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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폭현장 찾은 교황 “핵무기 폐기, 모든 국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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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폭현장 찾은 교황 “핵무기 폐기, 모든 국가 나서야”

조유라 기자 입력 2019-11-25 03:00수정 2019-11-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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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으론 38년만에 일본 방문
“핵무기는 평화-안정 해결책 안돼”… 당시 죽은 동생 업은 소년 사진
연단 옆에 세워 비극 환기시켜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일본 나가사키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에 전 세계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교황 옆에는 원자폭탄 투하 직후 죽은 동생을 등에 업은 채 소각 차례를 기다리는 한소년을 통해 원폭의 참상을 고발한 미국인 종군기자 조 오도널의 ‘소각장의 소년’ 사진이 놓여 있다. 나가사키=AP 뉴시스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가 안전과 평화를 위한 해결책이 될 순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82)이 24일 제2차 세계대전의 원자폭탄 피폭지인 나가사키에서 핵무기 폐기를 호소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교황은 “나가사키는 핵무기가 비극적 결말을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며 무기 제조 및 개량에 대해 “일종의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나가사키 평화공원의 기념비에 헌화한 뒤 연설에서 “사람들은 평화와 안정을 가장 바라지만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면 이 소망에 부응할 수 없고 오히려 끝없이 시련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한 이후 38년 만에 일본을 찾았다. 26일까지 3박 4일간 일본에 머물며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 접견, 도쿄돔 미사 집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및 나루히토(德仁) 일왕과의 회담 일정 등을 진행한다.


교황은 이날 원폭 비극을 상징하는 사진 ‘소각장의 소년’을 찍은 미국인 종군기자 조 오도널의 아들 타이그 오도널도 만났다. 원자폭탄 투하 직후 죽은 동생을 등에 업은 한 소년이 소각장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으로 큰 반향을 불렀다. 이 사진은 교황이 연설하는 동안 연단 옆에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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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해 강대국이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군사 기술의 발전 및 다자주의의 쇠퇴를 목격하고 있다. 핵무기가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려면 모든 사람, 조직, 국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냉전 시절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올해 8월 탈퇴한 미국의 행보를 비판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교황이 ‘핵무기 퇴출’을 촉구하기 위한 장소로 나가사키·히로시마 원폭,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을 경험한 일본이 가장 적합하다고 여겼을 것으로 진단했다. 요한 바오로 2세도 1981년 나가사키, 히로시마, 도쿄 등을 찾아 핵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가톨릭 역사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 1억2100만 명 중 가톨릭 신자는 불과 약 42만3500명(0.35%)이지만 이들은 15세기 이후 수 세기 동안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AP통신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이 젊은 시절 예수회 소속 사제로 일본에서의 선교사 근무를 희망했지만 당시 폐렴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핵무기 폐기#프란치스코 교황#원자폭탄 피폭지#나가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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