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자식이면 이렇게 손놓고 있었겠나” 헬기 실종자 가족들 ‘울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5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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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경북 울릉군 독도 근해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2019.11.5/뉴스1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대구광역시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경북 울릉군 독도 근해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피해자 가족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2019.11.5/뉴스1
“장관님 자식이었으면 6일이 지날 때까지 이렇게 손놓고 있었겠습니까.”

지난달 31일 독도 인근 바다에 추락한 소방헬기 ‘영남 1호’의 실종자 가족들은 5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정부의 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후 유족과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대구 달성군의 강서소방서를 찾았다. 진 장관은 “최선을 다해서 수색에 전념하고 있다. 필요한 부분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초동부터 지금까지의 수색 방침이 미흡했다”, “국가의 일을 하다 순직했는데 장관이 모든 걸 놓치고 있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저희는 과거 정부에 비해서 이 정부를 상당히 믿었다. 하지만 뭔가 달라진 게 없다”며 “뉴스를 접하고 확인해달라고 하면 소방은 해경에서, 해경은 군에서 결과를 전달받는 것밖에 안됐다.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KBS 직원이 사고 관련 영상 보유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공유 요청을 거절한 의혹에 대해 해당 직원과 KBS 사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KBS가 찍은 사고 헬기의 이륙 영상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만약 파일이 삭제됐다면 복원해 달라. 아니면 해당 영상을 찍은 KBS 직원이 당시 상황을 목격한 것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해당 직원과 KBS 사장이 여기 와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7시 KBS의 정필모 부사장과 기술본부장 등 3명이 강서소방서를 찾았지만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가족들은 “최고 책임자가 아니면 만날 이유가 없다”며 강서소방서를 미리 떠났다. 정 부사장은 “가족들의 사정을 이해한다. 내일이라도 만나기 위해 대구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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