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화 꽃이? 7일 제주 낮 기온 23.6도…역대 가장 높은 1월 기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7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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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주 곳곳에서 청매화가 꽃을 피웠다. 보통 2월에야 볼 수 있는 봄꽃이다. 이날 세계적인 겨울축제인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장에는 ‘물난리’가 났다. 개막을 나흘 앞두고 내린 겨울비가 축제장인 화천천과 주변 행사장으로 쏟아져 내린 탓이다. 이례적인 겨울날씨 탓에 전국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의 낮 최고기온은 23.6도까지 올랐다. 1923년 제주지역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월 기온으로는 역대 가장 높다. 제주 성산, 전남 완도 장흥 해남에서도 역대 1월 최고기온의 1위 자리가 이날로 바뀌었다. 서울과 강원 춘천도 이날 낮 최고기온이 각각 6.7도, 4.6도까지 오르는 등 중부지방도 ‘포근한’ 겨울날씨를 보였다.

6일부터 시작된 겨울비도 드문 현상이다. 7일까지 강수량만 놓고 보면 전국 곳곳에서 1월 또는 상순(1~10일)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곳이 많았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에 내린 비는 23.0mm로 역대 1월 상순 가운데 가장 많았다. 경북 경주는 28.5mm로 1월 기준으로 1위였다.

남부지방에 초여름 같은 날씨가 나타난 건 시베리아 고기압의 약세와 서태평양의 높은 온도라는 ‘쌍끌이 효과’ 탓이다. 원래 겨울에는 북서쪽의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차가운 공기를 한반도로 몰고 내려온다. 그런데 유달리 올해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게 형성되면서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의 영향이 평년보다 강한 탓이다.

또 사흘간 이어진 겨울비가 기온 하강을 막았다. 구름이 끼면 지표면에 흡수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기온이 유지된다. 반대로 날씨가 맑으면 다음 날 아침 기온이 더 떨어진다. 한반도의 겨울철 비구름대는 서해나 북쪽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진 탓에 남서쪽에서 온 따뜻한 비구름대의 영향을 받았다. 반기성 케이웨더 기상예보센터장은 “기압계가 늦봄의 패턴을 보이면서 겨울보다 길게 비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서울 등 주요 지역의 눈 소식은 기약이 없다. 한강 결빙도 마찬가지. 한강은 지난해 12월 31일, 2017년 12월 15일 첫 결빙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한강대교 노량진쪽 2~4번 교각 사이 상류 100m 지점에 얼음이 보이면 공식적으로 ‘한강이 얼었다’고 발표한다. 평년기준(1981~2010년)으로 첫 결빙은 1월 13일이라 아직 ‘지각 결빙’은 아니다. 한강이 얼려면 아침 최저기온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가 4, 5일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26일까지는 한파 예보가 없다. 눈도 없고 얼음도 없는 겨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사지원 기자4g1@donga.com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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