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사’ 행세하며 10여년 간 성폭행…피해자 대부분이 미성년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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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0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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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뉴스룸 캡쳐
사진=JTBC 뉴스룸 캡쳐
‘천사 의사’로 불리며 소외아동을 보호해 온 60대 원장이 입소한 아이들을 수년간 성폭행 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넘겨졌다.

9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김모 씨(62)를 형사 입건해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남시 분당구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보호 중인 여성 8명을 1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의 범죄 행각의 일부에 불과하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행 6건도 확인했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10년 이상 김 씨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의사인 김 씨는 1992년 근무하던 병원 근처에 버려진 소외 아동들을 데려와 보호하면서 공동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동체는 단순히 숙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쳤다. 이들은 길거리와 종교단체·교도소 등 전 세계를 돌며 30년 가까이 공연을 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씨는 성남에 3곳의 그룹홈을 만들고 공동체에서 악단 활동을 하는 아이들 일부를 나눠 입소시켰다. 그룹홈은 가정에서 제대로 양육되지 못하는 아동·청소년들을 소규모로 모아 가족적인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3곳의 그룹홈 대표를 맡은 A 씨 또한 어려서부터 공동체에서 악단 활동을 하며 김 씨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던 인물이다. 하지만 A 씨는 성인이 되어 김 씨의 성범죄 조력자가 됐다.

아이들은 공연 준비를 이유로 외출, 외박이 잦았지만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또한 계속해서 악단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진로도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길들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쳐야 할 그룹홈이 성범죄의 수단이 된 것이다.

경찰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첩보를 입수, 피해자 진술 등을 확보해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피해자들에게 “여기서 계속 생활하고 싶으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협박하며 범행을 은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변주영 동아닷컴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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