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경쟁력 강화’ 선순환시스템 구축해야[기고/신성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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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렬 한국자원공학회 회장
신성렬 한국자원공학회 회장
현대사는 석유 개발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검은 황금’이라고 불리는 석유는 과거의 ‘연료’에 국한된 개념을 넘어 석유화학과 결합한 ‘원료’의 개념으로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시장은 급격하게 변해 왔다. 1986년에는 유가가 10달러대 초반이었지만 2010년대 초반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경쟁적 개발과 급격한 수요 증가로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석유는 국가산업경제의 바탕으로서 우리나라의 석유수입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지만, 매장량은 산유국 지위의 상징성만 가질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은 원유를 하루 약 280만 배럴씩 수입하는 세계 5위 수입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수십 년 이상의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국정 최상위 과제임이 분명하기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진다.

우선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영역들을 도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는 국가 안보와 같이 에너지 안보의 문제로서 효율성으로만 판단할 영역은 아니다.

또한 에너지 기업에서 활동할 우수한 인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과거에는 자원개발특성화대학사업을 통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을 했다. 그 결과 수백 편의 국내외 학술지 논문 게재 및 학술 발표 등의 학문적 성과를 이뤘고, 산업현장 견학과 실습을 통해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우수 인재들이 배출됐다. 기존의 정적·일방향 교육에서 참여형·대화형 교육환경으로 개선됐다. 한국자원공학회 및 관련 학회와 협회는 산학연 기술 교류의 장을 운영해 왔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상생 발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정부의 지원은 인력 양성 효과뿐만 아니라 산학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기술과 경험을 전해주고 기술혁신과 연구개발의 기초가 되며 또한 기업 생존의 바탕이 된다.

미국의 경우 1859년 상업적 시추 이후 150년 이상의 석유 개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짧지만 집약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동해가스전의 탐사·개발·생산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완성하였고, 현재는 세계 16개국 27개 광구에 참여할 만큼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지식과 경험 축적의 단기적 활용이 사업이라면 장기적 활용은 교육을 통한 확대 재생산이다. 자원개발특성화대학사업과 유사한 진일보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에너지 공기업과 미래 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이들이 만들어낼 유기적인 생명체 같은 선순환 시스템을 우리는 ‘에너지 안보 구축’이라고 부른다.

신성렬 한국자원공학회 회장
#에너지#선순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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