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헌혈 급감…‘달랑 3일치’ 보유 초비상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5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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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기준 혈액보유량 3.8일 수준
적정 보유량의 약 80%에 못미쳐
정부·적십자사 독려…회복 조짐도
헌혈의집 주말·공휴일도 확대운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오는 20일로 약 한달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혈액 보유량에도 비상이 걸렸다. 적정량의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의료기관 보유분까지 전국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이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관측된 헌혈 기피 조짐이 이어지면서 혈액 보유량은 최소 2.9일분(지난 5일), 최대 3.8일분을 오가는 중이다.

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적혈구제재의 사용량 평균을 기준으로 증감률을 반영해 하루 평균 사용 예정량이 계산된다.

올해 하루 평균 사용 예정량은 약 5600유닛이다. 이 기준으로 따지면, 혈액 3.8일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전국에 약 2만1280유닛의 혈액 재고가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국 혈액 보유량의 적정 기준으로 삼고 있는 5일(약 2만8000유닛)의 약 7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통상 헌혈을 적게 하는 시기적 특성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들이닥친 탓이다.

본부 관계자는 “겨울 동절기인데다가 설 연휴가 지난 지 얼마 안 된 지금 같은 시기는 혈액 재고가 평소보다 떨어진다”며 “그런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혈액 보유량을 기준으로 혈액 수급 위기단계를 나눈다. 관심(5일 미만), 주의(3일 미만), 경계(2일 미만), 심각(1일 미만) 등의 단계다.

혈액관리본부는 관심 단계인 현재 비상대책상황반을 편성해 수시 재고량 모니터링 등을 통해 안정적인 혈액공급을 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혈액 보유량에 회복 조짐이 관측되면서 희망도 보인다. 지난 13일 0시 기준 3.6일분으로 파악됐던 혈액 보유량이 하루 만인 14일 0.2일분이 증가한 3.8일분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 및 혈액관리본부가 헌혈을 독려하고 홍보한 효과로 해석된다. 각 시도 지자체에서 헌혈운동을 전개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고, 경찰도 헌혈버스를 불러 헌혈에 동참하는 등 앞장서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27일에도 2차 헌혈을 하기로 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도 지난 4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긴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헌혈에 적극 동참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본부 관계자는 “복지부나 행안부 등 정부부처에서 헌혈 독려를 하면서 이벤트도 하고 있고, 국방부에도 협조를 요청해 각 군부대에 헌혈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이후부터 조금씩 혈액 보유량이 복구되고 있다”고 했다.

본부는 이와 함께 각 지역 헌혈의집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주말에도 문을 여는 등 다방면에서 헌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중이다.

본부 관계자는 “한 분이라도 더 헌혈에 동참해 의료기관에 단 하나의 혈액유닛이라도 더 공급할 수 있도록 토요일이나 공휴일에도 헌혈의집 문을 열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헌혈장소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헌혈 장소, 채혈 장비 등에 대한 추가 소독을 실시하는 등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중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헌혈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해 “비말 감염으로 알려진 만큼 헌혈해서 걸릴 수 있다면 어디에서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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