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는데…” 서울 아파트 전·월세 선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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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일 0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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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전·월세 거래량 1만4450건으로 예년 수준 넘어
“집값 불확실성에 매매수요 전세 전환해 거래 늘어”

서울의 아파트단지 모습. © News1
서울의 아파트단지 모습. © News1
지난달에도 전·월세 선호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예년 평균을 넘어섰다. 규제 여파로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매수요가 전세로 우회하면서 거래가 늘었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선 한때 전세 거래가 급감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4550건으로 집계됐다. 가을 이사철 성수기인 11월(1만6057건) 대비로는 9.4%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2495건)에 비해선 16.5% 늘어난 수치다.

서울시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 12월 평균 전·월세 거래량은 1만4148건 정도인데, 지난달 거래량은 이보다 더 많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9·13 부동산대책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9월 1만3133건이던 전·월세 거래량은 10월 1만8139건, 11월 1만6057건으로 늘어 각각 10월, 11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증가한 것은 전세 공급과 수요가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9500가구로 5년 평균치인 3만1800가구 대비 24.2%가 많다. 신규 아파트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 목적의 경우 상당수가 전세로 재공급된다. 또 집값 상승기에 전세를 끼고서라도 집을 사려는 갭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전세 공급원의 역할을 했다.

이런 가운데 9·13대책 이후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아파트값이 장기간 조정장에 접어들자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수요의 전세 전환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9·13대책에 따른 대출·세금규제로 주택매입이 이전보다 어려워진 것도 전세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경우 대책 이후 매수세가 완전히 끊겨 지난달 거래량이 2300여건에 그치는 등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지난주 0.08% 떨어져 7주 연속 하락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마이너스(-) 0.03%로 7주째 하락했다.

한편 지난달 일부 언론들은 전·월세 통계 집계가 마무리되기 전 중간 집계를 이용해 전·월세 거래가 급감했다고 전했으나, 이는 통계 오류에 따른 잘못된 분석으로 확인됐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총 6813건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자 일부 언론들은 전·월세 거래가 전월 대비 반 토막이 나면서 12월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전세를 연장하는 재계약이 늘고,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등 대단지 입주를 앞두고 전세수요가 일단 대기하면서 거래가 줄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전·월세 통계수집 방식에 오류가 발견되면서 통계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이 지난 21일 진행됐다. 이때 전·월세 통계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4000여건이 빠졌고, 이후 복원작업을 거쳐 정상적으로 업데이트됐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잘못된 분석이 나온 것이다.

전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택시장에 악재가 산재해 있어 집값 하락이 장기화할 전망인 데다, 올해도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 공급 증가로 전셋값이 안정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서는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4만3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6% 떨어지며 4주 연속 하락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등 주택시장 악재에 따른 집값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로 인해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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