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영

안규영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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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0@donga.com

취재분야

2026-05-25~2026-06-24
미국/북미54%
유럽/EU14%
국제인물7%
인사일반7%
국제일반5%
러시아5%
일본2%
국제정치2%
국제경제2%
국방2%
  • 우크라, 러 본토에 대규모 드론 공습…모스크바 공항 4곳 한때 폐쇄

    우크라이나가 22일 새벽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북쪽의 두브나 위성통신센터를 겨냥해 대규모 드론 공습을 단행했다. 두브나 센터는 러시아의 최대 위성통신 중계·송수신 거점이다.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 후 양측의 평화 협상을 중재하던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쏠리자 드론전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날 “두브나 센터가 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았지만 TV 방송과 통신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공격 규모를 최종 집계한 결과 드론 140대 이상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이 센터는 옛 소련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경기 중계방송을 유럽 국가들에 송출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후 한때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과 미국 백악관을 잇는 직통 핫라인 운영도 담당했다. 현재도 유럽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위성통신 중계 거점 시설이다.두브나는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약 125km 떨어져 있다. 러시아가 2005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떠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온 곳이다.우크라이나는 국경을 맞댄 러시아 남부 보로네시주의 미사일 전자장비 생산 공장도 공습했다. 알렉산드르 구세프 보로네시 주지사는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모스크바를 향한 드론 공격도 거듭했다.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로 접근하던 우크라이나 드론 5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2일 한때 셰레메티예보, 브누코보, 도모데도보, 주콥스키 등 모스크바권 주요 국제공항 4곳의 가동이 중단됐다.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주간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또한 대대적으로 공습하고 있다. 전쟁 발발 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크림반도를 잇는 도로, 철도 수송망, 교량 등을 잇달아 공격한 것이다. 이로 인해 크림반도 일대의 물류 체계가 상당 부분 마비돼 일대의 연료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크림반도 내 주요 주유소는 21일부터 주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휘발유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최근 우크라이나의 공습 강화로 러시아군 사상자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노보예브레먀(NV), 유나이티드24 등 우크라이나 매체는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일일 보고서를 인용해 1~22일 러시아군 누적 사망자가 약 2만9080명이라고 전했다. 특히 5일 하루에만 무려 155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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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머, 2년만에 사퇴… 10년새 7번째 英총리 선출 ‘혼란’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위해 모든 일을 하겠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실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 후보 지명을 다음 달 9∼16일 중 마무리하고, 늦어도 올 9월 1일 의회 개회 전 새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공개했다.노동당 차기 대표에는 앤디 버넘 하원의원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장관 등도 거론된다. 노동당은 하원 650석 중 403석을 보유해 차기 노동당 대표가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의 새 총리에 오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버넘 의원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024년 7월 집권한 스타머 총리가 채 2년도 못 돼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2016년 6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가결 뒤 거듭됐던 잦은 총리 교체와 정정 불안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브렉시트를 투표에 부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필두로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 스타머 총리까지 벌써 6명이 거쳐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버넘, 다음 달 중 새 총리 등극 가능성스타머 총리는 집권 초부터 고물가, 저성장 등으로 핵심 지지층인 중도좌파 유권자, 보수 유권자 모두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2월 미국 월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어울리며 국가 기밀까지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노동당 동료 피터 맨덜슨을 주미 영국대사로 발탁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해 9월 맨덜슨 전 대사가 사퇴했지만 인사 오판을 둘러싼 비난은 계속됐다. 노동당은 지난달 7일 지방선거에서 반(反)이민 등을 내세운 강경 보수 성향 영국개혁당에 대패했다. 이때부터 스타머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당 안팎에서 빗발쳤지만 그는 자신의 사퇴가 더 큰 혼란을 유발한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하지만 18일 버넘 의원이 하원에 입성하자 노동당 내 기류가 달라졌다. 원래 버넘 의원은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어서 원내 인사만 출마할 수 있는 노동당 대표에 도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맨체스터 메이커필드 선거구의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그가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자 동료 의원들의 지지가 잇따랐다. 현재 버넘 의원을 지지하는 노동당 의원이 300명에 육박해 당 대표 경선 시 언제든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상태다.BBC는 스타머 총리가 당 대표 경선 기한으로 제시한 다음 달 16일 여름 휴회까지 버넘 의원이 단독 후보로 등록하면 경선 없이도 바로 차기 노동당 대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버넘 의원이 빠르면 같은 달 17일에 새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버넘 의원은 22일 소셜미디어 X에 “앞으로의 과정을 질서 있고 책임감 있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과 나라를 위한 긍정적 쇄신의 과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총리직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트럼프와도 내내 갈등스타머 총리는 집권 내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그는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을 시도할 때 강하게 반대했고, 올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뒤에는 영국군의 파견도 거부했다.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서 미국이 이란 공격을 위한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것 또한 당초 불허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마지못해 허용했다.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거론하며 “스타머는 처칠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에 “스타머가 총리직에서 사임하게 될 것”이라며 “그(스타머 총리)는 이민과 에너지라는 매우 중요한 2개의 주제에서 크게 실패했다. 북해 유전을 열어라”라고 촉구했다. 화석연료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따라 영국이 북해 유전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으면 고유가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지 못해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주장을 재차 펼친 것으로 보인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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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스 “이란, IAEA 핵사찰단 수용”… 호르무즈 통행 연락망도 합의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이행 등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21일(현지 시간) 개최한 첫 번째 회담이 약 18시간 만인 22일 새벽 종료됐다. 중재국 자격으로 이번 회담에 참여한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회담 참여국들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포함한 MOU 이행을 관리, 감독할 ‘고위급 위원회(High Level Committee)’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레바논 사태의 해결을 위한 ‘분쟁 완화 기구(de-confliction cell)’도 구성하기로 했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 D 밴스 미 부통령은 22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동결 중인 이란 자산을 해제한다면 그 돈은 이란 국민을 위해 미국산 콩, 옥수수, 밀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유리한 MOU를 체결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입국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재무부도 올 8월 21일까지 60일간 이란산 원유, 석유화학 제품 및 석유 제품의 생산, 인도와 판매를 승인하는 면허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X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통행, IAEA 검사관들의 자국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기에 미국도 이란산 원유에 가했던 제재를 해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이란 핵 능력 억제와 동결 자금 등에 대한 이견도 여전해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핵-동결자금 등 입장 차 여전카타르와 파키스탄의 공동 성명에 따르면 고위급 위원회의 수석 협상 대표들은 △이란 핵 능력 억제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 △MOU의 효과적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감시 및 분쟁 해결 그룹 △기타 관련 사안을 담당하는 실무 그룹들을 이끌기로 했다. 또 60일 이내 최종 합의 도출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기술 협상을 즉시 개시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당사국 간 직접적인 연락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MOU에 규정된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가 준수될 수 있도록 중재국의 지원하에 레바논이 참여하는 충돌 방지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밴스 부통령도 “미국과 이란이 지속적인 평화 협정을 위한 1차 협상의 일환으로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메커니즘은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조율, 두 번째 메커니즘은 레바논 휴전 감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IAEA 핵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한 이란의 조치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종식시키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 시설 공격 뒤 IAEA 사찰단의 접근을 금했다. 다만 양측의 이견도 여전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한이 해제되고, 동결된 자산 일부가 풀렸으며,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 및 개발 계획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밴스 부통령은 동결 자산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에 대해서도 미국 측은 “해협의 충돌 방지 체계를 구축하는 문제가 논의에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이란 측은 첫 번째 협력 메커니즘만 거론했다. 핵에 관해서도 미국 측 관계자는 “핵 합의의 모든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세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위협 발언’으로 협상 초 냉각 21일 회담 초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란 대표단이 잠시 협상장을 떠났다가 복귀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밤사이 이란 당국자들과 통화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닫으면 당신들 나라는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날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곤 “말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우린 이란을 접수할 것”이라고도 했다. 밴스 부통령은 22일 이란 협상단의 퇴장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모욕적인 발언’에 대응한 것은 옳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영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며 공격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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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년 재임한 ‘연준의 마에스트로’ 그린스펀 前의장 별세

    1987년 8월~2006년 1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장을 지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22일(현지 시간)파킨슨병 합병증으로 별세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향년 100세. 그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등 네 명의 대통령 하에서 연준 및 연준 의장의 위상과 영향력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자산시장의 거품을 키워 세계 금융위기를 야기했다는 양면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아내이자 NBC방송 기자인 안드레아 미첼은 성명에서 “그는 수십 년 동안 미국 경제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거물이었지만, 항상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며 남편을 애도했다.1926년 뉴욕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50년대 모교인 뉴욕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고 경제 컨설팅 회사 또한 21년간 운영했다. 연준 의장 취임 직후인 1987년 10월의 주가 대폭락, 이른바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는 2000년대 전후 ‘닷컴 버블’ 붕괴 때 신속한 유동성 공급으로 금융 시장의 충격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반규제 성향과 통화완화 정책이 자산시장 전반의 거품을 부추겨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8년 언론 인터뷰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그린스펀 등을 지목하며 “낮은 금리로 지나친 신용을 제공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그린스펀 또한 1996년 12월 증시 급등 당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표현으로 경고한 바 있다. 저서로 ‘격동의 시대’,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등이 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세종=지민구}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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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머 英총리, 집권 2년만에 사임…새 총리에 앤디 버넘 유력

    2024년 7월 집권 뒤 경제난 등에 따른 낮은 지지율로 퇴진 압박을 받아오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현지 시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초 영국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뒤 당 안팎에서 사임 요구가 잇따르자 버티지 못했다.스타머 총리는 올해 9월전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차기 노동당 대표 겸 총리로는 최근 당내에서 고른 지지를 얻고 있는 앤디 버넘 하원의원이 유력하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에 오른다.영국은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가결한 뒤 국론 분열, 경제침체, 사회 혼란, 잦은 총리 교체 등에 직면했다. 최근 10년 간 7번째 총리가 될 스타머 총리의 후임자가 난국을 잘 수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스타머, 2년만에 사퇴…10년새 7번째 英총리 선출 ‘혼란’“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위해 모든 일을 하겠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실 앞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 후보 지명을 다음달 9~16일 중 마무리하고 늦어도 올 9월 1일 의회 개회 전 새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공개했다.노동당 차기 대표에는 앤디 버넘 하원의원(사진)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장관 등도 거론된다. 노동당은 하원 650석 중 403석을 보유해 차기 노동당 대표가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의 새 총리에 오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버넘 의원이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024년 7월 집권한 스타머 총리가 채 2년도 못 돼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2016년 6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가결 뒤 거듭됐던 잦은 총리 교체와 정정 불안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브렉시트를 투표에 부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를 필두로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 스타머 총리까지 벌써 6명이 거쳐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버넘, 다음 달 중 새 총리 등극 가능성스타머 총리는 집권 초부터 고물가, 저성장 등으로 핵심 지지층인 중도좌파 유권자, 보수 유권자 모두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2월 미국 월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과 어울리며 국가 기밀까지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노동당 동료 피터 맨덜슨을 주미국 영국 대사로 발탁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해 9월 맨덜슨 전 대사가 사퇴했지만 인사 오판을 둘러싼 비난은 계속됐다.노동당은 지난달 7일 지방선거에서 반(反)이민 등을 내세운 강경 보수 성향 영국개혁당에 대패했다. 이 때부터 스타머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당 안팎에서 빗발쳤지만 그는 자신의 사퇴가 더 큰 혼란을 유발한다며 사퇴를 거부했다.하지만 18일 버넘 의원이 하원에 입성하자 노동당 내 기류가 달라졌다. 원래 버넘 의원은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어서 원내 인사만 출마할 수 있는 노동당 대표에 도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맨체스터 메이커필드 선거구의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그가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자 동료 의원들의 지지가 잇따랐다. 현재 버넘 의원을 지지하는 노동당 의원이 300명에 육박해 당 대표 경선 시 언제든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상태다.BBC는 스타머 총리가 당 대표 경선 기한으로 제시한 다음달 16일 여름 휴회까지 버넘 의원이 단독 후보로 등록하면 경선 없이도 바로 차기 노동당 대표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버넘 의원이 빠르면 같은 달 17일에 새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버넘 의원은 22일 X에 “앞으로의 과정을 질서 있고 책임감 있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과 나라를 위한 긍정적 쇄신의 과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총리직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트럼프와도 내내 갈등스타머 총리는 집권 내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그는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을 시도할 때 강하게 반대했고, 올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뒤에는 영국군의 파견도 거부했다.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서 미국이 이란 공격을 위한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것 또한 당초 불허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마지못해 허용했다.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거론하며 “스타머는 처칠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에 “스타머가 총리직에서 사임하게 될 것”이라며 “그(스타머 총리)는 이민과 에너지라는 매우 중요한 2개의 주제에서 크게 실패했다. 북해 유전을 열어라”고 촉구했다. 화석 연료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따라 영국이 북해 유전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으면 고유가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지 못해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주장을 재차 펼친 것으로 보인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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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정치 생명, 트럼프가 쥐고 있다”

    “네타냐후는 좀 더 이성적이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트루스소셜에 올해 하반기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미국 온라인 매체 ‘저스트더뉴스’의 기사를 공유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는데도 이스라엘의 거듭된 레바논 공격으로 MOU 이행이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노골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올해 10월 말 전에 총선을 치러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두 번째 집권 시절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실각하면 곧바로 감옥에 갇힐 수 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올 4월 ‘네타냐후 축출’을 선언하며 합당까지 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권 연장을 위해선 보수 진영 결집과 전쟁 상황 유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이란의 휴전에 부정적이다.● 네타냐후에게 거듭 경고하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의 흔들리는 재선 기회, 트럼프가 카드를 쥐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영 KA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는 비비(Bibi·네타냐후의 애칭)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그는 좀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자신이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도 베네트 전 총리, 가디 아이젠코트 이스라엘 하원의원 등을 거론하며 이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했다. 이를 두고 저스트더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고 날카롭게 경고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스트더뉴스는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종전 합의를 방해하거나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취약성이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자주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섞어가며 “당신은 정말 미쳤다. 나 아니었으면 지금쯤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호통쳤다. 8일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곧 혼자 남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美, 이스라엘 지원 중단 가능성 다만 미국 정보기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핵심 지지층인 이스라엘 강경 보수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레바논 공습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강경파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지난달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전투 확대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 공유 및 각종 원조를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탄약과 항공유 지원, 핵심 정보 공유를 중단해 레바논 공격의 강도를 축소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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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직간접 비용 최소 203조 추정”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으로 미국 국민들이 직간접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최소 1320억달러(202조7000억원)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다.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올 5월 12일 연방하원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따른 군사 비용 추산치는 당시 기준 약 290억달러(44조4000억 원)라고 보고했다. 다만 이는 이란의 공격으로 손상을 입은 미군 기지 복구 비용은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NYT는 진단했다.NYT는 수리와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이나 항공모함 전단을 해상에 배치하는 데 따른 비용도 반영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란 공격으로 파괴된 고가의 미국 자산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기지에 세워져 있던 군용 레이더 정찰기 ‘E-3 센트리’와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 시설 등이 있다. E-3 센트리의 가격은 대당 3억∼5억달러(4600억∼7700억원) 수준이다.연료비 부담도 더해졌다. 브라운대의 이란 전쟁 에너지 비용 추적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전쟁 발발 이후 가격 상승으로 휘발유와 경유에 추가로 지불한 비용 증가분은 약 600억달러(92조원)에 이른다.항공권, 물류비, 운송비, 식량 가격도 급등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일부 비료의 핵심 원료인 황 등 원자재 가격도 올랐으며 세계 여러 나라들의 경제성장 둔화, 기아 증가 등 영향도 예상된다.인명 피해도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란인 사망자는 3500명, 이스라엘인 사망자는 26명이다. 미군 사망자는 13명으로 발표됐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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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네타냐후 총리 재선은 내 손에”…‘종전 빌런’ 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자기 손에 달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2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직접 공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의 흔들리는 재선 기회, 트럼프가 카드를 쥐고 있다’라는 제목의 미국 온라인 매체 ‘저스트 더 뉴스’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선거에) 누가 출마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나는 비비(네타냐후의 애칭)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기사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인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을 언급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트럼프 대통령이 이 기사를 보란 듯 공유한 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어렵게 체결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당장 위기에 처하자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해 강력한 경고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폭격, 협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섞어가며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미쳤다” “감사할 줄 모른다”고 호통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외교적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양국 정상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통화 때마다 이란에 대한 더 강도 높은 군사 조치를 요구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피로감을 느꼈다고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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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무료” 美주장과 달라… “이란에 너무 퍼줘” 비판 확산

    “레이건이 무덤에서 뒤척이고 있다(rolling over in his grave). 수십 년 중 최악의 외교 실수다.” 이란에 크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이란 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두고 미국 집권 공화당에서조차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17일(현지 시간) X에 “이란의 핵 야망은 억제되지 않았고 (이란이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교훈까지 얻었다”며 이같이 질타했다. ‘강한 미국’을 주창한 보수 거두이자 집권 중 이란에 강경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무덤에서조차 일어날 수준의 과한 양보라는 의미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공화당의 다른 인사도 MOU 비판에 동참했다. 특히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련 내용이 명시된 MOU의 제5항에 대한 우려가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해협의 완전 자유 항행 체제가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향후 ‘60일 동안만’ 상선에 대한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밝힌 이 조항이, 60일 뒤엔 사실상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탓이다.●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계속 강조할 듯 MOU의 제1항은 미국과 이란, 양측 동맹국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고 명시했다. 추가 협상이 진행되는 향후 60일간 미국이 이란 전쟁의 확전 부담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종전 출구를 마련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전쟁 후 치솟았던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안정되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17일 “경제적 재앙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혀 MOU 체결을 서두른 이유가 경제적 충격 줄이기임을 시사했다.다만 MOU의 주요 항목이 이란에 유리한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60일간의 한시적 호르무즈 통행료 면제’ 외에도 MOU 제5항에는 이란이 오만 및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행정 및 해상 서비스를 논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은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 항행 가능 지역이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즉, 이란이 당장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잠시 개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추가 핵 협상 등이 난항을 겪는다면 언제든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핵 의제 구체적 언급 없어 핵 의제에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내용을 다루는 제8항에선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규정했다. 또 고농축 우라늄 등 이란의 핵물질 처리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아래 현장에서 희석하는 방식 등을 명시했다. 다만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이란이 과거 수차례 해온 발언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란은 1970년 핵확산금지조약(NPT) 비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맺은 핵합의(JCPOA) 때도 겉으로만 ‘핵 포기’를 거론했다. MOU에선 이란이 보유한 준(準)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향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지 여부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란에 대한 핵 사찰 관련 내용도 없다. 앞서 미 고위 당국자는 12일 브리핑에서 MOU에 “우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문구를 마련했다”며 이란 핵물질 폐기 및 반출 등을 이전보다 명확히 표현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관련 내용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던 이란 핵 의제가 향후 60일의 협상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최대 변수라고 지목했다.● ‘오바마보다 더 퍼줬다’ 비판 나올 듯MOU 제10항은 “미국은 MOU 서명 즉시 이란산 원유, 석유제품, 파생상품의 수출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발급할 것을 약속한다”고 규정했다.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이란 경제에 큰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제11항에 따르면 미국은 “MOU가 이행되는 즉시 이란의 동결·제한된 자금·자산을 전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미국이 동결 중인 약 1000억 달러(약 151조 원)의 이란 자산에 대한 이란의 광범위한 접근권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이 동결 자산이 “우리(미국)의 돈이 아니라 그들(이란)의 돈”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이란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제6항에 포함된 3000억 달러(약 452조 원)의 이란 재건 기금 또한 논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오바마 행정부가 핵합의 후 이란에 17억 달러(약 2조5600억 원)를 제공한 것을 ‘현금 퍼주기’라고 비판했다. 그랬던 그가 정작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이란 지원에 합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MOU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운용,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친(親)이란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 등에 관한 내용도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 내는 물론이고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중동 내 미국 동맹의 반발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트루스소셜에 “내가 이란에 충분히 강경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바보들은 질투심에 눈이 멀었거나, 악당이거나, 멍청한 사람”이라며 MOU의 정당성을 주장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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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정보기관 “이란에 내준 호르무즈 통제권, 핵무기보다 강력”

    미국 정보당국이 19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해 “사실상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언제든 재봉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우위를 내준 것”으로 평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 한 이란의 해협 봉쇄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으로 증명됐다며 “해협의 통제권을 잃는 것은 이 시대의 최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란에 핵보다 강한 호르무즈 통제권 줬다” 16일 CNN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은 최근 이번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세계 경제를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정보당국 평가 내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CNN에 “이란은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압박 전략의 효과를 확인했고, 이를 앞으로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이는 핵무기보다 강력한 무기”라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이 이란이 해협 봉쇄 카드를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는 이유는 이란이 여전히 미사일, 드론, 소형 고속정 등 실질적인 봉쇄를 가능하게 하는 전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란은 4월 초 시작된 6주간의 휴전 기간 중 드론 생산을 일부 재개했는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약화한 특정 군사 능력을 빠르게 재건하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특히 이란이 이번 전쟁을 통해 세계 석유 생산의 중심지인 걸프국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외교·군사적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게 정보당국의 평가다. CNN은 이란이 지금도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때를 대비해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동원해 또 다른 핵심 원유 수송로이며 수에즈 운하의 길목에 자리 잡은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이란도 해협 봉쇄엔 큰 비용 역시 뒤따른다는 것을 학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방인 중국과 주변 걸프국가들이 크게 반발해 이란에 불리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전쟁에서 확인했다는 것이다.● 美 공화의원도 ‘이란 합의’ 내용 몰라 당혹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키로 한 종전을 위한 MOU 내용이 ‘깜깜이’라는 비판도 계속 커지고 있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조차 MOU의 내용을 모르고 있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6일 취재진에게 “나는 MOU 내용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 전문을 구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대통령이 주요 국제 협약의 세부 사항을 같은 당 지도자들과 공유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MOU 세부 내용 공개와 의회 검토도 요구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날 “MOU 전문과 함께 향후 최종 합의안이 나온다면 의회가 이에 대해 검토하고 표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미 해군의 호위를 붙여 주는 이른바 ‘VIP 패스’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교전 재발 우려 탓에 해협 통항량은 미미한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정상화하기 위해 유료 호위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보험사들을 설득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보험을 다시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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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하늘의 요새’ 美 B-52 이륙중 추락

    미국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 B-52가 1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의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8명 전원이 사망했다. ‘하늘의 요새(Stratofortress)’로도 불리는 B-52는 한 번에 약 30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군 최대 규모의 전략 폭격기다.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에 이어 최근 이란 전쟁에도 투입됐다.CNN 등에 따르면 이 폭격기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이륙 직후 활주로에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사망자 8명은 군인, 공무원, 정부 계약업체 직원, 폭격기 제작사 보잉 직원 등이다. 이들은 폭격기 레이더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비행에 나섰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수 km 밖에서까지 관측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비행기의 형체 또한 거의 남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미 공군은 기자회견을 통해 “훌륭한 미국인 8명을 잃었다”며 “비극적인 사고였으며 생존자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명확한 추락 원인을 밝힐 때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고로 활주로 또한 손상을 입어 에드워즈 기지의 항공기 운항 또한 향후 16일간 중단된다. B-52는 미군이 1950년대 옛 소련과의 전쟁에 대비해 개발한 장거리 폭격기다. 날개 약 56m, 기체 약 48m며, 최대 전투 반경은 1만4160km에 달한다. 재래식 무기, 핵무기 등을 가리지 않고 최대 3만1750㎏급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냉전 종식 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수십 년 동안 운용됐지만 기체 노후화에 따른 각종 우려 또한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항공 안전 전문가 제프 구제티는 조종 장치의 오작동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CNN에 “제어 장치 혹은 엔진이 잘못 조작됐거나 시험 중이던 장비에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논평했다. 이번 사고가 미군이 추진 중인 B-52의 현대화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군은 노후화한 B-52를 2050년대까지 현역으로 운용하기 위해 엔진과 레이더 등 핵심 장비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성능 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미 공군은 추락한 기체가 해당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에드워즈 기지는 미 최대 규모의 공군 기지로 미군의 항공기 시험 개발 업무를 주도한다. 최초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X-1’ 항공기의 시험 비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 최초 착륙 등이 이곳에서 이뤄졌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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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52 폭격기, 美공군기지서 이륙 직후 추락…탑승자 8명 전원 사망

    미국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 B-52가 1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의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8명 전원이 사망했다. ‘하늘의 요새(Stratofortress)’로도 불리는 B-52는 한 번에 약 30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군 최대 규모의 전략 폭격기다.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에 이어 최근 이란 전쟁에도 투입됐다.CNN 등에 따르면 이 폭격기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이륙 직후 활주로에서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사망자 8명은 군인, 공무원, 정부 계약업체 직원, 폭격기 제작사 보잉 직원 등이다. 이들은 폭격기 레이더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비행에 나섰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수km 밖에서까지 관측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비행기의 형체 또한 거의 남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미 공군은 기자회견을 통해 “훌륭한 미국인 8명을 잃었다”며 “비극적인 사고였으며 생존자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명확한 추락 원인을 밝힐 때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고로 활주로 또한 손상을 입어 에드워드 기지의 항공기 운항 또한 향후 16일간 중단된다.B-52는 미군이 1950년대 옛 소련과의 전쟁에 대비해 개발한 장거리 폭격기다. 날개 약 56m, 기체 약 48m며, 최대 전투 반경은 1만4160km에 달한다. 재래식 무기, 핵무기 등을 가리지 않고 최대 3만1750㎏급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냉전 종식 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수십 년 동안 운용됐지만 기체 노후화에 따른 각종 우려 또한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항공 안전 전문가 제프 구제티는 조종 장치의 오작동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CNN에 “제어 장치 혹은 엔진이 잘못 조작됐거나 시험 중이던 장비에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논평했다. 이번 사고가 미군이 추진 중인 B-52의 현대화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군은 노후화한 B-52를 2050년대까지 현역으로 운용하기 위해 엔진과 레이더 등 핵심 장비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성능 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미 공군은 추락한 기체가 해당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에드워드 기지는 미 최대 규모의 공군 기지로 미군의 항공기 시험 개발 업무를 주도한다. 최초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X-1’ 항공기의 시험 비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 최초 착륙 등이 이 곳에서 이뤄졌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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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 황제 떠올리게 한 트럼프, 백악관 UFC 경기로 팔순 자축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남쪽 잔디밭이 14일 대형 종합격투기(UFC)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과 자신의 80세 생일을 기념해 추진해 온 ‘UFC 프리덤 250’ 행사를 이날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유명한 UFC 애호가였다. 이날 행사는 백악관에서 열린 최초의 프로 스포츠 행사다. NBC, 타임 등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전체 비용은 약 6000만 달러(약 900억 원)다. 또 파라마운트,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등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에만 부여된 특혜 논란 등 여러 시비 속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집권 공화당의 존 슌 상원 원내대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인사와 4000여 명의 관중으로 경기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백악관 근처에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파가 몰려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가 미국 독립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같은 날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외교 성과를 자찬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사적 잔치’를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 폰테인 코넬대 교수는 AP통신에 이번 행사가 고대 로마의 전제 군주들이 무료 식량과 검투 경기로 민심 이반을 제압했던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친(親)트럼프 인사 총출동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미국 동부시간 오후 8시∼15일 오전 1시까지 약 5시간 진행됐다. UFC 측은 지난달부터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클로(Claw)’라는 거대 팔각형 경기장 구조물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4000명이 경기를 지켜봤고 백악관 정문 앞 엘립스 공원에도 7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됐다. 이날 체급별로 치러진 7개 경기에는 일리아 토푸리아, 알렉스 페레이라, 저스틴 게이지 등 UFC를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장 앞 관람석 맨 앞줄에 앉아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과 경기를 지켜봤다. 행정부 주요 인사 외에도 평소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 등도 자리했다. 엘리슨 CEO와 그의 부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주는 진보 성향이 강했던 파라마운트에 보수 색채를 입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 중계도 유료 가입이 필수인 ‘파라마운트+’에서만 이뤄졌다. 나머지 관중의 대부분은 초청된 현역 미군들로 채워졌다.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 마련된 좌석은 사전에 진행된 추첨에 뽑힌 시민들이 차지했다.● 이해충돌 논란 고조 이날 행사는 권한 남용 및 이해 충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행사가 열려 ‘독립기념일 행사를 빙자한 대통령의 팔순 잔치’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화이트 회장을 비롯해 참석자의 상당수가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 몇 주 전에 UFC의 모회사인 ‘TKO그룹 홀딩스’의 주식을 최대 5만 달러(약 7500만 원)어치 매입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등 가상화폐 기업의 로고가 대거 부착됐다. 또 UFC는 최근 트럼프 일가가 공동 소유한 가상자산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공식 후원사로 추가하고 총 25만 달러(약 3억7500만 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선수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과 국가 행사가 뒤섞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워싱턴, 뉴욕, 보스턴 등 미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제군주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도 열렸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 전국 단위 시위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의 최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6%만이 “백악관 내 UFC 경기 개최가 적절하다”고 답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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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무기 10개 분량 우라늄 처리 관건… “외부 반출” vs “이란서 희석”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6일 만에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며 새로운 협상 국면이 조성됐지만, 이번 MOU가 실질적으로는 ‘60일짜리 협상 로드맵’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60일간의 추가 협상 기간 동안 △이란이 보유한 순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kg의 처리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와 동결자금 처리 등 핵심 쟁점에 관한 타협을 이뤄야 하는데 이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MOU 합의 원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이란 측은 벌써부터 주요 쟁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헤즈볼라와 후티 등 이란의 중동 내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 금지 등도 이번 MOU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적 경제난에 신음하는 이란과 고유가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식의 임시 휴전을 서둘렀다는 평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편의적 휴전(a truce of convenience)’에 만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 내 우라늄 희석” vs “불가” 팽팽J D 밴스 미국 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 등이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이 MOU에 서명하기로 했다. 밴스 부통령은 1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대통령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뒀다. 미국과 이란은 MOU를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및 보유 금지’라는 큰 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번 합의가 “이란 핵무기를 완전히 막는 장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이란 역시 핵무기 개발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의 희석 방안을 둘러싼 이견은 상당하다. 로이터통신 등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을 인용해 이란이 보유한 우라늄을 추가로 농축하면 핵무기 10개를 제조할 수 있다고 평했다. 미국은 이 우라늄을 미국 혹은 제3국으로 반출해 희석해야 핵 위험이 제거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갈리바프 의장의 전략 고문인 메디 모하마디는 14일 이란 메르통신에 “이란 내에서 농축 우라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자국 내 희석’을 강조했다. 농축 우라늄 희석은 독한 술에 물을 타 도수를 낮추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뤄진다. 고농축 우라늄에 저농축 우라늄을 섞으면 전체 농도가 낮춰지고 이에 따라 핵무기 개발 또한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희석한 우라늄을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수준까지 다시 고농축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시설이 필요하다. 또 미국은 군사적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의 저농축만 허용하거나 일정 기간 농축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2015년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했던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당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로 제한했다. 반면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보장한 평화적 핵 이용권과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우라늄 농축 중단에 관해서도 미국은 15∼20년을, 이란은 이보다 짧은 기간을 원하고 있다. 또 미국은 IAEA가 이란 내 핵시설 사찰을 확대하고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권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란은 거부하고 있다. 또 15일 이란 타스님통신은 중동 내 미군이 양측의 최종 합의 후 30일 이내에 이란 인근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과의 핵합의(JCPOA) 실무 협상을 이끌었던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14일 ABC방송에 “향후 60일 안에 이 모든 조율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며 “JCPOA 협상 때도 18개월이 걸렸다”고 평했다.● 이란 동결자금 해제 등도 향후 뇌관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는 또 다른 뇌관이다. 미국은 이란이 핵물질 폐기, 핵시설 해체, 우라늄 농축 중단 등을 이행하면 그때마다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조건부·단계적 제재 해제’ 기조를 고수한다. 이란은 신속하고 대대적인 경제 보상을 요구한다. 로이터통신은 14일 미국이 250억 달러(약 37조5000억 원)의 이란 동결자산 해제에 동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전체 동결자산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50조 원)로 추산된다. 또 모하마디가 메르통신에 공개한 MOU 14개 항목의 초안에 따르면 단순한 제재 완화를 넘어 미국과 그 동맹국이 이란에 3000억 달러(약 450조 원) 규모의 ‘재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상’ 표현이 없지만 사실상 전쟁 배상금이라는 분석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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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 황제처럼…트럼프, 팔순잔치에 ‘백악관 UFC’ 열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남쪽 잔디밭이 14일 대형 종합격투기(UFC)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과 자신의 80세 생일을 기념해 추진해 온 ‘UFC 프리덤 250’ 행사를 이날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유명한 UFC 애호가였다.이날 행사는 백악관에서 열린 최초의 프로 스포츠 행사다. 이번 행사는 약 6000만 달러(약 9000억 원)의 행사 비용, 파라마운트,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등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에게만 부여된 특혜 논란 등 여러 시비 속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집권 공화당의 존 슌 상원 원내대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인사와 4000여 명의 관중으로 경기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백악관 근처에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파가 몰려들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가 미국 독립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같은 날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외교 성과를 자찬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사적 잔치’를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 폰테인 코넬대 교수는 AP통신에 이번 행사가 고대 로마의 전제 군주들이 무료 식량과 검투 경기로 민심 이반을 제압했던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친(親)트럼프 인사 총출동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미국 동부 시간 오후 8시~15일 오전 1시까지 약 5시간 진행됐다.UFC 측은 지난달부터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클로(Claw)’라는 거대 팔각형 경기장 구조물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4000명이 경기를 지켜봤고 백악관 정문 앞 엘립스 공원에도 7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됐다.이날 체급별로 치러진 7개 경기에는 일리아 토푸리아, 알렉스 페레이라, 저스틴 게이지 등 UFC를 대표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장 앞 관람석 맨 앞줄에 앉아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과 경기를 지켜봤다.행정부 주요 인사 외에도 평소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 등도 자리했다. 엘리슨 CEO와 그의 부친 래리 엘리슨 오러클 창업주는 진보 성향이 강했던 파라마운트에 보수 색채를 입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 중계도 유료 가입이 필수인 ‘파라마운트+’에서만 이뤄졌다.나머지 관중의 대부분은 초청된 현역 미군들로 채워졌다.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 마련된 좌석은 사전에 진행된 추첨에 뽑힌 시민들이 차지했다.● 이해충돌 논란 고조이날 행사는 권한 남용 및 이해 충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우선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행사가 열려 ‘독립 기념일 행사를 빙자한 대통령의 팔순 잔치’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화이트 CEO를 비롯해 참석자의 상당수가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 몇 주 전에 UFC의 모회사인 ‘TKO그룹 홀딩스’의 주식을 최대 5만 달러(약 7500만 원) 매입했다.이날 경기장에는 크립토닷컴, 폴리마켓 등 가상화폐 기업의 로고가 대거 부착됐다. 또 UFC는 최근 트럼프 일가가 공동 소유한 가상자산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공식 후원사로 추가하고 총 25만 달러(약 3억7500만 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선수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과 국가 행사가 뒤섞였다는 비판이 나온다.이날 워싱턴, 뉴욕, 보스턴 등 미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제군주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도 열렸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 전국 단위 시위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의 최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6%만이 “백악관 내 UFC 경기 개최가 적절하다”고 답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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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워싱턴 잔디밭에 ‘8647’…팔순 앞둔 트럼프 암살 경고?

    1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내셔널몰’ 잔디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한다는 의미의 문구 ‘8647’가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문구를 단순한 반(反)트럼프 구호가 아닌 대통령에 대한 암살 위협으로 보고 있다.이날 내셔널몰 동쪽의 잔디 구역에 8647 문구가 죽은 잔디 형태로 나타난 모습이 워싱턴 기념탑 정상에서 실시간으로 찍는 카메라 영상에 포착됐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숫자는 수일에 걸쳐 잔디가 변색하며 서서히 드러났다. CNN방송은 “이 표식이 언제 처음 생겼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5일 촬영된 사진에는 이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메리엄웹스터 사전, BBC 등에 따르면 ‘86’의 영어 발음 ‘에이티식스’는 ‘거부하다’ ‘거절하다’ ‘없다’는 뜻의 영어 단어 ‘닉스(nix)’의 리듬화된 속어라다. 군대, 법 집행 기관 등에서는 특정 인물을 제거하거나 죽이는 것을 의미할 때도 사용했다. 또 식당에서 재료가 떨어진 메뉴를 서비스에서 제외하거나 행패를 부리는 손님을 쫓아낼 때도 이 숫자를 일종의 은어로 썼다.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조사에 나섰다. 이날 수사 차량 여러 대가 잔디 일대를 봉쇄했고 미 육군 특수 낙하부대 또한 투입됐다. 내셔널몰을 관리하는 미 내무부 측은 이 문구를 “정신 나간 기물 훼손 행위”라고 규정하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대변인실 또한 “정치적 폭력이나 암살을 조장하거나 옹호하는 사람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받아야 한다”고 반발했다.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 문구가 대통령의 여든 번째 생일인 14일 워싱턴 일대에서 각종 행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에 더 긴장하고 있다. 14일에는 백악관에서 종합격투기(UFC) 대회가, 24일에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집회와 공연이 열린다.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조개 껍데기로 8647을 만든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법무부에 의해 대통령 협박 혐의로 기소됐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위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조사하다 대통령 눈 밖에 났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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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싱당한 네타냐후…트럼프 ‘종전임박’ 발표에 화들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종전 MOU 서명이 임박했다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리자 종전 합의에 부정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깜짝 놀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 관련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란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주재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듣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미-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이스라엘이 협상 내용을 승인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이란의 협상 내용이 이란 최고지도부에 전달돼 승인받았다면서 미 아파치 헬기 격추를 계기로 지난 9일 재개된 미국의 이란 공습 중단을 발표했다. 그는 또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이 모두 논의된 내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예고했다가 실행을 불과 3시간 앞두고 전격 취소한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취소 발표 약 3시간 뒤로 예정된 대(對)이란 항공 작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당시 미군은 항공 작전 계획을 정밀 조정하고 공격용 탄약을 장착하는 등 대통령의 최종 출격 명령만 기다리던 상태였다. 이번 작전은 최근 발생한 미군 아파치 헬기 추락 사건에 대한 보복 공습을 연장하는 성격으로, 전날 감행된 공격과 유사한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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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엡스타인 파일 공개 놓고, 백악관 지하벙커서 비밀 대책회의”

    “엡스타인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콘트라(Iran-contra) 사건’이 될 것이다.”지난해 7월 댄 본지노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월가 출신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정권에 치명타가 될 거라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전했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적국인 이란에 무기를 판 돈으로 중남미 국가인 니카라과의 반군을 지원한 사건으로,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낸 대형 정치 스캔들이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지난해 7월 엡스타인의 성매매 고객 명단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수사 기록(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직후 트럼프 행정부 핵심 고위 참모들은 극심한 의견 충돌을 겪었다. 2024년 미 대선 전 파일 공개를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꿨다며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J D 밴스 부통령,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시 파텔 FBI 국장,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수차례 비밀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엡스타인 작전실 된 백악관 지하벙커지난해 7월 17일 트럼프 대통령 핵심 참모들은 엡스타인 파일 비공개 결정에 가장 분노하는 이들이 마가라는 사실에 당황하며 백악관 상황실에서 대통령 없이 첫 번째 비상대책 회의를 진행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NYT에 전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휘하는 등 미 국가 안보의 심장부인 백악관 상황실이 ‘엡스타인 스캔들 작전실’로 쓰인 것.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놓고 참모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고 한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포함됐더라도 지금이라도 문건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공개될 문건이라면 선제적으로 공개해 지지층을 달래야 한다고 본 것. 하지만 와일스 비서실장 등은 대통령에게 미칠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이를 반대했다.특히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촉구한 본지노 당시 FBI 부국장은 욕설까지 섞어가며 팸 본디 당시 법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그는 파일 비공개 발표 당일 본디 전 장관에게 “당신이 멍청한 광대 짓을 하며 일을 망쳤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본디 전 장관이 지난해 2월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과장해 불필요한 의심을 샀다는 것. NYT는 “온라인에서 보수 지지층의 인기를 얻어 부국장 자리까지 오른 본지노는 마가의 비난을 경험한 적이 없어 더 혼란스러워했다”고 했다.사건의 중심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는 게 주변인들의 증언이다. 시간이 흘러 파문이 가라앉기를 바라며, 이 사안이 언급될 때마다 신경질을 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결별했지만 한동안 측근이었던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에게 “자료가 공개되면 내 친구 중 일부가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이후에도 백악관 상황실 회의는 몇 차례 열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을 통해 소개받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에 집착하며 추행했다는 과거 진술을 엡스타인 공개 자료에 포함할 것인지도 논의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돌이켜보면 백악관 상황실에서 여성 신체 부위를 두고 심각하게 논쟁을 벌인 건 무척이나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인플레이션 사랑해” 발언 논란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3년 1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데 대한 기자의 질문에 “수치가 훌륭했다.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민생고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논란이 일자 그는 뉴욕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전쟁이 끝나면 좋아질 인플레 수치에 대해 얘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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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女신체 집착 놓고 격론”…백악관 벙커서 엡스타인 대책회의

    “엡스타인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콘트라(Iran-contra) 사건’이 될 것이다.”지난해 7월 댄 본지노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월가 출신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정권에 치명타가 될 거라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전했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적국인 이란에 무기를 판 돈으로 중남미 국가인 니카라과의 반군을 지원한 사건으로,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낸 대형 정치 스캔들이다.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지난해 7월 엡스타인의 성매매 고객 명단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수사 기록(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직후 트럼프 행정부 핵심 고위 참모들이 극심한 의견 충돌을 겪었다. 2024년 미 대선 전 파일 공개를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바꿨다며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J D 밴스 부통령,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시 파텔 FBI 국장,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고문 등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수차례 비밀 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엡스타인 작전실 된 백악관 지하벙커지난해 7월 17일 트럼프 대통령 핵심 참모들은 엡스타인 파일 비공개 결정에 가장 분노하는 이들이 마가라는 사실에 당황하며 백악관 상황실에서 대통령 없이 첫 번째 비상대책 회의를 진행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NYT에 전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휘하는 등 미 국가안보의 심장부인 백악관 상황실이 ‘엡스타인 스캔들 작전실’로 쓰인 것.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놓고 참모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고 한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포함됐더라도 지금이라도 문건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차피 공개될 문건이라면 선제적으로 공개해 지지층을 달래야 한다고 본 것. 하지만 와일스 비서실장 등은 대통령에게 미칠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이를 반대했다.특히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촉구한 본지노 당시 FBI 부국장은 욕설까지 섞어가며 팸 본디 당시 법무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그는 파일 비공개 발표 당일 본디 전 장관에게 “당신이 멍청한 광대짓을 하며 일을 망쳤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본디 전 장관이 지난해 2월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과장해 불필요한 의심을 샀다는 것. NYT는 “온라인에서 보수 지지층의 인기를 얻어 부국장 자리까지 오른 본지노는 마가의 비난을 경험한 적이 없어 더 혼란스러워했다”고 했다.사건의 중심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는 게 주변인들의 증언이다. 시간이 흘러 파문이 가라앉기를 바라며, 이 사안이 언급될 때마다 신경질을 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결별했지만 한동안 측근이었던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에게 “자료가 공개되면 내 친구 중 일부가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이후에도 백악관 상황실 회의는 몇 차례 열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을 통해 소개받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에 집착하며 추행했다는 과거 진술을 엡스타인 공개 자료에 포함할 것인지 여부도 논의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돌이켜보면 백악관 상황실에서 여성 신체 부위를 두고 심각하게 논쟁을 벌인 건 무척이나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인플레이션 사랑해” 발언 논란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3년 1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데 대한 기자의 질문에 “수치가 훌륭했다.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민생고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 논란이 일자 그는 뉴욕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전쟁이 끝나면 좋아질 인플레 수치에 대해 얘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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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파치 헬기 격추’ 보복에 이란도 맞불… 호르무즈 다시 긴장

    미군이 9일(현지 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했다. 하루 전 미 육군 아파치 공격 헬기(AH-64)가 중동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격추된 데 대한 보복에 나선 것이다. 이란도 바레인에 주둔 중인 미 해군 5함대 등 중동 내 미군 관련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하며 맞불을 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양측 간 군사적 충돌이 잇따르면서 합의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 폭스뉴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겨냥한 광범위한 새 공습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 타결에 미온적인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새 공습을 명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서도 “그들(이란)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합의를 협상하는 데도 너무 오랜 시간을 끌었다.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만, 9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 뒤에도 여전히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美-이란, 공격 주고받으면서도 확전 자제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9일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을 겨냥해 “자위적 차원의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란이 자폭형 샤헤드 드론이나 지대공 미사일로 아파치 헬기를 격추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치 헬기는 탱크, 장갑차, 장사정포, 미사일 발사대 등을 공격할 때 많이 쓰이는 미 육군의 핵심 무기 중 하나다. 이번 전쟁에선 이란군의 고속정, 무장 선박, 해안에 배치된 군사장비 등을 공격하는 데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군은 아파치 헬기 격추를 확인한 뒤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망 및 레이더 시설 등을 겨냥해 3차례 타격에 나섰다. 이란 국영방송 등은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연안 여러 도시에서 폭발음과 방공 사이렌이 울렸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자스크, 시리크, 케슘 등 여러 지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또한 대응에 나섰다. 이란은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5함대를 겨냥해 드론을, 요르단의 알아즈라크 미군 기지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쿠웨이트 알리알살렘 미 공군기지에도 공격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적대 행위가 지속되면 더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란 잠 지역 상공에서 미군 무인 공격기 ‘리퍼(MQ-9)’ 1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중부사령부는 3차례의 공습 뒤 “이란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공습을 완료했다”며 “이번 작전은 최근 미군과 해당 해역을 통과하던 국제 상선들에 대한 공격에 대응한 비례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자위권’ ‘비례적 대응’ 등을 강조한 것은 이란과의 휴전 상황을 깨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속한 종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번 군사 행동을 전면전의 신호가 아닌 제한적 보복 조치로 규정한 셈이다.● 美 “이란 우라늄 처리에 관여” vs 이란 “美는 참관만” 종전 협상을 둘러싼 양측 이견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핵에 관한 4대 핵심 쟁점에 따른 입장 차가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진단했다. 특히 이란이 보유한 약 11t의 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을 두고 미국은 “우리가 직접 핵물질 처리 과정에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참관인 역할만 해야 한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이란의 핵시설 해체를 두고도 미국은 이란이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 핵심 핵시설 3곳을 모두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최소 1곳은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란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불시 사찰 허용’ 여부 또한 합의가 불투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국제 사찰단이 언제든 핵 의심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이란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에 대해서는 양측이 당초 이란이 주장한 ‘10년’보다는 긴 ‘15년’ 수준에서 절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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