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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음향기기 등 정보기술(IT) 관련 201개 품목의 수출입 관세가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이에 따라 한국 IT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현지 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WTO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ITA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세계 82개국이 참여하는 주요 IT 제품 및 부품에 대한 무관세화 협정이다. 1996년 체결된 ITA를 통해 지금까지 컴퓨터 휴대전화 등 203개 IT 제품의 관세가 사라졌다. 2012년부터는 시대 변화와 IT 발전 등을 반영하기 위해 ITA 확대 협상이 시작됐다. 이번 확대 협상으로 201개 IT 제품의 관세가 내년 7월부터 최장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전기기기, 의료기기, 계측기기, 음향기기 등의 제품이 추가됐고 소재, 부품, 장비 등 연관 제품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기존 ITA를 통해 상당 부분 관세가 철폐되지만 일부 관세가 남아 있던 품목과 반도체복합구조칩(MCO) 등의 제품이 추가로 무관세 대상이 됐다. 201개 품목의 세계 교역규모는 1조3000억 달러(약 1530조 원)로 전체 상품교역액의 약 10%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TV 튜너 등 영상기기 부품, 네트워크 카메라 등 각종 카메라, 위성TV 수신기기 등 셋톱박스, 초음파기기 등도 관세 인하의 혜택을 받게 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된 22개 품목도 포함돼 국내 기업들의 IT 제품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 관세율이 35%인 TV 카메라를 비롯해 위성TV 수신 셋톱박스(30%), 복합기 프린터(10%)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의 연간 IT 제품 수출은 5억9000만 달러(약 6900억 원), 수입은 5억7000만 달러(약 67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국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IT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돈잔치는 끝났다. 이제 곧 ‘숙취(hangover·행오버)’가 찾아올 것이다.” 16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벌어질 현상을 놓고 국내외 경제전문가들과 외신들이 내놓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중병을 앓은 세계 경제는 양적 완화 같은 응급요법으로 일단 큰 고비를 넘긴 듯했다. 하지만 기초체력을 기르기보다 저금리라는 진통제에 의존해온 많은 나라가 금리 인상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 다시 한 번 위기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숙취 현상’이 구조개혁을 등한시한 한국에도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저유가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도 산업구조 개편, 노동시장 개혁, 부채 관리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구조 변화를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이 뒤집힌 만큼 더이상 구조개혁을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만시지탄’ 구조개혁, 이제라도 속도 높여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세계 경제에는 지금보다 더 짙은 안개가 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선진국의 경기호황,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신흥국의 약진을 각각 디딤돌 삼아 위기를 빠르게 극복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비빌 언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고(高)환율 정책에 의지한 수출 위주의 성장 모델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세계 경제의 흐름이 각국의 공조에 기반을 둔 확장 기조에서 구조개혁, 체질개선 쪽으로 급속히 옮겨갈 것”이라며 “우리도 산업화 시대에 맞춰져 있던 경제성장의 틀을 새로 짜고 과감한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의 위기 대응책이 ‘발등의 불’을 끄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 잠재성장률 저하 등 중장기적 문제를 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긴축을 통해 가계 빚을 줄이는 동안 한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빚을 늘리는 ‘역주행’을 한 것도 정부와 한국은행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 세계 경제가 정책 차별화를 통해 각개약진하는 상황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단단히 잡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우리 경제가 엄청난 난기류를 만난 만큼 항해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기업도 사람을 자르는 것 같은 미봉책보다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반전(反轉)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준비 착실히 한 일본은 “미 금리 인상이 기회” 이미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도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 온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제 활성화나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각종 법안이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가로막힌 가운데, 위기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이 끝나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의 파장이 본격화할 내년 상반기에는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 정부 당국이 여야의 협조를 받으며 시의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이어지면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고 제조업의 한계를 깨 성장잠재력을 높일 방안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이전투구하는 동안 일본은 진작부터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비해왔다. 지난해 초 시행된 ‘산업경쟁력강화법’은 1999년 제정된 법의 지원 폭을 확대한 것으로, 일본은 이를 통해 한국보다 2년 앞서 산업 재편에 돌입했다. 충분히 준비해왔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듯 일본은 17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미국 경제가 착실하게 회복하는 가운데 적절한 판단을 한 것”이라며 “일반론으로 말하면 일본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맺은 만큼 미국 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긴장감이 커지자 새누리당은 이를 각종 경제 법안 처리의 기회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외 악재들이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비상상황인 만큼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 “자본유출 가능성 대비” ▼외환 건전성 제도 원점 재검토“경상수지-재정 등 펀더멘털 양호… 美금리인상 영향 크지 않을듯”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고민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많은 전문가는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한 채 시장 동향을 지켜보는 것밖에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내년 초 금리 정책에 대한 힌트는 주지 않았다. 미국이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리면 한은은 자본 유출 우려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된다. 하지만 이는 국내 경기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한은은 최근 물가안정목표를 2.0%로 정하면서 ‘저물가 탈피’를 정책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와 한은이 저물가 기조 탈피를 정책목표로 내세운 만큼 한은이 내년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잇달아 회의를 열며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기존의 외환건전성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한국은 원유나 원자재 수출국이 아니고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은 물론이고 재정건전성 등에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다”며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선물환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 현행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기성 외화자본의 급격한 유입을 막기 위해 2010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 자본 유출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규제의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관계기관과 ‘외환건전성 제도개편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뒤 내년 상반기에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김재영 redfoot@donga.com}
반도체, 음향기기 등 정보기술(IT) 관련 201개 품목의 수출입 관세가 내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이에 따라 한국 IT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WTO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ITA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세계 82개국이 참여하는 주요 IT 제품 및 부품에 대한 무관세화 협정이다. 1996년 체결된 ITA를 통해 지금까지 컴퓨터 휴대전화 등 203개 IT 제품의 관세가 사라졌다. 2012년부터는 시대 변화와 IT기술 발전 등을 반영하기 위해 ITA 확대협상이 시작됐다. 이번 확대 협상으로 201개 IT 제품의 관세가 내년 7월부터 최장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전기기기, 의료기기, 계측기기, 음향기기 등의 제품이 추가됐고 소재, 부품, 장비 등 연관제품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기존 ITA를 통해 상당 부분 관세가 철폐돼지만 일부 관세가 남아 있던 품목과 반도체복합구조칩(MCO) 등의 제품이 추가로 무관세 대상이 됐다. 201개 품목의 세계 교역규모는 1조3000억 달러(약 1530억 원)로 전체 상품교역액의 약 10%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TV 튜너 등 영상기기 부품, 네트워크 카메라 등 각종 카메라, 위성TV 수신기기 등 셋톱박스, 초음파기기 등도 관세인하의 혜택을 받게 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 22개 품목도 포함돼 국내 기업들의 IT제품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 관세율이 35%인 TV카메라를 비롯해 위성TV수신 셋톱박스(30%), 복합기 프린터(10%)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협상 타결로 한국의 연간 IT 수출은 5억9000만 달러(약 6900억 원), 수입은 5억7000만 달러(약 67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국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IT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정부가 수출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지렛대 삼아 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수출 주력산업도 화장품, 식료품, 유아용품, 의류, 생활용품 등 소비재 중심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20일 발효되는 한중 FTA를 최대한 활용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수출 지원창구인 차이나데스크를 확대 개편해 판로 개척, 비관세장벽 애로 해소 등을 종합 지원한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4조 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한다. 이 자금은 한국 기업이 중국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생산 및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투입된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화장품, 식료품, 유아용품, 의류, 생활용품을 5대 유망 수출품목으로 지정해 중점 지원하기로 했다. 화장품 연구개발(R&D)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화장품학과 개설을 지원하고 식료품의 한류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6월경 ‘소비재 수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한 수출금융 지원 규모를 올해 251조 원에서 내년에는 271조 원으로 늘리고,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2차전지 원재료 등 신성장산업에 대한 할당관세(수입량의 일정 물량에 관세를 낮추는 것)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정부가 수출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지렛대 삼아 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수출 주력산업도 화장품 식료품 유아용품 의류 생활용품 등 소비재 중심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20일 발효되는 한중 FTA를 최대한 활용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수출 지원창구인 차이나데스크를 확대 개편해 판로개척, 비관세장벽 애로해소 등을 종합 지원한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4조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한다. 이 자금은 한국 기업이 중국 현지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생산 및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투입된다. 이와 함께 중국시장을 비롯해 글로벌시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화장품, 식료품, 유아용품, 의류, 생활용품을 5대 유망 수출품목으로 지정해 중점 지원하기로 했다. 화장품 연구개발(R&D)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화장품학과 개설을 지원하고 식료품의 한류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6월경 ‘소비재수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한 수출금융 지원 규모를 올해 251조 원에서 내년에는 271조 원으로 늘리고,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2차전지 원재료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할당관세(수입량의 일정 물량에 관세를 낮추는 것)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이르면 2018년부터 수소 연료로 운행되는 수소차를 3000만 원대에 살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수소차 보급과 시장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15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부 보조금과 차량 가격 인하 등을 통해 현재 8000만 원대인 수소차를 2018년 3000만 원대 후반, 2020년에는 3000만 원대 초반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차를 살 때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을 현재 2750만 원에서 점차 늘리고, 지방자치단체와도 구매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전기차의 경우 정부 보조금(2016년 기준 1200만 원) 외에 지자체가 평균 5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수소차도 같은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차의 구매 및 등록 시 부과하는 세금도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소차 보급 물량을 2020년까지 9000대, 2030년까지 63만 대로 늘려 2030년에는 연간 판매되는 신차 중 수소차의 비율을 1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10여 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도 한 곳당 15억 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해 2020년까지 80곳, 2030년까지 52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이르면 2018년부터 수소 연료로 운행되는 수소차를 3000만 원대에 살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수소차 보급과 시장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15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부 보조금과 차량 가격인하 등을 통해 현재 8000만 원대인 수소차를 2018년 3000만 원대 후반, 2020년에는 3000만 원대 초반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차를 살 때 지원하는 정부보조금을 현재 2750만 원에서 점차 늘리고, 지방자치단체와도 구매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전기차의 경우 정부 보조금(2016년 기준 1200만원) 외에 지자체가 평균 520만 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수소차도 같은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차의 구매 및 등록시 부과하는 세금도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소차 보급 물량을 2020년까지 9000대, 2030년까지 63만 대로 늘려 2030년에는 연간 판매되는 신차 중 수소차의 비율을 1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10여 곳에 불과한 수소충전소도 한 곳 당 15억 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해 2020년까지 80곳, 2030년까지 52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변환소(직류 전기와 교류 전기를 바꿔 송전하는 장치)의 건축허가를 둘러싸고 격화돼온 한국전력과 충남 당진시의 갈등이 소송으로 번졌다. 한전이 “적법한 절차를 거친 건축허가를 당진시가 1년째 막아 사업이 지연돼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당진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진시는 주민들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위해 건축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건축허가라는 수단을 이용해 국가 사업에 발목 잡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달 27일 김홍장 당진시장, 정병희 부시장 등 관련 공무원 5명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건축허가신청 반려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당진시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한전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될 경우 4200억 원을 투자한 설비를 쓰지 못한 채 발전 단가가 높은 발전기를 따로 가동해야 해 연간 1210억 원의 손해가 생긴다”며 “손해배상액을 우선 10억 원으로 청구했지만 추후 청구 취지를 변경해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에 건설될 북당진 변환소는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충남과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한 필수 시설이다. 특히 2017년 말 평택에 완공되는 삼성 반도체공장 등의 전력 공급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는 1단계 투자비만 15조6000억 원에 이르고, 4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대형 사업이다. 한전은 지난해 11월에 변환소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당진시는 주민과의 협의가 부족하다며 반려했다. 한전은 변환소 주변 지역 1.57km 이내 6개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민원을 처리한 뒤 올해 4월 말 건축허가를 재신청했다. 하지만 당진시는 시내 모든 송전선로를 지하에 매립(지중화)할 것을 요구하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한전은 8월 충남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결정이 유보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평택시 인근 민간 발전소에 임시 대체시설을 건설해 고덕산업단지의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기존 전력공급 루트에 문제가 생기면 경기 남부지역에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손실액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는 지역민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위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시내에 이미 526개의 송전탑과 189km의 송전선로가 건설돼 주민 건강에 위협이 되고 지역 발전이 저해받고 있다”며 “한전이 평택시 구간은 도시지역이라는 이유로 지중화를 추진하면서 당진시 구간은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건축허가는 법적 요건만 맞으면 내줘야 하는 사안이라 지자체가 건축허가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당진시가 반대하는 이유가 당진-평택 간 매립지 관할을 둘러싼 분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적법성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지자체장의 최후의 무기가 건축허가밖에 없는 현실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반박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 / 당진=지명훈 기자}
최근 6개월 동안 국제유가가 40% 가까이 떨어진 데 비해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은 8% 내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휘발유에 많은 세금을 붙여 국내 소비자들이 유가 하락 효과를 체감하기 힘든 구조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올해 6월 초 이후 이달까지 37% 하락했다. 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내년 1월 인도분 WTI 가격이 전날보다 0.14달러(0.37%) 낮은 배럴당 37.51달러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6개월간 유가 하락 폭은 40%에 육박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휘발유 가격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달 4일 기준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은 L당 1453.02원으로 6개월 전인 6월 4일(1574.42원)보다 121.4원(7.7%) 떨어졌다. 이와 달리 미국 캐나다 독일 대만 등 37개국 기름 판매가격은 6개월 동안 평균 10.5% 떨어졌다. 미국의 자국 내 기름 1갤런(3.79L)당 판매가격은 6월 중순 2.85달러에서 이달 7일 2.21달러로 0.64달러(22.5%) 내렸다. 이어 리투아니아(―18.0%) 대만(―14.6%) 캐나다(―13.6%) 불가리아(―12.9%) 중국(―12.8%) 등의 하락 폭이 컸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기름 판매가격도 6개월 동안 10%가량 하락했다. 다만, 영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의 유가 하락 폭은 5%에 못 미쳤다. 한국 내 기름 판매가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떨어진 것은 휘발유에 60% 정도의 세금이 정액으로 붙는 가격구조 때문이다. 11월 마지막 주 기준 한국 휘발유의 L당 세전 가격은 585원이었다. 여기에 879원의 세금이 붙어 실제 판매가격은 L당 1464원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일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는 등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과잉으로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최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씨티그룹은 연초부터 20달러를 예상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은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국가 부도 위험이 치솟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의 재정도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원자재 수출국의 경기 부진이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산유국들의 오일펀드 회수가 본격화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정임수 기자}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예상보다 빠른 20일 공식 발효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과 중국 당국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FTA 발효를 확정하는 외교 공식서한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인구 14억 명, 내수 규모 500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958개 품목은 연내에 관세가 사라지고,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내년 1월 1일부터 관세가 추가 인하돼 2주일 만에 관세가 3%포인트 내려가는 등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20일 공식 발효됨에 따라 이날부터 중국에 수출되는 고주파 의료기기 등 한국산 958개 품목 제품들의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또 5779개 품목에 붙는 관세는 이달 20일에 한 차례, 내년 1월 1일에 또 한 차례 인하된다. 한중 FTA의 연내 발효는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가뭄 속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새 두 차례 관세 인하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김장수 주중 대사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한중 FTA 발효를 확정하는 공식 외교서한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발효일은 20일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이행법령 국무회의 의결 등 국내 절차를 완료했고 중국 측도 이달 초 국무원 승인 등 비준 절차를 마무리했다. 유명희 산업부 FTA교섭관은 “양국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이달 말에야 발효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나라가 연내 발효에 공감대를 갖고 이례적으로 국내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완료했다”라고 설명했다. 한중 FTA가 발효되는 20일을 기해 1차로 관세가 감축되고, 내년 1월 1일 2차 관세 인하가 이뤄진다. 불과 12일 만에 두 차례의 관세 인하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약 1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발효 즉시 무관세가 되는 품목은 고주파 의료기기(4%), 변압기(5%), 항공등유(9%) 등 958개다. 대중 수출액 기준으로 연간 87억 달러(약 10조1000억 원)에 이르는 상품들이다. 5779개 품목은 관세가 매년 단계적으로 내려간다. 현재 무관세 상품을 포함하면 10년 내에 5846개(1105억 달러·약 128조 원), 20년 내에 7428개(1417억 달러·약 164조2000억 원) 품목을 무관세로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10년 철폐 품목인 세탁기(10kg 이하)와 진공청소기의 관세는 현재 10%에서 내년 8%로, 전기밥솥은 15%에서 12%로 인하된다. 20년 철폐 품목인 대형 냉장고 관세는 현재 10%에서 9%로 낮아진다. FTA 연내 발효로 중국산 상품의 수입 관세도 낮아진다. 10년 철폐 품목인 중국산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수입 관세는 현재 8%에서 내년부터 6.4%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저가 냉장고와 에어컨 등을 찾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보이고, 중국산 중저가 제품 유입으로 일부 내수 중소기업의 타격도 우려된다. 민감한 분야인 농수축산물은 대부분 보호돼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한국은 쌀을 비롯해 소, 돼지, 닭, 오리, 우유, 계란 등 주요 축산물과 사과, 배, 포도 등 과실류 등을 모두 개방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산 김치와 새우, 낙지, 바지락 등은 관세 인하로 우리 식탁에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의류 기계 등 수출 기대감 주요 경제단체와 대기업 등 경제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마침내 활짝 열리게 된 14억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우리나라의 제1위 교역국”이라면서 “한중 FTA가 발효돼 양국 간 무역장벽이 허물어진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역업계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기계, 석유화학, 화장품, 음식료 등의 업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현행 6.5∼10%인 관세가 인하되면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화장품의 인지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화장품-섬유 수혜… 車-조선은 별영향 없어 ▼관광 등 ‘한류 업종’도 수출 증가… 中기업의 한국 투자도 늘어날듯KOTRA가 최근 중국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도 한중 FTA 발효에 따른 수출 유망품목 1위로 화장품(20.5%)이 꼽혔다. 의류의 경우 지난해 30억 달러가 넘는 대중 무역적자를 냈지만 8∼10% 수준이던 관세가 10년 내에 철폐되면 중국 진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 업종도 관세가 10년 내 철폐되면 연간 15억 달러 정도의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기계 업종도 기술우위에 있는 공작기계 부품, 플랜트 부품 중심으로 중국 수출 확대 등이 기대된다. 다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대부분 이미 무관세 또는 양허 제외 품목으로 지정된 상태여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조선 등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관세효과 외에도 통관절차가 빨라지는 등 비관세 장벽이 해소되고 법률, 엔지니어링, 환경,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의 유망 서비스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FTA를 활용하려는 글로벌 기업과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박한진 KOTRA 중국사업단장은 “한중 FTA는 관세 철폐효과만 두드러졌던 미국, 유럽연합(EU)과의 FTA와 사뭇 다르다”며 “관세, 비관세 장벽, 양국 간 분업 등 다양한 기회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이샘물 기자}
최근 6개월 동안 국제유가가 40% 가까이 떨어진 데 비해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은 8% 내리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휘발유에 많은 세금을 붙어 국내 소비자들이 유가하락의 효과를 체감하기 힘든 구조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올해 6월 초 이후 이달까지 37% 하락했다. 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내년 1월 인도분 WTI 가격이 전날보다 0.14달러(0.37%) 낮은 배럴당 37.51달러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6개월 간 유가 하락 폭은 40%에 육박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휘발유 가격은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달 4일 기준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은 L당 1453.02원으로 6개월 전인 6월 4일(1574.42원)보다 121.4원(7.7%) 떨어졌다. 이와 달리 미국, 캐나다, 독일, 대만 등 37개국 유가 판매가격은 6개월 동안 평균 10.5% 떨어졌다. 미국의 자국 내 기름 1갤런(3.79L) 당 판매가격은 6월 중순 2.85달러에서 이달 7일 2.21달러로 0.64달러(22.5%) 내렸다. 이어 리투아니아(-18.0%), 대만(-14.6%), 캐나다(-13.6%), 불가리아(-12.9%), 중국(-12.8%) 등의 하락 폭이 컸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유가 판매가도 6개월 동안 10% 가량 하락했다. 다만 영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의 유가 하락 폭은 5%에 못 미쳤다. 한국 내 기름 판매가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떨어진 것은 휘발유에 60% 정도의 세금이 정액으로 붙는 가격구조 때문이다. 11월 마지막 주 기준 한국 휘발유의 L당 세전 가격은 585원이었다. 여기에 879원의 세금이 붙어 실제 판매가격은 L당 1464원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일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는 등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 과잉으로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최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씨티그룹은 연초부터 20달러를 예상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한국경제가 장기 침체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실제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은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국가 부도 위험이 치솟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의 재정도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원자재 수출국의 경기 부진이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산유국들의 오일펀드 회수가 본격화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7일(현지 시간) 국제 유가가 2009년 2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추락하면서 국내 유가도 함께 떨어져 조만간 L당 1200원대 주유소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1.42원 내린 L당 1448.76원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휘발유 값이 145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월 17일(1448.15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는 혜택을 받지만 한국 경제는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국제유가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면서 ‘유가 30달러 시대’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신흥국 경제가 악화되고 한국 주력 산업의 수출 가격이 하락해 무역 규모가 줄어드는 등 한국 경제가 ‘저유가 쇼크’를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일(현지 시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인 37.65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100달러 선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지난달 30일 30달러대로 내려앉은 이후 38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음 회의가 열리는 내년 6월까지는 현재 생산량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저유가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2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원유 공급 과잉으로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최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원유 매장량 4위인 이란도 내년부터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나 대규모 원유 수출을 앞두고 있어 유가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균 원유 생산원가가 배럴당 27달러 안팎”이라며 “산유국들의 ‘치킨게임’으로 이 정도까지 국제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름값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L당 1800원대까지 올랐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0월 1400원대 중반까지 떨어져 이 수준에 머물러 있다. 8일 현재 1448.76원이다. 8일 충북 음성군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L당 1295원, 충남 보령시의 한 주유소는 경유를 L당 1050원까지 내려 조만간 1200원대 주유소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30달러 시대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먹구름도 짙어지고 있다. 과거 저유가는 원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 경제에 ‘호재’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산유국의 국가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 들어 수출이 11개월째 감소한 데는 저유가의 영향이 컸다. 유가와 매출이 연동되는 석유화학 수출 단가가 떨어지고 저유가로 산유국 조선·건설·철강 수요가 감소해 관련 업종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저유가 흐름이 지속되면 내년에도 한국의 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정유 화학 조선 건설 등 유가와 매출이 연동된 산업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급감했고 석유화학제품 수출도 24% 줄었다. 산유국 발주처들이 저유가로 인해 발주 물량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면서 해외 건설도 타격을 입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현재 해외 건설 수주액은 약 409억5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5억6000만 달러에 비해 31.3% 감소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산유국들이 해외에 투자했던 ‘오일머니’ 회수에 속도를 내면서 중동계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내년에는 세계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내림세가 진정돼 무역환경이 올해보다 낫겠지만 미국 금리인상 여파, 신흥국 성장세 둔화 등 하방 리스크 역시 만만찮다”며 “소재·부품 고부가가치화와 소비재 산업 육성, 비효율사업 정리와 기업 체질 개선 등으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정임수 기자}
전통시장과 철도 사업자에 적용되는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2년간 연장된다. 또 전기요금 미납금에 대한 연체료율도 월 2%에서 1.5%로 내려간다. 올해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여름철(7∼9월) 가정용 전기요금 인하를 내년에도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8일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간사인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우선 당정은 서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 연체료율을 현행 2%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지금은 전기요금을 체납하면 2개월까지 매달 2%씩 연체료가 붙고 2개월이 넘어도 전기요금을 내지 않으면 단전 조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지난해 전국 766만 가구가 전기요금을 연체하면서 843억 원의 연체료를 부담한 것을 고려하면 연체료율이 0.5%포인트 낮아질 경우 210억 원의 감면 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영세 상인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2011년 8월부터 한시적으로 적용해 올해 말 종료되는 전통시장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혜택(일반용 요금의 5.9% 할인)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전국 1400여 개 시장, 20만4000여개의 점포가 2년간 약 50억 원(점포당 연간 1만2482원)을 계속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당정은 또 학생들의 ‘찜통·냉골’ 교실을 해결하기 위해 초·중·고교에서 냉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5개월(7∼8월, 12∼2월) 동안 전기요금을 15% 할인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학교 전기료를 연중 4% 할인해 왔는데 5개월 동안 집중 지원하고 나머지 기간엔 지원을 중단한다. 당정은 전국 1만2000개 초·중·고등학교가 매년 170만 원씩 총 203억 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여름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주택용 누진제 완화와 산업체 토요일 요금 할인을 내년에도 연장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5년 만에 무너진 무역 1조 달러, 내년 수출 전망도 불투명….’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국 기업의 주력 시장인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이 지체되고 있는 데다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수출이 흔들리면서 생산과 고용 소비 투자로 이어지는 한국 경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한국의 무역 규모는 수출 4846억 달러와 수입 4014억 달러를 합친 8860억 달러(약 1034조 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8억 달러보다 11.8%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2.3% 늘었던 수출이 올해는 7.4%가 줄면서 전체 교역 규모도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4년 연속 이어온 ‘연간 무역 규모 1조 달러’는 올해 달성이 불가능하다. 한국의 수출 감소는 유가 하락과 함께 세계 시장의 교역 둔화, 여기에 주요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 크다. 특히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 기업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의 주력 수출 제품의 성적표도 암울하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13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늘어난 제품은 선박(4.4%) 무선통신기기(10.2%)와 반도체(2.3%) 컴퓨터(0.9%)에 불과하다. 경쟁국과 경합이 치열한 자동차(―6.0%)와 철강(―14.2%) 석유화학(―21.8%) 섬유(―10.9%) 평판디스플레이(―6.6%) 가전(―16.0%) 등의 수출은 크게 줄었다. 내년에도 한국의 수출이 늘어날지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세계 경제에 변수가 워낙 많은 데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수출이 올해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상저하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분간 수출 여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무역 1조 달러’와 같은 양적인 성장에 집착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상식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 시대에 중간재와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왔다”며 “이번 기회에 경쟁력이 떨어진 주력 수출 품목을 대신할 신소재, 정보기술(IT) 융합, 헬스케어 등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정세진 기자}
지난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마친 한-베트남 FTA도 수출 부진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이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주력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의 수출대상국 중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255억7600만 달러(약 29조8600억 원)로 중국(1261억7200만 달러), 미국(639억6100만 달러), 홍콩(263억5000만 달러)에 이어 4위였다. 내년에는 베트남이 홍콩을 따라잡아 한국의 3대 수출국으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들어 수출이 급감하면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대부분 지역의 수출이 줄었지만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26.3% 증가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한국 기업의 생산기지로만 인식됐지만 사실은 내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훨씬 큰 나라다. 베트남은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도 6.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9200만 명 중 소비 성향이 높은 20, 30대 인구가 3300만 명이나 된다. 한-베트남 FTA를 통해 한-아세안 FTA에서는 개방되지 않았던 승용차(3000cc 이상), 화물차(5∼20t), 자동차부품, 화장품, 화장용품,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등이 새로 개방돼 베트남에서 관련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베트남은 아직 1인당 소득이 3000달러 정도지만 소비시장의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라며 “한류의 인기로 한국산 소비재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한-베트남 FTA를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1. 중국 베이하이(北海)그룹은 2019년까지 2000만 달러(약 234억 원)를 투입해 충남 당진시에 화장품·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가 높다는 점을 활용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역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2. 체코의 한 맥주회사는 최근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맥주 생산 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항만이 가까워 중국 진출에 유리하기 때문에 한국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해 정식 발효를 앞두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는 단지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수출을 겨냥한 선진국 기업이나 한국과 FTA를 맺은 나라로 수출할 것을 염두에 둔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중 FTA를 매개로 한 투자 유치를 통해 한국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후 예상되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중국의 한국 투자는 17억4600만 달러(신고액 기준)로,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11억8900만 달러)를 넘어섰다. 기존에는 제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투자 중심이었지만 최근 들어 제조·서비스업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투자가 증가하는 등 투자 유형이 다변화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비롯해 반도체, 게임, 영화, 식품 등에서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국내에 제조 시설을 설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 방식이 한국 내수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중 FTA 발효 이후로는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해외 진출형 투자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이나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은 내수시장이 협소해 투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한중 FTA를 통로로 한국이 글로벌 투자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기술적 우위 산업, 고급 소비재 분야, 관광·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를 활용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기업들은 특히 식품 화장품 패션 문화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소비재 부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한국 투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이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자본이 제주를 잠식한다는 우려에 따라 제주시가 중화권 부동산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대법원이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이 부당하게 인가돼 토지 수용이 무효라고 판결해 지난달 사업자인 버자야그룹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상대로 35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녹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도 최근엔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외국 의료기관) 문제로 인해 공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에 투자한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이미 인허가가 난 사업도 휘청거리는데 어느 기업이 투자하겠느냐”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 정책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제주도와 협력해 이미 인가된 프로젝트의 경우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지원 대상에서 대기업은 무조건 빼라”는 야당의 요구 때문에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누더기 법이 될 위기에 처했다. 대기업을 이 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경제 회복을 위해 화급한 조선 철강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산업계는 “정부안도 산업계의 요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인데 대기업이 빠지면 통과돼도 무용지물인 법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3일 한국상장사협의회 등 경제단체에 따르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회에 계류 중인 원샷법의 대기업 특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했다. 원샷법은 기업들이 부실화되기 전에 선제적이고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법이다. 정부가 제안한 수정안에 따르면 대기업이 ‘일감 몰아주기’를 위해 사업을 재편할 경우 원샷법의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당초 안에서는 경영권 승계, 재벌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사업 재편을 할 경우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또 대기업이 이 제도를 악용한 사실이 사후에 확인될 경우 승인을 취소하고 지원 금액의 최대 3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여야는 원샷법을 포함한 6개 쟁점 법안을 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 안에 합의해 처리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재벌 총수 일가의 상속 등에 악용될 수 있고, 사내 유보금이 많은 대기업을 굳이 지원할 필요가 없다”며 지원 대상에서 대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의 지원 대상이 ‘공급 과잉 업종’으로 한정되고, 주식매수청구권 제한도 배제되는 등 정부안이 당초 산업계의 요구보다 후퇴한 상황에서 대기업이 지원 대상에서 빠지면 법을 만들어 봐야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이라는 게 산업계의 지적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대기업이 빠지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소규모 인수합병(M&A)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결국 중견·중소기업 간 구조조정이나 M&A만 가능한데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은 원샷법 통과를 포기하더라도 야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를 연내에 발효시키려고 서두르다가 준조세 성격인 1조 원 규모 ‘농어촌상생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하는 바람에 여론의 비판이 커진 점 등을 의식한 것이다.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전무는 “산업계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가 제대로 된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김창덕 기자}

“온실가스 감축은 한국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에너지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새 기후체제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2020년 이후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논의하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지난달 30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국인 한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배출량(BAU) 대비 37%를 줄이겠다는 쉽지 않은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아일보는 파리 총회 개막에 맞춰 2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김희집 서울대 공대 객원교수의 사회로 정부, 산업계, 학계 전문가가 참석한 좌담회를 열고 새 기후체제의 대응 수단으로 에너지 신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저탄소 경제에서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적극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파리 총회 이후 출범하게 될 새 기후체제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주력산업인 한국 경제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탄소경제 체제에서는 경제적 비용에 의해 경쟁력이 결정됐지만 저탄소경제 체제에서는 환경 비용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을 누가 적게 쓰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과정에서 에너지 신산업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새 기후체제 이행에 따라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2조3000억 달러(약 1경4000조 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며 “현재 한국 경제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는 새로운 먹을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호 한국전력 부사장은 “발전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양이 전체의 38%에 이른다”며 “에너지 패러다임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신재생에너지, 고효율 에너지 설비,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해 조기에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를 100만 대 이상 보급하고, 가정과 기업이 소규모 태양광 설비를 직접 가동해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문 차관은 “앞으로 5년간 기업들이 이 분야에 20조 원을 투자하면 에너지 신산업 시장이 2030년까지 1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신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문 차관은 “한국 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토대로 충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활용해 다양한 실적 경험을 확보하고, 연관 산업으로도 확산되도록 대규모 공공수요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훈 LS산전 사장은 “아직 수익 모델이 불분명한 만큼 정부가 초기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지원하고 규제와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전력저장장치를 비상발전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방법, 건축법 등 많은 규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시호 부사장은 “민간기업은 투자 리스크가 높은 시장 형성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가 곤란하기 때문에 공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전은 전력과 ICT를 융합한 다양한 에너지 신산업 발굴이 가능하며, 202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1조5800억 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규식 KT 부사장은 “일본이 에너지 신산업 민관 합동 추진기구를 운영하는 것처럼 우리도 긴밀한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며 “민간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개선, 전기요금 체계 개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유지하는 현재의 에너지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주헌 원장은 “결국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하는데 수익성이 없으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없다”며 “점차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국민들에게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수출이 올해 들어 한 번도 반등하지 못한 채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이어온 연간 무역 규모(수출액+수입액) 1조 달러도 무너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444억3000만 달러(약 51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 11개월째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가장 긴 기간 감소한 것이다. 다만 10월(15.9% 감소)보다는 감소 폭이 많이 줄었다. 10월에 수출실적이 1건도 없었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지난달 시추선 원유저장설비 등 3건(총 26억5000만 달러)의 수출이 이뤄진 덕분이다. 한편 11월 수입액은 340억7000만 달러(약 39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6% 감소했다. 저유가로 원자재 단가가 하락해 원유, 석유제품 등 주요 원자재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입액 감소 폭이 수출액 감소 폭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03억6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4년 연속 이어온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는 올해에 달성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교역액은 8860억 달러에 그쳤다. 1조 달러를 달성하려면 12월 무역액이 지난해 12월(905억 달러)보다 26% 증가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수출이 올해 들어 한 번도 반등하지 못한 채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이어온 연간 무역 규모(수출액+수입액) 1조 달러도 무너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444억3000만 달러(약 51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 11개월째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가장 긴 기간 감소한 것이다. 다만 10월(15.9% 감소)보다는 감소폭이 많이 줄었다. 10월에 수출실적이 1건도 없었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지난달 시추선 원유저장설비 등 3건(총 26억5000만 달러)의 수출이 이뤄진 덕분이다. 한편 11월 수입액은 340억7000만 달러(약 39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6% 감소했다. 저유가로 원자재 단가가 하락해 원유, 석유제품 등 주요 원자재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수입액 감소 폭이 수출액 감소 폭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03억6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규모가 쪼그라들면서 4년 연속 이어온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는 올해에 달성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교역액은 8860억 달러에 그쳤다. 1조 달러를 달성하려면 12월 무역액이 지난해 12월(905억 달러)보다 26% 증가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12월도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산업부는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60여 곳을 지정한 전문무역상사를 연말까지 100여 곳 추가 지정하겠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