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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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2-20~2026-01-19
건강100%
  • “침샘 질환, ‘아프게 붓는 돌’과 ‘아프지 않은 혹’ 구분해야”

    침은 하루 평균 1.5ℓ가 분비된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과정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침 속에 들어 있는 라이소자임과 락토페린, 면역글로불린 (IgA)은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해 감염을 막는다. 충치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뮤탄스균을 중화하는 기능도 침이 맡는다. 하지만 침 분비량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30세 이후 매년 약 1%씩 감소해 60세가 되면 30%가량 줄어든다. 흡연이나 음주가 잦을 경우 감소 폭은 더 커진다. 침이 줄면 구강은 쉽게 건조해지고 혀 표면이 갈라지며 통증이나 작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후 이물감과 구취가 동반되고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령층에서 침샘(타액선) 질환이 증가하는 배경이다.식사 때 붓고 아픈 ‘타석증’, 반복되면 신호다타석증(침돌증)은 침샘이나 침이 배출되는 관 안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생 빈도는 약 200명 중 1명꼴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악하선에서 흔하다. 악하선은 침샘 중 하나로 아래턱뼈(하악) 안쪽, 턱밑에 있는 큰 침샘이다. 귀밑에 있는 이하선과 함께 주요 침샘에 속한다. 침이 고이거나 성분이 변하면서 돌처럼 단단한 결석이 만들어지는데 배출관을 막아 침의 흐름을 방해한다.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식사 때 통증과 함께 귀 앞이나 턱밑이 붓는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 침 분비가 늘어나지만 배출관이 막혀 있어 통증과 부기가 심해진다. 식사가 끝나면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도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거나 침샘 부위에 발적과 압통이 나타나고 입안 침 배출구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보이면 염증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진단은 혀 아래쪽(입안 바닥)을 손으로 만져보는 구강저 촉진으로 시작된다. 배출관을 따라 단단한 결석이 만져지기도 한다. 초음파나 X선 검사도 참고가 되지만 결석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 가장 유용하다.치료는 대부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구강 안쪽으로 들어가는 경구강 접근으로 시행된다. 내시경이나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침 배출관을 따라 결석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수술 현미경을 이용한 방법이 많이 활용된다. 타석증 환자의 약 60%는 다발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 과정에서 침샘을 압박하고 배출관을 확장해 잔류 결석 없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재발률은 약 20%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수술 후 남아 있는 잔류 결석이다. 구강 위생이 좋지 않거나 흡연과 음주가 잦은 경우에도 재발 위험이 커진다. 양측성 타석증은 전체의 약 3%로 드물지만 침 배출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프지 않아 더 위험한 ‘타액선 종양’, 크기 변하면 의심해야타액선 종양은 전체의 약 80%가 양성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하선에서 발생한다. 반면 소타액선에서 생기는 종양은 악성 비율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부분 통증이 없고 매우 서서히 자란다는 점이다. 귀밑이나 턱밑, 입천장에 혹이 만져져도 아프지 않아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으로 바뀔 수 있고 종양이 커질수록 수술 범위가 넓어져 정상 조직 손상이 커진다. 촉진했을 때 종양 표면이 거칠고 불규칙하거나 매우 단단하고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악성을 의심해야 한다. 많이 진행된 경우 통증이나 급격한 성장,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날 수도 있다.타액선 종양의 치료 원칙은 수술적 절제다. 수술 시 안면신경은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신경에 자극이 가해질 수 있다. 수술 후 약 20%에서 일시적인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수주에서 수개월 내 회복된다. 종양이 클수록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은 커진다.재발 역시 중요한 문제다. 타액선 종양의 약 65%를 차지하는 혼합종양은 표면에 미세한 돌기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는 위족이 많아 단순히 종양만 제거하면 5년 이후에 재발률이 4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첫 수술에서 정상 조직을 포함한 광범위 절제가 재발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혼합종양의 약 5%는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상적으로는 양성이라 하더라도 악성에 준해 관리한다.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침샘이 반복적으로 붓거나 식사와 연관된 통증이 지속될 경우 통증이 없더라도 크기가 변한다면 조기에 진료받을 것을 권고한다. 금연과 절주, 구강 위생 관리, 수분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습관은 침샘 질환 예방의 기본이다. 침샘 질환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조기 진단이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이다.“결석 조기 발견해 제거하면 침샘기능 보존 가능”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침샘이 부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때는 언제인가?“통증이 동반되거나 침샘 부위에 발적과 부기가 있으면서 눌렀을 때 아프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입안 침 배출구에서 농성(고름성) 분비물이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식사와 관계없이 부었다가 줄기를 반복하고 종물이 고형이 아니라 낭성인 경우에는 경과 관찰이 가능하다.”―타석증 환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무엇인가?“식사 때만 잠깐 아프고 괜찮아진다고 방치하는 경우다. 이는 침 배출관이 막혔다는 신호다. 반복되면 염증이 생기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결석을 제거하면 침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타액선 종양은 왜 진단 시기가 늦어지나?“대부분 통증이 없고 아주 서서히 자라기 때문이다. 귀밑이나 턱밑 종물은 미용상의 문제로만 인식돼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성이라도 악성으로 전환될 수 있고 커질수록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수술 후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이 크다.“수술 후 일시적인 안면신경마비는 일정 비율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2주에서 3개월 이내 회복된다. 중요한 것은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면서도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조기 진단할수록 신경 손상 위험도 줄어든다.”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 고려대 의과대학·대학원(의학박사) 졸업·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전문의 취득· 대한종양외과 세부전문의 취득· 고려대 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장 및 주임교수 역임· 고려대 안암병원 부원장, 안산병원장 역임· 대한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전)·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 회장(전)·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현)· 미국·일본 두경부외과학회 정회원(현)· 국내외 저명 학술지 논문 게재 231편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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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만 빼면 된다”는 건 착각?… ‘마른 당뇨병’, 사망 위험 더 높다

    새해를 맞아 건강검진 결과지를 다시 펼쳐 든 사람들이 많다. 혈당 수치에 빨간 표시가 찍히면 대개 “살을 빼야 한다”는 말부터 떠올린다. 2형 당뇨병은 비만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런데 최근 ‘마른 당뇨병’로 불리는 저체중 2형 당뇨병 환자군의 사망 위험이 오히려 더 높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 당뇨병 관리가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혈당을 잡는 것과 동시에 영양 상태와 근육량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마른 당뇨병도 위험하다2형 당뇨병은 몸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거나 인슐린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인슐린 저항성)로 발생한다. 전체 당뇨병의 약 9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다.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 발병 이전부터 서서히 시작되고 여기에 비만이 주요 병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치료의 초점도 고혈당 관리와 체중 감량에 맞춰져 왔다.문제는 ‘저체중’이라는 반대 방향의 위험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최훈지 교수,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문선준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5∼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2형 당뇨병 환자 178만8996명을 2022년까지 추적한 전국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저체중을 세 단계(경도 17.0∼18.4㎏/㎡, 중등도 16.0∼16.9㎏/㎡, 중증<16.0㎏/㎡)로 나누고 정상부터 고도비만까지 그룹과 사망률을 비교했다.결과는 단순했다. 저체중 그룹의 사망 위험은 저체중이 아닌 그룹(정상∼고도비만)보다 최대 3.8배 높았다. 경도 저체중은 2배, 중등도 저체중은 2.7배, 중증 저체중은 3.9배로 단계가 낮아질수록 위험이 커졌다. 사망 원인별로도 저체중 그룹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모두 1.9∼5.1배 높았다. 특히 65세 미만에서 저체중 관련 사망 위험이 6.2로 65세 이상(3.4)보다 더 컸다.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체중의 악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2형 당뇨병의 증상은 초기에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갈증이 심해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량이 늘거나(다뇨) 식욕이 증가하는데도 체중이 빠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 손발 저림 같은 신경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애매하거나 없더라도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높게 나오면 확인이 필요하다.진단은 혈당검사로 이뤄진다. 공복혈당 검사, 당화혈색소 검사, 필요시 75g 경구 당부하 검사 등을 통해 당뇨병 여부와 정도를 평가한다. 진단 이후에는 합병증 위험을 함께 본다. 혈압과 지질(콜레스테롤) 검사, 신장 기능(혈청 크레아티닌, 소변 알부민 등), 안과 검진, 말초신경 및 발 상태 확인이 포함된다. 당뇨병은 혈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혈관과 장기 전반의 위험을 높이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치료의 초점은 혈당과 체성분2형 당뇨병 치료의 기본 목표는 혈당을 적정 범위로 관리해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을 바탕으로 약물치료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식사 조절과 운동이 핵심이며 필요에 따라 경구 혈당강하제나 주사제(인슐린 포함)를 사용한다. 환자의 혈당 수준, 유병 기간, 동반 질환(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저혈당 위험, 체중 상태 등을 종합해 약제를 선택한다.이번 연구에서 저체중 환자들은 나이가 많고 현재 흡연자이며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높았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비율은 더 낮았다. 연령, 성별, 소득 수준, 생활 습관, 공복혈당, 당뇨병 유병 기간 등 변수를 모두 조정한 뒤에도 저체중 그룹의 사망 위험은 비만 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도 비만의 사망 위험을 1.0으로 봤을 때 중증 저체중은 5.2배, 중등도 저체중 3.6배, 경도 저체중 2.7배로 나타났으며 모든 저체중 그룹이 고도 비만(1.5배)보다 위험이 컸다. 저체중이 당뇨병 환자의 생존에 치명적인 위험 인자일 수 있음을 대규모로 확인한 셈이다.홍은경 교수는 “저체중 당뇨병 환자는 상대적인 영양 불량이나 근육 소실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생존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혈당 관리를 위해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는 전반적인 영양 상태를 조화롭게 유지하고 균형 잡힌 체성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시아인에서 마른 당뇨병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당뇨병 환자의 BMI 기준을 비만 예방 차원이 아니라 사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주의 사항은 분명하다. 첫째, 체중이 적게 나간다는 이유로 ‘나는 당뇨와 거리가 멀다’고 단정하면 위험하다. 둘째,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살만 빼면 된다’는 방식의 과도한 감량은 피해야 한다. 특히 저체중이거나 최근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면 영양 상태, 근육량, 동반 질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셋째, 흡연은 혈관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금연이 필요하다. 넷째, 저혈당 위험이 있는 약제를 쓰는 경우 식사 거르기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의료진과 조율해야 한다.생활 습관 개선의 방향도 달라진다. 비만한 환자에게는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저체중이거나 근육이 줄어든 환자에게는 ‘감량’보다 ‘유지와 회복’이 목표가 된다. 균형 잡힌 식사로 단백질과 에너지를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산소운동은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저체중인 환자라면 근력운동을 함께해서 체성분을 보완하는 접근이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사로 혈당뿐 아니라 혈압·지질·신장·눈·신경 상태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기본이다.마른 당뇨병은 가볍지 않다. 체중이라는 한 가지 숫자만 좇는 치료에서 벗어나 혈당과 영양·근육을 함께 보는 관리로 전환해야 2형 당뇨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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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넘게 지속 ‘눈꺼풀 염증’ 정체…알고보니 희귀 전두동 거대 골종

    1년 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눈꺼풀 염증으로 불편을 겪던 환자에게 희귀한 ‘전두동 거대 골종’이 진단됐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지난해 말 1년 이상 왼쪽 눈꺼풀 염증 증상이 지속된 58세 여성 환자를 정밀 진단과 다학제 치료를 통해 완치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지난해 여름 눈꺼풀 염증이 호전되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대형 병원 진료를 권유받고 보라매병원 안과를 찾았다. 환자를 처음 진료한 정호경 안과 교수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안과 질환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안과 검사와 함께 조영제를 이용한 뇌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최대 지름 3.1cm에 이르는 좌측 전두동 거대 골종(骨腫)이 확인됐다. 골종은 뼈와 같이 딱딱한 조직으로 이뤄진 종양을 말한다. 전두동 골종은 발생 빈도가 낮은 질환이다. 특히 지름 3cm 이상의 거대 골종은 매우 드물어 명확한 치료 기준이 확립되지 않았을 정도다. 초기에는 성장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크기가 커지면 뇌와 안와 구조물을 압박해 시력 저하, 신경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종양이 커진 뒤에는 제거가 어려워 복잡한 고난도 수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병변의 위치와 크기를 고려해 안과 단독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학제 협진을 제안했다. 이에 홍승노 이비인후과 교수와 변윤환 신경외과 교수가 치료 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세 진료과는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면서도 근본적인 치료 전략을 마련했고 최종적으로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한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 수술은 전두동 골성형 피판 접근법을 이용해 진행됐다. 변 교수는 현미경적 접근으로 정상 뇌조직과 안와상신경, 안구운동신경, 주요 혈관과 골판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거대 골종을 완전히 제거했다. 종양 제거 후에는 전두동 구조의 함몰과 지지력 저하를 막기 위해 복부 지방과 두피 건막 피판을 이용한 전두동 폐쇄술을 시행했다. 이어 3차원 티타늄 메시와 인체 무세포 진피 기질을 활용한 두개 성형술을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마취를 포함한 전체 수술 시간은 약 4시간이었다. 환자는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뒤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했고 수술 4일 만에 퇴원했다. 최종 병리 검사에서도 골종으로 확진돼 추가 치료 없이 외래 추적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변윤환 교수는 “안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가 긴밀히 협력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 희귀하고 난도가 높은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뇌종양을 포함한 중증 질환 분야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장기간 지속되는 눈 주위 염증 증상 뒤에 숨은 중증 질환을 다학제적 시각으로 접근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 사례로 진료과 간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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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외상은 출혈 잡는게 중요… 레보아가 ‘시간 벌기’ 핵심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출혈로 쇼크에 빠진 중증 외상 환자의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을 통해 의료용 풍선을 삽입해 복강내 출혈을 일시적으로 막는 장면이 등장한다. 대동맥 내 풍선폐쇄소생술인 ‘레보아(REBOA)’다. 극 중에서는 짧게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이 같은 중증 외상 치료가 실제로 이뤄지는 곳이 권역외상센터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산업재해 등으로 다발성 골절과 대량 출혈을 동반한 중증 외상 환자에게 즉각적인 소생술과 응급수술,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설·장비·전문 인력을 갖춘 외상 치료기관이다. 병원 내 치료에 그치지 않고 사고 예방, 현장 처치, 이송, 재활까지 외상 치료 전 과정에서 소방과 행정기관과 협력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는 201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충청 지역 최초의 권역외상센터 지원 대상 기관으로 선정된 뒤 2014년 국내 세 번째 권역외상센터로 문을 열었다. 외상소생실과 외상 전용 중환자실, 수술실, 컴퓨터단층촬영(CT)실, 혈관조영실 등을 갖추고 60항목 303점의 장비를 외상 환자 전용으로 24시간 가동하고 있다.장성욱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은 “중증 외상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출혈을 통제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느냐”라며 “레보아는 그 시간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장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충남권역외상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충남권역외상센터는 외상 전담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교수진이 24시간 상주하며 중증 외상 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조직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의료진 지원과 외상 전담 간호 인력도 센터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다. 충청권에서 중증 외상 진료 공백을 줄이고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주로 어떤 환자들이 내원하나.“대부분이 중증 외상 환자다. 교통사고, 추락, 산업재해, 가정 내 사고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산업시설이 많은 지역 특성상 추락이나 기계 끼임, 절단 사고도 적지 않다. 센터 개소 이후 매년 2400명 정도가 내원하고 있으며 손상 중증도 지수(ISS) 15점 초과인 중증 외상 환자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15세 남학생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귀가 중 대형 버스에 치여 간과 폐 파열, 골반과 쇄골 골절, 화상 등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도착 직후 레보아를 포함한 응급수술을 시행했고 이후 외상 중환자실에서 여러 차례 수술과 체외막산소공급(ECMO) 치료가 이어졌다. 보호자는 ‘의료진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현재 이 환자는 일상생활을 대부분 회복했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중증 외상 환자는 대량 출혈이 가장 큰 문제다.“맞다. 외상 후 1∼2시간 이내 사망의 주요 원인이 대량 출혈이다. 가슴이나 복부의 주요 혈관 손상, 고형 장기 손상, 골반 손상에서 흔히 발생한다. 대량 출혈이 발생하면 출혈을 빠르게 조절하고 응고 장애를 교정하는 손상통제소생술이 중요하다.”―기존 대동맥교차클램프와 비교해서 어떤가.“대동맥교차클램프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매우 침습적이고 숙련된 수련이 필요하다. 반면 레보아는 가슴을 열지 않고 대동맥 내에 풍선을 삽입해 하부 출혈을 줄이고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보존할 수 있다. 출혈 위치에 따라 폐쇄 부위를 조절할 수 있고 풍선 팽창 정도를 조절해 허혈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충남권역외상센터가 레보아 치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레보아는 응급실 도착 후 20분 이내 시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진료과와 상관없이 현장에서 환자를 처음 만나는 의사 누구나 필요성을 판단하고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한국형 레보아 교육 코스를 만들었다.”―레보아 교육 코스를 직접 만든 배경은 무엇인가.“외국 교육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일본, 스웨덴, 미국의 교육과정을 직접 경험한 뒤 국내 환경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5월 국내 최초 레보아 교육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국내외를 포함해 22차례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했다. 다학제 협력 없이는 성공적인 레보아도 불가능하다.”―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은 응급실, 혈관조영 영상검사실, CT검사, 수술실 기능을 한 공간에 통합한 구조다. 환자를 이동시키지 않고 초기 소생부터 CT, 혈관 중재, 응급수술까지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도입돼 임상 성과가 보고됐다. 다만 구축 비용이 많이 들어 병원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지방정부와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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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관절 수술, ‘경험 의존’에서 ‘데이터 기반 정밀 수술’ 전환

    《고령화와 활동량 증가로 관절 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치료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인공관절 치환술 분야에서는 로봇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수술의 정밀도와 안정성, 회복 과정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로봇수술이 무릎과 고관절 치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은 인공 고관절 치환술이다.》고관절은 보행뿐 아니라 앉고 일어서는 동작 등 일상 움직임 대부분에 관여하는 관절이다. 골반의 비구(움푹 파인 부위)와 대퇴골두(공처럼 둥근 부위)가 깊게 맞물리는 구조여서 임플란트 삽입 각도와 위치가 조금만 달라져도 다리 길이 차이나 탈구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고관절 치환술은 정밀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수술로 꼽힌다. 임영욱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퇴행성 고관절염과 고관절 치환술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퇴행성 고관절염이란 어떤 질환인가.“퇴행성 고관절염은 고관절 연골이 점차 소실되면서 통증과 기능 저하가 이어지는 만성질환이다. 무릎 관절염보다 빈도는 낮지만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퇴골두와 비구를 덮고 있는 관절 연골이 마모·파괴되면서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연골 하골 경화나 골극 형성이 동반된다.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관절의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지고 미세 손상이 반복되면서 염증 반응과 통증이 이어진다.”―주로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가.“대표적인 증상은 사타구니 통증이다. 엉덩이나 허벅지 앞쪽, 무릎으로 통증이 방사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오래 걷거나 계단을 이용한 뒤 통증이 나타나지만 진행되면 휴식 중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절뚝거림이 생긴다. 양반다리를 하거나 양말을 신는 동작처럼 고관절의 굴곡, 회전이 필요한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도 특징이다.”―치료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나.“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접근한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 운동 치료 등 보존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그러나 관절 기능이 심하게 손상된 말기 단계에서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이 표준 치료다.”―고관절 치환술에서 로봇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어떤 경우인가.“인공관절 로봇수술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는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관절 기능이 심하게 손상된 환자,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환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즉각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이런 환자들이 늘고 있어서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수술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관절 치환술은 정밀성이 중요한 수술이라고….“고관절 치환술은 흔히 ‘정밀성의 수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작은 차이가 큰 결과로 이어진다. 관절이 깊숙이 위치해 수술 시야가 제한적이고 움직임의 자유도도 크기 때문에 1∼2도의 오차만 있어도 보행 불균형이나 탈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부분을 집도의의 경험과 직관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로봇수술이 이런 한계를 어떻게 보완하나.“로봇이 도입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수술의 예측 가능성이다.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전 임플란트의 위치와 각도를 수치화해 계획하고 수술 중에는 로봇팔이 계획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한다. 기존에는 비구에 삽입되는 컵(cup)이나 대퇴골에 삽입되는 스템(stem)의 위치를 육안과 감각에 의존해 맞췄다면 이제는 계획된 수치를 기준으로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이는 경험 의존적 수술에서 데이터 기반 정밀 수술로의 전환이다.”―환자별 해부학적 차이를 반영하는 과정도 중요할 것 같다.“로봇수술의 핵심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 이미 상당 부분의 전략이 완성된다는 점이다. CT 기반 3차원 분석을 통해 환자 고유의 뼈 구조와 관절 형태, 변형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쳐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과거 외상으로 금속 고정물이 남아 있거나 선천적 기형, 골다공증으로 뼈 강도가 낮은 경우처럼 까다로운 환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수술 후 다리 길이 차이에 대한 환자들의 우려도 크다.“실제 상담에서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다리 길이 차이다. 몇 밀리미터만 차이가 나도 보행이 불편해지고 골반 기울어짐이나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로봇수술은 수술 전 다리 길이, 회전 중심, 오프셋을 수치화해 계획하고 수술 중 실시간 내비게이션을 통해 계획과 실제 결과를 비교·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리 길이 불균형을 줄이고 보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환자가 체감하는 통증이나 회복 속도에도 차이가 있나.“로봇수술은 계획된 범위 내에서만 절삭이 이뤄져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그 결과 출혈과 염증 반응이 감소하고 수술 후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조기 보행이 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임상에서도 회복 속도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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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급여 통제 목적인 ‘관리급여’… 이름만 바꾼 비급여 양산 우려[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비급여 진료비는 환자에게는 늘 부담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최근 정부는 이 비급여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리급여’를 꺼내 들었다.그동안 건강보험 체계에서 급여와 비급여는 비교적 명확히 구분돼 왔다. 급여는 건강보험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영역이고 비급여는 환자가 전액을 부담한다. 관리급여는 이 두 범주 사이에 놓여 있다. 건강보험 보장은 거의 이뤄지지 않지만 진료 항목과 가격, 진료 기준을 정부가 정한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실제로 지출되는 비용은 극히 제한적이며 정책의 핵심은 ‘보장 확대’가 아니라 ‘관리 강화’에 있다.관리급여 논의는 지난 정권 당시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급여 확대를 중심으로 한 보장성 강화 정책이 재정 부담의 벽에 부딪히면서 비급여 영역에서 반복되는 가격 상승과 과잉 진료 논란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이었다.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비급여 진료를 제도권 밖에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특정 비급여 진료에 의료 인력과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관리급여는 환자 부담을 직접 줄이기 위한 급여 확대라기보다는 비급여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통제하려는 정책 수단으로 등장했다.이번에 관리급여 대상으로 지정된 항목들은 비급여 가운데서도 이용량이 많고 가격 편차와 과잉 진료 논란이 반복돼 온 영역이다.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재활·통증 관련 비급여 진료와 반복적 시술이 대표적이다. 환자 이용이 많고 병의원 수익 구조와 밀접하며 실손보험 청구와도 강하게 연결돼 있다.관리급여의 핵심은 가격 통제다. 정부가 진료비 상한과 기준을 정하면 의료기관은 그 틀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이 제도가 비급여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수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한 개원가 재활의학과 원장은 “과잉 진료 등에 대한 의료계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보장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가격만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가격이 정해지면 서비스는 결국 그 가격에 맞춰 재편된다. 초기에는 낮아진 가격으로 진료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비급여가 사라지고 또 다른 형태의 비급여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이번 관리급여 항목을 바라보는 의료계 내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개원가에서는 관리급여로 묶인 서비스가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고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반면 상급병원 의사들 사이에서는 반복적인 시술과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 온 항목인 만큼 관리급여 편입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제도 이전에 의사의 판단과 양심의 문제”라며 “관리급여를 통해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 과정에서 관리급여가 결과적으로 실손보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최소화한 채 진료비 상한을 설정하는 구조여서 환자 부담은 크게 줄지 않는 반면 실손보험의 지급 기준은 상대적으로 명확해진다. 그 결과 실손보험의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소비자 단체 일부에서는 가격 투명성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가격 편차가 줄고 진료 기준이 명확해지면 정보 비대칭이 완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역시 비급여 진료의 과잉과 가격 불투명성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다만 관리급여가 비급여를 ‘관리’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낼 수는 있어도 환자 부담 완화나 의료 이용 구조 정상화의 근본적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보장성은 거의 늘리지 않은 채 가격과 행위만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비급여의 형태만 바꿀 뿐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비급여를 줄이겠다면 관리의 대상을 넓히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료기관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비급여는 다른 형태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관리급여는 비급여 문제의 종착점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을 드러내는 장치에 가깝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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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유방암 환자 치료 전략 바뀌나… 난소기능 억제로 생존율 향상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배숭준 교수팀이 호르몬 수용체(HR)와 인간 표피성장인자수용체 2(HER2)가 모두 양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난소기능 억제 치료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유방암은 수술 이후에도 암의 성질에 따라 약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전체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타목시펜이나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를 이용한 항호르몬 치료가 기본이다. 폐경 전 환자의 경우 여기에 난소기능 억제제를 추가하면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는 점이 이미 알려져 있다.반면 HR과 HER2가 모두 양성인 유방암 환자군은 항호르몬 치료와 함께 HER2 표적 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이 환자군에서 난소기능 억제제를 추가하는 것이 실제로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해 분석을 진행했다.연구에는 트라스트주맙의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인 HERA 임상시험 자료가 활용됐다. HERA 연구는 조기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마친 뒤 표적 치료 효과를 평가한 국제 다국가 연구로, 약 40개국에서 5100여 명이 참여했다.연구팀은 이 가운데 HR·HER2 이중 양성 환자 965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이들은 타목시펜 단독으로 항호르몬 치료를 받은 501명과 타목시펜 또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에 난소기능 억제제를 함께 사용한 464명으로 나뉘었다.분석 결과, 항호르몬 치료와 난소기능 억제를 동시에 받은 환자군의 예후가 유의하게 더 좋았다. 치료 후 10년 동안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을 뜻하는 10년 무질병 생존율은 동시 치료군이 70.9%,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은 59.6%였다.사망 여부를 포함해 전체 생존을 평가한 전체생존율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동시 치료군은 84.7%, 단독 치료군은 74.0%로 나타났다. 환자의 병기, 종양 특성 등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난소기능 억제제 사용은 독립적인 예후 개선 인자로 확인됐다. 무질병 생존율 기준으로 재발 위험은 32% 감소했으며(HR 0.68), 사망 위험 역시 38%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효과는 병기가 높거나 고등급(G3) 종양일수록 더욱 뚜렷했다.연구를 주도한 안성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그동안 대규모 유방암 임상시험은 HER2 음성 환자 중심으로 진행돼, HR과 HER2가 모두 양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비록 후향적 분석이지만, HER2 양성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 자료를 활용해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HR·HER2 이중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난소기능 억제 치료가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젊은 유방암 환자의 비중이 높은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진료 지침 마련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가 발간하는 JNCCN 최신호에 ‘호르몬 수용체 및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난소기능 억제 치료의 가능성: HERA 임상시험의 탐색적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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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립스, 북미영상의학회서 MR 플랫폼-AI CT 첫선 [헬스케어 소식]

    헬스 테크놀로지 기업 필립스가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5)에 참가해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위한 최신 영상의학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필립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최초의 고사양 헬륨 프리 3.0T(테슬라) MR 플랫폼인 ‘블루실 호라이즌’과 인공지능(AI) 기반 스펙트럴 디텍터 컴퓨터단층촬영(CT)을 처음 공개했다. 블루실 호라이즌은 완전 밀봉형 마그넷을 기반으로 헬륨 사용량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블루실 마그넷 기술은 기존 1.5T MR 시스템에 적용돼 검증된 기술로 3.0T 제품군으로 확장돼 7ℓ 미만의 헬륨만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는 퀜치(초전도자석이 갑자기 자기장을 잃어 헬륨이 누출되고 자석이 손상되는 현상) 발생 위험이 없는 동시에 외부에 배관 설치가 필요 없어 일반 환경에서도 설치할 수 있는 운용 환경을 제공한다. 필립스는 2018년 전 세계에 1.5T 블루실 MR 시스템을 선보인 이래 약 2000대 이상을 설치해 약 600만ℓ의 헬륨 절감 효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필립스는 AI 플랫폼 기술을 통해 30초 내 검사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플랫폼도 선보였다. 스마트 플랫폼은 스캔 영상을 실시간으로 미리 확인하고 영상 품질과 속도 파라미터를 조정해 신속한 진단을 돕는 실시간 프리뷰 기능을 제공한다. 최대 3배 빠른 스캔과 80% 향상된 선명도를 제공하는 스마트 스피드 프리사이즈 MR 시스템상에서 클라우드 기반 AI 판독과 리포팅 기술인 스마트 리딩은 자체 최신 임상 AI 기술을 적용해 첫 진단을 지원한다. 필립스는 세계 최초로 AI 기반 스펙트럴 디텍터 CT(SDCT) 시스템도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AI 기반 스펙트럴 디텍터 CT는 AI가 촬영부터 영상 재구성에 이르는 과정을 최적화해 이미지 잡음을 줄이고 영상의 품질을 향상하며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 이 기술은 AI가 촬영부터 영상 재구성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최적화함으로써 정확한 진단에 필요한 영상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필립스는 이번 RSNA 2025에서 공개한 고사양 헬륨 프리 3.0T MR 시스템과 AI 기반 스펙트럴 디텍터 CT 시스템을 통해 영상의학 분야에서 맞춤형 진단과 치료의 최신 솔루션을 제시하고 의료진의 업무 효율 및 환자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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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안산병원 환자 중심 고도화… 암-중증 거점병원 도약 목표”

    고려대 안산병원(병원장 서동훈)이 암·중증질환 진료 중심의 신관 건립과 첨단 장비 확충을 골자로 한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며 치료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장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병원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구체화하고 중증질환 치료 역량 강화, 필수 의료 확대를 기반으로 경기 서남부 핵심 거점 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서 원장을 만나 신관 건립의 주요 내용과 스마트 진료 환경 구축, 첨단 장비 도입 계획, 연구중심병원 인증 이후 변화 등 마스터플랜의 구체적 청사진을 들었다. ―이번 마스터플랜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가. “마스터플랜의 목표는 결국 ‘더 좋은 병원’을 만드는 일이다.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것만이 아니라 환자가 더 편안하고 중증 외상처럼 위중한 상황에서 ‘안 되는 것이 적은 병원’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안산병원은 개원한 지 40년이 지나 연구 기반은 많이 확충됐지만 외래 시설은 노후화돼 환자 동선이나 진료 효율에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신관을 통해 기존의 진료과 중심 구조를 환자 중심 구조로 재편하려고 한다. 환자의 흐름에 맞춰 진료·검사·협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외래 진료실, 검사실, 대기 공간 등 전체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환자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의료진 업무가 특정 시점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하는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기존 본관에서는 구현이 어려워 신관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신관은 암·중증질환 중심으로 계획돼 있다. 환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신관 건립은 암센터를 단순히 옮기는 작업이 아니다. 암 치료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많은 병원에서 질환별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외과를 먼저 봐야 하는지, 내과가 먼저인지’ 환자도 의료진도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신관에서는 암을 질환별, 치료 단계별로 세분화해 외과·내과·방사선·병리·재활이 한 공간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공간을 인접하게 만든다고 저절로 협진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료과별 업무 분담과 역할 조정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신관에서 진단-검사-수술-항암-방사선-재활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해결한다. 암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치료 연속성과 내원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신관에 적용될 스마트·인공지능(AI) 진료 환경은 어떤 모습인가. “첫 단계는 환자 안전과 진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본관은 진료가 진행 중인 건물이어서 큰 변화를 주기 어렵지만 신관은 처음부터 스마트 병원 구조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고 있다. 환자의 위치와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처방·검사 대기 시간을 자동 조절하며 AI가 환자의 위험 신호를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은 모니터링과 자동화 기술이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예측 기반 운영 모델을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는 환자 대기 지연을 줄이고 의료진의 반복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 결국 환자 안전과 진료 효율이 함께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 도입되는 최신 로봇 수술기 다빈치 5와 고정밀 방사선 치료기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 “내년 2월 도입되는 다빈치 5는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최초로 도입되는 모델이다.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 기능이 있어 집도의가 조직의 강도와 반발감을 실제로 느끼며 절개·봉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로봇수술이 필요한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에서는 로봇의 장점이 확실하다. 주니어 의료진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또 내년 초 병원이 고정밀 방사선 치료기 1대를 추가 확보하면 총 3대를 운영하게 된다. 암 환자의 치료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더욱 촘촘한 정밀 방사선 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지역 암 환자들이 생활권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스터플랜의 투자 규모와 추진 일정을 설명해 달라. “현재는 설계 단계이며 신관 용지 매입을 내년 2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사전 검토를 진행해 왔고 설계-착공-완공-운영 순으로 단계별 추진 일정을 갖고 있다. 투자 규모는 설계가 확정되면 정확해지겠지만 신관 건립과 스마트 진료 환경 구축, 첨단 장비 확충을 포함하면 상당한 규모의 중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재원은 병원 자체 자산과 의료원 지원을 기반으로 하고 필요하면 외부 재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연구중심병원 인증 이후 가장 빠르게 기대하는 성과는 무엇인가. 지역 의료에는 어떤 변화를가져오게 되나. “고려대 안산병원은 공단 지역이라는 특성과 안산 주민 유전자 코호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의학, AI 헬스케어, 제브라피쉬(열대 민물고기로 인간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서 핵심 도구로 쓰이는 대표적인 모델 생물) 기반 중개 연구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분야는 연구 성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연구동 증축과 공동연구 지원센터 확충, 기업부설연구소 승인 등을 통해 기술 사업화 기반을 마련해 왔다. 2021∼2024년 동안 핵심 연구 인력 1인당 평균 2.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신의료기술 3건 승인, 임상시험 131건 수행, 기술이전 29건 등 실제 성과도 축적돼 있다. 이 연구 역량은 지역 환자 치료와 직접 연결된다. 환경 독성 기반 만성질환 관리, 생활환경 데이터 기반 위험 예측, AI 조기 진단 등은 안산·시흥·화성 지역 환자의 특성과 매우 맞닿아 있다. 생활권 안에서 더 정밀하고 예측 기반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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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보다 살짝 높은 ‘상승 혈압’도 치매 부른다

    정상 혈압 범위보다 살짝 높은 ‘상승 혈압’ 단계에서도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번 연구는 2024년 유럽심장학회(ESC)가 고혈압의 기준을 강화하며 새롭게 도입한 상승 혈압 구간의 임상적 위험성을 대규모 인구 집단을 통해 입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교신저자), 정영희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욱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천대영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혈압과 치매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혈압이 치매의 주요 위험 인자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고혈압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고혈압 전 단계’ 구간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 최근 약간 높은 혈압도 심혈관질환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유럽심장학회는 2024년 지침을 개정해 고혈압 전 단계(수축기 120∼139㎜Hg 또는 이완기 70∼89㎜Hg) 구간을 상승 혈압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혈압 관리를 권고한 바 있다.연구팀은 건보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과 2010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약 280만 명을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해 혈압 상태와 치매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연구팀은 대상자를 2024년 유럽심장학회 지침에 따라 정상 혈압(수축기 120㎜Hg 미만이면서 이완기 70㎜Hg 미만), 상승 혈압(수축기 120∼139㎜Hg 또는 이완기 70∼89㎜Hg), 고혈압(수축기 140㎜Hg 이상, 이완기 90㎜Hg 이상 또는 약물치료 중) 세 그룹으로 분류해 치매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추적 기간 총 12만1223건의 치매가 발생했으며 이 중 76.6%가 알츠하이머병, 12.1%가 혈관성 치매였다. 분석 결과 정상 혈압 그룹 대비 상승 혈압 그룹과 고혈압 그룹 모두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혈압 그룹의 전체 치매 발생 위험은 1.6% 증가했으며 고혈압군에서는 전체 치매 위험이 2.9% 유의하게 증가했다.특히 뇌혈관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의 위험도가 두드러졌다. 정상 혈압 그룹 대비 상승 혈압 그룹은 16%, 고혈압 그룹은 37% 더 높게 나타나 혈압이 높아질수록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단계적으로 증가함을 확인했다.연령대별 분석에서는 40∼64세 중년층에서 혈압에 따른 치매 위험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다. 중년 연령대에서 상승 혈압 그룹은 정상 혈압 그룹보다 치매 위험이 8.5% 높았고 고혈압군은 33.8%나 높았다.성별 분석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혈압 상승에 따른 치매 위험 증가가 더 뚜렷했다. 여성의 경우 상승 혈압과 고혈압 모두에서 유의한 치매 위험 증가가 관찰됐으나 남성에서는 고혈압 그룹에서만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이민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럽심장학회가 제시한 상승 혈압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실제 치매 위험,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데 매우 유효함을 입증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수축기 혈압이 120㎜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이 70㎜Hg를 넘는 단계, 즉 고혈압으로 진단받기 전 상태부터라도 뇌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중년층과 여성은 혈압이 조금만 높아도 치매의 조기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생활 습관 교정 등 선제적인 관리와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번 연구는 ‘혈압 범주에 따른 치매 위험: 대한민국 전 국민 연구’라는 제목으로 심혈관질환 학술지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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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은 불치병 아냐… ‘완치 가능-재활 필요’ 이명으로 나뉠뿐

    ‘삐∼’ ‘쉬∼’ ‘윙∼’ 당신의 귀에서 이유 없는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 조용한 밤에 유독 커지기도 하고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려 할 때 불쑥 나타나 신경을 긁는 ‘귓속 소리’ 이명(耳鳴). 많은 사람이 이명을 그저 소음이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우울, 불안, 불면증을 동반하며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명은 단순한 증상일까, 아니면 치료가 필요한 ‘질병’일까. 이명은 귀 자체의 문제에서 시작되지만 실제로는 뇌의 비정상적인 신경 활동으로 인해 소리가 없는데도 소리를 인식하는 복잡한 현상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이명 환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오해 속에서 불안감만 키워가기도 한다. 박시내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이과학회 회장)는 “이명은 완치할 수 있다”며 “단지 약물이나 수술이 필요한 이명인지, 재활이 필요한 이명인지만 알면 된다”고 말했다.이명,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내 귀, 머리 또는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 증상을 통칭한다. 이 복잡한 증상은 발생 원리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전체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감각신경성 이명, 즉 자각적 이명이다. 이는 달팽이관(와우), 청신경과 뇌 신경회로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원인이다. 주로 ‘삐’ ‘윙’ ‘쉬’ ‘쏴’ 같은 소리를 느끼게 된다. 이 유형은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완치가 어렵지만 이명 재훈련(Tinnitus retraining therapy·TRT)을 통해 증상 호전과 완치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둘째는 귀 근처의 근육, 혈관, 이관 등 신체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타각적 이명(체성 소리)이다. 이명 원인에 따라 ‘두두둑’ ‘찌지직’ ‘욱욱’ ‘쉭쉭’ 소리나 자신의 맥박 소리, 숨소리 등을 호소한다. 타각적 이명의 경우 원인만 정확히 진단되면 약물 치료, 보톡스 치료, 수술 치료 등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완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동성 이명처럼 혈관의 이상(동정맥 기형)이나 근육의 경련 등 구조적인 원인이 확인된다면 원인 치료만으로 이명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명 증상이 있다면 우선 청력검사, 영상 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타각적 이명 여부를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하루 1분 미만 잠깐 들리는 이명은 임상적 의미가 없지만 우울, 불안, 불면증 등을 동반하며 지속되는 이명은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소리 적응’ 유도하는 이명 재훈련, 뇌의 잘못된 인식 고친다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지는 감각신경성 이명 환자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 바로 이명 재훈련 치료다. 1980년대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이 치료법은 이명이 단순한 청각 문제가 아니라 뇌 신경망이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음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명 재훈련은 이명이 귀가 아닌 뇌의 청각중추, 이명에 대한 공포와 불안 같은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함께 관여해 생성하는 소리라는 과학적 기전에 근거한다. 청력 저하가 발생하면 뇌는 소리가 부족한 주파수 대역의 활성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여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명 재훈련은 뇌 신경회로의 과도한 흥분을 조절하고 이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습관화시켜 최종적으로 완치까지 유도하는 과학적인 치료법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 첫째, 상담 치료다. 이명의 발생 원리, 무해성 등을 교육해 환자의 이명에 대한 공포, 불안, 불편감을 낮추고 감정계의 과도한 반응을 조절한다. 둘째, 소리 치료는 종일 음악 소리를 배경음으로 사용해 뇌가 이명 소리를 무시해도 되는 ‘의미 없는 배경 소리’로 인식하게끔 훈련한다. 난청이 동반된 경우에는 난청을 교정해 뇌의 청각 자극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박 교수는 “약물, 보톡스, 수술 등으로 빠르고 간단히 완치되는 이명이 있고 난청 등이 동반돼 보청기, 인공와우 등의 이식형 청각기기까지 착용해야 하는 이명도 있다”며 “누구나 완치될 때까지 전문의에게 치료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적절한 치료법으로 치료받을 때 80% 이상의 환자가 호전되고 6개월에서 2년 이내에 30∼70%의 환자가 완치된다”며 “이명을 불치병으로 생각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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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담배 자주하고 운동 적게하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54% 높아”

    장기간 누적된 해로운 생활 습관이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한국인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성의 경우 위험 습관 점수가 높을수록 발병 위험이 5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을지대병원은 강서영·김원석 가정의학과 교수(공동 교신저자)와 이지민 을지대 의과대학 학생(공동 제1저자) 연구팀이 생활 습관 위험 요인 누적과 알츠하이머병 발병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대한 코호트 자료를 토대로 65세 이상 성인 14만2763명을 8년간 추적 관찰했다.연구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네 차례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노년층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흡연, 음주, 신체 활동 부족 여부를 점수화하고 이를 누적해 0∼12점 척도의 개인별 생활 습관 위험 점수를 산출했다. 이후 이 점수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비를 분석했다.분석 결과 생활 습관 위험 점수가 증가할수록 남녀 모두에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도가 뚜렷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여성은 위험 점수 0∼1점 대비 2∼3점 구간은 발병 위험이 34%, 4∼5점은 41%, 가장 높은 6∼12점에서는 무려 54%까지 높았다. 남성은 각 구간에서 위험도가 2∼3점은 25%, 4∼5점은 30%, 6∼12점은 40% 증가했다.이지민 학생은 “이번 분석 결과는 흡연, 음주, 운동 부족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이 장기간 누적될 때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실질적으로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와 인지기능 장애가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국내에서는 최근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공중보건 차원에서 예방적 접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김원석 교수는 “생활 습관 누적을 점수로 가시화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생활 습관 개선 교육 프로그램과 예방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강서영 교수는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보면 노인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은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연구가 국민에게 건강한 생활 습관의 필요성을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 최신 호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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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호르몬 주사보다 8시간 수면-스마트폰 절제가 우선”

    대한소아내분비학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서 성장호르몬이 ‘키 크는 주사’로만 인식되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실이 드러났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 개선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주사 치료에 먼저 의존하는 분위기가 심해졌다는 것이다.이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를 만나 성장호르몬 치료의 오해와 진실에 관해 물었다. ―요즘 부모들의 자녀 ‘키 성장’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 “관심이 굉장히 높다. 성적뿐만 아니라 외모, 그중에서도 키가 하나의 경쟁력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됐다. 특히 남아에서 ‘키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소아는 성인과 달리 ‘성장’과 ‘발달’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소아 내분비 의사는 단순히 키를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정상적인 성장 곡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성장호르몬 치료는 키가 작은 모든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미용 치료’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성장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다.” ―아이들 성장 환경과 생활 습관은 예전보다 좋아졌나, 나빠졌나.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10년 전에도 비슷한 인식 조사를 했는데 그때보다 개선된 점이 거의 없다.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미디어·스마트폰 노출 최소화인데 이 기본이 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부량과 미디어 노출은 늘었는데 수면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반면 성장호르몬 주사 사용은 크게 늘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용량이 급증했는데 통계를 보면 코로나 대유행 전후로 성장호르몬 처방이 약 5배 증가했다. 아이들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치료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본 생활 습관이 나빠졌는데 치료 필요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경우까지 주사가 쓰이는 것은 분명 문제다.” ―대학병원과 동네 병원에서 이뤄지는 성장호르몬 치료에 차이가 있나. “과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가 주로 대학병원에서 시행됐다. 저신장에 해당하거나 성장호르몬 결핍·염색체 이상 등 의학적으로 치료가 꼭 필요한 아이를 대상으로 한 치료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성장호르몬 처방이 많이 늘어난 부분을 보면 대학병원보다는 동네 병원 증가가 더 크다. 지금은 소아청소년과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성장호르몬을 사용하고 있다. 개원가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성장호르몬이 하나의 ‘아이템’이 된 측면도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치료가 시작되고 치료 기준이 느슨해질 위험이 있다.” ―‘저신장’은 어떻게 진단하고 성장호르몬이 꼭 필요한 아이는 누구인가. “저신장은 같은 나이·성별 아이들 가운데 키가 3%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성장 도표에서 1∼100등으로 키를 세웠을 때 앞에서 3등 안에 드는 가장 작은 그룹이다. 우리나라 성장 도표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이 있어 나이별·성별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소아는 같은 키라도 나이에 따라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상대적인 기준을 써야 한다. 저신장이라고 해서 모두 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질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밀 평가가 필요하다. 저신장으로 내원하면 우선 빈혈·만성질환 등 전신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기본 검사를 한다. 이후 입원해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를 통해 분비 상태를 보고 필요한 경우 염색체·유전자 검사까지 시행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호르몬 결핍이나 염색체 이상이 확인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성장호르몬 치료 대상이 된다. 성장호르몬은 키뿐 아니라 전신 대사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이 치료받지 않으면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아이와 필요하지 않은 아이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 “성장호르몬도 엄연히 약이다. 필요한 아이, 써도 되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은 아이, 절대 쓰면 안 되는 아이를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판단은 반드시 검사와 진료를 거친 의료진이 해야 한다. 문제는 ‘쓰면 안 되는 아이’에게 투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까지 성장호르몬을 맞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성장호르몬이 필요 없는 아이도 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키가 더 자랄 수 있다. 다만 그 효과는 저신장 아이들보다 적고 정확한 임상 근거도 없다. 연구는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전체가 기본적인 생활 습관 개선보다 성장호르몬 주사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적 비용이 커질 뿐 아니라 아무리 안전한 약이라도 부작용 가능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최근 말단비대증 같은 부작용 사례가 과장되게 언급되는데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치료를 통해 얻는 이익이 잠재적 위험보다 큰지를 따지는 것이다. 이 점은 국제 성장호르몬 치료 데이터베이스(KIGS) 등 수십 년간의 장기 연구에서 이미 상당 부분 검증돼 있다. 근거 없는 공포가 확산되면 정작 치료가 꼭 필요한 아이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아이의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민하는 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먼저 ‘키가 작다’라는 개념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3% 이하인 아이는 전교에 1∼2명 있을 정도로 적은 비율인데 요즘 부모들은 아이 키가 평균 이하면 작다고 생각한다. 남자 평균 키가 174㎝인데 목표 키를 180㎝ 이상으로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실적인 기준과 이상이 크게 벌어져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성장 속도다. 사춘기 전 초등학교 3∼4학년까지는 1년에 최소 4㎝ 이상 자라야 한다. 대개 5㎝ 이상 크지만 1년에 2∼3㎝ 정도만 자라는 아이는 현재 키가 작지 않더라도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키가 크는 속도가 떨어지면 몸 어딘가에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들이 ‘성장 급등기’를 놓칠까 봐 조급해져 먼저 주사를 맞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소아 내분비 전문의에게 성장 평가를 받는 것이 첫 단계다. 키를 키우기 위한 치료를 논의하기 전에 아이가 자신의 유전적 잠재력 안에서 정상적인 성장곡선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또래 100명 중 20번째로 작더라도 부모 키가 작은 편이라면 질환이 아니라 체질일 수 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10여 년 전부터 ‘하하스마일건강 바른 성장 캠페인’을 통해 바른 수면, 운동, 식사를 강조해 왔다. 아이들은 밤에 최소 8시간 이상 자야 하고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성장호르몬 주사보다 먼저 지켜야 할 기본이다. 병원에서 성장 평가를 받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성인이 건강검진을 받듯 아이들도 성장기에는 ‘성장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무조건 성장호르몬부터 맞겠다’는 생각은 내려놓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성장호르몬은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치료지만 사회 전체가 키 욕망에 끌려 과잉 사용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일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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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이도 높은 무릎 부분 치환술, 로봇이 정밀성-회복 속도 높여

    고령화와 활동량 증가로 관절 질환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치료의 기준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인공관절 치환술 분야에서는 로봇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수술의 정밀도·안정성·회복 속도가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로봇수술이 무릎과 고관절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심층 분석한다. 두 번째는 무릎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에서 로봇 기술의 역할이다.무릎 관절 질환은 고령층뿐 아니라 활동량이 많은 50∼60대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 장시간 서거나 쪼그려 앉는 생활 습관, 근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관절염이 예전보다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관절 전체가 아닌 특정 구역만 손상된 형태의 관절염 환자가 늘면서 손상 부위만 선택적으로 교체하는 부분 치환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대를 제거하는 전치환술과 달리 부분 치환술은 건강한 연골·인대를 그대로 남겨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중장년층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은 치료법이다. 특히 로봇 기술이 더해지면서 부분 치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MAKO 로봇을 도입해 무릎 부분 치환술을 하는 박철홍 정형외과 의원 박철홍 의학박사에게 무릎 부분 치환술 로봇수술에 관해 자세히 물었다. ―최근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는데 연령대나 증상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연령대가 더 넓어졌다는 점이 큰 변화다. 예전처럼 70대 이상 고령층만 오는 것이 아니라 50∼60대 활동적인 중장년층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등산·골프·조깅·헬스처럼 반복적인 충격이 무릎에 누적되는 활동이 많아졌다. 직업적으로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가 많은 사람은 관절염 진행이 빠르다. 비만, 근력 부족, 장시간 좌식 생활 같은 생활 습관도 영향을 준다. 드물지 않게 20∼30대에서도 스포츠 손상이나 체형 문제로 초기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 체중 관리, 약물·주사·물리치료로 증상을 관리하고 관절 간격이 좁아져 보행이 힘든 단계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특정 부위만 닳은 환자라면 무릎 전체를 갈지 않는 부분 치환술이 더 적합한 경우가 많다.” ―무릎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이란…. “무릎 부분 치환술은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전치환술과 달리 손상된 구역만 정교하게 교체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건강한 연골과 인대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무릎은 단순히 굽히고 펴는 구조물이 아니라 뼈·인대·근육이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생체 조직이다. 절삭 범위가 작아 주변 조직 손상이 적고 무릎의 고유 감각이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활동량이 많은 중장년층에서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어떤 환자에게 할 수 있나. “인대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인대가 잘 유지돼 있고 관절염이 특정 구역에 국한된 환자에게 적합하다. 전체 인공관절 수술 환자 중 실제로 부분 치환술이 가능한 비율은 10% 미만이다. X-Ray와 로봇 시스템을 통한 3D CT 촬영을 바탕으로 손상 범위, 정렬, 인대 기능을 자세히 분석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손상이 넓거나 인대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부분 치환술보다 전치환술이 필요하다.” ―로봇 기술이 무릎 부분 치환술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분 치환술은 수술 범위가 좁고 수술 난이도가 높다. 정렬과 절삭 각도의 작은 오차도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기존 수술에서는 이러한 판단을 집도의의 감각에 의존했지만, 로봇 기술은 수술 전 CT 기반 3D 시뮬레이션으로 계획을 세우고 수술 중에는 절삭이 계획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한다. 실시간으로 인대 장력과 관절 균형을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절삭을 줄이고 인대를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임플란트가 정확한 위치에 들어가면 관절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장기적으로 마모도 줄어 안정성이 높아진다.” ―로봇수술 도입 이후 환자 만족도는 어떤가.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요즘은 환자가 먼저 로봇으로 수술이 가능한지 묻는 경우가 많다. 부분 치환술은 손상 부위만 교체할 수 있어 심리적 부담도 적고 회복이 빠르다 보니 관심이 높다. 수술 후에는 ‘무릎이 내 몸에 맞는 느낌이다’ ‘움직임이 자연스럽다’는 말을 듣는다. 정렬이 정확히 맞고 조직 손상이 적기 때문에 통증과 부종이 덜하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지역사회에서 병원이 해온 의료 활동도 있다고. “우리 병원은 30년 가까이 지역사회와 함께해 왔다. 함평영화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정기검진을 진행해 왔고 목포 지역 노인복지관에도 10년 이상 방문 진료와 건강 상담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민들이 더 이상 먼 서울까지 수술을 받으러 떠나지 않아도 내가 자라온 지역에서 최고의 장비로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 싶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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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시경으로 척추 신경 압박만 콕 집어 해결… 고령도 수술 가능”

    최근 진주바른병원에서 서울바른병원 척추센터로 자리를 옮긴 유방 원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다년간 집도해 온 척추 전문의다. 유 원장은 “척추 수술은 불필요한 절개를 줄이고 신경 압박만 정교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고령 환자라도 수술 및 회복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고령층에서 흔한 질환으로 걷기, 서기 동작에서 통증이 악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 원장에게 척추관협착증의 원인과 최신 수술법에 대해 들었다. ―척추관협착증은 어떤 질환인가.“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퇴행으로 좁아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뼈가 자라나 신경을 압박한다. 마치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이 막히는 것과 같다. 앉아 있을 때는 괜찮지만 서거나 걸으면 엉덩이·허벅지·종아리로 통증이 내려가는 ‘간헐적 파행’이 특징이다. 몇십 미터 걷고 나면 다시 멈춰 쉬어야 앞으로 갈 수 있다. 한순간 튀어나온 디스크 조각이 신경을 직접 압박해 급성 통증이 나타나는 허리디스크와는 차이가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기나. “퇴행성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모두가 협착증으로 진행하는 건 아니다. 다만 60∼70대에서 많이 발병하고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이나 허리에 부담이 많은 50대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비만, 골다공증, 흡연 등이 진행을 더 빠르게 만드는 요소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진행한다. 상당수는 이 단계에서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리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 보행 장애, 배뇨·배변 장애가 나타나면 수술을 미루면 안 된다. 보행 가능 거리가 점점 줄거나 밤에 잠을 설치는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감압술’이다. 두꺼워진 인대와 뼈를 제거해 신경 통로를 넓혀주는 치료다. 불안정성이 크지 않다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으로 최소 절개 감압술을 시행한다. 반대로 뼈가 앞으로 미끄러져 있거나(전방전위증) 불안정성이 심하면 나사와 인공뼈를 이용한 유합술이 필요하다. 이 역시 최소 침습 기법이 확대돼 절개 범위를 줄이고 회복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허리 뒤쪽에 1㎝ 미만의 구멍을 두 군데 낸다. 한 구멍으로는 카메라를 넣어 병변을 확대해 보고 다른 구멍으로는 기구를 넣어 두꺼워진 황색인대나 뼈를 제거한다. 내시경과 기구를 한 통로로 다루는 단일공 내시경과 달리 양방향은 두 통로가 분리돼 시야가 넓고 기구 조작이 자유롭다. 시야 확보가 좋아 미세 수술이 가능하고 생리식염수로 씻으며 진행해 출혈도 적다.” ―기존 절개 수술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개방 수술은 근육을 크게 벌리기 때문에 출혈, 통증이 심하고 회복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양방향 내시경은 상처가 작고 근육 손상을 최소화해 2∼3일 입원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기존 절개 수술 수준으로 충분한 감압을 하면서도 조직 손상은 훨씬 적다는 점이 장점이다.” ―수술 시간과 회복 과정은 어떤가. “1마디 협착증이라면 30분 안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부분마취로도 가능해 심장·폐 기능이 약한 고령층에게 특히 유리하다. 수술 당일 또는 다음 날부터 걸을 수 있고 평균 입원 기간은 2∼3일이다. 60∼70대는 물론이고 전신 상태가 허락하면 80∼90대도 충분히 수술받을 수 있다.” ―수술 후에 재활도 필요한가. “근육 손상이 적어 별도의 집중 재활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통증이 줄어들면 걷기 위주로 활동량을 천천히 늘리면 된다. 다만 수술 후 초기에는 허리를 젖히는 동작이나 무거운 물건 들기는 피해야 한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는 경우는 왜 생기나.“신경이 오랫동안 눌린 상태였다면 이미 손상이 진행돼 있어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수술을 잘해도 일부 저림 증상이 남는 이유다. 한 분절을 수술했더라도 위아래 분절에서 새 협착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증상이 나타나면 몇 년씩 버티지 말고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 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수술대에 올라가면 예후가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 ―양방향 내시경에도 한계가 있나.“물론이다. 심한 변형, 고도 불안정성이거나 다분절 유합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절개 수술이 적합하다. 내시경은 수술 숙련도가 매우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환자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허리가 아파서 지나치게 안 움직이는 것도 문제지만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린데도 ‘운동으로 극복하겠다’며 등산이나 장시간 걷기를 하는 건 오히려 신경 자극을 더 심하게 만든다. 운동은 병의 원인을 해결한 뒤에 해야 한다. 신경 압박을 풀어주고 그다음에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순서가 맞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며 몇 년씩 참다가 병을 키우지 말고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땅기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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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확도-회복속도 다 잡은 인공관절 로봇수술, 환자 맞춤 시대 열다

    《고령화와 활동량 증가로 관절 질환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치료의 기준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인공관절 치환술 분야에서는 로봇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수술의 정밀도·안정성·회복 속도가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로봇수술이 무릎 및 고관절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심층 분석한다. 첫 번째 기사에서는 로봇수술이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에 만들어낸 변화를 집중 조명한다.》고령화로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등산·골프 등 무릎 사용량이 많은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50∼60대 중장년층에서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손상된 관절 기능을 회복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대표적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정밀 인공관절 수술’이 빠르게 확산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강병원 임영재 원장은 “로봇수술은 결과의 일관성과 정확도를 높여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며 개인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퇴행성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환자 연령대가 점점 젊어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7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등산·골프·조깅 등 활동량이 많은 50∼60대 환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반복적인 충격, 비만, 좌식 생활 등이 관절의 미세한 손상을 누적시키고 이에 따라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퇴행성관절염은 어떤 질환이며, 어떤 경우에 수술이 필요하나.“연골이 닳고 관절면이 변형되면서 통증·부종·운동 제한이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초기에는 약물·주사·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손상이 심해 관절 간격이 거의 없어지거나 다리 변형이 진행된 4기 단계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통증을 단순한 노화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관절 기능 보존의 핵심이다.”―인공관절 치환술은 어떤 원리로 진행되는 수술인가.“손상된 관절면을 끊어낸 뒤 특수 금속 소재로 제작된 인공관절을 정확한 각도로 삽입해 관절의 정렬을 회복하는 원리다. 관절의 불균형이 바로잡히면 뼈와 뼈의 마찰이 줄어 통증이 완화되고 보행 시 흔들림이 줄어 안정성이 높아진다. 수술의 목적은 단순한 통증 제거가 아니라 관절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다.”―최근 인공관절 로봇수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기존 수술은 집도의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 반면 로봇수술은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기반으로 3D 무릎 구조를 구현하고 절삭 범위, 임플란트 위치를 사전에 설계할 수 있다. 수술 중에는 로봇팔이 계획된 범위만 잘라내도록 햅틱 제어가 작동해 불필요한 뼈 절삭이나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그 덕분에 정확도가 높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로봇 도입 이후 의료진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었나.“과거에는 의사의 경험과 손 감각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정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시간 데이터와 비교해 최적의 절삭을 수행하는 ‘설계자’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로봇 덕분에 수술의 표준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숙련도 차이에 따른 편차가 줄었고 재현성이 크게 향상됐다. 결과적으로 환자 입장에서도 더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로봇수술의 핵심으로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강조되는데 어떤 의미인가.“환자마다 뼈의 모양, 변형 정도, 인대 긴장도가 모두 다르다. 로봇수술은 CT 기반 3D 모형화로 이러한 해부학적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절삭 깊이와 임플란트 각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그 결과 수술 후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관절의 안정성도 높아진다. 환자가 ‘무릎이 내 몸에 딱 맞는다’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로봇수술은 어떤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라고 보나.“모든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초기 퇴행성관절염은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 간격이 거의 없어진 4기 환자, 다리 정렬이 틀어진 환자, 변형이 심한 환자에게는 로봇수술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양측 무릎을 차례대로 수술해야 하거나 과거 수술로 해부학적 구조가 변한 환자도 로봇의 정밀 계획이 유리하다.”―실제로 로봇 시스템 도입 이후 예후나 환자 만족도에 변화가 있었나.“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은 결과의 일관성이다. 로봇을 활용하면 절삭 범위와 정렬이 계획대로 정확히 시행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과 부종이 줄고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고령 환자들도 재활 참여도가 높고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다. 환자 입장에서는 더 편안하고 덜 두려운 수술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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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원 환자에 “AI 기술 써보세요”… 의료적 판단인가 매출 꼼수인가 [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서울 소재의 한 상급종합병원 A 교수는 최근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원무과 직원으로부터 낯선 권고를 받았다. 금식과 진통제 투여를 하면서 간단한 경과 관찰이 필요한 입원이었지만, 직원이 “인공지능(AI) 기반 심정지 위험 예측 기술을 신청하라”고 안내한 것. A 교수는 “처음 듣는 제품이고 필요하지 않다”며 거절했다. 의사인 그는 스스로 판단해 선택할 수 있었지만 해당 병원의 상당수 입원 환자가 동일한 권고를 받고 있었다. 언급된 제품은 AI를 활용해 입원 환자의 혈압·맥박·호흡·체온 등 활력징후를 분석하고 24시간 내 심정지 등 중증 악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의료 솔루션이다. 정식 의료기술로 평가를 마친 제품은 아니며 현재는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형태로 임시 사용이 허가된 상태다. 의학적 근거를 수집하는 단계로 예측 정확도, 임상적 유효성 등 구체적 데이터는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국 140개 병원에서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비용도 적지 않다. 입원 하루당 약 1만2000∼1만5000원 수준으로 환자에게 비급여로 청구된다. 일주일 입원하면 10만 원을 넘는다. 병원이 권고하면 환자는 ‘필요한 검사인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기 쉽다. A 교수처럼 의사라면 거절할 수 있지만 일반 환자는 비용이나 근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기 어려워 스스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임상적 근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임시 허가 기술이 병원에서 ‘루틴’처럼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은 혁신 기술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지만 어디까지나 검증 단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병원에서는 이 기술을 입원 환자 대부분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상용 기술처럼 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대학병원 의사는 “환자에게 확실한 이득이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병원 수익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환자 설명과 동의 절차가 사실상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 상급종합병원 의사는 “병원이 ‘현재 사용하는 AI 기술’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할 뿐 임시 허가라는 사실이나 임상 근거 수준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슷한 형태의 AI 분석 프로그램 중 일부는 단일 사용 비용만 수만 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도 있다”며 “이들 비급여 AI 제품이 병원 매출 구조의 새로운 축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솔루션은 수년간 의료 현장에서 사용된 근거를 기반으로 내년 초 정식 평가 제출을 준비 중이다. 다만 그동안 환자에게 얼마나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는지, 병원은 어떤 기준으로 기술 활용 여부를 판단해 왔는지는 향후 더욱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혁신 기술의 조기 도입은 의료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환자가 기술의 필요성과 비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원무과 권고’ 수준에서 비급여 AI 기술을 수용해야 하는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 임시 허가 기술이 병원 수익 중심으로 활용되는 듯한 현재의 관행 역시 제도의 취지를 약화한다. AI 기술이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병원이 정확한 설명과 충분한 동의 절차를 갖춰야 한다. 규제기관은 임시 허가 기술의 실제 사용 행태를 면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의료 현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의료기술은 혁신이 아니라 또 다른 부담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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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독, 3040 당뇨 환우들에 식단-운동법 코칭 [헬스케어 소식]

    젊은 세대에서도 당뇨병이 빠르게 늘면서 일상 속 혈당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독(대표이사 김영진·백진기)이 지난 8일 서울 마곡 한독퓨처콤플렉스에서 ‘당당발걸음 캠페인·혈당 관리 원데이 클래스’를 열고 젊은 당뇨병 환자들과 함께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해 스스로의 혈당 변화를 확인하고 실생활 속 혈당 관리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2009년부터 매년 이어온 ‘당당발걸음(당뇨병 극복을 위한 당찬 발걸음)’ 캠페인의 일환으로 당뇨병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환자들의 건강한 일상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5월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와 공동 진행한 ‘당당발걸음, My First Step’에 이어 이번에는 30∼40대 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천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행사에는 50여 명이 참여해 연속혈당측정기 ‘바로잰Fit’을 착용하고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교육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식단·운동·전문의 강연으로 구성된 세션을 통해 일상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혈당 관리법을 배웠다. 서울성모병원 이은영 교수는 ‘3040 당뇨병, 왜 지금 관리가 더 중요할까’를 주제로 강연하며 젊은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식단 코칭에서는 혈당에 영향을 덜 주는 식사법과 음식별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운동 코칭 세션에서는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실습하며 운동이 혈당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 체험했다. 또한 전문의와 식단·운동 코치가 함께한 Q&A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의 개별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며 실질적인 고민을 해결했다. 행사 후 참가자들은 2주간 혈당 관리 챌린지에 참여해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 변화를 확인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한다. 한독은 챌린지 기간 동안 전용 커뮤니티를 운영해 참가자들이 교육 내용을 실천하고 궁금한 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 참가자는 “혈당 변화를 직접 확인하며 배우니 이해가 훨씬 높아졌다”며 “전문가에게 실제 생활 속 실천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늘면서 일상 속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당당발걸음 캠페인을 통해 많은 이가 스스로 혈당을 관리하며 당당한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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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는 불안해서, 개원가는 돈이 돼서… CT가 늘어나는 이유 [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배가 아파도, 머리가 아파도 일단 초음파부터 찍었다.” 한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개원가에서 근무하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복부 자기공명영상(MRI)까지 찍는 경우가 흔했다. 다리가 부러져도 MRI를 권한다. 대부분 비급여라 환자 부담이 크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이 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지금도 ‘필요하지 않은 영상 검사’가 일상처럼 이뤄지고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검사의 적응증에 맞지 않는 촬영, 전원 시 반복되는 중복 검사, 방어 진료로 인한 검사 남용이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환자에게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정승은 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대한영상의학회 회장)는 “불필요한 영상 검사의 가장 큰 원인은 방어 진료”라고 말했다. “아이 탈장인데 컴퓨터단층촬영(CT)을 안 했다고 소송이 제기된 사례가 있다. 이런 사건이 반복되면 의사들은 혹시 모를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단 찍고 본다. 환자도 영상을 봐야 믿으니까….” 하지만 정 교수는 진짜 문제는 ‘돈이 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검사를 많이 할수록 수입이 늘어난다. 병원은 낮은 수술비, 진료비를 영상 검사나 혈액검사로 메우게 된다.” 실제로 한 CT 촬영 수가는 단순 진찰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의료 장비를 이미 들여놓은 병원은 촬영 횟수를 늘려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상급 병원보다 개원가에서 과잉 검사가 두드러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일부 의원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없이 CT·MRI를 운용하기도 한다. 전문의 판독이 없는 경우 오진 가능성이 높지만 환자는 ‘촬영을 해줬다’는 행위 자체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정 교수는 “개원가에서는 단순 통증 환자에게 팔다리 CT를 찍는 경우도 흔하다”며 “검사를 거부하면 환자가 떠나니 결국 찍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과잉 검사가 의료 자원의 낭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의료기관 간 영상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환자가 전원할 때마다 같은 부위를 다시 찍는 일도 잦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불필요한 영상 검사를 줄이기 위한 기준을 학회와 함께 마련 중이지만 방어 진료와 낮은 수가 구조 속에서는 실효성이 적다. 전문가들은 “필요한 검사와 불필요한 검사의 경계를 명확히 할 지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근거 기반의 임상 기준이 마련되고 그에 따라 시행된 진료가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해외에서도 같다. 미국 내과의사재단이 주도한 ‘현명한 선택’ 캠페인은 환자에게 실질적 이득이 없는 검사·시술·치료를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미국영상의학회는 이미 “요통, 두통, 가벼운 외상, 경증 부비동염 환자에게 초기 CT나 MRI를 시행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도 이 운동의 취지를 반영해 ‘지속가능한 영상의학 실천’ 지침을 개발 중이다. 심평원과 함께 적정 검사 기준과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 중복 촬영을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많이 찍는다고 진단이 더 정확해지는 건 아니다. 현명한 선택은 ‘덜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검사만 하는 것’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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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 내달 3일 ‘중증 천식 보장 확대’ 심포지엄

    천식은 전 연령에서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만성 호흡기질환이지만 중증 천식으로 악화하면 입원율과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져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증 천식 치료에 효과적인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치료 접근성이 낮아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김길원)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장안수)와 함께 오는 11월 3일 오후 2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 1부는 김주희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의 ‘만성질환 관리의 사각지대: 국내 천식 진료와 의료전달체계의 한계’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중증 천식 질병 부담과 환자 인식 조사(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개선을 위한 제도 방안(정재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2부 종합토론에서는 김길원 회장과 장안수 이사장이 공동으로 좌장을 맡고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유정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과장 △중증 천식 환자 보호자 △이진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 △정심교 머니투데이 기자 △김양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이 참여해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톡투건강TV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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