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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훈련 안하는 軍은 존재이유 없어… 군인의 근본가치 훼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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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훈련 안하는 軍은 존재이유 없어… 군인의 근본가치 훼손 안돼”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9-05-02 03:00수정 2019-05-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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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판결 박찬주 前대장 인터뷰

“우리 군이 패전국 군대 같다는 얘길 듣고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공관병 갑질 의혹 논란에 휩싸인 뒤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말 무죄 판결을 받은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육사 37기·사진)은 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후배 장교들이 전한 얘기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동기와 후배 장교들에게 e메일로 전한 뒤늦은 전역 인사가 인터넷에 공개된 뒤 많은 군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뒤늦게 전역사를 썼는데….


“2년 전 군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후임자가 취임하는 바람에 전역식도 못 한 채 군을 떠난 게 늘 아쉬웠다. 이번에 항소심 결과로 무죄를 입증하고 동기와 후배 100여 명에게 늦게나마 전역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공개할 뜻이 없었는데 누군가 이 글을 받아서 인터넷에 올려 세간에 알려진 것이다.”

―군 선후배들이 연락해서 뭐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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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과 현역 후배 장교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 ‘이 시기에 군에 필요한 얘기를 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일부 후배 장교들은 ‘요즘 군이 굉장히 위축돼 있고, 패전국 군대 같은데 군의 존재가치를 알려줬다’고 하더라.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군통수권의 역할이라고 본다.”

―‘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라’,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전쟁 준비 각오를 가져라’ 등 전역사 내용이 현 정부의 안보·대북정책을 비판한 듯하다.

“아니다. 어느 나라든 지켜야 할 군과 정치의 기본 원칙을 역사적 사례와 경험에 비춰 얘기한 것이다. 남북 군사합의 등 현 정부의 안보·국방정책을 비난한 적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다만 (현 상황을) 군의 정치적 이용으로 보는 국민들의 인식이 있다면 그건 내가 말한 원칙에 대입은 될 수 있을 거라 본다.”

―지금 군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되고 있다고 보나.

“그건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 저의 건전한 생각이 정치적으로 희석될 수 있다. 난 정치와 군의 관계를 원론적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다. 후진국에선 군이 정치에 직접 개입하면서 정치적 중립이 훼손된다.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군의 정치적 중립 훼손은 정권의 이익을 위해 군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역사에서 언급한)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전쟁 준비를 각오해야 한다’는 언급은 독일 등 선진 군대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돼 온 말이다.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오히려 불안해진다는 역사적 경험을 말한 것이다.”

―정부와 군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정부와 우리 군이 국민의 신뢰 속에 잘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지난해 건군 70주년 국군의 날 행사를 축소시켜서 가수 싸이 공연으로 때운 것은 정말로 군을 모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선배 전우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목적이나 경우에도 군의 기본을 건드리거나 훼손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군이 훈련을 안 하면 왜 있어야 하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것과 진배없다. 군의 본질적이고 근본적 가치와 역할은 존중해줘야 한다.”

―스스로 적폐청산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보면 공관병 갑질 혐의로 조사를 해서 아무것도 안 나오니 (다른 혐의를 적용한 별건 수사 등으로) 광범위하게 수사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계좌 추적하고 한 것 아닌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의문이고 진실을 알고 싶다. 다만 현 정부와 군을 원망은 하지 않는다. 나는 군인이자 신앙인이다. 성경에 ‘네 원수를 사랑하라, 널 박해한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돼 있다.”

―이른바 ‘공관병 갑질’ 관련 수사와 판결에 대해 더 할 말은 없나.

“갑질 혐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뇌물 혐의도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016년 모 중령의 보직 청탁을 들어준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돼 벌금형(4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다. 6·25 참전용사로 폐가 망가져 생사를 헤매는 부친, 그 부친을 간호하던 모친마저 쓰러져 전역을 고민하는 부하를 위해 어떤 대가도 없이 지휘관으로서 인사 조치를 한 것이다. 납득이 안 되지만 처벌받아야 한다면 받겠다.” 검찰은 박 전 대장의 부인에 대해서는 공관병 폭행과 감금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해 불구속 기소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솔직히 아직은 없다. 꿈은 있는데, 사관생도들에게 전사(戰史)를 가르쳐 보고는 싶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찬주 전 육군대장#전역사#공관병 갑질#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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