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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재난에 울고, 사채에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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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재난에 울고, 사채에 피눈물

조은아 기자 , 김형민 기자 , 장윤정 기자 입력 2019-01-28 03:00수정 2019-01-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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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에 식당 유지도 허덕… 500만원 빌렸다가 1년새 4배로
정부의 서민대출 받기 쉽지않아… 고용위기지역 불법사금융 피해
‘3만 원 넘게 써야 하는데 서울에 가도 될까.’

경남 창원에서 음식점을 하는 40대 안모 씨(여)는 지난해 11월 서울행 고속버스 표를 끊기까지 한참 고민했다. 서민금융박람회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터미널에 갔지만 버스비는 안 씨에게 큰돈이었다.

그가 박람회에 가게 된 건 ‘일수 이자’ 때문이었다. 조선업 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가게 유지비조차 안 나오자 1년 전 사채를 빌려 쓴 게 화근이었다. 원금 500만 원이 이자를 합쳐 2000만 원으로 불었다. 가게 하루 매출이 약 20만 원인데 일수로 15만 원을 내고 나면 생활비조차 부족했다. 얼마 전 빚 독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고등학생 두 아들 때문에 마음을 다잡던 참이었다. 안 씨는 “하루하루 불어나는 일수 이자가 숨통을 조였다. 악순환을 끊고 싶었지만 창원엔 상담하고 구제 방법을 물어볼 곳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안 씨는 박람회에서 자신의 신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민대출이 없다는 걸 알고 망연자실했다. 결국 정부 서민금융상품은 포기하고, 한 민간단체에서 100만 원을 빌려 급한 불을 껐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은 소액 대출이 필요한데 마땅한 대출기관을 찾기 어렵다. 결국 사채에 손을 벌리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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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과 거제, 전북 군산과 전남 목포 등 조선업 등의 몰락으로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다 경기 악화에 이은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경기침체와 실업난 속에 생활비가 급해진 청년, 자영업자들에게 주로 손을 뻗는다. 요즘엔 설 연휴를 앞두고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노린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경찰이 불법 사금융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협회에 금리 확인을 요청한 사례가 호남·제주권의 경우 2015년 8건에서 지난해에는 38건으로 늘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 중 조선업과 자동차업이 동시에 몰락한 군산에서만 17건이 발생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 / 군산·목포=김형민 / 장윤정 기자
#고용위기지역#불법사금융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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