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모녀 비극…친정엄마가 딸 ‘촉탁살해’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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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6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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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친정엄마 “딸이 손녀들 살해,
딸의 요청으로 극단적인 선택 도왔다”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 비극’은 60대 친정엄마가 40대 딸을 ‘촉탁살해’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7시 15분경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A 씨(43·여)와 어린 두 딸(13세 · 5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발견 당시 A 씨와 13세·5세 두 딸은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고, 그 곁에는 A 씨의 어머니인 B 씨(65)도 함께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어린 두 딸을 먼저 살해한 뒤 친정엄마인 B 씨에게 요청, 즉 촉탁살인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촉탁살인’이란 죽음을 결심한 사람의 요구에 따라 그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B 씨가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병원에 있는 B 씨의 회복상태를 보고 관련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B 씨는 사건 당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희미한 의식 속에서 “딸이 손녀들을 살해했다. 딸의 요청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도왔다” 등의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 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며 치료 중이나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세모녀의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 중이다.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현장에는 A 씨와 B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3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 유서에는 ‘가정불화’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내용은 없으며 가정폭력,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도 접수된 것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을 신고한 남편 C 씨(41)는 A 씨와 별거 중이었으며, 짐을 가지러 집을 찾았다가 이같은 참사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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