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체육회에 책임지는 이가 없나? 체육계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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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5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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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계는 바람 잘 날이 없다. 폭행파문에 더해 성폭행 사건이 여기저기서 불거지면서 가뜩이나 혼탁한 체육계가 더욱 시끄러워졌다. 중국, 일본 등 인접국 주요 매체들도 이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철저한 갑과 을의 위치를 이용해 제자의 미래를 좀먹는 일부 파렴치한 지도자들이 지구촌 10대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실추시켰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제22차 이사회에 앞서 최근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그간 자행돼 온 관행과 병폐에 대해 자정기능을 체육회가 다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알맹이는 빠졌다.

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 비위단체 회원자격 영구배제 등을 줄줄이 언급했지만 체육계가 가장 듣고 싶었던 내용은 없었다. 명쾌한 책임소재였다. 한국 체육계의 수장은 다름 아닌 이 회장이다. 문제를 일으킨 지도자들을 처벌하는 것과 별개로 이 사태에 확실히 종지부를 찍으려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종목을 불문하고 주요 산하 단체들은 어떠한 특정 문제가 생기면 행정 수장부터 직함을 내려놓았다.

실제로 이사회가 열린 공간을 가득 채운 취재진은 회의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빠져 나오던 이 회장에게 “현재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회장이 과거 맡은 단체들(대한수영연맹·체육회 등)도 조용한 적이 없다” 따위의 곤혹스러운 질문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흔들리는 리더십을 꼬집는 내용이었다.

한 체육 원로는 “체육회에 ‘내 탓이요’는 없다. 책임진 이도, 책임질 사람도 없다. 오늘(15일) (이기흥) 회장의 사과문을 보면 지난해 12월 20일 제21차 이사회 말미 언급된 체육회 혁신계획안과 다를 것이 없다. 진정한 개혁의지를 읽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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