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김윤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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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j@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37%
국제정치29%
국제정세10%
국제일반6%
일본3%
국제경제3%
유럽/EU3%
문학/출판3%
중남미3%
인사일반3%
  • 美 “조지아 현대차-LG엔솔 공장서 475명 체포…다수 한국인”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여 총 47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한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미국 사법당국은 5일 미국 조지아주 남부 검찰청에서 이번 단속 작전에 관한 브리핑을 열었다. HSI 조지아주·앨라배마주 책임자인 스티븐 슈랑크 특별수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4일) HSI는 법 집행 기관들과 협력해 불법 고용 관행 및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의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슈랑크 수사관은 “현장에서 수백 명의 사람을 접촉했고, 이들 중 475명이 불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거나 체류 조건을 위반해 불법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하거나 비자 체류 기간을 넘은 경우,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비자로 입국한 경우 등이 있었다는 것. 그는 한국인이 다수였다면서도 “정확한 비율은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이번 단속은 여러 기관이 1월경부터 수 개월간 준비한 끝에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슈랑크 수사관은 “이번 작전은 요원들이 단순히 현장에 들어가 사람들을 잡아 버스에 태우는 식의 ‘이민 단속’이 아니었다. 수개월에 걸친 형사 수사”라며 “우리는 증거를 수집하고, 면담을 진행하고, 문서를 확보하여 법원에 제시했고, 이를 통해 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강조했다.슈랑크 수사관은 수사에 착수한 계기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과 과거 근로자로부터 많은 제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지아주 전역에서 실시한 이민 단속 과정에서 이 건설 현장에서 근무했다고 진술한 근로자들이 있었다”며 “우리는 이들을 면담했고, 수개월에 걸쳐 증거를 수집해 수사를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체포된 이들 가운데는 모회사뿐 아니라 여러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이번 단속은 HSI가 단일 현장에서 실시한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 작전이었다고 슈랑크 수사관은 설명했다. 그는 아직 형사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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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특수부대, 트럼프 1기때 ‘김정은 도청’ 작전 위한 北침투”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9년 초 ‘김정은 도청 작전’을 벌이기 위해 미 해군 특수부대를 북한에 침투시켰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극비 작전이었지만, 북한 민간인 선박이 나타나 작전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5일(현지 시간) NYT에 따르면 2018년 가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통신을 감청할 수 있는 장비를 북한에 설치하는 작전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 특수부대 씰팀6(SEAL Team 6) 부대가 핵추진 잠수함을 타고 2019년 초 북한 해안에 침투했다. 씰팀6는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최정예 특수부대. 이들은 실전에 투입되기 전 미국 해역에서 수개월간 훈련을 받았다. 8명의 부대원이 소형 잠수정 2척에 옮겨 타 북한 해안에 접근한 순간, 북한 어선이 나타났다. 당시 발각을 우려한 부대원들이 북한인 두 세명을 사살한 뒤 잠수함으로 복귀했다. 숨진 이들은 북한의 조개잡이 어민들로 추정된다.트럼프 대통령이 도청 작전을 승인한 때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과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던 시기다. NYT는 미국이 대북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도청 작전을 벌였다고 분석했다.트럼프 1기 행정부는 사전이나 사후에도 이 작전을 의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021년에야 조사와 의회 보고가 진행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대한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씰팀6의 북한 민간인 총격에 대해 교전수칙상 정당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씰팀6의 작전이 실패한 직후인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고, 북한은 이후 핵개발을 가속화했다. NYT는 “북한 영토에서 수행된 당시 군사작전은 자칫 광범위한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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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무역합의 문서로 확정…“日 약속한 5500억달러, 美가 투자처 선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일본과 합의한 대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춰 시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일 모두 미국과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으나, 일본의 관세 발효가 먼저 시행돼 한국 제품과의 가격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만간 상당한 규모(fairly substantial)의 반도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에는 미국이 일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부과해 온 25%의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 자동차에 기존에 부과해 온 2.5%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추가한 27.5%의 관세를 적용해 왔다.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필요한 수입품 품목 코드(HTSUS) 수정 등 행정절차를 관보 게시 후 7일 내로 시행하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주 관세 인하가 발효될 전망이다. 미국은 새 상호관세율을 소급 적용해 더 높은 상호관세를 낸 기업들에 환급이 가능하도록 했다.한국도 올 7월 30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25%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 이를 이행하기 위한 행정명령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천연자원이나 복제 의약품·의약 원료 등의 경우 상호관세율을 0%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상무부 장관에 부여했다. 세계무역기구 합의의 적용을 받는 항공우주 제품 중 무인기를 제외하고는 상호관세,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행정명령에는 일본이 이행할 사항도 명시됐다. 논란이 된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미국에 투자할 5500억 달러는 미국 정부가 (투자처를) 선정할 것”이라고 언급됐다. 또 상무부 장관에게 일본의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 및 보고하도록 했으며, 일본이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 행정명령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또 일본은 미국의 제조업·항공우주·농업·식품·에너지·자동차·공업용 제품 생산자에 시장을 더 개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미국산 쌀 구매를 75% 늘리고, 옥수수·대두·비료·바이오에탄올 등 연간 80억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구매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제조하고 미국에서 안전 인증을 받은 승용차도 추가 인증 절차 없이 수입하기로 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기업에 대해 조만간 “꽤나 상당한(fairly substantial) 반도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산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는 동시에,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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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열병식 ‘무력시위’ 당일… 美에 최고 78% 반덤핑 관세도 때려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3일 당일 미국산 특수 광섬유에 최고 7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한 열병식에서 정치, 군사 측면의 반(反)미국 연대를 과시한 데 이어 경제,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관세 부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29일 한국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포괄적 허가를 전격 취소한 것에 따른 보복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 또한 3일 미국인을 상대로 ‘오피오이드’의 제조 및 판매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화학업체 ‘광저우텅웨’와 이 회사 대표자 2명을 제재했다. 합성 오피오이드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원료다. 미국과 중국은 올 7월 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제3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11월 초까지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잠시 잦아드는 듯했던 양국의 통상 대립 불씨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희토류 등 양국이 중시하는 사안에서는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美 반도체 규제에 中 반격”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미국산 단일모듈 광섬유에 최소 33.3%에서 최대 78.2%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단일모듈 광섬유는 일반 광섬유보다 차단 파장을 높인 제품으로 해저 케이블, 5세대(5G) 통신, 데이터센터, 고속 인터넷망 등에 주로 쓰인다. 이번 조치로 이 시장의 선두업체로 꼽히는 미국 코닝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는 올 3월 자국 업체 ‘창페이 광섬유·케이블’의 요청에 따라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발발하던 시점이었다. 미국의 관세 압력이 본격화하자 중국 또한 올 3월 미국산 농산물에 10∼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대두업체 3곳의 중국 수출 자격을 정지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광섬유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조사 시작 약 6개월 만인 이날 반덤핑 관세 부과를 확정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을 억제하려 하자 미국산 광섬유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조치가 빠르게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미국에 상기시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논평했다.● ‘관세 유예’ 와중에도 갈등 지속 미국과 중국은 올 들어 스위스 제네바,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 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극단적 대립을 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반도체, 플라스틱 원료(POM), 희토류, 마약 펜타닐 등을 두고 수출 규제와 보복 조치 등을 주고받고 있다. 미국은 올 4월 자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가 매출 하락을 우려한 엔비디아 등의 요청으로 최근 수출 재개를 허가했다. 그러나 중국은 공공기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 “보안 우려가 있으니 H20을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올 5월 미국과 유럽연합(EU), 대만, 일본에서 수입하는 POM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미국산 POM이 74.9%로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받았다. POM은 구리와 아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열가소성 수지로 자동차, 전자, 의료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29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등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우리 기업이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려면 매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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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열병식 ‘무력시위’한 날, 美에 최고 78% 반덤핑 관세…경제도 정면대결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3일 당일 미국산 특수 광섬유에 최고 7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열병식에서 정치, 군사 측면의 반(反)미국 연대를 과시한 데 이어 경제,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 조치로 풀이된다.이번 관세 부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29일 한국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는 포괄적 허가를 전격 취소한 것에 따른 보복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 또한 3일 미국인을 상대로 ‘오피오이드’의 제조 및 판매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화학업체 ‘광저우텅웨’와 이 회사 대표자 2명을 제재했다. 합성 오피오이드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원료다.미국과 중국은 올 7월 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제3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11월 초까지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잠시 잦아드는 듯했던 양국의 통상 대립 불씨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희토류 등 양국이 중시하는 사안에서는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美 반도체 규제에 中 반격”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미국산 단일모듈 광섬유에 최소 33.3%에서 최대 78.2%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단일모듈 광섬유는 일반 광섬유보다 차단 파장을 높인 제품으로 해저 케이블, 5세대(5G) 통신, 데이터센터, 고속 인터넷망 등에 주로 쓰인다. 이번 조치로 이 시장의 선두업체로 꼽히는 미국 코닝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중국 상무부는 올 3월 자국 업체 ‘창페이 광섬유·케이블’의 요청에 따라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발발하던 시점이었다. 미국의 관세 압력이 본격화하자 중국 또한 올 3월 미국산 농산물에 10~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대두업체 3곳의 중국 수출 자격을 정지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광섬유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조사 시작 약 6개월 만인 이날 반덤핑 관세 부과를 확정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을 억제하려 하자 미국산 광섬유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조치가 빠르게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미국에 상기시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논평했다.● ‘관세 유예’ 와중에도 갈등 지속미국과 중국은 올들어 스위스 제네바,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 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극단적 대립을 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반도체, 플라스틱원료(POM), 희토류, 마약 펜타닐 등을 두고 수출 규제와 보복 조치 등을 주고받고 있다. 미국은 올 4월 자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가 매출 하락을 우려한 엔비디아 등의 요청으로 최근 수출 재개를 허가했다. 그러나 중국은 공공기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 “보안 우려가 있으니 H20를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은 올 5월 미국과 유럽연합(EU), 대만, 일본에서 수입하는 POM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미국산 POM이 74.9%로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받았다. POM은 구리와 아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열가소성 수지로 자동차, 전자, 의료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29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등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우리 기업이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려면 매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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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左정은-右푸틴’ 세운 시진핑, 트럼프 겨냥 “평화-전쟁 기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톈안먼(天安門) 광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좌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거느린 채 나란히 망루를 향해 걸었다. 세 사람이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며 앞장선 가운데 나머지 정상들은 이들의 뒤를 따랐다. 이들은 망루 위에서 열병식을 지켜볼 때도 앞줄 가운데 나란히 자리 잡은 채 대화를 주고받았다. 정상들의 단체 기념촬영 때도 앞줄에 나란히 서서 친목을 과시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화려한 열병식을 통해 미국에 경고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시진핑 “상생과 대결 중 선택의 기로” 이날 시 주석은 각국 정상들과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모인 열병식에서 “오늘날 인류는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립, 상생과 제로섬 게임 중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이 편 가르기를 통해 세계 안보에 불안을 가져온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등의 압박에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중화민족은 강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립자강(自立自強)해 온 위대한 민족”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열병식에 참석한 정상들과의 오찬을 겸한 리셉션에서도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일시적인 강약은 힘에 달려 있으나, 천년의 승패는 이치에 달려 있다”며 “인류가 약육강식의 질서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했다.● 金, 중국 노병과 악수하며 공동 항일투쟁 역사 부각 이날 세 정상은 망루에 오르자마자 항일전쟁에 나섰던 중국 노병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이 중국 동북항일연군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북-중의 항일 투쟁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열병식에서 중국의 최신 무기가 등장할 때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에게 몸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특히 젠(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상공을 지날 때 두 정상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 김 위원장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화답했고,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수차례 말을 건넸다. 열병식이 끝난 직후 시 주석은 두 손을 모아 두 정상과 차례로 악수했다. 푸틴 대통령은 망루를 빠져나오며 김 위원장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기도 했다. 이날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데뷔한 김 위원장은 중-러 이외 다른 정상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톈안먼 망루에서 자신의 왼쪽에 앉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대화했다. 로이터는 이날 김 위원장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올 6월 시 주석과 그의 외동딸 시밍쩌(習明澤)를 함께 만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번 톈안먼 망루에서 정상들의 자리 배치가 10년 전 전승절 70주년 때와 달라져 눈길을 끌었다. 2015년 행사 땐 시 주석의 왼쪽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엔 시 주석의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있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전직 지도부 인사들은 시 주석에게서 한참 떨어진 왼쪽 측면으로 밀려났다. 이를 두고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에게 집중된 중국의 권력 구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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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左김정은-右푸틴’ 세운 시진핑 “인류, 상생과 대결 기로에”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린 톈안먼(天安門) 광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좌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거느린 채 나란히 망루를 향해 걸었다. 세 사람이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며 앞장선 가운데 나머지 정상들은 이들의 뒤를 따랐다. 이들은 망루 위에서 열병식을 지켜볼 때도 앞줄 가운데 나란히 자리 잡은 채 대화를 주고받았다. 정상들의 단체 기념촬영 때도 앞줄에 나란히 서서 친목을 과시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화려한 열병식을 통해 미국에 경고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시진핑 “상생과 대결 중 선택의 기로”이날 시 주석은 각국 정상들과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모인 열병식에서 “오늘날 인류는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립, 상생과 제로섬 게임 중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이 편 가르기를 통해 세계 안보에 불안을 가져온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등의 압박에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중화민족은 강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립자강(自立自強)해 온 위대한 민족”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열병식에 참석한 정상들과의 오찬을 겸한 리셉션에서도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일시적인 강약은 힘에 달려 있으나, 천년의 승패는 이치에 달려 있다”며 “인류가 약육강식의 질서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했다.● 金, 중국 노병과 악수하며 공동 항일투쟁 역사 부각이날 세 정상은 망루에 오르자마자 항일전쟁에 나섰던 중국 노병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이 중국 동북항일연군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북-중의 항일 투쟁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시 주석은 열병식에서 중국의 최신 무기가 등장할 때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에게 몸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특히 젠(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상공을 지날 때 두 정상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 김 위원장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화답했고,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수차례 말을 건넸다. 열병식이 끝난 직후 시 주석은 두 손을 모아 두 정상과 차례로 악수했다. 푸틴 대통령은 망루를 빠져나오며 김 위원장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기도 했다.이날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데뷔한 김 위원장은 중-러 이외 다른 정상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톈안먼 망루에서 자신의 왼쪽에 앉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대화했다. 로이터는 이날 김 위원장이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올 6월 시 주석과 그의 외동딸 시밍쩌(習明澤)를 함께 만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번 톈안먼 망루에서 정상들의 자리 배치가 10년 전 전승절 70주년 때와 달라져 눈길을 끌었다. 2015년 행사 땐 시 주석의 왼쪽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엔 시 주석의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있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전직 지도부 인사들은 시 주석에서 한참 떨어진 왼쪽 측면으로 밀려났다. 이를 두고 3연임에 성공하는 등 시 주석에 집중된 중국의 권력구조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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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전엔 시진핑 우측에 푸틴-박근혜, 좌측엔 장쩌민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왼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자리한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3일 오전 9시경(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시작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성루에 등장했다.톈안먼 망루에 올라간 뒤에는 시 주석의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례로 입장하며 항전노병들과 인사하고, 본행사에서도 시 주석을 중심으로 북중러 정상이 망루 중심에 함께 자리했다. 이는 10년 전 70주년 열병식에서 우리나라 정상이 받았던 대우와 비교해도 큰 변화다. 당시 시 주석의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섰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 옆에 자리했다. 올해 시 주석의 오른쪽에 앉게 된 정상은 푸틴 대통령으로 같지만, 시 주석의 바로 왼쪽 자리는 김 위원장이 차지했다.10년 전 시 주석의 좌측에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두 전직 국가주석이 나란히 섰다. 이번에는 좌측에 김 위원장이 섰고, 그 옆에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섰다. 과거 중국 공산당 인사가 아닌 해외 정상을 배치시킨 점은 10년 새 시 주석에 집중된 중국 권력 시스템을 반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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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선 벌써 차기 대권주자 거론… 공화 밴스-민주 뉴섬 ‘선두’

    올 1월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9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2028년 11월 치러질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3년 이상 남아 있지만 워싱턴 정가에선 벌써부터 여러 ‘잠룡’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미 헌법은 3선을 금지하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79세이며 3년 후 82세가 된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매체 더힐은 지난달 31일, 이달 1일 양일간 각각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더힐은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무대를 장악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많은 관심이 2028년 대선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논평했다.● ‘MAGA 후계자’ 1위 밴스… 트럼프 장남도 주목더힐은 공화당 잠룡 1위로 J D 밴스 부통령(41)을 선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은 미국의 2인자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1984년생으로 다른 잠룡보다 젊은 편이다. 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에 사는 가난한 백인 노동자 ‘힐빌리(hillbilly)’ 출신이며 이들을 분석한 저서 ‘힐빌리의 노래’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가 됐다. 밴스 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히틀러”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친(親)트럼프 진영으로 전향했고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에 올랐다.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부터도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더힐은 “당내에 밴스의 적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8) 등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아직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이르지만 밴스 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며 “현재 (나의 후계자로) 가장 유력한 인물”이라고 했다. 잠룡 2위에는 트럼프 주니어가 뽑혔다. 부친의 집권 1기 때부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밴스 부통령의 발탁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각료 인선 등에 깊이 관여하며 ‘막후 실세’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잠룡 3위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강경 매파로 분류되는 톰 코튼 상원의원(48·아칸소)이다. 하버드대 로스쿨,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전 참전 용사 출신으로 백인 엘리트 유권자의 지지가 높은 편이다.● 민주당 1위 ‘反트럼프 선봉’ 뉴섬민주당 잠룡 1위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58)가 꼽혔다. 지난해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이 지도부 공백에 빠진 상황에서도 ‘반(反)트럼프 진영의 리더’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 6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벌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군대를 투입해 시위를 진압했다. 이런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키웠다. 특히 친(親)트럼프 성향인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도 종종 출연하고 있다. 뉴섬 지사는 최근 에머슨대가 민주당 지지자를 상대로 조사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에서도 1위에 올랐다. 다만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주 출신이어서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꼽히는 러스트벨트에서의 경쟁력은 낮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잠룡 2위는 민주당 내 강경 좌파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36·뉴욕).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외치며 부유세, 건강보험 확대 등을 주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부터 대통령과 강하게 대립했다. 대통령의 재집권 후 성향이 비슷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과 함께 전국 곳곳의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의 민주당 후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패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61)이 3위에 올랐다. 23일 대선 회고록 ‘107일’ 발간을 앞두고 미 전역에서 회고록 홍보를 겸한 정치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107일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후보가 된 그가 대선 캠페인을 펼친 기간이다. 더힐은 그의 정치적 능력에 대한 의문 부호가 여전하다며 이번 홍보가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정치인 해리스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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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벌써 대권잠룡 거론…공화 밴스-민주 뉴섬 ‘선두’

    올 1월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9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2028년 11월 치러질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3년 이상 남아 있지만 워싱턴 정가에선 벌써부터 여러 ‘잠룡’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미 헌법은 3선을 금지하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없기 때문이다.특히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79세이며 3년 후 82세가 된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매체 더힐은 지난달 31일, 이달 1일 양일간 각각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더힐은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무대를 장악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많은 관심이 2028년 대선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논평했다.● ‘MAGA 후계자’ 1위 밴스…트럼프 장남도 주목더힐은 공화당 잠룡 1위로 J D 밴스 부통령(41)을 선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은 미국의 2인자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1984년생으로 다른 잠룡보다 젊은 편이다. 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에 사는 가난한 백인 노동자 ‘힐빌리(hillbilly)’ 출신이며 이들을 분석한 저서 ‘힐빌리의 노래’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가 됐다.밴스 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히틀러”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친(親)트럼프 진영으로 전향했고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에 올랐다.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부터도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더힐은 “당내에 밴스의 적이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8) 등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아직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이르지만 밴스 부통령이 일을 잘 하고 있다”며 “현재 (나의 후계자로) 가장 유력한 인물”이라고 했다.잠룡 2위에는 트럼프 주니어가 뽑혔다. 부친의 집권 1기 때부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밴스 부통령의 발탁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각료 인선 등에 깊이 관여하며 ‘막후 실세’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잠룡 3위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한 강경 매파로 분류되는 톰 코튼 상원의원(48·아칸소)이다. 하버드대 로스쿨,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전 참전 용사 출신으로 백인 엘리트 유권자의 지지가 높은 편이다.● 민주당 1위 ‘反트럼프 선봉’ 뉴섬민주당 잠룡 1위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58)가 꼽혔다. 지난해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이 지도부 공백에 빠진 상황에서도 ‘반(反)트럼프 진영의 리더’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 6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벌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군대를 투입해 시위를 진압했다. 이런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키웠다. 특히 친(親)트럼프 성향인 보수 매체 폭스뉴스에도 종종 출연하고 있다.뉴섬 지사는 최근 에머슨대가 민주당 지지자를 상대로 조사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에서도 1위에 올랐다. 다만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주 출신이어서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꼽히는 러스트벨트에서의 경쟁력은 낮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잠룡 2위는 민주당 내 강경 좌파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36·뉴욕).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외치며 부유세, 의료보험 확대 등을 주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부터 대통령과 강하게 대립했다. 대통령의 재집권 후 성향이 비슷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과 함께 전국 곳곳의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지난해 대선의 민주당 후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패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61)이 3위에 올랐다. 23일 대선 회고록 ‘107일’ 발간을 앞두고 미 전역에서 회고록 홍보를 겸한 정치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107일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퇴로 후보가 된 그가 대선 캠페인을 펼친 기간이다. 더힐은 그의 정치적 능력에 대한 의문 부호가 여전하다며 이번 홍보가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정치인 해리스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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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디 김 “주한미군 유연성과 ‘확장억제’ 병행 가능”

    한국계 첫 미국 연방 상원의원인 앤디 김 의원(민주당·뉴저지)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양국 대통령 사이의 강한 업무관계(working relationship)를 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김 의원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건물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최근 양국 정상의 만남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상원의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그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백악관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 갈 수 있었다고 느꼈고 실질적인 관계가 구축된 부분도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한미 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라는 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공동성명과 같은 문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것을 두고는 “백악관과 행정부에서 경험한 결과 (문서화는)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취임 몇 주 만에 이런 수준의 정상회담을 치른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회담 계기에 나온 한국의 조선 분야 대미 협력과 투자 의지에 대해서도 “백악관과 의회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현재 한미 동맹 현대화 차원에서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우리는 확장 억제를 보장하면서 전략적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간 논의 중인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억제에 국한하지 않고 대(對)중국 견제로 확장한다는 의미다. 확장억제는 한국에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지력을 제공하는 개념으로, 미국 정부의 대한국 안보 공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김 의원은 “안보 태세에 있어서 항상 영민할 필요”가 있고, “큰 그림”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억지력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어떤 비상사태나, 이슈를 다루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한반도 방어를 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의원의 발언은 변화하는 지역 안보 환경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한미간에 별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주한미군 병력 수준(현재 약 2만8500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주한미군 감축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나는 항상 말하지만 한국이 어떤 발표로 놀라게 되는 상황을 보고 싶지 않다”며 “한국은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으로서 (사전에 미국과) 협의 및 대화를 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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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음모론’ 복지장관에 저항한 美CDC 국장, 한달만에 경질

    미국 내 질병 대응을 총괄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수전 모나레즈 국장(51)이 27일(현지 시간) 취임 한 달도 안 돼 경질됐다.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장관 취임 후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 본부 건물에 대한 총격 사건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 CDC에 리더십 공백이 예상되면서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미국 보건복지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모나레즈 국장이 더 이상 CDC 국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언론을 통해 그의 해임 소식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취임 후 4주 만으로 역대 CDC 국장 중 가장 짧은 임기다.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모나레즈 국장이 백신 정책을 바꾸라는 케네디 장관의 지시에 저항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사임 압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CDC 백신 안전 감독센터장 등 고위 인사 3명을 해고하라는 지시에도 모나레즈 국장이 불응했다고 CNN은 전했다.모나레즈 국장은 20여년 간 정부 기관에서 일한 보건 전문가다.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 양쪽에서 모두 일한 적이 있다. 미생물학과 면역학 박사 학위가 있는 그는 1950년대 이후 최초로 의사 출신이 아닌 CDC 국장으로 화제를 모았다.현지 보도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과 그의 측근들은 지난달부터 모나레즈 국장에게 특정 코로나19 백신의 승인 철회 등 백신 정책 변경에 동조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25일 케네디 장관은 모나레즈 국장을 불러 재차 정부의 백신 정책에 동의하는지 물었고, 그가 ‘자문단과 상의 없는 정책 변경은 안 된다’고 하자 사퇴를 촉구했다.사퇴도 거부한 모나레즈 국장은 이후 그는 미 상원 보건위원회 공화당 위원장인 빌 캐시디 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케네디 장관 인준 과정에서 ‘기존 백신 프로그램 보호 약속’을 받아냈던 인물이다. 캐시디 의원에게 전화를 받은 케네디 장관은 격분했고, 모나레스 국장에게 “정보 유출자”라고 비난하며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케네디 장관은 과거 백신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그는 취임 전 코로나19 백신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 부르며 독극물이 들어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취임 후 미국의 백신 정책 방향은 크게 흔들렸다. mRNA 백신 연구 자금 지원이 중단됐고 CDC 백신 자문위원도 전원 해고됐다.여기에 이달 8일 한 남성이 CDC 애틀랜타 본부에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빚어진 혼란도 수습되지 못한 상태다. 총격으로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건물에는 수백 발의 총상이 남았다. 범인이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에 빠져있던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선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 케네디 장관에 대한 책임론을 주장했다.모나레즈 측 변호인단은 언론 성명을 통해 “모나레즈 국장은 사임하지 않았고, 백악관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지도 않았으며, 정직하고 과학에 헌신하는 사람으로서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사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케네디 장관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공중보건을 무기화하고 수백만 미국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DC의 고위 관리 4명도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한편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이날 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의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대상자를 대폭 축소했다. 기존에는 생후 6개월 이상 대부분의 사람에게 백신 부스터샷 접종이 권고됐지만, 앞으로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로 접종 대상이 제한된다. 케네디 장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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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스타 스위프트, NFL스타 켈시와 약혼 발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36)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주장 트래비스 켈시(36)와 약 2년간의 교제 끝에 약혼했다. 26일(현지 시간)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영어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이 결혼한다”는 게시글을 통해 약혼 사실을 알렸다. 이는 팬들이 평소 독서광으로 유명한 스위프트를 영어 교사, 운동 선수인 켈시를 체육 교사에 빗대 전혀 다른 배경의 두 사람의 만남을 설명했던 ‘밈(meme)’을 차용한 것. 함께 게시된 사진에는 한쪽 무릎을 꿇고 스위프트를 올려다보는 켈시와 왼손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착용한 스위프트의 모습 등이 담겼다. 이 게시물은 게시 9분 만에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들의 교제는 전 세계적인 팝스타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의 스타 플레이어 간 연애로 큰 관심을 받았다. 스위프트는 미국 최고 음악상 중 하나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14관왕, 이 중 ‘올해의 앨범상’만 4번이나 수상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또 켈시는 소속팀 치프스의 슈퍼볼 우승을 3번 이끌어 역대 최고의 타이트엔드(공격 포지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민주당 지지자인 스위프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들의 약혼 소식에 축하를 전했다. 이날 내각 회의 중 기자들에게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켈시는 훌륭한 선수이고 훌륭한 사람이다. 스위프트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큰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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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가 죽는 방법 탐색 도와” 美서 소송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부모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아들의 죽음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운영사인 오픈AI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올 4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16세 소년 애덤 레인의 부모 맷과 마리아 씨는 2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챗GPT가 아들이 자살 방법을 탐색하도록 적극 도왔다”며 오픈AI에 과실 치사, 설계 결함, 챗GPT 관련 위험성에 대한 경고 의무 미이행 등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레인은 지난해 11월경 건강 문제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학업 보조용으로 챗GPT를 사용했지만 곧 감정적인 고민도 털어놓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올 1월 챗GPT에 유료로 가입한 뒤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묻기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는 정신적 고통이나 자해 등을 암시하는 프롬프트를 감지할 경우 사용자에게 상담 전화를 권유하도록 설계됐다. 레인에게도 챗GPT는 반복해서 위기상담센터에 전화할 것을 권고했지만, 그는 “소설 집필을 위한 것”이라고 답하며 안전장치를 우회했다. 그의 부모는 “챗GPT가 자살 예방을 우선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각종 기술적인 조언까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레인이 세상을 떠나기 몇 시간 전 자신의 자살 계획을 소개하자 챗GPT는 이를 분석하고 ‘업그레이드’를 제안했다. 오픈AI 측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위기 대응 프로토콜을 보완하고, 부모가 자녀의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생성형 AI의 윤리적 책임과 안전장치의 한계 등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14세 소년이 챗봇과 깊은 정서적 애착을 느끼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AI 스타트업 ‘캐릭터.AI’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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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부 뜻밖의 진실…성소수자 고위관료 수두룩

    성소수자 권리 보호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동성애자 관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거대한 게이 정부(Big Gay Government)’란 제목의 기사에서 올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남성 동성연애자(게이)인 고위 관료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A-게이스(A-Gays)’라는 사적 모임이 신흥 권력 집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도 전했다.NYT는 이 모임 구성원들에 대해 “대부분 커밍아웃했고(동성애자임을 밝혔다는 의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국방부부터 국무부, 백악관, 케네디 센터에 이르기까지 수도 워싱턴 전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평가했다.미국 정부 내 동성애의 역사를 연구한 언론인 제임스 커치크는 NYT에 트럼프 행정부 이전 가장 최근의 공화당 내각인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예로 들며 “당시에도 고위직에 동성애자가 있었지만, 그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숨겨야 했다”며 “아우팅(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 지향이 공개되는 일)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변화의 큰 부분임은 명백하다. 그는 동성애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편안해한다”고 전했다.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동성애자 관료로 꼽히는 이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다. 그는 동성 배우자인 존 프리먼과 함께 대리모를 통해 얻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1기 독일 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역임한 리처드 그리넬 북한·베네수엘라 특임 대사, 제이컵 헬버그 국무부 차관보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다.트럼프 1기 행정부에도 그리넬 대사 등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관료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NYT는 당시 ‘정계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 공화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행정부를 꾸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보수파의 목소리를 대변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을 중용하면서 이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그러나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공화당의 주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덕적 보수를 중시하는 세력이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인사가 좌우됐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던 시절 한 출연자에게 동성연애자냐고 물은 뒤 “난 스테이크를 좋아하는데 누구는 스파게티를 좋아한다. 그래서 메뉴판이 있고, 세상이 훌륭한 것”이라며 다양성과 관련한 농담을 했을 정도라는 것이다. 행정부 내 동성애자 관료들은 “우리의 존재가 트럼프 대통령이 동성애에 우호적임을 증명한다”고 설명한다.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진보 의제 척결을 내세워 성소수자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에이즈 예방을 위한 예산이 삭감됐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동성애 인권운동가인 하비 밀크의 이름을 붙인 군함의 명칭을 바꿀 것을 지시한 것 등이 그 예다.전체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여전히 소수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민주당 성향이 강한 워싱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는 동성애자’임이 알려지면 같은 동성애자 집단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한다.마가 지지자이면서 케네디 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성애자 케이시 플로레스는 “좌파 동성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성애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동성애자에게 제일 못되게 구는 자들은 다른 동성애자”라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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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켈시 약혼 발표…“영어선생님과 체육선생님 결혼”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36)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주장 트래비스 켈시(36)와 약 2년 간의 교제 끝에 약혼했다. 26일(현지 시간)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영어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이 결혼한다”는 게시글을 통해 약혼 사실을 알렸다. 이는 팬들이 평소 독서광으로 유명한 스위프트를 영어 교사, 운동 선수인 켈시를 체육 교사에 빗대 전혀 다른 배경의 두 사람의 만남을 설명했던 ‘밈(meme)’을 차용한 것. 함께 게시된 사진에는 한쪽 무릎을 꿇고 스위프트를 올려다 보는 켈시과 왼손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착용한 스위프트의 모습 등이 담겼다. 이 게시물은 게시 9분 만에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이들의 교제는 전 세계적인 팝스타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의 스타 플레이어 간 연애로 큰 관심을 받았다. 스위프트는 미국 최고 음악상 중 하나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14관왕, 이중 ‘올해의 앨범상’만 4번이나 수상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또 켈시는 소속팀 치프스의 슈퍼볼 우승을 3번 이끌어 역대 최고의 타이트엔드(공격 포지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치프스가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을 땐 스위프트가 콘서트를 마치자마자 전용기를 타고 경기장으로 달려가 화제가 됐다.민주당 지지자인 스위프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들의 약혼 소식에 축하를 전했다. 이날 내각 회의 중 기자들에게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켈시는 훌륭한 선수이고 훌륭한 사람이다. 스위프트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큰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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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가 자살 방법 알려줘”…아들 잃은 美부모, 오픈AI 고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부모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아들의 죽음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운영사인 오픈AI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올 4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16세 소년 애덤 레인의 부모 맷과 마리아 씨는 2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챗GPT가 아들이 자살 방법을 탐색하도록 적극 도왔다”며 오픈AI에 과실 치사, 설계 결함, 챗GPT 관련 위험성에 대한 경고 의무 미이행 등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레인은 지난해 11월경 건강 문제로 학교를 나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학업 보조용으로 챗GPT를 사용했지만 곧 감정적인 고민도 털어놓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올 1월 챗GPT에 유료로 가입한 뒤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묻기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챗GPT는 정신적 고통이나 자해 등을 암시하는 프롬프트를 감지할 경우 사용자에게 상담 전화를 권유하도록 설계됐다. 레인에게도 챗GPT는 반복해서 위기상담센터에 전화할 것을 권고했지만, 그는 “소설 집필을 위한 것”이라고 답하며 안전장치를 우회했다. 그의 부모는 “챗GPT가 자살 예방을 우선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각종 기술적인 조언까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레인이 세상을 떠나기 몇 시간 전 자신의 자살 계획을 소개하자 챗GPT는 이를 분석하고 ‘업그레이드’를 제안했다.오픈AI 측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위기 대응 프로토콜을 보완하고, 부모가 자녀의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생성형 AI의 윤리적 책임과 안전장치의 한계 등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의 14세 소년이 챗봇과 깊은 정서적 애착을 느끼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AI 스타트업 ‘캐릭터.AI’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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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이사 첫 “해임” 밝힌 트럼프… 금리인하 압박-제 사람 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해임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이 제기된 쿡 이사에 대해 “정직성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다”며 해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연준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쿡 이사를 해임하고 대신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왔다. 외신들은 “1913년 연준 설립 이래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이사는 없었다”며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적들 겨냥한 주담대 사기 혐의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기준금리 결정, 달러화 공급 관리, 금융기관 감독 등을 통해 세계 금융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준금리 결정은 연준의 가장 핵심적이며 상징적인 권한으로 꼽힌다. 미국과 각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투자와 환율 변동 등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연준 이사회는 총 7인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지명됐다. 그는 연준 최초의 흑인 여성 이사로, 임기는 2038년까지다. 하지만 최근 빌 풀티 연방주택금융청(FHA) 청장이 그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법무부 수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발표가 이뤄지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풀티 청장은 “쿡 이사는 2021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임대용 주택을 실거주용으로 신고해 금리 우대를 받았다”며 쿡 이사에 대한 공격을 주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공언하다 결국 이날 해임을 결정한 것이다. 외신들은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풀티 청장이 반(反)트럼프 인사를 겨냥한 정치 보복에 나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와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이라 여겨지는 인물들을 상대로 유사한 사기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그중에는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상원의원과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있다”고 꼬집었다. 풀티 청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자금을 후원하는 등 강력한 우군으로 활약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풀티 청장은 조용했던 주택담보대출 규제기관을 정치 투쟁의 플랫폼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날 쿡 이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날 해고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경제를 돕기 위한 내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법은 ‘사유가 있는 경우’ 현직 이사의 해임을 허용하지만 이는 위법 행위나 직무 유기가 있을 때를 의미한다”며 “이번 일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연준 이사회 과반 확보하면 “독립성 종말” 연방준비은행 지역 총재들과 함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구성해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준 이사회를 장악하려면 총 7명의 이사 중 4명을 확보해야 한다. 이 중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먼 이사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지명됐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는 1일 임기 만료를 5개월 앞두고 돌연 사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그 자리에 지명했다. 여기에 쿡 이사까지 물러나면 4명을 확보할 수 있는 것. 워싱턴포스트(WP)는 “앞으로 몇 주 내 쿡 이사가 교체되고 마이런 위원장이 인준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이사 과반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피터 콘티브라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우리가 아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날 쿡 이사 해임 발표 직후 투자자들의 미 장기국채 매도세가 이어져 30년 만기 수익률이 오르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AP통신은 “정치적 독립성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데 필수 요소”라며 “그렇지 않으면 금리 인상 같은 인기 없는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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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 ‘反트럼프’ 볼턴 압수수색… “비판자에 보복 새로운 장”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지만 각종 외교 정책에서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 경질된 존 볼턴 전 보좌관(77)의 메릴랜드주 자택, 워싱턴 사무실을 22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사임 후 회고록, 언론 인터뷰, 강연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다. FBI 측은 볼턴 전 보좌관이 2020년 6월 출간한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 등을 통해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며 수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파를 위협하기 위해 연방 수사기관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위기를 맞았고 연방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도 하락했다”며 ‘트럼프식 보복 정치’를 우려했다. ● 미-러 정상회담 비판 후 전격 압수수색 캐시 파텔 FBI 국장은 22일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요원들이 업무를 수행 중”이라며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자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나는 볼턴의 팬이 아니다. 그는 정말 저급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됐지만 볼턴 전 보좌관이 구금되거나 체포되지는 않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란, 북한, 러시아 등에 대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는 신(新)보수주의자, 즉 ‘네오콘’의 대표 인물이다. 2018년 4월∼2019년 9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지만 내내 대통령과 불화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의 주요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는 북-미 정상회담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WP는 볼턴 전 보좌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비판한 후 본격적으로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상회담 사흘 전인 12일 인터뷰에서 “(회담 개최만으로) 이미 푸틴은 승리했다”며 우크라이나를 선제 침공한 러시아에 유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어렵게 만드는 어리석은 사람들’ 중 하나로 볼턴 전 보좌관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가 회고록을 출간했을 때부터 기밀 누출을 이유로 발간을 금지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책이 나온 후에도 줄곧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는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 직책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묘사했고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각종 난맥상과 외교 비화를 폭로해 큰 파장을 불렀다.● “사적 보복에 직권 남용” 비판 이번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인도계 파텔 국장이 작성한 이른바 ‘블랙리스트’도 논란이다. 파텔 국장은 2023년 1월 연방정부가 익명의 기득권 관료 집단 ‘딥스테이트’에 좌우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담은 ‘정부의 깡패들’이란 책을 출간했다. 당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딥스테이트에 연루된 여러 인물을 손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는 볼턴 전 보좌관 외에도 알렉산더 빈드먼 전 육군 중령,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거나 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을 돕기 위해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 수사 등으로 대통령과 악연(惡緣)을 맺은 이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볼턴 전 보좌관이 파텔 국장의 명단 60명 중 다섯 번째로 수사 대상이 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두고 “대통령이 비판자들을 향한 보복 캠페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WP는 “행정부를 정적 공격의 ‘무기’로 삼는 것은 상호 보복의 악순환을 촉발한다”고 우려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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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턴 前 백악관 보좌관 압수수색…‘FBI 블랙리스트’ 논란 재점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던 인사 중 하나로 꼽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반대파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식 ‘보복 정치’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과거 캐시 파텔 FBI 국장이 작성했던 ‘블랙리스트’ 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거명된 인사들이 올 1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수사기관의 표적이 되고 있어서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파텔 국장의 명단 60명 중 다섯 번째로 수사를 받은 인물이라고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파텔 국장은 2023년 저서 ‘정부의 깡패들’을 출간하면서 부록에 ‘행정부의 딥스테이트 회원들’이라는 제목을 단 명단을 수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내 기득권 관료 집단 ‘딥스테이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딥스테이트 척결’을 강조해 왔다.또 파텔 국장은 올 1월 연방 상원의 인사청문회 당시 해당 명단이 정적(政敵)들을 기록한 블랙리스트가 아니냐는 질의를 받았다. 당시 그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해당 명단은 정부를 ‘무기화’한 사람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라고 답했다.그러나 7개월 만에 명단 속 인물 중 5명이나 수사 대상이 되면서 파텔 국장의 당시 답변이 무색해졌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명단에는 볼턴 전 보좌관 외에도 본인 또는 측근이 수사 대상이 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과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일스 테일러 전 국토안보부 장관 보좌관, 알렉산더 빈드먼 전 중령 등이 포함됐다.코미 전 국장과 브레넌 전 국장은 2016년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것과 관련해, 테일러 전 보좌관은 익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책을 출간한 것과 관련해 법무부 수사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당시 불리한 증언을 한 빈드먼 중령의 경우 쌍둥이 형제인 유진 빈드먼이 우크라이나 원조 사업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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