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푼이’ 놀림받던 박건우의 대포… 고척도 ‘두산 물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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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 5-0 완승… KS 1승 남아
2차전 끝냈던 박건우, 3회 결정적 투런
박세혁도 3루타 등 100% 출루… 후랭코프-이용찬 철벽계투 빛나
키움, 7회 무사만루 못살리고 자멸

두산의 박건우가 25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3회초 무사 3루 상황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질주하고 있다. 이날 5-0 완승을 거둔 두산은 3연승으로 통합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뉴스1
두산의 박건우가 25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3회초 무사 3루 상황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질주하고 있다. 이날 5-0 완승을 거둔 두산은 3연승으로 통합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뉴스1
“허허, 방문경기에서는 끝내기가 없는데….”

김태형 두산 감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을 앞두고 여유가 넘쳤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사상 첫 2경기 연속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두산 선수단 역시 안정감이 넘쳤다. 두산이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달리며 통산 6번째 우승이자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두산은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사상 처음 열린 KS 3차전에서 선발 후랭코프의 호투와 찬스 때마다 터진 타선을 발판삼아 5-0 완승을 거뒀다. 1, 2차전에서 모두 극적인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마저 낙승하며 우승 확률 100%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7전 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3승을 먼저 거둔 10개 팀은 모두 예외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외야수 박건우와 포수 박세혁이었다. 지난해 SK와의 KS에서 타율 0.042(24타수 1안타)로 부진해 ‘사푼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박건우는 2차전 9회말 끝내기 안타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는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3루에서 상대 에이스 브리검의 초구 투심패스트볼(시속 148km)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초반 승기를 가져온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박세혁 역시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100% 출루에 성공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2개의 안타 모두 영양가 만점짜리였다. 3회초 무사 1루에서는 선제점을 올리는 우익선상 3루타를 작렬시켰고,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던 8회초 2사 3루에서는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2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세혁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두산은 3회초에 박건우의 홈런과 박세혁의 3루타에 오재일의 2루타, 정수빈과 김재환의 1루타까지 더해 한 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KS에서 팀의 한 이닝 사이클링 히트는 1988년 빙그레가 해태와의 KS 4차전 5회말에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두산은 선발 후랭코프(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승리)와 구원 등판한 이용찬(3이닝 2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등 단 2명의 투수만으로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3이닝밖에 버티지 못한 브리검을 시작으로 8명의 투수가 등판한 키움과 대조를 이뤘다.

키움으로서는 0-4로 뒤진 7회말 추격 찬스를 잇따른 주루 플레이 미스로 날려 버린 게 아쉬웠다. 무사 1, 2루에서 송성문의 우익수 쪽 깊숙한 안타 때 2루 주자 박병호가 3루에서 멈추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계속된 무사만루에서도 박동원의 우익수 뜬공 때 3루 주자 박병호가 홈을 향해 달리다 돌아왔고, 3루로 달리던 2루 주자 샌즈는 되돌아가다 객사했다. 키움은 수비에서도 2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KS 4차전은 2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유희관, 키움은 최원태가 각각 선발 등판한다.

“이용찬 4차전도 등판 대기”

▽김태형 두산 감독=후랭코프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공을 던졌다. 상대 타선을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묶었다. 타선이 초반에 집중력 있게 점수를 내서 좋은 흐름을 끝까지 이어갔다. 7회 무사 1, 2루에서 이용찬이 나왔는데, 경험이 많아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임하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용찬은 내일도 대기한다.

“박병호, 통증 탓 홈 쇄도 못해”

▽장정석 키움 감독=아직 끝난 게 아니다. 선발 브리검은 어느 경기보다 집중력 있고 신중하게 투구를 했다. 문제는 실투였다. (7회 무사만루에서) 박병호는 종아리 통증 때문에 홈인하기 힘들었다. (2루 주자) 샌즈도 송구 궤적을 보고 뛸 수 있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앞 주자를 확인하지 않은 게 아쉽다.
 
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한국시리즈#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박건우#박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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