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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 섭취량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해당 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연구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교(Virginia Tech)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베이컨·소시지·육포·햄 같은 초가공 육류와 콜라·사이다·아이스티 등 당분이 첨가된 음료는 특히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개요연구진은 어떤 종류의 초가공식품이 특히 뇌 건강 악화 위험과 더 큰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미국 건강과 은퇴 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 데이터를 활용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총 7년 동안 55세 이상 성인 4750명을 추적 조사했다. 동일 인물을 대상으로 2년마다 초가공 식품 섭취와 인지 장애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뇌 건강은 기억력(즉각 회상 및 지연 회상) 테스트를 포함해, 숫자를 거꾸로 세기나 반복적인 뺄셈 같은 과제를 통해 평가했다. 이는 경도 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포함)부터 심각한 인지 저하까지 다양한 수준의 뇌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표준적 검사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연구 결과초가공 육류 제품을 매일 한 번 이상 섭취한 사람은 연구기간 7년 동안 인지 저하 위험이 17% 증가했다.또한 가당 음료를 한 번 섭취할 때마다 7년 간 인지 장애 위험이 6% 상승했다.연구의 의미와 시사점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의 세부 범주별 뇌 건강 영향을 분석한 최초 연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서 밝혔듯 초가공 육류와 당분을 첨가한 음료가 뇌 건강에 특히 해롭고, 인지 기능 저하와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연구진은 초가공 육류와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이고, 가능하다면 집에서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는 습관을 갖는 것이 뇌 기능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연구 결과는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걷기만으론 2%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선택지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다.둘 다 심혈관 건강 개선과 하체 근육 단련 등 장점이 많다.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는 차이가 분명하다.달리기는 몸으로 체중을 온전히 감당하며 움직이는 체중 부하 운동이다. 반면 자전거 타기는 기계가 체중을 지탱해 준다. 따라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달리기가 더 힘들게 느껴진다.달리기의 장점달리기는 기본적으로 좋은 러닝화와 안전한 길만 있으면 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미국 보스턴 대학교 물리치료센터의 물리치료사이자 근력·컨디셔닝 전문가인 크리스 바루치(Chris Barucci)는 “달리기는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칼로리를 소모하며, 전반적인 체력을 향상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NBC 투데이쇼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또한 “달리기는 충격 기반 활동이기 때문에 뼈밀도를 높이고, 하체 근육의 지구력과 힘줄의 강도 및 회복력을 향상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자전거 타기의 장점자전거 타기는 하체 근육을 집중적으로 단련할 수 있으며,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심혈관 건강에도 좋다. 자전거 타기는 달리기보다 하체 관절과 힘줄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다.피츠버그 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스포츠 의학 전문의 제프리 플레밍(Jeffrey Fleming) 박사는 “달리기는 발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하체를 통해 충격이 몸 전체로 전달되지만 자전거는 이런 충격이 거의 없다”라고 같은 매체에 말했다. 플레밍 박사는 자전거 타기를 무충격 운동으로 분류한다며 운동을 막 시작한 초보자나 관절염 같은 특정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라고 덧붙였다.칼로리 소모량 비교일반적인 운동 강도라면 달리기의 칼로리 소모량이 더 높다.하지만 자전거를 매우 빨리 타면 달리기보다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칼로리 소모 도표에 따르면, 표에 나열된 모든 활동 중 30분 동안 가장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활동은 시속 32㎞로 자전거를 탈 때였다.체중 약 57㎏인 사람은 30분 동안 약 495칼로리(kcal). 70㎏인 사람은 594칼로리, 84㎏인 사람은 693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속 자전거 타기에 이어 시속 16㎞ 달리기가 그 뒤를 이어 각각 30분 동안 453칼로리, 562칼로리, 671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따라서 칼로리 소모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면, 속도와 강도에 따라 자전거가 달리기를 능가할 수 있다.달리기 vs. 자전거 타기, 어떤 운동을 선택할까?운동을 고를 때는 개인의 목표, 선호도, 기저 질환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무릎 관절염이나 허리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달리기보다 충격이 적은 자전거가 더욱 권장된다. 다만 잘못된 자세에서 장시간 타면 허리와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게 ‘피팅’을 한 후 타는 게 좋다. -운동 초보자 역시 자전거 타기가 충격이 작고, 달리기보다 몸의 중심(코어 근육과 고관절) 제어가 덜 필요해 더 쉽게 시작할 수 있다.-직업적 특성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하루 대부분 앉아 있다면 달리기가 자세 교정에 유리하고, 오래 서 있는 사람은 자전거가 편할 수 있다.-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더욱 줄이고 싶다면 실내에서 트레드밀(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를 활용해 운동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하버드 의대 칼로리 소모 표에 따르면, 헬스장에서 측정된 가장 높은 칼로리 소모량을 보인 운동은 격렬한 실내 자전거 타기였다. 체중 84㎏인 사람이 30분 동안 441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결론? 어떤 운동이든 꾸준히 하는 게 중요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모두 훌륭한 운동이다. 달리기는 높은 칼로리 소모와 근골격 강화에 뛰어나고, 자전거 타기는 관절 부담이 적고 장시간 운동하기에 더욱 적합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상태와 생활습관을 고려해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운동은 삶을 더욱 건강하고 여유롭게 만들어 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자전거는 심혈관 건강, 근력 강화, 정신적 웰빙을 포함해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대기 오염과 교통 혼잡을 줄이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도 주목받는다.자전거는 크게 산악용(MTB)과 도로용(로드)으로 구분한다. MTB는 비포장도로나 산길에서 주로 탄다. 바위, 뿌리, 급커브 같은 장애물이 많아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로드 바이크는 포장도로에서 탄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지만 대개 자동차와 도로를 공유해야 하므로 교통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이렇듯 로드 바이크와 MTB는 주행 환경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고 위험 양상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두 유형 중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최근 국제 학술지 에 로드 바이크와 MTB에서 나타나는 부상 위험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연구 방법스페인 바르셀로나 사바델에 있는 파르크 타울리 대학병원 (Hospital Universitari Parc Taulí, Sabadell, Barcelona, Spain) 연구진은 2020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1년 동안 자전거 관련 사고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18~77세 성인 자전거 라이더 149명을 분석했다. 평균 나이는 44.8세, 여성은 12%였다.연구진은 각 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건강기록, 사이클링 유형, 사고 상황, 보호장비 착용 여부를 수집했다.부상 정도는 국제 표준 손상 중증도 지표인 ISS(Injury Severity Score)를 사용해 평가했다. 최저점(0)은 무상해, 최고점(75)은 치명상을 의미한다.주요 결과■ 사고 빈도: MTB가 전체 사고의 67.1%(100건), 로드 바이크가 32.9%(49건)로 집계됐다. 사고 건수는 MTB가 두 배 이상 많았다.■ 부상 심각도(ISS 점수): 로드 바이크의 중앙값은 6점(IQR(사분위수 범위) 3~10), MTB 라이더의 중앙값은 4점(IQR 2~7.5)로 나타났다. 로드 바이크의 부상 심각도가 유의미하게 더 높다는 의미다.■ 특징적 차이: 로드 바이크는 머리 외상이 더 많았으며, 연구 대상 중 발생한 유일한 사망 사례도 로드 바이크 관련 사고(두부 외상)다. 자동차와의 충돌 또한 로드 바이크에서 훨씬 빈번했다. 특히 로드 바이크 라이더의 나이가 많을수록 부상 정도가 더 심각했다.■ 기타: 두 그룹 모두 가장 자주 다치는 부위는 팔이었다.연구 결론 및 시사점이번 연구는 로드 바이크와 산악자전거의 사고 빈도와 심각도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산악자전거는 사고가 잦지만 주로 경상인 반면 로드 바이크는 사고 빈도는 적지만 중상 위험이 더 크다. 특히 고령 로드 바이크 라이더는 손상 중증도가 높아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 누구보다 안전에 신경 쓸 필요가 높다.다만 이 연구는 단일 병원 응급실 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자전거를 탄 시간과 거리 등 실제 노출량을 고려하지 않아 일반화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임신 초기에 많은 여성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입덧이다. 음식 냄새만 맡아도 메스꺼움이 올라오고, 특정 음식은 보기도 싫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임신 초기 여성의 약 80%가 이를 겪는다.“혹시 몸에 문제가 있는 걸까?” 걱정하는 임신부도 있지만, 최근 미국 UCLA(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연구진은 입덧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건강한 임신이 진행되고 있다는 자연스러운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입덧,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입덧은 엄마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신체 반응으로 여겨진다. 임신이 되면 여성의 몸은 특별한 과제를 안게 된다. 태아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를 절반 갖는다. 엄마 몸의 처지에선 ‘외부 물질’과 다름없다. 원래라면 면역체계가 이 외부 요소를 공격해야 하지만, 임신 중에는 동시에 태아를 보호해야 한다. 따라서 임신 여성은 면역 시스템이 태아를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동시에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염증 반응과 행동적 적응이다. 즉, 몸이 위험할 수 있는 음식이나 환경을 피하도록 경고 신호를 보내는데, 바로 이것이 입덧이다.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연구진은 남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라틴계 여성 58명을 임신 초기부터 출산까지 추적했다.67%는 메스꺼움을 경험했고66%는 구토를 경험했으며64%는 특정 음식이나 냄새(담배 연기, 고기 등)에 대한 혐오 반응을 겪었다.혈액검사에서는 염증을 촉진하는 면역 신호 단백질(사이토카인)이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임신 초기에 면역체계가 특별히 조절되는 과정과 입덧 증상이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왜 고기 냄새나 담배 냄새가 더 싫을까?임신부가 특히 고기, 생선, 담배 연기를 더 싫어하는 것은 단순한 기호 문제가 아니다. 이 음식과 냄새는 세균이나 독성물질 노출 위험이 높아 태아에게 해로울 위험이 있기 때문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입덧은 몸이 위험 신호를 보내는 자연스러운 보호 장치”라고 밝혔다.진화적 관점과거에는 냉장고나 위생적인 조리법이 없었기 때문에, 상한 음식이나 오염된 환경을 피하는 것이 임신부와 태아의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오늘날에도 임신부가 본능적으로 특정 음식을 피하는 것은, 수만 년 동안 이어진 인류의 생존 전략이 남아 있는 결과일 수 있다.연구의 의의논문 제1 저자인 권다윤 박사(당시 UCLA 역학 박사과정·현재 스탠퍼드대 박사후 연구원)는“입덧의 생물학적 근거와 건강한 임신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과도한 걱정보다는 증상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시사점과 한계입덧은 불편하지만, 대부분 엄마와 아기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연구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소수의 라틴계 여성을 대상으로 했고, 증상 보고는 자가 보고 설문에 의존했으며,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입덧과 태아 보호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는 못한다는 점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입덧은 정상 범위 내에서 나타나며, 건강한 임신 신호로 볼 수 있다. 단, 증상이 너무 심해 체중이 줄거나 탈수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황금 추석 연휴가 3일부터 시작한다. 3200만 명 이상의 민족 대이동이 예상된다. 한꺼번에 많은 차량이 몰림에 따라 장시간 운전은 불가피 하다.차를 타고 이동할 때 느끼는 가장 흔한 불편 중 하나는 멀미다. 특히 야간에는 시야가 제한되고 외부 시각 자극이 적어 멀미가 더 심해지곤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차량 내부의 조명 색상과 음악이 멀미 완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빨간 조명의 효과중국 상하이 대학교 연구진은 전기차를 이용한 실제 야간 도로 주행 실험을 통해, 붉은색 조명이 멀미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행 테스트는 세 가지 조건(붉은 조명, 파란 조명, 조명 없음)에서 수행했다. 연구진은 승객으로서 실험에 참여한 이들의 EEG(뇌파)와 ECG(심전도) 등 생리적 반응을 측정해 인공지능(AI)으로 세밀하게 분석했다. 색상별 차이는 뚜렷했다.차량 실내 붉은 조명 조건에서 멀미를 느끼지 않은 승객 비율은 77.8%에 달했다. 이는 파란 조명(38.9%)이나 조명이 없는 어두운 조건(27.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EEG 분석에서도 붉은 조명이 알파파를 증가시키고 델타파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멀미 관련 신경 스트레스가 완화된 신호로 해석했다. 즉, 붉은 조명은 단순히 눈에 보기 좋은 색상이 아니라 신경을 편안하게 만들어 멀미를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연구진은 “차량 내 조명은 단순한 시인성이나 미적 요소를 넘어선다. 특히 따뜻한 붉은색 조명의 스펙트럼 특성은 승객의 생리적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며 편안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차량에서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모든 상황에서 일반화 할 수는 없다.연구 결과는 학술지 인공지능과 자율 시스템(Artificial Intelligence and Autonomous Systems)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악으로도 멀미 완화?한편, 이전 연구에서는 특정 분위기의 음악이 멀미 증상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신경과학 저널 ‘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에 최근 실린 연구에 따르면, 즐거운 음악을 들었을 때 멀미 증상이 평균 57.3% 줄었고, 감미로운 음악은 56.7% 개선 효과를 보였다, 반면 열정적인 음악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았고(48.3%), 우울한(슬픈) 음악은 오히려 멀미를 악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뇌파와 뇌 상태를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연구진은 잔잔한(감미로운) 음악은 멀미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요인인 긴장을 풀어줘 증상을 완화하며, 즐거운 음악은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해 주의를 분산시킴으로써 멀미를 줄이지만, 슬픈 음악은 정서적 공명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켜 되레 불편감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아아’ 사랑이 유별난 한국인에게 꺼림직한 소식이다.여름철 차가운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불안, 불면, 복부팽만 증상이 증가하는 반면, 겨울철 따뜻한 음료 섭취가 많을수록 우울 점수는 낮고 수면의 질과 소화 상태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SDSU) 공중보건 대학 연구진이 주도해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과 음료 온도가 정신 건강과 소화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어떻게 연구했나?SDSU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18~65세 아시아인 212명과 백인 203명을 대상으로 차갑거나 뜨거운 음료·음식 섭취 빈도와 함께 우울·불안·불면증·위장관(GI) 증상(예: 가스, 복부 팽만)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주요 결과분석 결과 아시아인 참가자들은 여름철 차가운 음료 섭취가 많을수록 불안 증가, 수면 장애, 복부 팽만감 호소가 더 많았다. 삼분위수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여름철 차가운 음료 섭취량이 가장 높은 아시아인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불면 점수가 평균 1.26점 더 높았다. 반대로, 백인 참가자들은 겨울철 따뜻한 음료를 많이 섭취할수록 우울 수준이 낮고, 수면의 질이 개선되며, 소화기 증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삼분위수 분석에서도 같은 패턴이 관찰됐다. 겨울철 따뜻한 음료 섭취량이 가장 높은 백인은 가장 낮은 그룹 대비 우울 점수가 평균 1.73점 낮았다.아시아 전통 의학에서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다뤄온 음식·음료의 온도가 실제로 불안, 불면증, 소화 불편감과 같은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평소 혈액순환 나쁜 사람, 냉 음식·음료에 더 취약이러한 영향은 특히 “손이 차다”고 보고한 사람들에게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사람은 특히 냉한 음식 섭취에 취약할 수 있다고 봤다.책임저자인 우톈잉(Tianying Wu) 부교수(역학·생물통계)는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 온도처럼 단순한 요소도 실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냉·온 음식과 음료 섭취는 미국인의 일상과 외식 문화 속에서 매우 흔하므로, 이번 발견은 일상적인 건강 선택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서구 영양학 지침에서는 음식과 음료 온도를 거의 고려하지 않지만, 동양 전통 의학과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과도하게 차가운 음식 섭취의 위험성’을 강조해 왔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남성형 탈모 치료에 널리 사용하는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제품명: 프로페시아, 프로스카)가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 등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음을 오래전부터 인식했음에도 미용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메이어 브레지스(Mayer Brezis) 교수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 피나스테리드의 위험성과 의료당국 및 제조사의 안이한 대응을 조명했다.세계 각국 주요 연구 종합논문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수행한 8개의 주요 연구를 종합했다. 미국, 스웨덴, 캐나다, 이스라엘 등 국가의 건강기록과 미 FDA(식품의약국) 및 제조사의 내부 문건을 분석했다.연구 결과, 피나스테리드 사용자들은 비사용자보다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 등을 경험할 위험이 유의미하게 컸다. 수십만 명이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을 수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약물 복용과 관련된 자살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한 해 평균 640명 이상이 자살 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약리학적 메커니즘: 단순 탈모약 그 이상피나스테리드는 1997년 미 FDA 승인을 받아 남성형 탈모 치료젤 출시되었으며, 젊은 남성에게 위험이 낮고 효과가 확실한 약으로 홍보됐다.피나스테리드는 테스토스테론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남성형 탈모 촉진 물질)로 전환되는 것을 차단하는 약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스테로이드(예: 알로프레그난올론)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동물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신경 염증, 해마 구조 변화가 관찰됐으며, 복용 중단 후에도 수개월~수년간 지속되는 ‘포스트 피나스테리드 증후군’이 보고되면서 단순 탈모 치료 약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증후군은 불면, 공황발작, 인지 기능 저하, 지속적인 자살 충동 증세를 보인다.규제 당국과 제약사의 부적절한 대응논문은 FDA와 제약사 머크(Merck)의 대응 지연을 강하게 비판한다.FDA는 2011년 우울증 부작용, 2022년 자살 위험성을 라벨에 추가했지만, 블랙박스 경고(의약품 라벨에서 가장 강력한 경고 표시)는 적용하지 않았다.내부 문서와 연구 자료에 따르면, 초기 경고 신호가 존재했음에도 충분한 관리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1년 FDA가 기록한 피나스테리드 관련 자살 사례는 18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 세계 사용량을 감안하면 실제 수치는 수백 건에 달했어야 한다고 논문은 주장한다.또한 제조사는 “무엇보다도 환자 안전이 중요하다”고 밝혔지만, 자사가 주도한 안전성 연구는 전무했다.브레지스 교수는 “피나스테리드가 낮은 의학적 필요를 가진 미용 목적 약물로 분류되면서, 심각한 부작용에도 규제와 연구가 소홀히 진행됐다”라고 지적했다.그는 미용 목적 약품으로 인해 전 세계의 수많은 남성이 심각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 “이 약은 생명을 살리는 치료제가 아니다. 단지 ‘머리카락’에 관한 문제다”라고 말했다.권고사항 및 안전 주의브레지스 교수 연구팀은 즉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다음과 같은 조치를 권고하고 있다.-미용 목적(탈모 치료) 피나스테리드 사용 중단-시판 후 안전성 연구 의무화-자살 사례 조사 시 약물 복용 이력 체계적 기록연구진은 이 논문을 한 피해자에게 헌정했다.그는 사라진 머리카락을 얻기 위해 피나스테리드 복용을 시작했다. 평소 건강하던 그는 복용 일주일 만에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빠져들었고, 약물 중단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치료받았음에도 나아지지 않은 그는 몇 달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을 겪은 사람들의 99% 이상이 발병 전 최소 하나 이상의 위험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에서 발생한 60만 건 이상의 심혈관 질환 사례와 미국 사례 1000건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29일(현지시각) 에 발표했다.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의과대학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심혈관 질환 발생 이전에 나타나는 전통적 위험 요인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흡연 문제가 얼마나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지 파악했다. 위험 요인기준은 미국 심장협회(AHA)의 이상적 심혈관 건강 정의를 따랐다. 이를 벗어나 최적이 아닌 상태는 다음과 같다.■ 혈압: 120/80mmHg 이상 또는 치료 중■ 총콜레스테롤: 200㎎/㎗ 이상 또는 치료 중■ 공복 혈당: 100㎎/㎗ 이상, 당뇨병 진단 또는 치료 중■ 과거 또는 현재 흡연이차 분석에서 연구진은 임상적으로 높다고 판단되는 위험 요인(의사가 진단에 자주 사용하는 더 높은 기준치)도 살펴봤다. 이 기준은 다음과 같다.■ 혈압: 140/90mmHg 이상■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 공복 혈당: 126㎎/㎗ 이상■ 현재 흡연연구진은 한국 성인 930만여 명과 미국 성인 약 7000명의 건강 데이터를 최대 20년간 추적해 심혈관 질환 발생 전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정기적 건강 검진 기록을 통해 첫 심혈관 질환 발생 수년 전에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흡연 문제를 어느 정도 안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연구 결과한국과 미국 코호트 모두에서 결과는 명확했다. 관상동맥 심장질환, 심부전 또는 뇌졸중이 발생한 사람의 99% 이상이 발병 전 최소 하나 이상의 비정상적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93%는 두 가지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가장 흔한 원인은 고혈압으로 한국 환자의 95%. 미국 환자의 93%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심혈관 질환 위험이 가장 낮다고 여겨지는 60세 미만 여성에서도, 95% 이상이 하나 이상의 위험 요인을 갖고 있었다. 연구자들이 기준을 더 높여 ‘임상적으로 상승한(clinically elevated)’ 수준으로 설정했을 때도 이러한 경향은 유지되었다. 환자의 최소 90%는 첫 심장 사건(심장질환 발병) 전에 여전히 하나 이상의 주요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시사점이번 연구는 심혈관 질환이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네 가지 위험 요인은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혈압관리부터 시작해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적정 체중 유지, 스트레스 완화)이 필수적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5세 이전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아버지를 둔 자녀는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노르웨이 베르겐 대학교의 후안 파블로 로페스-세르반테스(Juan Pablo López-Cervantes) 박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 학술대회(9월 27일~10월 1일)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사춘기 흡연은 남성의 발달 중인 정자 세포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손상이 이후 자녀에게 전달되어 생물학적 노화가 실제 연령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연구진을 밝혔다.이번 연구에는 7세에서 50세 사이, 평균 나이 28세인 892명이 참가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제공한 혈액 샘플을 통해 생물학적 노화를 측정했다. 노화 정도는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s)를 활용해 평가했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 DNA에 추가적인 분자가 축적되는데, 이는 DNA 코드를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유전자 발현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노화의 지표일 뿐만 아니라 암, 치매와 같은 노년기 질환과도 연관되어 있다.연구 결과, 사춘기에 흡연을 시작한 아버지를 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실제 연령보다 약 9개월에서 1년 더 많은 생물학적 연령을 보였다. 여기에 자녀 본인이 흡연 경험이 있는지를 고려했을 때, 생물학적 연령과 실제 연령간 격차는 14~15개월로 더 커졌다.반면, 아버지가 성인이 된 이후에 흡연을 시작했다면 생물학적 연령 증가 폭은 미미했으며, 어머니의 임신 전 흡연 또한 뚜렷한 생물학적 연령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는 “이러한 가속화된 생물학적 노화는 암, 관절염, 치매와 같은 질환의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사춘기 흡연을 시작한 소년들이 자신도 모르게 미래 자녀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10대 초·중반에 흡연을 시작하는 것이 자녀의 생물학적 노화 가속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아버지가 사춘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정자 세포의 후성유전학적 물질이 변화하고, 이 변화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는 설명했다.최근 청소년 흡연율을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전자담배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유해성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청소년 시기 흡연이 다음 세대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청소년 흡연 예방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관절 치환 수술을 받기 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암 치료에 사용하는 선량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치료한 후 4개월 추적 관찰기간 동안 통증이 완연히 가라앉고 관절기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한 것.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김병혁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연구팀은 경도에서 중등도의 무릎 관절염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무작위·위약 대조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방사선종양학회(ASTRO) 연례 학술대회(9월 27일~10월 1일)에서 발표했다.의학 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연구진은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모집한 환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저선량 방사선(3 Gy), 극 저선량(0.3 Gy), 위약(가짜 방사선) 치료를 시행했다. 모든 환자는 총 6회 치료를 받았으며, 강력한 진통제 사용은 제한했으며, 필요한 경우 아세트아미노펜만 복용하도록 했다. (Gy는 1㎏의 물질이 1줄(J)의 방사선 에너지를 흡수하는 양을 나타내는 국제단위다.)치료 4개월 후 저선량(3 Gy) 그룹 환자의 70%가 통증과 기능 개선에서 의미 있는 반응을 보여 위약군(42%)보다 현저히 높았다. 또한 통증·경직·기능을 종합한 점수에서도 저선량 군의 개선율이 위약군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았다(56.8%대 30.6%). 반면 0.3 Gy그룹은 58.3%의 개선 효과를 보여 위약 그룹과 큰 차이가 없었다.이번 연구에서는 암 치료의 5% 미만 선량만 사용했으며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김병혁 교수는 “관절염 환자들은 약물 부작용과 관절 치환술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저선량 방사선 치료는 관절 구조가 보존되어 있고 염증이 있는 환자에게 중간 단계 치료로 활용할 수 있어 관절 치환술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방사선은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거나 심하게 손상된 관절을 물리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저선량 방사선은 활막 미세환경의 조절과 골관절염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염증 매개물의 완화를 통해 항염증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연구진에 따르면, 저선량 방사선은 독일, 스페인 등 유럽 국가에서 관절염 통증 완화 치료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위약과 비교해 효과를 입증한 고품질 임상시험은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위약 대조 설계와 진통제 사용 제한을 통해 방사선 치료 효과를 명확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김 교수는 “치료 목적의 방사선이 항상 고선량으로만 쓰인다는 오해가 있다”라며 “그러나 관절염 치료에 사용하는 방사선량은 암 치료에 사용하는 양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중요한 장기와 거리가 있는 관절 부위에 국한되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낮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12개월 추적 조사를 진행 중이며, 영상학적 평가와 환자군별 효과 검증, 비용-효과 분석도 이어갈 계획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설탕이나 인공감미료를 첨가한 음료가 신진대사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가 제시됐다. 특히 여성이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영향은 당분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 환경 변화가 매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제조 과정에서 첨가한 당분 함량이 높은 음료를 자주 마시면 비만,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발병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최근에는 당분 첨가 음료와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불분명했던 주요 우울장애(MDD)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물론, 그 생물학적 과정을 일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독일 당뇨병 연구 센터(DZD) 연구진은 18세~65세 성인 932명을 대상으로 한 마르부르크-뮌스터 정서 코호트(MACS)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중 405명은 주요 우울장애 환자였고, 나머지 527명은 건강한 대조군이었다.탄산음료 섭취와 우울증 위험 증가와 상관관계분석 결과, 콜라·레모네이드와 같은 가당 음료 섭취는 우울 증상은 물론 증상 심각도와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특히 여성에게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가당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여성은 우울증 발생 위험이 17% 더 높고, 증상도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장내 미생물 변화가 핵심 요인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우울증 유발을 매개하는 요인으로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꼽았다. 가당 음료를 자주 마신 여성은 주로 대장에서 서식하는 에거텔라(Eggerthella) 속 세균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전 연구에서 에거텔라는 우울증 환자에게 더 흔히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세균이 가당 음료 섭취와 우울증 증상 발현 사이의 생물학적 연결고리로서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DZD 측은 전했다. DZD 협력 기관인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 및 쾰른 소재 막스 플랑크 대사 연구소 소속으로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샤르밀리 에드윈 타나라자(Sharmili Edwin Thanarajah) 박사는 “우리의 데이터는 탄산음료와 우울 증상 간의 관계가 마이크로바이옴의 영향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가당 음료, 설탕뿐만 아니라 방부제 등 다양한 첨가물 포함인위적으로 단맛을 보탠 음료에는 설탕, 포도당, 과당뿐만 아니라 방부제와 인공감미료 등 수많은 첨가물이 들어있다. 이러한 조합은 장내 미생물 군집의 섬세한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의 증가와 반대로 보호 효과가 있는 단쇄지방산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전 동물실험에서 이러한 변화가 신경계 염증을 유발해 우울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남성은 무관, 여성에게만 영향이러한 상관관계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은 가당 음료를 자주 마시더라도 에거텔라 증가나 우울증과의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왜 여성에게만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호르몬 차이나 성별에 따른 면역 반응의 차이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장내 미생물 목표로 한 우울증 치료 가능성이번 연구는 식이 조절이나 프로바이오틱스 전략과 같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목표로 하는 개입이 우울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인간영양연구소(DIfE) 소속 DZD 연구원 레이첼 리퍼트는 “미생물 군집 기반 접근법, 예를 들어 표적 영양 치료나 프로바이오틱스 전략이 향후 우울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논평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인간의 기대 수명은 지난 20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대 수명은 이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의료와 보건의 발전이 더는 장수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누구나 ‘백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은 꺾였다. 그렇다면 특별히 오래 사는 사람들은 뭐가 다를까?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Maria Branyas Morera)는 지난해 117세 168일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그녀의 장수 비결은 마치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은 남과 다른 유전자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 의사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연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 의과대학 유전학 학과장인 마넬 에스텔러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3년 동안 그녀의 생체지표와 유전자, 생활방식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그 결과를 의학저널 에 발표했다.연구진은 브라냐스의 사망 1년 전 채취한 혈액과 타액, 소변, 대변 등 샘플을 활용해 유전체와 전사체, 대사체, 단백질체, 미생물군 등 생물학적 프로필을 작성하고 분석했다.브라냐스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특히 심혈관 건강이 뛰어나고 체내 염증 수준이 매우 낮았다. 또한 면역 체계와 장내 미생물군은 훨씬 젊은 연령대에서 보이는 특징을 지녔고,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매우 낮은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높았다.주목할 점은 염색체 말단을 보호하는 텔로미어가 유난히 짧았다는 점이다. 이는 세포 노화의 뚜렷한 징후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덕분에 세포분열이 억제돼 암 발생 위험을 낮췄다. DNA 분석에서는 심장과 뇌세포를 질병과 치매로부터 보호하는 유전자변이가 확인됐다.그녀의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15년 젊은 것으로 측정됐다.“브라냐스는 많은 질환으로부터 보호막이 되는 매우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본 적 없는 여러 유전자변이를 갖고 있었다”고 에스텔러 박사는 말했다. 한마디로 축복받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것이다.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브라냐스는 아주 좋은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식단은 생선·올리브유·요거트가 풍부했다. 특히 매일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 3개를 섭취했다.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플레인 요거트는 장내 유익균의 번성을 촉진한다. 유익균이 우세하면 체내 염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만성 염증은 노화와 질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에스텔러 박사는 설명했다.연구진은 “유익한 장내 세균인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속(屬)의 우세가 요거트 식단 덕분인지 완전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장내 생태계 조절을 통한 요거트 섭취의 유익한 효과가 그녀의 건강과 장수에 이바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브라냐스는 생전 “요거트가 삶을 준다”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릴 정도로 요거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에스텔러 박사는 “극단적 장수의 단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행동의 혼합”이라며, “이 혼합 비율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반반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브러냐스는 19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8세 때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1·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 19라는 두 번의 팬데믹을 겪었다. 113세에 코로나19에 걸렸지만 회복했다. 내과 의사였던 남편(72세에 사망)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뒀다. 아들은 52세에 일찍 숨졌지만 두딸은 현재 92세와 94세로 엄마의 뒤를 이을 조짐을 보인다.(가디언, CBS 뉴스, 사이언스 알럿 등 참조)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망고는 당도가 높아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피해야 할 대표적인 과일로 통한다. 하지만 이런 통념과 달리 망고에 당뇨병 전단계(전당뇨)인 사람들의 혈당 조절과 체성분을 개선하는 보호 요인이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당뇨병 전단계는 정상보다 높은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을 특징으로 하며, 대개 증상이 없어 수년간 모른 채 지내다가 결국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당뇨병 전단계 진단을 받았다면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이나 단 음식을 피하고,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서서히 상승시키는 통곡물이나 자연식품을 섭취할 것을 권고받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당도가 높은 열대과일이 오히려 당뇨병 전단계를 개선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미국 조지메이슨 대학교의 임상 영양학자이자 공동 교신저자인 라에데 바시리(Raedeh Basiri) 부교수는 “중요한 것은 당분 함량뿐만 아니라 식품의 전체적인 맥락”이라며 “당뇨병 고위험군은 음식의 당 함량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당이 전달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어떻게 연구했나?연구진은 플로리다, 네바다, 버지니아에서 당뇨병 전단계인 성인 24명(50~70세)을 모집했다. 기존 당뇨병 환자, 특정 식단을 따르는 사람, 망고를 자주 먹는 사람은 제외했다.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24주 동안 한 그룹은 매일 망고 300g(약 1개, 당 32g)을, 다른 그룹은 같은 칼로리의 저당(당 11g) 그래놀라바를 제공했다. 망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배하는 토미 앳킨스 품종을 골랐다. 임상시험 시작 전, 6주, 12주, 24주 시점에 혈당·인슐린 수치, 인슐린 저항성·감수성, 체지방률, 체중, 체질량지수(BMI), 허리-엉덩이 비율 등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혈당 조절 개선망고 그룹: 공복 혈당이 18.3 mg/dL 감소(125.3 → 107.0)대조군: 공복 혈당이 상승(참고로 정상 공복 혈당 범위는 70~99 mg/dL)장기 혈당 지표(HbA1c) 안정망고 그룹: 장기 혈당 지표 유지대조군: 악화체지방 및 체성분 변화망고 그룹: 체지방률 약 31% → 29% (상대적으로 약 5% 감소), 제지방량(근육량 등) 증가(대사 건강에 긍정적 요인)대조군: 뚜렷한 변화 없음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매일 망고를 섭취하는 것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대사 건강과 체성분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왜 당 함량이 높은 망고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까?망고에는 자연적으로 함유된 당분(과당과 포도당 대비 자당 비율이 높다)뿐만 아니라, 풍부한 식이섬유(흡수 지연), 비타민(A·C·B6·E), 칼륨·구리 같은 미네랄, 그리고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성분들이 함께 작용하여 당 흡수를 늦추고 신진대사를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제지방량(특히 근육)이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혈당을 소비하는 주요 조직인 근육량이 증가하면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질 수 있다.주의할 점이번 연구는 표본 수가 매우 작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당뇨 전단계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모든 인구집단에서 똑같은 반응이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연구 기간도 6개월로 비교적 짧아 장기간 효과와 다른 인구 집단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결론그럼에도 연구진은 “24주간 매일 망고를 섭취한 결과 당뇨병 전단계 환자들의 공복 혈당 조절을 포함한 단·장기 혈당 조절이 개선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며,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었고, 체성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신선한 망고를 식단에 포함하는 것이 제2형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혈당 조절을 지원하고 체성분을 개선하는 실용적인 식품 기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논문을 마무리했다.이번 연구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조지메이슨 대학교, 네바다 대학교 라스베이거스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국제 학술지 에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40세 이상 여성은 국가건강검진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되는 유방암 검진을 2년에 1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아직 필요 없겠지” 하는 생각으로 미루기 쉽다. 그러나 첫 유방촬영 검진을 건너뛰면 향후 유방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40%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카롤란스카 의과대학)가 주도한 이 연구는 에 게재됐다 연구 내용연구자들은 1991년부터 2020년 사이 첫 검진 대상자가 된 43만 2775명의 스웨덴 여성(40세 또는 50세)을 최대 25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첫 검진에 불참한 여성은 13만 8760명으로 3명 중 1명(32%)꼴이었다.이들은 이후 정기 검진 참여율도 낮았고, 유방암이 발견될 경우 정기 검진을 받은 여성에 비해 암이 더 진행된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 유방암 발병률 자체는 첫 검진 참여자 7.8%, 미참여자 7.6%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유방암이 3기에 발견될 위험은 첫 검진 미참여자가 참여자보다 53% 높았으며, 4기 유방암 진단 위험은 3.61배에 달했다. 그 결과 25년간 유방암으로 인한 누적 사망률은 첫 검진 미참여자가 0.99%로 참여자의 0.7%에 비해 41%(상대위험도) 더 높았다. 이는 높은 사망률이 조기 발견의 지연 때문임을 보여준다.왜 첫 검진이 중요한가?연구진은 “첫 번째 유방촬영 검사를 건너뛰는 것은 늦은 발견과 높은 사망 위험에 노출될 위험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라며, “첫 검사를 건너뛰는 것은 일회성 선택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기 검진을 받지 않는 패턴의 시작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의 시사점국가에서 제공하는 유방촬영 검진은 꼭 참석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40세부터 2년에 1번 유방촬영 검사를 무료 또는 소액의 본인 부담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기 검진의 습관화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4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1번 유방촬영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2022)에 따르면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여성 암의 21.5%를 차지한다. 치료법이 발전해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4.3%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카페나 술집처럼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가 잘 안 들리면 혹시 청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할 때가 있다. 하지만 꼭 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력이 정상이어도 소음 속에서 특정 목소리를 가려 듣는 능력은 IQ(지능지수)를 포함한 인지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개요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12명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 10명 △일반인 27명 세 그룹을 대상으로 소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의 나이는 13세에서 47세 사이였다.자폐와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는 정상 청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소음 환경에서 듣기 어려움을 자주 겪는다. 이들은 또한 뇌 발달 과정에서 손상이 있어 인지 능력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들이 인지적 다양성을 포착하기에 적합하다고 연구에 포함시킨 이유를 설명했다.모든 참가자는 청력 검사를 통해 정상 청력임을 확인한 후 실험에 들어갔다. 헤드폰을 착용한 채 여러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리는 환경에서 주 화자의 지시를 따르는 ‘다중화자(multi-talker) 듣기 과제’를 수행했다. 이후 언어 능력과 지각 추론을 포함한 표준화된 지능검사를 받았다.주요 결과분석 결과, IQ 등 인지 능력이 높을수록 소음 속에서 주 화자의 목소리를 더 잘 구분해 지시를 정확히 따랐다. 연구진은 “세 집단 모두에서 인지 능력과 소음 속 듣기 성과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라고 밝혔다.교신 저자인 보니 라우(Bonnie Lau) 박사(워싱턴대 의대 이비인후과)는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귀로 듣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뇌는 여러 말소리를 구분하고, 집중할 대상을 선택하며, 불필요한 소음을 억제해야 한다. 동시에 각 음소와 단어를 인식해 이해하고,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이나 손짓 같은 사회적 단서도 활용한다. 이런 복합적인 과정이 바로 ‘인지적 부담’을 크게 높인다는 것이다.듣기 어려움 = 곧 청력 손실은 아니다라우 박사는 이번 연구가 흔한 오해를 바로잡는다고 말했다.“레스토랑에서 대화가 잘 안 들린다고 해서 반드시 청력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인지 능력도 듣기 이해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시사점과 활용 방안이번 연구는 인지 능력이 낮거나 신경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소음 환경에서 듣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50명 미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라 일반화에 한계가 있지만, 이 같은 결과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즉, 학교처럼 여러 명이 모인 공간에서 이들을 앞자리에 배치하거나 보청기 같은 보조 장비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하면 듣기 능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애플 사이다 비네거(애사비)로 잘 알려진 사과 초모 식초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한 논문이 철회됐다. 우리에겐 악몽으로 남아 있는 ‘황우석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다.레바논 카슬리크 성령대학교의 로니 아부-칼릴 박사가 주도한 소규모 임상시험은 작년 영국 의학 저널(BMJ) ‘영양, 예방과 건강’( Nutrition, Prevention & Health)에 게재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핵심 내용은 ‘소량의 사과 초모 식초를 매일 섭취하면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인 사람들이 3개월 만에 체중을 최대 8㎏까지 줄일 수 있다’라는 것이다. 당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지금도 온라인 제품 판매 등에서 인용하고 있다. 참고로 사과 초모 식초란 사과즙을 발효시키되, 여과·정제를 덜 해 발효 과정에서 생긴 효모, 유익균, 단백질 덩어리 등이 남아 있는 식초를 가리킨다. 정제 과정을 거친 일반 식초와 구별해 이를 흔히 초모(the mother)’라고 부르며, 음료처럼 희석해 마시기도 한다.어떻게 드러났나?당시 논문이 게재되자 여러 외부 연구자가 데이터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BMJ 측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그 결과, 통계분석 접근법, 비현실적인 통곗값, 원자료(raw data)의 신뢰성, 불충분한 연구 방법 보고, BMJ 그룹 편집 정책을 위반한 사전 임상시험 등록 누락 등이 확인됐다.BMJ 그룹은 “조사관들이 통계적 오류를 발견했으며, 연구 결과를 재현할 수 없어 해당 논문을 철회했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논문을 작성한 레바논 과학자들은 ‘정직한 실수’에 의한 오류였다고 해명했으나, 논문 철회 결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BMJ 측, 잘못 인정BMJ 출판 윤리 부문 책임자인 헬렌 맥도널드 박사는 “단순하고 유용해 보이는 체중 감량 보조제를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유혹이 크지만, 현재 이 연구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라며 “따라서 언론이나 다른 연구자는 앞으로 이 연구 결과를 인용하거나 활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이 논문은 무엇보다 임상시험 연구의 기본인 ‘시험 사전 등록’조차 하지 않아 학술지의 기본 기준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에 대해 ‘BMJ 영양, 예방과 건강’ 편집장인 마틴 콜마이어 박사는 “돌이켜보면 잘못된 결정이었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잘못된 판단을 하게 배경을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저자들은 영양학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대표성이 부족한 연구 환경 출신이며, 저널은 임상시험에서 나오는 고품질 근거를 우선시한다. 임상시험은 참가자 수와 의미 있는 결과를 얻는 데 필요한 시간이 많아 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영양학 연구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진행되는 연구 유형이다.”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철회되는 사건은 흔치 않지만 가끔 일어난다.우리에겐 2004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황우석 박사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가장 잘 알려졌다. 해당 연구는 난치병 치료의 희망으로 떠올랐으나 데이터 전체가 조작된 사실이 내부고발로 드러나 2006년 철회됐다.사과 초모 식초, 체중감량 효과 증거 없다이 논문을 보고 사과 초모 식초를 ‘체중 감량 비법’으로 여겼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호주의 영양학자 로즈메리 스탠턴 박사는 AFP에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주장에 대해서는 타당한 수준의 의심이 필요하다”며 사과 초모 식초의 감량 효과를 일축했다. 이어 사과 초모 식초의 다른 건강 효과 주장들 역시 증거로 뒷받침 되지 않는다며 “칼륨, 칼슘, 마그네슘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덧붙였다.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의 영양학자인 에반젤린 맨치오리스 박사는 “사과 초모 식초의 건강상 이점은 제한적이다. 다른 식초와 다르지 않다”라고 호주 ABC뉴스에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라멘을 주 3회 이상 먹는 사람들은 주 1~2회 먹는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약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음주 후 라멘을 주 3회 이상 섭취할 경우, 사망 위험은 2.71배로 껑충 뛰었다.아사히 신문은 24일 야마가타 대학교와 야마가타현립 요네자와 영양대학이 공동 연구해 국제 학술지 ‘영양, 건강과 노화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라멘과 건강의 영향, 6725명 추적조사연구진은 건강 검진을 받은 46~74세 야마가타현 주민 6725명을 분석 했다. 라멘 섭취 빈도는 2017~2023년 식품 섭취 설문지를 통해 파악했다. 건강 상태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 추적한 ‘야마가타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연구진은 라멘 섭취 빈도에 따라 △월 1회 미만 △월 1~3회 △주 1~2회 △주 3회 이상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사망 위험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잦은 라멘 섭취, 고혈압·당뇨병과도 연관조사 결과 주 3회 이상 섭취 그룹은 주 1~2회 섭취 그룹(사망 위험 최저)보다 사망 위험이 1.52배 높았다. 다만 표본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확정적‘이라고 볼 만큼 유의미하지는 않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그룹은 비만, 음주, 당뇨병, 고혈압과 연관성이 있었다. 성별, 나이, 국물을 절반 이상 마시는지 아닌지 등에 따른 추가분석도 했다. 그 결과, 70세 미만에서 주 3회 이상 그룹은 사망 위험이 2.20 배 상승했다.반면 70세 이상에서는 같은 빈도로 먹으면 오히려 위험이 8.9% 줄었다.음주 후 먹는 라멘, 건강에 더욱 안 좋아특히 음주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수치가 나왔다.음주 후 라면을 주 3회 이상 먹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주 1~2회보다 2.71배 높았다.하지만 음주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주 3회 이상 섭취 시 오히려 위험이 64% 감소했다.또한 라면 국물을 절반 이상 마시는 그룹에서 주 3회 이상 먹는 경우 사망 위험은 1.76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특히 70세 미만 남성 중, 주 3회 이상 라면을 먹고 국물을 절반 이상 마시며 음주까지 하는 사람이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멘은 위험한 음식?그렇다면 라멘은 위험한 음식일까?연구진은 “연구 결과만 두고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라멘 자체뿐 아니라, 라멘을 자주 먹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생활 습관(과도한 염분 섭취, 음주, 흡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건강하게 라멘을 먹으려면?연구의 주저자인 스즈키 미호 요네자와영양대 강사는 “라멘 한 그릇의 소금 함량이 하루 권장 섭취량을 넘는 경우도 많아 쉽게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건강하게 라멘을 즐기려면 국물을 남길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자칭 ’라멘의 성지‘인 야마가타 시는 1가구당 라멘 외식비 지출 3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라멘에 진심인 곳이다.공동 저자인 이마다 쓰네오 야마가타대 의학부 교수(내과)는 “무엇이든 지나치면 해롭다”며 “특히 밤늦게 술을 마신 뒤 먹는 ’마무리 라멘‘은 추천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채소와 계란이나 치즈 같은 토핑을 넉넉히 곁들이면 나쁜 요소를 상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연구진은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이 건강을 지키며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라멘 국물은 마시지 않는다-염분을 줄인 라멘을 선택한다-채소나 토핑으로 영양 균형을 맞춘다-섭취 빈도를 줄인다특히 중요한 것은 국물 남기기다. 이는 우리나라 인스턴트 라면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봉지 라면 1개의 나트륨 함량은 1730㎎이다. 라면 한 봉지를 끓여 국물까지 다 먹으면 세계 보건기구(WHO) 권장 하루 나트륨 섭취량 2000㎎의 86.5%를 한 번에 먹는 셈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적당히 마시는 술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그동안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소량의 술은 뇌 건강에 좋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에 발표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술을 조금만 마셔도 치매 위험이 줄어들지 않고, 마실수록 위험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와 유전학적 연구를 종합해 보다 정밀한 결과를 도출했다. 어떻게 연구했을까?영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은 미국 백만 재향군인 프로그램(Million Veteran Program)과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미국에서는 평균 4년, 영국에서는 평균 12년 동안 수십만 명을 추적 관찰했다.총 55만 9559명(연구 시작 시점 56~72세)이 관찰분석에 포함되었고, 그중 1만 4540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미국 백만 재향군인 프로그램 참가자에서 1만 546명,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에서 3976명 이었다. 연구 기간 사망자는 미국 그룹 2만8738명, 영국 그룹 1만9296명이었다.분석 결과관찰 연구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과 과음자 모두 치매 위험이 커 보이는 U자형 곡선이 나타났다. 주당 7잔 미만인 가벼운 음주자와 비교했을 때 비음주자와 주당 40잔 이상 마시는 과음자는 위험이 41% 더 높았다. 알코올 의존자는 위험이 51%까지 치솟았다.(여기서 1잔은 순수 알코올 14g에 해당한다. 알코올 함량 5% 맥주 350㎖, 40% 위스키 43㎖, 12% 와인 145㎖, 17% 소주 103㎖(두 잔) 정도다.)하지만 24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유전학적 방법(멘델 무작위 배정)을 적용했을 때는 U자형 곡선이 사라지고, 음주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비례해 직선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1~3잔의 술을 더 마시면 위험이 15% 증가했다. 알코올 의존증의 유전적 위험이 2배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은 1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멘델 무작위 배정이란?‘멘델 무작위 배정(Mendelian randomization)’은 유전자를 활용해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추적하는 방법이다.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술을 더 잘 마시거나 덜 마시는 유전적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은 생활 습관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술과 치매 사이의 ‘순수한 인과관계’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쉽게 말해, 유전자가 ‘자연스럽게 나눠진 무작위 실험’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소량 음주의 보호 효과는 ‘착시’이번 연구에서 유전적 분석 결과는,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이 치매 위험이 낮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즉, 기존 관찰 연구에서 보였던 “소량 음주는 보호 효과가 있다”라는 결과는 사실에 기반한 인과관계가 아니라, 치매가 시작되면서 술을 줄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실제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발병 전 수년 동안 음주량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인지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나면서 음주를 줄이게 되는 ‘역 인과성(reverse causation)’이 기존 관찰 연구에서 소량 음주가 보호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원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을 짚었다.술은 치매의 절대 위험 요소이 연구는 ‘적당한 술은 괜찮다’라는 통념을 뒤집고, 모든 양의 술은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이번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술을 마시는 양이 늘어날수록 치매 위험도 커진다.-소량 음주조차 뇌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연구진은 “음주량과 음주 횟수를 모두 줄이는 것이 치매 예방의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양치질은 구강 위생의 기본 중 하나다. 대부분 사람이 이를 실천한다. 그럼에도 입 냄새(구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원인 1.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이자 구강 건강 전문가인 재클린 톰식(Jaclyn Tomsic) 박사는 “입 냄새의 가장 단순하지만 간과되는 원인 중 하나는 치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말했다. 음식물 찌꺼기는 칫솔질만으로는 제거되지 않고 치아 사이에 쉽게 끼며, 며칠 만에 부패해 구취의 원인이 된다.해결 방법은 최소 하루 한 번의 치실 사용이다. 가급적 저녁 양치질 전 하는 게 좋다. 한 연구에 따르면, 치실을 먼저 사용하고 양치질하면 치아 사이 박테리아와 치석이 더 많이 줄어들고 불소 농도가 높아진다.원인 2. 혀와 목뒤 쪽의 박테리아양치와 치실을 모두 해도 입안에 냄새 원인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치과 의사이자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기업 ‘Riven Oral Care’의 공동 창업자인 파티마 칸(Fatima Khan) 박사는 “황을 생성하는 세균이 혀 표면과 목뒤 쪽에 서식하면서 음식의 단백질을 빠르게 분해하고, 휘발성 황 화합물(VC)을 배출한다”라고 설명했다. 휘발성 황 화합물은 썩은 달걀 냄새의 주범이다.치과 전문의 제나 치몬(Jenna Chimon) 박사는 환자들이 양치질은 하지만 혀 닦기는 소홀히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혀 세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혀 클리너나 칫솔을 사용해 혀를 닦을 것을 권장했다.원인 3. 입 건조(구강 건조증)입 냄새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침 분비 부족이다.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 복용, 입으로 숨 쉬는 습관, 살균제 함유 구강청결제 사용 등이 침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 침은 입안의 음식물과 세균을 씻어내는 자연 세정제 역할을 하므로, 침이 부족하면 구취가 쉽게 생긴다.특히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약 2시간 동안 침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구강이 건조해져 구취를 유발한다. 따라서 몇 시간마다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입 냄새가 악화할 수 있다.입이 건조할 때 충분하게 수분을 보충하면 입 냄새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원인 4. 특정 음식·흡연마늘·양파 같은 향이 강한 음식은 소화 과정에서 흡수되어 혈류를 타고 폐까지 전달된 뒤 숨 쉴 때 배출된다. 흡연 역시 연기 입자가 입·목·폐에 남아 냄새를 유발하며, 동시에 구강을 건조하게 만들어 악취의 원인이 되는 세균 번식 환경을 조성한다.특별히 입 냄새에 신경 써야 하는 날이라면 음식을 가려먹고, 담배는 끊는 게 구취는 물론 건강을 위해서 가장 나은 선택이다.원인 5. 잇몸 질환치몬 박사는 구취 환자 중 상당수가 잇몸병(치주질환)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세균이 서식할 ‘주머니’가 생기고, 그 안에서 악취가 발생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치주질환 위험이 더 크다.이를 쉽게 해결하는 구강 관리법은 소금물 입가심(가글)이다. 칸 박사에 따르면 따뜻한 소금물은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완화해 잇몸 건강에 도움이 된다.원인 6. 부비동·위장 문제 및 기타 질환부비동염이나 비염으로 인해 분비물이 목에 고이거나 목뒤로 넘어가는 콧물 후비루(post-nasal drip) 문제나 위산 역류도 입에서 악취를 풍길 수 있다. 혈당이 원활하게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도 문제가 된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안 돼 체내에서 포도당 대신 지방을 태우는 케톤산증을 유발하며, 이 과정에서 독특한 과일 향과 같은 냄새가 호흡에 섞여 배출될 수 있다.정리하면, 하루 두 번의 양치질만으로는 입 냄새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치실·혀 세정·충분한 수분 섭취·소금물 입가심 같은 습관이 필요하다. 아울러 금연, 음식 가려먹기, 기저질환 치료까지 해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체중을 줄이려고 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헬스장 아니면 조깅일 것이다. 둘 다 단기간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강도 운동은 시간 부족, 부상 위험, 피로 누적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대안은 뭘까. 바로 걷기다.특별한 장비나 장소가 필요 없고,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운동량을 누적할 수 있다. 신체적으로도 덜 힘들어 지속하기도 수월하다.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주말에 조금 더 먼 거리를 걸으면 ‘주당 최소 150분의 중강도 운동’이라는 신체활동 지침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걷기로 정말 살이 빠질까?걷기는 운동 강도가 약해 정말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꾸준한 일상 속 걷기가 몸무게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과학 잡지 BBC 사이언스 포커스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교의 신체활동 전문가 마리 머피(Marie Murphy) 교수 연구팀이 37개의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8주 이상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몸무게와 체지방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당뇨병 진단에 중요한 지표)와 혈압도 개선됐다.체중 감량은 음식으로 섭취한 칼로리보다 신체활동으로 소모한 칼로리가 더 많을 때 이뤄진다. 머피 교수는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갈수록 걸을 때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설명한다.“칼로리 소모량은 체중과 거의 비례한다. 그래서 나는 걷기가 공중보건 차원에서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약간 과체중이니까, 걷기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태울 수 있다.”게다가 걷기는 몸에 가해지는 충격도 적어 부상 위험이 낮고, 지속하기 쉽다고 머피 교수는 덧붙였다.주당 150분 걸으면 내장지방도 감소34개의 운동 임상시험을 리뷰한 2021년 연구에서도, 주 3회 30~60분의 유산소 운동(절반은 걷기 포함)만으로도 심장병 위험과 연관된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주당 150분 이상 더 한다고 해서 내장지방이 추가로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하루 30분 걷기만 꾸준히 유지해도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운동과학자 제프 호로비츠(Jeff Horowitz) 교수는 “소파에서 일어나 움직이기만 해도 질병 위험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라며 “마라톤이 멋지긴 하지만, 건강 효과 면에서는 꾸준한 걷기와 큰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걷기는 ‘입문 운동’걷기는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입문 운동이다. 머피 교수는 “걷기가 다른 운동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라며 “걷기를 즐기고 효과를 느끼면 점차 더 강한 운동에 도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물론 러닝이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같은 운동이 칼로리 소모량은 더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총량이다. 매일매일 일상에서 걷는 양을 쌓으면, 일주일에 한두 번 뛰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2021년 발표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체중 감량을 성공적으로 유지한 사람들은 일주일 내내 거의 매일 중강도에서 고강도 운동을 한 시간 이상 했으며, 비만한 사람들보다 아침에 더 활동적이고 주말에는 덜 앉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걷기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걷되, 조금 더 운동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강도 높이기: 중량 조끼 또는 배낭을 착용하고, 언덕길을 오르거나,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칼로리 소모가 커진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분당 100보 이상이면 ‘중강도’ 운동으로 분류된다.-운동 시간 늘리기: 주차를 조금 멀리하거나, 목적지 한두 정거장 전에 내리거나, 주말에 긴 코스를 잡아 걷는 등 거리를 늘릴수록 효과도 커진다.-자연 속에서 걷기: 숲이나 공원에서 걷기는 기분, 정신 건강, 낙관적 태도를 끌어올리고, 불안·걱정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노르딕 워킹: 폴(지팡이)을 이용해 상체와 하체 근육을 모두 쓰는 노르딕 워킹은 칼로리 소모가 더 크다. 동호회에 가입하면 사회적 교류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