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일군사정보협정 연장, 日 태도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0일 2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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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일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1일로 예정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이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GSOMIA를 파기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후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일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베이징 북부 관광지 구베이쉐이전(古北水鎭)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만찬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 정부는 21일 오후 30분간 진행될 예정인 한일회담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국장급 회동 결과로 볼 때 강 장관이 김포공항에 말한 ‘마음이 무겁다’는 상황을 변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한일 간 입장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겐지 국장이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조속히 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국 측이 일본의 수출관리 재검토(규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일본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혀 한일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음을 시사했다. 일본 측은 “한국 국내의 반일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일본 내 혐한 분위기와 관련해 우리 국민과 재일동포 안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 만찬 전 1시간 동안 진행된 한중 회담에서 강 장관에게 한일관계에 대해 먼저 관심을 표한 뒤 “(한일 갈등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중국도 미국과 같은 입장으로, 중국 입장에서 (갈등 해결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중국이 정부가 한일 갈등 해결에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처음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중 회담 직전 열린 중일 회담에서는 한일관계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 위원은 회담에서 “동북아 지역 발전을 위해 한일 갈등 해결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위원은 회담에서 “(한중일) 3국이 이웃나라로서 힘을 합쳐서 협력이 더 진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화와 안정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한일 갈등 해결을 제안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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