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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이 자유무역 질서 흔들자…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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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이 자유무역 질서 흔들자…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이건혁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입력 2019-08-06 03:00수정 2019-08-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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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금융시장]2개의 무역전쟁에 ‘검은 월요일’
원-달러 환율 3년 5개월만에 최고치… 증시, 기관 방어 나섰지만 역부족
“자유무역 질서-안보문제 연결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더 커져”
5일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고 원-달러 환율이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위안화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5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유독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라는 악재에 동시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이 같은 대외요인 때문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주식시장 개장 전인 이날 오전 8시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민간이 총력 대응하고 있는 만큼 미리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보유외환이 4031억 달러에 이르는 데다 단기 외채 비율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날 원화 가치는 1.5% 떨어져 중국 위안화(1.4%)보다 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며 0.6% 올랐다. 미중 간 무역전쟁 재발 우려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달러화와 엔화를 사들인 탓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투자가가 316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관이 735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368억 원어치를 내다 팔자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뒤 불안을 느끼던 외국인투자가들이 환율까지 요동치자 증시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원화 가치 하락은 중국 위안화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의 영향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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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외환시장이 요동치면 원재료 수입 단가를 가늠할 수 없어 자금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데다 금융시장에서 외환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개입에도 시장 안정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시장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주요 2개국(G2)의 경제 패권 전쟁, 한일 경제 갈등은 후발주자를 견제하려는 주도권 싸움이라는 맥락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최광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등 각국이 미래를 위한 기술투자를 늘리는 시점에서 일본이 전략적으로 한국의 투자 확대를 막고자 수출 제한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현재의 세계 경제를 1980년대 미일 분쟁 때처럼 국제 무역질서의 큰 틀이 바뀌는 상황과 비교하기도 한다. 당시 미국은 일본의 부상을 막기 위해 플라자협정을 통해 엔화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동시에 일본 제조업 억제를 위해 수출쿼터 등 자율 규제를 요구했고 첨단 산업이었던 반도체의 경우 일본을 통상법으로 제소해 일본 시장 내 해외 반도체 쿼터를 대폭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미국의 압력에 일본은 혼다자동차의 오하이오 공장 신설 등 생산기지 이전으로 대응했지만 반도체 주도권은 한국 대만 등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때와 다른 건 일본과 달리 중국은 안보를 미국에 기대고 있지 않을뿐더러 경제 규모와 외교 자산의 역량도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형국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갈등은 자유무역 질서와 안보 문제 등이 연결돼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은 아시아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글로벌 경제 질서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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