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미국과 유럽 점령…한국경제 하반기까지 암울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7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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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달 들어 미국과 유럽을 점령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의 올 2분기 수출 반등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 경제가 올 1분기 이후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기관들은 이제 3분기까지도 영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추세다. 우리나라 주력 업종인 반도체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7일 관세청의 국가별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 2월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했다. 반면 미국(9.8%)과 베트남(10.4%), 중동(0.1%) 등에선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영향이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미국에선 가시화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중국 이어 미국 휩쓸자…“3분기에도 성장부진” 전망

중국 내 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20.5% 감소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올 2분기부터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부터는 주요 경제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세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자 기관들은 우리나라 수출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류승희 연구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미국과 유럽국가에서 확산되는 코로나19가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출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며 회복세는 올 하반기부터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제 성장률은 글로벌 교역량 둔화와 내수 위축이 동반되면서 올 3분기까지 성장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이 올 2분기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 전환했지만 “코로나 충격 피하기 어렵다”

특히나 우리나라 수출 최대 품목인 반도체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지난 2월만 해도 분위기는 괜찮았다. 중국 경제 위축에도 불구하고 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하는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세계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 증가와 D램 고정가격 상승세에 힘입었다. 2월 반도체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15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춘절 연휴의 연장, 노동집약적 생산라인의 업무 복귀 지연, 물류 차질 등으로 중국향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2월 반도체 수출은 예상과 달리 견조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계약 물량의 수출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돼 우리나라에 큰 폭의 피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피해 규모 또한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3월 중순 이후 반도체 업황 반등을 예상했던 기관들은 이제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류승희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재고 소진과 가격 안정으로 4월부터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 상반기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보고서에서 “반도체의 실적 관련 지표에는 아직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소비 위축과 함께 기업들의 투자 축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가올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의 조기 진화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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