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베터투게더챌린지)’, 성료… 태풍 ‘미탁’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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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7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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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연사로 무대에 오른 환경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
글로벌 연사로 무대에 오른 환경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
‘2019 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베터투게더챌린지)’가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대회 주최 측이 7일 밝혔다.

강원도 평창군과 월드컬처오픈(World Culture Open)의 공동주최로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개막 첫날 거센 비바람과 함께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은 열정적인 활동가와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 됐다. 이날 오후 늦게 비가 개면서 1000여 명이 함께한 개막식이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환경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Dave Hakkens)는 첫 번째 글로벌 연사로 무대에 올라 환경을 지키기 위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대중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청중의 호응을 얻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시리아 민간구조대 ‘하얀 헬멧(White Helmets)’의 리더 라에드 알살레(Raed Al-Saleh)는 사회자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구조활동 경험담 등을 들려줬다. 그는 ‘많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언제였는가’라는 질문에 “알레포에서 태어난 지 10일도 안된 아기를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12시간이 넘는 밤샘 구출 작업으로 무사히 구조했다. 그 아기를 ‘기적의 아기(Miracle Baby)’라고 부른다. 우리는 한 생명을 구출하는 것이 인류를 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활동한다”라고 답했다. 그의 답변에 청중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하얀 헬멧의 활동에 응원을 보냈다.
글로벌 연사로 무대에 오른 환경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
글로벌 연사로 무대에 오른 환경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

중심 행사인 ‘베터투게더챌린지’는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14일까지 접수된 전 세계 122개국, 5300여 팀의 프로젝트 중 선별된 85개 팀이 이틀에 걸쳐 최종 경합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청중평가단과 전문 심사단이 함께 선정한 최고의 프로젝트는 한국 챌린저 이상호 씨의 ‘3D 프린터로 새 삶을 출력하다’가 차지했다. 전자 의수(義手)를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쉽고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도움으로 이미 중동에 시험 보급되었다. 이는 신체의 일부분을 잃어 실의에 빠져있던 사람들의 생활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사례여서 청중에게 큰 환호를 끌어냈다. 이 씨는 시상식 이후 진행된 개별 워크숍에서, 1등 상금을 어디에 사용하고 싶으냐는 청중의 질문에 “현재 우리 의수의 표면이 섬유로 제작됐다. 그래서 심미성에서 조금 떨어지는 부분을 인조피부로 업그레이드하여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사용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문화오픈대회가 평창에서 진행된 만큼, 특별 세션으로 기획 된 ‘평창: 지속가능한 국제평화도시 만들기’ 아이디어 챌린지에도 관심이 모였다. 대회 시작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받았는데 이렇게 모인 의견은 총 1600여 건에 달했다. 이 중 9건의 의견이 공모취지 및 독창성을 인정받아 최종 수상했다. 1등은 ‘공감과 평화의 지속가능한 삶을 비전으로 한 평창의 탄소중립 창의지구(PyeongChang’s Carbon-Neutral Creative District Sets New Vision for Empathic Sustainable Living)’의 제목으로 아이디어를 낸 싱가포르의 재니스 장(Janice Zhang)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이후 현장에서도 같은 주제로 지역 주민, 대학생, 전 세계에서 모인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는 ‘오픈 보이스’ 토론회가 진행되어 총 200 여 건의 아이디어가 평창군에 전달됐다.

평창군 측은 “시민들이 모아준 아이디어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각각의 아이디어를 면밀히 검토해 평화 올림픽의 정신이 평창에서 지속되고 지역발전 및 경제개발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전했다.

본 행사들 외에도 태풍이 물러간 둘째 날부터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을 위한 이벤트 성 행사도 함께 열렸는데, 강원도 특산물인 감자를 활용한 게임과 먹을거리, 동계올림픽 종목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관, 흥이 넘치는 아프리카 젬베 스쿨 등이 특히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다. 나흘간의 행사기간 동안 인근 주민은 물론, 주변 지역을 찾은 관광객도 행사장을 찾아 호기심을 보였다. 이렇게 행사를 즐긴 인원이 약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베터투게더챌린지)는 월드컬처오픈에서 매년 진행하는 ‘베터투게더챌린지(Better Together Challenge)’의 2번째 행사로 기획됐다. 작년 대전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활동가 대회’의 일환으로 시작해 2회를 맞았으며, 평창군과 공동주최하게 되면서 전체 행사의 규모가 확대됐다. 주최 측은 열린 문화축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체인지 메이커, 지역/공익활동가, 컬처 디자이너들이 모여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활동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교류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펼치는 대한민국 유일의 글로벌 공익활동가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 김관수 총감독은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63개국에서 모인 혁신가들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논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실천으로 변화를 만든 이들이 그 경험을 국경을 넘어 공유한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며 “이번 대회로 평창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적인 평화의 랜드 마크로 인식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2019 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베터투게더챌린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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