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년 만에 원점 되돌아온 국민연금 개혁, 골든타임 지나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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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개혁특위가 어제 최종 전체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단일안 마련에 실패했다. 다수안(案)으로는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수령액)을 현행 40%에서 45%로 올리고 매달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로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소수안으로는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두고 보험료율만 10%로 올리는 안과 현행대로 유지하는 안, 두 가지 안을 더 제안했다.

국민연금개혁 논의가 촉발된 건 지난해 8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2057년이면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보험료 인상을 검토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보험료 인상(폭)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제동을 걸었다. ‘덜 내고 더 받는 안’을 만들 수 없었던 복지부는 그해 12월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포함한 4개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8개월간 경사노위 논의가 이어졌으나 결국 단일안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되기 전인 3, 4년 남은 것으로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98명이라는 저출산 변수로 국민연금 재정 고갈 시기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부터 사회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를 경사노위에 슬쩍 미룰 때부터 연금개혁 실패는 예고된 것이었다. 현 정부가 연금개혁 골든타임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이제라도 정부가 직접 나서 ‘소득대체율 50%’ 공약을 포기하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기 위한 고통분담을 호소해야 한다.
#국민연금#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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