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日 결정 깊은 우려”에…고노 “불만 이유 모르겠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일 13시 03분


코멘트

태국 방콕 외교무대에서 한·일 외교장관 설전
강경화, 日 겨냥 "자유무역 확대원칙 도전받아"
고노 "안보상 수출통제, 자유무역체제와 호환"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가 목록)에서 제외한 가운데 한·일 외교장관이 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본의 조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고, 고노 다로(河野太?) 일본 외무상은 “한국의 무역 지위가 바뀐 것도 아닌데 뭐가 불만이냐”며 설전을 벌였다.

강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무역 긴장 증가에 대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우려를 충분히 공유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구체화된 투명하고 포괄적인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유로운 무역과 상업의 흐름을 축소시키보다는 확대함으로써 모두가 공유하는 파이를 늘려야 한다”며 “불행하게도 그런 기본 원칙은 이 지역에서 도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그런 점에서 오늘 아침에 일본이 한국을 포괄적인 수출 우대조치를 받는 교역 상대국 명단에서 일방적이고 자의적으로 삭제한 결정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킬 수밖에 없다”며 일본을 직접적으로 거론해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지역에서 자유롭고 공정하고 차별없는 무역을 확대하려는 공동의 노력을 방해받지 말자”고 강조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에 대해 “우리는 아세안 국가로부터 수출관리 조치에 대한 불평을 들은 적이 없다”며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우선적이거나 동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노 외무상은 그러면서 “강경화 장관이 표한 불만의 근거를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한국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수출심사에서 특혜를 받지 않을 뿐 자유무역 지위 자체에는 변화가 없는데 민감하게 문제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안보적 관점에서 민감한 상품과 기술에 대한 효과적인 수출통제를 유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일본의 책임”이라면서 “일본의 수출 통제에 대한 필요하고도 합법적인 검토는 WTO 협정과 관련 규정 등 자유무역체제와 충분히 호환된다”고 주장했다.

고노 외무상은 “그래서 우리가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아무런 불평도 받지 못한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며 아세안 국가들이 무역 긴장에 우려를 표했다는 강 장관의 발언을 재차 반박했다.

고노 외무상은 또 “최근 몇 년 간 보호주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 지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방콕=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