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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올 4월 국회의원 선거 출마 당시 주소지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윤 당선자는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2012년 매입한 수원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실거주지가 아닌 곳에 주소지를 둔 위장 전입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정의연 측은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윤 당선자의 전입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 설명자료에 따르면 2017년 4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순덕 할머니의 사망 이후 ‘고인과 동거하고 있는 친족이거나 사망 장소를 관리하는 사람 등’이 사망신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윤 당선자가 인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의연 측은 “쉼터 소장은 국민임대주택 거주자로서 주소를 이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윤 당선자가 주소를 이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가 사망한 2017년 4월에 윤 당선자가 쉼터로 전입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현재 마포 쉼터에는 쉼터 소장과 요양보호사 3명이 24시간 길원옥 할머니를 돌보고 있다. 정의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8일 쉼터에 머물던 김복동 할머니 별세 당시에도 윤 당선자가 사망신고를 했다고 한다. 쉼터에는 현재 길 할머니만 살고 있다. 정의연 관계자는 “길 할머니가 별세했을 때 사망신고를 하기 위해 윤 당선자가 주소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망신고는 ‘친족’ ‘세대를 같이하는 동거인’ ‘사망자가 무연고자인 경우 보호시설장’ 등이 할 수 있다. 쉼터는 보호시설이 아닌 일반 거주지라 동거인이 필요했다는 것이 정의연 측의 설명이다. 다만 윤 당선자가 올 3월 20일 정의연 이사장직에서 사퇴한 뒤에도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점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연 관계자는 “(윤 당선자가) 실제 거주한 것은 아니었다. 법적으로만 보면 위장전입이 맞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다. 마포 쉼터로 전입신고를 한 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성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경기 안성시 쉼터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2013년 9월 7억5000만 원에 매입한 뒤 지난달 23일 4억2000만 원에 매각됐다. 정대협의 후신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는 서울 마포구에 설립하기로 한 쉼터를 경기 안성시에 마련한 경위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하지만 쉼터가 사업 및 회계 평가에서 낙제 등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안성 쉼터 의혹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사업 C등급, 회계 F등급 받아 ‘경고’ 조치 안성 쉼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업평가 결과에서 ‘경고’ 조치를 받아 방만한 사업 운영이 논란이 됐다. 공동모금회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기부받아 전달한 10억 원의 쉼터 매입비가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를 감시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공동모금회는 2015년 12월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쉼터의 사업평가 결과로 ‘경고’ 조치를 내렸다. 사업평가에서 C등급, 같은 해 12월 회계평가에서 F등급을 내렸기 때문이다. 평가 등급은 A부터 F까지 5단계(E등급 제외)로 나눠져 있는데, 두 등급을 종합해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이다. 2015년 9월 안성 쉼터의 현장점검에는 공동모금회 직원 1명과 사회복지전문가 2명이 함께 나갔다고 한다. 사업 문서와 실적, 회계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쉼터가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판단 내렸다. 사업평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활동률이 매우 낮고 프로그램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C등급을 받았다. 회계평가는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미비하고 예산 변경에 대한 절차를 미준수했기 때문이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2016년 평가 결과를 정대협에 송부하고 시정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연 측이 쉼터의 조성 목적에 대해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 목적 외에도 젊은 세대들의 만남과 연대의 장을 제공하기 위함이다”라는 설명과 다르게 운영된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정의연 관계자는 “공동모금회의 평가가 그렇다면 문제가 없었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설명자료를 내놓겠다”고만 했다.○ 공동모금회 “쉼터 장소 변경 제안한 적 없다”2012년 8월 현대중공업은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짓는 사업에 쓰이도록 10억 원을 공동모금회를 통해 정대협에 지정 기부했다. 정대협은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기념관’ 일대에 쉼터 부지를 마련하겠다고 현대중공업에 제안했다. 하지만 실제 정대협은 마포구가 아닌 서울에서 2시간가량 걸리는 안성시에 쉼터를 마련하며 논란이 됐다. 정의연은 17일 설명자료를 통해 “모금회는 사업이 서울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으며 계속 진행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마치 모금회가 다른 지역을 먼저 제안한 것처럼 해석된다. 윤 당선자도 18일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괜찮다’라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동모금회는 18일 “정대협이 여러 군데 (부지를) 알아봤는데 안성이 적합하다고 (먼저) 제안한 부분이다”라며 “최대한 사업 수행기관의 전문성과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공동모금회가)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10억 원 이내로 서울서 쉼터 구입 가능”윤 당선자는 18일 “(현대중공업이 기부한) 10억 원으로 마포의 어느 곳에도 그 집을 살 수 없었다. 현대중공업에서 예산 책정을 잘못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전쟁과여성인권기념관’이 위치한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서 ‘안성 쉼터’와 유사한 조건의 건물들을 직접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정대협이 계획을 바꿔 마련한 안성 쉼터 건물은 연면적 195.98m²(약 59평), 대지면적 800m²(약 242평) 규모의 2층 단독주택이다. 정대협이 쉼터 건물을 알아보던 2012∼2013년 기준 성산동 일대에서 안성 쉼터와 유사한 조건의 건물 다수는 10억 원 내로 매매가 가능했다. 이 기간 중 5억 원 이상 단독주택 건물 매매는 총 23건이었다. 이 중 5억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단독주택 건물 매매는 14건(61%)이었다. 10억 원 초과 건물 거래는 9건(39%)에 불과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이소연·박종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피해 할머니 쉼터인 경기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에서 직원 워크숍을 진행하며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2016년 5월 페이스북 계정에 “사무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진을 올렸다. 탁자 위에는 맥주 소주 등 술과 안주로 보이는 과자들이 있었고 과자 중 2개는 일본 제품이었다. 참석자들은 사진에서 자신들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써야 할 쉼터에서 활동가들이 술판을 벌이는 게 말이 되냐’ ‘최소한 그 장소에서는 일본 과자와 술을 먹으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윤 당선자는 4월 총선에서 ‘21대 총선은 한일전이다!’라는 구호를 사용했다. 2017년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언제쯤 식민지에서 해방될까?’라는 글을 남겼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12년 서울 마포구에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짓기로 사업 계획을 올리고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지정 기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 측은 17일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70억 원 가운데 10억 원을 쉼터 마련을 위해 지정 기탁했다”며 “원래 마포구 성산동에 마련하려던 쉼터가 경기 안성시로 바뀌었다는 것은 사후에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돈을 낸 곳은 현대중공업이지만 기탁금을 관리하는 주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기 때문에 모금회가 정대협과 협의해 쉼터 장소를 변경한 뒤 이를 현대중공업 측에 알려왔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8월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속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인근에 추진된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근처에 힐링센터를 마련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10억 원으로 애초 염두에 둔 곳은 물론이고 서울에서 마땅한 곳을 구매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대협 후신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도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쉼터 위치가 수요집회가 열리는 서울 등과 멀어 피해 할머니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접근하기 쉽지는 않다”면서도 “쉼터 취지에 알맞게 할머니들이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 서울 근교로 선정했다”고 했다. 정의연은 “모금회에서 서울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를 희망해 인천 강화도 8곳, 경기 용인시 4곳, 경기 안성시 5곳 등 서울 외 지역 17곳을 답사한 끝에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단독주택을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또 “모금회에서 기부처인 현대중공업에 관련 내용을 송부했다”고 밝혔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도형 기자}

16일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장인 서울 성동구 행당중학교. 2017년부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수험생 김모 씨(28·여)는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시험이 또 연기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시험장 내 감염 등으로) 불안해도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는 그냥 시험을 치르는 게 심리적으로 더 낫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전국 3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1차 시험에서 지원자 1만2504명 중 9632명이 응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응시율은 77%로 전년(82.2%)보다 5.2%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시험은 코로나19 사태로 로 각종 공무원 채용 시험이 줄줄이 연기된 뒤 처음 치러진 국가공무원 시험이다. 당초 2월 29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약 두 달 반가량 미뤄졌다. 인사처는 시험장 방역 지침을 강화했다. 행당중학교 입구에는 마스크를 쓴 감독관 7명이 수험생의 발열 여부를 일일이 검사했고 수험생들은 손세정제로 소독을 마친 뒤 입실했다. 시험실별 수용인원도 예년(25~30명)의 절반 수준인 15명으로 줄여 수험생들이 서로 1.5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수험생 21명은 고사장에 별도로 마련된 예비시험실에서 응시했다. 여기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 일대의 클럽 등을 방문했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15명과 현장에서 발열 증상을 보인 6명이 포함됐다.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행당중학교 입구에서 만난 A 씨(57)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딸과 함께 시험을 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에서 5, 6월 예정돼 있는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시험일정을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7일 현재 1만여 명이 동의했다. 인사처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공무원과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은 각각 다음달 13일과 7월 11일이다. 7급 공채는 국가공무원 9월 26일, 지방공무원 10월 17일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경찰이 대졸 신입 사원 채용과정에 성작조작 등이 있었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LG전자 한국영업본부의 인사팀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서울 중구에 있는 LG서울역빌딩의 한국영업본부와 관련 서버가 있는 마포구 상암동 상암IT센터의 LG CNS를 압수수색해 채용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 두 곳에서 대졸 신입사원의 부정채용 의혹이 제기된 대상자의 이력서와 채점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영업본부는 LG전자의 한국 내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와 관련한 기술 영업을 하는 부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LG전자 한국영업본부가 2013~2015년 대졸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사팀이 지원자 10여 명의 성적을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성적 조작으로 합격권에 들어가 입사한 직원은 한국영업본부에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일부 관련자를 입건했으며,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착수 경위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 개설해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갓갓’은 대학생 문형욱(25·사진)으로 13일 밝혀졌다. 문형욱은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 대해 “내가 피해자 어머니를 협박했다”고 추가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갓갓’ 문형욱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위원들은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 반복적이다. 아동 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하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7명은 만장일치로 문형욱의 신상 공개에 찬성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되며 반 이상이 찬성해야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앞서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공범 강훈(19), 이원호(19) 등 3명도 신상을 공개했다. 9일 긴급 체포된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n번방’ 운영과 관련해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형욱은 과거 자신의 지시를 받은 남성 A 씨가 한 광역시의 중심가에서 미성년자 B 양을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B 양의 어머니에게 소셜미디어 등으로 접근해 협박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문형욱은 A 씨가 성폭행을 저지른 뒤 B 양의 어머니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 문형욱은 B 양 어머니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경찰은 문형욱에게 형법상 협박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욱은 당시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A 씨에게 “B 양은 내 노예이다. 만나서 마음대로 다 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문형욱은 B 양이 성 착취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로 전송하도록 협박한 뒤 이를 텔레그램 ‘n번방’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문형욱이 재학하는 경기도의 한 대학교는 조만간 학생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퇴학 처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건축학부에 다닌 문형욱은 지난달 지도교수를 찾아가 “법적인 문제가 생겼다. 휴학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경찰은 18일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으로 송치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문형욱의 얼굴을 공개할 예정이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조건희 / 안동=명민준 기자}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로 개설해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해온 ‘갓갓’ 문모 씨(24)가 12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문 씨는 그간 일본과의 형사사법공조가 어려워 수사가 막혀 있던 1년 반 전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문 씨는 9일 경찰이 긴급체포한 지 사흘 만인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유치장에서 나오며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문 씨는 경찰서에서 나와 법원으로 들어가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없었다. 하지만 문 씨는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네, 인정합니다”라고 답했다. “피해자들에게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라고도 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곽형섭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반경 “도망할 우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씨는 2018년 12월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모 씨(29)는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한 ‘성명 불상자’로부터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 해도 된다”는 제안을 받고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A 양(16)을 만났다. 이 씨는 성명 불상자의 지시대로 A 양을 인근 대형마트 주차장과 모텔로 데리고 다니며 성폭행했다.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성명 불상자에게 보냈다. 이 씨는 A 양 가족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씨가 촬영한 성 착취물은 n번방에서 처음으로 유통됐다. 이를 감안하면 해당 성명 불상자는 ‘갓갓’ 문 씨일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경찰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씨와 대화가 오간 메신저는 일본에 본사를 뒀는데, 경찰이 법무부를 통해 두 차례나 ‘성명 불상자’의 가입 정보와 접속 기록을 요청했지만 회신이 없었다. 경찰이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씨를 찾아가 면담 조사까지 벌였지만 추가 단서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문 씨는 뜻밖에도 9일 긴급체포된 뒤 A 양 사건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이전까진 ‘나는 갓갓이 아니다’라고 부인해왔던 것과 달리 급격한 태도 변화였다. 경찰 관계자는 “문 씨가 경찰의 방대한 수사기록을 보고 범행을 시인한 뒤 선처를 호소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번 주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문 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또 다른 성 착취물 공유방인 ‘주홍글씨방’과 ‘완장방’에서 성 착취물 수백 건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A(대화명 ‘미희’·25)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소연 / 안동=명민준 기자}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개설자로 알려진 ‘갓갓’(텔레그램 대화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7월 수사에 착수한 지 10개월 만이다. 그동안 갓갓은 범죄수익을 한 차례도 현금화하지 않고 인터넷주소(IP주소)를 우회해가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문모 씨(24)를 9일 긴급체포하고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문 씨는 경기 안성시에 살고 있는 대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 범죄수익 현금화 0원… “재미로 ‘n번방’ 운영” n번방은 지난달 13일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5)이 운영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전신으로 알려져 있다. ‘박사’ 조주빈이 검찰 조사에서 “‘갓갓’을 보며 범행 수법을 익혔다”고 진술했을 정도로 문 씨와 조주빈의 범행수법은 유사하다. 문 씨는 2018년 말부터 지난해 3월까지 텔레그램에서 1∼8번까지 번호를 매긴 대화방을 만들어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피해자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공하겠다”며 접근했다. 이후 얼굴이 나온 나체 사진을 받아내고,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는 식이다. 이렇게 받아낸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료회원을 두고 입장료를 받으며 유포했다. 범행 방식이 거의 똑같다고 할 정도로 ‘박사’와 ‘갓갓’은 닮았다. 하지만 경찰은 “조주빈보다 갓갓의 범행이 더 악질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갓갓은 n번방에 입장하려는 회원들에게 1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핀(PIN)번호를 입장료로 받았다. 그런데 조사 결과 이를 단 한 장도 현금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주빈은 돈을 목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갓갓’은 돈이 목적이 아니다. 순전히 게임처럼 n번방을 운영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5200여 쪽 수사기록으로 자백 이끌어 문 씨는 경찰 수사망에 오른 뒤에도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나는 절대 붙잡히지 않는다”고 호언했다. 그만큼 치밀하게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문 씨는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 IP주소를 우회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이 문 씨의 IP주소를 추적하면 해외 주소지가 뜨는 식이다. 대화방에서도 고3 수험생인 척 신분을 속였다. 하지만 경찰은 끈질기게 추적했다. SNS에 남은 관련 단서를 바탕으로 IP주소를 추적해 지난달 초 문 씨가 갓갓이란 정황을 잡았다. 경찰은 지난달 말 경기 안성시에 있는 문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 당시에도 문 씨는 “나는 갓갓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의 자신만만했던 태도는 경찰 수사기록 앞에서 무너졌다. 문 씨는 9일 소환조사 때 경북지방경찰청까지 직접 찾아와 수사를 받았다. 초반만 해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이 5200쪽이 넘는 수사기록을 일일이 내밀자, 결국 6시간여 만에 “내가 갓갓이 맞다”고 자백했다. 문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2일 오전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열린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문 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이소연 always99@donga.com / 안동=명민준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제주 충북에서도 발생했다. 안정을 찾아가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위기에 놓였다.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는 72명이다. 6일 20대 남성 1명에서 시작해 나흘 만에 7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59명은 이태원 클럽과 주점 5곳을 직접 방문했다. 나머지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 등이다. 연휴 때 이태원 클럽 등에 간 이용객 5517명 중 1982명(36%)은 연락도 안 된다. 대부분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허위로 기재했다. 서울시는 9일, 경기도와 인천시는 10일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특히 경기도는 이태원 클럽 등의 이용자에게 ‘대인접촉금지’ 명령을 처음 내렸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9일 밤 취재한 서울의 ‘헌팅포차’ 3곳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테이블마다 3∼10명씩 팔꿈치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앉았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헌팅포차는 집합금지명령 대상이 아니다. 이태원에 들렀던 확진자들은 대부분 20, 30대다. 청년층의 경우 무증상이나 경증 비율이 높다. 이번 확진자도 무증상 비율이 약 30%에 이른다. 감염 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 일상 속에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 백화점, 콜센터 등 사회활동도 활발해 이동 경로도 광범위하고 접촉자가 늘 수밖에 없다. 지역 사회의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하루빨리 검사를 받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 사회 추가 전파 차단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이소연·이소정 기자}

“클럽은 문 닫나 보네. 그럼 오늘은 여기(헌팅포차)에 계속 있어야겠다.” 9일 오후 9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 앞.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20대 남성이 일행에게 웃으며 한마디 툭 던졌다. 이 주점에서 불과 10m 떨어진 클럽 정문에 마포구 공무원 3명이 ‘집합금지명령서’를 붙이는 모습을 보고 한 말이었다. 그들이 줄을 선 업소는 이른바 ‘헌팅포차’. 포장마차 주점에서 클럽처럼 즉석만남도 가능하단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날 오후 10시경 주점을 나서던 한 남성은 “6시 개장에 맞춰 왔는데 10분 넘게 기다리다가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유흥업소 막으니 헌팅포차 붐비는 풍선효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등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서울시가 9일 유흥시설에 대한 무기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클럽 등 유흥시설이 문을 닫자 20, 30대들이 헌팅포차로 몰려드는 ‘풍선 효과’가 벌어졌다.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되는 헌팅포차는 유흥시설 집합금지명령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이날 오후 7시 반부터 3시간 동안 마포구에 있는 헌팅포차 3곳을 둘러본 결과 업소들은 바깥부터 시끌벅적했다. 업소마다 대기 인원이 20∼30명씩 몰려들어 줄어들질 않았다. 이날 비까지 뿌렸지만 업소 입구 옆 우산꽂이엔 손님들의 우산 100여 개가 수북이 꽂혀 있었다. 이곳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는 딴 나라 얘기였다. 직원들이 업소 입구에서 입장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 △방문객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긴 했다. 하지만 대기자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채 다닥다닥 모여 대화를 나눠도 제지하지 않았다. 벽에 부착된 ‘2m 거리를 두고 기다리라’는 안내문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안쪽 상황은 더 심각했다. 9일 오후 10시 10분경 마포구의 한 헌팅포차 실내에 들어가 보니 손님 83명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10명이 몰려 앉은 한 대형 테이블에선 술잔을 돌려 마셨고 안주로 나온 찌개를 덜지도 않고 나눠 먹었다. 헌팅포차를 찾은 박모 씨(24)는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벌어졌단 얘긴 들었지만 딱히 불안하진 않다. 여긴 그 정도로 접촉이 빈번하진 않다”며 웃어 보였다. 박 씨를 포함한 일행 3명은 잠시 뒤 합석한 여성 3명과 서로 팔꿈치가 맞닿을 정도로 밀착해 앉았다. ○ 다른 대형 주점도 빈자리 없어…지역감염 불안 젊은층이 많이 찾는 일반 주점들 역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9일 오후 8시경 마포구의 한 대형 주점은 최대 200명까지 수용할 정도였지만 모든 테이블이 꽉 들어차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을 제외하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창문이 없어 환기조차 어려운 지하 주점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같은 날 오후 8시경 마포구의 한 술집은 80여 명이 빼곡해 지나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이모 씨(26)는 “주말마다 여기서 맥주 한두 잔씩 마신다. 지금까지 문제없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으냐”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건강한 청장년층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큰 증상 없이 회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감염이 지역사회로 번지면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 굉장히 치명적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9일 서울시가 클럽 등 유흥시설에 사실상 영업중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 데 이어 10일 경기도와 인천시도 클럽, 룸살롱 등 유흥시설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하경 / 수원=이경진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제주 충북에서도 발생했다. 안정을 찾아가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위기에 놓였다.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는 54명이다. 6일 20대 남성 1명에서 시작해 나흘 만에 53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43명은 이태원 클럽과 주점 5곳을 직접 방문했다. 나머지는 가족이나 직장동료 등이다. 연휴 때 이태원 클럽 등에 간 이용객 10명 중 4명가량(36%)은 연락도 안 된다. 대부분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허위로 기재했다. 서울시는 9일, 경기도와 인천시는 10일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특히 경기도는 이태원 클럽 등의 이용자에 ‘대인접촉금지’ 명령을 처음 내렸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9일 밤 취재한 서울의 ‘헌팅포차’ 3곳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테이블마다 3~10명씩 팔꿈치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앉았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헌팅포차는 집합금지명령 대상이 아니다. 이태원에 들렀던 확진자들은 대부분 20, 30대다. 청년층의 경우 무증상이나 경증 비율이 높다. 이번 확진자도 무증상 비율이 30%에 이른다. 감염 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 일상 속에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 백화점, 콜센터 등 사회활동도 활발해 이동 경로도 광범위하고 접촉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의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하루빨리 검사를 받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사회 추가 전파 차단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클럽은 문 닫나보네. 그럼 오늘은 여기(헌팅포차)에 계속 있어야겠다.” 9일 오후 9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 앞.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던 20대 남성이 일행에게 웃으며 한마디 툭 던졌다. 이 주점에서 불과 10m 떨어진 클럽 정문에 마포구청 공무원 3명이 ‘집합금지명령서’를 붙이는 모습을 보고 한 말이었다. 그들이 줄을 선 업소는 이른바 ‘헌팅포차’. 포장마차 주점에서 클럽처럼 즉석만남도 가능하단 뜻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날 오후 10시경 주점을 나서던 한 남성은 “6시 개장에 맞춰왔는데 10분 넘게 기다리다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유흥업소 막으니 헌팅포차 붐비는 풍선효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등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서울시가 9일 유흥시설에 대한 무기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클럽 등 유흥시설이 문을 닫자 20, 30대들이 헌팅포차로 몰려드는 ‘풍선 효과’가 벌어졌다.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되는 헌팅포차는 유흥시설 집합금지명령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이날 오후 7시 반부터 3시간 동안 마포구에 있는 헌팅포차 3곳을 둘러본 결과, 업소들은 바깥부터 시끌벅적했다. 업소마다 대기 인원이 20~30명씩 몰려들어 줄어들질 않았다. 이날 비까지 뿌렸지만 업소 입구 옆 우산꽂이엔 손님들의 우산 100여 개가 수북이 꽂혀 있었다. 이곳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는 딴 나라 얘기였다. 직원들이 업소 입구에서 입장객들을 대상으로 △발열검사 △방문객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긴 했다. 하지만 대기자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채 다닥다닥 모여 대화를 나눠도 제지가 없었다. 벽에 부착된 ‘2m 거리를 두고 기다리라’는 안내문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안쪽 상황은 더 심각했다. 9일 오후 10시 10분경 마포구의 한 헌팅포차 실내에 들어가 보니 손님 83명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10명이 몰려 앉은 한 대형 테이블에선 술잔을 돌려 마셨고 안주로 나온 찌개를 덜지도 않고 나눠 먹었다. 헌팅포차를 찾은 박모 씨(24)는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졌단 얘긴 들었지만 딱히 불안하진 않다. 여긴 그 정도로 접촉이 빈번하진 않다”며 웃어보였다. 박 씨를 포함한 일행 3명들은 잠시 뒤 합석한 여성 3명과 서로 팔꿈치가 맞닿을 정도로 밀착해 앉았다. ● 다른 대형주점도 빈 자리 없어…지역감염 불안 젊은층이 많이 찾는 일반주점들 역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9일 오후 8시경 마포구 한 대형주점은 최대 200명까지 수용할 정도였지만, 모든 테이블이 꽉 들어차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을 제외하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창문이 없어 환기조차 어려운 지하 주점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같은 날 오후 8시경 마포구에 한 술집은 80여 명이 빼곡해 지나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이모 씨(26)는 “주말마다 여기서 맥주 한두 잔씩 마신다. 지금까지 문제없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건강한 청장년층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큰 증상 없이 회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감염이 지역사회로 번지면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 굉장히 치명적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9일 서울시가 클럽 등 유흥시설에 사실상 영업중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 데 이어 10일 경기도와 인천시도 클럽, 룸살롬 등 유흥시설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나흘 만에 발생했다. 6일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기 전인 황금연휴에 수천 명이 방문한 서울 이태원 클럽과 강원 대형 리조트 등에 머물러 집단감염 우려까지 낳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에 살고 있는 A 씨는 확진되기에 앞서 2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을 연달아 방문했다. 방역당국은 당일 클럽 등을 찾은 방문객이 도합 2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해당 업소 방문객들이 남긴 연락처가 부정확한 데다 폐쇄회로(CC)TV 영상도 충분치 않아 접촉자 식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친구 3명과 함께 경기 가평군 남이섬과 강원 홍천군 등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일행은 홍천군에서는 1380개 객실이 가득 찬 대형 리조트에서 묵었다. A 씨는 이후에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식당과 수원시 장안구 이비인후과 등 여러 곳에 들렀다. 함께 여행을 다녀온 친구 1명도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친구는 이태원 클럽 등에도 동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A 씨가 출근했던 직장의 동료 43명도 모두 자가 격리에 들어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질본과 관련 지방자치단체는 7일 A 씨가 방문했던 시설에 대한 방역을 마치고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 씨의 접촉자가 현재까지 57명으로 확인됐다. 접촉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김소영 ksy@donga.com·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노출 장소로 일시 폐쇄합니다.’ 7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거리는 몇 발자국마다 방역 당국의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A클럽의 굳게 닫힌 철제문 앞에 붙어 있던 일시 폐쇄 안내문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또 다른 클럽에도 내걸렸다. 모두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가 그에 앞서 2일 새벽에 다녀간 업소다. 당일 A 씨가 머문 이태원 업소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 모두 가까운 거리다. 7일 찾아간 업소들은 꽤나 높은 기온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임시 폐쇄된 업소들은 불이 꺼진 상태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몇몇 지나가던 행인들이 안내문을 보고 “확진자가 다녀갔던 클럽이 여기냐”며 호기심을 나타냈다. 6일 확진된 A 씨는 국내에서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으로 나흘 만에 나온 확진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A 씨가 이태원 클럽은 물론 경기와 강원의 관광지와 리조트, 식당 등 여러 곳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태원 클럽 등은 확진자가 들른 2일 총방문객이 2000여 명에 이르러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시간여 동안 클럽·주점 5곳 다녀가…접촉자 파악 난항 경기도 등에 따르면 용인시에 거주하는 A 씨는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일 0시 20분경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을 잇따라 들렀다. A 씨는 이날 오전 3시 47분경까지 계속 클럽과 주점들을 오갔다고 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등 5곳의 이날 누적 방문객 수는 2000여 명. A클럽에는 두 번씩이나 들러 1시간 40분가량 머물렀다고 한다. 당일 이 클럽에만 5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이 클럽에 머물며 접촉한 이들이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클럽에서 집으로 돌아온 2일 오후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방역 관계자는 “클럽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긴급하게 클럽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는 7일 오전 용산구보건소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클럽과 주점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CCTV 화질이 나쁜 데다 조명까지 어두워 확인이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게다가 CCTV에 나오지 않는 사각지대도 많다. 접촉자 식별이 무척 어렵다”고 전했다. 클럽 등이 자체적으로 받은 방문객 명단도 혼선을 빚고 있다. 보건소가 이 명단들을 확보해 직접 전화를 걸어봤더니, 잘못된 번호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전화를 받아도 ‘잘못 걸었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많다”며 “따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어 시 차원에서 검사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다행히 클럽 등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지켰다고 한다. 당국이 출입구 CCTV를 살펴본 결과 발열 검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등은 실시했다. A 씨 역시 클럽과 주점을 드나들 땐 마스크를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유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가평 홍천으로 여행…동행한 친구도 감염 확진자 A 씨는 클럽 방문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는 경기 가평군 남이섬과 강원 홍천군 등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일행 가운데 친구 B 씨도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2일 이태원 클럽도 함께 다녀왔다. B 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A 씨 일행은 이때 홍천군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숙박했는데, 당시 객실 1380곳은 모두 만실이었다. 리조트는 확진자 방문을 통보받고 즉각 전체 방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의 한 IT회사에도 출근했다. 현재 직장 동료 43명은 자가 격리 조치됐으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A 씨에 이어 확진된 B 씨는 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게임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만나기도 했다. B 씨는 이 직원과 함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다. B 씨와 만났던 직원은 현재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해당 게임회사는 7일 사무실을 비우고 승강기와 내부 카페 등에 방역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A 씨가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은 확진자라는 점에서 또 다른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한 달간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 보이지 않는 감염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면서 “지금 당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 같아 보여도 상황은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노출 장소로 일시 폐쇄합니다.’ 7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거리는 몇 발자국마다 방역당국의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A클럽의 굳게 닫힌 철제문 앞에서 붙어 있던 일시 폐쇄 안내문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또 다른 클럽에도 내걸렸다. 모두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가 2일 새벽에 다녀간 업소다. 당일 A 씨가 머문 이태원 업소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 모두 가까운 거리다. 7일 찾아간 업소들은 꽤나 높은 기온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임시 폐쇄된 업소들은 불이 꺼진 상태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몇몇 지나가던 행인들이 안내문을 보고 “확진자가 다녀갔던 클럽이 여기냐”며 호기심을 나타냈다. 6일 확진된 A 씨는 국내에서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으로 나흘 만에 나온 확진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A 씨가 이태원 클럽은 물론 경기와 강원의 관광지와 리조트, 식당 등 여러 곳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태원 클럽 등은 확진자가 들린 2일 총 방문객이 2000여 명에 이르러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시간여 동안 클럽·주점 5곳 다녀가…접촉자 파악 난항 경기도 등에 따르면 용인시에 거주하는 A 씨는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일 오전 0시 20분경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을 잇따라 들렸다. A 씨는 이날 오전 3시 47분경까지 계속 클럽과 주점들을 오갔다고 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등 5곳의 이날 누적 방문객 수는 약 2000여 명. A클럽에는 두 번씩이나 들러 1시간 40분 가량 머물렀다고 한다. 당일 이 클럽에만 5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이 클럽에 머물며 접촉한 이들이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클럽에서 집으로 돌아온 2일 오후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방역 관계자는 “클럽에서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긴급하게 클럽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는 7일 오전 용산구보건소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클럽과 주점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CCTV 화질이 나쁜 데다 조명까지 어두워 확인이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게다가 CCTV에 나오지 않는 사각지대도 많다. 접촉자 식별이 무척 어렵다”고 전했다. 클럽 등이 자체적으로 받은 방문객 명단도 혼선을 빚고 있다. 보건소가 이 명단들을 확보해 직접 전화를 걸어봤더니, 잘못된 번호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전화를 받아도 ‘잘못 걸었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많다”며 “따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어 시 차원에서 검사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클럽 등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지켰다고 한다. 당국이 출입구 CCTV를 살펴본 결과 발열검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등은 실시했다. A 씨 역시 클럽과 주점을 드나들 땐 마스크를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유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가평 홍천으로 여행…동행한 친구도 감염 확진자 A 씨는 클럽 방문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는 경기 가평군 남이섬과 강원 홍천군 등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일행 가운데 친구 B 씨도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2일 이태원 클럽도 함께 다녀왔다. B 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A 씨 일행은 이때 홍천군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숙박했는데, 당시 객실 1380곳은 모두 만실이었다. 리조트는 확진자 방문을 통보받고 즉각 전체 방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회사에도 출근했다. 현재 직장 동료 43명은 자가 격리 조치됐으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A 씨에 이어 확진된 B 씨는 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게임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만나기도 했다. B 씨는 이 직원과 함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다. B 씨와 만났던 직원은 현재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해당 게임회사는 7일 사무실을 비우고 승강기와 내부 카페 등에서 방역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A 씨가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은 확진자라는 점에서 또 다른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한 달간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감염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면서 “지금 당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 같아 보여도 상황은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 매표소 앞 대기선 바닥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한 노란 테이프가 2m 간격으로 붙어 있었다. 하지만 매표소 앞에만 150여 명이 몰리며 무용지물이 됐다. 한 안전요원이 “간격을 벌려 달라”며 간곡히 요청하자 잠시 거리를 벌리긴 했지만 약 3분 뒤 인파가 밀려들며 금세 다닥다닥 붙어버렸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황금연휴 동안 전국의 관광지나 유원지 등은 나들이에 나선 이들로 6일 내내 북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를 하루 앞두고 상당수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등에 신경 쓰며 노력했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진 데다 많은 인파가 몰려들며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인파 몰린 관광지…거리 두기 갸웃 잠실롯데월드나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은 연휴에 어린이날까지 겹치며 가족 단위 방문이 크게 늘었다. 5일 오후 3시경 롯데월드 놀이기구들 앞에는 평균 100명 넘게 줄을 섰다. 한 놀이기구 앞에서 만난 김다혜 씨(27·여)는 “조심스럽긴 한데 틈을 노려 새치기하는 이들도 없지 않아 줄 간격이 제대로 지켜지질 않았다”고 했다. 퍼레이드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 앞에도 3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지방 관광지도 거리 두기가 쉽지 않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제주를 찾은 방문객은 19만3000여 명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비슷한 시기 일일 평균 4만5000명 수준까진 아니지만, 최근 1만 명대로 떨어졌던 상황과 비교하면 대폭 늘었다. 강원도 역시 연휴 기간 3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정선군에 있는 한 리조트는 4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휴 기간 내내 100% 객실이 찼다고 한다. 유명 식당 등도 놀이공원만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은 고객들이 몇백 m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에 있는 A식당은 “코로나19로 웬만하면 서로 거리를 두고 대각선으로 앉길 권유해 왔다. 하지만 연휴 동안 너무 손님이 많아 예전처럼 붙어 앉아 식사했다”고 전했다.○ 제재 없는 야외에서 빈틈 많아 박물관이나 쇼핑몰, 유적지 등은 사람들이 몰린 연휴 내내 방역에 무척 신경 썼다. 대부분 발열검사를 하거나 마스크 착용을 점검했다. 강원 강릉시 오죽헌에서는 입구와 전시관 앞에 상주한 직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의 출입을 막았다. 오죽헌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마스크가 없어 결국 발길을 돌린 관광객들도 있다”고 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해양수족관 ‘아쿠아플라넷’은 시간당 400명, 일일 3000명으로 입장을 제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탁 트인 야외에선 별다른 제재가 없다 보니 다소 느슨해진 모습도 자주 보였다. 제주 협재해수욕장 등에서는 기온이 올라가자 마스크를 아예 벗거나 턱 아래로 내린 시민들이 꽤 많았다. 삼삼오오 몰려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 40대 여성 관광객은 “아이나 어르신과 동행한 여행객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쓰고 있는데, 비교적 젊은층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장에서 점검했더니 실외에서 관광객의 마스크 착용률은 60%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침과 달리 기존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너무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공항과 제주항, 관광지 등을 중심으로 현행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공공시설 개방 시기도 늦출 예정이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 / 제주=임재영 기자}

13일 고3 학생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와 유치원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교육부가 발표한 가운데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진행했던 온라인 강의를 오프라인 강의로 돌리기로 했다. 대학들은 실험 위주의 강의나 수강 인원이 20∼30명 이하인 소규모 강의부터 우선 대면 강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대학들은 교수와 학생들 간의 대면 강의 재개 방침에 따라 방역 체계 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서울대는 “실험이나 체험 위주로 진행되는 일부 강의를 6일부터 대면수업으로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6일부터 서울대는 40여 개 강의가 오프라인 강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직접 실험이나 체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교수들이 각 단과대 교무부학장과 협의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한다. 동국대는 11일부터 수강 인원 20명 이하인 수업은 대면 강의로 진행한다. 실험이나 실습이 필요한 경우엔 수강 인원에 관계없이 오프라인 강의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수와 수강 학생 전원이 동의하면 온라인 강의를 계속 할 수 있게 했다. 고려대도 11일부터 수강 인원 30명 이하의 강의에 한해 수업을 듣는 학생 전원이 동의할 경우 대면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수업에 참가할 수 없는 해외 체류 유학생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온라인 영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국외국어대도 수업을 듣는 학생이 30명 이하인 경우에는 11일부터 오프라인 강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성균관대는 대면 강의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총학생회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미 지난달 13일부터 학생과 교수 간의 일대일 수업이 이뤄지는 예술대 강의와 수강 인원이 30명 이하인 실험·실습 강의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강의 재개를 결정한 대학들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 체계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고려대는 오프라인 강의 재개에 앞서 6∼8일 그간 폐쇄됐던 대학 건물과 강의실을 3일간 개방하고 건물 입구에서 △발열 체크 △손 소독 △마스크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는 ‘시범 방역’에 나선다. 동국대는 대학 내 각 건물 입구에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인력을 따로 배치하고 외부인 출입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 강의실 내 학생들의 좌석 간격도 2m씩 떨어뜨린다. 서울대는 6일부터 대학 내 건물 앞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진행하고, 강의실과 실험·실습 장비를 매일 소독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강의 재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오프라인 강의 재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11일부터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이 적절하냐’고 물었는데 응답자 6322명 가운데 56%가 ‘매우 불만족’, 23%가 ‘불만족’이라고 대답했다. 부산외국어대에서도 한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강의 재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는데 찬성한다는 대답은 20%에 그쳤다고 한다. 서강대와 이화여대, 서울여대 등 기존 방침대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는 대학이 아직까지는 더 많은 상황이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성 기자}
경찰이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이 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송금한 사실이 드러난 MBC 기자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MBC 기자 A 씨가 사용한 포털사이트 클라우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2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발부받아 집행했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2월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등을 입력한 뒤 가상화폐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A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A 씨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수감 중)의 가상화폐 지갑주소(계좌)에 입장료 명목으로 7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A 씨가 근무하는 MBC 본사 사무실과 자택, 휴대전화,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반려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A 씨가 취재 목적으로 입장료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4일 MBC는 메인뉴스 시작에 앞서 “본사 기자 1명이 2월 중순 박사방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려 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자는 1차 조사에서 취재해 볼 생각으로 70여만 원을 보냈다고 인정하면서 운영자가 신분증을 추가로 요구해 최종적으로 유료방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MBC는 지난달 27일 A 씨를 대기발령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의 물류센터 화재 현장은 건설 공사 때 반드시 갖춰야 할 임시소방시설 네 가지를 하나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 게다가 소방서는 현행법상 필수 점검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용접 작업의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천 참사는 화재에 대비한 기초적인 장치나 확인마저 없었던 ‘인재(人災)의 총체적 난국’이 낳은 결과였다.○ 피난유도등도 경보기도 없이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연면적 400m², 지하 면적 150m² 이상인 창고 등을 건축할 땐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신속 대피를 위한 피난유도등과 비상경보장치, 초기 진화를 위한 간이소화장치와 소화기 등이다. 특히 피난유도등은 전기가 끊겨도 작업자들이 고립되지 않게 출입구까지 켜진 채 이어져 있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화재가 발생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는 연면적 1만1043m²로 소방시설법상 임시소방시설 설치 대상이다. 현장 감식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2층뿐 아니라 다른 층에서도 피난유도등을 설치한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까스로 대피한 현장 관계자들은 불이 난 직후 전기가 끊겨 조명이 꺼진 데다 검은 연기가 건물을 뒤덮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당시 건물 바깥에 있었던 하청업체 직원 A 씨는 “동료를 구하려고 지하 2층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어두컴컴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 화재 감식 전문가도 “피난유도등만 있었어도 희생자가 훨씬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비상경보장치는 경보음을 울렸을 때 작업장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참사 현장엔 비상경보장치가 없었고, 비상벨 설치를 위한 전기선만 확인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상 근로자들은 연기가 차 오른 뒤에야 대피를 시도하며 ‘골든타임’을 놓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소방 관계자는 “지상 1∼4층 희생자 상당수가 작업 공간에서 그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보음이 없어 적절한 대피 안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시소방시설 없어도 처벌 안 받아 소화기도 기준보다 적은 숫자만 비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청 세부 기준에 따르면 소화기는 작업장 층마다 기본 2개 이상 구비해야 한다. 우레탄폼 등 가연성 물질을 취급하거나 용접 등 불꽃이 발생하는 작업을 할 땐 대형 소화기를 포함해 5개 이상 필요하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는 “참사 현장의 지하 2층에서 발견한 소화기는 1개뿐이었다”고 전했다. 취재팀은 시공사 측에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공사장에 임시소방시설을 두도록 한 법 조항은 2014년 1월 신설됐다. 2012년 8월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공사 현장에서 우레탄폼 작업 도중 일어난 화재로 4명이 숨진 뒤 “인화성 물질이 있고 용접 작업이 잦은 건설 공사장의 특성상 관리가 필요하다”며 만든 법이다. 하지만 이 법은 현재 ‘반쪽짜리’다.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시공사를 처벌할 수 없다. 관할 소방서장이 설치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긴 사실이 적발됐을 때만 처벌이 가능하다. 한데 소방 당국은 지난해 4월 물류센터 착공 이후 한 번도 안전 점검에 나서지 않았다. 완공 전 건물은 소방당국의 필수 점검 대상이 아니고, 산업안전보건공단 소관이라는 이유에서다.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시공자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물리는 소방시설법 개정안은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이천=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 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