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고 변신하니, 기회도 복도 오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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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새 종목 매스스타트 최강 이승훈
쇼트트랙서 빙속 장거리 전환… 두 번의 올림픽서 金 1 - 銀 2개
“두 종목 장점 살릴 수 있어 더 유리… 생애 최고의 성적 올리고 싶어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잖아요. 지난 두 대회보다 무조건 더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9일 이승훈(27·대한항공)의 목소리는 밝았다. 이날 새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를 평창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이 종목 세계 최강자인 이승훈은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는 “얼마 전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스케이트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쁜 소식을 확인했다. 그리고 죽어라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매스스타트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이 종목 최강자인 이승훈(앞)의 3연속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아일보DB
매스스타트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이 종목 최강자인 이승훈(앞)의 3연속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아일보DB
○ 사상 첫 올림픽 3종목 메달 도전

이승훈은 “저는 참 복이 있는 선수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끊임없이 동기를 유발하는 일이 생기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000m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지난해 열린 소치 올림픽에서는 후배 김철민-주형준과 함께 남자 팀 추월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3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라는 새로운 종목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 이승훈은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1, 3, 5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6차 대회에 불참했지만 총점 450점으로 정상을 지켰다.

이승훈은 “현재로선 매스스타트가 가장 메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른 종목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남자 5000m와 1만 m, 1500m, 팀 추월까지 5종목에 모두 출전하고 싶다. 생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이니만큼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 쇼트트랙의 강점 극대화

매스스타트는 시간을 측정해 순위를 정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다른 종목과는 달리 수십 명의 선수들이 레인 구분 없이 경기를 벌여 결승선 통과 순서로 순위를 가린다. 400m 트랙을 2013∼2014시즌에는 25바퀴, 2013∼2015시즌에는 16바퀴 돌았다. 평창 올림픽에서의 경기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떤 방식으로 치르든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에게는 최적화된 종목이다. 이승훈은 이미 1만 m나 5000m를 탈 때부터 코너워크에 강점을 보였다. 예전부터 그는 훈련 때 쇼트트랙 연습에 많은 비중을 뒀다.

매스스타트에서는 제치기나 따라붙기도 필수 전술인데 이승훈은 이 부분에도 이미 능숙하다. 그는 “쇼트트랙에서 매일 배우는 게 코너를 돌면서 추월하는 기술이다. 또 쇼트트랙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줄지어 타는 게 일상화돼 있는데 이 기술은 매스스타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유럽 등 상대 선수들의 집중 견제는 불 보듯 뻔하다. 이승훈은 “대회를 치를 때마다 외국 선수들이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 유럽 선수들은 국적을 떠나 클럽으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곧잘 팀을 이뤄 전략과 전술을 펼친다. 쇼트트랙 못지않게 작전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누가 파트너가 될지 모르지만 후배 선수들과 힘을 합해 멋진 레이스를 펼쳐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훈#올림픽#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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