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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시간이 충분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100% 효과적인 봉쇄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역(逆)봉쇄해 이란의 ‘돈줄’을 옥죄며 대이란 경제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앞으로도 장기전을 각오하고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이에 대해 이란에선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면서 미국의 고사 작전에 맞서 끝까지 버티겠다는 결의를 내보이고 있다. 양측이 당장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전쟁을 장기전, 소모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뉴욕타임스(NYT)는 “휴전 이후 어느 쪽도 폭력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데, 그렇다고 상대 요구에 굴복할 조짐도 안 보인다”며 “조롱과 위협, 해상 충돌이 반복되는 가운데 경제적 비용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이란, 시간 두고 상대 약점 공략으로 전략 선회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합의가 “미국과 동맹, 그리고 세계에 유리할 때만 이뤄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으로 명명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최대한 활용해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기조를 확인했다.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전황 변화와 맞물린 것이다. 미국은 단기적 효과는 크지만 상당한 군사적·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는 이란 공습 대신에 휴전 후 해상 통제 및 경제 압박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수역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그것이 소형 선박이라 할지라도 사격해 격침하라고 명령했다”고 썼다. 또 이 해협에서 미군의 기뢰 제거 작전 규모를 “3배로 늘릴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이란은 기뢰 추가 매설과 선박 나포로 맞서고 있다. 이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이번 주에 이란 전쟁 발발 후 두 번째로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전날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세 척에 발포해 이 중 2척을 나포하며 해협 통제권을 과시했다.미국과 이란의 이 같은 ‘저강도 대치’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등 일부 중동 전쟁에서 나타난 소모전 양상과 유사하다. 단기간에 결판을 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 공략함으로써 자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 등의 부담을 국제사회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NYT “모즈타바, 혁명수비대에 의사 결정 위임”이란 내부에서 강경파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NYT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강경파 혁명수비대 장군들에게 의사 결정을 위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 불참도 혁명수비대의 결정이었다는 것이다.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이날 “지금까지 미국과의 조용한 접촉을 총괄하고 파키스탄에서 복잡한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협상단에서 사퇴했다”며 “그 배경엔 혁명수비대 장성들의 도를 넘은 개입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은 해당 보도 후 소셜미디어 X에 “이란에는 강경파도 온건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썼다.한편, 로이터·AP통신 등은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4일(이슬라마바드 현지 시간) 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과 2차 종전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AP에 말했다. 하지만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미국과의 접촉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아라그치 장관이 24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오만 무스카트, 러시아 모스크바를 순방하는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만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논란이 된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사태 발발 이후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등 미 정관계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미국 연방 상원의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에 기반을 둔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올해 1분기(1~3월) 로비 자금으로 109만 달러(약 16억 원)를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보고서에 나온 로비 대상은 미국 상·하원 연방 의회뿐 아니라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농무부, 중소기업청 등 다양한 정부 기관을 포괄했다. 특히 미국 부통령과 백악관의 대통령 비서실도 로비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월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총리를 만나 쿠팡 이슈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밴스 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 사이에 오해를 가져오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이 쿠팡 측의 로비를 받고 난 뒤 이처럼 언급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쿠팡Inc는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로비 사안에 대해 “미국 중소기업, 대기업 및 농업 생산자들이 쿠팡의 디지털, 소매 및 물류 서비스를 더욱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와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을 통해 가능해진 미국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성장에 관한 논의”라고 설명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는 해군의 핵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존 펠런 해군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의 반복적인 충돌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달 2일에도 역시 헤그세스 장관과의 불화로 랜디 조지 전 육군참모총장이 경질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 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헤그세스, ‘황금 함대’ 계획 주도 해군장관 경질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 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헤그세스와 육군장관 갈등 격화 전망도 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관여하고 있으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이기도 한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 전 참모총장이 경질된 직후 헤그세스 장관이 조지 전 참모총장과 가까운 드리스컬 장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드리스컬 장관을 강하게 견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주도하는 해군의 핵심 고위 관계자 중 한 명인 존 펠런 해군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의 반복적인 충돌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이달 2일에도 역시 헤그세스 장관과의 불화로 랜디 조지 전 육군 참모총장이 경질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 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戰時)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헤그세스, ‘황금 함대’ 계획 주도 문민 해군 장관 해임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 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그세스와 육군장관 갈등 격화 전망도이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에 관여하고 있으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이기도 한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의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지 전 참모총장이 경질된 직후 헤그세스 장관이 조지 전 참모총장과 가까운 드리스컬 장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드리스컬 장관을 강하게 견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격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 주요 국가 등에서 ‘오토바이는 보행로로 다니지 않는다’는 상식이 교통 문화로 자리 잡는 데엔 각종 의무 교육과 자격시험이 큰 역할을 했다. 영국에서 배달용 오토바이로 흔히 사용되는 125cc 이하의 이륜차를 몰기 위해서는 ‘강제 기초 훈련(CBT)’을 이수하고 ‘DL196’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훈련은 총 5단계로 구성되며, 단순 이론이 아닌 실제 조작법과 도로 주행 능력을 꼼꼼히 평가한다. 면허는 2년마다 갱신해야 하며, 교육을 새로 받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돼 배달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박탈된다. 프랑스는 2024년 1월부터 모든 배달 플랫폼에 라이더 안전 교육과 장비 제공 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했다. 이를 어길 시 최고 37만5000유로(약 6억5000만 원)의 벌금을 물릴 만큼 제재 수위가 높다. 국내에서도 제도적 보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따라 올해 12월 3일부터 배달 플랫폼은 라이더와 계약하기 전 교통안전교육 이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법 시행을 앞두고도 실제 교육을 담당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이륜차 실습 시설은 경북 상주, 경기 화성, 강원 인제 등 전국 6곳에 불과하다. 연간 배달업 신규 종사자가 2만∼5만 명으로 추산되고 1곳당 연간 교육 인원이 100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센터 확충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전국에 최소 24곳 이상의 교육 센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우선 온라인 교육 과정과 기존 6개 실습장을 병행 운영할 방침이다. 이어 2031년까지 전국 24곳에 실습 교육장을 마련하고 전문 강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실질적인 운전 습관 교정을 위해 실습장 추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10일 휴전’이 발효된 지 나흘 만인 21일 이스라엘군 점령지를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점령지를 확대하며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는 것. 이에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레바논 정부가 23일 미 워싱턴에서 여는 평화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에도 역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미-이란 종전 협상이 결국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이스라엘 매체가 전했다.● 23일 이스라엘-레바논 평화 협상에 암운 21일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를 점령 중인 자국 군부대를 겨냥해 로켓, 무인기 등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로켓 발사 지점을 타격하고 드론이 국경을 넘기 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공격 사실을 확인하고 “휴전 협정 발효 후 이스라엘이 200차례 넘게 합의를 위반했다”며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대한 응징이며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헤즈볼라 정치위원회 소속 고위관계자인 와피끄 사파는 이날 미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만 지키는 일방적 휴전은 있을 수 없다”며 “헤즈볼라는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7일 레바논과의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군대를 철수시키지 않고, 레바논 남부의 점령지에 ‘옐로라인’을 설정했다. 그러고선 옐로라인에 헤즈볼라 대원 등이 접근할 경우 즉각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20일에도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헤즈볼라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 중재로 두 번째 평화 협상을 갖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헤즈볼라가 참여하지 않는 협상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점령지에서 철수하지 않는 것도 휴전과 평화 협상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점령 조치를 사실상의 침략을 통한 영토 확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와 회담 후 이스라엘을 향해 “영토 야욕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헤즈볼라의 휴전을 중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레바논 공습이 지속될 경우 유럽연합(EU)과 이스라엘의 협력 협정 중단이 “정당한 문제 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레바논 정부는 자체적으로 헤즈볼라를 무장해제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미국과 전쟁 재개 준비” 한편 이스라엘이 미-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이 2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안보 당국자는 칸에 “이란은 여러 목소리를 내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미 조율을 마쳤으며 즉각적으로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22일 열린 우수 장병 포상 행사에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며 강력하게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칸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휴전이 시작된 직후부터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중동 전역에서 훈련을 하는 등 전쟁 재개를 준비해 왔다. 또 최근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 전역의 국가 기간시설 및 에너지 기반 시설 타격을 포함한 공동 작전 계획과 타격 목표 리스트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농축 우라늄 포기에 합의하도록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부아앙∼!’ 13일 오후 7시 반경 서울 영등포시장사거리.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 사이로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파고들었다. 대각선으로 사거리를 가로지른 오토바이는 보행로 위로 거침없이 올라섰고, 행인은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물러섰다. 취재팀이 지켜본 1시간 동안 보행로를 주행한 오토바이는 17대에 달했다. 이곳은 경찰청이 지난달 16일부터 번호판 인식 단속 장치를 시범 설치해 이륜차의 보행로 통행을 단속한 전국 5곳 중 1곳이다. 단속 표지판이 무색하게 한 달간 이곳에서만 415건, 전국적으로는 978건이 적발됐다. ‘차는 찻길, 사람은 보행로’라는 수칙은 상식이고, 위반은 범칙금 4만 원에 벌점 10점이 부과되는 범법 행위다. 하지만 배달 산업이 커지고, ‘다들 어기니까’라는 방심이 겹치면서 보행로는 ‘무법 오토바이’의 무대가 됐다. 지난해 이륜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88명으로 전년보다 7.5% 늘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2549명을 기록하며 1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핵심 원인이 됐다. 동아일보는 교통기획 ‘로드 리부트: 사망 제로를 향해’를 통해 무너진 도로 위 질서를 점검한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느슨해진 안전 의식을 다시 습관으로 안착시키자는 취지다. 첫 회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오토바이의 보행로 통행 실태를 조명했다.오토바이, 인도 보행자 사이 ‘칼치기’… 시민들 “부딪힐까 겁나”로드 리부트: ‘사망 제로’를 향해 〈1〉 인도를 보행자에 돌려주자 폭 2m 길 보행자 어깨 스칠듯 질주… “속도 빨라 아이들 크게 다칠라 걱정”5곳 시범단속, 하루 32건꼴 적발보행로 인명사고 매년 200명 이상… “라이더 인식변화 교육 시급” 지적배민, 연 1만 명 라이더 안전교육“저기 좀 봐.” 1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사거리의 보행로에서 헬멧을 쓰던 배달 기사가 머리 위를 가리키며 동료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그가 가리킨 건 경찰이 설치한 ‘이륜차 보행로 통행 단속 장비’ 안내 표지판이었다. 잠시 표지판을 응시하던 운전자는 이내 오토바이에서 내려 차체에 몸을 기댄 채 천천히 건널목을 건넜다. 오토바이를 끌고 이동하는 이른바 ‘끌바’였다. 이날 취재팀이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목격한 18대의 오토바이 중 단속 장비를 의식해 끌바를 선택한 운전자는 그가 유일했다. 나머지 17대는 보행자 사이를 누비며 보행로를 차로처럼 질주했다.● 단속 비웃는 ‘보행로 폭주’, 1시간에 17대 주행이 사거리는 평소 오토바이 관련 사고와 보행로 통행 민원이 빗발치는 곳이다. 경찰청이 지난달 16일부터 번호판 인식 단속 장비를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인 전국 5개 거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의 실태는 ‘단속’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했다. 보행로를 침범한 이들은 대부분 배달용 스쿠터 운전자였다. 배달 시간을 단 몇 초라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였다. 차로와 보행로 경계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음식점까지 걸어가는 게 원칙이지만, 이들은 보행자의 어깨를 스칠 듯 지나쳐 가게 문 앞까지 오토바이를 몰았다. 현장에서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한 스쿠터는 가게에서 음식을 픽업한 뒤 폭 2m 남짓한 좁은 보행로를 20m 이상 주행해 도로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걷던 남성이 급히 멈춰 서며 아이를 자기 몸 뒤로 숨기기도 했다. 보행자의 등 뒤 사각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불쑥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앞에서 시민들은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회사원 허모 씨(39)는 “보행로나 건널목에서 오토바이가 옆을 지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속도도 빨라 어린아이들이 크게 다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러한 ‘무법 주행’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이곳 영등포시장 사거리에서만 총 415건의 보행로 통행이 적발됐다. 울산 중구 병영 사거리(457건)를 포함해 서울 중랑구 상봉역 앞 교차로(68건), 경기 수원시청 앞(19건) 등 전국 5개 지점의 전체 적발 건수는 978건에 달했다. 단속 장비가 번호판을 찍고 있는데도 하루 32건꼴로 위반이 이어진 셈이다.● 가중 처벌에도 사고 속출, ‘자토바이’ 사각도현행 도로교통법 제13조는 차량 운전자의 차도 통행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이를 어기고 보행로로 주행할 경우 벌점 10점에 범칙금 4만 원(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된다. 단순 법규 위반을 넘어 보행로에서 보행자와 충돌해 인명 피해를 내면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는다. 그런데도 보행로 위 인명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보행로에서 오토바이와 부딪혀 다친 사람은 최근 5년간 매년 200명 이상 발생했다. 2021년과 2022년, 그리고 지난해엔 각각 1명의 보행자가 오토바이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새로운 사각지대도 등장했다. 이른바 ‘자토바이’로 불리는 고출력 전기자전거다. 외형은 오토바이와 흡사하지만 번호판이 없어 현재의 지능형 단속 장비로는 적발이 불가능하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최고 속도가 시속 25km 미만인 기기는 자전거로 분류돼 번호판 부착이나 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 ● “단속은 임시방편, ‘기본’ 세우는 교육 시급” 경찰은 6월까지 주요 지점에서 번호 인식 장비로 오토바이의 보행로 통행 위반을 시범 단속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를 분석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2000명대 이하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오토바이의 보행로 침범을 비롯해 일상에서 당연시되는 위법 운전 습관이나 ‘빨리빨리’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단속만큼이나 운전자의 인식 변화를 위한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주재홍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실질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확충해 운전 습관 자체를 교정하는 교통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오토바이의 보행로 침범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경기 하남시에 ‘배민라이더스쿨’을 운영하며 지난해 5700명에 이어 올해 1만 명의 라이더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에는 보행로 주행의 위험을 경고하고, 실제 현장에서 끌바를 습관화하는 실습이 포함된다. 도로교통공단도 지난해 배달 플랫폼과 함께 소속 라이더 등 2만5260명을 대상으로 안전운전 교육을 진행했다. 14일 교육에 참여한 마모 씨(61)는 “범칙금을 낸 적이 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보행로 주행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10일 휴전’이 발효된 지 닷새 만인 21일 이스라엘군 점령지를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점령지를 확대하며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는 것. 이에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섰다.이에 따라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레바논 정부가 23일 워싱턴에서 여는 평화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에도 역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미-이란 종전 협상이 결국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이스라엘 매체가 전했다.● 23일 이스라엘-레바논 평화 협상에 암운이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를 점령 중인 자국 군부대를 겨냥해 로켓, 무인기 등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로켓 발사 지점을 타격하고 드론이 국경을 넘기 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주장했다.같은 날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공격 사실을 확인하고 “휴전 협정 발효 후 이스라엘이 200차례 넘게 합의를 위반했다”며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대한 응징이며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헤즈볼라 정치위원회 소속 고위관계자인 와피끄 사파는 21일 미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만 지키는 일방적 휴전은 있을 수 없다”며 “헤즈볼라는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은 17일 레바논과의 휴전이 발효된 후에도 군대를 철수시키지 않고, 레바논 남부의 점령지에 ‘옐로라인’을 설정했다. 그러고선 옐로라인에 헤즈볼라 대원 등이 접근할 경우 즉각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20일에도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헤즈볼라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이처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 중재로 두 번째 평화 협상을 갖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헤즈볼라가 참여하지 않는 협상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점령지에서 철수하지 않는 것도 휴전과 평화 협상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점령 조치를 사실상의 침략을 통한 영토 확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실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와 회담 후 이스라엘을 향해 “영토 야욕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헤즈볼라의 휴전을 중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레바논 공습이 지속될 경우 유럽연합(EU)과 이스라엘의 협력 협정 중단이 “정당한 문제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레바논 정부는 자체적으로 헤즈볼라를 무장해제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미국과 전쟁 재개 준비”한편 이스라엘이 미-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전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이 2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안보 당국자는 칸에 “이란은 여러 목소리를 내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미 조율을 마쳤으며 즉각적으로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22일 열린 우수 장병 포상행사에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며 강력하게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특히 칸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휴전이 시작된 직후부터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중동 전역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쟁 재개를 준비해왔다. 또 최근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 전역의 국가 기간시설 및 에너지 기반 시설 타격을 포함한 공동작전 계획과 타격 목표 리스트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칸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농축 우라늄 포기에 합의하도록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영국 찰스 3세 국왕(78)이 21일(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1926∼2022)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사랑하는 엄마(darling mama)는 영원히 우리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헌사를 바쳤다. 이날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찰스 3세는 “여왕은 영국과 영연방, 그 너머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주었다”며 “수십 년의 세월에도 그는 한결같고 굳건하게, 온전히 자신이 섬긴 국민에게 헌신했다”고 밝혔다. 1926년 4월 21일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는 1952년 26세에 즉위해 70년간 재임한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군주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는 암울했던 전후 시기 영국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던 화려한 젊은 군주에서 코로나19 기간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한 사랑받는 ‘국민의 할머니’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찰스 3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많은 일들이 어머니를 깊이 괴롭혔을 것”이라며 “그러나 선함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어머니의 믿음에서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들은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 현안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찰스 3세는 여왕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졌다”며 따뜻한 말과 미소로 기억될 거라고 했다. 또 여왕이 14세 무렵 첫 방송 연설에서 남긴 “내일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메시지를 인용하며 “그 믿음을 온 마음으로 공유한다”고 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영국 찰스 3세 국왕(78)이 21일(현지 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1926~2022)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사랑하는 엄마(darling mama)는 영원히 우리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헌사를 바쳤다.이날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찰스 3세는 “여왕은 영국과 영연방, 그 너머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주었다”며 “수십년의 세월에도 그는 한결 같고 굳건하게, 온전히 자신이 섬긴 국민에게 헌신했다”고 밝혔다.1926년 4월 21일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는 1952년 25세에 즉위해 70년간 재임한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군주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는 암울했던 전후 시기 영국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던 화려한 젊은 군주에서 코로나19 기간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한 사랑받는 ‘국민의 할머니’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찰스 3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많은 일들이 어머니를 깊이 괴롭혔을 것”이라며 “그러나 선함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어머니의 믿음에서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들은 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 현안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찰스 3세는 여왕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졌다”며 따뜻한 말과 미소로 기억될 거라고 했다. 또 여왕이 14살 무렵 첫 방송 연설에서 남긴 “내일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메시지를 인용하며 “그 믿음을 온 마음으로 공유한다”고 했다.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시회, 기념관 건립, 공식 전기 집필 등 다양한 추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왕실은 런던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 조성할 엘리자베스 2세 기념관의 최종 설계안을 공개했다. 기념관에는 젊은 시절 예복을 입은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을 담은 7.3m 높이의 청동상이 들어설 예정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쿠웨이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및 석유 제품 선적에 관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쿠웨이트 석유공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조선의 페르시아만 항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17일 계약사들에 서신을 통해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다고 전달했다. 다만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이 수입한 전체 원유 중 쿠웨이트산 비중은 8.5%로 사우디아라비아(33.6%), 미국(17%), 아랍에미리트(11.4%), 이라크(10.4%)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이런 가운데 재봉쇄 이전 가까스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한 척이 원유 100만 배럴을 싣고 한국을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 배럴은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약 280만 배럴)의 약 35%에 해당하는 양이다. 20일 선박 추적 플랫폼 머린트래픽에 따르면 몰타 국적의 원유 운반선 ‘오데사’호가 한국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다. 대산항 입항 예정일은 5월 8일이다. 머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국적 석유제품 운반선인 ‘나비그8 매캘리스터’호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항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 선박에는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가 약 6만 t 선적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이란이 이달 7일 합의했던 ‘2주 휴전’이 종료되는 21일(미 동부 시간 기준·이란 시간 기준 22일)을 앞두고 2차 종전 협상 개최를 타진하고 있다. 앞서 11, 12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종전 협상을 이끌었던 J D 밴스 미국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란은 20일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역(逆)봉쇄에 반발하며 “차기 협상을 위한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파키스탄 매체인 파키스탄옵서버는 이날 이란이 협상단을 21일 이슬라마바드로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도 이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협상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2차 협상 결렬 시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단 파키스탄의 중재로 막판 담판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개시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그는 20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밴스와 대표단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오늘 파키스탄에서 이란과의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일 정치매체 액시오스에도 “상황이 괜찮다. 합의의 큰 틀은 이미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에서 21일 이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란 당국은 2차 종전 협상 진행에 선을 긋고 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19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과거의 전철을 밟아 외교를 배신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도 20일 브리핑에서 2차 협상과 관련해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협상력 극대화를 위한 ‘벼랑 끝 전술’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등을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19일 중국을 출항해 이란으로 향하던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호가 미국의 정지 신호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발포한 뒤 나포했다. 미국이 13일 이 해협의 역봉쇄에 나선 후 이란 선박을 나포한 건 처음이다. 전날 이란이 이 해협을 지나려던 인도 선박 2척을 공격하자 그 보복으로 이란 선박을 타격한 것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쿠웨이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및 석유 제품 선적에 관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쿠웨이트 석유공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조선의 페르시아만 항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17일 계약사들에게 서신을 통해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다고 전달했다. 다만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수입한 전체 원유 중 쿠웨이트산 비중은 8.5%로 사우디아라비아(33.6%), 미국(17%), 아랍에미리트(11.4%), 이라크(10.4%)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이런 가운데 재봉쇄 이전 가까스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한 척이 원유 100만 배럴을 싣고 한국을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 배럴은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약 280만 배럴)의 약 35%에 해당하는 양이다.20일 선박 추적 플랫폼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몰타 국적의 원유 운반선 ‘오데사’호가 한국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다. 대산항 입항 예정일은 5월 8일이다. 수에즈막스(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유조선)급 선박인 오데사호에는 약 100만 배럴의 원유가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HD현대오일뱅크의 기존 장기계약에 따른 공급 물량으로, 대산항에는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시설이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 선박은 18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기 이전에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국적 석유제품 운반선인 ‘나비그8 맥앨리스터’호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항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 선박에는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가 약 6만 t 선적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8일 세계 주요 좌파 지도자들이 모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과 고관세 정책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의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온 주요국 좌파 성향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룰라 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우파 성향 정당들이 유럽의회 선거 등에서 약진한 2024년에 스페인과 브라질 주도로 결성됐고, 올해로 네 번째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이민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페트로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산체스 총리는 “우리는 다자주의 체제에 대한 공격과 국제법을 훼손하려는 반복적인 시도, 무력 사용이 위험할 정도로 일상화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보수 세력의 연대에 맞서 진보 세력이 결집할 것을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세계를 위협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대통령의 트윗을 접할 수는 없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쿠바에 대한 봉쇄를 중단하고 쿠바인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 현재 쿠바는 미국의 석유 제재 등으로 경제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 스페인, 멕시코 등 3개국은 쿠바 국민들이 겪는 인도주의 위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떤 정상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진 않았지만, 트럼프의 일방적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이 회의 분위기를 압도했다”고 진단했다. 유럽에서 얼마 남지 않은 좌파 지도자인 산체스 총리는 미-이란 전쟁을 “불법”이라고 비판하고, 미군의 스페인 군사기지 사용을 불허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했다. 중남미 역시 최근 보수 성향 지도자들이 속속 취임하는 가운데 룰라 대통령도 관세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두 정상 모두 차기 선거에서 우파 세력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17일(현지 시간)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의 판매를 한 달 더 허용키로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조치 등으로 원유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서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를 연장한 것. 이를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대주는 격이란 비판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해 다음 달 16일까지 판매를 승인하는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30일간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의 판매를 한시 승인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는 예정대로 19일에 만료되며, 러시아산 원유의 쿠바, 북한 거래는 금지된다. 앞서 15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 및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반면허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국제유가 불안이 계속되자 정책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의 제재 유예를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옵시디안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제재 전문가는 “이번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이를 안정시킬 수단이 거의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50일 넘게 이어지면서 전 세계 원유 시장에서 500억 달러(약 73조39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18일 전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망 회복이 전쟁 발발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8일 세계 주요 좌파 지도자들이 모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과 고관세 정책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의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온 주요국 좌파 성향 정상들이 대거 참여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룰라 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우파 성향 정당들이 유럽의회 선거 등에서 약진한 2024년에 스페인과 브라질 주도로 결성됐고, 올해로 네 번째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이민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산체스 총리는 “우리는 다자주의 체제에 대한 공격과 국제법을 훼손하려는 반복적인 시도, 무력사용이 위험할 정도로 일상화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보수 세력의 연대에 맞서 진보 세력이 결집할 것을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세계를 위협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대통령의 트윗을 접할 수 없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쿠바에 대한 봉쇄를 중단하고 쿠바인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해야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 현재 쿠바는 미국의 석유 제재 등으로 경제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 스페인, 멕시코 3개국은 쿠바 국민들이 겪는 인도주의 위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떤 정상도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진 않았지만, 트럼프의 일방적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이 회의 분위기를 압도했다”고 진단했다.유럽에서 얼마 남지 않은 좌파 지도자인 산체스 총리는 미-이란 전쟁을 “불법”이라고 비판하고, 미군의 스페인 군사기지 사용을 불허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충돌했다. 중남미 역시 최근 보수 성향 지도자들이 속속 취임하는 가운데 룰라 대통령도 관세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벌였다. 두 정상 모두 차기 선거에서 우파 세력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17일(현지 시간)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의 판매를 한 달 더 허용키로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조치 등으로 원유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서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를 연장한 것. 이를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대주는 격이란 비판도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해 다음 달 16일까지 판매를 승인하는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30일간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의 판매를 한시 승인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는 예정대로 19일에 만료되며, 러시아산 원유의 쿠바, 북한 거래는 금지된다.앞서 15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 및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반면허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국제유가 불안이 계속되자 정책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시장에선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의 제재 유예를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옵시디안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제재 전문가는 “이번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이를 안정시킬 수단이 거의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50일 넘게 이어지면서 전 세계 원유 시장에서 500억 달러(약 73조3900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18일 전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망 회복이 전쟁 발발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봉쇄를 돌파하려고 하지 말라.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은 나포 대상이 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 작전을 전개하면서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들에 무전으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15척 이상의 미 군함이 오만만과 아라비아해에 촘촘하게 배치된 상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시행 중인 미국은 이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또 이란 자금을 겨냥해 중국 등 제3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미국 주도 제재로 동결된 이란의 자금이 최대 10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차 제재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그 파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을 통해 임박한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美, 中은행 등 2차 제재 위협… 이란 돈줄 막기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 및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다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이달 11일까지 한 달간 현재 각국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와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어 이란산 원유도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판매를 허용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민감해진 트럼프 행정부가 다급하게 내놓은 조치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란이 전쟁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돈줄을 열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러-이란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는 더 이상 없다고 못 박으며 이란으로 향하는 돈줄을 확실히 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산 원유의 80∼90%가량을 수입해 온 중국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해협 봉쇄를 통해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가 중단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가 중국 압박 용도도 있음을 시사했다. 또 “중국 은행 2곳이 미 재무부로부터 서한을 받았다”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은 군사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 군은 전투 작전을 재개할 최상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미군 지휘관들이 이란 국기를 단 선박이나 이란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모든 선박을 적극 추적할 것”이라며 대이란 해상 봉쇄가 중동을 넘어 전 세계 해역에서 전개될 거라고 예고했다. ● 이란, 호르무즈 해협 ‘제한적 개방’ 美에 제안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일부 개방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적 개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충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가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해야 호르무즈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이 제안이 이란의 핵 포기와 더불어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 온 호르무즈 해협 관련 이견을 좁힐 수 있는 가시적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기본 합의에도 한발 다가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J D 밴스 부통령 등 미국 협상단은 이란, 중재국 파키스탄과 14일 계속 통화하면서 제안서 초안을 주고받았다. 미국 측 관계자는 “우리는 합의를 원한다. 그들(이란) 정부 내 일부도 합의를 원한다”며 “이제 관건은 이란 정부 전체가 합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동아일보가 만든 미니 히어로콘텐츠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에서 세계 에너지 질서를 뒤흔드는 이 바닷길의 모든 것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가기] 격동의 바다 호르무즈: 원유 동맥에서 전쟁 인질로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봉쇄를 돌파하려고 하지 말라.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은 나포 대상이 된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 작전을 전개하면서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들에 무전으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15척 이상의 미 군함이 오만만과 아라비아해에 촘촘하게 배치된 상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시행 중인 미국은 이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또 이란 자금을 겨냥해 중국 등 제3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미국 주도 제재로 동결된 이란의 자금이 최대 100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차 제재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그 파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을 통해 임박한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美, 中은행 등 2차 제재 위협… 이란 돈줄 막기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 및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다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이달 11일까지 한 달간 현재 각국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와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어 이란산 원유도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판매를 허용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민감해진 트럼프 행정부가 다급하게 내놓은 조치였다.하지만 이를 두고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이란이 전쟁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돈줄을 열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러-이란 원유에 대한 제재 유예는 더 이상 없다고 못 박으며 이란으로 향하는 돈줄을 확실히 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베선트 장관은 이란산 원유의 80~90%가량을 수입해 온 중국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해협 봉쇄를 통해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가 중단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가 중국 압박 용도도 있음을 시사했다. 또 “중국 은행 2곳이 미 재무부로부터 서한을 받았다”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이나 기업 등은 미국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 베선트 장관은 1년 넘게 이란 정부로 가는 자금을 차단하고 이슬람 혁명수비대 계좌를 추적해 왔다며 이를 이란에 대한 ‘경제적 분노 작전’이라고 명명했다.미국은 군사 압박도 이어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우리 군은 전투 작전을 재개할 최상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미군 지휘관들이 이란 국기를 단 선박이나 이란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모든 선박을 적극 추적할 것”이라며 대이란 해상봉쇄가 중동을 넘어 전세계 해역에서 전개될 거라고 예고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제한적 개방’ 美에 제안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일부 개방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적 개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충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가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다만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해야 호르무즈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이 제안이 이란의 핵 포기와 더불어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 온 호르무즈 해협 관련 이견을 좁힐 수 있는 가시적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기본 합의에도 한발 다가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J D 밴스 부통령 등 미국 협상단은 이란, 중재국 파키스탄과 14일 계속 통화하면서 제안서 초안을 주고받았다. 미국 측 관계자는 “우리는 합의를 원한다. 그들(이란) 정부 내 일부도 합의를 원한다”며 “이제 관건은 이란 정부 전체가 합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5일 브리핑에서 “합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협상 장소는 아마 지난번과 같은 장소(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휴전 기간 연장을 미국과 이란이 논의했다는 것과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리는 다시 그곳(파키스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신은 거기 머물러야 한다. 이틀 안에 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11, 12일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이 열렸던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체류 중인 이 기자에게 ‘이란과의 2차 종전 협상이 곧 열릴 것이니 당분간 더 머무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이달 말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14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달 말까지 이란과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20년이라는 기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사실상 이란의 영구적인 핵 포기를 요구했다. 또 “그들(이란)이 승리했다고 느끼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2차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이 이란 핵이며, 이란에 20년간 핵능력 폐기를 요구한 1차 협상 때보다 더 강하게 압박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란은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이 원하는 합의안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이란의 핵 포기가 ‘레드라인(red line·저지선)’, 이란에는 핵 프로그램 유지가 레드라인”이라며 양측이 눈높이를 맞추기 쉽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이란 국영 이르나통신에 따르면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우라늄 농축의 수준은 대화할 수 있지만 농축은 계속해야 한다”며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핵 영구 포기가 최대 쟁점 1차 협상 때 미국을 대표했던 J D 밴스 부통령 역시 이란의 핵이 핵심 문제라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14일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가 조지아주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아직 (이란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는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으로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작은 합의)’이 아닌 ‘그랜드바겐(일괄 합의)’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몇 년간 우라늄 농축 등을 포기하면 미국 또한 경제 제재를 완화해 주는 부분적·단기적 합의가 아니라 ‘이란의 완전한 핵 폐기’와 ‘대대적인 경제 지원’ 등을 일괄 교환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미다.‘그랜드바겐’은 그간 북한 핵문제의 해결법으로도 종종 거론된 바 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면 미국 또한 북한의 체제 인정 및 경제 지원을 해준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ABC방송 기자에게도 “앞으로 이틀 동안 놀라운 일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21일로 끝나는 ‘2주 휴전’을 연장하는 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재국 파키스탄은 ‘45일 휴전 연장안’을 미국과 이란에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등 미국의 경제 위기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발전소, 교량 등 이란의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반복하면서도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美 압박이 이란 핵 욕구 부추기는 역효과 우려” 미국은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 작전도 계속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작전 개시 후 첫 24시간 동안 이란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 가운데 미군의 봉쇄선을 뚫고 해협을 통과한 사례는 없었다고 14일 밝혔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도 다시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이란산 원유에 대한 판매를 허가했지만 이 허가가 종료되는 19일 이후에 다시 제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WP는 미군이 향후 며칠 내에 중동에 수천 명의 추가 병력 또한 파견할 예정이라고 15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핵 포기 압박 수위 강화, 호르무즈 해협의 역봉쇄,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부활, 추가 병력 파견 위협 등에 나선 것은 2차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동시에 이란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은 미국의 해협 봉쇄 조치 등에 군사 대응 등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군은 15일 “미국의 역봉쇄가 계속되면 홍해 무역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번 전쟁 발발 뒤 이란군이 홍해 봉쇄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