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호, 화성의 속살에 ‘터치다운’… 불붙은 탐사 레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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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척 경쟁]NASA, 7년만에 탐사선 착륙 성공

“이것이 화성의 땅과 하늘”… 인사이트호가 보내온 첫 셀카 사진 206일간의 항해 끝에 26일(미국 
현지 시간) 화성 적도 부근 엘리시움 평원에 도착한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가 탐사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인사이트가 찍어 
지구로 전송한 화성의 지표면과 하늘의 모습. 인사이트는 앞으로 2년 동안 한자리에 머물면서 화성 땅속 구조 등 다양한 정보를 속속
 보내올 예정이다. NASA 제공
“이것이 화성의 땅과 하늘”… 인사이트호가 보내온 첫 셀카 사진 206일간의 항해 끝에 26일(미국 현지 시간) 화성 적도 부근 엘리시움 평원에 도착한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가 탐사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은 인사이트가 찍어 지구로 전송한 화성의 지표면과 하늘의 모습. 인사이트는 앞으로 2년 동안 한자리에 머물면서 화성 땅속 구조 등 다양한 정보를 속속 보내올 예정이다. NASA 제공
“20m 상공, 17m 상공. 착륙 스탠바이…(16초 뒤) 착륙 확인(Touch down confirmed)!”

1초가 1시간 같은 16초였다. 26일 오전 11시 52분 59초(미국 태평양 시간·한국 시간 27일 오전 4시 52분 59초) 미국 캘리포니아의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숨죽이고 있던 NASA 과학자들은 새로운 화성 착륙선 ‘인사이트’가 화성 적도 부근 평원 ‘엘리시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신호를 확인한 순간 환호성을 터뜨렸다.

인사이트는 화성 땅을 밟은 NASA의 여덟 번째 탐사선이다. 가장 최근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인 이동형 탐사로봇(로버) ‘큐리오시티’(2011년) 이후 7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날 인사이트는 계획대로 화성 위 약 128km 고도에 도달한 뒤 초속 5.5km로 하강을 시작했다. 3분 40초 후 낙하산을 펼쳐 낙하속도를 10분의 1로 줄였고, 높은 온도를 막기 위한 열 차폐막 등을 분리하고 역추진로켓을 이용해 천천히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인사이트는 지구 시간으로 약 2년, 화성 시간으로 709솔(sol·화성의 하루)을 활동할 계획이다. 지진계와 지하 열 감지기 등으로 화성 내부구조를 탐사해 태양계 행성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러시아, 중국 등 우주 강국들도 앞다퉈 ‘화성 레이스’에 나서고 있다. 2020년에는 세계 우주 강국들의 무인 화성탐사 로봇이 경쟁적으로 화성을 방문한다.


NASA의 ‘마스 2020’은 2020년 7월 발사돼 2021년 2월 중순 화성에 도착한다. 마스 2020은 이르면 2020년대 중반에 이뤄질 인류의 첫 화성 직접 방문에 대비해 화성의 대기 등 환경 조건을 탐사할 계획이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은 우주 로버 ‘엑소마스’를 2020년 7월 발사해 2021년 3월 화성 적도 부근의 옥시아 고원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이 지역은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이 있고, 점토층이 존재해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탐사하기에 좋다. 여기에 중국국가우주국(CNSA) 역시 이달 초 “화성 탐사로봇을 2020년 발사해 2021년에 착륙시키겠다”고 선언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화성을 인류가 직접 방문하는 유인 탐사는 민간우주기업이 먼저 문을 열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스페이스X는 2020년대를 목표로 첫 화성 유인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대형 로켓 ‘빅팰컨로켓(BFR)’을 2019년까지 완성하고 2022년에는 태양광패널 등 화성 기지를 짓기 위한 인프라를 실어 나를 계획이다. 이어 2024년에는 사람 두 명을 태운 유인 BFR를 발사해 첫 화성 기지 건설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각국의 우주 기구와 기업이 화성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단연 인간의 거주 가능성 때문이다.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기울기로 자전축이 기울어져 사계절이 존재하는 데다 사막과 비슷한 지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지구와 가장 비슷한 행성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원거리 탐사를 통해 우주 기술을 혁신할 기회가 된다는 장점도 있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화성은 달보다 훨씬 먼 곳으로, 달과는 다른 탐사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원격조종, 착륙 등 탐사 과정에서 우주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어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nasa#화성#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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