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제 공은 류현진(한화)에게 넘어갔다. 프로야구 한화는 18~19일 안방 대전에서 치른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 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동률임에도 원투펀치 폰세, 와이스가 삼성 타선에 도합 10이닝 11실점으로 무너진게 아쉬웠다. SSG와의 준PO에서도 1~3차전 선발을 모두 4회 전에 강판시킨 삼성 타선은 PO에서도 불붙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한화로서는 3차전 선발로 등판하는 류현진이 삼성의 기세를 꺾어줘야 한다.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에 나서는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류현진은 2007년 삼성과의 준PO에서 1승, 1홀드, 10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90으로 활약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다. 하지만 이 때 류현진이 받은 시리즈 MVP가 아직도 한화 선수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시리즈 MVP다. 그해 한화는 PO에서 두산에 3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후 류현진은 2013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전까지 ‘소년가장’이라 불리며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MLB 커리어를 마치고 지난해 12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서 류현진은 “최소 5강은 가야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팀은 8위에 그쳤고 류현진은 12월 영하의 날씨에 “5강에 못 들면 고참들과 서산 앞바다에 입수하겠다”던 개막 미디어데이 공약을 지켰다.18년 전 막내였던 류현진은 이제는 최고참으로 팀의 운명을 이끄는 진짜 가장이 돼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태려 한다. 한화는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까지 LG와 1위를 다투다 144경기 중 143번째 경기에서 SSG에 끝내기 홈런을 내주고 패하며 KS 직행이 무산됐다. 이 경기를 잡았다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0승에 도전할 수 있었던 류현진의 등판도 무산됐다.류현진은 PO 3차전에서 정규시즌에 다 채우지 못한 10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류현진이 맞대결 상대인 삼성 선발 후라도에게 열세다. 류현진은 올 시즌 삼성전에 2경기 등판해 10이닝 5실점(평균자책점 4.50)으로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실점을 대구에서 했다. 류현진은 4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4실점하며 중심타선 디아즈, 이재현에게 홈런도 맞았다. 이 두 선수는 SSG와의 준PO 4차전에서 8회 연속타자 홈런으로 삼성의 PO 진출을 이끈 삼성 타선의 핵이다.반대로 후라도는 리그 대표 ‘한나생(한화 나오면 생큐)’ 투수다. 올 시즌 한화전 2경기에서 14이닝1실점(평균자책점 0.64)으로 극강이었다. 후라도는 키움에서 뛰던 지난해에도 상대한 구단 중 한화전 성적(14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93)이 가장 좋았다. 최근 2년간 삼성전은 등판만 하면 기본 7이닝을 소화했다. 후라도는 가을야구 첫 선발승에 도전한다. 후라도는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NC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과 3분의2이닝 4실점했고, SSG와의 준PO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했다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준PO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정규시즌 15승(평균자책점 2.60) 투수의 면모를 되찾았으나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투수는 되진 못했다.PO 1차전을 놓친 삼성은 여전히 쉽지 않은 확률과 싸워야 한다. 이제껏 PO에서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준 경우는 18번 있었지만 1차전 승리 팀은 12번 시리즈의 최종 승자가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승 1패 동률이지만 흐름을 가져왔다. 프로야구 삼성이 정규시즌에서 33승을 합작한 한화 ‘원투펀치’ 폰세, 와이스를 연달아 두들기고 안방 대구로 돌아간다. 삼성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한화 선발 와이스를 4이닝 5실점으로 무너뜨리며 7-3으로 승리했다. 삼성 타선은 전날 1차전에서는 폰세를 상대로 6이닝 6득점(5자책)했다. 1차전에서 8-9로 석패했던 삼성이지만 이날은 선발 최원태의 7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앞세워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SSG와의 준PO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승을 따냈던 최원태는 이날도 91개의 투구 중 60구가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공격적 투구로 승리를 추가했다. 유일한 실점은 1회말 리베라토에게 내준 솔로포뿐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가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포스트시즌의 사나이’가 됐다”고 평했다.삼성은 0-1로 뒤진 3회초 와이스를 상대로 5안타를 집중시키며 단숨에 경기를 4-1로 뒤집었다. 4회 디아즈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난 삼성은 9회초 강민호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강민호는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PO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40세 2개월 1일)했다. 중심 타선에 위치한 디아즈와 김영웅이 모두 4타수 2안타 2타점씩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두 팀은 장소를 대구로 옮겨 21일 3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류현진, 삼성은 후라도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의 한국 무대 포스트시즌 등판은 미국 진출 전인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류현진은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상대로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APEC의 도시서 경주국제마라톤역대 최다인 1만5000명이 가을을 만끽하며 달린 2025 경주국제마라톤이 18일 열렸다. 신라 천년 고도(古都)를 달리는 경주국제마라톤은 올해 처음으로 ‘엘리트 라벨’ 대회로 열렸다. 엘리트 라벨은 세계육상연맹(WA)이 공인하는 마라톤 대회 중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의 대회로 국내에서는 이 대회가 유일하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에서는 퍼갈 커틴(아일랜드)이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회 첫 유럽 선수 우승이다.》퍼갈 커틴(27·아일랜드·사진)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독주 끝에 유럽 선수 최초로 경주국제마라톤 정상에 올랐다. 2007년부터 국제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마라톤 강국’ 케냐와 에티오피아 국적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건 커틴이 처음이다. 커틴은 18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국제 엘리트 남자부 풀코스(42.195km)에서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커틴은 레이스 시작 3분여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뒤 결승 테이프를 끊을 때까지 독주했다. 2023년 대회 우승자인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 이스마(27·에티오피아)가 2시간10분35초로 2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커틴은 올해 4월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2시간11분35초로 4위를 한 게 유일한 완주 기록이었다. 커틴은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피터 린치(28·아일랜드)가 3위를 할 당시 작성했던 아일랜드 남자 풀코스 기록(2시간9분36초)을 6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커틴은 “내가 개인 최고 기록이 좋지 않았던 선수이기 때문에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놀랐을 것”이라면서 “초반부터 홀로 앞서 나가면서 나도 놀랐다. 레이스 막판까지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 마라톤 때는 뒷심이 부족했었다는 커틴은 “오늘은 후반부 10km의 페이스가 좋아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커틴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경주국제마라톤에 참가했다. 그는 “LA 올림픽 마라톤 코스는 언덕이 많을 것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경주국제마라톤처럼 언덕이 많은 코스를 경험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커틴은 유럽에 비해 습한 한국 날씨와 시차 적응을 위해 대회 일주일 전에 한국에 왔다. 커틴은 “서울에서 강을 따라 뛰려고 한강 주변에 숙소를 잡았다. 매일 10∼20km를 (km당) 4분대 페이스로 가볍게 뛰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웃었다. 이날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커틴을 맞이한 사람은 아버지 노엘 씨(62)였다. 커틴은 미국 대학으로 육상 유학을 가기 전까지 아버지에게 지도를 받았다. 노엘 씨는 아일랜드에서 러닝 동호회를 운영 중이다. 아직 공식 후원사나 소속 팀이 없는 커틴은 이날 아버지가 운영하는 러닝 동호회의 이름이 새겨진 러닝복을 입고 뛰었다. 아버지는 아일랜드에 있는 가족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아들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커틴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만한 수준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커틴은 “(미국, 프랑스 등) 고산지대에서 훈련을 한 효과가 확실한 것 같다. 과거보다 호흡이 훨씬 편해졌다”면서 “앞으로 1분 정도는 기록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와 함께 올림픽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9월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 인증을 받은 올해 경주국제마라톤에는 역대 최다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해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레이스를 펼쳤다. 엘리트 라벨은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 등급으로 국내 엘리트 라벨 마라톤 대회는 경주국제마라톤이 유일하다.7번째 도전 끝에… 김학수 “첫 우승 꿈 이뤄 행복해요”여자부 윤은지 첫 도전서 정상마스터스 홍서린-김지호 1위“7번째 풀코스 도전 끝에 첫 우승의 꿈을 이뤄내 행복하다.” 김학수(32·삼성전자)는 18일 열린 2025 경주국제마라톤 국내 엘리트 남자부에서 2시간22분45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뒤 이렇게 말했다. 2016년 이 대회에서 2위를 했던 그는 9년 만에 선수 생활 내내 간절히 원했던 첫 우승을 달성했다. 김학수는 30km 지점부터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제치고 홀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허벅지 근육 경련을 참고 완주한 김학수는 “지난 3개월 동안 이 대회만 바라보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없다고 생각하며 달렸다”고 했다. 김학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내 엘리트 남자부 선수 10명 중 3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걸 꼭 이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달릴 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그게 나이와 상관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국내 엘리트 여자부에선 윤은지(26·김천시청)가 2시간52분19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500m와 5000m가 주 종목인 윤은지는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차오르는 순간이 다섯 번도 넘게 있었다. 나를 응원하는 팀원들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했다. 마스터스 풀코스 여자부에선 인천 세원고 생물교사 홍서린 씨(46)가 2시간47분11초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홍 씨는 9초 차로 개인 최고 기록(2시간47분2초) 경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친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고 싶다.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도 우승의 기쁨을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선 올해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우승자 김지호 씨(33)가 2시간25분52초의 기록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라’라는 말을 항상 가슴 속에 품고 달린다는 김 씨는 “서울마라톤에 이어 경주마라톤도 우승했다.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퍼갈 커틴(아일랜드)이 2025 경주국제마라톤에서 2시간7분54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경주국제마라톤이 국제 엘리트 대회로 치러진 2007년 이후 ‘마라톤 강국’ 케냐, 에티오피아 출신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건 커틴이 처음이다.커틴은 18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에서 레이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선두를 유지하며 가장 먼저 골인했다. 이스마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에티오피아)가 2시간10분35초로 2위에 자리했다. 3위는 2시간11분7초를 기록한 초게 레이먼드 킵춤바(케냐)다.이번 대회 전까지 커틴은 올해 4월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2시간11분35초로 4위에 오른 게 유일한 완주 기록이었다. 커틴은 뒤셀도르프 마라톤에서 피터 린치(아일랜드)가 3위를 할 당시 작성했던 아일랜드 남자 풀코스 기록(2시간9분36초)을 6개월 만에 새로 썼다.국내 엘리트 남자부에선 김학수(삼성전자)가 2시간22분45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선 윤은지(김천시청)가 2시간52분19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했다. 국내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김지호 씨가 2시간25분52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국내 마스터스 풀코스 여자부에선 홍서린 씨가 2시간47분11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경주국제마라톤은 국내 유일의 ‘엘리트 라벨’ 마라톤 대회다. 경주국제마라톤은 9월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 인증을 받았다. 엘리트 라벨은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 등급이다.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달리는 경주국제마라톤의 올해 대회엔 역대 최다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해 레이스를 펼쳤다. 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신라의 천년 고도’ 경북 경주의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달리는 2025 경주국제마라톤이 18일 오전 8시 스타트 총성을 울린다. 참가자들은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첨성대, 동궁과 월지, 대릉원, 천마총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연달아 나타나는 경주 시내를 돌아 다시 경주시민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코스를 달린다. 역대 최다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하는 올해 마스터스 부문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코스로 나뉘어 열린다.경주국제마라톤은 9월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 인증을 받았다. 엘리트 부문 참가 선수들의 기록과 상금 규모 등이 인증 기준을 충족하면서 국내 유일의 엘리트 라벨 마라톤 대회로 거듭났다. 엘리트 라벨은 플래티넘, 골드에 이어 세 번째 등급이다.경주국제마라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주역사유적지구를 지나는 코스에서 열려 ‘마라톤 관광’의 명소로 꼽힌다. 올해 대회에서는 하프코스 이상 참가자들의 에너지 보충을 돕는 간식에도 경주의 특색을 담았다. 15km 구간에선 경주의 명물인 찰보리빵이, 35km 구간을 지날 때는 경주 대표 특산물인 경주빵이 제공된다.11개국 31명이 참가하는 국제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2023년 경주국제마라톤 우승자인 이스마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우(27·에티오피아)가 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다그나체우는 2년 전 이 대회에서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에번스 킵코에치 코리르(38·케냐) 등을 제치고 풀코스 두 번째 완주 만에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다그나체우의 우승으로 직전 대회까지 이어져 온 케냐 국적 선수의 경주국제마라톤 연속 우승 기록이 ‘10연승’에서 멈췄다.지난해 다그나체우가 출전하지 않은 경주국제마라톤에서는 다시 케냐 선수인 실라 킵투(27)가 우승했다. 2년 만에 경주를 다시 찾은 다그나체우가 정상에 오르면 에티오피아 선수 최초의 대회 2회 우승자가 된다.다그나체우는 같은 국적의 베이 레미 두메차(30)와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두바이 마라톤에선 두메차가 2시간5분20초의 기록으로 2위를 기록해 6위로 골인한 다그나체우(2시간6분55초)에게 앞섰다. 두메차와 다그나체우 모두 두바이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마라톤 세계 최고 자리를 놓고 에티오피아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케냐의 베테랑 선수들도 우승을 노린다. 케냐의 베트 스탠리 키프로티치(39)는 2022년 대회 우승자 코리르(당시 35세)가 보유 중인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키프로티치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7분이다. 지난해 밀라노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2시간7분36초)을 작성하며 2위를 한 케냐의 초게 레이먼드 킵춤바(37)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킵춤바가 우승해도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이 된다. 채널A는 오전 7시 50분부터 대회를 생중계한다.“APEC 앞둔 경주, 세계가 함께 달립니다”주낙영 경주시장“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천년고도 경주를 세계가 함께 달립니다.”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사진)은 16일 “이번 경주국제마라톤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지구촌이 주목하는 국제도시 경주의 역동적인 현재를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시장은 “국내외 1만5000여 명의 선수와 마라톤 동호인들이 신라의 찬란한 역사와 가을의 정취가 어우러진 경주를 달리며, 스포츠와 문화, 세계가 하나 되는 감동의 레이스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경주국제마라톤은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엘리트 라벨(Elite Label)’ 인증을 받은 만큼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경기 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해외 엘리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올해 대회는 수준과 완성도 모두 최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대회는 APEC 정상회의를 불과 2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경주에 집중될 것”이라며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한 참가자들을 통해 경주가 ‘세계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끝으로 주 시장은 “경주국제마라톤은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도시 축제이자, 세계와 연결되는 문화의 장”이라며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와 함께 경주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잇는 평화와 교류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안전하고 품격 있는 마라톤대회 최선”양순봉 경주경찰서장“세계의 눈과 귀가 경주로 집중되는 만큼 차질 없이 대회가 잘 마무리되도록 하겠습니다.”양순봉 경주경찰서장(사진)은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경주국제마라톤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동료 경찰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양 서장은 “경주 시민들과 자원봉사자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안전하고 품격 높은 대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대회 당일 참가자들이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최근 마라톤 코스 전 구간을 직접 점검하고, 모의훈련을 실시해 돌발 상황 대응 능력을 높였다. 양 서장은 “대회 사전 안내와 우회 도로 확보에 주력해 시민뿐만 아니라 당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18일 열리는 대회에는 경주경찰서 경찰관 104명과 경주시청 직원 280명, 모범운전자 33명 등 총 417명의 안전요원이 투입된다. 이들은 도로 통제 구간을 안내하며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대회 하루 전에는 코스를 재점검하고 불법 주정차 차량을 이동시킬 예정이다.양 서장은 “최근 달리기 열풍 속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록보다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평소 본인의 페이스에 맞춰 달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회 당일 교통 통제에 시민들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비싸게 얻은 경험이다.”프로야구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1일 SSG와의 방문경기에서 5-2로 앞선 9회말 홈런 두 방을 내주며 5-6 역전패를 허용했다. 그러면서 33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꿈꾸던 한화의 희망도 산산조각이 났다. 마무리 투수를 맡은 첫해부터 세이브 2위(33세이브)에 오르고도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비싼 ‘세금’을 낸 김서현은 17일 시작되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세금 환급’을 노린다.김서현은 올해 삼성전에 8번 등판해 8과 3분의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삼진을 6개 잡았다. 삼성은 김서현이 올 시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피안타 2개도 모두 단타였다.김서현에게 이번 PO는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다시 잡을 수 있는 두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다. 김서현은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자신 있게 내 공만 던지면 된다. 내가 할 것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서현이가 그 경험으로 더 강해져 한화를 우승 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반기에 1.55였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에 5.68까지 치솟은 김서현은 보름 넘게 휴식을 취해 구위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다만 멘털을 뒤흔드는 ‘한 방’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 정규시즌 홈런 1위(161개) 팀 삼성은 ‘가을 야구’에서도 승부처마다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SSG와의 준PO 4차전 승리를 결정지은 것도 ‘약속의 8회’에 터진 홈런 두 방이었다.더욱이 삼성은 8회만 넘기면 9회에는 베테랑 마무리 김재윤(35)이 올라온다. 김재윤은 준PO 네 경기에 모두 등판해 4이닝 동안 피안타가 1개도 없는 ‘언터처블’ 모드다. 김재윤은 정규시즌 때는 부침을 겪어 5∼7월에는 이호성(21)에게 마무리 투수 역할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이후 8세이브를 몰아 올리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KT 시절이던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은 경험도 있다.17일 정규시즌 2위 한화의 안방 대전에서 시작되는 PO 1차전에 한화는 폰세(31), 삼성은 가라비토(30)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두 투수는 정규시즌 때 상대 팀에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LA 다저스의 유일한 단점은 느슨한 불펜이다. 하지만 밀워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챔피언결정전(CS·7전 4승제)에서는 단점을 드러낼 틈이 없다.다저스는 15일 방문경기로 열린 밀워키와의 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일본인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9이닝 3피안타 1실점 완투를 앞세워 5-1로 승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MLB 역대 투수 최고 계약(12년 3억2500만 달러)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야마모토의 빅리그 첫 완투였다. 일본 선수의 MLB 포스트시즌 첫 완투이기도 하다.야마모토는 7월 8일 밀워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채 1이닝도 버티지 못한 채 5실점(3자책) 후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자신의 빅리그 최소 이닝 경기였다. 하지만 약 3개월 만에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인 9이닝을 소화하며 빚을 갚았다. 1회말 선두 타자 잭슨 추리오에게 선제 홈런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았다. 이날 성적은 9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이다.다저스는 전날 1차전에서도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2-1로 승리했다. 9회에만 불펜 투수 2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투수 두 명이 연속 8이닝 이상을 던진 건 2010년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 팀 린스컴 이후 15년 만이다.적진에서 2승을 선점한 다저스는 안방인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17일 3차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빙속 여제’ 이상화(36·은퇴)도 예상하지 못한 빠른 성장이다.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뉴페이스’ 이나현(20)이 ‘차세대 빙속 여제’로 자리매김했던 김민선(26)을 넘어섰다. 이나현은 15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500m 2차 대회에서 38초52의 기록으로 1위를 했다. 대회 첫날인 13일 500m 1차 레이스에서도 혼자 38초대(38초72)를 타며 1위를 했던 이나현은 이틀 전보다 0.2초를 단축해 500m 우승을 확정했다. 이나현은 14일 여자 1000m에서도 1분17초76으로 우승하는 등 이번 대회 여자 500m와 1000m를 모두 석권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등다음 시즌 국제 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을 겸해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500m 레이스를 두 번 진행한 뒤 더 좋은 기록을 공식 기록으로 채택한다. 1차 대회 때 4위(39초44)에 그쳤던 김민선은 2차 대회에서는 순위를 2위(39초08)까지 끌어올렸지만 승부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이상화가 2018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후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500m에서 김민선이 아닌 다른 선수가 우승한 건 이나현이 처음이다. 이상화가 자신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직접 지목했던 김민선은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1위를 독식해 왔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나현은 이번 대회 500m는 물론이고 1000m에서도 김민선을 앞섰다. 이상화가 선수 생활을 할 때만 해도 그는 이나현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평창 올림픽이 열렸을 때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이나현은 그해 호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취미반과 선수반을 넘나들며 배우던 스케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2∼2023시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어 대표팀 2년 차이던 202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37초34로 500m 여자 세계 주니어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 선수가 500m 주니어 세계기록을 쓴 건 이상화, 김민선에 이어 이나현이 세 번째였다. 이나현은 2024시즌부터는 김민선과 함께 대표 선발전에서 38초대를 끊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국제 종합대회 데뷔전으로 치른 올 2월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100m에서 김민선을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땄다. 다만 그때도 500m 최강자이던 김민선을 따라잡는 건 먼 일 같았다. 그런데 이나현은 이달 1일 공인기록회 때 38초28로 김민선(38초99)을 추월하더니 정식 선발전에서 확실히 순위를 굳혔다. ‘김민선을 넘어섰다’는 평가에 이나현은 “아직 시즌 첫 경기이기 때문에 넘어섰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언니는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며 “선발전 1위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천천히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비시즌 근력운동을 ‘울면서’ 했던 이나현은 “겨울에 웃기 위해 여름에 많이 울었다”며 “확실히 선발전을 치르고 나니 시즌이 시작됐다는 느낌이 난다. 정말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상화를 롤모델이라는 이나현은 내년 올림픽에 대해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색깔에 관계없이 어떤 메달이라도 땄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위기의 8회’를 넘어 ‘약속의 8회’를 만들었다. 삼성은 14일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에서 8회말 터진 홈런 두 방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2승 1패로 앞서던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2년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은 17일부터 정규시즌 2위로 한화를 상대로 5전 3승제의 PO를 치른다. 양팀 모두에 8회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삼성 선발투수 후라도가 2-0으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가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SSG 8번 타자 정준재가 바뀐 투수 김태훈에게 볼넷을 얻어냈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승현이 대타 오태곤, 1번 타자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승부는 2-2 동점이 됐다. 특히 박성한의 동점 2루타 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의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SSG는 무사 주자 3루의 역전 기회까지 이어 갔다. 하지만 삼성은 무사 3루의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루키’ 배찬승이 삼진 두 개를 잡으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호성이 1∼3차전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던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홈런포를 앞세워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2사 후 구자욱이 볼넷을 얻어 나가자 정규시즌 홈런왕(50개) 디아즈가 이로운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후속 타자 이재현도 이로운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 삼성의 장타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위기에서 (배)찬승이, (이)호성이 젊은 선수들이 너무 잘 던져줘서 팀도 살렸고, 나도 살렸다”고 말했다.대구=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제가 조언을 하나 한다면 ‘테니스를 사랑해야 한다’는 건데 여러분 눈빛을 보니 이미 다들 잘하고 있네요.” 남자 프로테니스 최초로 메이저대회 20승을 달성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4·스위스·은퇴)가 은퇴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해 한국 유소년 선수들을 만났다. 페더러는 13일 후원사 유니클로의 미래 세대 육성 지원 프로그램인 ‘로저 페더러와 함께하는 세계여행’ 행사 차 방한했다. 페더러의 한국 방문은 피트 샘프러스(54·미국·은퇴)와 특별 경기를 치렀던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초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행사는 궂은 날씨 때문에 실내 특설코트에서 열렸다. 페더러가 재킷을 벗고 특유의 ‘한 손 백핸드’ 시범을 보이자 코트는 한순간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지칠 때는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5세트를 치러야 하는데 경기 시작 1시간 30분 만에 ‘너무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런데 한 20분 있다가 갑자기 괜찮아졌다. 힘든 순간에도 버티는 게 중요하다”며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건넸다. ‘경기 중 기본적인 실수가 쏟아질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도 페더러는 “그런 것도 경기의 일부이고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늘 위너나 좋은 샷만 칠 수는 없다. 실수를 받아들이고 거기서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시작부터 역풍이었다. 바람 방향을 바꾼 선수는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 칼 롤리(29·시애틀·60홈런)였다. 시애틀은 이후 순풍을 타면서 AL 챔피언결정전(CS·7전 4승제)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시애틀은 13일 토론토 방문경기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ALCS 1차전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시애틀은 이틀 전 안방에서 열린 AL 디비전시리즈(DS)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5회 승부 끝에 ALCS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고는 토론토까지 3300km를 이동한 뒤 이날 경기에 나섰다. 반면 토론토는 ALDS 네 경기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34점(평균 8.5점)을 뽑아낸 불방망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토론토가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이유다. 토론토 1번 타자 조지 스프링어(36)가 1회말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을 때릴 때만 해도 예상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사흘 휴식 후 선발 등판한 시애틀의 브라이스 밀러(27)는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버텼다. 문제는 시애틀 타선도 6회초 2사까지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2번 타자 롤리가 상대 선발 투수 케빈 고즈먼(34)의 스플리터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1점)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어진 6회초 2사 2루 기회에서 4번 타자 호르헤 폴랑코(32)가 좌전 안타를 치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시애틀은 8회초에도 폴랑코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시애틀은 MLB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진출 경험이 없다. 시애틀이 이번 ALCS에서 승리하면 1977년 창단 이후 4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르게 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기대주 임종언(18·노원고)이 시니어 데뷔 무대인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임종언, 황대헌(26), 이준서(25), 신동민(29)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13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대회 5000m 계주 결선에서 6분50초78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6분51초160)과 이탈리아(7분03초224)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임종언은 류사오앙(중국)의 추격을 여유롭게 따돌리고 피날레를 장식했다. 전날 남자 1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임종언은 이날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생애 첫 월드투어에서 2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임종언은 경기 후 “계주 금메달이 믿기지 않는다. 가족 같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언은 앞서 열린 남자 1000m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임종언은 경기 막판까지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바퀴에서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시겔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임종언은 “내가 1위라고 생각했다. 금메달을 따려면 더 완벽한 레이스를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시니어 데뷔전부터 금 2, 은메달 1개를 딴 임종언에 대해 직전 시즌 월드투어 종합 1위를 차지한 윌리엄 단지누(24·캐나다)도 좋은 평가를 했다. 매 시즌 한국 선수들과 종합우승을 다퉈온 단지누는 “지난해 주니어 무대에서 뛰는 걸 봤는데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만 통과하면 위협적인 존재가 되겠구나 싶었다. 생각보다도 훨씬 잘한다”고 말했다. 단지누는 전날 남자 500m 1위에 올랐으나 1500, 1000m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에 승리가 필요한 순간에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있었다.원태인이 13일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5전 3승제로 치른 준PO에서 1승 1패로 맞선 뒤 3차전을 치른 경우는 총 7번 있었는데 7번 모두 3차전 승리 팀이 시리즈를 가져갔다. 과거 기록으로 보면 원태인의 호투가 삼성에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진출 확률 100%를 안긴 것이다. 이번 가을 원태인은 삼성의 필승 카드다. 삼성은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정규시즌 동안 팀에서 가장 많은 승리(15승)를 거둔 1선발 후라도를 내고도 1-4로 패했다. 하지만 원태인이 2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1안타 만으로도 3-0으로 승리, 준PO에 진출했다.준PO 1차전에서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로 5-2로 승리한 삼성은 2차전 9회말 3-3 동점 상황에서 후라도를 마무리 투수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3-4로 패하고 말았다. 결국 또 다시 원태인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리게 됐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와일드카드에서도 잘 던졌다. 최소 6이닝은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원태인은 사령탑의 6이닝 희망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더 얹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고 투구수 105개를 기록한 뒤에야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4회 2사 후 최지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하지만 리그 장타율 1위팀인 삼성 타선은 3회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회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김성윤의 내야안타 때 SSG 2루수 안상현이 1루 송구 실책을 저지른 사이 삼성은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삼성은 이어 구자욱의 적시 2루타로 3-0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5회 두 점을 추가했다.올 시즌 SSG의 1선발 역할을 맡았으나 장염으로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이 이날까지 밀린 앤더슨은 1, 2회를 삼자 범퇴로 출발했다. 특히 2회는 삼성의 김영웅, 이재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정규시즌 245삼진을 잡아낸 클래스를 과시하는 듯 했다. 하지만 3회 3점을 내주며 조기 강판됐다.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1위 SSG는 4회부터 불펜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삼성은 5회 SSG의 필승조 불펜 이로운에게만 2루타 세 개를 뽑아내며 점수차를 5-1까지 벌렸다. SSG는 9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고명준이 삼성 루키 배찬승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렸지만 이후 마운드를 이어받은 마무리 김재윤에게 막혀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고명준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삼성은 후라도를 선발로 내세워 시리즈 마침표 찍기에 나선다. SSG는 원조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해 0%의 확률 깨기에 도전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임종언(18·노원고)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시니어 첫 대회를 금메달2, 은메달 1개로 마쳤다. 임종언은 13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 남자 1000m에서 은메달,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전날 시니어 데뷔전이었던 1500m에서 압도적 스퍼트로 금메달을 딴 임종언은 이번 대회를 메달 3개로 마쳤다. 임종언은 1500m 결선에서 압도적인 막판 스퍼트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25~2026시즌 첫 월드투어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지난 4월 열린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한 황대헌(26·강원도청)을 제치고 깜짝 1위를 차지한 임종언은 시니어 국제무대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선발전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임종언은 이날 1000m에서도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2위권과 거리를 넓혀가며 2관왕을 향해 순항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시겔(26)에게 추월을 허용, 레이스를 2위로 마쳤다. 3위는 중국의 류샤오앙(27)이 차지했다.임종언은 “나에게도 또 한번의 완벽한 레이스였다. 올 시즌이 재밌을 것같다. (1위가) 나라고 생각했는데 금메달을 따려면 더 완벽한 레이스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임종언은 이어 치른 50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중국의 류샤오앙과 선두 싸움 끝 금메달을 지켰다. 임종언은 “계주 금메달을 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가족 같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대회는 직전 시즌 월드투어 종합 1위를 차지한 윌리엄 단지누(24·캐나다)의 안방에서 열렸다. 단지누는 전날 남자 500m 1위에 오르며 단거리 최강자 타이틀을 지켰다. 1500m는 준결선에서 탈락한 단지누는 1000m에서 임종언과 메달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선에서 탈락했다. 다만 매 시즌 한국 선수들과 종합우승을 다퉈온 단지누 역시 임종언의 활약을 눈여겨보고 있다. 단지누는 임종언에 대해 “정말 놀라운 선수다. 나도 저렇게 부드럽게 스케이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지난 해 주니어 무대에서 뛰는 걸 봤는데 국가대표 선발전만 통과하면 위협적인 존재가 되겠구나 싶었다. 잘하는 건 알고있었는데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잘한다. 박수받을 만 하다”고 평했다.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는 다음 주에도 몬트리올에서 이어진다. 임종언은 올 시즌 단지누, 쏜룽(25·중국), 시겔 등과 ISU 쇼트트랙 종합 1위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다툴 예정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마스터스 러너들의 가을 축제인 2025 서울달리기(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2일 역대 최다인 1만2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를 출발해 동대문역, 숭례문 등을 거쳐 청계천 옆 무교로로 골인하는 코스에서 치러졌다. 서울달리기는 하프코스와 11km 코스로 나뉘어 열린다. 올해 대회는 전체 참가자 중 하프코스 참가자가 9100여 명으로 역대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특히 하프코스는 여성 참가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날 하프코스를 처음 완주한 이수민 씨(26·여)는 “늘 10km만 뛰었는데 나를 러닝에 입문하게 한 친구가 ‘최고는 서울달리기다. 하프코스 데뷔를 강렬하게 해봐라’라고 추천해 참가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20km 이상 긴 거리를 뛴 건 오늘이 처음인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김소정 씨(43·여)도 “주위에 하프코스를 뛰는 분들이 많아서 나도 덩달아 하프코스에 도전하게 됐다. 첫 도전이어서 걱정했는데 무사히 완주해 기쁘다”고 말했다.올해 대회에는 지난해까지 레이스 초반에 포함됐던 경복궁 담벼락을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제외됐다. 세종대로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오르막을 뛰는 대신 종로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곧장 진입하는 코스로 바뀌었다. 과거보다 평탄해진 코스로 초반 페이스 조절이 한결 쉬워지면서 개인 최고기록(PB)을 경신한 러너도 많이 나왔다. 러닝 크리에이터 ‘임바’로 알려진 유문진 씨(35)는 역대 개인 최고 기록인 1시간10분24초로 하프코스 남자부 5위에 올랐다. 유 씨는 “(하프코스와 11km 코스) 참가자들끼리 주로가 겹치지 않도록 대회가 진행돼 좋았다. 도심 한가운데를 달리며 주위 풍경을 마음껏 즐기며 뛸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생활 20년 차로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영국인 숀 블레이클리 씨(45)도 이날 11km 코스에 참가해 개인 최고 기록(43분40초)을 세웠다.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이번이 두 번째 서울달리기 참가였다. 블레이클리 씨는 “체감상으로는 지난번(2023년)보다 더 힘들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보다(웃음). 오늘 대회에 함께 참가한 유치웅 코치 덕에 기록을 많이 줄였다”고 했다. 유 코치는 이날 1시간9분28초의 기록으로 하프코스 남자부 2위로 골인했다. ‘펀런’(즐겁게 달리기)을 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러닝크루에서 만나 결혼을 약속한 김성혁(33), 조혜원(32) 씨는 결혼식 날짜가 적힌 풍선을 들고 달렸다. 예비 신부 조 씨는 면사포도 썼다. 조 씨는 “달리면서 (결혼)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아서 잘 살 것 같다”고 했다. 김찬우 씨(34)는 29개월 된 쌍둥이 라온, 하온 양을 유아차에 태우고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김 씨가 10km 지점을 통과할 때부터 잠이 든 아이들은 아빠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꿈나라에 빠져 있었다. 최연소 참가자 노현진 군(11)과 최고령 참가자 권오갑 HD현대 회장(74)도 11km를 완주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내 한계를 넘어섰다는 성취감이 크다.” 박현준 씨(41)는 12일 2025 서울달리기 하프코스 남자부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도로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1분 가까이 줄인 1시간7분5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박 씨는 “올해 목표였던 하프코스 1시간7분대 진입을 달성해 너무 만족스럽다. 앞으로 더는 기록을 단축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대장암 수술을 받은 박 씨는 수술 후 채 2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9월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 남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었다. 아직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가 아닌 박 씨는 “걷기부터 시작한 2023년엔 ‘나도 예전처럼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꾸준히 노력했고, 지금은 잘 달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하프코스 여자부에서는 최미경 씨(45)가 1시간22분41초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최 씨의 기록은 지난해보다 1분30초 이상 떨어진다. 양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통증을 안고 레이스를 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나만의 속도로 달리며 우승까지 해 더 의미가 크다. (부상 전처럼) 빨리 뛸 수 없어서 함께 훈련하던 러닝크루에서 나와 6개월 동안 혼자 훈련했다”고 말했다.11km 코스 남자부에서는 김민준 씨(42)가 33분4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인 김 씨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14년 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현재 그는 선수 컨디셔닝 관리숍을 운영 중이다. 그의 고객 중엔 유명 러닝 크리에이터인 ‘스톤’ 원형석 씨(31)가 있다. 이 때문에 김 씨는 마스터스 러너들 사이에서 ‘스톤의 마사지 선생님’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김 씨가 각종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지금은 ‘스톤만큼 잘 뛰는 마스터스 러너’라는 말을 듣고 있다. 김 씨는 “다시 달리다 보니 과거에 나를 괴롭혔던 스트레스가 풀리더라”라며 웃었다. 김 씨는 18일 열리는 2025 경주국제마라톤에선 풀코스에 도전한다. 11km 코스 여자부에선 러닝 코치 박유진 씨(34)가 39분2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마스터스 러너의 축제인 2025 서울달리기(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2일 열렸다. 올해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1만2800여명이 참가했다.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를 출발한 참가자들은 동대문, 남대문 등을 거쳐 서울광장 옆 무교로로 골인했다. 서울달리기는 하프코스와 11km 코스 두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올해는 전체 참가자 중 하프코스 참가자가 9100여명에 달했다. 특히 하프코스 여성 참가자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이날 하프코스를 처음 뛰었다는 이수민 씨(26)는 “늘 10km만 뛰었는데 나를 러닝에 입문하게 한 친구가 ‘최고는 서울달리기다. 첫 하프코스 데뷔를 강렬하게 해봐라’라고 추천해 줘서 도전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 씨는 자신에게 서울달리기 참가를 추천한 친구가 최근 아킬레스건을 다쳐 이번 대회에 홀로 참가했다. 이 씨는 “평소에는 갑천(대전)을 혼자 뛴다. 11km 이상을 뛴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힘이 났다”고 했다. 데이터사이언스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그는 “내게는 올해 가장 큰 목표였던 대회다. 이제는 다시 연구하러 가야 한다”라며 웃었다.김소정 씨(43)도 이날 처음으로 하프코스에 도전해 완주에 성공했다. 김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하프코스를 많이 뛰어서 나도 덩달아 뛰게 됐다. 첫 도전이어서 어렵긴 했는데 완주해서 기쁘다”고 했다. 김 씨는 “대회가 질서정연하게 진행돼 좋았다. 앞으로 풀코스에도 도전할 생각인데 그때도 완주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지난해 대회까지 레이스 초반에 포함됐던 광화문∼청와대를 지나 경복궁 담벼락을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사라졌다. 2022년 대회 때부터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이 코스는 서울의 역사와 현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경복궁 인근 진입 때 도로 폭이 좁아져 병목현상이 발생하곤 했다. 부상 위험이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기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올해부터는 레이스 출발 후 청와대로 향하는 오르막을 뛰는 대신 종로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곧장 진입한다. 오르막 없는 평탄한 코스라 초반 페이스 조절이 더 쉬워졌다. 러너들에게는 개인 최고기록(PB) 경신을 노릴 기회였던 셈이다.러닝 크리에이터 ‘임바’로 알려진 유문진 씨(35)는 개인 최고기록인 1시간10분24초로 완주해 하프코스 남자부 5위에 자리했다. 유 씨는 “(11km와 하프 코스의) 주로가 겹치지 않아서 달리기 좋았다. 오히려 도심 한 가운데를 달리며 주위 풍경을 더 넓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한국 생활 20년 차인 영국인 션 블레이클리 씨(45)도 이날 11km를 개인 최고기록으로 완주했다.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며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2년 전 서울달리기 이후 두 번째 참가다. 블레이클리 씨는 “코스가 평탄해졌다고 들었는데 체감상으로는 지난번보다 오르막 구간이 더 힘들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보다(웃음). 그래도 오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에 함께 참가한 유치웅 코치 덕에 기록을 많이 줄였다. (하프코스에 참가한) 유 코치가 반대쪽에서 나를 지나쳐 갔다. 1위로 달리고 있더라. 그가 오늘 1위를 할 것 같다”고 했다. 블레이클리 씨의 코치 유 씨는 이날 1분9분28초의 기록으로 하프코스 남자부 2위로 골인했다.블레이클리 씨는 이날 결승선에서 롭 윌킨슨 씨(40)와 함께 ‘인증 샷’을 남겼다. 윌킨슨 씨는 한국 생활 6년 차로 주한영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윌킨슨 씨가 “두 아이 피비(9), 마가리타(5)에게 보여주기 위해 뛰었다”고 하자 블레이클리 씨 역시 “저도 해리(6), 레오(5)를 위해 뛰었다”며 웃었다. 서울달리기는 서울 도심을 달리며 풍경을 즐기는 ‘펀런’으로도 많은 러너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러닝크루에서 만나 결혼을 약속한 김성혁(33), 조혜원(32) 씨는 결혼 기념 풍선을 들고 뛰었다. 예비 신부 조 씨는 머리에 면사포도 썼다. 다른 러너들은 이들을 보고 “축하한다”는 인사를 남겼다. 내년 3월 결혼식을 앞둔 조 씨는 “달리면서 (결혼)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아서 잘 살 것 같다”고 했다. 김 씨도 “‘감사합니다’라고 계속 외치다보니 힘이 들었다”며 웃었다.한성대에서 관광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원린지 씨도 지난해부터 1997년생으로 구성된 러닝크루인 ‘소란스런’에서 달리기 시작해 올해까지 2년 연속 서울달리기 하프코스를 뛰었다. 베트남 출신으로 이날 베트남 국기 모양의 머리핀을 달고 뛴 원 씨는 “97년생 소띠들이 모인 러닝크루 친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같이 고깃집에 가서 단백질 보충을 하기로 했다”며 웃었다.울산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며 한국에 3년째 거주 중인 아메리제 파운쿠마르 씨(31·남아프리카공화국)는 11km 레이스 완주 후 결승선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파운쿠마르 씨는 “울산, 포항 쪽 대회만 나갔었는데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와보고 싶어서 참가했다”고 했다. 파운쿠마르 씨는 “뛰면서 주위 풍경을 둘러보는 걸 좋아한다. 서울달리기를 하면서 이미 서울 관광을 다 한 것 같은 기분”이라며 웃었다.유아차를 밀며 달리는 ‘캥거루 크루’의 아버지들도 아이들과 함께 레이스를 완주했다. 김찬우 씨(34)는 29개월 된 쌍둥이 라온, 하온 양을 유아차에 태우고 하프코스에 출전했다. 김 씨가 10km 구간을 통과할 때부터 잠에 들었다는 아이들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눈을 뜨지 못했다.같은 크루의 조충훈 씨(39)도 이날 둘째 하윤 양을 유아차에 태우고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조 씨는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부터 첫째와 뛰기 시작했다. 혼자 뛸 때는 가볍게 뛰다가 아이랑 같이 뛰면서 본격적으로 달렸다”고 했다. 2년 전 서울달리기에서는 첫째 가윤 양(6)을 태우고 완주했던 조 씨는 이번 대회엔 둘째와 함께 했다. 아내 이민정 씨(36)는 첫째 가윤 양과 함께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조 씨를 반겼다.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였던 권오갑 HD현대 회장(74)은 11km 코스를 1시간27분5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혜성(26·LA 다저스)이 생애 처음 출전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연장 끝내기 득점을 만들어내며 팀의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다저스의 NL 디비전시리즈(DS) 4차전. 김혜성은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이후 안타를 치고 출루한 토미 에드먼의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혜성은 앞선 와일드카드결정전 2경기와 NL 디비전시리즈 3경기를 모두 벤치에서만 보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6명의 선수 중 벤치만 덥힌 유일한 선수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한 점 승부로 펼쳐진 경기 후반이 되자 마침내 김혜성을 호출했다. 김혜성은 2사 후 맥스 먼시의 중전 안타 때 3루에 안착했다. 이어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필라델피아의 5번째 투수 오라이언 커커링에게 볼넷을 얻어내 2사 만루 기회가 됐다. 끝내기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9번 타자 앤디 파헤스가 친 타구는 커커링 쪽으로 힘없이 흘렀다. 하지만 당황한 커커링이 공을 더듬는 사이 김혜성은 빠르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커커링에게는 기회가 있었다. 다시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하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포수 J T 릴뮤토도 오른팔을 들어 1루를 가리켰다. 그런데 다음 순간 누구도 예상 못 한 장면이 펼쳐졌다. 패닉에 빠진 커커링이 홈플레이트를 향해 공을 뿌린 것이다. 게다가 이 공은 릴뮤토 키를 훌쩍 넘어가는 악송구가 됐다. 포수와의 충돌을 피해 홈을 지나쳤던 김혜성은 다시 한번 홈플레이트를 밟아 득점을 확인한 뒤 동료들과 함께 환호했다. 투수 실책으로 얻은 다저스의 2-1 끝내기 승리였다. 김혜성은 “나도 (투수가) 홈으로 던져서 놀랐다. 일단 최대한 빨리 뛰었다”며 “홈으로 쇄도하면서 상대 포수와 부딪쳤다. 혹시나 홈플레이트를 터치하지 못했을지도 몰라 다시 홈을 밟았다. 0.1%의 오류도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필라델피아를 꺾고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는 최근 13년 동안 8번째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구원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는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24)는 이날도 8회에 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승리의 발판을 놨다. 반면 정규시즌에서 55홈런을 때렸던 오타니 쇼헤이(31)는 디비전시리즈 4경기를 18타수 1안타(타율 0.056)로 마쳤다. 다저스의 챔피언십시리즈 상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같은 날 시카고 컵스가 밀워키를 6-0으로 꺾으면서 두 팀은 2승 2패로 동률이 됐다. 다저스는 12일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한 팀과 맞붙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을철 대표적인 달리기 축제로 꼽히는 2025 서울달리기(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2일 오전 8시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출발해 시내 일원을 거쳐 청계천을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하프코스와 11km 두 부문으로 나뉘어 열리는데, 올해 대회에는 전체 참가자 1만2800여 명 중 하프코스 참가자가 9100여 명으로 역대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다. 11km 참가자는 3600여 명이다. 서울달리기는 원래 10km(2023년 대회부터 11km로 변경)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가 더 많은 대회였다. 10년 전만 해도 참가자 열에 일곱은 10km를 뛰었다. 하지만 달리기 열풍 속에 이제는 열에 일곱이 하프코스를 뛰는 대회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달리기 붐’이 일면서 하프코스를 가볍게 뛸 수 있는 러너가 늘어난 영향이다. 서울달리기는 2023년 대회 때부터 하프코스 참가자 수가 10km 참가자 수를 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참가자의 65%가 하프코스를 신청했고, 올해는 70%를 넘겼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의 하프코스 유입이 두드러진다. 이번 대회 11km 부문 여성 참가자는 지난해 대회(1800여 명)보다 500여 명 줄어든 1300여 명이다. 반면 하프코스 부문 여성 참가자는 지난해보다 570여 명 늘어나 2400명에 가까워졌다. 남성 참가자는 하프코스와 11km 모두 꾸준히 늘고 있다. 하프코스 참가자는 지난해보다 1000여 명 늘어난 6700여 명, 11km 참가자도 100여 명 늘어난 2200여 명이다. 하프코스와 11km 모두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를 출발해 청계천 인근 무교로로 골인한다. 하프코스는 동대문∼을지로를 거쳐 청계천을 순환하는 코스다. 11km도 하프와 동일한 코스로 뛰다가 청계천 삼일교에서 북쪽 방향으로 꺾어 청계천 순환 없이 바로 결승선으로 향한다. 기록을 중시하는 러닝 마니아라면 이번 대회에서 개인 기록 경신에도 도전해 볼 법하다. 올해 대회는 ‘S그룹’을 신설해 좋은 기록을 보유한 참가자들이 선두 그룹에서 먼저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대회까지 레이스 초반에 포함됐던 광화문∼청와대를 지나 경복궁 담벼락을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사라졌다. 2022년 대회 때부터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이 코스는 서울의 역사와 현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경복궁 인근 진입 때 도로 폭이 좁아져 병목현상이 발생하곤 했다. 부상 위험이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기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올해부터는 레이스 출발 후 청와대로 향하는 오르막을 뛰는 대신 종로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곧장 진입한다. 오르막 없는 평탄한 코스라 초반 페이스 조절이 더 쉬워졌다. 남대문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서울 도심 주요 랜드마크를 두 발로 뛰며 둘러볼 수 있는 서울달리기는 해외 참가자들에게도 인기 있다. 올해 대회에는 46개국 160여 명의 외국인이 참가 신청을 했다. 오산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군 23명도 하프코스에 단체로 참가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3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킹’ 르브론 제임스(41·LA 레이커스)가 개막전에는 나설 수 없게 됐다. 제임스는 앞서 22번의 개막전은 모두 출전했다.제임스의 소속팀인 LA 레이커스는 10일 “제임스가 좌골신경통으로 22일 안방에서 열리는 골든 스테이트와의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다”고 알렸다. 좌골신경통은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 염증이 생기거나 강한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통증이다.제임스는 3~4주 후 재검을 받을 예정으로 이달 내 경기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임스는 지난주 시작된 레이커스의 공식훈련에도 부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NBA에서 22시즌을 뛰어 빈스 카터(은퇴)와 최다 시즌 출전 공동 1위인 제임스는 이번 시즌 경기에 나서면 이 부문 단독 1위에 오를 수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