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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하락에 학생 빠져나가는 특성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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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하락에 학생 빠져나가는 특성화고

강동웅 기자 입력 2019-09-02 03:00수정 2019-09-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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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들어 708명 일반고로 전학… 학생 유출 막으려 교명변경도 늘어
“구조조정-명문고 육성 서둘러야”
수도권의 한 특성화고 2학년이던 김지훈(가명·17) 군은 올 2학기부터 서울의 일반고를 다니고 있다. 취업에 유리할 것 같아 특성화고에 진학했지만 취업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걸 보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다. 덩달아 학교의 면학 분위기도 흔들리는 것 같아 지난달 일반고 전학을 결정했다. 김 군은 “일반고에 뒤늦게 와서 적응이 쉽지 않지만 특성화고를 빨리 벗어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에서만 특성화고 학생 700여 명이 김 군처럼 일반고로 전학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특성화고 학생 708명이 일반고로 ‘진로변경전학’을 선택했다. ‘진로변경전학’은 소질과 적성이 맞지 않는 학생들이 다른 계열의 학교로 전학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특성화고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반고 전학을 결정한 학생은 2016년 700명을 넘어섰고 2017년에는 1000명에 육박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700명을 웃돌았다. 반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옮겨 간 학생은 매년 140명 안팎에서 큰 변화가 없다.

특성화고 학생의 전학은 지속적인 취업률 하락의 영향이 크다. 5년 전 72.3%에 달했던 전국 특성화고 취업률은 지난해 65.1%까지 감소했다. 특히 서울 특성화고 취업률은 지난해 45.4%에서 올해 37.0%로 떨어졌다. 지난달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한 윤승아(가명·17) 양은 “특성화고 2학년에 재학 중이었지만 그동안 놓친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어려워 일반고 1학년으로 전학했다”며 “취업도, 진학도 어려운 특성화고에 계속 남아있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가 특성화고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2014년 60만6063명에 달했던 고교 입학생은 지난해 45만7866명으로 14만8197명(24.4%)이 감소했다. 올해 서울지역 특성화고 70곳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의 입학 정원이 미달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고교의 생존경쟁 체제에서 특성화고가 살아남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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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악화되자 학교마다 학생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 8곳의 교명 변경 신청을 한꺼번에 승인했다. ‘상업’ ‘공업’ ‘산업’ 등 전통적인 단어 대신 ‘의료’ ‘문화예술’ ‘외식’ ‘소프트웨어’ 같은 단어가 학교명에 포함됐다. 내년 3월부터 서울 성북구의 고명경영고는 ‘고명외식고’를, 관악구의 광신정보산업고는 ‘광신방송예술고’를 새 교명으로 사용한다.

교명 변경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과거 정부 차원에서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취업장려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 특성화고의 장점은 거의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정원미달 특성화고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명문 특성화고 발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특성화고#취업률 하락#일반고 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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