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불허!” 끈적해진 KT 불펜… 가을 냄새가 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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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이대은 위력 찾자 급상승… 5승 18홀드 주권 전천후 활약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1위… “첫 가을야구 가자” 의지 활활


지난해까지 줄곧 프로야구 하위권이던 KT가 이번 시즌 ‘지키는 야구’로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창단 이후 10위-10위-10위-9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KT는 최근 5, 6위를 오가며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KT는 4일 키움전에 승리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6월 이후 5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KT 상승의 요인은 점수차가 별로 없는 접전 상황에서도 끝까지 승리를 지켜내는 저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팀이 6위로 올라선 6월 29일 이후 KT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11로 3위다. 후반기 9경기만 놓고 보면 2.30으로 1위다.

선발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유턴파’ 이대은이 마무리에서 제자리를 찾게 한 것이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이대은은 마무리 전환 후 20경기 평균자책점 2.57에 11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던 KT는 이대은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불펜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심재학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마무리가 확실하지 않으면 불펜 투수들을 번갈아가며 써야 해 마운드 운영이 어려워진다. 이대은이 마무리로 정해지면서 앞서 나오는 계투진의 순서도 자연스레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대은은 2017년 정규시즌 최하위 KT가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뽑은 기대주다. KT는 그동안 신생 구단 우선 지명과 2라운드 앞 순위 지명을 통해 좋은 투수 자원을 모아왔다. 이 선수들이 제 몫을 하기 시작한 것도 KT가 안정적인 마운드를 꾸리는 동력이 됐다. 2015시즌 우선 지명으로 합류한 주권(24)은 이번 시즌 팀 구원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5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5승 2패 1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2로 활약 중이다. 이번 시즌 구원에서 선발로 전환하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4.22로 활약 중인 김민수(27) 역시 2015년 2차 특별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종열 SBS 해설위원은 “다른 구단으로 갔다면 출전 기회를 많이 못 받았을 젊은 선수들이 KT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 선수들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제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최근 순위 상승의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최고의 ‘잠수함 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의 정확한 투수 교체 타이밍도 KT 마운드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있다. 이 감독은 6일 SK전에서 무실점으로 던지던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6회 1사에서 안타를 내주자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선발에게 6이닝을 채우게 할 수도 있었지만 중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이 감독은 최근 구위가 좋은 김재윤을 올렸고, 김재윤이 1과 3분의 2이닝을 잘 막아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종열 해설위원은 “투수 교체 타이밍은 결과론이기 때문에 평가가 쉽지 않다. 다만 이 감독은 구원 등판 순서를 크게 바꾸지 않고 원칙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설 수 있어 안정감이 더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kt 위즈#이대은#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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