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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퀴어행사 반대’ 성명서, 인권침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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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퀴어행사 반대’ 성명서, 인권침해한 것”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3-10 20:18수정 2020-03-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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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는 10일 ‘서울시의 다수 공무원들이 서울광장 퀴어행사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시 공무원의 성명서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서울시 공무원이 ‘서울시의 다수 공무원들은 서울광장 퀴어행사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표현을 한 것으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같은 판단 하에 시 공무원들이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혐오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권고했다. ‘서울특별시 공무원 복무 조례’를 개정해 혐오표현 금지에 대한 조항을 신설할 것도 요청했다.


서울시 소속 공무원 17명은 지난해 5월 ‘서울광장에서 퀴어행사 등을 하겠다고 신고할 시 불수리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언론에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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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에는 퀴어문화축제가 건전하지 않고, 혐오감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소수자들의 행사가 필요하다면 아동·청소년의 접근이 어려운 실내체육관에서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위원회는 성명서에 담긴 혐오 표현은 단순히 부정적인 의견이 아니라 표현 내용 자체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적대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봤다. 혐오의 대상이 특정돼 그 자체로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사회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고, 적대감을 유발시킴으로써 특정집단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봤다.

또 위원회는 성명서가 음란성을 강조해 일반 시민들에게 ‘퀴어문화축제는 음란하고, 성소수자들은 음란하다’는 인식을 퍼뜨려 성소수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 찍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개된 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그들만의 행사를 하면 된다’고 표현한 것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봤다.


‘음란’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은 혐오를 선동할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 반대 성명서 발표’라는 피신청인의 표현 행위는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및 국제인권규범을 위반한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은 사회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특정 집단을 향한 차별·혐오표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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