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고팠던 팬들 고척 우르르… ‘2번 박병호’ 첫 타석 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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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

12일 2019 프로야구 시범경기 LG-키움 전이 열린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는 겨우내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이 내야 관중석을 거의 가득 메웠다. 4106명의 관중은 미세먼지와 쌀쌀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봄 야구를 즐겼다. 오른쪽 사진은 1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는 키움 박병호. 김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kwangshin00@donga.com
12일 2019 프로야구 시범경기 LG-키움 전이 열린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는 겨우내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이 내야 관중석을 거의 가득 메웠다. 4106명의 관중은 미세먼지와 쌀쌀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봄 야구를 즐겼다. 오른쪽 사진은 1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는 키움 박병호. 김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kwangshin00@donga.com
12일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장 밖 하늘은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1시에도 미세먼지와 스모그가 섞여 희뿌연 모습이었다. 경기장 옆 안양천 너머에 있는 아파트 등 고층건물의 윤곽도 희미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날 키움과 LG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은 백성준 씨는 고척돔 내부로 들어서고 나서야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는 “실내 구장이라 미세먼지 걱정이 덜할 것 같아 직접 경기장을 찾아왔다. 오늘 같은 날 개방형 구장에서 경기를 치렀다면 ‘직관’을 할지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팬의 심경을 대변하듯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곳곳의 초미세먼지(PM2.5)가 m³당 75∼90μg으로 오전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권역별 평균 농도가 2시간 이상 m³당 75μg 이상)가 발령된 가운데 이날 경기가 열린 5개 구장 중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구장에만 4106명(4300석 개방)이 몰렸다. 개방형 구장인 대구(2400여 명), 광주(1517명), 대전(1510명), 상동구장(400여 명)을 찾은 관중 수에 비하면 꽤 높은 수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규정한 경기 취소 기준인 m³당 초미세먼지 150μg 또는 미세먼지(PM10) 300μg(법규상 ‘미세먼지 경보’ 발령)이 넘는 지역은 없었지만 지난주 극심한 미세먼지로 7일 연속 비상저감조치를 겪은 야구팬 입장에서 곳곳에 발령된 미세먼지 주의보(외출 자제 권고)는 경기장을 찾기에 부담스러울 법했다.

미세먼지 걱정만 던다면 시범경기 첫날부터 볼거리는 풍성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강한 2번 타자’의 흥행을 예고하듯 키움의 2번 타자로 전격 변신한 박병호는 시범경기 첫 경기 첫 타석부터 홈런포(1점)를 터뜨렸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 타자로 나와 안타를 친 박병호는 김하성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팀에 선취점을 안기고 세 번 타석에 서 모두 출루(2안타 1볼넷)한 만점짜리 활약이었다. 박병호 덕에 키움도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4-1)를 챙겼다.

지난 시즌 관리 모드에서 벗어나 올해 200이닝 투구를 목표로 잡은 SK 에이스 김광현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그는 최고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앞세워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부터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줄어 홈런이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을 비웃듯 대구구장에서는 ‘화력쇼’가 펼쳐졌다. KT는 1회초 2번 타자로 나선 박경수의 홈런을 시작으로 유한준, 장성우(2개)가 홈런 4방으로 장군을 외쳤다. 이에 질세라 삼성도 강민호, 최영진, 손주인이 홈런 3개로 응수했다. 이날 KBO리그 팬들 앞에서 첫선을 보인 요키시(키움·4와 3분의 1이닝 1실점), 터너(KIA·5이닝 무실점), 베탄코트(NC), 페르난데스(두산·이상 3타수 1안타) 등 외국인들도 준수한 활약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같은 날 KBO는 올해 10개 구단 목표 관중을 878만488명(경기당 평균 1만2195명)이라고 발표했다. 역대 최다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2017년의 840만688명(경기당 평균 1만1668명)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미세먼지 우려만 지운다면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행 전망은 맑아 보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9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박병호#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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