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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붉은 깃발’ 올린 이란… 3500명 중동 추가파병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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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붉은 깃발’ 올린 이란… 3500명 중동 추가파병한 美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1-05 17:00수정 2020-01-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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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이란 시아파 성지 쿰에 위치한 잠카란 모스크에 ‘피의 복수’를 뜻하는 붉은 깃발이 내걸렸다. (이란 국영TV 캡처) © 뉴스1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이란 정부와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KH)가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에 대한 ‘피의 보복’을 다짐했다. 이에 미국은 즉시 82공수부대의 신속대응병력 3500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며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복수의 ‘붉은 깃발’ 올린 이란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잠카란 모스크에는 대형 붉은 깃발이 걸렸다. 시아파에서 빨간 색은 부당하게 살해당한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이 깃발을 거는 행위 역시 원수를 반드시 갚겠다는 뜻을 의미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솔레이마니의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딸이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할 것이냐”고 묻자 “우리 모두가 할 것”이라고 답했다. 솔레이마니의 고향인 남부 케르만주(州)를 담당하는 골라말리 아부함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타스님통신에 “중동 내 35개의 미국 관련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도 우리의 공격 범위 안에 있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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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가 숨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도 이날 대규모 장례식이 열렸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 만 명의 참가자들은 역시 붉은 깃발을 든 채로 “미국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쳤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부터 6일까지 2박 3일을 솔레이마니의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

실제 이라크 내에서는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을 향해 공세를 시작했다. 4일 오후 주이라크 미 대사관이 있는 바그다드 안전지대(그린존)에 로켓포가 떨어진 데 이어 KH는 대대적인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KH의 간부로 알려진 아부 알리 알아스카는 트위터에 “이라크 군경의 지휘관은 자신의 병력이 안전 준칙을 지켜 (미군의) 인간 방패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약 5000명의 미군이 10여 개 기지에 분산 주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정(神政) 체제인 이란에서 전일 ‘신의 대리인’으로 통하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직접 대미 보복을 언급한 이상 미국과 우방국들을 향한 강도 높은 공격은 벌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분석했다. 중동 외교소식통은 “이란에서 하메네이의 지시는 무조건 이행해야 하는 일종의 ‘스탠딩 오더’”라며 “최대한 미국에 타격을 입할 수 있는 보복 전략을 마련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이날 솔레이마니 후임으로 에스마일 거니 고드스군 부사령관을 임명했다.

트럼프 “주저 없이 최신 무기 사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자산을 공격할 때를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 지점으로 이미 정해놨다”며 “목표물 중에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곳들이 포함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솔레이마니를 ‘테러리스트 지도자’로 규정한 뒤 “이란은 (미국이) 테러범을 제거한 데 대한 복수로서 특정한 미국 자산을 공격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뻔뻔스럽게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군 장비에 2조 달러를 썼고, 우리(무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좋다. 만약 이란이 미군 기지나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최신 무기 일부를 주저 없이 보낼 것”이라고 썼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면 이란이 당해본 적이 없을 만큼 세게 맞공격을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2’란 숫자를 강조한 이유도 의미심장하다.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으로 2500년간 이란을 통치했던 팔레비 왕조가 무너졌다. 이란 혁명세력은 미국으로 도피한 팔레비 왕의 송환을 요구하며 같은 해 1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테헤란 주자 미 대사관을 점거해 미 외교관과 국민 52명을 444일간 억류했다. 현대 미국 역사의 최대 치욕으로 여겨지는 이 사건의 피해자 52명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란에 대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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