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혐의 전두환씨 형사재판 박차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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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증조사 병행, 불필요한 법정 공방 막자"
전 씨 회고록 원본 증거 채택 근거도 마련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상공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8)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장동혁)은 12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 대한 재판을 열고 39년 전 광주 상공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시민을 상대로 한 마지막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지난 석달 동안 이어진 헬기 사격 목격자 증인신문이 끝난 뒤 검사와 변호인은 증거조사 방법 등 향후 재판 절차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검찰 측은 제출된 수 많은 증거 중 변호인이 동의한 증거를 분리해서 제출하기로 했다.

이는 각 사안별 재판장의 신속한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또 제출된 증거서류(서증) 중 1990년대 법원에서 이미 판단이 내려진 사안에 대해서는 서증조사를 병행, 법정에서 불필요한 공방을 줄이자는 취지의 의견도 내놓았다.

이에 변호인은 그동안 검찰 측이 재판을 지연시켜 온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신속한 재판을 주장하는 검찰의 취지에 일정 부문 공감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전 씨 회고록의 원본을 재판장이 확인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전 씨 회고록은 앞선 법원의 명령(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허위사실로 인정된 표현을 삭제하지 않는 한 출판·배포 등을 할 수 없다.

해당 민사소송을 이끌었던 소송 대리인은 “형사재판에 회고록 원본이 제출될 수 있도록 승낙의 뜻을 표했다. 법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전 씨 회고록에는 광주 민주화운동 전 기간 중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재판 과정에 당사자 간 공방이 일었던 문제점들이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면서 향후 재판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 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3일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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