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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날아가 버린 새’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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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날아가 버린 새’ 작품상 수상

김기윤 기자 입력 2019-12-13 03:00수정 2019-12-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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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함께하는 제56회 동아연극상]
‘와이프’ 연출-유인촌연기상도 받아
젊은 창작진-배우들 활약 돋보여… 특출한 작품 없어 올해도 대상 불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위선을 재치 있게 풀어낸 연극 ‘와이프’(왼쪽 사진)와 비행청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깨달음을 전하는 ‘날아가 버린 새’. 세종문화회관·극단 돌파구 제공
제56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으로 서울시극단의 ‘와이프’와 극단 ‘돌파구’의 ‘날아가 버린 새’가 선정됐다. ‘와이프’는 신유청 연출과 황은후 배우가 각각 연출상과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또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도 성노진, 강지은이 각각 연기상을, 김은우가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올해 대상 수상작은 나오지 않았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윤광진)는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12일 최종 심사를 진행해 이같이 결정했다. 올해 본심에 오른 심사위원 추천작은 모두 20편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주제와 새로운 분야의 연극도 많았으며 창작산실 지원 작품이 늘어나 연극계는 양적으로 성장한 한 해였다. 젊은 창작진,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총평했다. 반면 “대상으로 꼽힐 정도의 특출한 작품이 없었고, 눈에 띄는 창작극도 많지 않아 아쉽다. 연극계가 질적으로는 과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극단의 ‘와이프’는 영국 희곡 작가 새뮤얼 애덤슨의 작품으로 1959년 헨리크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어 1988년, 2019년, 2042년 네 시기의 커플을 통해 성소수자를 조명하고 젠더의 벽을 허무는 작품이다. 영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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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은 “시대마다 다른 성소수자들의 디테일한 감수성을 밀도 있게 잘 그려냈다”며 “비어 있는 무대 공간 안에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올해의 수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께 작품상을 수상한 극단 ‘돌파구’의 ‘날아가 버린 새’는 신진 작가 장지혜의 희곡. 발음대로 읽으면 ‘나라가 버린 새’로도 해석된다. 새는 비행청소년을 은유한 것. 이들을 통해 한 인간의 깨달음을 전하는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청소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을 다양하게 조명했다. 희곡 연출, 무대, 배우들의 합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희곡의 미덕이 무대에서 드러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작품은 국립극단 사무국 산하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선정한 2016년 공연 후보작이었지만, 블랙리스트 사태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국립극단은 10월 장지혜 작가를 상대로 사과문을 낸 바 있다.

연기상은 모두 극단 ‘골목길’의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에서 나왔다. 극 중 ‘창호’ 역을 맡아 열연한 성노진과 ‘어머니’ 역의 강지은이 각각 연기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성노진은 가부장으로서의 모든 권위를 내려놓은 아버지의 절망과 한탄, 그리고 모든 걸 초월한 아버지의 모습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강지은은 전형적 한국 어머니의 모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명력이 넘치는 어머니를 탁월하게 연기했다”고 평했다.

신인연출상은 ‘인정투쟁; 예술가편’의 이연주 연출가가 받았다. 장애인 이슈를 끝없이 질문하며 탄탄한 연출을 선보였다. 유인촌신인연기상은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에서 ‘창식’을 맡은 김은우와 ‘와이프’에서 ‘데이지’, ‘클레어’를 연기한 황은후가 각각 수상했다.

무대예술상은 국립극단의 작품 ‘스카팽’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김요찬에게 돌아갔다. 배우의 움직임을 리듬감 있게 음악으로 구현해냈다. 특별상은 순수예술 분야 젊은 연출인들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해 두산연강재단 두산아트센터에 돌아갔다. 올해 새개념연극상과 희곡상은 수상작이 나오지 않았다. 시상식은 내년 1월 20일에 열린다.



▼‘와이프’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연출상 수상 신유청 씨…“무대위의 평범한 일상 잘 돌보며 살것”▼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12일 심사를 한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박근형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교수, 최용훈 청운대 뮤지컬학과 교수, 황승경 동아연극상 간사(공연 칼럼니스트), 윤광진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장(용인대 연극학과 교수), 임일진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허순자 서울예술대 교수, 이경미 연극평론가.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생각지 못한 풍년입니다. 주변에서 ‘낫 대고 슥슥 추수만 잘하면 되겠다’고 하는데 전 얼떨떨하네요.”

연극 ‘녹천에는 똥이 많다’와 ‘와이프’로 제56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로 선정된 신유청 연출가(38·사진)는 “작품을 올리지 못하던 ‘어두운 시기’도 있었다”면서도 “그 시기를 잘 이겨낸 덕분에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게 된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희곡, 소설을 공간화하는 힘이 뛰어나며 관객과도 무리 없이 소통한다는 평을 받는다. 올해 활발한 활동으로 연극계에서는 ‘신유청의 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신 연출은 두 작품에서 동시대성을 화두로 삼았다. 동명의 이창동 소설을 각색한 ‘녹천에는 똥이 많다’는 1980년대 물질적 욕망을 ‘아파트’라는 공간에 투영했다. 세대가 지나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현대인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짚었다. 그는 “내 안에 남아있는 부모 세대의 애환, 욕망을 보여줌으로써 ‘과거를 내포한 동시대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와이프’는 올 6월 영국에서 초연한 작품. 약 80년 동안 벌어지는 네 커플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그렸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해 인간의 정체성을 깊이 파고든다. 신 연출은 ‘와이프’에 대해 “유럽 이야기가 원작이다 보니, 제 생각보다는 앞선 미래의 모습 같아 ‘미래를 내포한 동시대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신 연출은 과거 작품 활동이 더뎠던 ‘다크 에이지’에 개인적 공부를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없었고, 질투도 많았다”며 “돈이 없어도 표현 영역이 무궁무진한 음향과 소리에 대해 새롭게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007년 ‘동물원 이야기’ 연출로 데뷔한 신 연출은 “모든 일은 작은 일상이 모여 만들어진다. 늘 하던 대로 무대 위 평범한 일상을 잘 돌보며 살겠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동아연극상#서울시극단#와이프#돌파구#날아가 버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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