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일하고 많이 벌면 행복?…회사원은 한 달 ‘600만원’이 한계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29일 10시 54분


코멘트

주당 평균 40시간 일하는 사람들 행복감 가장 높아
80시간 일하는 사람들은 많이 벌어도 행복감↓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근로시간을 늘려 소득이 늘어날수록 행복감이 증가하지만, 특정 소득 수준을 넘어서면 장시간 노동으로 오히려 행복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 관한 연구: 근로시간과 근로소득 간의 상호성을 반영하여(연구자 고혜진 부연구위원, 교신저자 정해식 연구위원)’ 연구논문에 따르면 일정 소득 이상을 위해 과도하게 일해야 한다면 행복감이 더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 국민의 행복조건, 일과 삶의 균형을 파악하기 위해 2020년 6월23일~7월21일 전국 5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 실태조사’자료를 활용, 근로소득이 있는 3636명을 추려 근로시간과 소득, 행복 간의 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장시간 지나치게 일해야 한다면 행복감은 더 높아지지 않았다.

월평균 근로소득이 약 1100만 원까지는 행복감은 높아졌지만, 그 이상의 소득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일자리 종류와 무관하게 주당 평균 40시간가량 일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행복감이 가장 높았고 주당 평균 80시간 일하는 사람들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행복감이 가장 낮았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고용형태별로는 근로시간을 조절하지 못하는 임금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월 600만 원 수준일 때 최대로 행복하지만, 이 지점을 지나 더 많은 시간을 일해 소득을 올리더라도 행복 수준은 떨어졌다.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비임금근로자의 경우 행복감이 가장 높은 월 근로소득 수준은 1480만 원이었다. 소득이 증대할수록 행복 수준은 올라갔지만, 주당 약 44시간 이상을 일해야 하면 행복감은 낮아졌다.

다만 연구진은 비임금근로자는 소수의 고소득 고용주와 다수의 자영자(개인사업자) 및 무급가족 종사자로 나뉘는데 다수를 차지하는 자영자와 무급가족 종사자의 경우 임금 수준이 상당히 낮아 소득 증가를 위해 장시간 근로를 감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도 어느 정도 소득을 넘어서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서 소득을 높이더라도 행복을 증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안정적 일자리를 통한 소득 확보는 중요한 정책 과제이지만 적정시간 일하고 충분히 쉴 수 있는 사회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