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벌린 송은범, 팔 올린 신정락… 새 옷 입고 훨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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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한화 “윈윈 트레이드” 미소
송은범, 보폭 7cm 늘려 안정감 찾아… 첫 경기 패전 뒤 6경기 무실점
신정락, 팔 각도 높이자 커브 위력… 17일 승리 등 7경기 ERA 3.60

결과적으로 ‘윈윈’이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 3일을 앞두고 올 시즌 마지막으로 단행된 한화와 LG 간 트레이드가 최근 화제다. 두 팀 감독들은 최근 ‘반등의 키’로 자리매김한 바꾼 선수 이야기만 나오면 함박웃음을 짓는다.

신인 데뷔 후 10시즌 동안 몸을 담았던 LG를 떠나 한화로 옮긴 신정락(32)은 투구 시 ‘팔 각도’를 위로 올린 뒤 옛 위력을 되찾고 있다. 17일 키움전에서 3회말 구원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이적 후 첫 승리를 거뒀다. 8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0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팀을 옮기기 전 평균자책점 9.47로 ‘전력 외’로 분류된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커브 각이 꺾이는 각도가 커 위아래로 다양한 변화를 주기 위해 팔을 조금 올릴 것을 주문했는데, 본인도 이를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신정락이 천군만마로 탈바꿈한 한화는 3일 이후 보름간 경험한 10위 악몽에서도 벗어났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50으로 ‘구원 1위’ 한화의 한 축을 맡다 올해 부진했던 송은범(35)도 LG에서 지난해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송은범은 지난해보다 팔 높이가 약 5cm 올라가 공이 밋밋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고도 못 고쳐 애를 먹었던 송은범은 최일언 LG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투구 시 보폭을 7cm 정도 늘리고 작년 모습을 되찾았다. 보폭이 길어지며 투구 시 팔이 자연스럽게 내려가 지난해와 비슷한 지점에서 공을 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적 첫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없이 2점을 내주며 패전을 떠안은 송은범은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월에 7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LG의 8회를 책임지는 ‘믿을 맨’으로 거듭났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LG는 고우석(21)이 8승 2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하며 9회의 ‘수호신’으로 거듭나는 등 탄탄한 불펜을 자랑하고 있다. 불펜의 한 축으로 활약하다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이탈한 신인 정우영(20)도 곧 가세한다. 송은범의 부활로 LG는 선발-불펜의 고리가 촘촘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겨진’ 카드를 맞바꾼 두 팀이 시즌 막판까지 웃을지 관심거리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lg 트윈스#한화 이글스#송은범#신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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