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하노이 결렬에 불만… 이번 미사일 발사가 마지막 아닐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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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비핵화 협상-남북관계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북한의 연쇄 미사일 도발 의도에 대해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 한국과 미국의 대처에 대해 일종의 시비성 성격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북한의 행동이 자칫 잘못하면 협상과 대화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이 연쇄 도발에 나서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끌어올리자 전례 없는 수위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 文, “추가 도발 예측 못 했다. 이번(도발)이 마지막 아닐 수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반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북한은 지난번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난 데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비핵화 대화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압박의 성격도 담겨 있고, 한편으로는 조속한 회담을 촉구하는 성격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오늘 추가 도발을 예측 못 했냐’란 질문엔 “그렇다”면서 “이것이 마지막인지 여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대화 협상 국면에 찬물 끼얹을 수 있는 행위를 거듭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걸 북한에 말하고 싶다”고 재차 밝혔다.

문 대통령은 7일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한국이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어서 그 과정에서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됐다”고 했다. 이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인도적 지원을 절대적으로 축복한다. 식량 지원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발표해 달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 식량 지원 문제는 정치권 사이에 좀 충분한 논의도 필요하다”면서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 “김정은 ‘핵 없이도 안전하다면 핵을 왜 갖고 있겠나’”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4·27 판문점 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나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핵은 북한의) 안전보장을 위한 것인데 김 위원장이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핵을 갖고 있겠느냐’고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이) 미국과 회담 경험이 없고, 주변 참모들도 다들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하는 조언을 구했다”고 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양국이 비핵화 대화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일치를 보고 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고, 북한은 자신들의 완전한 안전보장을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것이 짠 하고 한꺼번에 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과정이나 프로세스, 로드맵이 필요한데 이 점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에 아직은 재촉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북-러 정상회담 등이 끝난) 이제는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를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인찬 hic@donga.com·최고야 기자
#비핵화 협상#남북관계#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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