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 음악뒤집기]이현우, 7집서 실험정신의 로커로 돌아오다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7시 31분


얼마 전 가요계의 Dandy-boy 이현우의 7집 앨범이 발매되었다. ‘Free Your mind & Body’ 라는 타이틀로 발매된 7집 앨범을 바라보는 이현우의 시각은 좀 각별해 보인다. 가 수 생활 10년, 제작비 10억의 뮤직비디오라는 앨범의 타이틀은 가수 이현우의 앨범을 외형적으로 부풀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1991년‘꿈’을 히트시키며 아이돌 스타로 자리 잡은 당시 이현우의 롱런을 기대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연이어 불거져 나온 대마초 사건으로 이현우는 잊혀진 아이돌 스타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96년 ‘헤어진 후’를 통해 돌아온 그의 모습은 좀 달랐다.

특히 ‘헤어진 여인’을 찾는 이현우의 낮은 속삭임과 깔끔한 발라드 편곡은 이내 그를 가요계의 로맨티스트로 만들었다. 그러나 ‘헤어진 다음 날’로 얻어낸 로맨티스트의 이미지는 오히려 록, 힙합 등 다양한 음악적인 장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음악 실력을 가리는 장벽이었다.

김도균, 신윤철(원더버드), 김민기 등과 함께 결성해 활동했던 문차일드 시절부터 들려주었던 록 음악에 대한 관심은 최근까지 이현우의 음악적인 관심의 연장선 위에 서있다. 비록 록 음악에 경도되었던 문차일드와 96년 발표한 ‘Let's go Fishing’을 통해 대중적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현우는 록 음악과 대중의 만남을 시도했다. 특히 지난 6집 'Virus'에서는 하드 록 사운드의 '닥쳐' 'Virus' '정육점'등의 곡을 수록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록 이현우를 지배하는 중요한 이미지는 어눌한 말솜씨의 MBC '수요 예술 무대’의 진행자나 말끔한 외모로 20대 중.후반 여성팬층을 사로잡은 발라드 가수이지만 그의 가수 생활 10년의 이면에는 실험적인 음악에 대한 욕구를 늘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가수 생활 10년을 정리하는 7집 앨범 ‘Free Your Mind & Body'에서는 가수 이현우의 음악적인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 이현우는 블루스, 펑키록, 힙합, 재즈와 하드코어 등 다양한 장르와 발라드 음악이 적절히 배치해 발라드 가수 이현우의 이미지를 뛰어 넘으려한다.

강력한 기타를 바탕으로 하는 하드 록 사운드와 힙합의 만남, 감각적인 스크레칭의 테크노 사운드를 통해 들려주는 그의 음악은 친근하지만 실험적이다. DJ Fracktal의 현란한 스크레칭의 첫 곡 'This is a Seventh Story'나 'Give me Love' '놀지마', '정글의 개' 등에서 맛 볼 수 있는 이현우 본인의 음악적인 색깔과 여성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온 발라드 넘버 '슬픈 이야기'와 'The End'를 통해 변하지 않는 이현우의 낭만적인 열정과 그의 뮤지션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직설적인 록적인 형태로 탈바꿈을 해놓은 '까시나무'를 비롯해 프리스타일의 여성 랩퍼 Lazy 코러스로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을 살려낸 ‘Falling in Love Again', 그리고 재즈 피아니스트인 이우창이 참여한 'I'll Be The Man'과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통해 가수 이현우의 폭 넓은 음악에 대한 이해력을 확인 할 수 있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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