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문구’가 뭐길래…美 비행기서 쫓겨난 한국 유명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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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7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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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명 DJ인 DJ소다가 미국 비행기에서 복장 불량을 이유로 쫓겨났다. DJ소다는 해당 항공사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DJ소다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뉴욕공연을 마치고 LA로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출발 직전에 갑자기 쫓겨났다. 그동안 미국브랜드에서 선물 받은 이 바지를 입고 수개월동안 미국투어를 다니면서 아무런 문제없이 비행기를 탔다”고 적고 자신의 바지 사진을 올렸다. 당시 그가 입은 바지에는 ‘F*** YOU’라는 영어 욕설이 쓰여 있다.

그는 “비즈니스 1번 좌석에 앉아서 출발 직전 웰컴드링크까지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 직원이 오더니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저에게 다짜고짜 짐을 다 가지고 나가라고 하더니 비행기 입구 앞에서 저의 바지가 불쾌하다며 다른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LA에서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이 비행기를 절대로 놓치면 안 되기에 바지를 갈아입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고 간절한 마음으로 모두가 보고 있는 비행기 입구에서 바지를 벗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DJ소다는 “하지만 제가 바지를 벗고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저에게 비행기를 타기 전에 바지를 벗지 그랬냐며 비꼬았고 이미 저의 바지 때문에 너무 불쾌하다고 저를 이 비행기에 태울 수 없다며 계속 다른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 저의 팀원들의 노력 끝에 저는 바지를 뒤집어 입은 상태로 비행기를 다시 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손가락이 부러진 상태여서 아주 불편하게 바지를 벗었고 모두가 보고 있는 비행기 입구 앞에서 바지를 벗은 것도, 바지를 벗은 채로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빌고 있던 것도 정말 굴욕적인 일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내내 비행기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무서웠고 6시간동안 불안에 떨면서 겨우 도착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8년 동안 투어를 다니면서 비행기에서 쫓겨난 것도 처음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바지를 벗어본 것도 처음이다. 더욱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국가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보이콧하겠다”고 말했다.

사진=DJ소다 인스타그램
사진=DJ소다 인스타그램


미국 항공사 ‘아메리카 에어라인’은 과거에도 승객의 복장을 이유로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 2017년에는 10대 소녀 두 명이 레깅스를 입었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절해 논란이 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대중화된 레깅스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항공사가 문제”라는 의견과 “금지는 아니지만 예의상 입지 말자”는 의견으로 나뉘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터키 출신 여성 보디빌더가 “항공사 직원들이 내 복장을 보고 ‘알몸’이라고 불렀다. 미국에서 핫팬츠를 입었다고 비행기를 못 탄 것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도 2012년 ‘미스 USA’와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가 노출이 심한 복장이라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운송 약관에는 “승객은 적절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맨발 또는 부적절한 옷차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해당 규정을 내세워 이들의 탑승을 거부했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외에도 유나이티드, 델타, 제트블루, 사우스웨스트, 알래스카 에어라인 등미국 항공사들은 비슷한 복장 규정을 두고 있다.

CNN은 “이들 항공사들은 외설적, 노골적, 불쾌감이나 짜증을 유발하는 기내 옷차림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레깅스로 대표되는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애슬래져 룩’의 확산으로 기내 복장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복장 논란 외에도 인종차별 논란도 있었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류제홍은 과거 자신의 SNS에 “아무 이유 없이 자리를 옮기라는 요구를 받았고 싫다고 답하자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으냐는 얘기까지 들었다. 다시는 이 비행기를 타기 싫다”고 적었었다.

또 중국인 유학생의 탑승을 거부해 해당 학생이 증거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기장이 손가락으로 브이(V) 표시를 하며 조롱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미국의 한 시민단체는 이 항공사에 대한 ‘이용자제’를 여행객들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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