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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내 6.3m²(약 2평) 남짓한 독거방. 재소자가 머물다 떠난 차가운 벽면에는 “지겹다”, “잠만 자네” 같은 낙서가 빼곡했다. 좁은 공간에 갇힌 이의 무료함이 서린 문구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교도관의 시선은 씁쓸했다. “저희 교도관들은 정반대입니다. 긴장을 한시도 늦추지 못해 매일 잠을 설쳐 가며 근무하고 있습니다.”이날 법무부 주최로 열린 ‘일일 교도관 체험’에 참여해 직접 마주한 교정 현장은 ‘인내’와 ‘위험’이 아슬아슬하게 교차하는 최전선이었다. 실제로 형이 확정된 수형자가 머무는 기결수용동에는 운동을 위해 대기 중인 재소자 30여 명이 초록색 이중 철창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모두 형이 확정됐음을 알리는 하늘색 수용복 차림이었다. 인권 보호를 위해 보장된 소중한 운동 시간이지만, 이들을 통제하는 인력은 단 1명의 교도관뿐이었다. 30 대 1의 불균형 속에서 교도관의 눈동자는 재소자들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를 좇느라 분주했다.● 직업훈련소까지 점령한 과밀화 이날 교도소 세탁장, 취사장 등에서 노역하는 수용자를 다수 만났지만 그러지 못한 채 방 안에 대여섯 명씩 누워 있는 수용자도 많았다. 이곳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원래 직업훈련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률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재판 중인 미결 수용자 약 500명이 이곳으로 밀려 들어왔다. 현재 직업훈련생(600∼700명)과 미결수의 규모가 비슷해지면서, 정작 훈련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방 안에서 시간만 보내는 ‘미지정’ 수용자가 급증한 것이다. 이 교도소에는 전체 직원 약 35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용자를 직접 관리하는 보안과 인력은 4부제 순환근무 기준으로 하루 평균 약 27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미결수와 기결수를 합해 1800여 명을 관리한다. 교도관 1명당 수용자 67명꼴이다. 여기에 최근 급증한 마약사범은 교정 현장의 피로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한 교도관은 “마약사범 1명을 관리하는 게 일반 수용자 수십 명을 대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마약사범의 특성상 금단 현상에 따른 돌발 행동이나 충동적인 자해 소동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 정원은 5만614명이지만 실제 수용 인원은 6만5279명으로 수용률이 129%에 달한다. 수용자 직접 관리 직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전국 교정기관에서 매일 1300여 명의 교도관이 약 6만5000명의 수용자를 관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고육책으로 재범 위험이 낮은 수형자의 가석방 인원을 지난해보다 30% 늘리기로 했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첨단 CCTV도 메우지 못하는 인력의 빈자리 이날 방문한 기결수용동 4동 근무실 모니터에는 복도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떠 있었다. 관리 강화를 위한 시설이지만, 인권 보호를 위해 수용자가 머무는 방 안쪽 CCTV는 상시 볼 수 없다.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절차를 거친 후 열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교도관들은 1시간에 최소 1회 이상 직접 각 방을 순찰한다. 또 교도소 전체를 관리하는 중앙통제실에는 CCTV 총 477개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모니터 46개가 설치돼 있다. 레이더 시스템을 가동해 교도소 외부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면 바로 경보가 울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CCTV의 모든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돌발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교도소 측 설명이다. 직업훈련 현장 역시 인력난의 여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5개 직업훈련 분과에 각각 20∼30명의 수용자가 배치되어 있지만, 관리 교도관은 부족해 보통 1명이 3개 분과를 동시에 도맡는다. 한 명의 교도관이 최대 90명의 수용자를 등 뒤에 두고 작업 도구를 관리해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 매일 반복되고 있었다. 이날 몇몇 분과는 아예 교도관 없이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인력 부족에 휴일까지 반납하는 교도관들 업무 부담이 가장 큰 공간 중 하나는 ‘신입실’이다. 수용자가 처음 교도소에 들어오거나 외부 진료 후 복귀할 때 반드시 거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부적절한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양말을 벗겨 발톱을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항문 검사까지 진행한다. 이날도 외부에 진료를 나갔던 수용자 1명이 신입실에 들어와 교도관 2, 3명이 붙어 약 40분 동안 검사를 진행했다. 인력 충원이 더딘 사이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일선 교도관들은 이제 휴무마저 반납하고 있다. 주간-야간-비번-휴무 순으로 4교대 근무를 하며 수용자를 직접 관리하는 보안과 직원은 3주에 한 번은 휴무에도 출근하는 것으로 지난달 방침이 바뀌었다. 한 교도관은 “잔업이 너무 많아 출근일에도 야근하는 일이 잦은데 휴무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함께 참여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 공무원과 교정 시설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며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수용자 1명당 연간 소요 비용만 해도 최소 3000만 원이 든다”며 “교도소에서 교화되지 않으면 그들이 또다시 교도소로 돌아올 텐데, (그 경우) 사회적 비용은 두 배가 된다”고 했다. 이어 “잡아넣는 게 아니라 죄를 더 짓지 않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라며 “교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교도관 수를 늘리고 교도소를 (더) 세워야 한다”라고 했다.가스총 휴대하고 헬멧 씌우고… 24시간 긴장 늦추지 못하는 교도관들교도관 폭행 8년 새 3배로 급증5중 잠금에도 돌발 위험 상존“국립묘지 안장 등 예우 필요”‘특이 수용자: 공황장애, 발달장애, 자살 충동.’ 지난달 29일 경기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보안과 사무실 내 칠판에는 수용자들의 정보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특히 창문이 고정된 보호실이나 진정실에 수용되는 특별 관리 대상인 ‘특이 수용자’ 명단이 눈에 띄었다. 한 교도관은 “특이 수용자들의 방에 들어갈 땐 가스총을 휴대하고, 수용자에겐 자해하지 못하게 헬멧을 씌울 때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교정 현장에서는 수용자가 교도관을 공격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교정 당국에 따르면 수용자가 교정 직원을 폭행해 징벌을 받은 사례는 2015년 164건에서 2024년 724건으로 크게 늘었다. 교도관들이 “하루도 긴장을 풀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하는 이유다.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관리 수준도 한층 강화됐다. 교도소 외부에서 수용동으로 이동하려면 출입문 등 최소 5단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교도관이 외투 손목 윗부분 주머니에 넣어둔 카드키를 찍고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면 약 5초간 철창문이 열린다. 문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닫힌다. 일부 출입문은 자물쇠로 이중 잠금이 돼 있다. 전자식 출입문 고장에 대비한 조치다. 수용동 내부에서는 개인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교도관들은 무전기와 휴대전화 기능이 결합한 TRS(주파수공용통신)를 사용하며 상시 연락 체계를 유지한다. 교도소 복도를 오갈 땐 항상 수용자가 우측 보행을 하고 교도관이 뒤나 왼쪽에서 따라 걷는다. 수용자를 항상 시야와 통제 범위 안에 두기 위한 안전 규칙이다. 또 복도 곳곳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불시에 검사가 이뤄진다. 수용자가 날붙이를 숨기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업훈련 현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제과·조리·미용 분과에서는 칼과 가위 같은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교도관들은 도구 이름과 반납 시간을 기록하는 ‘도구 출납부’를 철저히 관리한다. 훈련장 출입문과 도구함에는 자물쇠가 이중으로 채워져 있고, 용접 분과 공구함에는 망치와 쇠붙이 윤곽이 펜으로 표시돼 있었다. 하나라도 제자리에 없으면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처럼 업무 강도와 위험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예우 등은 다른 제복 공무원에 비해 낮다는 것이 교도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에 따라 지난달 12일 국회에서는 교정공무원도 국립호국원에 안장될 수 있도록 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현재 경찰과 소방 공무원은 30년 이상 근무하고 정년퇴직하거나 퇴직 예정인 경우 국립호국원 안장이 가능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공무원은 국가 형벌권 집행을 통해 사회 안전을 책임지는 대표적 제복 공무원”이라며 “직무 위험성과 사회 방위 기여도를 고려할 때 국립묘지 안장 등 그에 걸맞은 예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화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에 대해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과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요구 의혹에 대한 재판 2개도 잇따라 이어진다. 매관매직 의혹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김 여사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김상민 전 검사, 로봇개 사업가 서모 씨, 최재영 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공직 임명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알선수재 혐의 사건을 맡고 있다. 아직 첫 재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이들을 재판에 넘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공여자들에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인사 청탁의 대가로 이 회장으로부터 1억380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브로치·귀걸이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추가로 기소한 ‘통일교 집단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재판은 이날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맡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통일교 교인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는 대가로 정부 차원의 통일교에 대한 지원과 교단 인사의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했다고 보고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2월 3일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와 별개로 김 여사에게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건넨 김 전 검사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9일 나올 예정이다. 또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부 사건은 29일 첫 재판이 열린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 혐의 등에 대해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과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요구 의혹에 대한 재판 2개도 잇따라 이어진다. 매관매직 의혹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김 여사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김상민 전 검사, 로봇개 사업가 서모 씨, 최재영 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공직 임명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알선수재 혐의 사건을 맡고 있다. 아직 첫 재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이들을 재판에 넘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공여자들에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인사 청탁의 대가로 이 회장으로부터 1억380만 원 상당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브로치·귀걸이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추가로 기소한 ‘통일교 집단 당원가입’ 의혹에 대한 재판은 이날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맡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통일교 교인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는 대가로 정부 차원의 통일교에 대한 지원과 교단 인사의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했다고 보고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2월 3일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와 별개로 김 여사에게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건넨 김 전 검사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9일 나올 예정이다. 또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부 사건은 29일 첫 재판이 열린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 대우한다”며 청원을 낸 쿠팡 투자사들이 “이재명 정부가 중국 경쟁사를 이롭게 하려고 미국 기업인 쿠팡을 공격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날 법무부에 따르면 쿠팡 투자사인 미국 그린옥스 유한회사와 알티미터 유한책임조합은 전날 미국의 한 로펌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법무부 앞으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보냈다. 의향서에 따르면 이들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진상 조사를 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공정 공평 대우 의무 등을 어겼다”며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적 적대국에서나 예상할 수 있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린옥스 등은 더 나아가 “쿠팡이 한국 및 중국 경쟁사의 지배력을 위협한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정부가 행정 권한을 무기화해 미국 기업(쿠팡)을 전례 없이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알리·테무 등 중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플랫폼도 같은 법령으로 규제하는 점을 무시한 주장이다. 이들은 이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을 의향서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대통령을 “논쟁적 인물(polarizing figure)”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은 대선 운동 초기부터 미국 전반, 특히 쿠팡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왔다”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로부터 한국을 멀어지게 하고 중국 쪽으로 방향을 재편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것. 정부의 조사 강도에 대해서도 “‘마피아 소탕’에 빗대며 공무원 수백 명을 사실상 ‘돌격대(shock troops)’처럼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김민석 국무총리의 ‘마피아 소탕’ 발언을 인용한 것인데, 국무총리실은 “누적된 불공정을 바로잡자는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또 유출 규모에 대해선 “실제로 유출된 건 약 3000개 계정 데이터뿐이었고 금융 정보나 정부 발행 ID 번호 등 민감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쿠팡 자체 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경찰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에서는 유출 규모가 3000건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나 SK텔레콤 등의 정보 유출 땐 소액의 과징금으로 끝났다”는 주장도 했는데, 이는 유출 규모와 경위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재의향서는 국제 중재 기구에 정식 절차를 밟기 전 상대 정부에 중재 의사를 묻는 절차로, 통상 90일간 협의를 거친다. 그린옥스 등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도 우리 정부의 조처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리적 쟁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 대우한다”며 청원을 낸 쿠팡 투자사들이 “이재명 정부가 중국 경쟁사를 이롭게 하려고 미국 기업인 쿠팡을 공격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이날 법무부에 따르면 쿠팡 투자사인 미국 그린옥스 유한회사와 알티미터 유한책임조합은 전날 미국의 한 로펌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법무부 앞으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보냈다. 의향서에 따르면 이들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진상 조사를 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공정 공평 대우 의무 등을 어겼다”며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적 적대국에서나 예상할 수 있는 행태”라고 주장했다.그린옥스 등은 더 나아가 “쿠팡이 한국 및 중국 경쟁사의 지배력을 위협한다는 점이 분명해지자 정부가 행정 권한을 무기화해 미국 기업(쿠팡)을 전례 없이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알리·테무 등 중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플랫폼도 같은 법령으로 규제하는 점을 무시한 주장이다.이들은 이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을 의향서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대통령을 “논쟁적 인물(polarizing figure)”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은 대선 운동 초기부터 미국 전반, 특히 쿠팡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왔다”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로부터 한국을 멀어지게 하고 중국 쪽으로 방향을 재편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것.정부의 조사 강도에 대해서도 “‘마피아 소탕’에 빗대며 공무원 수백 명을 사실상 ‘돌격대(shock troops)’처럼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김민석 국무총리의 ‘마피아 소탕’ 발언을 인용한 것인데, 국무총리실은 “누적된 불공정을 바로잡자는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반박했다.또 유출 규모에 대해선 “실제로 유출된 건 약 3000개 계정 데이터뿐이었고 금융 정보나 정부 발행 ID 번호 등 민감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쿠팡 자체 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경찰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에서는 유출 규모가 3000건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나 SK텔레콤 등의 정보유출 땐 소액의 과징금으로 끝났다”는 주장도 했는데, 이는 유출 규모와 경위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중재의향서는 국제 중재 기구에 정식 절차를 밟기 전 상대 정부에 중재 의사를 묻는 절차로, 통상 90일간 협의를 거친다. 그린옥스 등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도 우리 정부의 조처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리적 쟁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재판에 넘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담당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 씨에 대해 법원이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김 씨가 받은 뇌물 혐의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구속 상태였던 김 씨는 즉시 석방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며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인허가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사건”이라며 “뇌물수수 사건은 양평고속도로 사건의 진상 규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특검의 수사 대상은 특정한 사항의 진상 규명을 위한 목적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1명이 범한 여러 개의 범죄라고 해서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수사 기간 중 김 씨를 압수수색하며 현금을 발견해 지난해 10월 2일 기소했다. 김 씨는 2023년 6월부터 2024년 9월경 국토부에서 발주하는 도로공사 공법 선정 등 직무와 관련해 공사업자로부터 현금 3500만 원과 상품권 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평고속도로 사건과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사를 개시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 피고인 심문 결과 등에 따르면 두 사건이 서로 무관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26일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관계자 등 윗선의 지시로 김 씨가 타당성평가 용역업체들로 하여금 양평고속도로 대안 노선이 원안보다 최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 등을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해당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 심리로 다음 달 10일부터 시작된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재판에 넘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담당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 씨에 대해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김 씨가 받은 뇌물 혐의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구속 상태였던 김 씨는 즉시 석방됐다.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며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인허가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사건”이라며 “뇌물수수 사건은 양평고속도로 사건의 진상규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특검의 수사 대상은 특정한 사항의 진상규명을 위한 목적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1명이 범한 여러 개의 범죄라고 해서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특검은 수사기간 중 김 씨를 압수수색하며 현금을 발견해 지난해 10월 2일 기소했다. 김 씨는 2023년 6월부터 2024년 9월경 국토부에서 발주하는 도로공사 공법 선정 등 직무와 관련해 공사업자로부터 현금 3500만 원과 상품권 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평고속도로 사건과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사를 개시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 피고인 심문 결과 등에 따르면 두 사건이 서로 무관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특검은 지난해 12월 26일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 관계자 등 윗선의 지시로 김 씨가 타당성평가 용역업체들로 하여금 양평고속도로 대안 노선이 원안보다 최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 등을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해당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 심리로 다음달 10일부터 시작된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책임이 있다고 재차 인정했다. 다만 국가가 추가로 배상할 금액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21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7명이 2012년 8월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3억7000만 원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피해자와 유족 등은 국가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또는 납품한 세퓨, 옥시레킷벤키저(옥시), 한빛화학 등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국가와 제조사 세퓨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이고 한빛화학, 옥시 등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세퓨가 피해자 3명에게 각각 800만, 900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의 배상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책임은 인정했으나 이미 손익상계를 보면 대한민국이 책임질 부분은 남아 있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은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쓴 소비자의 폐 손상 등이 발생한 사건이다. 피해자들은 주로 2008년부터 2011년 사이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주원료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원인 불명의 폐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고, 입원 치료 중 일부는 사망했다. 2011년 본격적으로 논란이 불거졌고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역학조사를 진행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를 최초로 확인했다. 공식 사망자는 1382명이다. 앞서 대법원은 2024년 6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바 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은 2023년 11월 처음 나왔다. 당시 옥시 등 제조사는 피해자 김모 씨에게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책임이 있다고 재차 인정했다. 다만 국가가 추가로 배상할 금액은 없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21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7명이 2012년 8월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3억7000만 원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피해자와 유족 등은 국가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또는 납품한 세퓨, 옥시레킷벤키저, 한빛화학 등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었다. 재판부는 이날 국가와 제조사 세퓨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이고 한빛화학,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등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세퓨가 피해자 3명에 각각 800만, 900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의 배상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책임은 인정했으나 이미 손익상계를 보면 대한민국이 책임질 부분은 남아있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은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쓴 소비자의 폐 손상 등이 발생한 사건이다. 피해자들은 주로 2008년부터 2011년 사이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주원료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고, 입원 치료 중 일부는 사망했다. 2011년 본격적으로 논란이 불거졌고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역학조사를 진행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를 최초로 확인했다. 공식 사망자는 1382명이다.앞서 대법원은 2024년 6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국가가 충분하게 유해성을 심사하지 않았는데도 안전한 것처럼 성급하게 결과를 고시했고 10년 가까이 방치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가습기 살균제 제조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은 2023년 11월 처음 나왔다. 당시 옥시 등 제조사는 피해자 김모 씨에게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재판장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소란으로 재판 심리를 방해하면 20일 이내 감치 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49·사진) 심리로 진행된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1심 선고공판이 시작되자마자 재판장이 이렇게 말했다. 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선고공판에 평소와 같이 검은색 뿔테 안경을 끼고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법정 질서 유지 관련 안내말씀을 드린다”며 “법정에 계신 분들은 엄숙하게 질서를 유지하고 재판장 명령을 따라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이 들어올 때도 “방청인은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소리 내지 마시고 착석 상태에서 질서를 유지해달라”고 재차 안내했다.● “징역 5년” 선고에도 방청석은 잠잠해 약 1시간 동안 백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별 유무죄 판단을 마친 뒤 “주문,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다”고 말하자 법정엔 침묵만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도 별다른 발언 없이 상기된 얼굴로 백 부장판사를 향해 꾸벅 인사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정을 나서는 순간에도 고요한 적막만 흘렀다. 재판장은 방청객들을 향해서도 “질서정연하게 퇴정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1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선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자 일부 방청객들이 욕설을 하거나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법원 안팎에선 백 부장판사가 재판 내내 단호한 소송 지휘를 이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일관성 있게 소송을 진행하다 보니 피고인 측이든, 방청객이든 별다른 소란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6일 공판에서 이날로 1심 선고기일을 지정한 뒤 윤 전 대통령 측이 반발하며 “선고를 미뤄달라”고 한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네 차례에 걸쳐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이후로 본 사건 선고를 미뤄달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불의타(예상 못 한 기습 공격)”라는 표현을 써가며 선고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백 부장판사는 “재판부 입장은 말씀드렸다”고만 했다. 사법연수원 32기인 백 부장판사는 법무관에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법조 경력을 시작해 2015년 법관으로 전직했다. 수원지법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선거·부패 전담 재판부에 부임했다.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내란 선동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중이다.● 7월 전후 尹 형사재판 모두 1심 마무리 전망이날 1심 선고로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받는 형사사건 1심 재판은 7개로 줄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 선고가 2월 19일로 예정돼 있고, 나머지는 재판 시작 단계다. 내란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엔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일반이적 혐의 등이 남아있고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은 아직 공판준비기일이 진행 중이다. 다만 3대 특검법은 1심 재판을 기소로부터 6개월 안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아직 시작 단계인 재판들도 7월 전후로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서울고법이 법관 정기인사일인 2월 23일에 내란전담재판부를 가동하기로 하면서 1심에선 분리해서 진행됐던 사건들이 항소심부터 병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대통령경호처 공무원들을 사병화했다. 국가의 법질서를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다.” 16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하며 이렇게 밝혔다. 재판부는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공소장에 적시한 총 8개 혐의 중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내란 혐의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논란이나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발부 적법성, 체포영장 집행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도 모두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尹 체포, 국가 이익 해하는 것 아냐”1심 법원은 경호처를 동원한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이후 수사기관의 수사에 불만을 표하면서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박종준 전 경호처장 등에게 여러 차례 말했다”며 “박 전 처장 등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을 체포영장에 대한 불응 지시로 받아들였고 영장 집행에 대비해 차벽 설치, 인력 동원 등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3일에 이어 같은 달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를 시켜 공수처 체포 시도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 부장급 직원과의 오찬 행사에서 위력순찰 등을 지시하자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이 (하급자에게) 실제 위력순찰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 과정에선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으로 쏴서라도 막으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재판부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으로서 권한 행사가 정지된 피고인을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 이익을 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또 대통령의 관저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곳인 건 맞지만 관저에서 피고인을 체포하는 것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 공수처 수사 논란에 “문제 없다” 판단 윤 전 대통령 측이 수사 과정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줄곧 내세웠던 “공수처의 수사 및 기소가 위법”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수처는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이 혐의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관련 범죄”라며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에 내란죄 등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것도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서부지법이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를 관할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12·3 비상계엄이 절차적,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도 나왔다.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당시 전원을 소집하지 않은 게 불법이라는 취지다. 특검이 구형한 징역 10년에 미치지 못한 이날 선고 형량을 놓고선 법원 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이 초범인 점이나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에 비춰 볼 때 형량이 가벼운 편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일종의 내전 상황을 만들어 낸 데 대한 평가”라고 했다. 반면 다른 부장판사는 “양형 기준 권고형이 최대 11년 3개월이다. 높은 형량은 아니다”라고 했다. 여당은 선고 형량이 낮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사법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고 역사의 엄중한 심판을 회피한 비겁한 판단”이라며 “국민 요구에 응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에 대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향후 공정하고 중립적인 재판을 기대한다”고 말을 아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대통령경호처 공무원들을 사병화했다. 국가의 법질서를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다.”16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하며 이렇게 밝혔다. 재판부는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공소장에 적시한 총 8개 혐의 중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내란 혐의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논란이나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발부 적법성, 체포영장 집행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도 모두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尹 체포, 국가 이익 해하는 것 아냐”…체포방해 유죄1심 법원은 경호처를 동원한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이후 수사기관 수사에 불만을 표하면서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박종준 전 경호처장 등에게 여러 차례 말했다”며 “박 전 처장 등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을 체포영장에 대한 불응 지시로 받아들였고 영장 집행에 대비해 차벽 설치, 인력 동원 등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3일에 이어 같은달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를 시켜 공수처 체포 시도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 부장급 직원과의 오찬 행사에서 위력순찰 등을 지시하자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이 (하급자에게) 실제 위력순찰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 과정에선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으로 쏴서라서도 막으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재판부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으로서 권한행사가 정지된 피고인을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 이익을 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또 대통령의 관저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곳인 건 맞지만 관저에서 피고인을 체포하는 것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 공수처 수사 논란에 “문제 없다” 판단윤 전 대통령 측이 수사 과정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줄곧 내세웠던 “공수처의 수사 및 기소가 위법”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수처는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이 혐의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관련 범죄”라며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에 내란죄 등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보이콧하기도 했다.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것도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서부지법이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를 관할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12·3 비상계엄이 절차적,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도 나왔다.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당시 전원을 소집하지 않은 게 불법이라는 취지다. 특검이 구형한 징역 10년에 미치지 못한 이날 선고 형량을 놓고선 법원 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이 초범인 점이나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에 비춰볼 때 형량이 가벼운 편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일종의 내전 상황을 만들어 낸 데 대한 평가”라고 했다. 반면 다른 부장판사는 “양형 기준 권고형이 최대 11년 3개월이다. 높은 형량은 아니다”고 했다. 여당은 선고 형량이 낮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사법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고 역사의 엄중한 심판을 회피한 비겁한 판단”이라며 “국민 요구에 응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에 대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향후 공정하고 중립적인 재판을 기대한다”고 말을 아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재판장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소란으로 재판 심리를 방해하면 20일 이내 감치 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심리로 진행된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1심 선고공판이 시작되자마자 재판장이 이렇게 말했다. 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선고공판에 평소와 같이 검정색 뿔테안경을 끼고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법정 질서 유지 관련 안내말씀을 드린다”며 “법정에 계신 분들은 엄숙하게 질서 유지하고 재판장 명령을 따라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이 들어올 때도 “방청인은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소리내지 마시고 착석 상태에서 질서를 유지해달라”고 재차 안내했다.● “징역 5년” 선고에도 방청석은 잠잠해약 1시간 동안 백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별 유무죄 판단을 마친 뒤 “주문,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다”고 말하자 법정엔 침묵만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도 별다른 발언 없이 상기된 얼굴로 백 부장판사를 향해 꾸벅 인사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정을 나서는 순간에도 고요한 적막만 흘렀다. 재판장은 방청객들을 향해서도 “질서정연하게 퇴정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윤 13일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선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자 일부 방청객들이 욕설을 하거나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법원 안팎에선 백 부장판사가 재판 내내 단호한 소송 지휘를 이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일관성 있게 소송을 진행하다보니 피고인 측이든 방청객이든 별다른 소란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공판에서 이날로 1심 선고기일을 지정한 뒤 윤 전 대통령 측이 반발하며 “선고를 미뤄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네 차례에 걸쳐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이후로 본 사건 선고를 미뤄달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불의타(예상 못한 기습 공격)”라는 표현을 써가며 선고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백 부장판사는 “재판부 입장은 말씀 드렸다”고만 했다. 사법연수원 32기인 백 부장판사는 법무관에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법조경력을 시작해 2015년 법관으로 전직했다. 수원지법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선거·부패 전담 재판부에 부임했다.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내란 선동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중이다.● 7월 전후 尹 형사재판 모두 1심 마무리 전망이날 1심 선고로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받는 형사사건 1심 재판은 7개로 줄었다.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 선고가 2월 19일로 예정돼 있고, 나머지는 재판 시작 단계다. 내란 특검이 기소한 사건 중엔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일반이적 혐의 등이 남아있고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은 아직 공판준비기일이 진행 중이다. 다만 3대 특검법은 1심 재판을 기소로부터 6개월 안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아직 시작단계인 재판들도 7월 전후로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서울고법이 법관 정기인사일인 2월 23일에 내란전담재판부를 가동하기로 하면서 1심에선 분리해서 진행됐던 사건들이 항소심부터 병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법무법인 화우가 지난해 매출 3000억 원을 돌파했다. 로펌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한국 변호사 1인당 매출액(RPL)은 7억6200만 원으로 대형 법무법인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16일 화우는 지난해 매출액이 2812억 원으로 지난해 2500억 원에서 12.5% 증가했고, 자매법인과 해외사무소를 포함한 총 매출액은 301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년 2082억 원이던 매출은 2024년 2500억 원을 넘긴 데 이어 2년 만에 35% 증가했다.화우는 지난해 공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투자를 확대했음에도 고효율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계에서는 “선별적인 인재 영입이 생산성 지표 전반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렸고 2024년 이명수 대표변호사 취임 이후 고객 최우선주의와 맞춤형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부문별로는 금융규제·송무 분야에서 대형 사건이 늘어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고, 공정거래, 지식재산, 중대재해 대응, 인수합병(M&A) 분야도 고르게 성장했다. 민형사와 경영권 분쟁 등 기업송무, 금융기관을 대리한 당국 대응 등 전통적 강점 분야의 성장세가 이어졌고, 공정거래 분야는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문 M&A, 금융, 공정거래, 노동, GRC(지배구조·위기관리·준법구조) 등 주요 업무 분야에서 핵심 인재를 영입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화우는 아시아나항공을 대리한 2500억 원 규모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사건에서는 삼성물산 경영진을 변론해 모든 심급에서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ELS 불완전판매 소송에서는 시중은행을 대리해 투자자 청구가 모두 기각됐다. 메디톡스 등 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영업비밀·특허 분쟁에서도 성과를 냈다.자문 분야에서는 약 20조 원 규모의 네이버와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 인수 거래를 비롯해 효성화학 네오켐 사업부 매각, 한화생명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자문 등 주요 사건을 여러 건 수행했다.이명수 대표변호사는 “지난 2년간 큰 폭의 성장은 경영진의 전략적 플랜을 기반으로 전문가들이 노력해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든 결과”라며 “2026년에는 고객 최우선주의 정책기조 아래 최고의 인재 영입으로 전문성과 서비스 질 향상을 이끌어내겠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고객이 신뢰하는 화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받아온 차액가맹금(납품 마진)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15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양모 씨 등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의 원심 판결을 수긍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들은 본사가 총수입의 6%에 달하는 로열티를 받으면서 계약서에 없는 차액가맹금도 추가로 받았다며 2020년 12월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로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으로 받은 약 215억 원을 돌려주게 됐다.재판부는 차액가맹금의 성격과 수취 방식을 문제 삼았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취하는 유통 마진을 말한다. 대법원은 한국피자헛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매출액 기준 로열티를 받으면서도, 납품 과정에서 추가 마진을 함께 취한 점을 문제로 봤다. 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한국피자헛은 해당 소송 여파로 2024년 기업회생을 신청해 현재 회생 절차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피자헛은 “이번 판결로 관련 소송 절차는 종료됐다.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이번 판결로 유사한 분쟁이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7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2491명의 가맹점주가 이미 관련 소송에 참여했다. 2020년 피자헛 가맹점주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롯데슈퍼·롯데프레시, BHC,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맘스터치, 버거킹 등으로 분쟁이 확산되고 있다.다만 이번 사례가 업계 전반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피자헛이 로열티를 받으면서 차액가맹금까지 함께 수취한 ‘이중 수취’ 구조가 핵심 쟁점이 된 반면에 대부분의 국내 프랜차이즈는 로열티를 별도로 받지 않고 차액가맹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기 때문이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차액가맹금 수취 시 명시적 합의만 인정될 수 있다고 선고해 매출 162조 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유사 소송이 확산되면 줄폐업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입장을 냈다.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10월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에 대한 지휘권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현재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이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지휘권은 없어 수사 조직들의 지휘권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검찰개혁추진단이 입법 예고한 중수청법에는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에 대해 일반적으로 지휘 감독할 수 있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는 현행 검찰청법에 명시된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 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은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한다”는 내용과 같은 취지다. 검찰개혁추진단은 “중수청은 강력한 수사권을 행사하므로 적법한 권한 행사를 위해 행안부 장관의 지휘 감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행안부 장관은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이유로 외청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직접적인 지휘 권한이 없다. 정부조직법상 행안부 장관의 역할은 치안과 재난, 안전 등 행정 관리에 집중돼 있다. 지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 지휘도 못 하도록 돼 있는 행안부 장관에게 정작 중수청에 대한 지휘를 허용해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됐다”며 “현재 법안대로라면 사실상 행안부가 중대 범죄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갖게 되는데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행안부 장관 지휘로 수사한 중수청 사건이 법무부 장관 지휘를 받는 공소청 검사의 판단과 다를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행안부 장관이 기소해야 한다고 지휘한 사건을 법무부 장관이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고 하면 누구 지휘를 따를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양평군이 총 개발이익을 ‘마이너스 1억1500만 원’으로 산출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가족회사 ESI&D에 최종 개발부담금을 0원으로 부과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 측은 “개발부담금 산정 과정은 용역 검토 결과 등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9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가 2017년 3월 23일경 ‘개발부담금 산정에 오류가 있으니 정정해달라’는 취지로 법령에도 존재하지 않는 개발부담금 정정요청서를 양평군에 제출했다”고 적시했다.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개발부담금 민원을 원하는 대로 처리해주라”라고 개발부담금 담당 과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과장은 특검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한 당시 양평 공무원 등 담당 직원들에게 개발부담금을 감액하라는 취지로 “잘 검토해서 처리하라”라는 등의 지시를 했다는 게 특검 조사 결과다.개발부담금 제도는 부동산 개발 이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이다. 보통 사업 종료시점 지가에서 사업 착수시점의 지가 및 정상지가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개발이익 중 일정 비율을 부담금으로 낸다. 종료시점 지가가 낮을수록 총 개발이익이 낮아지고, 개발부담금도 줄어드는 구조다. 개발이익환수법에 따르면 종료시점 지가는 원래 토지 이용상황이 비슷한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이나 군수 등 승인을 받아 주택의 분양가가 결정된 경우 등에는 처분가격으로 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이 대목에서 특검은 김 의원 등 양평군 측에서 종료시점 지가를 처분 가격으로 바꿔 특혜 차원에서 개발부담금을 낮췄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공소장에 “양평군 주무관은 종료시점지가를 감정평가액이 아닌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처분가액을 만연히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총 개발이익을 ‘-1억1500만원’으로 산출했다”며 “이 금액에 부담률 25%를 적용해 주식회사 ESI&D가 납부해야할 개발부담금을 0원으로 산정하고 기안했다”고 적시했다. 이처럼 최종 ‘0원’으로 정정된 개발부담금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와 오빠 김 씨에게 통지됐다고 한다.김 의원 측은 “정상적인 검토 절차를 거쳐 종료시점 지가에 대한 용역 검토 결과에 따라 산정된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동아일보가 이날 확보한 당시 양평군 등의 자료에 따르면 양평군은 2017년 1월 5일 양평읍 공흥리 885번지 일대 아파트 부지조성 사업에 대해 개발부담금 부과를 통지하고 4월 4일 개발부담금 부과 정정요청서를 수신했다. 이에 당시 양평군에서는 개발비용 재산정을 위해 A 연구원에 내용 검토를 요청했다. A 연구원은 1995년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으로부터 허가받아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개발사업 타당성 분석 및 개발부담금 산정을 하는 곳이다.김 의원 측은 “A 연구원이 양평군에 2017년 3월 10일 내려진 당시 가장 최근의 국토부 유권해석 결과를 토대로 ‘종료시점 지가를 처분가격으로 산정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회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가 맡은 김 의원 재판에서 특검과 김 의원 측은 이와 같은 논리를 놓고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권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6일 출범했다. 합수본은 여야 합의 불발로 지연되고 있는 ‘통일교 특검’ 출범 전까지 관련 수사를 맡을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55·사법연수원 30기)을 본부장으로 하는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합수본)를 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합수본 출범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대응을 주문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조사)하다가 특검에 넘겨주든지 하라. 특수본을 만들거나 경찰과 검찰이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하라. 마냥 기다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지시했다. 합수본은 기존에 특검과 경찰이 진행했던 통일교 관련 수사뿐만 아니라 신천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다. 이 대통령은 앞서 “통일교 신천지 이야기는 내가 오래전에 이야기했던 의제인데, 특검을 한다고 해서 더 이상 이야기를 안 했다”며 “너무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정치권에서는 통일교와 신천지 의혹을 어떻게 수사할지를 두고 여야 간에 입장이 엇갈려 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신천지는 합동수사본부에서, 통일교는 특검에서 수사하자”며 “신천지는 국민의힘만을 겨냥한 것이니 합수본에서 무리한 수사라도 할 것이지만, 통일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관여돼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은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반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5일 “국민의힘에서 신천지를 빼자고 할수록 신천지를 꼭 포함시켜야겠다는 생각을 더 갖게 된다”고 했다. 경찰이 진행하던 전 의원 등에 대한 수사도 합수본이 진행하게 됐다. 경찰은 5일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구치소 접견 조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은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본부장이 진술을 번복해 혼선을 빚었던 정치권 금품 전달 관련 수사가 다시 합수본에서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합수본은 검찰 25명, 경찰 22명 등 총 47명 규모로 꾸려져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선다. 합수본은 검찰 중심의 제1본부와 경찰 중심의 제2본부로 나뉘는데, 각각 임삼빈 대검 공공수사기획관과 함영욱 전북경찰청 수사부장이 부본부장을 맡는다. 본부장을 맡은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지냈다. 최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일선 지검장들은 반발 성명서를 냈지만 그는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권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6일 출범했다. 합수본은 여야 합의 불발로 지연되고 있는 ‘통일교 특검’ 출범 전까지 관련 수사를 맡을 예정이다.대검찰청은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55·사법연수원 30기)을 본부장으로 하는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합수본)를 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합수본 출범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대응을 주문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조사)하다가 특검에 넘겨주든지 하라. 특수본을 만들거나 경찰과 검찰이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하라. 마냥 기다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지시했다.합수본은 기존에 특검과 경찰이 진행했던 통일교 관련 수사뿐만 아니라 신천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한다. 이 대통령은 앞서 “통일교 신천지 이야기는 내가 오래전에 이야기했던 의제인데, 특검을 한다고 해서 더 이상 이야기를 안 했다”며 “너무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정치권에서는 통일교와 신천지 의혹을 어떻게 수사할지를 두고 여야 간에 입장이 엇갈려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신천지는 합동수사본부에서, 통일교는 특검에서 수사하자”며 “신천지는 국민의힘만을 겨냥한 것이니 합수본에서 무리한 수사라도 할 것이지만, 통일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관여돼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은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반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5일 “국민의힘에서 신천지를 빼자고 할수록 신천지를 꼭 포함시켜야겠다는 생각을 더 갖게 된다”고 했다.경찰이 진행하던 전 의원 등에 대한 수사도 합수본이 진행하게 됐다. 경찰은 5일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구치소 접견 조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은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본부장이 진술을 번복해 혼선을 빚었던 정치권 금품 전달 관련 수사가 다시 합수본에서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합수본은 검찰 25명, 경찰 22명 등 총 47명 규모로 꾸려져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선다. 합수본은 검찰 중심의 제1본부와 경찰 중심의 제2본부로 나뉘는데 각각 임삼빈 대검 공공수사기획관과 함영욱 전북경찰청 수사부장이 부본부장을 맡는다. 본부장을 맡은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지냈다. 최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일선 지검장들은 반발 성명서를 냈지만 그는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피해 구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집단 분쟁조정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집단 분쟁조정은 다수의 피해자가 같은 원인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분조위가 일괄적인 조정안을 제시하는 제도다. 4일 분조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약 2600명이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 중에서 1700여 명은 시민단체 등이 주도한 집단 분쟁조정 신청 2건에 참여했다. 나머지는 개인이 개별적으로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분조위는 신청 서류에 보완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보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정이 마무리돼 집단 분쟁조정 절차 개시가 공고되면 법적으로 두 달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시점에 따라 분쟁조정 절차가 일시 정지될 수 있어 최종 배상안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다만 기업이나 신청인 중 일부라도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은 성립되지 않는다. 쿠팡은 이번 분쟁조정과는 별도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유료 멤버십 및 일반·탈퇴 고객 등 3370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 원 규모의 보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하지만 보상금을 일시에 모두 사용할 수도 없고, ‘쿠팡 생태계’ 안에서만 쓸 수 있는 꼼수 보상안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분조위는 쿠팡의 자체 보상안과는 별개로 개별 사건의 정황을 종합해 조정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에도 분조위는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1인당 30만 원의 배상을 권고했으나, 기업 측이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서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쿠팡 측이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집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의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상설특검(특별검사 안권섭)은 쿠팡이 ‘블랙리스트’ 문건을 활용해 취업 지원자를 배제하는 업무를 했다고 주장한 공익제보자 김준호 씨를 4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 호법물류센터 인사팀 출신으로 1만6000여 명의 이름과 개인정보, 취업 제한 사유가 담긴 리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 특검은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송파경찰서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