘내가 다 알아’라고 하기 쉽다. ‘아버지나 내 앞에서 어떻게들 행동하는지, 어떻게 배신하는지 다 봤어. 어떻게 하면 발발 기는지도 알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집권이 새롭다고 느끼지 않고, 자기 집(청와대)에 다시 간다고 생각할 것 같다. 가업(家業)을 잇는다는 느낌 아닐까. 결국 국정 운영을 해 보지 않았는데 해 봤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것이 위험하다. 그 신호가 최근 세 번의 인사로 드러났다.”―그러나 박 당선인은 인사청문회가 신상 털기 식이라고 했다.“잘못됐다. 자기 성찰을 안 하신 거다. 당선되기 전까지는 자기 세력을 결집하고 모든 문제를 아(我)와 타(他)로 구별한다. 아군은 결집하고 적군은 죽여야 하는 것이다. 집권할 때까지 선거는 현대의 변형된 전쟁이다. 저도 (박 당선인이 보기에) 얼마나 밉겠나. 죽여야 할 놈 리스트에 오른 것 아닌가. 조선시대 같으면 참수 대상이거나 적어도 귀양 갔다. 다행히 민주주의 사회니까…. 그러나 집권 후에는 자기방어 기제에서 자기 성찰로 바뀌어야 하는데 박 당선인처럼 승리의 경험이 많은 사람은 자기 성찰이 봉쇄당한다. 진짜 원했던 (대선) 승리를 한 순간 승자의 역설이 시작되는 것이다.”―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박 당선인은 틀림없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나 ‘정관정요’에 나오는 통치론을 읽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비자가 군주에게 악이 되는 여덟 가지 장애로 열거한 ‘팔간(八姦)’을 들여다보고 ‘충신’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반대파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하지는 않겠다. 제 이야기를 듣겠나.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세월은 지나간다. 지금 기세라면 내년 지방선거는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상태로 2016년 총선을 한다? 저는 질 거라고 본다.”―박근혜는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돼야 할까.“박 당선인이 ‘아버지의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었다’라고 했으니 복지국가를 건설하라는 것이다. 5년 뒤 어떤 대통령으로 남기를 원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보수적 복지국가의 주춧돌을 놓은 사람이냐, 아니면 단순히 아버지의 딸이었느냐 선택해야 한다. 아버지는 독재를 했지만 복지 측면에서 의료 개혁을 한 점은 기억된다. 아버지의 모자랐던 반쪽을 채워주려는 열망이 있을 거라고 본다. 박 당선인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아버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5년을 망치면 ‘봐라, 이럴 줄 알았다’라든가 ‘생물학적 DNA 외에 정치적 DNA가 있는 것이다’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박 당선인 주변은 어떻게 해야 하나.“정권 창출에 누구보다 애를 썼지만 이제는 목숨 걸고, 자리 욕심 없이 직언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나서야 하는데 눈치만 보고 있다. ‘박 당선인을 옹위하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를 망치고 대한민국을 망친다. 당선 전에는 진보진영이 (단일화 과정에서) 잠시 내려놓은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깃발을 낚아채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진보가 제기한 시대정신을 받은 것이다. 시대정신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시민과 대중의 요구 아닌가. 적어도 담론의 차원에서는 우리나라 전체가 진보화됐다. 그러나 당선 후에는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박 당선인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되길 바란다고 했는데….“대선 때 말한 복지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만 보면 메르켈처럼 보인다. 그걸 지키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보다도 못할 것 같다. 대처는 정책은 신자유주의를 신봉했지만 측근과 고위직 인사 관리에 탁월했다. 측근이 누군지 안다면 언론이나 주변에서 감시할 수 있다. 그런데 박 당선인은 측근이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다. 걱정이다.”―박 당선인의 헤어스타일을 지적했다.“왜 그런 머리 모양을 고수할까. 자기 자신을 육영수 여사의 외양, 박 전 대통령의 정신과 일체화하기 위한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지자들도 두 사람이 겹친 모습으로 보고 있다. ‘내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지킨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모습으로 선포하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고 본다. 당선 전과 후에 달라져야 한다고 했는데 부차적으로 머리 모양도 바꿨으면 한다.”―범진보진영은 어떻게 해야 하나.“제가 48%에 속하지만 상처가 크다. 승복이 안 되는 거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총체적으로 문재인, 안철수, 민주당, 나 등등 다 했을 때 범진보진영의 실력이 부족해서 선거에 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우리가 제기한 복지 담론과 시대정신을 반대파가 집권한 5년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해야 한다.”―구체적으로 뭘 고민해야 하나.“여야 공약의 공통분모를 확정하고 빠른 시기에, 올해 내로 즐겁게 통과해야 한다고 본다. 전체 공약을 100이라고 하면 적어도 30%는 합의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공통공약을 처리하기 위해 진보진영과 박 당선인 정부 간에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다. 박 당선인도 상생정치를 하려면 합의된 공통공약부터 정리하고 가야 한다.”―박 당선인의 성공을 진보진영도 바랄까.“진보진영에 있는 분들도 박 당선인 흠집잡기나 망하기를 기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진보의 의제였는데 보수의 의제로 바뀐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도록 요구하고 이뤄 내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다. 동시에 새 정부가 오만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판하고 경계해야 한다. 지금 박 당선인 진영은 축제분위기일 텐데 3년 뒤에는 어떨까. 예수님이 대통령으로 선출됐더라도 3년 뒤에는 어떨지 모를 것이다. 완벽한 대통령, 완벽한 정권, 완벽한 인간은 없다. 박근혜 정부가 초기 2년에 자신의 개혁성과를 합의해서 이루고 중반기부터는 그 다음 레이스로 들어가야 한다.”―‘번짐’의 미학은 진보와 보수 사이에도 유효한가.“당연하다. 번져야 한다. 여당이 야당이 되고 다시 여당이 되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안착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야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한다. 그전까지는 복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대를 알게 되면 스스로 공격의 강도와 범위를 조절하게 된다. 팩트(fact·사실) 신경 쓰지 않고 정파적 목적을 위해 공격하는 사람은 소수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 정권이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조 교수는 그의 저서 ‘보노보 찬가’에서 장석남 시인의 시 ‘수묵정원9―번짐’(‘너는 내게로/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번짐/번져야 살지’)을 인용해 번짐의 미학이 진보진영 내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진보 집권 플랜 2’를 만들 생각은….“없다. 지난 세 번의 선거에 소요했던 기간(2년여)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어떤 정치적 활동도 하지 않고, 여의도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응원단장도 안 할 거다. 조선시대를 보면 출사했다가 왕이나 훈구파와 싸워서 안 되면 조용히 서당으로 돌아온다. 정치에서는 자기 선거를 한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 밖에 있는 사람을 끌어와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조국 교수 프로필△1965년 부산 출생△1982년 부산 혜광고 졸업△1986년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1997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법학박사 △2001년 서울대 법대 교수 임용△2012년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위한 국민연대 상임대표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박근혜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한 51.6%가 아니라 그를 반대한 48.0%에 속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의 말이다. 정치권 밖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로 대선 기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던 조 교수는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당선인이 선거 기간 스스로 이야기한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임기 내에 이루지 못한다면 나라 전체가 5년 뒤 또다시 ‘좌빨’이니 ‘포퓰리즘’이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에 빠져들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조 교수는 박 당선인에게 “보수적 개혁을 강화해 복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진보진영의 집권에도 유리하다는 것을 ‘댓돌론’에 비유해 풀이했다. 박 당선인의 보수적 복지 개혁을 댓돌 삼아 진보진영은 거기에 플러스알파를 더해 박 당선인이 하지 못하는 진보적 복지 개혁을 하겠다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논지다. 그는 “(진보진영의) 집권은 정부의 꼬투리를 잡고 망하기를 기다리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여러 작은 에피소드와 업적을 통해 (진보진영의 능력과 실력이) 대중에게 각인될 때 찾아온다”라며 “한 번에 한 칸씩 올라가는 것이지 두세 칸을 비약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개혁을 취임 후 2년 내지 2년 반 안에 해내려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최근 인사 문제가 초반부터 신뢰를 깨고 있다”라며 “박 당선인은 이를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이 “신상 털기 식 인사청문회는 문제가 있다”라고 한 발언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싫어하는 것으로 보이게 한다는 지적도 했다. 특히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며 자기 주도로 숱한 승리의 경험을 맛본 박 당선인은 이전 대통령들보다 오만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은 당선되기 전까지는 당파적으로 움직여도 되지만 당선 후에는 51%의 대통령이 아니라 100%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라며 “대통령은 48%를 챙겨야 할 헌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을 관리와 협상의 대상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새 정부의 또 다른 임무”라며 “박 당선인이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990년 추석을 나흘 앞둔 토요일 이른 아침 서울 을지로4가 국도극장(현 국도호텔 자리) 매표소에서 시작된 줄은 극장을 끼고 조명기구상점이 밀집한 골목으로 50m쯤 꺾어져 들어갔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올 영화가 아닌데….’ 의아하던 마음은 곧 풀렸다. 조조(早朝) 관객 100명에 한해 호화 팸플릿을 준다는 광고를 보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방법을 쓰면서까지 영화사는 개봉일에 극장 앞이 사람으로 가득하길 바랐다. 극장 앞 장사진(長蛇陣)을 봐야 제작자, 감독, 극장주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전화예매도 흔치 않던 1990년대 후반까지 관객의 행렬은 입소문의 주요 수단이자 흥행의 척도였기 때문이다. ▷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은 지금처럼 한 영화관에 스크린이 여러 개인 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객석이 많은 극장이었다. 이곳에서 히트작이 상영될 때는 매표소부터 시작된 줄이 극장 뒤편으로 돌아 필동 ‘한국의 집’까지 늘어서거나, 극장 앞 지하도 입구로 내려가 왕복 8차로 건너편 극동빌딩 앞 지하도 출구로 나오기도 했다. 종로3가의 피카디리나 단성사는 주로 극장 앞 작은 광장에 똬리를 튼 줄이 몇 겹이냐로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었다. 개봉관이나 제작사는 이렇게 사람들이 들어찬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신문에 광고를 냈다. ▷장사진과 더불어 영화가 요샛말로 대박이 터졌음을 알리던 말이 ‘만원사례(滿員謝禮)’였다. 1933년 2월 미국 감독 조지 힐의 작품 ‘태평양 폭격대’를 상영하던 단성사가 동아일보에 ‘연일 만원사례 흥행’이라는 1단 광고를 실을 정도로 역사가 길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서울 개봉관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서편제’를 상영했던 단성사 문에는 100일 넘게 만원사례가 붙어 있었다. 1970, 80년대만 해도 개봉 첫날 전 회가 매진되면 제작사는 커피 한잔 값의 돈을 넣은 만원사례 봉투를 감독, 배우, 제작진에게 돌리는 것이 미덕이었다고 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1월 입장권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한국영화를 본 관객이 1198만447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제까지 최고였던 지난해 같은 달의 824만2562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외국영화를 포함한 관객 수도 역대 최다인 2036만1298명이었다.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이 처음으로 1억 명을 넘고 총 관객도 사상 최다를 기록한 여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하지만 많게는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동시에 상영하고 인터넷 예매가 주를 이루는 요즘 극장가에서 장사진이나 만원사례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고구마튀김을 씹으며 언제 앞의 줄이 줄어드나 초조해하던 그 시절은 추억의 앨범이 됐다.민동용 정치부 기자 mindy@donga.com}

“인사권자여, 오우가(五友歌)를 불러라.”동아일보는 국무총리부터 신설되는 국가안보실장까지 어떤 인물을 등용해야 하는지를 심층 취재한 ‘박근혜 정부-인사가 만사다’를 15회 연재했다. 해당 부처의 전임 수장들과 전·현직 고위 공무원, 그리고 학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총리와 13개 장관(급)을 선정할 때 대통령이 참고해야 할 기준은 모두 67개였다. 이들 기준은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시조 ‘오우가’에 빗대어 바위, 대나무, 달, 물, 소나무라는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위처럼 외풍을 막아낼 사람‘정치 외풍’을 소신과 강단을 갖고 바위처럼 견뎌내는 사람이 등용돼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로 꼽혔다. 정치 외풍은 정부 여당, 정권의 주요 지지기반이 되는 지역세력, 정권 창출에 일정 역할을 한 조직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세력에서 불어오는 거센 압력과 청탁을 막아내 국민의 이익을 보호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010년 감사원장 재직 당시) 저축은행 감사에 들어갔더니 오만 군데서 압력이 들어왔다”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이른바 ‘힘센’ 기관들의 외압을 이겨낼 강단이 있어야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정권 덕에 자리에 오른 수장은 자신을 밀어준 세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특정 지역 출신이 국세청장을 비롯해 국세청 고위직을 차지한 적이 있다. 당시 국세청은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를 상대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다. 공정거래위원장도 정권에 따라 역할과 태도가 바뀌다 보니 ‘불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을 위해 정권, 즉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도 각을 세울 단호함을 가진, 바위 같은 인물을 찾아야 한다. ○ 대나무처럼 소신 있는 사람더 높고 더 나은 자리로 가기 위해 지금의 자리를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사람은 곤란하다. 현직에 충실하지 않을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정무직인 장관(급)이 다음에 어떤 일을 할지를 미리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미국에서도 장관은 ‘정치철새(political bird)’로 불리며 항상 다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평균 임기가 1년여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러할지 모른다.그러나 정치권력을 좇는 해바라기가 돼서는 곤란하다. 과거 일부 국방부 장관은 다음 자리로 가는 디딤돌로 현직을 이용해 ‘군의 정치 시녀화’ 현상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 외풍에 취약한 부처에는 현직을 정계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수장이 있다는 게 거의 통설이다. 국가정보원처럼 국가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곳에서 자신의 다음 자리를 위해 정보를 왜곡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나무처럼 욕심내지 않고 꼿꼿하게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 달처럼 냉철한 전략적 마인드 가진 사람‘오우가’에서 윤선도는 달의 밝음과 과묵함을 강조했다. 먼저 밝음은 명징한 이성을 뜻한다. 냉철한 상황 판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의 적절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외교통상부 장관은 시시각각 변하는 대외환경 속에서 복잡한 현안을 일목요연하게 풀어 낼 역량을 갖춰야 하며, 국방부 장관은 국가 존립과 국익을 뒷받침할 국방정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전략가여야 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해박한 전문성은 조직 장악의 필요조건이기도 하다.과묵함은 ‘하늘에 태양이 둘일 수는 없다’는 관점에서 해석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 이하 장관(급)들은 대통령의 손발로서 대통령과 비전을 같이하고 정치적 신념을 같이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장의 경우 대통령을 대신해 때로는 욕을 먹을 각오가 돼 있는 ‘대(代)통령’이 되어야 한다. 또 대통령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 ○ 물처럼 소통해 조직을 장악할 사람물은 끊임없이 흐르면서 모든 것을 아우른다.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다. 구성원을 압박하고 통제하기보다는 신념과 열정을 바쳐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인 리더십, 외압에 맞서기 위해 청와대와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조직에 대한 이해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중요한 판단의 순간에 맞닥뜨렸을 때 결단할 수 있는 힘도 갖춰야 한다.그러나 미국의 정치학자 휴 헤클로가 말한 것처럼 “장관은 대통령과 공무원(조직 구성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그 사이에서 물처럼 유연하게 조정을 잘하는 것은 장관의 몫이다. 박천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문성만을 갖춘 교수들이, 그것도 얼마 안 되어 바뀌는 현실 속에서는 제대로 조직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소나무처럼 청렴,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도덕성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과거 정부들의 여러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야당의 도덕성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운계약서 작성이나 위장전입이 드러난 장관 내정자가 조직에서 신망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소나무처럼 겨울 눈 속에서도 홀로 푸를 수 있는 도덕성을 갖춘다면 국민이나 조직 구성원에게 주는 롤모델로서의 이미지는 상당하다. 그런 도덕성의 기준은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욱 중요하다. 조직원의 신망을 받기 위한 기본이다. 특히 감사원장같이 ‘남의 눈의 사소한 티끌’까지도 잡아내야 하는 경우 자신이 도덕성과 청렴함을 갖추지 못한다면 조직 통솔은 여의치 않다. 따라서 청렴성에 대한 엄격함은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남에게 부드럽고 자신에게 엄격함)’의 각오와 용기가 없으면 쉽게 얻기 어렵다.○ 어렵고도 어려운 오우의 잣대오우는 어쩌면 이상이다. 현실에서 오우를 다 갖춘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명박 정부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사람을 찾는 게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인사검증 절차가 강화되고, 인터넷 등을 통한 시민들의 ‘자율적 검증’까지 겹쳐 능력 있는 사람 중 검증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지난 5년의 교훈을 말하자면 대충 ‘이런 정도의 사람이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는 직책별 맞춤형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인사보좌관 역할까지 맡은 대통령법무비서관을 했던 박주선 의원(무소속)은 “능력, 자질, 청렴, 개혁성을 갖춘 인사를 적소에 배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지만 그런 여건을 조화롭게 갖춘 인물을 찾기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